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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멸종위기 야생화탐방-평창 금륜산 대덕사 야생화,대중교통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

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이번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에서는 희귀식물,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생하는 산과 여행지 위주로

탐방을 하였고 싣게 되었다.

 

 

 

목차는 해발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과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도 볼 수 있는 탐방지로 나눠 구성했다.

 

**식물의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을 기본으로 따랐지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류체계를 따른 것도 있고 둘을 같이 표 기한 것도 있음을 일러둔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지정·관리하는 국가보호종에 대해, 그리고 문화재 지정번호에 관한 이야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 내용 등은 본문에 삽입했다.
전작들에 몇 차례 소개한 들풀꽃나무는 간단히 소개하거나 넣지 않았고, 대신 그 탐방지를 대표하는

야생화 위주로 실었다. 사진은 비슷한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게 그 특징을 담으려 했고,

꽃만 봐서는 세세한 구별이 어려운 식물은 잎까지 함께 담았다. -머리말 중에-

 

 

 

2부 첫 목차인 대청도 편은 무엇보다 풍광이 절경이라는 점이다.

서풍받이와 조각바위 언덕, 농여해변과 나이테바위, 미아동해변, 모래울해변, 옥중동 해안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고

원나라때의 순제가 귀향 와서 머물렀던 장소 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대청도에는 삼서트레킹이 유명하다. 산과 해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트레킹으로 삼각산과 서풍받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질명소와 서해5도인 대청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대청도에서 가장 돋보인 야생화는 단연 서풍받이 언덕을 장식한 금방망이와 당잔대

그리고 처음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게 된 멸종위기종 대청부채다.

 

특이한 것은 꽃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청부채는 보통 오후 3~4시에

꽃을 피우고 밤 10시쯤에 오므라든다.

꽃봉오리 상태인 3시부터 그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거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된 듯 변해 가는 찰나를

기대와 설렘으로 채우고 있었다. -본문 중에-

 

 

 

높은 수직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뿐, 관심을 가져 보면 그래도 한탄강 곳곳에서 눈 맞춤 할 수 있다.

기후나 환경보다도 사람들 발길과 눈길이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쉽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이 조건이

분홍장구채가 살아가기에는 오히려 좋은 서식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엔 귀하다는 꼬리표 대신 군락으로 유명할 만큼 한탄강을 분홍빛으로 수놓길 바라 본다.-본문 중에-

 

 

 

험지를 찾아다니며 발품도 팔아 보고 하나의 대상을 보기 위해 수차례 같은 장소를 오가기도 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식생과 식물체계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쉬움이 또 한 해를 채운다. 

올해 남겨 둔 숙제들이 내년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끝맺는다. -본문중-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은 시원한 풍경과 산길,

역사와 문화 유적 등도 함께해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2025년 신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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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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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높은 산정에 제약적으로 자생하는 희귀 야생화들이

나지막한 계곡 근처에 모여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곳이 있다. 바로 평창 금륜산 아래 대덕사 계곡 일대다.

예전엔 쉬쉬하던 곳이었지만 이젠 워낙 유명해져 장소가 공개된 곳이다.

이번주가 지나면 다 질것 같아 느지막히 동서울에서 9시 10분차를 타고 장평으로 간다.

 

올해는 강원도 산행을 거의 하지 못하다보니 장평터미널도 참 오랜만이다.

장평에서 대화, 평창행  11시 30분차를 타고 하안미1리에서 하차한다.

 

 

 

정류장에서 평창 방면으로 걷다가 큰 길을 벗어나 대덕사로 들어가는 길,

9월 말임에도 한여름처럼 햇살이 뜨겁다. 조금 걸었는데도 땀이 차오르고 숨이 막혀온다.

 

 

 

길가의 왕고들빼기도 뜨거운 햇살에 눈이 부시다.▲

 

 

 

꽃잎은 5장인데 두 갈래로 깊게 갈라져 마치 10장처럼 보인다. 쇠별꽃이다.

쇠별꽃은 암술대가 5개로 갈라지고, 비슷한 별꽃은 암술대가 3개로 갈라진다.

쇠별꽃이 별꽃보다 꽃과 잎이 더 큰 편이다.

 

 

 

보통 만나는 털별꽃아재비라 하기엔 혀꽃(꽃잎처럼 생긴 흰색의 5장)이 너무 빈약하다.

이것은 별꽃아재비(국화과 한해살이풀)로 봐야겠다.

그에 비하면 털별꽃아재비는 혀꽃이 풍성하고 잎이나 잎자루 꽃자루 등에 기다란 흰털이 많다.

별꽃아재비는 열대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별꽃을 닮았다고 별꽃아재비가 되었을 것이다.

털별꽃아재비에 비하면 흔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것은 다른 지역에서 담았던 것으로, 설상화(혀꽃)가 길고 풍성한 털별꽃아재비다.

흰털로 덮힌게 별꽃아재비와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물을 푸르게 한다는 뜻를 가진 물푸레나무다.

실제 어린가지의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놓으면 푸른 물이 우러나기도 한다.

 

 

 

잎줄기에 날개가 있는 붉나무다.

이름처럼 다른 나무들보다 이르게 그 붉음을 토해내고 있다.

붉나무를 소금 나무라 칭하기도 하는데 붉나무 열매엔 짭짜름한 소금기가 있어 예전엔 소금 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전편들에서 몇차례 얘기했듯 말 많고 탈 많은 개쑥부쟁이 아니 갯쑥부쟁이라 해야 맞을듯 하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만나던 개쑥부쟁이는 갯쑥부쟁이의 오동정이었다 한다.

갯이라는 접두사가 해안가 근처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오인하게 만든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바닷가 근처의 갯쑥부쟁이와 내륙형의 갯쑥부쟁이에는 차이가 느껴진다.

갯쑥부쟁이는 산이나 들, 바닷가 근처 어디든 흔하게 만날 수 있지만

개쑥부쟁이는 북방계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설악 일대에서만 확인이 되었다 한다.

 

 

 

 

개쑥부쟁이와 갯쑥부쟁이 두 종의 줄기나 잎, 꽃의 형태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설상화(혀꽃) 종자의 관모와 통상화 관모(갓털) 에서 차이를 보인다니 그걸 확인해보려면 

한장 한장 뽑아 접사렌즈로 자세히 담아봐야 하니 그냥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갯쑥부쟁이는 설상화(혀꽃)의 관모(갓털)가 흰색이고 매우 짧고,관상화(대롱꽃)의 관모는 길고 갈색이다.

개쑥부쟁이는 설상화와 관모가 모두 길고 갈색이다.

가운데 노란 부분이 관상화(대롱꽃), 주변에 꽃잎처럼 보이는 것을 설상화(혀꽃)라 한다.

여전히 개쑥부쟁이로 많이 불리고 있어 혼란스러운 아이들이다.

개쑥부쟁이든 갯쑥부쟁이든 이 계절엔 너만한 이가 없구나. 청초하고 새초롬한 것이 여간 어여쁜게 아니다.

 

 

 

 

포장도로 옆으로 계곡이 이어지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이니 그 신비로운 계곡길이 시작되는구나 싶다.

그저 동네 개울가 같은 곳에 무엇이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 수 있는 평범한 계곡이다.

그런 계곡에 평소 쉬 접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그 물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매화다.

우연히 산길을 걷다 드물게 만날 수 있었던 물매화가 계곡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것이다.

예전에 비하면 길은 반들반들해졌고, 안개꽃처럼 풍성해 보이던 물매화 군락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만한 계곡을 찾기 어려울만큼 다양하고 희귀한 식생들로 신비함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물매화는 물매화과 물매화속으로 알고 있었는데 노박덩굴과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다.

노박덩굴과의 꽃과 열매의 형태 형질에 있어 물매화와 비슷한 점이 많아 노박덩굴과에 분류한다 한다.

 

 

 

 

흰색의 꽃잎은 5장, 수술 5개, 헛수술은 5개인데 헛수술은 다시 12~22개로 갈라져

물방울 모양의 가짜 꿀샘을 달고 벌과 나비를 유인하는 역활을 한다.

가운데 암술대는 4개로 갈라지는데 꽃밥이 붉은색을 띠기도 한다.

이런 붉은 물매화를 립스틱물매화 또는 연지물매화라 부르기도 하지만 정명은 아니다.

 

 

 

 

계곡 주변 산기슭에 자주쓴풀(용담과 쓴풀속)도 자주 보인다.

용담 역시 쓰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그 용담과에 속하고, 그 쓴맛이 어찌나 강한지

뜨거운 물에 천번을 우려내도 쓴맛이 가시지 않는다 하여 쓴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쓴풀에는 꽃잎이 4장인 네귀쓴풀과 큰잎쓴풀, 대성쓴풀이 있고 꽃잎이 5장인 자주쓴풀, 쓴풀, 개쓴풀 등이 있다.

물론 변이가 많아지다보니 꽃잎도 꼭 그 정의대로만 피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 얘기 하는걸 알았는지 용담도 짠~ 이곳 대덕사 올라가는 길에는 평창야생화단지라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데 봄여름가을의 희귀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선 관리를 하고 있는 좁은잎덩굴용담도 볼 수가 있다.

 

 

 

 

이 계곡이 가장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아이 때문이다.

충북과 경북 이북의 높은 산지에서 어렵게 만날 수 있었던 왜솜다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야트막한 물가에 터를 잡은 것이다. 7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왜솜다리는 절정기를 지나 다 지고 있는 모습이다.

 

 

 

 

왜솜다리라는 이름은 일본의 왜가 아닌 왜소하다라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솜다리(산솜다리)에 비해 꽃이 작다하여 붙여졌는데 전체적인 크기는 훌쩍 커서 왜라는 접두사가 어색하기까지 하다.

한동안 한국산 솜다리속 분류에 대해서는 이견 많은 대표적인 식생이기도 했다.

 

 

 

 

산솜다리가 설악 일대 높은 산정에서 자생하는 것과 달리

왜솜다리는 설악산 뿐 아니라 대야산이나 소백산 등 

산솜다리에 비해 조금 더 남쪽에, 좀 더 해발이 낮은 능선까지 자생지를 넓히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왜솜다리를 나지막한 길가 계곡에서 만날거라고는 생각을 해볼 수 없었던 것이다.

높은 산에 오르지 않고도 이리 쉽게 만날 수 있는 왜솜다리가 있다니 한편으로는 좀 씁쓸하게도 다가왔다.

 

 

 

 

그리고 이 곳의 대표적인 야생화 솔체꽃(산토끼꽃과 체꽃속)이다.

키우는 꽃 말고,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꽃 중에는 꽃의 크기나 색감 등으로 볼때

가장 아름다운 순위 탑에 들지 않을까 하는 아이다.

마치 화단이나 공원에 식재한 꽃을 보는듯 화려하고 큼지막한 꽃 때문에도 더 사랑을 받는 솔체꽃이다.

 

 

 

 

솔체꽃은 구름체꽃과 달리 가지가 갈라지고 전체적으로 큰 편이다.

근생엽(뿌리잎)이 꽃이 필때까지 살아 있는 것을 구름체꽃이라 분류하고 있고

구름체꽃은 높은 산정에서 자생하고 가지가 분지하지 않고, 전체적인 크기는 20cm 이하로 작은 편이다. 

그러나 근생엽은 살아 있지만 가지를 친다면 그건 구름체꽃이라 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있다.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물매화.▲

 

 

 

 

땅두릅, 땃두릅이라고도 불리는 독활이다.▲

크게 자란 독활도 계곡 주변에 간간이 자릴 잡았다.

 

 

 

 

이 주변에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는걸 반영하듯 '평창야생화밸리'라는 곳에는

보기 힘든 대표적인 희귀 야생화와 식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관람료는 5천원이다.▲

 

 

 

 

대덕사 가기 전, 금륜산 등산로가 있어 산으로 바로 올라볼 수도 있다.

대덕사에서도 등산로로 연결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잘 정비되고 조망 좋은 그런 산은 아니고 그저 동네 야산 같은 느낌이다.

 

 

 

 

정상석은 산악회나 누군가 돌에 써놓았다가 지워진 표식이 전부다.

어차피 정상에는 큰 의미가 없고, 무엇보다 배암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 내키진 않는다.

이따 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패스한다.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사찰 가는 길에 화장실도 새롭게 생겨났다.

 

 

 

 

곳곳에 나도송이풀도 반갑다.

 

 

 

 

보통 설악산이나 남덕유산 등 높은 능선에서 보던 구름체꽃에 비하니

키가 껑충 큰데다 가지를 많이 치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렵지 않게 솔체꽃을 접할 수 있는 곳.

이 계곡은 솔체꽃이며 온갖 식생들의 보고로 유명한 대암산만큼의 생태 가치가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꽃잎이 5장인 자주쓴풀.

 

 

 

 

물매화와 키를 맞춘듯한 구절초도 앙증맞기만 하다.▲

물매화는 많이 져가고 있고, 구절초는 이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절정을 맞고 있다.

이 곳에선 구절초가 오히려 귀한 아이가 되었다.

 

 

 

 

임도 따라 끝까지 오르면 조그마한 대덕사라는 절이 나온다.

절의 내력보다는 야생화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다.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닌듯 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비슷한 산박하와 오리방풀은 암수술이 이렇게 화관 밖으로 나오지 않아 쉬 구별된다.

대덕사 주변으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자주방아풀(꿀풀과 산박하속)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곳을 찾은 기쁨중의 하나다.

그러나 방아풀과 자주방아풀 구별이 좀 모호하기도 하다.

 

 

 

 

암술과 수술이 모두 화관 밖으로 길게 튀어나오면 방아풀,

수술이 짧아 암술만 꽃잎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자주방아풀이라 구별한다고 하지만

암수술이 모두 튀어나온듯 아닌듯 중간 형태를 보이는 것들도 있어 속 시원하지는 않다.

방아풀보다 자주방아풀 잎 뒷면의 샘털이 더 많은 것을 제외하면

잎에서는 방아풀이나 자주방아풀이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꽃받침이 녹색이면 방아풀, 자주색을 띠면 자주방아풀이라 하는 학자들도 있다.

 

 

 

 

꽃받침과 줄기가 온통 자주색이고,

대체적으로 암술이 길게 튀어나온 자주방아풀로 동정해 본다.

 

 

 

 

물론 수술도 암술만큼은 아니지만 밖으로 튀어나온 것들도 보인다.

어느 기준으로 놓고 보느냐에 따라 이름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방아풀이라 하면 흔히 매운탕이나 추어탕에 넣어 먹던 방아잎이라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방아잎이라 부르던 그 식물은 정명이 배초향(꿀풀과 배초향속)으로 방아풀(꿀풀과 산박하속)과는 다른 아이다.

 

 

 

 

암수술이 화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전체적으로 자그마한 이것이 산박하다.

 

 

 

 

강원도답게 주변엔 각시취도 어렵지않게 만날 수가 있다. 올해는 강원도 산지도 한번 가보지 못했다.

강원도 해발 높은 산지엔 어딜 가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났으니

그 산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천상의 화원이요, 힐링길이 된다.

 

** 병아리풀을 보려고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려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어 잠시 산길로 올라 보았다.

아~그러나 허튼 말이 아니었다. 배암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는 얘기가 말이다.

 

 

대덕사에서 철탑 있는 곳까지 오르면서 이미 뱀을 세 마리나 보게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적응 안되는게 있으니 바로 배암이다. 이제 나뭇가지만 봐도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이 산에 오르면서 10번 넘게 뱀을 보았다는 얘기들은 전혀 과장도 허튼소리도 아니었다.

조금 더 진행하다 결국 한 마리를 더 보고나서야 온 몸에 소름이 돋아 되돌아 내려와야 했다.

배암 소굴이어라~~ 웬만한 것은 모두 사진으로 남기지만, 뱀만큼은 예외다.

사진이고 뭣이고 내 정신이 아니어라~

 

 

 

그러나 산에 오른 보람은 충분히 있었다.

뱀 옆으로 귀한 백부자(미나리아재비과 초오속)를 만난 것이다.

물론 더 아래에도 한군데 백부자 자생지가 있던걸로 기억하지만 이 길에서는 처음 접하는 것이라 더욱이나 기쁨이 크다.

워낙 개체수가 적은 백부자다 보니 이 시기면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몇 군데 자생지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뱀 때문에 제대로 찍을 수 없어 경기도에서 담은 백부자로 올린다.)

 

 

 

 

희귀식물 멸종위기종 2급이자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백부자는 주로 경기도, 강원도, 넓게는 충북 이북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가 백부자를 처음 만난것은 7년전 우연히 더 남쪽 대간길을 걸으면서였다.

우연히 만난 백부자에 크게 감격해야 했고, 알려지지 않은 길에서 보았다는 기쁨 또한 컸다.

백부자를 검색하면 자생지로 유명한 곳들이 자세히 뜨지만 

여전히 전혀 드러나지 않은 백부자가 있던 그 길을 아직도 가슴에 품고 있다.

 

 

 

 

꽃은 백색, 연노랑색, 백색 바탕에 자주색(보라색) 등으로 피고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그 색이 달라지기도 한다.

초오속의 식물답게 투구꽃이나 돌저뀌 등과 닮았다.

채취해가는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식물이다 보니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식생이다.

 

 

 

 

하산길에도 왜솜다리을 비롯해 

 

 

 

 

나도송이풀,

 

 

 

 

솔체꽃을 자주 눈맞춤할 수 있으니 이 이름 없던 산과 계곡이 야생화의 보고가 된 것이다.

 

 

 

 

주변의 녹음에 더 빛이 나는 화려한 산부추도 한장 담는다.

 

 

 

 

암대덕바위를 지나 다시 계곡으로 내려간다. 숫대덕바위도 있다.

 

 

 

 

역시 계곡은 물매화를 빼놓을 수가 없다.

산에 다니며 10년 볼 물매화를 이 계곡에서 모두 만난 것이다.

 

 

 

 

나는 18~55 번들렌즈를 사용하다 보니 사실 야생화를 찍기에 적합하진 않다.

그저 가볍게 산에 다니며 막 쓰기 좋아 보급형 번들렌즈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다.

접사와 야생화만을 찍으시는 분들이라면 매크로렌즈를 사용해

좀 더 깔끔하고 멋진 물매화를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까실쑥부쟁이와 솔체꽃.

 

 

 

 

그냥 넋놓고 걷다가는 이 아이를 놓치게 된다. 워낙 작다보니 눈에 잘 보이지도 않거니와

아는만큼 보인다고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냥 지나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아무곳에서나 쉽게 만나기 어려운 병아리풀이다. 병아리풀을 보러 왔다하여도 과언이 아니겠다.

 

 

 

 

작은 것은 3cm쯤, 손가락 한마디가 채 되지 않고

그 자그마한 몸짓을 하고도 이리도 당당하고 우아한 몸짓을 하고 있다.

병아리처럼 아주 작고 귀여운 자태를 가져 병아리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병아리라는 이름이 들어간 식물에는 병아리난초, 구름병아리난초, 병아리다리 등이 있다.

워낙 작다보니 그저 잡초 취급을 받다가 어느 순간 점점 사라지고 

자생지를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원지과의 원지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 병아리풀은 8~9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꽃이 달리는 총상꽃차례로, 

연한 자주색 꽃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아래에서 위로 피어 오른다.

꽃도 아주 작은데다 꽃의 구조도 애매하고 복잡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가 어려우니

이럴때 매크로렌즈가 필요하겠다.

 

 

 

 

이미 꽃은 윗부분만을 남겨두었고 아래로 둥글납작한 열매를 가득 달았다.

같은 원지속의 원지나 애기풀의 열매에는 날개가 있지만 병아리풀의 열매에는 날개가 없다.

 

 

 

 

병아리풀은 절개지나 경사진 곳, 돌틈 약간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데

워낙 작고 연약하다 보니 주변의 다른 경쟁 식물들이 없는 곳을 택한 것이다. 

자신의 종족을 번식해 온 이유일 것이다. 다른 지역에 가보면 흰색 꽃을 피우는 병아리풀도 있다.

 

 

 

 

내 카메라로는 접사를 담는데 한계가 있지만, 그저 내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병아리가 달걀을 품듯 안쪽으로 노란 알이 앙증맞기 이를데 없다.

이 계곡에는 다른 귀한 식생들도 많이 있지만 보기 어려운 병아리풀을 만나는 것 또한 이 계곡의 큰 매력이다.

수도권에서 백부자를 만날 수 있는 산지에 병아리풀도 볼 수가 있으니

이맘때가 되면 귀한 백부자와 병아리풀은 한 몸이 되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주쓴풀 뒤, 흘러내리는 흙과 돌틈 사이로 병아리풀이 보이는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조금 이른 시기에 찾는다면 멸종위기종 2급인 연잎꿩의다리도 만날 수가 있다.

 

 

 

 

병아리풀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하안미1리 정류장으로 걸어 내려가는 길, 이게 얼마만에 만나는지 모르겠다.

이 아이 이름을 모른다 하여도 얼핏 떠오르는게 있을 것이다.

수박의 잎을 닮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름 붙여진 수박풀(아욱과 무궁화속)이다. 꽃은 지고 열매를 맺은 모습이다.

얼마 전, 시골집에 가보니 수박을 먹고 거름으로 쓰이라고 껍질과 씨 등을

텃밭에 뿌려놨는데 수박이 올라오고 있었다. 무지 신기했다.

 

 

 

 

회잎나무 열매.

 

 

 

 

붉은 속살을 드러낸 노박덩굴이다. 아주 흡사하게 생긴 푼지나무는 아닌지도 살펴본다.

노박덩굴의 잎엔 거치가 상대적으로 무딘 반면, 푼지나무의 거치는 더 촘촘하고 날카로운 편이다.

열매가 붉게 익었을때 노박덩굴 열매 껍질은 노란색이라면

푼지나무 열매 껍질은 황녹색이고 줄기에 구부러진 한 쌍의 가시도 있다.

 

 

 

 

평창의 평균 해발은 700m라 하여 인간이 살아가기에도 가장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하니 식생인들 말해 무엇하겠는가.

공기 좋고 물 좋은 평창이라는 대명사는 자연이 숨을 쉬고 이 아이들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을 것이다.

그렇다하여도 도대체 이곳의 어떤 환경 어떤 토질 때문에 왜솜다리며 솔체꽃,

병아리풀, 백부자, 물매화 등이 한꺼번에 자랄수 있는 것인지

이들을 모두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진정 감사한 일이다.

오랜만에 신비로운 숲, 평창 야생화 탐방을 마친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서비스 종료라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많은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