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
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이번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에서는 희귀식물,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생하는 산과 여행지 위주로
탐방을 하였고 싣게 되었다.
목차는 해발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과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도 볼 수 있는 탐방지로 나눠 구성했다.
**식물의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을 기본으로 따랐지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류체계를 따른 것도 있고 둘을 같이 표 기한 것도 있음을 일러둔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지정·관리하는 국가보호종에 대해, 그리고 문화재 지정번호에 관한 이야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 내용 등은 본문에 삽입했다.
전작들에 몇 차례 소개한 들풀꽃나무는 간단히 소개하거나 넣지 않았고, 대신 그 탐방지를 대표하는
야생화 위주로 실었다. 사진은 비슷한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게 그 특징을 담으려 했고,
꽃만 봐서는 세세한 구별이 어려운 식물은 잎까지 함께 담았다. -머리말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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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첫 목차인 대청도 편은 무엇보다 풍광이 절경이라는 점이다.
서풍받이와 조각바위 언덕, 농여해변과 나이테바위, 미아동해변, 모래울해변, 옥중동 해안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고
원나라때의 순제가 귀향 와서 머물렀던 장소 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대청도에는 삼서트레킹이 유명하다. 산과 해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트레킹으로 삼각산과 서풍받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질명소와 서해5도인 대청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대청도에서 가장 돋보인 야생화는 단연 서풍받이 언덕을 장식한 금방망이와 당잔대
그리고 처음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게 된 멸종위기종 대청부채다.
특이한 것은 꽃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청부채는 보통 오후 3~4시에
꽃을 피우고 밤 10시쯤에 오므라든다.
꽃봉오리 상태인 3시부터 그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거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된 듯 변해 가는 찰나를
기대와 설렘으로 채우고 있었다. -본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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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직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뿐, 관심을 가져 보면 그래도 한탄강 곳곳에서 눈 맞춤 할 수 있다.
기후나 환경보다도 사람들 발길과 눈길이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쉽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이 조건이
분홍장구채가 살아가기에는 오히려 좋은 서식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엔 귀하다는 꼬리표 대신 군락으로 유명할 만큼 한탄강을 분홍빛으로 수놓길 바라 본다.-본문 중에-
험지를 찾아다니며 발품도 팔아 보고 하나의 대상을 보기 위해 수차례 같은 장소를 오가기도 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식생과 식물체계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쉬움이 또 한 해를 채운다.
올해 남겨 둔 숙제들이 내년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끝맺는다. -본문중-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은 시원한 풍경과 산길,
역사와 문화 유적 등도 함께해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https://0709im.tistory.com/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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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매주 가보지 못했던 오지산들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산행기 정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포스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정리하는 정선의 기우산 조양산은 오지산이라 말할 수는 없다.
읍내에 붙어 있어 그만하면 길도 좋은 편이고 조양산 정상의 조망도 아주 훌륭한 편이다.
산행코스 : 신월리 드림터~우암사~기우산~조양산~성불사 입구 1코스
(약 7km로 보통 3시간이면 충분하다 하는데 나는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여기에 올리지 못하는 사진량만도 어마하게 많을만큼 야생화 사진 담고 헛짓 하고,
서울 가는 버스시간을 고려해 아주 천천히 걸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7시 차를 타고 정선에 간다.
평창과 미탄을 거쳐 정선에 도착하니 벌써 10시가 되었다.
동서울행 버스시간도 확인을 해둔다. 하루 4대밖에 없으니 오후 4시 10분차를 타야 할 것 같다.
미리 준비를 하고 온다 하여도 외지인이 현지의 버스체계를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다.
기우산 들머리인 신월리 가는 버스가 9시 10분에 있다 들었고 그 다음 버스는 확실치 않아
한 직원분께 여쭈니 10시 40분이라 하신다.
조양산부터 오르고자 한다면 터미널에서 걸어 이동할 수 있다.
시간이 남아 병방산 방향으로도 좀 걸어보았다.
병방산은 한반도 지형과 짚와이어, 스카이워크 등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터미널에서 바라 본 비봉산이다.▲
다른 일로 정선에 왔다가 우뚝한 저 모습에 반해 단화 신고 무작정 올라봤던 기억이 있다.
다음 기회에 민둔산과 다시 이어봐야겠다.
정선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읍내 근처에 조망 좋은 산들이 많이 있다.
10시 40분 화암 가는 버스를 타니 기사님 하시는 말씀,
옛도로에 있는 신월리 가는 버스는 따로 있다 하신다.
그래도 그 근처를 지나신다니 가장 가까운 신월1리에서 내렸다.▲
주민분을 만나 기우산 입구 신월리버스정류장에 대해 여쭈니 저 위를 가르키신다.
생각보단 멀지 않았다.
어천이란 냇가를 건너 저 기우산 아래 도로로 올라가면 된다. ▲
와평교를 건너 뒤돌아 본 신월1리버스정류장 일대와 좌측 큰 건물은 정선국토관리사무소였다.▲
중앙에 연노란색 정선유치원도 보인다. 덕분에 새로운 길도 하나 알았다.
지억산 아래 화암약수 갈때 아까 그 버스를 이용하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지억산은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과 연계하면 좋다.
옛도로에 올라서니 신월리 기우산 들머리가 보인다.▲
이곳을 드림터라 부르기도 한다.
곳곳에 저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자주 걸려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는 곳이다.
임도 따라 기우산으로 올라가는 길,
민가에 묶여 있던 두세마리 개가 튀어나올듯 위협하며 짖어댄다.
그러다보니 다소곳이 앉아 쳐다보고만 있는 어느집 견공에게 마음이 간다.
짖지 않아서 고맙다 야~
길가엔 노란 산국이 가득 피어났고
우측 앞으론 꽃이 필때나 질때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향유도 합세했다.
풍성한 꽃향유와 달리 향유는 꽃이 작고 빈약하고 기다란 편이다.▲
알록달록 개머루도 익어간다.▲
가시가 위협적인 지느러미엉겅퀴다.▲
줄기 양쪽에 지느러미 같은 가시 날개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시엉겅퀴는 또 따로 있다.
자그마한 크기로 자란 산박하다.▲
암수술이 화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파른 임도가 끝나는 지점, 차 서너대 정도 세울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안내도가 세워진 이곳을 우암사 주차장이라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안내도 뒤로 올라서면 된다.▲
아~그런데 그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길, 호젓한 길이라고만 생각했던 곳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병아리풀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그마한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지난번 다녀온 평창 대덕사에 비할게 못되었다.
발길이 뜸한 곳이라 그런지 꽤나 번식력 있게 분포하고 있었다.▲
1~2cm 정도로 자그마한게 많이 보이니 크기도 대덕사의 병아리풀보다 많이 왜소했다. ▲
알려진 곳 말고, 우연히 산길을 걷다 만나는 것만큼 반가운 것은 없음이다.
병아리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 포스팅 평창 대덕사편을 참고하세요~
봄인지 가을인지도 모르겠다.
제비꽃중에 잎이 독특하고 앙증맞은 알록제비꽃도 피어 있다.
알록제비꽃은 자주색 꽃을 피우는데, 이렇게 흰색의 꽃을 피우는 알록제비꽃은
영월제비꽃으로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복잡한 제비꽃이지만 이 계절에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게 웬일이래~물매화 아니란가.
딱 한송이만이 아직도 지지 않고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병아리풀에 물매화까지 그저 아직 밟아보지 못했던 산지를 찾았던것 뿐인데
기대 이상의 만남에 뿌듯함을 감출 수가 없다.
여름엔 어떤 식생이 자라고 있을지 기대를 부추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년 7~8월경에 다시 꼭 찾아보리라 메모도 잊지 않는다.▲
가을~하면 이 수수하고도 정갈한 구절초를 빼놓을 수가 없다.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이 계절에 이 아이 없으면 섭하다.▲
지고 있는 까실쑥부쟁이다.
비슷한 참취에 비해 아래쪽 잎도 길쭉길쭉한 편이다.▲
별처럼 빛나는 자주쓴풀도 가는 길을 훤히 비쳐주고 있다.
오늘 산행 중 가장 많이 만나는 아이가 될 것이다.
자주쓴풀은 쓴 것으로 유명한 용담과에 속하고, 그 쓴맛이 어찌나 강한지
뜨거운 물에 천번을 우려내도 쓴맛이 가시지 않는다 하여 쓴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자주쓴풀 주변으로 알록제비꽃 잎도 유독 많이 보였다.
이 상태만으로는 알 수가 없으니 이 알록제비꽃은 흰색의 꽃을 피우는 영월제비꽃인지,
아님 그냥 알록제비꽃인지도 내년에 꽃이 피었을때 꼭 확인해 보고 싶다.▲
이고들빼기도 가는 등로마다 지천으로 피어났다.▲
오솔길 경사지, 이런 길도 참 운치 있지 않은가.
단풍이 내려앉을때면 더욱이나 분위기가 느껴지겠다.
1000m가 넘는 강원도 산들은 이미 단풍이 한창이겠고
정상부엔 이미 초겨울처럼 썰렁함이 감돌고 있지만, 이곳은 10월 중순임에도 아직 이 정도다.
해발 높은 유명 산지에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요즘은 단풍이나 설경보다는
가보지 못한 산지에 갈떄 가장 큰 희열을 느끼니 발길이 자꾸 오지산지를 찾게 되는 이유다.
덕분에 아직도 한창인 꽃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작은 암자 우암사에 오른다.▲
우암사는 애초에 동네 주민들이 계를 하면서 지은 집이었는데
응념스님이란 분이 들어와 머물면서 절이 되었다 한다.
상부엔 대웅전을 짓기 위해 기초공사도 해놓았는데 이미 10년전 일이라하니
언제 착공이 될지는 모르겠다. 단풍이 더 물들어가면 절집 분위기는 아주 좋을것 같다.
범종각과 법당이 있지만 암자인지 자연인 집인지 큰 분간은 되지 않는다.
댓돌 위에 슬리퍼 하나만이 놓여져 있다.
우암사 빈 공터에 산여뀌가 가득 들어찼다.▲
우암사 대웅전 기초공사지에 서니
좌측부터 정선의 철마산과 뒤로 문래산, 우측으로 각휘산 취적봉 등이 조망된다.
일대엔 1000m가 넘는 고산준봉들이 이어지지만 지도에마저 이름이 나오지 않는 곳들도 많을뿐더러
일일이 다 찝어보기도 어려울만큼 첩첩산중이란걸 말해주기도 한다.
가운데 뾰족봉은 찾아봐도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조망은 이따 조양산 가서 다시 살펴보자.▲
좌측 뒤로는 정선의 상정바위산으로 추정된다.▲
상정바위산은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가운데서 우측으로 있는 고양산과 연계하면 좋다.
정선의 병방산 역시 한반도 지형으로 알려진 곳이다.
굽이지는 강줄기가 보이고 소소하게 걷는 맛이 좋은 정선의 오지 산지들이다.
뒷간(통시)이 있는 등로 옆을 지나 기우산으로 향한다.▲
아직도 꽃이 피어 있다.▲
이름도 독특한 마타리과의 뚝갈이다.
뚝갈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딱히 정설은 없지만
무뚝뚝하다는 뚝과 알타리의 알이 합쳐져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다.
꽃말이 야성미나 남성미, 생명력이라 하니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어보이기도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듯 솜나물 가을형이다.▲
솜나물도 원없이 보게 된다.
그 이름처럼 붉음이 남들보다 빠르게 찾아오는 붉나무다.▲
열매엔 짭짤한 소금기가 있어 예전엔 소금 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큰참나물 씨방이다.▲
그냥 참나물하고는 3장의 잎은 비슷하지만 열매 자체가 다르게 생겼다.
매끄럽고 둥그런 타원형인 참나물 열매와 달리 큰참나물은 납작한 타원형으로 얕은 날개와 능선이 있다.
다른 참나물들처럼 처음엔 참나물속이었다가 묏미나리속으로 변경,
그리고 다시 큰참나물속으로 따로 분류가 되었다. 열매가 분류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석이바위 갈림길이고 돌탑 2기가 있는 돌무더기 앞에서 쉬어간다. ▲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닌 신월리 산성의 흔적일 수 있다.
기우산 정상을 내려가다 보면 신월리 선성지라는 안내석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고구려시대라 추정하기도 하지만 축조연대를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7부능선에 위치한 축성 형태나 축조 방식으로 볼때 삼국시대 이전의 산성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다.
굴러다니는 돌무데기가 아닌 유적이다 생각하니 돌 하나하나도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작은 함박꽃나무 하나에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다.▲
이 모습을 보면 늘 이가 빠질것 같은 위태로운 상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마음이 불안정할때 늘 꾸던 꿈, 밤마다 이가 빠지는 거였다.
기우산 정상으로 오르기 전 삼거리다.▲
기우산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 조양산으로 가면 된다.
이곳의 이정표들은 거리가 하나같이 km가 아닌 분 단위로 표시되어 있다.
사람마다 걸음은 다 다르니 그저 평균적으로 참고만 하면 되겠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북실리와 신월리 일대에 걸쳐 있는 기우산(870m)이다.▲
옛날에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 하여 기우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주민들은 물비리산, 물빌이산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물이 마르지 않는 산, 물을 바라는 산..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금이야 관광지며 휴양지로 유명한 정선이 되었지만
그 옛날 석회지로 척박하고 물마저 귀했던 시절의 간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우산성(신월리산성지)과 삼국시대 말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월리고분군이 남아 있다.
10월 중순임에도 모기가 극성이다.
얼마나 많이 물렸던지 샤워하면서 보니 온 몸이 벌집이 되었다.
20방은 족히 물린것 같다.
산행 중 아무도 만나지 못하였으니 모기들에게는 모처럼만의 활기가 된 것이다.
걷기만 할때는 거의 물릴일이 없지만 야생화 들여다 본다고
좀 습하고 우거진 곳에 한동안 머물러 있을때 집중포화를 받는 것이다.
조망이 막힌 기우산, 인증 한장 남기고 다시 왔던 삼거리로 내려가 조양산으로 간다.
신월리산성지 안내석 앞을 지난다.▲
산성지의 돌무더기가 많다보니 그래서 곳곳 자연스레 돌탑도 세워진 것이다.
다 저물어가는 이 계절에도 강원도 산지엔 야생화가 풍부하다.▲
구절초가 끝없이 반기는 기분 좋은 길을 따라 걷는다.
산국.▲
잎이 단풍 모양이라 이름 붙여진 단풍취와 흰색 꽃이 피는 뚝갈(위)
까실쑥부쟁이와 이고들빼기(아래)▲
좌측이 내려온 기우산이고 우측으로는 낙동산이다.▲
사실 원래 계획은 조양산부터 시작해 기우산 거쳐 저 낙동산으로 해서
병방산까지 돌아보는 것이었다.
기우산까지는 그래도 길이 잘 나 있지만 낙동산과 병방산으로 가는 길은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흔적도 조금 뜸한 편이고 무엇보다 시간이 꽤나 걸린다는 점이다.
보통 8~9시간을 잡아야 하니 10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하여도 어두워져서야 하산을 하게 되니
여러날을 고민하다 해가 긴 내년 봄이나 여름으로 미루게 된 것이다.
조양산으로 넘어가는 길은 소나무가 좋다.▲
아직 푸름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계절은 속일 수가 없나보다.
갈빛으로 변하는 나무들에서 가을 냄새가 가득하다.
나뭇가지들 너머로 고양산 일대가 들어온다.▲
1000m가 넘는 산지들이라 정상부엔 갈빛으로 변한 모습도 감지가 된다.
주변 나무들에 비해 갈빛이 진해진 개옻나무 잎과 열매.▲
좀담배풀.▲
잎자루가 없고 3개의 잎맥이 뚜렷하고, 4개의 잎이 돌려나기 하는 민둥갈퀴다.
아주 흡사한 긴잎갈퀴보다 민둥갈퀴 잎이 꼬리처럼 더 뾰족하고 기다란 편이다.
긴잎갈퀴는 꽃이 풍성한 편이지만
민둥갈퀴는 꽃이 듬성하게 피니 열매 역시 빈약하게 달리는 편이다.▲
자주색 꽃이 피는 산형과의 바디나물이다.▲
바디나물은 잎집(잎자루 끝이 날개처럼 줄기를 감싸는 모양)이 보트처럼 부풀고,
처녀바디와 흰바디나물의 잎집은 부풀지 않는 특징이 있다.
흰색 꽃을 피우면서 그냥 바디나물과 같은 조건의 꽃을 흰꽃바디나물이라 하였는데
바디나물의 이명이라 하여 지금은 그 흰색의 바디나물도 그냥 바디나물로 부른다.
이것은 처녀바디일까 흰바디나물일까. 아님 그냥 바디나물일까.▲
산형과는 너무 복잡하고 애매한 것이 많아 어렵기만 하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으니 그냥 지나치고만 싶다.
첫째 잎과 두번째 잎 간격이 넓지 않고 일정하며, 첫째 잎이 잎집에 바짝 붙어 있지 않으면 처녀바디.
첫째 잎과 두번째 잎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고 첫째 잎이 잎집에 바짝 붙어 있으면
흰바디나물이라 구별하고 있다.
잔잎바디는 바깥쪽 가장자리 꽃잎이 안쪽의 꽃잎보다 더 큰 특징이 있다.
처녀바디는 소산경(산형과서의 꽃대)은 8~12개.
흰바디나물은 소산경이 10~15개. 잔잎바디는 소산경이 10~30개
바디나물은 소산경이 10~20개 정도라 알려져 있다.
흰바디나물을 처녀바디의 변종으로 보는 견해들도 있고, 국생정엔 따로 분류를 하였으나
국립생물자원관 자료에는 흰바디나물을 처녀바디의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는듯 하다.
이거인가 싶으면 다른게 걸리고, 괜한 혼동을 줄 수 있으니 결론을 내지 못하겠다.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고 특징을 맞춰봐도 완전 메롱..
딜레마에 빠지는 기분이다.
산형과~앞으론 외면하고 지나칠테야..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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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약명 백출과 창출로 유명한 삽주.▲
진성주유소 갈림길을 지날때 Y자 소나무 하나에 기묘한 것이 달렸다.▲
저절로 달린게 아니라 누군가 조각해 놓은 것이다.
아마도 부러진 소나무 가지를 그냥 버려두기 아까워 그랬는지 아님 일부러 그런 것인지
어쨌든 소나무를 뚫고 나온 남근목이라~
몇 년 전과는 디테일이 살짝 달라졌으니 아마도 근처 사시는 분이 한 것이 아닐까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그 형태를 갖춰나갔을지도~~
조양산 이름과도 연관이 있는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원래는 대음산이었다가 음의 기운이 좋지 않아 조양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니
혹 그런 의미로 힘찬 기상을 뜻하는 남근목을 새겨 놓은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본다.
여튼 뭐 잘 봤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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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에 붉은 무늬가 있는 기름나물이다.▲
(산기름나물은 잎의 엽신이 기름나물보다 넓다 하지만 굳이 구별하지 않음.
때로는 도감의 구별 기준 자체가 모호하게 느껴질때도 있다.)
오늘의 끝판왕 자주쓴풀이다.▲
몇 년 산행 중 가장 많은 자주쓴풀을 보았다. 자주쓴풀 사진만 60장은 넘게 찍은듯 하다.
민들레처럼 후 불면 날아갈것만 같다. 솜나물이다.▲
정선읍내와 조양강이 보이기 시작하니 정상에 다 왔음이다.▲
그리고 정상 계단 앞에 이른다.▲
조양산 정상은 데크로 잘 정비를 해 놓아
텐트객들에겐 하룻밤 구미가 당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곳에서 비박을 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일출과 일몰은 물론
아침 안개에 잠긴 정선읍내 풍경은 너무 아름다워 사람을 압도하게 만든다고 한다.
조양산(620m)은 정선읍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추고 있고
읍내 시가지에서 바로 연결되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조양산만 오르기에는 산행이 짧은 아쉬움을 기우산과 연계할 수 있도록 등산로를 개설했다.
그래서인지 곳곳 이정표나 지도엔 기우산과 조양산을 하나의 코스로 묶어 놓았다
조양산의 원래 이름은 대음산이었는데 1706년(영조36) 정선군수였던 최창유라는 사람이
대음산의 '음'자가 불길하다 하여 '양'이 들어가는 조양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다.
해발은 낮지만 정선읍내와 조양강이 굽이도는 풍광이 일품이고
주변의 고산준령들을 거느린 정선의 조망 좋은 산군이다.
꺅~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은 가히 감탄사를 불러일으킬만 하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오지라는 정선땅에 이런 조망처가 있었던 것이다.
마치 자로 잰듯 둥그런 도로를 만들고 그 안에 읍내가 형성된 모양도 독특하다.
정선읍내는 크게 반지름 원 안이 최고의 시가지, 그리고 저 정선제2교 건너편과
사진엔 잡히지 않았지만 맨 좌측으론 정선제1교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면 정선터미널과
이 조양산 들날머리인 성불사 입구가 자리하게 된다.▲
우측에 정선제1교가 얼핏 보이고
앞쪽 숲에 가려진 곳에 정선터미널과 조양산 입구가 있다.
맨 우측의 산이 오전에 터미널 앞에서 봤던 비봉산이고 그 좌측에 있는 산이 연계할 수 있는 민둔산이다.
정 가운데 뒤에 있는 산은 유명한 가리왕산이다.
맨 좌측 뒤가 가리왕산과 연계할 수 있는 중왕산이다. ▲
정선읍내 앞으로 흐르는 저 강은 조양강이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송천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합쳐져 조양강을 이루고
조양강은 동남천에 합류하며 동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한강으로 흐르게 된다.
동강은 영월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 알려지지 않은 1000m급 높은 산들이 줄지어 선 정선의 산군들.
다 파악하긴 힘들겠지만 간단히라도 한번 살펴보자.
맨 좌측 뒤 짤린곳부터 남산, 그 우측으로 상정바위산, 반론산, 가운데 우뚝한 고양산,
그 우측으로 문래산과 각희산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맨 뒷줄 좌측 상정바위산부터 반론산, 고양산, 문래산, 각희산 취적봉까지..
맨 우측 뾰족 올라온 취적봉은 유명한 덕산기계곡을 품고 있고
어천이 굽이굽이 휘감아도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정선에는 이처럼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강이나 천을 굽어볼 수 있는 산들이 많이 있다.
이 산들의 이름이 하나같이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이고
200~300대 명산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익히 익숙한 지명들도 있을 것이다.
가운데서 우측 정선 종합경기장 바로 위의 산이 철미산이다.
나머지 앞쪽의 지도에 없는 산들은 머리 아프니 굳이 나열하지 않으려 한다.▲
좌측 각희산과 취적봉부터 그 우측으로 행산, 군의산, 가운데 볼록 올라온 산은 보리산이다.
그 우측뒤로 지억산과 민둥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화암약수가 있는 곳이다.
우측 앞쪽에 볼록 올라온 산이 오늘 지나온 기우산이다.▲
맨 좌측부터 보리산과 지억산, 민둥산, 가운데 기우산, 우측은 낙동산이다.▲
오늘 애초 진행하려 했던 좌 병방산, 우 병방치다.▲
여기에서 볼땐 병방산이 저리 가깝게 있지만 낙동산 거쳐 꽤나 돌아가야 한다.
기우산부터는 흔적도 뚜렷하지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뚜벅이에겐 해가 짧은 요즘은 적기가 아니었다.
고심끝에 내년으로 미루게 된 병방산이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스카이워크와 짚 와이어 타는 곳이 있고,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병방치다.
보통 병방산을 간다 하면 저 병방치만 올랐다 오는 경우가 많다.
기우산에서 바로 병방산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라
낙동산과 폐목장지대도 거치고 시간이 꽤 걸리는 병방산이다.
정선읍내에서 바로 병방치 스카이워크쪽으로 올라 병방산 거쳐 구뎅이산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병방치 능선 뒤로는 좌 청옥산부터 중왕산 가리왕산까지.
그리고 우측 앞으로 민둔산까지.
좌측 아래 병방치 스카이워크 가는 길이 보인다.
오전에 터미널에서 시간이 남아 길도 익힐겸 슬슬 올라보았었다.
터미널쪽에서 스카이워크전망대까지는 약 2.3km쯤 된다 안내되어 있다.▲
조금 당겨보니 청옥산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강인한 그 풍차가 곧 쓰러질것 같은 바람개비 같다.
청옥산은 1200m가 넘는 고지대에 형성한 고랭지채소밭으로 유명한 곳이다.
처음엔 화전민이 거친 땅을 개간해 우리나라 최초로 고랭지채소밭을 만든것이
지금의 육백마지기의 시초가 되었다.
예전엔 오로지 등산을 하겠다 오르던 곳이 어느날부터 차박이나 비박지로 더 유명해졌고
지동차로 오를 수 있어 이제 여행지로 더 인기 있는 곳이다.
특히나 6월이면 샤스타데이지 등 온갖 꽃들을 심어두어 장관을 이루게 된다.
정선읍내 뒤로 비봉산과 민둔산, 그리고 좌측 뒤로 가리왕산의 하봉, 중봉, 상봉이다.
민둔산 바로 옆이 하봉, 맨 뒤로 보이는 곳이 정상인 상봉이다.
가리왕산은 평창올림픽 알파인경기장이 지어졌다가 생태복원 추진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곤도라가 들어설 수도 있다 한다.
완전한 원형 복원이 어려우니 생태관광지로 육성을 한다는 것일테다.
어쨌든 내년 5월쯤 개통을 해서 3년간 한시적 운영을 해본다고 하는데
말 많고 탈 많으니 어찌될지는 닥쳐봐야 알 일이다.▲
좌측 뒤로 평평해 보이는 산은 정선의 상원산 옥갑산이다.▲
상원산 옥갑산은 아우라지 바로 옆에 있어 들날머리때 아우라지도 함께 둘러보면 좋은 산지다.
옥갑산 우측 쑥 들어간 뒤로 다락산도 보인다.
이성대가 있는 노추산과 사달산은 잘 드러나질 않는다.
600m급 산지에서 이 정도면 더 바랄것도 없다.
맨 좌측이 남산, 내 얼굴 뒤가 상정바위산, 그 우측 뒤로 고양산이다.▲
상정바위산 역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산지다.
첩첩산중 이어지는 정선의 산군은 끝이 없다.
그러니 오지중의 오지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고, 오늘날엔 휴양지로 각광받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정상에 바위가 일부만 남아 있지만
몇년전만 해도 최소한의 데크만 설치되어 있고 바위지대가 그대로 노출되어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훨 스릴감 넘치는 암반 정상부이기도 했다.
지금은 데크 끝 아래로 CCTV도 설치되어 있다.
미세먼지도 없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더없이 쾌청한 날,
기우산과 조양산을 모두 전세낸 한가로움이 조건 없는 행복감으로 밀려온다.
정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최고의 느적거림과 한없는 여유를 부리다 하산을 한다.
하산길, 급한 철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석회암 절벽이 아찔함을 드러낸다.
암반지역이므로 위험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동강 백운산과 절벽이며 생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백운산에서 봤던 이 기름나물 때문이기도 하다.▲
복잡한 기름나물중에 가는기름나물로 추정되는 아이다.
가는기름나물은 주로 강원도 석회암 지대에서 자생하는데
기름나물에 비해 잎의 열편이 가늘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가는기름나물은 남도에 서식하는 백운기름나물과도 흡사하게 생겼다.
그리고 백운산 뻥대(절벽) 주변에서도 이 회양목이 자라고 있었는데
여기 조양산 정상 부근에도 자생하고 있다.
회양목은 주로 산중에서보다는 조경용 울타리로 많이 보았을 것이다.▲
하산길도 가을꽃으로 수를 놓았다.▲
자주쓴풀을 비롯해 솜나물, 구절초, 개쑥부쟁이 등이 내내 이어진다.
잎이 유독 가늘고 긴 것은 혹 가는쑥부쟁이나 긴쑥부쟁이가 아닌지 의심 가는 녀석들도 만난다.
쑥부쟁이는 잎이나 설상화 등도 구별 포인트지만 무엇보다 관모를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고들빼기와 자주쓴풀의 천연색이 조금 어두운 숲을 더없이 밝게 빛낸다.▲
스스로 컬러를 만들어 내는 자연의 색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다.
흰색으로 물이 빠진 자주쓴풀은 오히려 더 빛이 났다.▲
하산 길, 잠깐짬깐 보여지는 조양강과 읍내 풍경에 시선이 따라간다.▲
저 강이 하나 있음으로 좀 더 생동감이 넘치고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정선에 여행을 와 시간이 많지 않다면 조양산만 올라보아도 좋겠다. 왕복 1시간이면 되겠다.
여유로움은 기본이고 조양산의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망이 트이는 좌 병방산, 우측으론 스카이워크가 있는 병방치.▲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자생하는 돌마타리다.▲
마타리나 금마타리에 비하면 흔하진 않다.
돌마타리는 석병산 바위지대에서 노란색이 강렬했던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았다.
한쪽으로 치우쳐 꽃을 피우는 꽃향유다.▲
그냥 향유는 이렇게 꽃이 풍성하지 않고 가느다랗고 긴 편이다.
소나무숲 아래 운동시설을 지나고▲
공사를 하는지 어수선한 성불사 옆길로 내려오면 ▲
성불사 아래 1코스 입구에서 산행은 끝이 난다.▲
여기에서 터미널은 5분이면 되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정선은 레일바이크와 정선5일장도 유명하다. 정선 아리랑시장이라고 2일과 7일에 장이 열린다.
깊고도 깊은 정선땅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우산 조양산이지만
그 속에 피고 지는 다양한 들풀꽃들은 마지막 가을을 수놓고
조양강을 끼고 아늑하게 자리잡은 정선읍내의 조망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정선에 올 일이 있다면 조양산만이라도 잠깐 올라봐도 좋겠다.
**목요일(10월 14일)에 다녀온 뒤 며칠을 이 산행기와 씨름해야 했다.
애매한 개체들을 찾아보고 공부해봐도 쉬 정리가 되지 않아서다.
그러다보면 시기를 놓쳐 아예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게 된다.
블로그 개편 등으로 방문객은 예전처럼 많지 않지만
그래도 찾아주시는 님들이 계셔 이 글을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답니다.감사합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서비스 종료라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많은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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