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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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단풍에 끝없는 감탄사를 내뱉아야 했으니
단풍 들 시기도 체크해보며 끝까지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등산코스 : 자등6리버스정류장~자등현~각흘산~약사령~명성산~등룡폭포~산정호수
(약 17~18km로 7시간 20분쯤 소요. 자등현부터리면 15km쯤 되겠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8시 10분 와수리 가는 버스를 타고 자등리로 간다.
7시 10분차를 타야 마음이 편하긴 한데 조금 출발이 늦긴 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예전엔 산행 들머리인 자등현에서 쉬어주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무조건 자등6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주신다.
이곳에서 지나온 이동 방향으로 2~30분 도로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길가의 들풀꽃들 바라보며 걸을만한 거리다. 또는 가는 중간 각흘산 북릉으로 올라도 된다.
10시쯤, 강원도 철원군 서면과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의 경계인 자등현에 도착했다.
각흘산 들머리다.
보통 광덕산은 백운산이 있는 광덕고개에서 오르는게 일반적이지만 여기 자등현에서도 오를수 있다.
왼쪽은 각흘산 들머리, 길 건너는 광덕산 들머리가 된다.
자등현에는 식재해 둔 벌개미취가 만발하였다.
자연 상태로 자라는 벌개미취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자등현에서 각흘산까진 2.65km다.
첫 오르막을 오른 뒤 이 잣나무숲을 내려올때면 늘 멈추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노란 잣잎은 폭신하기 이를데 없고
익을대로 익은 가을 냄새가 기분 좋은 쉼호흡을 하게 만든다.
자등현에서 각흘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조망이 없고 대신 숲이 좋다.
각흘산 북릉으로 오르는 길은 조망도 좋고 좀 더 너르게 각흘산을 즐길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적이 드물고 첫 들머리 찾아드는게 조금은 번거롭고 헤깔릴수도 있다.
아까 버스정류장에서 자등현 걸어오는 중간에 북릉 가는 들머리가 있어
북릉으로 오를까도 생각했지만 내키지 않았다. 오늘따라 조금 오싹한 기운이 들기도 해서다.
대극과에 속한 식물들이 그러하듯 3실구조(3가닥으로 갈라짐)의 열매를 맺었다.
대극과의 광대싸리다.
언제 이렇게 노랗고 붉게 변했을까.
우리가 자주 만나는 흔하고 익숙한 나뭇잎들마저 하나하나의 작품이 된양
이 가을엔 모든게 아름답지 않은게 없다.
바위틈을 뚫고 나오는 소나무의 강인함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부러 소나무 주변에 바위를 조경으로 붙여놓은것만 같다.
아~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것이래.
입이 닳도록 얘기하지만 자연은 참으로 신비롭다.
그 여름이 언제 끝날까 싶더니만, 언제인지도 모르게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이렇게도 고운 옷으로 갈아 입혀 놓았다.
하늘은 왜 이리 또 이쁜 것인지 사람 마음 흔들어 놓기 충분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올라서니, 정상 바로 전에 헬리포트 공터가 나온다.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물들어가는 모든게 풍경이 되고 그림처럼 느껴졌다.
올라오는 등로 곳곳엔 포탄 낙하지점이라는 출입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역시나 헬리포트에도 녹슨 경고판과 함께 군의 냄새가 가득 묻어난다.
저 삽만 봐도 겨울이면 군인들, 쓸고 또 쓸고 내리는 눈이 지겨울법도 할 것이다.
아~아름답기 그지 없어라.
봄부터 여름까지 녹음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따뜻해진 색감 때문인지
괜히 포근해진 느낌이다. 각흘산 정상과 뒤로는 명성산이다.
이곳에 설때면 두둥실 구름바다가 근사했던 경험을 반증이라도 하듯
오늘 역시 가득 들어찼다가 운해가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좌측 명성산 자락에서 뒤로는 지장산과 금학산, 너머로는 고대산까지
그리고 철원평야가 시원스레 자리할텐데 간신히 우측 뾰족 솟은 금학산 형태만 잡힐 뿐이다.
저 아래 호수는 용화저수지로 명성산 가다가 하산이 가능한 곳이다.
해발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단풍의 특성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색도 1년내내 그것만 바라한다면 숨이 콱 막힐것만 같다.
지루할만하면 어느새 이런 묘술을 부려주시니 자연은 언제나 경외의 대상이 아니될수가 없다.
우측 뒷 봉우리는 대득분맥 태화산이다.
나는 저 헬리포트 우측 아래쪽 자등현에서 올라온 것이고
녹슨 안내문 너머는 각흘산 북릉으로 제대로 각흘산을 즐겨보자면 저 북봉 능선을 타봐도 좋다.
비탐이지만 딱히 막히거나 통제하는 곳은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명성산보단 각흘산을 더 좋아한다.
이 시기면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것도 있고
명성산보단 덜 알려졌지만 명성산에 비해 조망도 빠지지 않거니와
정상부의 암봉도 매력적이고 겨울 각흘산은 더욱 아름다웠다.
단풍은 이제 시작이지만 조만간 절정으로 치닫을때의 경관도 가히 절경일 것이다.
좌측 뒤로는 최전방이라 할수 있는 대성산에서 우측으로는 상해봉 광덕산으로
한북정맥이 이어지게 된다.
광덕산에서 뻗은 줄기는 좌측 백운산, 우측 국망봉으로 한북정맥이 이어지게 된다.
왼쪽 맨 뒤로는 이칠봉과 응봉, 화악산도 알아볼수 있겠다.
가운데서 우측으로 한북정맥인 국망봉, 개이빨산, 민둥산, 그리고 뒤로 명지산도 슬쩍 보여진다.
시야가 활짝 개이면 좋겠지만 그동안 근처 산행을 하며 수없이 짚어본 능선들,
오늘은 그저 가을을 알리는 이 단풍소식만으로도 부족하지 않겠다.
앞에 나지막히 볼록 올라온 봉우리는 각흘봉, 그 아래 각흘계곡은 수량도 풍부해 여름이면 인기가 아주 좋다.
바로 정상인듯 하지만 작은 언덕 하나를 더 올라야 정상에 이른다.
이 짧은 곳을 오르면서도 쉬 오르지 못하고 몇걸음 가다 멈추고 수없이 셔터를 눌러야 했다.
같은 정상이지만 살짝 방향을 틀었을 뿐인데도 단풍의 느낌도 많이 달라졌다.
은은함과 강렬함에 반해 감탄사만 내뱉다가 정상으로 향한다.
뒤로는 명성산이다.
몇년만에 서 보는 각흘산이다.
예전엔 마땅히 갈만한 산행지가 없으면 무작정 버스 타고 오는 곳이 각흘산이었다.
서울에서 교통도 나쁘지 않거니와 조망도 좋고, 각흘산엔 사람이 많지 않아 좋은 이유도 있다.
저 뒤로 펼쳐지는 철원평야의 시원한 전경도 이 곳에 서는 즐거움이다.
각흘산(838m) 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와 철원군 서면 자등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두 지역간의 신경전이 느껴지기도 한다. 용화저수지쪽은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 속한다.
빼어난 계곡과 부드러운 능선, 거기에 조망이면 조망, 웅장한 바위까지
삼위일체, 아니 사위일체를 이루니 아름답고 한산한 산행지를 찾는다면 각흘산이 딱이기도 하다.
맨 뒤로 가야할 명성산과 우측 뒤로 희미하게 종자산도 보인다.
산에 다니시는 분들에겐 익숙한 지명들일 것이다.
시야가 좋은 날엔 좌측 뒤로 북한산 도봉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명성산은 사진 가운데가 정상, 정상 좌측으로 소심한 뾰족봉이 삼각봉이고
정상 바로 우측으로 조그만 바위봉이 궁예봉이다.
각흘산은 방화선으로 이어진 육산만 생각할수 있지만,
정상부는 암봉 형태를 띠고 있어
눈 내린 겨울이나 단풍 물든 가을날 더욱이나 수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꼭 악어처럼 입을 벌린 바위도 잘 있었단가요.
다른 산에서도 보일만큼 각흘산의 특징이 되어 버린 방화능선을 따라 명성산으로 가는 길,
적당히 불어주는 바람에 기분은 날아갈듯 시원하고,
너른 바위에선 꼭 한번쯤 앉았다 누웠다 괜히 감동모드를 취하다 자릴 뜬다.
이맘때 산중에선 가장 흔하지만 가장 아름답다 느끼는 개쑥부쟁이다.
그냥 쑥부쟁이는 주로 들가나 나지막한 곳에서 만날수 있다.
유후~
뒤돌아 본 각흘산은 너무 아름다워 숨이 멎을것만 같았다.
아직 거의 첫 단풍임에도 이 정도 아우라 내뿜으시니
절정으로 치닫을때의 경관은 어떠할지 상상만으로도 너무 황홀해지는 순간이다.
하늘은 왜 이리도 푸르고 아름다운 것인가.
곳곳에서 만나는 미역취는 마치 솔나물을 보는듯 했다.
말라가는데다 이곳만의 독특한 지형의 영향이기도 했을 것이다.
흘러내릴듯한 마사토 길을 따라 고사목이 서 있는 765봉으로 오른다.
일부러 만들어낸 것처럼 금빛과 푸른빛이 조화롭다.
지나온 각흘산은 꼭 함양의 황석산과도 닮았다 생각하곤 한다.
정상부쪽으로만 조금 단풍이 들었지만, 이 마사토길과 주변의 마른 잎들 때문에
단풍이 많이 든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뭐든 처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갈때 설렘이 크기 마련이다.
다음주, 그 다음주 단풍에 익숙해질때면 그 감동이나 설렘도 조금은 주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별일 아닌듯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길이 통째로 나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 생각하면
이 얼마나 감동스런 일이던가. 도심 어딘가에 나만을 위한 길과 장소가 따로 있었던가 말이다.
그것도 통행료 한 푼 없이 누릴수 있는 이 자유로움을 말이다.
그런데 각흘산 능선 전체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한 긴 철망이 생겼다 하니
철망 없이 즐기는 마지막 산행이 된 것이다.
고사목 하나가 있는 765봉이다.
고사목 방향으로 진행하면 알바를 하는 것이다. 내가 사진 찍는 뒤편 좌측 숲길로 가야 한다.
예전에는 대각선 방향으로 등산로 입구라 써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서 이왕이면
명성산이나 약사령이라 써 놓으면 좋을것을 했었는데 그것마저 떨어져 나갔다.
아래 용화저수지와 뒤로는 지장산과 금학산이 철원평야를 향해 뻗어 있다.
이제부터 약사령까지는 숲길로 이어져 방화능선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내가 앉아 쉬고 있으니 약초꾼으로 보이는 60대 아주머니 아저씨들 서너분이 올라오시면서
많이 했느냐 물으신다.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도토리, 밤을 줍거나 약초 캐러 온 사람인줄 알았나보다.^^
특별한 목적없이 여자 혼자서 산행만을 위해 올라왔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시는듯 했다.
약사령으로 내려가는 길, 붉게 물든 단풍에 눈이 호강을 한다.
한 겨울, 이 길을 내려갈땐 군인들이 치우둔 눈 덕분에 편히 이용했던 기억도 있다.
군사지역인 금학산이나 고대산 일대도 겨울날 풍경은 비슷했다.
그렇게 용화저수지 갈림길인 약사령에 내려왔다.
쭉 임도따라 넘어가면 용화저수지가 나와 중탈이 가능하지만 그리 대중교통이 좋은 곳은 아니다.
그래서 중간에 힘들어도 그냥 명성산까지 넘어가든 아님 다시 자등현으로 되돌아가든 했다.
다시 좌측 산길로 치고 올라간다. 명성산 가는 길이다. 처음엔 제법이나 가파르다.
그렇게 조망이 트이고 이곳이 군락지는 아니지만 억새길도 시작되었다.
명성산권에 진입한 것이다. 조용하던 각흘산과 달리 사람들 소리도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오랜만에 눈맞춤한다.
자주쓴풀이다.
어설프게 자라고 있는 억새와 주변 잡풀들에 의해 어수선하니 꽃도 예쁘게 담기질 않는다.
자주쓴풀을 원없이 만날수 있는 곳이다.
그 쓴맛이 어찌나 강한지 뜨거운 물에 천번을 우려내도 쓴맛이 가시지 않는다 하여 쓴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쓴풀에는 꽃잎이 4장인 네귀쓴풀과 큰잎쓴풀, 대성쓴풀이 있고
꽃잎이 5장인 자주쓴풀, 쓴풀, 개쓴풀 등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청보랏빛 유혹. 용담이다.
자주쓴풀도 그렇고 용담도 그렇고 둘 다 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이들이다.
자주쓴풀은 용담과의 쓴풀속에 속하고, 용담은 용담과의 용담속에 속한다.
용담은 꽃잎과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피어나고, 그에 반해 비슷한 용담과의 과남풀은
꽃잎도 꽃받침도 뒤로 제껴지지 않은채 피는게 특징이다.
또 다른 보라, 산부추도 올해는 첫 눈맞춤이다.
미국쑥부쟁이와 용담이 어수선하게 엉켜 있다.
이번엔 개쑥부쟁이와 엉켰네. 미국쑥부쟁이 너가 문제였구나~
그렇지 않아도 유해식물로 지정되어 제거 대상인 마당에
요래 미운짓 하면 오래 발 붙히고 살지 못한다고.
달걀후라이처럼 작은 꽃이 미국쑥부쟁이, 우측 큰 꽃이 개쑥부쟁이다.
개미취와 산구절초.
개미취마저도 올해는 처음 만나는데 이미 다 져버렸다.
개미취 많이 피어나는 강원도 산지에도 가보지 못했다.
미국쑥부쟁이가 끼어들지 않는 곳이 없다. 노란색 꽃은 그리 흔하게 만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명성산에 오면 쉽게 접할수 있는 국화과의 쑥방망이다.
줄기나 잎, 꽃자루 등 온 몸에 소의 혀 같은 거친 털이 있어 이름 붙여진 쇠서나물이다.
곤드레나물로 많이 알려진 고려엉겅퀴다.
고려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한국특산식물인 고려엉겅퀴는 주로 강원도 깊은 숲에서 만날수 있다.
정선이나 태백 일대의 산지엔 고려엉겅퀴가 지천으로 피어났겠다.
가는 길 곳곳이 용담이다.
용화저수지 갈림길도 두군데 지나고, 지나온 길 뒤돌아보니 각흘산도 제법 멀어졌다.
그렇게 흙길과 나무계단길 따라 올라서니 신갈나무 조망처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서 배낭도 벗어두고 조망 감상하며 쉬어간다.
좌측 각흘산에서 우측 백운산과 이칠봉까지.
우측 각흘산에서 북릉따라 가운데서 좌측은 대득분맥인 태화산,
태화산 좌측 뒤로 희미하지만 둥그스름한 북녘의 오성산도 보인다.
좌측 천문대가 있는 광덕산에서 광덕고개 지나 백운산 도마치봉으로~
그리고 우측 뒤는 경기 최고봉인 화악산.
왼쪽 맨 뒤로는 이칠봉과 응봉, 화악산 능선이 계속 따라오고
그 앞줄엔 백운산과 삼각봉, 도마치봉, 국망봉과 개이빨산 민둥산으로 향하는 한북정맥 능선이다.
여기 민둥산은 정선의 민둥산이 아니라 포천시 이동면의 한북정맥 민둥산이다.
그리고 우측으론 장갑차와 대전차사격 등 육군 최대 규모의 사격장이라는 승진사격장도 내내 함께하고 있다.
햇살이 강렬해 그렇지 이젠 명지산도 알아볼수 있을만큼 드러났다.
가운데 뒤로 명지산과 귀목봉이다. 그 우측으로는 포천의 청계산으로 이어지고
맨 우측 뒤로는 희미하지만 운악산도 우뚝 솟아 있다.
운악산 앞쪽 봉우리는 사향산과 여우봉 능선이다.
명성산 정상부가 가까워질 무렵, 뒤돌아 본 길이다. 많이 왔다.
각흘산에서 약사령으로 내려왔다가 명성산권에 진입해 용화저수지 갈림길을 두군데 지났다.
맨 뒤로는 대성산에서 상해봉과 광덕산으로~
대성산은 비무장지대라 평소엔 접할수 없고 1년에 한번 정도 개방을 하곤 했었다.
크리스마스나 신년을 맞아 트리 점등식을 할때쯤 군장병들 인터뷰를 할때면 자주 등장하던 곳,
바로 대성산이다.
좌측 뒤 대성산과 김시습의 매월대폭포가 있는 복계산이 겹쳐져 보인다.
우측 상해봉과 광덕산, 그리고 복주산이 뒤로 겹쳐 보인다.
복주산은 한북정맥에 속하지만 복계산 정상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
그러니까 한북정맥은 통제 된 대성산 빼고 최북단인 수피령부터 시작해 복계산 옆의 촛대봉 지나
복주산과 하오현 그리고 광덕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희고 둥그런 천문대 건물이 뚜렷한 우측의 광덕산은
겨울철 수도권에서 많이 찾는 산이지만,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로도 유명하다.
다른 봄 야생화도 많지만 특히 희귀식물인 모데미풀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모데미풀로 유명한 곳은 주로 소백산과 청태산, 그리고 광덕산이 대표적이다.
태기산이나 선자령, 태백산, 용문산 등에서도 만날수 있듯 대부분은 강원 산지나 경기북부
깊고 높은 산지에 집중되어 있다.
명성산 주능선에 올라섰다.
정상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300m 정도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면 된다.
이제부터는 사람들도 좀 만날 것이다.
명성산 정상으로 가면서 본 궁예능선과 뒤로는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의 경계 지역이다.
좌측으론 포천군 관인면으로 우측으론 철원군 동송과 갈말읍 방향이다.
맨 뒤 좌측은 종자산, 가운데 지장산과 맨 우측 금학산이다.
금학산 바로 좌측 뒤로 고대산이 겹쳐 보인다.
종자산과 지장산을 연계해봐도 좋고, 금학산과 고대산을 연계하기도 한다.
홍천에도 수태극 모양을 볼수 있는 금학산이 있다. 다녀오고도 정리를 하지 못했다.
모두 대중교통으로 다녀온 산행지들이다.
우측 금학산은 동송읍 철원여고 옆에서 산행을 시작할수 있어 대중교통이
그만하면 편리한 곳이고, 고대산은 신탄리역을 이용하면 된다.
종자산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양문1리터미널로 그리고 다시 중2리로 가면 되고,
지장산은 버스가 많진 않지만 부지런을 떨면 시간을 맞출수 있다. 동서울에서 관인면으로 가서
지장산마을 가는 60-1번 버스를 타면 된다. 물론 변경될수 있으니 미리 체크해봐야겠다.
올 겨울엔 오랜만에 철원과 연천 포천의 북부 산들을 올라 볼 생각이다.
와우~멋지지유. 아름답지유.
우측 정상 부근에 단풍은 집중적으로 물들어간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너머로 펼쳐지는 철원평야도 노랗게 익어가니,
이 계절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내가 농부인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명성산 정상(923m)에 도착하니 인증을 남기려는 몇사람들이 줄서 있어 찰나를 이용해
빈 정상석 사진 한장 남긴다. 명성산은 울음산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와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과 이동면에 걸쳐 있는 명성산은
정상은 철원땅임에도 억새축제가 있는 억새밭은 포천땅으로 축제는 모두 포천의 몫이 되었다.
철원으로서는 어쩌면 좀 속이 상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선지 정상 지도에는 포천의 산정호수는 아주 짧게, 철원의 용화저수지 위주로 포함되어 있다.
그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제 저기 왼쪽 삼각봉으로 간다. 억새군락지와 산정호수 가는 방향이다.
명성산 삼각봉(906m)에 오르면 정상석 뒤편에 쓰여진
양사언의 태산가에 눈길이 간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막연한 두려움이 문제일뿐,
그래~한발한발 오르다보면 못오를 태산이 어디 있겠는가.
저 뒤로는 왕방산과 해룡산 죽엽산 그리고 도봉산과 북한산 라인도 어렵지 않게 잡힐텐데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으니 그저 방향만 잡아보고 진행한다.
와우~내려와 뒤돌아 본 삼각봉은 멋짐이 뿜뿜이다.
단풍이 조금 물들면 더욱이나 눈이 부시겠다.
명성산은 억새로 유명하고 억새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억새 산행지지만
나는 억새보다는 바위 틈틈이로 물든 단풍이 더 아름답다 생각한다.
그냥 육산에 핀 단풍과는 다르게 또 다른 갈증을 풀어주는것만 같다.
삼각봉 뒤는 궁예봉능선이다. 정상은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명성산에 대한 전설중 하나는 후삼국때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처지를 한탄하며
이 산에 올라 크게 울었다는 설과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다가
커다란 바위산에 올라 설움에 복받쳐 엉엉 울었더니 산도 함께 울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궁예봉이나 울음산은 그래서 붙여진 이름들이다.
궁예에 대한 설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느껴지는게 일대의 국망봉이나 도성고개 강씨봉에서도
궁예에 관한 비슷한 이야기들이 전해지니 말이다.
삼각봉을 지나면 능선 아래쪽 나무숲과 바위 옆으로도 지난다.
명성산에서는 이런 길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나온 명성산과 삼각봉은 조금 멀어져가고, 삼삼오오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우측 뒤가 정상과 삼각봉이다.
봐도봐도 아름다워 자꾸만 뒤돌아본다.
명성산과 우측은 각흘산.
가운데 태화산 뒤로 둥그렇고 완만하게 솟은 산은 북녘의 오성산이다.
이젠 내려설 산정호수와 주변의 상가단지들도 보인다.
산정호수는 주변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활성화 된 곳으로 10월이면 특히나 사람들 왕래 많아지는 곳이다.
억새평원 위쪽에 자리한 신갈나무 한그루와 의자 하나가 있는 쉼터다.
늘 이곳을 내려가며 사람이 없으면 쉬었다 가야지~했다가
이쪽으론 늘 사람들 왕래 끊이지 않으니 결국은 언제나 쉬어가진 못했다.
신갈나무 한그루는 어느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상징물처럼 저 자리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억새평원.
초소였는지 오래전부터 나뒹구는 폐건물은 여전히 저 자리를 지킨다.
이젠 저 폐초소마저 이 억새밭의 상징이 되었다.
저기 팔각정에서 계속 직진해 진행하여도 되지만, 억새평원과 등룡폭포쪽으로 가려면
좌측으로 내려서는게 좋다.
빨간우체통도 그대로다.
10월 한달동안 편지를 써서 여기 우체통에 넣어주면 1년후 전해준다고 한다.
올때마다 나도 한장 보내볼까 고민을 해보지만 보내 놓고 1년을 후회할까,
여기 담당자를 찾아와 그 편지 안보내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냐
그냥 꺼내주면 안되느냐 울고불고 난리를 칠까 결국은 한번도 부치지 못했다.^^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어느 왕릉을 보는것만 같다.
궁예의 한이 되어 이곳에 릉을 만들었을까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
하늘은 푸르고 날은 따뜻하니 걷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이렇게 햇살 좋은 날,
좋은 사람과 점심 식사 후 가까운 릉 한번 돌아보는것도 참 좋겠다.
서울에도 돌아볼 조선시대의 왕릉이 많다. 선릉역 가까이에 있고 우리가 보통 선릉이라 많이 부르는
선정릉(선릉과 정릉)과 태능선수촌 근처에 있는 태강릉(태릉과 강릉), 헌인릉(헌릉 인릉), 의릉,
방학동의 연산군묘까지 등등..
그런 여유로운 산책을 해본것도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그게 소소한 행복이기도 했다.
가끔은 내가 산을 알기 전인 10년전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왕릉 같은 억새 언덕과 더없이 푸르른 하늘에 취하는 날이다.
이제는 계단으로 잘 정비가 된 억새길을 따라 등룡폭포로 내려선다.
가을의 명성산을 많이들 찾지만
오히려 봄이나 여름철 싱그럽게 억새가 올라올때도 볼만한 곳이다.
여기까지도 각흘산과 광덕산이 따라붙었다. 끈질긴 것들.
내가 쟈들한테 들러붙었을까나.
*갈대는 주로 습한 물가 주변에서 자라고 억새는 산과 건조한 들녘에서 주로 자란다.
키는 갈대가 더 크고 갈대 줄기의 속은 비어 있다.
산에서 보는건 억새라 생각하면 되겠다. 물가 주변으론 물억새를 조성하기도 한다.*
등룡폭포 내려가기 전의 아담한 소도 제법이나 볼만한 구덩이를 만들었다.
단풍 물들기 시작한 등룡폭포다. 10월 중순이면 화사함이 극에 달하겠다.
이곳에도 이름으로 볼때 용에 관한 이야기 하나 내려옴직하다.
하기야 우리나라 어느 폭포든 용 없는 전설은 전설도 아니었어라.
용이 폭포를 타고 올랐다 하여 등룡폭포라는 이름이 생겨났단다.
계곡 따라 내려서는 길,
포인트로 붉은 단풍 하나 들어가 주니, 수량 많지 않은 계곡도 활기가 넘쳐난다.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봄에 겨우 만났는데
가을에 헤어져야 하다니
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
그래서 물감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 이상국 시인의 '단풍'-
아~물감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란다.
그래도 야들은 슬픔을 표현할 방법이라도 있으니 좋겠다.
우리는 무엇으로 이 헛헛함을 담아낼수 있을까.
노점상을 지나고 음식점 등 상가지대를 지나 산정호수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간다.
산정호수로 하산하니 오후 5시가 넘어간다.
요즘은 6시면 어둑해지기 시작하니 이른 시간은 아니다.
10번 버스를 타고 운천으로 나가 동서울행 버스를 탈수 있었다.
산정호수에서 의정부로 가는 버스도 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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