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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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엔 지리산을 제외하더라도 주변에 좋은 산들이 참으로 많다.
오봉산행의 목적도 있지만 산행 후 천연기념물인 상림에 가볼 생각이다.
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상림은 꽃무릇 이외에도 사시사철 볼거리가 많은 숲이다.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은 선운산과 불갑산이 대표적이다.
산행코스 : 성산마을~오봉산~옥녀봉~천령봉~삼휴마을(약 11km로 4시간 20분쯤 소요.
산행 후 삼휴마을에서 함양읍내에 있는 상림까지 걸었다.
거리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주변 풍경 구경하며 30분쯤 걸린듯 하다.)
함양에서 인월행 버스를 타고 팔령재가 있는 성산마을에서 하차하면 산행 들머리를 잡을수 있다.
지리산과 지리산둘레길이 있어 함양~인월간 교통은 아주 좋은 편이다.
팔령과 성산마을(흥부마을)은 바로 붙어 있어 어느 정류장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해도 상관은 없다.
팔령재는 경남 함양군 죽림리에서 전북 남원시 인월면 성산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길 건너편은 지리산 조망처로도 유명한 삼봉산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남원시 인월면 성산마을은 흥부전이 태어나게 된 발상지로 곳곳에 흥부 가족상과
박첨지 텃밭(집터), 박첨지묘 등 흥부마을에 대한 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성산마을(흥부마을)로 들어서면 성산저수지와 흥부각이라는 정각이 세워져 있다.
흥부전의 작품 배경이 되었던 흥부 출생지를 놓고 이곳 성산마을과 아영면 성리의 논쟁이 있었다는데
전문가들의 고증에 의하면 인월면 성산리는 흥부와 놀부의 출생지인데 흥부가 나중에 아영면 성리에 살게 되었다 한다.
그래서 두 마을 모두가 흥부전의 배경이 된 곳이라 결론 내렸다 한다.
몇년전 여름에도 오봉산에 왔었다가 이곳에서 들머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어차피 들머리에는 이정표가 딱히 없으니 마을 들어서다가 바로 흥부마을 팻말이 세워진
우측 능선으로 치고 오르거나 또는 마을길 따라 쭉 따라 오르면 길은 합류하게 되어 있다.
능선으로 오르면 팔령산성에 대한 안내도가 하나 세워져 있는데 조금 더 진행하니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 팔령산성 터가 나왔다.
둔덕 따라 올라서면서 본 고즈넉한 흥부마을(성산마을) 전경이다. 아주 조금씩 가을색으로 변하고 있다.
등산로가 맞는지 두리번거리며 계속 길을 따라오니 팔령산성(경상남도 기념물 제172호) 터가 나온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이 산성은 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약 500m 정도였다 하는데
지금은 서북쪽으로 300m 정도만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한다.
여기서부터 어느 길이 맞는 것인지 수풀더미를 오가며 조금 고전해야 했다.
단체객들도 이곳에서 알바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성벽을 끼고 좌틀해 진행했다.
길을 몰라도 대충 왔다갔다 하다보면 길다운 길이 나오니 어디로 올라도 길은 나왔고
나같은 홀산객도 길을 찾는데 크게 무리는 없었다.
볕 좋은 무덤가에 피어난 무릇.
무릇은 백합과에 속하고 붉은 꽃을 피우는 꽃무릇(석산)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전혀 다른 종이다.
잎이 3장. 얼핏 보면 그냥 참나물이라 생각할수도 있다.
그러나 꽃을 보면 일반 참나물은 아니라는걸 금방 알수 있다.
흰 꽃을 피우는 참나물과 달리 붉은 꽃을 피우는 큰참나물이다. 꽃은 지고 열매로들 변하고 있다.
어느새 산초도 영글었고,
열매로 변한 아이들도 많이 보인다. 조밥나물이다.
능선따라 올라서다 보니 첫번째 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팔령에서 1.6km 온 지점이다.
이렇게 중간엔 이정표가 있는데 왜 마을 입구엔 없는지 모르겠다.
들머리 이정표는 성산마을(팔령)보다는 가재골이 잘 되어 있다.
속눈썹이 진한 낙타 한마리가 웃고 있는것만 같다. 아니, 라마를 더 닮았다.
드디어 오봉산으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니 걸음에도 활기가 생겨났다.
다섯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봉산은
전국적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아주 많다.
춘천에도 있고, 임실에도, 보성에도, 양산에도, 대구에도, 경주, 의왕, 조치원 등등..
나름대로의 맛이 다 있지만 여기 함양의 오봉산 역시 아기자기 암릉과 육산의 조화로움이 뛰어나
릿지산행을 원할 경우엔 태조릿지라 하여 저기 우측능선에서 오를수 있는 방법도 있다.
태조릿지는 설악의 공룡능선이나 도봉산 암릉을 축소해 놓은듯 하다는 분들도 계실만큼
칼날 연봉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금은 맨 좌측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정상은 아니다. 맨 좌측은 875봉이라 부르기도 하고
정상석은 화면 가운데 가장 높은 바위봉우리 바로 좌측으로 더 나지막해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가운데 뒤로 황매산이 어렴풋 보이고, 그 좌측으로는 월여산과 감악산 라인이다.
우측으로 둥그스름 평평해 보이는 산은 일대에선 그 모양새로 알아보기 쉬운 왕산 필봉산 능선이다.
왕산 우측으로는 법화산(화면 가운데)과 오도봉,맨 우측 끝이 삼봉산이다.
삼봉산과 백운산 금대산으로 연계하는 산행도 지리산을 가까이 조망하며 걸을수 있는 좋은 코스다.
함양엔 정말 조망 좋은 산이 많다.
지리산이 가까이 있으니 지리산 일대가 보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저 가운데 뒤로 지리산이 있을텐데 오늘 정도의 시야면 잘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 도로는 팔령에서 함양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다.
가운데 앞쪽 능선은 오봉산 줄기 바로 옆으로 뻗은 연비산이다.
오늘 연비산을 갈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다가 차 시간이 맞는 오봉산을 택한 이유도 있었다.
연비산 뒤로는 장수 장안산, 영취산, 백운산, 맨 가운데 연비산 뒤가 감투봉,
그리고 우측 능선은 예전엔 괘관산이었다가 이름이 바뀐 대봉산이다.
그러니까 장수와 함양 방향이다.
백두대간이 봉화산과 월경산을 지나고 영취산과 백운산(가운데서 우측)으로 향하는 마루금이다.
저기 백운산은 백두대간 백운산으로, 아까 삼봉산과 연계할수 있다 말한 백운산과는 다른 곳이다.
우측 앞 뾰족 솟은 봉우리가 연비산이다.
언제 이렇게 노랗게 물들었을까. 장마와 태풍에 몸살을 앓았을 들판도
어느새 황금 물결을 이루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이다. 햇살이 강렬하여도 선선한 바람이 스민다.
함양과 인월을 잇는 24번 국도변 일대에 황산이 있다.
태조 이성계가 황산대첩 직전에 군사를 매복시켰다는 오봉산. 이성계의 기지와 활약으로
왜구를 진압하게 된 황산대첩이다. 백두대간 여원재~사치재 구간을 걸으면서도 이성계와
여원재 노파 이야기와 황산대첩에 대해 포스팅을 했던 기억도 있다.
저기 태조릿지라는 이름도 태조 이성계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첫 조망처를 원없이 즐기고 계단 따라 내려선다.
함양에는 유명한 산들이 워낙 많으니 오봉산은 좀 뒤로 밀려나 있는게 사실이다.
주말에도 몇 사람 보기 힘든 산이니 평일은 오죽하겠는가.
산중엔 오로지 나밖에 없다. 조망처에서의 망중한이 보통의 여유로움을 뛰어 넘는 묘함이 있다.
가을이 느껴지는 햇살 좋은 날, 산행이 아닌 야산 어딘가에 앉아 있는것만 같았다.
이런 느낌을 이해하실지 모르겠다.
가는 길엔 큰참나물이 참 많이 보였다. 이 산엔 큰참나물밖에 안보일 정도라 생각했다.
평소엔 많이 접하지 못하는 큰참나물 보는 재미에 가다서다 멈추고 원없이 카메라에 담아본다.
천령봉 가는 길에도 내내 만날수 있었다.
향등골나물.
미역취.
산박하.
정상이 많이 가까워졌다.
가재골농원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태조릿지를 따라 암벽산행이 가능하다.
밧줄이 연결되어 있는 우회로도 있고 거리도 짧은 편이라 스릴을 즐기며 오를수 있는 곳이다.
가재골에서 시작하면 저 우측으로 오르게 된다. 물론 태조릿지는 비탐이다.
가재골에서 태조릿지 말고 그냥 흙길 등로를 따라 오를수 있는 정규탐방로도 있다.
맨 좌측으로 오봉산 정상석 세워진것이 보인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것인지 꼭 바위 봉우리들은 요술 할머니를 보는것만 같았다.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세상사 관심도 없는 시골 노인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세상일을 모두 조물락거리는 마술사 같은 인물은 아니었을지~
눈 내리깔은 표정이 꼭 이외수를 닮았다고도 느껴졌다.
늘어나는 얼굴처럼 눈과 입술을 내리깔은 독특한 표정의 바위도 만나고
가운데 삼봉산에서 우측으론 투구봉과 서룡산으로 이어지고
가운데 삼봉산에서 좌측으론 뾰족한 오도봉과 맨 좌측은 법화산이다.
확대해보진 않았는데 좌측으로 구불구불 오도재 지리산제일관문으로 오르는 지안재도 보인다.
지안재는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이라 많이들 선정하는 곳이다.
지리산제일관문이 있는 조망 좋은 오도재에서는 삼봉산으로 오를수도 있고, 법화산으로 오를수도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 주변으로 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어났다.
어딜가나 이 시기엔 구절초가 대세다.
정상에 올라서니 정상석 글자가 붉은색인데다 햇살의 영향과 정상석 정면 방향이 애매하게 되어 있어 글씨가 잘 드러나질 않는다.
아주 가까이서 한장 담아야 그나마 글자가 보이니
정상석 방향을 너른 쪽으로 돌려 세웠으면
어떠하였을까도 생각해 본다.
오봉산은 경남 함양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아영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 안내문에는 오봉산을 상산이라 표기하고 있는데 옛 문헌에는 항상 서리가 내린다 하여 서리산 또는 상산이라 하였고 남원 일대에서 보면 다섯봉우리로 보인다 하여 오봉산이라 불리고 있다.
고려말 이성계장군이 황산벌 대첩에 앞서 정병 5천을 매복시켜 왜구를 대파한 곳으로
바위능선 중간엔 아직 장군대좌라는 지명이 남아 있고, 옛날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성스러운 산이었다.
이따 진행하다 만나게 되는 천령봉에는 군내 문화제전인 천령제의 성화도 오봉산의 지맥인 천령봉에서 채화한다.
좌측 앞줄 연비산과 좌측 뒤로는 장수와 함양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백운산,
내 뒤로 화면 가운데는 계관봉과 천왕봉이 있는 대봉산이다.
원래는 "2020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 가 상림공원 일원과 대봉산 산삼휴양밸리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여름이면 소멸될줄 알았던 코로나가 더 극성이니 결국 다음해로 연기가 되었다.
지나온 전위봉(875봉)과 그 바로 우측 뒤론 뾰족한 고남산, 맨 우측으로는 만행산이겠다.
좌측은 지리산 서북능선의 바래봉과 덕두산이 겹쳐 보인다.
황금들판이 보기 좋은 남원시 인월면과 아영면 일대 그리고
뒤로 좌 고남산, 가운데 만행산, 우측은 장수 팔공산으로 보인다.
들녘을 가로지르는 광주대구고속도로도 지난다.
진행할 옥녀봉 능선이다.
우측 뾰족 봉우리가 옥녀봉, 그 앞쪽 나지막한 능선이 가재골 하산길이다.
뾰족 옥녀봉과 그 좌측 능선 아래로 천령봉은 나지막하게 붙어 있다.
옥녀봉 뒤로는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감악산과 그 우측으로 월여산, 그리고 가운데 황매산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거창과 산청, 합천 방향이다. 맨 우측이 필봉산과 왕산이다.
필봉산과 왕산 아래에는 산보다도 유명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둘러볼만 하다.
좌측 뒤로는 하나로 연계산행하기 좋은 황매산 감암산 부암산, 가운데는 왕산, 우측은 법화산이다.
맨 우측 뒤로 함양 독바위가 있는 상내봉과 새봉 일대도 들어온다.
가운데 왕산 우측 뒤로 슬쩍 지리산 라인이 보이는듯 하다.
가운데가 삼봉산, 우측이 서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저 너머로 백운산과 금대산, 그리고 칠암자 종주의 날머리인 천년고찰 실상사와 삼정산이 자리할 것이다.
만두같은 이 암봉은 가재골 태조릿지를 따라 오르는 길이다.
태조릿지를 따라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봉우리들.
반대편 암봉으로 건너와 정상석이 세워진 봉우리도 담아본다.
좌측 오봉산(성산) 정상과 우측으로는 가야 할 옥녀봉과 나지막한 천령봉.
아무도 없는 오봉산을 모두 점하며 이 가을하늘을 만끽해야 했다.
날은 뜨겁지만 덥다고 느껴지지 않으니 분명 가을이다.
이제 그만 옥녀봉으로 가자. 더 머물다가는 생각이 너무 깊어질것만 같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 역시 구절초가 인도하고
백출,창출이라는 생약명으로 많이 알려진 삽주도 곳곳에서 자주 만난다.
자연인 아저씨들의 애초~^^
산앵도나무.
저 고들빼기 아니구요~진짜 이름이 이고들빼기예요.
가재골갈림길이 두 군데 나왔다. 가재골갈림길을 지나며 건너편으로 보이는 바위 조망처.
아고~ 탐스럽게도 익어간다.
토종 블루베리라 할수 있는 정금나무다. 주로 남쪽에 와야 만날수 있는 아이다.
거북이 한마리가 날고 있는 형상을 한 바위앞에 선다. 아님 두꺼비 뒤태인가.
우측으로 지나온 오봉산과 가운데는 지리산 서북능선의 바래봉과 덕두산.
좌측으로는 서룡산이다. 그 사이로 반야봉과 만복대가 드러날텐데 역광이라 더욱 보기 힘들어졌다.
가운데 오봉산과 태조릿지.
우측으론 백두대간 고남산, 좌측으론 바래봉과 덕두산이 한 봉우리인양 자리하고
그리고 좌측 뒤로 어렴풋 만복대도 라인을 그린다.
좌측 삼봉산에서 투구봉, 서룡산 그리고 만복대 바래봉 덕두산까지 마지막으로 한장만 더 담는다.
오전보다는 시야가 개이는듯 하다. 장수의 장안산부터 백운산 대봉산까지.
육산으로 이어지다가 바위와 밧줄을 넘어서니
옥녀봉(793m)에 이른다.
안내문엔 옥녀봉과 고추봉이 같은 것으로 표기하였는데, 내용엔 옥녀봉이 따로 있다는듯 조금 애매하게 적혀 있다.
어쨌든 이름에서 알수 있듯 고추는 남성을, 옥녀는 여성을 상징하고 있다. 조망이 없어 잠시 쉬었다 바로
천령봉으로 출발한다.
옥녀봉에서 천령봉 가는 길은 등로까지 숲이 우거져 진행하기 그리 수월치는 않았다.
역시나 거미줄과의 사투가 가장 힘든 일이다.
천령봉으로 가는 길, 쪽동백나무와 비슷한 때죽나무 열매가 여기저기 늘어뜨렸고
한약재로 쓰이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 고삼이다. 고3 아니고 고삼이여유~^^
고자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이미 쓴 기운이 감도는 녀석이다.
이건 아래쪽 잎까지 타원형으로 길쭉하게 생긴 까실쑥부쟁이,
그리고 이건 아래쪽 잎이 둥글넓적 심장형인 참취다.
마치 벼 이삭을 보는것 같지 않은가. 그래서 이름 붙여진 이삭여뀌다.
미국자리공도 오랜만에 한장 담아주자.
임도가 하나 나오는데 가로 지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천령봉에 도착한다.
함양의 진산 또는 영산으로 알려진 천령봉으로 주산은 옥녀봉(상산)이다.
천령(서기 757년 신라 경덕왕)은 함양군의 옛 지명으로 하늘에서 처음 내려오는 땅과 땅에서 오르는
마지막 지점이라는 뜻으로 해마다 개최되는 함양군민의 물레방아축제(엣 천령문화제)시
성화를 채화하는 곳이고 옛날엔 봉화를 올렸던 봉수대가 있었다 한다.
천령봉(556m) 아래로는 함양땅이 포근히 자리하고 있으니
옛날부터 이 천령봉은 함양 사람들에게 신성시되는 큰 존재였을 것이다.
얼핏 광릉갈퀴로 볼수도 있겠지만 이건 네잎갈퀴나물이겠다.
네잎갈퀴나물이라 해서 잎이 꼭 두쌍(네잎)이 아닌 세쌍(여섯장)인것이 많다.
네잎갈퀴와 이름을 참 헛갈리게도 지어놨다.
포털에서 네잎갈퀴를 검색해보면 백과사전에 네잎갈퀴나물이 뜰 정도니, 일반인들이 혼동스러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네잎갈퀴는 꼭두서니과에 속하고, 이 네잎갈퀴나물은 콩과에 속한다.
대나무숲이 있는 임도 따라 내려서니 삼휴마을이 나온다.
천덕꾸러기 잡초인 고마리도 한데 어우러져 피니 아름답다.
이 아이들도 꽃이었다.
하늘은 더없이 쾌청해졌고, 삼휴마을로 내려설때의 기분은 글로서 표현하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어느 집 담장 위로 피어난 꽃무릇도 이 기분을 상승시켜주고 있으니
걷는 길이 최고의 힐링이자 편안한 순간이다.
삼휴마을의 독특한 풍경 하나, 회관에 딸린 이 샘터이자 빨래터다.
삼휴마을엔 함양군의 토성인 여씨, 오씨, 박씨 3동서가 한자리에 모여 시국을 논했다는 삼휴대도 있다.
삼휴마을에서 하루 세대 있는 버스시간도 맞지 않거니와
그냥 주변 경관을 보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 슬슬 읍내를 향해 걸었다.
벼는 노랗게 익어가고, 길가엔 이미 코스모스 만개했으니 아~정말 가을인가 보다.
읍내 초입인 공설운동장 지나고 나니, 위천이 나온다.
하늘까지 맑은데다 물속으로의 반영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으니 이 길만 걸어도 행복하겠다.
저 다리를 건너면 상림이 나온다.
2020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요즘 시국을 비켜가지 못하니 어쩔수없이 내년으로 미루게 되었다.
그저 이 풍경들만으로도 엑스포 이상의 볼거리와 힐링이 된것만 같다.
최치원공원이라 불리는 상림이다.
상림공원이라고도 부르지만 원 이름이 상림이다.
먼저 연꽃단지부터 가볍게 둘러보자.
상림숲 옆으로는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물양귀비와 부레옥잠 같은 수생식물들과 각종 연꽃과 수련 종류가 자라고 있다.
우리가 흔히 통칭해 연꽃이라 부르고 있지만 어려운 이름들을 가진 아이들이 많고
다 구별하자면 머리가 아플만큼 종류가 많다.
워낙 다양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개체들도 많기 때문이다.
다 제껴두고 연꽃과 수련의 차이점 정도만 알아두자.
먼저 이름에 물 수(水)자가 들어간 수련은 수면위에 떠서 꽃을 피우고
암술이 거의 발달하지 않고 수술이 많다.
수련은 잎의 한쪽이 좁게 찢어진 모양을 하고 있고 물 위에 떠 있다.
**수련의 잎과 꽃은 수면에 붙어 자라는게 특징이다.
그에 비해 연꽃은 꽃대가 먼저 올라와 꽃을 피우고, 암술과 암술대가 발달한다.
연꽃의 잎은 둥근 방패모양을 하고 있고, 줄기에는 가시 모양의 돌기가 있다.
**연꽃은 잎과 줄기, 꽃이 모두 수면에서 높이 올라와 자라는게 특징이다.
연꽃단지 한바퀴만 돌아보아도 보는 눈이 즐거울만큼
규모도 크고 다양한 수생식물과 연들을 만날수 있어 한번쯤 걸어보면 좋을 곳이다.
이 외에도 유채밭단지며 산삼조형물밭, 갖가지 꽃밭을 조성하고 있어
어느 계절에 와도 실망하지 않을 상림이다.
또한 함양에 인연이 있거나 함양을 빛낸 인물들의 흉상과 공덕비를 세운 역사인물공원도 있다.
신라 최고의 문장가이자 함양 태수를 지낸 이 상림을 만든 고운 최치원 선생부터
연암 박지원과 일두 정여창, 점필재 김종직 등등..
본격적으로 상림숲으로 들어가보니 역시 산책로 주변으로 붉음이 쏟아져 나온다.
숲 자체도 좋지만 상림하면 먼저 꽃무릇이 떠오르게 된다. 맥문동이 한창일때도 장관이다.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는 상림은 1100여년전 신라시대 진성여왕때 최치원 선생이
홍수를 막기 위해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아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이다.
이후 큰 홍수가 나서 중간부분이 유실되어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는데
상림만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그 후로 쭉 상림으로 부르게 되었다 한다.
각종 매스컴은 물론 좋은 숲 선정에 있어 빠지지 않는 숲이 되었으니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관광객이 몰려들기도 하지만
사시사철 깨끗하게 잘 보전되고 있어 더욱이나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그 시절에 이미 홍수를 막을 방법으로 나무와 숲을 생각했다는 지혜에 놀랍고
그 숲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함양엔 가볼만한 산도 많지만 함양인들에겐 상림이 큰 자부심이기도 할 것이다.
이 앞에서 손을 꼭 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금술이나 남녀간의 애정이 깊어진다 하니
상림에서도 인기 명소 중 한 곳이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져 하나의 나무가 되었다. 개서어나무와 느티나무가 한 몸이 된 것이다.
이 연리목을 천년약속의 사랑나무라 칭하고 있는데
천년의 숲 상림에서의 약속은 천년약속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연리근 앞으로 피어난 꽃무릇.
예전엔 상사화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래도 꽃무릇(석산)이라 많이 알려졌다.
꽃무릇은 꽃이 지고 난 뒤에 잎이 돋아나 다음해 봄까지도 푸르름을 유지한다.
그러나 정작 꽃이 필때는 잎을 볼수가 없으니 서로 그리워하지만 함께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뜻한다고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수선화과의 상사화속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상사화는 개화시기도 7~8월경으로 꽃무릇보다 빠를뿐 아니라 꽃 모양도, 색깔도 꽃무릇과는 다르게 생긴 꽃이다.
이것이 진짜 상사화다.
이렇게 다르게 생긴 상사화를 꽃무릇과 함께 뭉뚱그려
부르긴 좀 찜찜한 일이다.
그러니 앞으론 상사화 대신 꽃무릇이나 석산.
이왕이면 있는 그대로 불러주자구요.
꽃무릇은 절을 찾아온 여인을 잊지 못한 스님이 시들시들 죽어간 자리에 핀 꽃이라고도 하고,
스님을 짝사랑하던 여인이 상사병에 걸려 죽은 후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라고도 한다.
꽃무릇 군락지가 사찰 주변에 많은 것을 보고 생겨난 얘기일듯 하다.
어쨌든 꽃무릇을 사찰 주변에 많이 심는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때도 사용하였기 때문이란다.
요즘은 꽃무릇을 식재해 둔 공원들이 많지만 그래도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은 선운산과 불갑산이 대표적이다.
산사 주변으로 군락지가 조성되어 그 화려함이 배가 되는 곳들이다.
사랑이 왜 이리 고된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고운 얼굴 한 번 못 보고서 이리 보낼 수 없는데
사랑이 왜 이리 아픈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하얀 손 한 번을 못 잡고서 이리 보낼 순 없는데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험한 길 위에 어찌하다 오르셨소
내가 가야만 했었던 그 험한 길 위에 그대가 왜 오르셨소~♪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는데 이리 나를 떠나오
긴긴 겨울이 모두 지났는데 왜 나를 떠나가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험한 길 위에 어찌하다 오르셨소
내가 가야만 했었던 그 험한 길 위에 그대가 왜 오르셨소~♪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는데 이리 나를 떠나오
긴긴 겨울이 모두 지났는데 왜 나를 떠나가오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는데 이리 나를 떠나오
긴긴 겨울이 모두 지났는데 왜 나를 떠나가오.~♬
안예은의 「상사화」로 진짜 상사화를 말하는 것인지, 꽃무릇을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가수들이 다시 부를만큼 가사 뿐 아니라 멜로디가 좋은 곡이다.
민요풍, 트로트풍, 발라드풍 등 어느 버전으로 불러도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사랑이 왜 이리 고된가요~나만 이런가요.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는데 왜 나를 떠나요.~ 절로 감성 깊어지는 가을이다.
꽃무릇의 꽃말은 참사랑,이룰수 없는 사랑이라 한다.
지금 이 붉음에 괜히 마음이 찌릿해지는 이유는
다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에 열정 가득 쏟아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붉은 기운으로 악재는 물러가고 복 된 일들만 가득하길~ 이번 가을도 모두 홧팅입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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