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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금수산 등산코스 : 금수산 능강계곡과 용담폭포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미루고 미루던 충주에 일이 있어 오후에 내려가야 하는 날

이른 새벽에 서둘러 금수산에 들렀다가 충주에 가려 한다.

다른해 평소 같으면 제천에서 하루 세대밖에 없는 935번 버스를 탔을 것이다.

금수산은 교통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산행코스: 능강교~능강계곡~얼음골~금수산~망덕봉~용담폭포~상천주차장으로

거리는 약 12km로 5시간 30분쯤 소요되었다.

 

 

 

산행 들머리는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능강교다.

능강교에서 정방사 거쳐 조가리봉으로 올라도 되고 

능강계곡 얼음골 거쳐 신선봉이나 미인봉, 또는 금수산이나 망덕봉으로 오를수도 있다. 

 

 

 

얼음골생태길에 대한 안내문이나 이정목이 워낙 잘 되어 있어 길 찾기도 어렵지 않다.

능강교에서 얼음골까지는 왕복 11~12km에 이르므로 계곡만 한바퀴 돌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을만큼 

짧지 않은 계곡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엔 들머리가 아닌 날머리로 삼으려 했었다.

 

 

 

등로에 올라서면 상징처럼 서 있는 돌탑과 막걸리와 지짐, 냉커피 등을 파는 

조그만 휴게소가 있다. 돌탑을 쌓은 파주 감악산의 휴게 매점과도 닮아 있다. 

 

 

 

조용한 이른 아침의 공기가 상쾌하기 이를데 없다.

조금 올라서자마자 바로 계곡길이 시작되니 여름철 인기 있는 이유가 있었다.

잠시 손도 적시고 산행 준비를 한다. 준비랄것도 없다.

늘 배낭은 텅텅 비어 있고, 기껏 스패츠와 무릎보호대 하는게 내 산행 준비의 전부다.

 

제천시 수산면 금수산 심곡의 한양지(漢陽地) 유곡 양편에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숲 사이로 차고 맑은 계류가 굽이쳐 흐르면서

천하절경의 9곡을 이루니 이곳이 능강구곡이다.

 

 

이곳 능강계곡은 조선시대 이래 명승지로 시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청풍부읍지」에 의하면 "능강구곡의 제1곡은 쌍벽담, 제2곡은 몽유담, 제3곡은 와운폭, 

제4곡은 관주폭, 제5곡은 용주폭, 제6곡은 금병대, 제7곡은 연자탑, 제8곡은 만당암,

제9곡은 취적대"라 기록되어 있고, 청풍부사 이계원은 몽유담은 꿈속을 보는것 같다고 할 정도로 감탄한 곳으로

현재 능강구곡 증 1곡~4곡은 충주댐 수몰로 물속에 잠기었고

1984년 능강교가 건설되면서 5곡인 용주폭 역시 본래의 모습을 상실했고

금병대는 반석이 멸실되어 연자탑, 만당암, 취적대 만이 현존하고 있다.

 

 

 

8곡 만당암은 능강리 상수도 발원지로

수십명이 앉아 시문을 논하고 자연의 시상을 섭렵할수 있으니

당나라 말기 한시의 작품으로 초(初), 성(盛), 중(中), 만(晩)에 인용한 글귀의 만당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딱히 이름이 없지만 석공이 잘 다듬은듯한 사각 바위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마치 일부러 만들어 놓은 어느 갈비집의 인공 폭포수처럼 그 모양새 잘도 생겼다.

깊이 들어설수록 능강계곡 진면목이 펼쳐지니 왜 여름이면 더욱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계곡으로 모여드는지 알수 있을만큼 계곡은 길면서도 수려하다.

 

 

 

용담폭포로 하산하며 만나는 풍경도 가히 절경이지만

가장 운치 있게 걸을수 있는 곳은 이 능강계곡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단풍이 물들때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만날수 있겠다.

 

 

 

길다랗게 뻗은 부처 모양이 모이는가.

부처가 누워 있듯 5m 정도의 모양새가 와불을 닮았다 하여 얼음골 와불이라고들 부른다.

다리 쭉 늘린 낙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금수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드는 암석은 중생대 백악기에 마그마가 관입하여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오랜 세월 깎이면서 지하 깊은 곳에 있던 화강암체가 압력의 하중에서 벗어나 

지표로 올라와 침식과 풍화가 이루어지면서 암석단애와 수직절리 판상절리 등을 이루어

아름다운 금수산을 만들게 되었다. 어려운 말들 제외하더라도

바위와 이끼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어우러진 최고의 아름다움이 되었다.

 

 

 

능강구곡의 맨 위에 있는 취적대의 취적폭포와 취적담은

능강구곡의 정점을 이루는 최고의 절경이다.

이 길은 봄과 여름밖에 와보질 않았으니 단풍이 물들때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어진다.

유구한 세월을 거치며 능강구곡은 그 형상이 많이 변했다지만

세월에 깍이고 층을 이룬 바위 형태에는 절로 경외스러운 마음이 아니 들수가 없다.

 

 

 

맨 위쪽으로 있는 능강 9곡 취적대다.

수량이 많을때라면 그 생명력과 활기가 보통이 아니겠다.

능강구곡이 끝나면 숲이 좋은 산책로가 이어지니, 이 아침의 쾌적함에 흥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이젠 하나둘 열매로들 변하고 있는 시기, 마지막 남은 여름꽃들 위주로 몇장만 담아본다.

나물로도 먹고, 비린내 잡는 향신료로도 쓰는 배초향이다.

방아잎이라고도 많이 부르지만 산박하나 오리방풀과 비슷한 방아풀이라는

다른 식물도 있으니 정명 그대로를 부르는게 좋겠다.

 

**지난번 화악산 닻꽃 포스팅에서 닻꽃이라 한 것은 참닻꽃으로 수정하였다.

수정한 것을 보지 못하신 분들이 있을것 같아 다시 올린다.

우리나라에서 만날수 있었던 닻꽃은 2019년 유전자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신종으로 밝혀져 참닻꽃으로 국명이 변경되었다 한다.

동정 포인트는 꼬리모양이 예첨두라 하니 거 모양(SPURS)이 닻꽃보다 길고 좁고 안쪽으로 굽는다 한다.

그렇다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닻꽃을 보지 못한 결과가 되므로 참닻꽃과 직접 비교해볼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화악산이나 설악산 대암산 등에서 만났던 닻꽃은 참닻꽃으로 봐야할것 같다.

그러나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나 산림청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등록이 되지 않았다 한다.**

 

 

예전엔 선괴불주머니를 눈괴불주머니라 하기도 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눈괴불주머니는 없는 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선괴불주머니다. 가는괴불주머니와도 흡사하다.

뒤로는 물봉선이다.

 

 

 

잎이 세장인 참나물도 하나둘 열매로 변하고 있다.

요즘은 참나물도 변이가 심하다. 잎의 톱니가 언제라도 갈라질 준비를 하고 있는것처럼 느껴진다.

 

 

 

바로 옆으로 자라고 있는 이것은 무슨 참나물이라 해야 맞을까.

가는참나물 ,그늘참나물, 노루참나물. 그 정의대로 맞춰보고는 하지만

그 자료 내용들에서도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기고 또 다시 변이가 일어나기도 하므로

자신 있게 무슨 참나물이라 말하지 못하겠다. 변이도 심할뿐더러 공부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

 

 

 

얼음골을 앞두고 물봉선이 가득하다. 많이 열매로들 변했다.

 

 

 

산 속 습한 응달에 잘 자라는 쐐기풀과의 산물통이.

 

 

 

개옻나무.

 

 

 

우리 어렸을때 또랑 주변으로 많고도 많았던 돼지에게 베어주던 풀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돼지풀이라 불렀었다. 

마디풀과의 고마리다. 고마리는 같은 마디풀과의 며느리밑씻개와도 많이 닮았다.

 

 

 

값비싼 동백기름 대신 옛 여인들이 머리 기름으로 사용했던 쪽동백나무다.

 

 

 

열매로 변하는 뚝갈.

능강계곡은 볼거리는 많지만 얼음골 거쳐 정상으로 가는게 길게 느껴지니

주로 하산길로 택하는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보통은 정상을 가자면

단양 상학주차장에서 오르거나 제천 상천주차장에서 오르는게 더 일반적이고 무난한 편이다.

 

 

 

능강계곡의 끝 지점으로 올라서니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한양지(漢陽地)의 빙혈이 있어 한 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얼음골이다.

그동안 무분별한 얼음 채취가 있어 5인 1조로 빙혈 체험을 제한한다는 안내문까지 있으니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였고 원시의 생태를 간직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을 것이다.

 

 

 

굳이 빙혈체험을 하지 않아도 일대를 지나니, 찬바람이 강하게 느껴지고 한기가 느껴진다.

밀양 영남알프스 일대에도 유명한 얼음골이 있다. 

 

~얼음골에서 얼음골재로 올라서면 망덕봉이 가까우니 바로 망덕봉으로 가서

용담폭포와 상천주차장으로 하산하기도 한다.

능강계곡에서 올라 정상과 망덕봉 용담폭포를 모두 보자면 어쩔수없이

얼음골재에서 정상까지를 왕복으로 다녀와 다시 망덕봉으로 가야 하니 

1.3km쯤 겹쳐지는 부분이 생기게 되고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

그래서 능강계곡에서 오르면 정상이나 망덕봉을 모두 돌아보기가 애매하게 되니

망덕봉만 오를 것인지, 아님 정상만 오를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얼음골재에서 능선따라 금수산 정상 방향으로 향하니 정상 전위봉이 나온다.

 

 

 

아까 얼음골에서 봤던 것은 산물통이, 이것은 그냥 물통이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 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정상 갔다가 망덕봉으로 가려면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내려와야 한다.

상학주차장은 단양쪽 상리를 말하는 것이다. 정상에서도 상학주차장과 상천주차장으로 가는 다른 방향이 또 있다.

상학이든 상천이든 어느쪽에서든 정상을 두고 한바퀴 원점회귀 할수 있는 코스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만큼 곳곳 이정표도 잘 되어 있다.

 

 

 

이제부터는 조망이 아주 좋다. 저곳은 바다인가. 육지인가.

아침까지만 해도 운해가 가득 들어차 있다가 날이 걷히며 빠져나가는듯 하다.

좌측은 망덕봉이다. 그러니까 능강계곡에서 저 능선 중간쯤으로 오른 것이다.

가운데서 우측 뒷줄 뾰족한 봉우리들은 6월에 다녀왔던 조가리봉 미인봉 학봉 신선봉능선이고,

맨 우측은 남근석으로 유명한 작성산이다. 동산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망덕봉과 용담폭포 능선 뒤로는 급하게 흘러가는 운무떼속 중앙에 월악산이 걸렸고

월악산 좌측으로는 만수봉과 하설산과 메두막봉으로 이어진다.

가운데서 좌측으로 뒷너울엔 마패봉 신선암봉 조령산 주흘산이 보일듯 말듯 겹쳐보인다.

구름이 가득 채워진 저곳에 충주호(청풍호)가 흐르고 있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소백산이다.

요즘은 소백산도 잊고 산다. 한동안 너무 잦아진 걸음에 행여 물릴세라

설악산이 그러하듯 나만의 휴식년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우측 움푹 패인 곳이 죽령이고 그 우측으로는 도솔봉과 흰봉산이다.

죽령 좌측으로는 제2연화봉, 연화봉, 제1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으로 이어진다.

 

 

 

아~이미 10시가 넘었는데 전망대엔 아직도 텐트를 걷지 않고 있다. 

좁은 곳에 세간들이 나와 있고 3개나 설치하였으니 발 디딜틈이 없다.

전망대에 들어가려다 그냥 나오신 한 부부께서 표정으로 언짢음을 표하고 계셨다.

 

 

 

저 앞 봉우리가 정상이다.

너무 오랜만에 오니 원래 길이 이랬던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진을 제대로 남기지 않거나 기록을 해놓지 않으면 기억은 오류 투성이인지라

나이가 먹을수록 기록과 사진에 의지하게 된다. 정상까지는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다.

한쪽으로 기울어 자라는 소나무 한그루도 이 길의 풍취를 더한다.

 

 

 

지나온 전위봉 뒤로는 온통 구름바다가 일대를 평정해 버렸다.

멀리 강원도의 명산들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저 이 몽롱함에 정신을 놓는 것이 더 매력적인 날이다.

가까이는 단양, 멀리로는 영월과 정선 태백 방향이다.

 

 

 

능강계곡에선 사람 한명 보지 못하였고 상천주차장에서 오르신 분들이다.

대부분은 상천주자창이나 상학주차장에서 오르는게 일반적이다.

조망이나 바위능선은 상천주차장에서 오르는 것이 더 낫고

상학쪽은 숲이 좋은 육산이고 거리도 더 짧아 걷기에는 더 수월한 편이다.

 

 

 

그렇게 금수산 정상에 올라서니 정상도 여전히 텐트를 걷지 않고 있다가

올라선 사람들을 보고 이제 걷기 시작한다. 평일에는 사람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텐트족을 본 적이 없는데 아까 그 전망대 텐트와 일행인듯 싶다.

오늘 만난 사람은 텐트 4동과 상천에서 오르신 두명의 산객과 하산해 만난 한분이 전부였다.

그래도 유명한 산이니 평일에도 이 정도 사람을 볼수 있는 것이다.

 

 

 

마치 정상은 세트장처럼 속이 빈 바위들을 배치해 둔것만 같다.

거기에 그럴싸한 소나무 하나까지~

 

 

 

충북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에 걸쳐 있는 금수산(1016m)은 

월악산을 필두로 소백산, 가리왕산, 태백산, 함백산, 백덕산, 주흘산, 조령산, 치악산 등 

그 조망이 드넓게 펼쳐지니 충주호를 감싸고 도는 주변경관에 더해져 가히 일품조망을 만날수 있는 곳이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금수산은 제2의 단양팔경 중에 하나고.

멀리서 보면 마치 미녀가 누워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미녀봉이라 부르기도 했다.

 

원래는 백암산이라 불리다가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재임시 단풍 물든 가을 풍경이 

비단에 수를 놓은듯 아름답다 해서 지금의 금수산이라 개칭하였다 하니 

그 풍경이 어떠하였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운해는 많이 빠져나갔지만, 이른 아침의 구름바다는 가히 절경이었으리라.

능강계곡에서 앞쪽 능선으로 올라왔고, 두번째줄은 초여름에 다녀왔던 조가리봉 미인봉 학봉 신선봉 능선이다.

그리고 맨 우측으로는 단백봉과 용바위봉, 맨 뒷줄 가운데는 남근석으로 유명한 작성산과 동산이다.

동산에서 단백봉과 신선봉 조가리봉으로, 또는 조가리봉에서 여기 금수산까지도 연계가 가능하고

산악마라톤대회로 유명한 길이다.  작성산 동산 뒤로는 원주 치악산과 백운산, 감악산과 용두산이

있을 자리지만 다 잠기어 보이질 않는다.

 

 

 

우측 망덕봉과 구름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생존(^^)한 좌측의 월악산이다.

월악산 우측으로 사진 중앙에 윗부분만 뾰족 올라온 산은 제천시 한수면의 등곡산이겠다.

 

 

 

월악산에서 내 등 뒤 좌측으로는 하설산 메두막봉 문수봉 대미산으로 이어진다.

뒷라인에 주흘산이며 포암산 조령산 등이 자리한다.

 

금수산 정상엔 목책이나 바위가 있으니 카메라 올리고 셀카 날리기도 쉬워 좋다.

사진으로는 다 전해지지 않는 청량감이 아쉬울 뿐이다.

풍선효과라 하던가. 요즘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집 주변 공원이나 한강

그리고 가까운 도심 산에 사람들이 몰리게 된다. 최근엔 가장 붐비는 한강구역에 출입금지를 시키기도 했다.

그러니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도 이런 자연 그대로를 만날수 있으니

충주에 일이 생긴것도 고맙고 새벽잠을 줄여서라도 조금 힘듦을 감수하게 된다. 

 

 

 

거기에 운해가 빠져나가는 여운을 느껴보는 것도 이 자리에 선 기쁨이다.

온 몸이 촉촉하고 벌레 기어가듯 스멀스멀해지는 느낌이다.

좌측으로 청풍문화재단이 있는 청풍호의 비봉산 일대도 드러난다.

가운데 내가 가린 줄기가 미인봉과 학봉 신선봉 능선, 우측 뒤 능선이 작성산 동산이다.

 

 

 

안개인지 구름인지에 아련하게 잠긴 청풍호 일대다.

좌측 볼록 올라온 케이블카가 있는 비봉산, 그리고 가운데가 면위산, 우측이 대덕산이다.

청풍문화재단지와 비봉산도 한번쯤 둘러봐도 괜찮다.

청풍에서 바라보는 동산과 미인봉 신선봉 금수산 방향으로 바위산의 조망이 아주 좋다.

 

 

 

단양 방향의 산군들이다. 가운데서 바로 우측으로 거북이 기어가는듯한 삼태산과

맨 우측 뒤로 영월과 단양의 경계에 있는 태화산이겠다.

시야 좋은 날엔 뒤로 가리왕산과 함백산 태백산까지 잡히는 조망 좋은 곳이다.

 

 

 

그리고 앞 사진에서 시선을 좀 더 우측으로 돌리면 이름만 들어도 괜히 가슴 설레는 소백산에 이르게 된다.

마치 펄펄 끓어오르는 용암 위로 새로이 만물이 솟아나는것만 같다.

맨 우측 움푹 들어간 곳이 죽령이고, 그 좌측으로 제2연화봉, 연화봉, 제1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신선봉, 민봉 순이다.

좌측 백록담 또는 중절모처럼 보이는 산은 단양 가곡면의 용산봉이다.

 

 

 

다시 망덕봉삼거리로 내려가는 길, 고사목 한그루와 아직 빠지지 않은 운해가 발길을 붙잡는다.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는 단백봉과 용바위봉이다.

미인봉 신선봉에서 단백봉 거쳐 금수산으로 종주코스를 밟아도 좋다.

또는 좌측 뒤 작성산과 동산으로 이을수도 있다.

 

 

 

좌측 뒤로 어렴풋 제천의 용두산이 헤엄쳐 나오는듯 하고, 아주 희미하지만 가운데서 좌측 뒤로 백덕산이 솟아 있다.

원주쪽 감악산에서 석기암봉 거쳐 제천쪽 용두산까지 연계하는 산행도 괜찮다.

용두산에서 제천으로 하산하면 의림지가 가까워 가볼만 하다. 의림지는 사진 찍으러 많이들 가는 명승지기도 하고,

고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다.

 

그닥 이름 나 있지 않은 단양의 산으로 보이지만, 저 고사목 뒤로 아련하게 걸친 산이

가장 압권이었으니 어느 명산들보다 최고의 시선 강탈이었어라.

맨 우측으로 단양 삼태산이 시작되는 걸 보면, 채석 현장이 있는 갑산~가창산 일대일지도 모르겠다.

그 채석장이 있는 일대라면 너무나 다른 산으로 탈바꿈을 시켜준 것이다. 신선의 집이 따로 없어라.

 

 

 

무슨 산이든 상관 없어라.

운해에 두둥실 그저 몽롱한 기분에 입을 다물지 못하니 한동안 바보가 된 듯 바라봐야 했다.

가운데서 좌측 맨 뒷줄, 어렴풋 영월과 평창 횡성에 걸쳐 있는 백덕산도 보인다.

백덕산 앞줄 또 다른 봉우리는 제천 송학산이다.

 

 

 

다시 전위봉을 넘어 망덕봉으로 가는 길,

이젠 어디나 지천으로 피어나는 구절초가 대세 중 대세다.

 

 

 

운해가 거의 빠져나가고 청풍호도 조금씩 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우측이 월악산, 가운데서 좌측으로는 어래산, 하설산, 메두막봉, 문수봉, 대미산이다.

 

 

 

망덕봉이 가까워지자 지나온 금수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고

 

 

 

망덕봉(926m)에 이르지만 망덕봉은 조망이 막혀 바로 뒤돌아 나온다.

뒤로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소용아릉 가는 길이다. 

 

 

 

꼬리진달래와 뒤로는 금수산 정상.

 

 

 

 

금수산에서 가운데 부처댕이봉과 그 우측으로 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비탐이기도 하고 많이들 가는 코스는 아니다.

 

 

 

그리고 건너편은 금수산과 연계하기도 하는 가은산 능선이다.

가장 앞줄 젖꼭지처럼 생긴 봉우리 좌측이 가은산 정상이다.

가은산은 새바위와 둥지봉이 볼만하고 그 앞으로 굽이져 흐르는 충주호와 구담봉 옥순봉의 전경이 아주 좋다.

금수산을 이르게 시작하였으니 가은산까지 돌아봐도 좋겠지만, 오늘은 일이 있어 여의치 않다.

여유 가지고 가은산만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가운데서 좌측으로 나지막하지만 볼록한 말목산과 우측 뒤로는 제비봉과 사봉 용두산 능선이다.

맨 우측 뒤는 얼핏 도락산으로 보이지만 용두산일듯 하다.

 

 

 

맨 좌측 짤린 곳이 말목산, 앞줄이 가은산.

뒷줄 좌측이 사봉, 제비봉, 용두산. 뒷줄 우측으로는 대미산 문수봉 메두막봉 라인이다.

아래로는 상천주차장이 있다. 상천주차장은 가은산 산행의 들머리기도 하다.

가은산은 옥순대교에서 올라 새바위쪽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대미산 문수봉에서 메두막봉 하설산 월악산으로 이어지는 충북의 산너울.

연한 물감 흘려놓은듯한 풍경이 그저 신선하고 우리네 산하다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용담폭포로 내려가는 길,

이젠 청풍호도 완전히 드러났고 바로 아래 독수리바위도 보인다.

나는 금수산 하면 독수리바위와 저 청풍호가 어우러진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독수리바위는 위에서 볼때와 옆에서 볼때, 아래에서 볼때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보였다.

구부러진 손가락처럼도 보인다.

 

 

 

조가리봉~미인봉이나 동산 오름길처럼 내내 청풍호반을 바라볼수 있으니

가다서다 청풍문화재단지와 청풍면 일대를 둘러보는 맛도 아주 좋다.

청풍호 바로 뒤의 산이 케이블카가 있는 비봉산이다.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금수산과

동산 방향으로의 조망도 아주 좋다.

 

 

 

 

난간 옆으로는 멋드러진 소나무가 압권이고, 길이 되어버린 뿌리는 밟히고 문드러져도

꿋꿋하게 살아 남았지만 더 이상 밟힐곳도 없이 사라질까 걱정이다.

마치 6년근 인삼 한뿌리를 보는것도 같다.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 랑 한 다
정말 사랑 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 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곡이 어느날 너무나 유명한 노래가 되었다.

미스터트롯에 들고 나온 임영웅의 첫 예선곡이자 이야기 하듯 부르는 그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많은 사람들을 트롯 열풍에 가담시켰던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가사가 참 좋다. 움켜쥐듯 아등바등 바쁘게 살아온 삶.

그 삶에 한줄기 등불같은 한 사람의 작은 위로가 있다면

어느날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있진 않을거라는 말에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점을 찍는 대목은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라는~~

부정을 해보아도 가끔 늙는다는 말은 조금 서글프기도 하다.

이뤄 놓은게 없다 생각하는 사람에겐 나이 듦이란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단어이기도 할 것이다.

나이를 먹는게 익어간다 말하고 싶을만큼 그럴만큼의 수양을 쌓으며 나이 들고 싶다.

 

 

 

 

커다란 암벽 옆으로는 예전에 없던 난간도 세워졌다.

언젠가는 이 길도 모두 계단으로 채워질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또 오늘을 회상하며 많이 변했다 하겠다. 나도 많이 늙었다 하겠지.

예전엔 왜 그리 아등바등 했을까 후회도 하겠지.

 

 

 

 

독수리바위와 뒤로는 청풍호와 월악산.

 

 

 

 

독수리바위는 아래에서 보니 웃고 있는 강아지 같기도 하고, 자라 한마리나 쥐상을 닮기도 했다.

 

 

 

 

 

금수산을 내려갈때면 갈기갈기 찢어진 잔근육 같은 저 암릉을 바라보며 걷는 맛도 아주 좋다.

 

 

 

 

망덕봉 능선 너머로 금수산과 부처댕이봉.

 

 

 

조금 더 내려오니 상.중.하 삼단으로 이루어진 폭포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어댕이골과 정낭골이 만나는 계곡에 금수산의 제1경인 용담폭포와 선녀탕이다.

정규탐방로는 아니지만 알게모르게 저 용담폭포를 따라 걷는 사람들도 있다.

 

 

 

 

마치 설악산 십이선녀탕을 보는것도 같았다.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본 뒤 신하들에게 이 폭포를 찾아오라 명했는데

그 폭포가 바로 용담폭포와 선녀탕이었다 한다.

상탕 중탕 하탕이라 불리는 선녀탕에는 금수산을 지키는 청룡이 살고 있었는데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 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하여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전망대로 내려와 바라본 용담폭포는 말 그대로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것만 같다.

마치 양 갈래로 정갈하게 나누어 놓은 헤어스타일을 보는듯 했고

왠지 모르겠지만 어느 인테리어샵의 고급 커튼을 보는것도 같았다.

단풍이 드는 가을이나 눈 내린 겨울날에는 정말 아름답겠다 싶다.

 

 

 

 

맨 하단부로 내려와서 직접 만나는 용담폭포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자리, 수량은 많지 않지만 바위 자체로도 우람한 곳이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보문정사를 지나고

 

 

 

 

상천주차장 입구로 나오니 유명 명산답게 초입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 이름처럼 비단에 수를 놓듯 아름다운 금수산, 가을 단풍이 물들때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다.

그때쯤이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있으면 좋겠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