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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천상데미~팔공산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일주일 넘게 시골집에 머물고 있다.

그 중에 하루 시간을 내 천상데미와 팔공산 산행을 다녀온다.

팔공산 하면 대구의 팔공산을 먼저 떠올리지만, 전북 장수에도 그에 못지않게 

조망 좋은 산이 있으니 팔공산이다.

 

이번 천상데미~팔공산 편에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정리해야 했다.

그동안 이 일대 산행기는 거의 올리지를 못해서다.

세세히 남겨둬야 할 것 같아 양도 많다. 천천히 함께하시면 좋겠다.

 

산행 코스 : 와룡휴양림~오계치~천상데미~팔공산~자고개 (약 12km로 6시간 가까이 소요.)

(천상데미와 팔공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너무 좋아 휴식 시간을 많이 가져야 했다.)

 

 

 

 

진안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와룡휴양림으로 간다.

버스는 진안에서 천천을 거쳐 상리종점에 도착한다.

7시쯤 되었다. 휴양림 입구까지는 5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상리종점에서 와룡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 도로의 끝이 와룡휴양림이다.

오지중의 오지였던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에 휴양림이 생기면서 

아무도 들어오는 이 없을것 같던 마을이 힐링과 휴양처로 손색 없는 곳이 되었다.

 

 

 

 

와룡자연휴양림에 들어서면 승마마실길 이정표가 하나 세워져 있다.

장수에 승마장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등산로에 들어설려면 포장도로 따라 휴양림 끝까지 올라가면 된다.

물론 다른 등로도 있지만 오계치로 바로 올라갈때를 말하는 것이다.

 

 

 

 

계곡 옆이며 휴양림 곳곳엔 캠핑객들이 은근 많이들 와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땀을 비질거리며 오르고 있으니 몇몇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신다.

위에 산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은 내가 의아했을수도 있을 것이다.

 

 

 

 

금남호남정맥 안내도와 삿갓봉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휴양림에서 계곡을 기준으로 우측 각시소 방향으로 오를 경우엔 바로 삿갓봉으로~

지금처럼 제3야영장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오를 경우엔 오계치를 먼저 오르게 된다.

나는 오계치로 바로 오르기로 했다.

이른 아침 모기가 얼마나 극성일지 산길 대신 임도길을 택한 이유도 있었다.

결론은 어디로 가나 산길로 들어서기 무섭게 모기는 달려 들었다.

 

 

 

 

산길로 접어들자 바로 오계치 이정표가 나온다.

휴양림에서 오계치까지는 약 2.1km다.

휴양림에서 오계치 거치지 않고 깃대봉(천상데미)으로 오르는 길도 있다.

 

 

 

 

오계치로 오르는 길, 은꿩의다리를 만난다.

오늘 이 산엔 은꿩의다리 말고 다른 꿩의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은꿩의다리는 산꿩의다리나 자주꿩의다리처럼 수술대가 볼링핀처럼 뭉툭하지 않고

가늘게 일자로 뻗는게 특징이다. 물론 잎도 다 다르게 생겼다.▲

 

 

 

 

등로 양 옆으론 이제 피기 시작한 멸가치가 점령했다.

멸치의 가치, 멸가치~^^ ▲

 

 

 

 

촛점 맞추기도 힘들고 귀찮아 잘 담지 않는 파리풀도 오랜만에 한장 담아본다.

뿌리를 짓이겨 나온 즙을 종이에 묻혀 놓으면 파리가 잡힌다 하여 파리풀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도 놀라울 따름이다.▲

 

 

 

 

오계치에 올라선다.▲

와룡휴양림 반대편은 데미샘휴양림이 자리한다.

와룡휴양림보다 데미샘휴양림을 들날머리로 해 천상데미를 오르거나 

천상데미와 선각산을 연계한 뒤 데미샘휴양림으로 원점회귀하기도 한다.

저 위의 봉우리는 정자 전망대와 삿갓봉이다. 저 곳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팔공산 방향으로 간다. 선각산이나 삿갓봉으로 가려면 마이산 성수산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정표의 성수산은 금남호남정맥의 성수산을 말하는 것이고

이따 팔공산으로 가면서 보면 또 다른 성수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등골나물과 꽃대를 올린 단풍취가 가득하다.▲

 

 

 

 

엉겅퀴에서 꿀을 빠는 나비 한마리.▲

 

 

 

 

꿀풀도 아침 이슬에 촉촉이 젖었다.▲

 

 

 

 

숲에선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노린재나무다.

열매는 초가을이면 영롱한 청보라빛으로 익어갈 것이다.▲

 

 

 

 

점차 물기는 말라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침이슬이 제법이나 무겁게 느껴진다. 일월비비추다.▲

 

 

 

 

그렇게 정자가 세워진 천상데미(1099m)에 올라선다.

이곳 천상데미(천상데미정)를 깃대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따 팔공산 가는 길에 데미샘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곳을 천상데미라 이르기도 하지만

보통은 천상데미정 이 곳을 천상데미라 부른다.

천상데미란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를 뜻한다. 데미는 더미(봉우리)의 사투리다.▲

 

 

 

 

그렇게 천상데미정에 올라서니 와우~

서서히 안개구름에서 벗어나고 있는 삿갓봉 풍경에 나는 절로 탄성을 질렀다.

나는 일단 하늘과 구름이 정형화 된 하나의 색이 아닌것에 감동하고 있었다.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 천상데미, 그 이름처럼 천상데미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좌측이 선각산, 우측이 삿갓봉이다.

맨 좌측 뒤로 희미하지만 연석산과 운장산 능선도 보인다.▲

 

 

 

 

선각산 뒤로는 덕태산 능선도 살짝, 구봉산도 출렁인다.▲

 

 

 

 

순식간에 구름은 삿갓봉 위로 앉았다 벗어났다를 수차례 반복한다.

선각산과 여기 천상데미를 연계할때는 저 삿갓봉을 거치게 되어 있다.

보통 선각산은 덕태산과 한바퀴 돌아보는게 더 일반적이다.▲

 

 

 

 

우측 선각산과 좌측 뾰족봉은 성수산 능선이다.

팔공산 마령재에서 뻗어내린 성수지맥의 최고봉 성수산이다.

그러니까 저 성수산은 아까 이정표의 금남호남정맥의 성수산과는 다른 곳이다.

선각산 바로 좌측 뒤 조그만 뾰족봉은 고덕산이다.▲

 

 

 

 

종기처럼 볼록 올라온 산이 임실과 진안 경계에 있는 고덕산이다. 

고덕산은 1봉부터 정상인 8봉까지 여덟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고덕산만 다녀오기는 좀 짧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내동산과 연계하는 경우가 많다.

우측으로 있을 진안 내동산은 이따 보여질 것이다.

일자로 너울을 그린 맨 뒤는 백암산 내장산 라인으로 보인다.

이따 팔공산 정상에서 만난 지리에 밝으신 님의 이야기도 내 생각을 뒷받침해 주었다.

유후~시야도 아주 좋은 날이다.▲

 

 

 

 

좌측이 이따 가야 할 팔공산이고, 팔공산에서 우측 뒤 능선으로는 성수산으로 연결된다.▲

아래 이정표엔 천상데미를 더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곳을 천상데미 정상인 천상데미정(깃대봉), 저 앞의 봉우리인 데미샘 갈림길을 천상데미라 하기도 한다.

 

 

 

 

가운데 들판 위로 나즈막한 산은 팔공산에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의 신무산이다.

그러니까 신무산과 우측 팔공산 사이에 자고개가 있는 것이다.

맨 뒤로는 지리산이 두둥실 떠 있지만 아직 선명히 드러나진 않는다.

벌써부터 팔공산에서의 드넓은 조망을 생각하며 한껏 부풀어 있다.▲

 

 

 

 

안타깝게도 이쪽은 아직 구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 형태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것 같다.

그러니까 가운데서 좌측으로 구름과 맞닿은 남덕유산과 덕유산이 자리하고 있다. ▲

 

 

 

 

남덕유를 지나면 수리덤과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거망산 ,황석산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백운산과 장안산으로 명산들이 총집결해 있다.

구름이 걷히면 그때 다시 살펴보자.▲

 

 

 

 

천상데미정을 내려와 더 진행하니 데미샘 갈림길이 나온다.▲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까지는 왕복 1.1km쯤, 처음이신 분이라면 다녀와도 좋겠다.

요즘의 내 체력으로는 한 봉우리 한 봉우리가 큰 숙제처럼 느껴지는지라

최대한 아끼고 아끼며 산길을 걷고 있다.

다음엔 데미샘휴양림에서 시작해 천상데미와 선각산을 돌아보려 한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데미샘 갈림길을 지나 서구이재와 팔공산으로 가는 이 길이

너무나 기분좋게 다가왔다. 입안에서 기분 좋은 흥얼거림이 터져나왔다.

등로 주변엔 미역줄나무가 큰 넝쿨이 되어 일대를 점령해 버린다.▲

 

 

 

 

붉게 익어가는 미역줄나무 열매다. 미역 줄기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는 길에 그늘이 되어 준 조록싸리.

조록싸리는 잎 끝이 뾰족한 게 특징이다. ▲

 

 

 

 

잎 겨드랑이마다 붉은 반점이 있는 큰까치수염이다.

아무 수식 붙지 않는 까치수염은 붉은 무늬가 없다.▲

 

 

 

 

잎줄기에 날개가 있고, 잎이 줄기를 감싸는 두메고들빼기다.▲

 

 

 

 

흰씀바귀와 두메고들빼기.▲

 

 

 

 

야생화에 관심을 갖던 초창기에는 이 아이를 많이 담았었다.

요즘은 귀찮아 잘 담지 않는 며느리밑씻개다.

고마리와의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같은 마디풀과의 고마리와도 닮았지만

며느리밑씻개는 줄기에 아래로 향한 가시가 촘촘해 고마리와는 구별이 된다.

며느리밑씻개의 잎은 삼각 모양으로 날카롭고 고마리보다 꽃도 작은 편이다.

그 가시 박힌것으로 밑씻개를 하라니 에휴~~시러요~

 

화장지가 귀했던 시절,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 부드러운 풀잎대신 가시가 있는 이 풀로

뒤를 닦게 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으나

일본 꽃이름 의붓자식의밑씻개에서 왔다는게 정설이라고도 하고~▲

 

 

 

 

노란색은 숲의 활력이다. 기린초도 곳곳에서 은근 자주 보였다.▲

 

 

 

 

흔한 잡초지만 그 진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닭장 주변에 잘 자란다 하여 이름 붙여진 닭의장풀이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곤 하지만 자연의 시간은 어찌도 이리 정확한지

때가 되면 그 때에 맞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자연은 언제나 신비로움 자체다.

등로 옆, 길을 밝히는 일월비비추를 뒤로 하고 팔공산으로 간다.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여름의 숲은 얼마나 단조로웠을까. 모든 들풀꽃나무들은 위대함이다.▲

 

 

 

 

어느새 생강나무도 열매를 맺었다. 불어대는 바람에 살짝 촛점이 어긋났다.

산행이 주가 되는 여정, 카메라 맞추며 정성껏 찍는 사진은 아니니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흔들리면 흔들리는대로 담는다.▲

 

 

 

 

이젠 바야흐로 하늘말나리 전성시대다.

아래쪽의 잎은 6~12개가 돌려나기 하고

위쪽으로는 작은 피침형의 잎이 한개씩 어긋나기 한다.

꽃이 하늘을 향하면 하늘말나리, 꽃이 옆을 향하면 말나리라 구별한다.

보통은 같은 산지라 해도 해발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대에 하늘말나리가,

더 높은 곳에 말나리가 피는 편이지만 더러는 해발 높은 곳에 동시에 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팔공산 정상으로 가면서도 처음엔 하늘말나리가, 정상이 가까워지면서는 말나리가 보였지만

정상부에 하늘말나리와 말나리가 공존하는 모습도 보여졌다.

 

 

 

 

지나온 능선과 우측으로는 팔공산 들날머리가 되기도 하는 서구이재 임도길도 보인다.

진안과 장수의 경계인 서구이재는 예로부터 서구리재라 부르기도 했다.

서구이재의 서(鼠)는 쥐 서자를 써 쥐가 떼를 지어 넘어가는 9개의 산줄기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서구이재로 빠질 수 있는 길은 두 곳이다.▲

서구이재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바로 능선에 진입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팔공산에 오를 수가 있다.

 

 

 

 

잎자루 없이 4~6장이 돌려나고, 잎에는 3맥이 뚜렷한 개갈퀴다.▲

 

 

 

 

어찌나 키가 껑충 자랐던지 한 샷에 다 담기가 어렵다.

흰여로가 곧 꽃망울을 터트리겠다.▲

 

 

 

 

줄기에 가시가 어긋나기 하는 산초나무다.

비슷한 초피나무, 개산초나무, 왕초피나무 등의 가시는 마주나기 하여 구별된다.▲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것은 붓꽃일까~꽃창포일까~

붓꽃엔 외화피에 진한 호피 무늬(부채살 무늬 또는 그물 무늬)가 있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꽃창포와 달리 붓꽃은 산기슭 건조한 곳에서 서식한다.

물론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꽃창포 역시 건조한 산기슭에서 많이 만나게 되니 말이다.

보통 붓꽃은 5월쯤, 꽃창포는 7월경에 개화를 한다.

외화피에 노란색 무늬가 있고, 시기적으로도 더 늦게 피는 이건 꽃창포다.▲

 

 

 

 

좌측은 노란색 무늬가 있는 꽃창포, 우측은 호피 무늬(그물 무늬)가 있는 붓꽃이다.

꽃창포는 자주색에 가깝다면 붓꽃은 진한 청보라에 가깝다.

참고로 창포와 꽃창포는 전혀 다른 종이다.

꽃창포는 붓꽃과. 창포는 천남성과로 전혀 다른 꽃이다.▲

 

 

 

 

노박덩굴이 열매를 맺고 있다.

아주 흡사하게 생긴 푼지나무는 아닌지도 의심해 본다.

노박덩굴의 잎엔 거치가 상대적으로 무딘 반면, 푼지나무의 거치는 더 촘촘하고 날카로운 편이다.

열매가 붉게 익었을때 노박덩굴 열매 껍질은 노란 색이라면

푼지나무 열매 껍질은 연한 노랑색 또는 옅은 녹색이고 줄기에 구부러진 한 쌍의 가시도 있다.▲

 

 

 

 

이제 하나 둘 피기 시작한 흰여로다.

여로 종류엔 여로, 흰여로, 푸른여로, 파란여로, 참여로가 있다.

산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모두 만나보게 되었다.▲

 

 

 

 

며느리밥풀속.▲

 

 

 

 

이맘때면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바위채송화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었다.

습한 바위 주변으로 많이 자란다.▲

 

 

 

 

와우~ 산딸나무가 풍년이다.

붉게 익어갈때면 아주 장관이겠다. ▲

 

 

 

 

유후~팔공산으로 가는 도중, 구름이 많이 걷혔다.

가운데 맨 뒤로 둥그스름한 덕유산 향적봉과 중봉,

바로 앞라인 가운데서 우측으로 장수덕유(서봉)와 남덕유가 구름과 한 몸이 되었다.

맨 우측으로는 쑥 들어간 남령을 지나 월봉산의 수리덤이 시작된다.

월봉산은 수리덤(칼날봉)도 멋지고,

조망도 좋은데다 덕유산을 가까이 마주하며 걷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좌측 덕유산과 남덕유, 그리고 우측으로는 수리덤과 월봉산, 금원산,기백산,

거망산, 황석산으로 이어진다. 황거금기(황석,거망, 금원, 기백)가 쫙 펼쳐지는 것이다.

우측으로 평평해 보이는 진한 색의 능선은 장수와 함양의 백운산과 장안산이겠다.

맨 우측 앞줄은 사두봉이다.

금남호남정맥 1구간 영취산 장안산에서 저 사두봉을 거쳐 수분재로 가게 된다.▲

 

 

 

 

여기저기 일월비비추가 길을 훤히 인도한다.

기분까지 좋게 해주는 이만한 안내자들이 없다.▲

 

 

 

 

위험하거나 가파른 곳이 아님에도 굳이 곳곳에 밧줄이 연결되어 있는데

아마도 눈이 많은 지역이므로 길을 분간하는 표식이 될 것이다.▲

 

 

 

 

우측 지나온 천상데미 능선과 좌측으로는 선각산과 삿갓봉.

뒤로는 한바퀴 연계산행 많이 하는 덕태산과 시루봉도 보여진다.▲

 

 

 

 

선각산 줄기 아래로 중앙에 진안 내동산이다.

조그마해 보이지만 평지돌출형이라 마이산은 물론 주변의 천미터 고산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조망도 좋고 아주 알찬 산이다.

내동산 우측으로 솟은 산은 호남정맥 1구간에 있는 만덕산으로 보인다.▲

 

 

 

 

큰 바위가 많지 않은 산에 지표 같은 바위 하나를 지난다.

팔공산 헬리포트가 가까워지고 있음이다.▲

 

 

 

 

습한 바위엔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바위채송화와 까치고들빼기가 함께한다.

좌측이 바위채송화, 우측이 까치고들빼기다.

노란 꽃이 피는 까치고들빼기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상태다.▲

 

 

 

 

오늘 이 길의 최고 볼거리는 말나리가 아니었나 싶다.

가는 길을 끝없이 비춰주니 어느 희귀식물 부럽지 않은 것이다.

숲은 숲대로 좋고 그 길에 말나리 화사함마저 뿌려지고 있었으니 걷는 것으로 행복한 순간이다.▲

 

 

 

 

 

구름이 더 없이 멋스러운 날, 팔공산 헬리포트에 오른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또 기가 막히다.

팔공산 정상은 0.26km쯤 더 진행하면 통신탑이 있는 저 곳이다.

 

 

 

 

좌측으로 지나온 천상데미와 우측으로는 덕유산 향적봉과 서봉(장수덕유),

남덕유도 모두 구름에서 벗어났다.

남덕유를 지나 맨 우측은 남령에서 월봉산 수리덤으로 진양기맥이 이어진다.

그 아래엔 장수읍내다.▲

 

 

 

 

장수는 사과로 유명하고 맛도 좋다.

장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라 사과 농사를 짓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을 것이다.

덕유산은 아무렇지 않게 지척으로 펼쳐지고

조그만 시골 장수읍내와 푸른 들판은 더욱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측의 진한 일자 라인이 억새와 여름 계곡이 좋은 장안산이다.

장안산은 백두대간인 영취산과 백운산과 겹쳐져 있다.

맨 좌측 덕유산과 남덕유산, 그리고 가운데 뒷라인은 월봉산부터 황.거.금.기

우측으로는 장수 장안산과 우측 맨 뒤는 대봉산(괘관산) 라인이다.▲

 

 

 

 

 

바로 앞 1013봉 뒤로는 팔공산 마령재에서 분기하여 개동산과 만행산 풍악산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천황지맥 능선이다. 우측 뒤의 뾰족 봉우리가 남원의 만행산이다.

그리고 맨 뒤로 지리산 주능선이 쫙 펼쳐진다.

주능선 앞쪽으로는 삼봉산과 삼정산, 서북능선이 한 몸인듯 겹쳐져 보인다.

가운데 뒤로 봉긋 솟은 반야봉과 노고단, 좌측의 천왕봉 그 형태는

아직 구름에서 다 벗어나지 못했지만 오히려 지금 이 모습에 더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진으로 다 전해지지 못할만큼 멋진 날이었다.

좌측 아래로 구불구불 난 길이 자고개에서 장수읍으로 향하는 비봉로다.

 

 

 

 

 

우측 비닐하우스 위의 봉우리는 신무산이다.

장수 신무산은 이따 하산할 자고개에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의 한 구간이고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분재부터 시작해 신무산과 팔공산, 천상데미로 진행하기도 한다.▲

 

 

 

 

 

팔공산에서 1013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좌측 1013봉 뒤 뾰족봉이 남원 만행산이다.

만행산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좌측 맨 뒤 조계산부터 그 우측으로 모후산,

가운데 맨 뒤로 무등산도 보인다.▲

 

 

 

 

뾰족한 만행산(천황봉) 맨 뒤 바로 우측으로 아주 어렴풋 조계산이 걸렸다.▲

 

 

 

 

가운데 뒤로 무등산이어라.

무등산 앞 좌측으로는 곡성 동악산과 고리봉, 문덕봉이 험난한 그 산세를 말해주고 

무등산 앞 우측으로는 매봉과 풍악산, 노적봉 라인이다.

맨 좌측 들판에 솟은 앙증맞은 봉우리는 남원의 교룡산이다.

다 짚어보지도 못할만큼 이름 난 명산들이 수두룩하다.

그저 여기저기 몇몇산들 찾아보는 재미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우측 뒤로 보이는 저 봉우리들이 어디일까 고민을 해본다.

뾰족뾰족한 봉우리가 여러개, 제일 뒤로는 병풍산과 불태산,

그리고 맨 우측으로 출렁출렁 긴 능선은 그 형태상 추월산으로 추정이 가능해진다.▲

 

 

 

 

정상 가기 전, 이 헬리포트 조망에 빠져 쉬 자릴 뜨지 못했다.

뜨거운 여름 날씨에 이렇게 쾌청한 하늘을 만나기는 또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나는 사실 이 금남호남정맥과 데미샘에 대한 조금은 창피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예전엔 금남호남정맥 대신 책이나 개념도마저도 호남정맥이라 안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초창기때 그대로 호남정맥이라 인식하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섬진강의 발원지가 데미샘이라는 것도 몰랐고, 내가 데미샘을 생소해 했을때

산행 경력 오래되신 어느 분께서 보내던 조금은 냉소적인 태도를 나는 잊지 못한다.

관심을 갖지 않거나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니 부끄럽다기보다는

앞으로 알아가고 밟아봐야 할 곳이 너무나 많다 생각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금남호남정맥이란 백두대간상의 영취산에서 분기하여 장안산과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을 거쳐 진안의 주화산(조약봉)까지 도상거리 약 64km로 정맥 중 가장 짧은 산줄기를 말한다.

(70여 km라 하기도 한다. 다른 정맥들도 그러하듯 재는 방법에 따라 조금씩의 오차는 있을 것이다.)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지점인 주화산에서 위로 올라가면 금남정맥,

남쪽으로 내려오면 호남정맥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 조약봉에서 연석산, 운장산, 장군봉, 대둔산과 계룡산,

부여의 부소산으로 이어지는 126km의 산줄기가 금남정맥이고

호남정맥은 주화산에서 분기해 내장산과 추월산, 강천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을 지나고

마지막 백운산과 망덕산을 거쳐 광양만 외포망구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30km를 말하는 것으로 9정맥중에 가장 긴 거리다.**

 

 

 

 

이제 그만 정상으로 가보자.

뒤로는 덕유산부터 남덕유산, 월봉산과 황거금기 거쳐 우측으로는

하나인듯 겹쳐 보이는 장안산, 백운산, 그리고 맨 우측 끝으로 대봉산(괘관산)까지.▲

 

 

 

 

구름이 내려 앉은 지리산 반야봉과 노고단도 마저 한 장 더 담아보고 자릴 뜬다.

주능선 앞쪽으로는 지리산 서북능선도 길게 겹쳐져 보인다.▲

 

 

 

 

정상 가는 길의 말나리.

주황빛 꽃밥이 매혹적이기 그지없다.▲

 

 

 

 

좌측 말나리와 우측 하늘말나리는 꽃이 피는 방향만 다르다 생각했는데

오늘 자세히 들여다보니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꽃 모양도 그 느낌이 다르게 보였다.

말나리 꽃잎이 하늘말나리보다 좀 더 넓고 좀 더 곡선을 그리며 뒤로 젖혀졌다 느껴졌다.

 

 

 

 

하늘말나리다.

하늘말나리는 말나리보다는 범부채와 더 닮았다 생각했다.▲

 

 

 

 

팔공산 정상엔 통신탑이 자리하고 있어 철망과의 첫 대면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진짜 정상부를 오르지 못하고 놓친다면 

그 광활한 조망을 하지 못할 것이고, 팔공산을 제대로 보았다 말하지 못 할 것이다.▲

 

 

 

 

팔공산엔 이렇게 철망 앞으로 정상 이정목 표시가 두군데 있다.▲

예전엔 자고개까지 5km라 잘못 표기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3km로 바뀌었다.

팔공산(1151m)은 장수군 장수읍과 진안군 백운면이 경계를 이루고 

자고개 방향엔 후백제때 군량미 보관을 위해 만들었다는 합미성이 있다.

 

팔공산 인근 장수읍 용계리엔 팔성사라는 사찰이 있다.

신라 진평왕 24년(602년?) 해공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로

진평왕 말엽엔 의상과 원효가 머물렀을떄 진평왕이 중수했다고도 한다.

고찰에 예속된 암자 8개소에 성인 한 분씩 거처해 팔성사라는 이름이 지어졌고

여덟명의 귀한 손님이 머문다하여 팔공산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철망 앞으론 영취산 백운산에서 월경산 봉화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백두대간이 길게 이어진다. 

좌측 장안산과 영취산 백운산 맨 뒷줄이 대봉산(괘관산) 라인이다.

시야가 더 나을때 내 손 뒤부터 우측으로 당겨보면 황매산부터 정수산과 둔철산, 왕산과 필봉산,

웅석봉까지 자세히 잡힐 것이다.

 

 

 

 

오는 내내 조망에 취해 갈증이 나는데도 물 한모금 하지 못했다.

두유와 얼려 온 얼음물로 갈증을 해소하고 좀 쉬었다 정상부로 오르려 한다.

저 곳은 자고개 방향이다.▲

 

 

 

 

 

정상석 없는 것이 안타까웠던지 누군가 반듯한 돌을 세워 정상이라 써놓았다.

이 정상석 위로 올라가야 공터가 있는 정상부를 만나게 된다.▲

 

 

 

 

우측은 지나온 천상데미 그 좌측으로 쑥 들어간 곳이 처음에 지나왔던 오계치다.

오계치는 닭 다섯마리가 떼 지어 넘어가는 형상이라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오계치를 지나면 좌측으로 삿갓봉과 선각산으로 이어지고 그들 뒤로는 덕태산과 시루봉이다.

덕태산부터 선각산으로 한바퀴 돌아 백운동계곡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이 일반적이다. 

모두 천미터가 넘는 고봉들로 하나같이 조망이 빼어난 곳이다.▲

 

 

 

 

햇살 좋은 주변에 큰뱀무가 참 많이 보인다.

큰뱀무보다 왜소한 뱀무는 울릉도나 제주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가 흔히 만나는 대부분의 것은 큰뱀무로 봐야 할 것이다.▲

 

 

 

 

가는 곳곳 기린초.▲

 

 

 

 

오늘 노란색 꽃을 원없이 본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좁다란 길, 짚신나물도 오랜만에 한장 담아본다. 

꽃이 지고 열매를 맺으면 도둑놈의갈고리처럼 여기저기 들러붙으니 참 귀찮은 아이기도 하다.▲

 

 

 

 

그렇게 공터로 남은 팔공산 정상에 올라서니 와우~

하늘이 얼마나 깨끗하고 이쁜지, 하나 있는 벤치와 드넓게 펼쳐지는 하늘금에

환호성은 절로 터져 나왔다.

저 산너울들이 하늘인지, 구름 있는 곳이 하늘인지 분간조차 되질 않았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맑고 깨끗한 날을 보지 못했을만큼

기대 이상의 하늘빛과 드넓음에 수많은 감탄사를 뿜어내야 했고

사진으로 다 전해지지 못함이 너무나 큰 아쉬움이 되었다.

천미터가 넘는 고산임에도 정상부는 목초지인듯 평온하기 이를데 없고

끝없는 산하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다.

 

 

 

 

 

좌측 뾰족봉은 만행산(옛 이름 천황산)이다. 만행산 앞에 더 어두운 봉우리가 개동산이다.

맨 뒤로는 호남의 명산들 조계산, 모후산, 무등산, 병풍산, 추월산, 여분산, 회문산, 용궐산, 

내장산 등이 끝없이 펼쳐진다. 다 짚어보지도 나열하지도 못하겠다.▲

 

 

 

 

대표적인 산군 몇 곳만 짚어보자.

어디에서나 그 압도적인 무등산도 몇 걸음이면 닿을듯 가깝게만 느껴진다.

무등산 앞 좌측은 동악산과 고리봉 문덕봉이 꿀렁꿀렁 암릉산지임을 말하고

무등산 앞 우측으로는 못지 않게 꿀렁한 매봉, 풍악산, 노적봉 라인이다.▲

 

 

 

 

좌측 맨 뒤로 화순의 모후산과 우측으로 무등산.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있는 모후산도 조망이 아주 뛰어난 곳이다.

그리고 좌측 앞, 삼각형 왕관 형태로 앙증맞게 서 있는 남원의 교룡산.▲

 

 

 

 

가운데 뒤는 담양 불태산 병풍산, 그 우측으로 추월산으로 

그 뾰족뾰족 꿀렁꿀렁한 능선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맨 뒤로 희미한 실금을 그은 곳은 백암산과 내장산 능선으로 보인다.

실제로 볼때는 확신을 하다가도 희미한 사진으로는 자신이 없어지니 이게 또 사진의 한계다.▲

 

 

 

 

바로 아래는 팔공산에서 마령재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팔공산에서 마령재로 향하는 길에 천황지맥의 분기점이 있고,

마령재는 성수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말발굽처럼 한바퀴를 감아 돌아 우측 끝으로 뾰족한 성수지맥의 성수산이 자리한다.

성수산 줄기 뒤로 우측에서 삼분의 일 지점에 나즈막한 고덕산이 있다.

성수지맥은 고덕산과 봉화산, 원통산, 무량산을 지나 순창 구남마을 일대에서 맥을 다하게 된다.▲

 

 

 

 

산정에서 피어나는 꽃은 무엇이든 아름다워라.

큰뱀무가 무등산을 향해 군락으로 무리를 지었다.

우측의 붉은 줄기는 풀거북꼬리로 동정해 본다.

사실 쐐기풀과 모시풀속 특히 풀거북꼬리와 좀깨잎나무는 참으로 애매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들이다.

좀깨잎나무는 목본(나무) 형태고 풀거북꼬리는 줄기 속이 비어 있는 초본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어 그것 자체부터 나무인지 풀인지 헤깔릴때도 많다.

 

 

 

 

서구이재로 하산하던 한 팀을 본 뒤로 처음으로 등산객을 만난다.

전주 사신다는데 주변 지리에 아주 밝으셨다.

이 분도 최근 들어 이렇게 시야 좋고 멋진 날은 처음 본다 하신다. 뒤로 지리산 방향이다.▲

 

 

 

 

저 분 머리위로 선각산, 뒤로는 연석산 운장산 등 다 나열하기 힘든 호남의 명산들이 도열해 있다.

가운데서 바로 좌측 마치 분지 한가운데 있는듯한 진안의 내동산이다.

산행이 짧은 곳이라 내동산과 고덕산을 연계해 걷는 편이다.

맨 좌측 짤린 곳이 고덕산이다.▲

 

 

 

 

맨 우측은 천상데미 아래 오계치다. 그리고 좌측으로 삿갓봉과 선각산이다.

선각산과 삿갓봉 뒤로 함께 연계산행 많이 하는 덕태산과 시루봉도 겹쳐져 보인다.

시설탑 바로 뒤, 그러니까 선각산 좌측 뒤로 연한 색채의 연석산 운장산 능선이다.

맨 좌측은 내동산이다. ▲

 

 

 

 

맨 우측 뒤가 연석산이다. 그 앞줄에 부귀산 줄기가 보이고

그 앞줄 그러니까 바위 형태의 암릉이 이어진 곳이 마이산이다.

두 귀가 쫑긋한 정상부는 맨 우측으로 선각산에 가려져 있지만 

광대봉에서 비룡대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그대로 전해진다.

마이산 종주길에 보면 여기 팔공산처럼 합미산성이 있다.

맨 좌측 진안 내동산과 그 뒤로 솟은 봉우리는 호남정맥 1구간에 속하는 만덕산이다.▲

 

 

 

 

 

하늘이 쾌청하니 어딘들 아름답지 않을수가 없고

뜨거운 날임에도 솔솔 바람까지 불어주니 이보다 상쾌할수가 없다.

내 등 뒤의 야트막한 산이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이 있는 신무산이다.

삶의 근본이 되고 생명의 원천인 5대강(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중에

섬진강과 금강의 발원지가 바로 이웃해 있는 것이다.

뒤로는 고남산과 서북능선이, 그리고 맨 뒤로는 지리산 주능선이 일자로 뻗어 있다.▲

 

 

 

 

 

무엇이 그리 정신 없었는지 시골에 내려가도 하루이틀이면 늘 올라오기 바빴다.

정말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으로 날짜 계산하지 않고 무작정 시골집에서 보내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할때 노모와 산책 삼아 동네 한바퀴 돌아보는게 큰 낙이고

신선한 오이와 토마토를 막 따서 바로 맛보는 일도,

뜨거운 한 낮엔 그늘 평상에 앉아 아이스크림 하나씩 나눠 먹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하려 노력하듯 

엄마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시는 것이다.

 

천상데미에 올랐을때 하늘이 너무나 높고 맑아 같이 오지 못함이 안타까워 전화를 드리니

이제 당신은 안되니 너라도 좋은데 많이 다니고, 많이 보라 하신다.

좀 더 젊었을때 왜 함께하지 못했을까 그런 아쉬움도 있지만

그때는 또 그때대로 그러지 못할 이유들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라도 좋으니 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

 

 

 

 

 

늦은 오후에나 들어갈거니 기다리지 마시라 했지만 

교통도 그렇고 진종일 기다리실게 분명하니 이제 그만 내려서야겠다.

앞 능선 우측 끝으론 성수지맥의 성수산,

그 뒷줄 내 우측으로 삼각 모양의 뾰족봉이 고덕산, 맨 우측이 내동산이다.

가운데 고덕산 제일 뒤는 전주 모악산으로 보인다. ▲

 

 

 

 

다시 통신탑 철조망과 정상 이정목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자고개로 간다.

저 분이 가시는 쪽은 내가 왔던 서구이재와 천상데미 방향이다.▲

 

 

 

 

자고개는 합미산성 방향으로 가면 되고

성수산과 마령재는 필덕마을 방향으로 가다가 갈라지면 된다. ▲

 

 

 

 

합미산성을 제외하면 하산길엔 특별한게 없다.

돌로 쌓은 합미성(전라북도 기념물 제75호)을 지난다.

합미성은 후백제시대에 군량을 보관했던 곳이다.▲

 

 

 

 

자고개가 가까워지니 좌측 건너편 신무산도 가까워졌다.

 

 

 

 

하산길, 보기 힘든 야생의 도라지를 만나는 기쁨도 크고 ▲

 

 

 

 

여름의 꽃, 원추리도 저 이글거리는 하늘과 함께하니 우아함이 배가된다.▲

 

 

 

 

뚝갈이다. 뚝갈은 노란 꽃이 피는 마타리와 색만 다를뿐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같은 마타리과 마타리속에 속한 것이니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왼쪽이 마타리(마타리과), 오른쪽은 잎이 솔처럼 가느다란 솔나물(꼭두서니과)이다.▲

 

 

 

 

입안에 침이 고인다. 탐스럽고 큼직하게 익은 멍석딸기다.▲

 

 

 

 

때죽나무 열매가 중구난방식으로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다.

비슷한 쪽동백나무는 좀 더 나란히 나란히 꽃(열매)을 피우고,

때죽나무보다 잎이 더 크고 넓은 편이다.▲

 

 

 

 

그렇게 자고개로 내려서 길을 건너니

금남호남정맥 다음 구간인 신무산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수분재에서 시작해 팔공산과 천상데미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장수까지는 약 8km라 쓰여 있다.

버스 시간도 정확히 모르거니와 버스도 많지 않을 길, 무작정 장수 방향으로 걷는다.

예전 같으면야 다른 차를 얻어 타기도 했지만, 요즘엔 그러기도 마땅치 않으니

걸어가다가 버스가 오면 손 들어 탈 생각이다.

 

 

 

 

장수 가는 비봉로 위로 철탑이 세워진 팔공산이 올려다 보인다.

차량도 많이 지나지 않는 길, 30분쯤 걸었을까 더위에 슬슬 지쳐갈 무렵 어느 승용차가 멈춰선다.

가끔 차량 없이 산에 다닐때 그 불편을 너무 잘 아신다며 

감사하게도 장수터미널까지 태워주고 가셨다.

장수터미널에서는 서울, 대전, 광주, 진안, 전주, 장계, 무주, 남원 등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천미터가 넘는 주변 고산들에 취하고, 드넓음에 취할 수 있는 조망 좋은 팔공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