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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태백산 야생화 탐방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스가 되는 산행지들이 인기이기도 하다.

 

 

 

강이나 천을 따라 산줄기가 아름다운 산지,

산중 출렁다리가 생긴 후 유명세를 타고 이슈가 된 산지들,

박진감 넘치는 대슬랩 산지들을 선정했다.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새롭게 개장하거나 달라질 정보들도 많이 담겼고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고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과 자연, 여행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차를 타고 태백으로 간다.

3시간 10분을 가야 하니 그리 쉬 다녀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태백에서 당골행 9시 50분차를 탈수 있었다. 다음 차편은 10시 40분.. 

당골은 유일사보다 교통이 더 좋은 편이지만 버스도 줄어들었고

수시 변경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는게 좋겠다.

 

 

탐방 코스: 당골~문수봉~천제단~장군봉~천제단~망경대~반재~당골 (약 12km로 약 5시간쯤 소요.)

 

 

 

 

당골 도착해 입구에 들어설적에 혹시나 해 두리번거리게 된다.

예전엔 당골이나 유일사, 사길령, 어디에서나 돈을 지불해야 했는데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뒤 달라진 점 하나~입장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여전히 사찰측의 사유지 문제로 마찰이 잦고 입장료 받는 곳이 많은 것에 비하면

태백산의 너른 아량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보통은 당골에서 바로 천제단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조금 더 한산한 길을 걷고 싶어 문수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문수봉으로 가는 길. 키 큰 일본잎갈나무가 들어찬 이 길을 걸을땐

진한 솔향기에 절로 쉼호흡하게 된다. 사계절 언제나 기분 좋은 길이다.

겨울의 설경이나 일출산행에 촛점을 맞춘게 아니므로 숲에서의 시간을 최대한 즐겨볼 생각이다.

 

 

 

 

숲에 들어서니 제철을 맞은 꽃들이 한창이다.

하나의 꽃대에 세개씩 꽃을 피우는 으아리과의 할미밀망이다.

비슷한 사위질빵은 할미밀망이 질 무렵 피기 시작하고, 어수선하고 불규칙적이게 꽃을 피우는 편이다.▲

 

 

 

 

여기저기 고광나무의 계절이다. 희디 흰 눈부심을 온 숲에 뿌려 놓았다.▲

10여종이나 되는 고광나무를 다 구별하려면 머리 아프니 그저 고광나무로만 알아도 무방하겠다.

 

 

 

 

광대의 옷차림이 생각나는 꽃,

그리고 꽃받침 아래의 수염이 자라는듯한 모습에서 이름 붙여진 광대수염이다.▲

 

 

 

 

철마산~주금산편에서도 이야기했듯 기본종은 천남성이 아닌 둥근잎천남성이다.▲

독성이 강하니 굳이 만지지는 말자구요. 예전엔 사약 재료로 쓰였던 아이다.

 

 

 

 

요즘 숲에 들어서면 쉽게 만날수 있는 흰색의 꽃, 물참대다.▲

흰 꽃 중에서도 가장 깨끗해 보이는 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

잎은 물론 벗겨지는 수피와 꽃까지 비슷해 얼핏 물참대와 혼동하기 쉬운 말발도리다.

물참대나 말발도리 모두 범의귀과의 말발도리속에 속하니 비슷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간단한 구별 방법을 살펴보자.

 

 

 

 

왼쪽이 말발도리, 오른쪽이 물참대다.▲

확대해보면 먼저 말발도리는 수술대가 사각형 모양이고 암술은 세가닥으로 얕게 갈라진다.

꽃속은 진노랑색이다.

물참대는 수술대가 길다란 삼각형 모양이고

암술은 세가닥으로 깊게 갈라지고, 꽃속은 연노랑이나 연녹이다.

한번 정확히 알아두면 구별 방법이 그리 어려운건 아니었다.

 

 

 

 

열매로 변하고 있는 노루삼과 오른쪽은 단정한 복장(^^)~복장나무다.▲

같은 단풍나무과의 비슷한 복자기의 수피가 거칠고 껍질이 벗겨진다면

복장나무 수피는 매끈한 편이다.

복자기 잎엔 큰 톱니가 3~4개 정도 있는 편이라면 복장나무 잎에는 자잘한 톱니가 끝까지 나 있다. 

 

 

 

 

이미 꽃을 다 떨구고 막 열매 형태를 보이는 나도옥잠화와

뿌리에서 쥐 오줌 같은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하여 이름 붙여진 쥐오줌풀이다.▲

주로 설악이나 강원도, 지리산 등 높고 깊은 산속에서 볼수 있는 백합과의 나도옥잠화는

희귀식물 취약종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그리 흔하게 만날수 있는 꽃은 아니다.

남색으로 익는 열매 또한 영롱하기 그지 없고

옥잠화와 잎이 비슷해 나도란 이름이 붙었지만 옥잠화나 옥잠난초보다 더 아름답다 느끼곤 한다.

물론 발품 팔아 고생한만큼 높은 산에 올라와서야 볼수 있음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위는 쥐오줌풀과 졸방제비꽃이다. ▲

졸방제비꽃은 다른 제비꽃보다 늦게 피는 편이고, 제비꽃 중에서도 키가 껑충 큰 편이다.

아래는 사상자보다 이르게 꽃이 피는 긴사상자와 이제 피기 시작하는 터리풀이다.

 

 

 

 

4수성인 나래회나무 꽃이 조금씩 열매 형태를 띠고 있다.▲

연두빛 꽃도, 열매도 싱그럽기 그지 없다. 위가 꽃, 아래가 열매다.

프로펠러 날개 같은 열매는 점점 붉은색으로 익어갈 것이다.

 

 

 

 

잎자루에 날개가 있는 나래박쥐나물이다. 기부를 귀처럼 감싸고 있다.▲

'나래'는 날개라는 뜻으로 식물 이름에 나래가 들어갔다면

열매나 줄기, 잎자루 등에 날개 모양이 있어 붙여진 이름들이다.

나래회나무, 나래가막사리, 나래박쥐나물 등등..

 

 

 

 

위에서 내려다보는 환한 빛. 역시 함박꽃나무를 능가할게 없다.▲

꽃 안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암술과 수술의 모양새가 신비롭기 이를데 없다.

큰 꽃송이는 어찌나 크고 풍성한지 함박웃음처럼 그 미소가 탐스럽기까지 하다.

산에 피는 목련이라 해서 산목련이라 불리기도 하고, 북에선 목란이라는 이름으로

국화로 지정되어 있는 꽃이기도 하다.

나는 함박꽃나무를 볼때마다 한의원에서 받던 적외선 치료기 불빛이 떠오르곤 한다.

 

 

 

 

윽, 내장이 밖으로 튀어나온듯 얽히고설킨 모습에서 왠지 오싹한 기분마저 감돈다.▲

두 요괴가 맞붙어 있는것도 같다. 참으로 대단한 나무들이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니 두루미꽃이 군락을 이뤄 끝없이 이어진다.▲

두루미꽃은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대부분 군락을 이뤄 자라는 편이다.

꽃이 두루미 머리를 닮아서 또는 잎과 잎맥이 두루미 날개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두 사진이 같은 것으로 보이는가.▲

흰색 꽃을 피운 것은 다른 산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풀솜대,

연두색 꽃을 피운 것은 희귀식물 자주솜대다.

설악산, 지리산만큼은 아니어도 태백산에도 자주솜대 군락이 조금 형성되어 있다.

물론 문수봉 가는 딱 한군데서만 본 것이 전부였다. 꽃은 연두에서 자줏빛으로 변해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담기 힘든 아이가 바람에 이리저리 애를 맥인다.▲

사초과의 애기바늘사초다.

 

 

 

 

꽃의 형태가 잡힌 지금이야 구별이 되지만, 잎과 줄기밖에 올라오지 않았을때는

혼동하기 쉬운 노루오줌과 눈개승마다.▲

전체에 털이 많고 특히 줄기 아래쪽에 거친 털이 밀생하는건 노루오줌.(숙은노루오줌과는 구별하지 않음.)

미나리 줄기처럼 매끈한 것이 눈개승마다.

그러니까 위쪽은 노루오줌 꽃대와 줄기,아래쪽은 눈개승마의 꽃과 줄기다.

눈개승마는 세가지 맛이 난다고 하여 삼나물이라 불리는 고급 산나물이기도 하다.

 

 

 

 

양치식물인 관중과 꿩고비.▲

두개가 비슷하게 보이지만 관중은 포자가 잎뒷면에 붙어 있어 길다란 포자엽이 올라오지 않아

가운데가 비어 있는 반면, 꿩고비는 포자엽이 올라와 구별이 된다.

관중은 면마과, 꿩고비는 고비과에 속한다.

 

 

 

 

아~꽃쥐손이 계절이구나.▲

특히나 태백산엔 꽃쥐손이가 참으로 많다.

문수봉 오르기 바로 전부터 온통 다 꽃쥐손이 일색이다.

꽃쥐손이는 태백산이나 오대산, 만항재, 덕유산 등 주로 북부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5월말~6월초는 조금 애매한 계절일수도 있다.

봄 야생화는 모두 져버렸고 그렇다고 여름 야생화는 아직 좀 이른 어중간한 시기.

그 속에서 꽃쥐손이만이 나 꽃이요~~그 존재 확실히 각인시켜주고 있는것만 같다.

 

 

 

 

쥐손이풀과의 쥐손이풀속에 속하는 꽃쥐손이는 다른 쥐손이풀 종류에 비하면

유독 꽃이 크고 이쁜 꽃을 피우니 꽃이란 이름을 붙여줬을 것이다.

잎 모양이 쥐 발바닥 모양을 닮아 쥐손이란 이름에 포함되었지만

꽃만큼은 어느 정원에 피어난 커다랗고 화려한 꽃을 능가할 정도다.

긴 암술을 툭 튀어 내밀고 그 주변에 수술들이 호위하듯 자릴 잡았다.

 

 

 

 

이 아이가 보이는걸 보니 문수봉이 가까웠다 싶다. 문수봉에 거의 다 올라서니

그 이름처럼 높은 곳에서 자생하는 산장대가 기울듯 자라고 있다.▲

 

 

 

 

돌 많은 문수봉(1517m)에 오른다.▲

돌탑 바로 뒤로는 함백산이 보이고 함백산 우측으로는 풍차가 있는 매봉산,

맨 뒤로는 고적대~청옥산~두타산으로 이어지는 뾰족 형태도 제대로 잡히는 날이다.

봄 날씨가 가을하늘처럼 청명하고 드높은 날이다.

 

 

 

 

좌측으로 군부대와 통신탑이 있어 멀리서도 함백산임을 알수가 있겠다.▲

함백산 아래 태백선수촌도,오투리조트도 보인다.

이제 저 함백산도 태백산 국립공원에 속한 국립공원이 되었다.

하기야 그 전에도 태백산에서 함백산, 두문동재와 금대봉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길과

대덕산으로 향하는 일대는 숲 좋고, 야생화 많기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왼쪽 함백산에서 그 우측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황장산과 덕항산을 거슬러 가운데 맨 뒤, 청옥산 두타산까지~거닐었던 길들이 한눈에 그려진다.

 

 

 

 

왼쪽 가야할 태백산 천제단과 장군봉 방향, 그 아래 일자로 흠집난 것 같은 망경대도 보이고

가운데 뒤로는 영월과 정선의 장산과 백운산이다.

두위지맥과 함께 해발 1400m가 넘는 고산들이고 운탄고도 길이기도 하다.

저기 천제단으로 가보자.▲

 

 

 

 

꽃개회나무다. 태백산 정상부쪽으로 꽃개회나무가 많이 보인다.▲

꽃개회나무는 새로 난 가지에서 꽃을 피우고 꽃대가 꼿꼿이 서는 편이지만

털개회나무는 묵은 가지에서 꽃을 피우고 꽃대도 옆으로 많이 기우는 편이다.

꽃개회나무는 털개회나무보다 잎이 두텁고 좀 큰 편이다.

정향나무는 털개회나무에 통합하여 보기도 하고,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문수봉 바로 아래 참기생꽃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귀하지 않은 꽃이 어디 있겠느냐만 이 참기생꽃 만나는 기쁨만이나 할까~▲

 

 

 

 

저 가느다란 줄기에 한아름 꽃을 달고서도 이리 꿋꿋할수가 없다.▲

지리산, 설악산 등 해발 높은 몇 곳의 산지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존재시다.

기생꽃은 대암산에서만 서식한다 알려지고 있으니 나머진 참기생꽃으로 알아도 무방할것 같다.

 

 

 

 

이 어여쁜 아이에게 왜 기생이란 이름이 붙여졌을까~▲

일본 기생이 하얗게 분칠한 것 같다 해서 또는

옛날 기생이 쓰던 화관을 닮아 그리 불렀다고도 한다.

 

 

 

 

꽃이 어디 화사해야만 꽃이던가~▲

꽃 같진 않겠지만 이 아이도 곧 소박한 팝콘이 튀어나올 것이다.

마치 벼가 익어가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가. 이름도 독특한 왕쌀새(벼과 쌀새속)다. 

청쌀새에 비해 고산에서 자라고, 받침 껍질(호영)에 자색빛을 띤다.

 

 

 

 

여름의 꽃, 진범과 투구꽃도 곧 꽃을 피워 올릴 것이다.▲

 

 

 

 

위는 노랑제비꽃 열매와 얼레지 열매다.  ▲

아래는 마지막 꽃을 피운 벌깨덩굴과 열매로 변해가는 딱총나무.

잎 뒷면에 털이 나는걸 지렁쿠나무라 하여 딱총나무와는 구별하고 있는데

주로 강원도 깊은 산, 백두대간을 따라 자라기 때문에 지렁쿠나무일수도 있지만

제대로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위는 산앵도나무와 열매로 변하는 귀룽나무다.▲

아래는 나도개감채다. 나도개감채는 백두산 등지의 개감채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덜 핀 꽃이 더욱이나 아름답게 보인다. 붉은병꽃나무다.▲

꽃이 홍색이고 꽃받침이 불규칙적으로 서로 다른 길이로 패인걸

병꽃나무속의 소영도리나무라 구분하고 있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구별할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홍괴불나무로 추정되는 아이를 만난다.▲

괴불나무 종류는 볼때마다 신기할뿐더러 자세히 살펴보고 살펴보아도 이름 불러주기가 만만치 않다.

괴불나무 종류중에 꽃이 홍색으로 피는건 홍괴불나무 뿐 아니라 

흰괴불나무, 흰등괴불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꽃으로만은 구분하지 못할만큼 비슷한데 잎 뒷면의 털의 여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홍괴불나무는 잎 뒷면 주맥에 털이 있고, 잎 뒷면 주맥 양쪽에만 흰털이 있으면 흰등괴불나무,

잎 면 전체에 털이 밀생하면 흰괴불나무라 하는데 그것 자체를 구별한다는게 쉬울것 같지는 않다.

홍색꽃은 모두 홍괴불나무라 칭하면 얼마나 좋을까만 내 생각뿐... 여튼 어려운 괴불나무속이다.▲

 

 

 

 

간간히 들어오는 햇살 아래 왕쌀새의 흐느적거림이 아름답다.▲

 

문수봉 넘어 천제단으로 가는 길은 숲이 참 좋다.

사스레나무 희끗함이 한겨울 설경때는 파란하늘과 더불어 천상 그 자체를 연상시키는 곳~

그 길을 따라 걷는 기분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만큼 짜릿함이 있고 

주변에 피어날 아이들과 눈맞춤하는 일도 즐거움 이상이다.

설경이 아름답던 겨울철엔 느끼지 못하는 지금만의 매력이 있어 좋은 숲이다.

 

 

 

 

올해 처음 만나는 큰앵초다.▲

역시 숲엔 큰앵초가 있어야 화사함이 더해진다.

그냥 앵초는 나즈막한 산지, 들가의 습지나 물가, 주로 조경용으로 화단에서 많이 볼수가 있다.

자생하는 앵초 보기가 더 힘든 세상이 되었다.

 

 

 

 

정상부가 가까워지자 주목 밭이 열린다.

마치 죽은 나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앙상한 고목 사이를 삐집고 새 생명들이 올라오고 있다.

강인한 주목의 힘이다. 세월을 말해주듯 여기저기 보수의 흔적이 안타깝지만,

나무 껍질이 붉어 붉을 주자를 쓰는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수식이 붙을만큼

그 풍기는 아우라만은 천년 신비를 그대로 품고 있다.

 

 

 

고사목이 되어서도 한폭의 그림으로 남아주는 주목은

영산인 태백산을 뒷받침해주는 거대 버팀목이기도 하다.

한 겨울, 파란하늘과 이 주목들에 쌓인 흰 눈은 가히 아름다움의 끝을 보여주기도 한다.

 

 

 

 

늦었지만 아직 철쭉도 남아 있다.▲

높은산에 오면 진짜 철쭉을 볼수 있어 좋다. 산철쭉처럼 진하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아 좋고,

조성해 놓은 지나친 군락이 아니어서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주렁주렁 매발톱나무도 고산부를 수놓고 있다.▲

같은 매자나무과의 매자나무와 혼동할수도 있는 아이다.

매자나무는 잎의 톱니가 불규칙적이고 둔하지만, 매발톱나무는 톱니가 규칙적이면서 예리한 편이다.

매자나무 잎 뒷면은 회녹색이고 매발톱나무 뒷면은 녹색이다.

매발톱나무는 매자나무에 비해 꽃가지(화경)가 짧고 화서는 조밀한 편이다.

 

 

 

 

매자나무는 가시가 0.5~1cm인데 비해

매발톱나무에 달린 가시는 1~2cm로 더 커 비교가 된다.

매발톱나무 열매는 긴 타원형이라면 매자나무 열매는 둥그런 난상 구형에 가깝다.

사진에서처럼 막 열매로 변하는 매발톱나무는 길쭉하게 원주형 모양을 띠는게 보일 것이다.▲

 

 

 

 

태백산에서 제일 작은 세번째 천제단을 지나 첫번째 천제단이 있는 영봉으로 오른다.▲

 

 

 

 

천제단으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좌측 돌 많던 문수봉과 우측 부쇠봉이 보인다.▲

백두대간은 부쇠봉에서 우틀하기 때문에 문수봉쪽은 백두대간에서 비켜나 있다.

 

 

 

 

좌측 부쇠봉에서 우측 깃대배기봉과 차돌배기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다.▲

아니 가본지 몇년이 지나는 구간이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아 저 길을 또 걸을날 있을지나 모르겠다.

 

 

 

 

대간길은 신선봉과 구룡산으로 이어지고, 구룡산 아래 골프장 비슷한 비행사격장도 보인다.▲

구룡산 바로 좌측 뒤로 빼꼼 보이는 산이 봉화 옥석산(옥돌봉)인가 보다.

그 좌측 옆라인이 봉화 문수산일테고..

옥석산 우측 라인은 선달산, 우측 제일 뒤로 희미하지만 소백 라인도 보인다.

 

 

 

 

태백산은 주로 겨울산행에 집중되어 있다.

주말은 물론 주중까지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특히 신년 아침이면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도심 광장에 모인 대규모 집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런 태백산이 이렇게나 고요할수가 없다.

 

 

 

 

정상석이 세워진 태백산 천제단이다.

한 겨울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 새로운 태백산과의 조우를 하게 된다.

저 너머 파릇한 산군들과 파란 하늘만 보아도 가슴이 탁 트일것 같은 날이다.

인증을 하려 긴 줄이 이어지던 정상석도 한산하기 이를데가 없다.

 

 

 

 

정확한 시기나 유래는 알수 없어도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서적에

태백산은 삼산오악 중 하나인 북악이라 해 나라의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으로 미루어

예로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섬겼음을 알수 있다.

정상부에 위치한 천제단인 천왕단, 북쪽 장군봉의 장군단,

남쪽엔 규모가 작은 하단의 3기로 구성되어 있다.

도립공원이었던 태백산은 2016년 5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신년이 되면 제를 지내러 오는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틈 없는 천제단 그 영산의 기운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도하려는 사람들은 한산한 이 계절도 예외는 아니다.

삥 둘러앉은 사람들, 기도 삼매경에 빠진것인지 미동이 없어 간신히 사진 한장만 남긴다.

 

 

 

 

최고봉이 장군봉임에도 정상석이 이곳에 세워진 이유는 중앙의 천제단이 이곳에 있고,

넓은 공터와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는 이유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좌측의 문수봉과 우측의 부쇠봉.

문수봉 좌측 면산과 문수봉 우측 뒤로 묘봉, 삿갓봉, 봉화 백병산, 통고산으로 이어진다.▲

 

 

 

 

좌측 볼록 올라온 봉우리는 태백의 백병산이다.▲

앞줄은 지나 온 문수봉과 그 좌측으론 소문수봉으로~

 

 

 

 

가운데 제일 뒤로 이끼폭포로 유명한 육백산도 오랜만이다.▲

여름이면 한번쯤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육백산과 겹쳐져 보이는 우측 앞라인은 태백 백병산,구랄산으로~

앞 가운데 연화산도 보이고~좌측으로 대조봉도~

 

 

 

 

이제 장군봉으로 간다. 싱그러운 태백의 초여름이자 늦봄.▲

중년 여성의 오붓한 대화도 정겹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힘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야만 맛볼수 있는 달콤함이기도 하다.

 

 

 

 

맨 뒷줄로 소백산이 보이는 풍경.▲

미세먼지도 오존도 없이 이 정도 시야면 참으로 축복 받은 날이다.

최근 잦은 비 소식이 한 몫 해줬을 것이다.

 

 

 

 

너머로는 장산과 두위봉과 하이원리조트가 있는 백운산 방향이다.▲

마운틴콘도와 하이원 리조트가 있는 백운산은 리조트 측에서 하늘길을 조성해 두었고

야생화도, 원시림같은 숲도 잘 보전되어 있다.

등산이라기 보다는 가볍게 걸을수 있는 힐링 숲이기도 하다.

두위지맥과 운탄고도가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죽어서도 보호받는 고사목 하나.▲

죽어 천년, 살아 천년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죽어서도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깨끗한 하늘과 구름과 손짓하는 산너울들까지, 모든게 쾌적함의 끝을 보여주는것만 같다.

 

 

 

 

단풍나무과의 시닥나무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시닥나무는 암수딴그루로 암꽃은 갈라진 암술이 있는데,

암술이 없고 8개의 수술만 보이고 화서가 풍성한 이것은 시닥나무 수꽃이겠다.

보통은 수꽃을 주로 만나게 된다.

시닥나무의 잎자루엔 붉은색이, 청시닥나무 잎자루 뒤쪽으로는 청색이 들어간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1.567m)과 장군봉의 천제단인 장군단이다.

태백산에서 두번째 규모의 천제단이다.

 

 

 

 

 

 

 

 

 

유일사 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니 주목과 고사목의 향연이 시작된다.

너머로는 함백산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프게 가까이 드러난다.

함백산 바로 우측으로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 풍차와

그 뒤론 불룩 튀어나온 두타산 청옥산도 계속 함께한다.

청옥산 두타산은 멀리서도 그 형태가 느껴지듯 암릉이 멋진 산행지고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다. ▲

 

 

 

 

이 길에도 매발톱나무가 주렁주렁 많기도 하다.▲

꽃만 봐서는 한계령풀과 많이 닮았다.

왜 한계령풀이 같은 매자나무과인지 이해되는 모습이다.

 

 

 

 

어떤가. 닮았는가~▲

이것이 매자나무과의 한계령풀이다.

4월 중하순쯤 태백산에는 나도바람꽃이며 한계령풀, 모데미풀, 연영초 등

귀한 식생들도 가득 만날 수 있다.

 

 

 

 

굳이 유일사로 내려갈 필요가 없을것 같아 다시 저기 천제단으로 간다.▲

하산은 망경사와 반재 거쳐 당골로 내려서려 한다.

당골이 유일사보다 교통편이 좋은 이유기도 하고, 유일사는 겨울철이 더 재미나기도 해서다.

 

 

 

 

다시 천제단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쾌청한 날을 만날수 있음에 무엇보다 감사하고

겨울의 태백산에서 벗어난 하루가 이렇게 이채로울수가 없다.

정해진 시간도 따로 없고 서둘러 내려갈 필요도 없고~ 

국립공원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도, 시간에 대한 압박도 크게 없어 좋다.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고 산신령으로 모시는 단종비각을 지나고,

망경사(망경대)를 지나 반재와 당골 방향으로 간다.▲

 

 

 

 

하산길도 역시나 꽃쥐손이가 수를 놓고~▲

 

 

 

 

꼿꼿이 치켜선 꽃. 그리고 잎은 단풍나무를 닮았지 않았는가. 단풍나무과의 부게꽃나무다. ▲

주로 강원도 이북이나 설악산, 지리산, 소백산, 태백산 등 

깊고 높은 산에서 자라는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하늘로 꽃대를 올린 모습이 얼핏 서로 닮았다.▲

왼쪽은 부게꽃나무, 오른쪽은 이맘때 설악산에서 담은 사람주나무다.

잎에서도 차이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약초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나무는 아주 유명하지만, 정작 진짜 이름을 아시는 분들

또한 많지가 않다.  벌나무라고 들어봤는가.

자연인들 나오는 그 프로그램이나 약재상, 카페, 블로그 등에 흔히

벌나무나 산청목으로 불리는 그 나무, 본 이름이 산겨릅나무(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다.

 

 

 

 

산겨릅나무 잎은 3~5개로 넓게 갈려져 마치 박쥐의 날개를 보는것도 같다.▲

설악산이나 태백산 등 국립공원에 자생하는 아이들은 그래도 멀쩡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온전한 나무를 본 적이 없다.

일부러 키우는 것이 아닌 이상, 주로 백두대간을 따라 아고산지대에 자라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도 쉽지 않거니와 몸에 좋다 알려지면서 채취가 잦아지다 보니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의 산겨릅나무들을 보게 된다.

온전한 산겨릅나무를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 되었다.

 

 

 

 

하산길, 계곡의 촉촉함이 주변에 자생하는 아이들의 생명수가 되었다.

너무 비슷해 바위떡풀이라 착각할수 있는 애기괭이눈이다.

애기괭이눈 꽃이 지고 나면 이런 모습을 하게 된다. 씨앗을 품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것이 바위떡풀이다.▲

애기괭이눈과 반대로 이제야 잎이 나온 것이고, 여름에야 꽃을 피울 것이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수많은 들풀꽃나무에게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이 꽤나 흐른것 같다.

당골 광장으로 내려가 오랜만의 태백산을 마무리한다.

 

걷는것도, 하늘을 보는것도, 숲의 생명들과의 대화들도.. 모든게 여유로웠다.

설경만이 아닌, 숲 좋은 6월의 태백산은 어떠한가~

겨울 태백에서 다 보지 못한 새로운 신선함이 있을 것이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