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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화악산 참닻꽃과 금강초롱 (석룡산~화악산)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작년까지만 해도 가평에서 용수동 종점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있어서

석룡산이나 화악산, 국망봉, 명지산, 강씨봉 등을 그 버스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변경되어 가평에서 목동으로, 그리고 목동에서 다시 용수동으로 들어가야 한다.

가평에서 목동 가는 버스는 그래도 자주 있는 편이고

목동터미널에서 용수동 가는 버스는 오전에는 8시 20분, 9시 50분, 11시 20분에 있다.

목동에서 9시 50분 차를 타고 용수동으로 간다. 

 

용수동 종점에서 도로따라 5~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조무락골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우측은 석룡산 올라가는 조무락골 38교, 도로 따라 계속 직진하면 국망봉과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그러니까 국망봉을 포천시 이동면 휴양림 쪽에서 들머리를 삼지 않고,

적목용소와 무주채폭포를 경유해 오르려면 이곳에서 걸어가면 된다.

물론 차량이 아닌 걸어서 간다면 40분 정도는 도로 발품을 팔아야 한다.

 

 

 

등산코스 : 38교~조무락골산장~복호동폭포~방림고개~석룡산~방림고개~화악산 북봉~

중봉~복호동폭포~38교 (약 17~18km로 야생화 탐방에 산행 시간은 큰 의마가 없겠다.

8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화살표 방향이 아닌 지도 가운데 조무락골 거쳐 방림고개로 올랐다.)

 

 

 

 

석룡산만 한 바퀴 돈다면 어느 쪽부터 시작해도 무방하지만

석룡산 화악산 종주를 할 거라면 복호동폭포 쪽이 아닌 조무락골산장에서 좌측길(정상 3.3km)로 오르는게 낫다.

석룡산 정상엔 굳이 들를 필요가 없어 폭포와 계곡을 끼고 올랐는데 나중에 방림고개에서

마음이 바뀌어 잠시 석룡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와야 했다. 

방림고개로 오르지 않고 중간에 바로 화악산 중봉으로 오를수도 있다.

 

 

 

 

여름엔 특히나 인기가 좋은 조무락골 계곡이다.

불과 하루 이틀 전만 해도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 무서울 만큼 위협적이었을 계곡도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하기만 하다. 그래도 여전히 평소보단 수량이 많은 편이다.

그냥 건널수 있었던 나지막한 계곡도 물길이 넘쳐났다.

 

 

 

 

하산을 다시 이쪽으로 할지는 모르겠지만, 

복호동폭포 쪽으로는 사람이 많으니 잠시 들렀다가 바로 자리를 뜬다.

 

 

 

 

계곡 따라 올라서는 길, 물이 많이 불어나긴 했다.

그래도 하루이틀 햇살이 들어오면서 보기 좋을만큼 남아 주었으니 계곡도 제자리를 찾고 있다.

이제야 여름 같은 여름을 만난것 같다.

 

 

 

 

석룡산은 무엇보다 계곡 주변으로 야생화가 지천이다.

일대에 오면 자주 만나게 되는 영아자다.▲

 

 

 

 

도둑놈의갈고리 세상이다.▲

쌍안경 같은 열매로 변하고 나면 여기저기 달라붙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그래도 나름 꽃은 예쁘다. 물론 자세히 디다 봐야 이쁘다 느끼지만~

그 말이 더 기분 나쁘려나~~^^

비슷한 개도둑놈의갈고리는 이보다 잎이 더 넓고 둥근편이다.

 

 

 

 

노란색,흰색, 분홍색의 삼색의 물봉선을 모두 만난다.

이름은 노랑물봉선, 흰물봉선, 그리고 분홍색은 그냥 물봉선.▲

 

 

 

 

멸치의 가치~^^. 국화과에 속하는 멸가치도 어느새 열매를 달기 시작했다.

꽃보다 오히려 열매에 더 눈길이 가는 멸가치다.▲

 

 

 

 

좀담배풀.▲

 

 

 

 

어느새 생강나무도 열매를 달기 시작했고▲

 

 

 

 

얼핏 보면 둥근이질풀이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둥근이질풀과 달리 잎이 세가닥으로 갈라지고 가운데 잎이 유독 큰 것이 보일 것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것을 큰세잎쥐손이라 한다. 큰세잎쥐손이는 경기도 높은 산 화악산과 석룡산, 그리고

명지산과 연인산,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등에 주로 자생한다.▲

 

 

 

 

큰세잎쥐손이 아래쪽의 잎은 5개로 갈라지는 특징도 있다.▲

경기 북부 이 일대에는 둥근이질풀은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나물.▲

8월 말이나 9월 초순경이면 방림고개로 오르는 이 길에도 금강초롱이 환하게 피어날 것이다.

북봉 일대에는 피었을까. 금강초롱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계곡 따라 5.1km를 올라서니 방림고개(쉬밀고개)가 나온다. 조망이 없으니 석룡산 정상엔 갈 생각이 없었는데 온 김에 잠시 들렀다 오기로 한다.

늘 깨지고 갈라진 정상석이 있었는데 가평군에서 큼직한 정상석으로 새로 바꾸어 놓었다.

석룡산(1,147m)은 경기도 가평군 적목리와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서늘한 계곡으로

여름이면 특히나 많이 찾는 산행지고, 7~9월이면 북부 고산에서 볼수 있는 야생화의 천국이기도 하다.

 

다시 방림고개로 내려와 등산로 없음 표시가 있는 곳으로 간다. 북봉 오름길이다.

북봉에서 실운현(화악터널)으로 하산할까도 생각중인데 가봐야 알것 같다.

요즘은 닻꽃이나 금강초롱을 보기 위해 화악산을 갈때는 차를 가지고 실운현에서 올라

실운현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임도길이고 거리도 짧아 한결 수월하게 닻꽃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방림고개를 지나 화악산 북봉으로 향하는 길, 습한 곳을 좋아하는 관중과 ▲

 

 

 

습한 바위의 단짝 같은 바위떡풀도 가득 자라났다.▲

 

 

 

열매를 단 여로.▲

 

 

 

등로 곳곳엔 단풍취가 가장 많이 보일 정도다.▲

단풍취도 어린 잎이었을떄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데 먹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참 신기한 생명체 아닌가.▲

괴불나무 종류들은 꽃이 필때도 열매를 달때도 독특하기 이를데 없다.

또한 볼때마다 어려운게 이 괴불나무 종류이기도 하다. 

꽃자루(열매자루)가 길고 화경이 위로 서 있고, 잎과 잎자루 열매자루 등에 털이 밀생하는 것으로 볼때

이것은 각시괴불나무가 맞겠다.

 

 

 

 

이른 봄의 앙증 맞은 노루귀의 모습이 떠오르는가.

처음엔 잎으로 변한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어 무섭기까지 했었다. 노루귀가 잎으로 변한 모습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다.  좀 더 진한 남색으로 분을 가득 묻히고 익어갈때면

그 영롱함이 어찌나 탐스럽던지 늘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꿩의다리아재비다.▲

 

 

 

 

숲의 활력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큰세잎쥐손이.▲

 

 

 

 

열매가 5수성이고 얕은 날개가 있는 회나무다.▲

그러나 그 정의대로만 자라지는 않고 4수성인 아이도 있어 가끔은 나래회나무인지 착각을 하기도 한다.

 

 

 

 

4개의 능각으로 이루어진 회목나무 열매.▲

 

 

 

 

노루오줌▲

 

 

 

 

눈개승마.▲

노루오줌과 눈개승마는 꽃이 피기 전 그리고 이렇게 열매를 맺었을때도 비슷하게 생겨 혼동하기 쉽다.

 

 

 

 

눈개승마와 비슷한 눈빛승마는 지금이 한창이다.▲

 

 

 

 

잎이 줄기를 감싸는 두메고들빼기.▲

 

 

 

 

화사함 하면 동자꽃을 빼놓을수 없어라. 온 산에 동자꽃이 주홍빛으로 물들어간다.▲

 

 

 

 

언젠가부터 누군가 삼일봉이란 이름을 붙여 놓은

헬리포트를 지난다.

 

어째 오리떼들이 안보이나 했다. 몽실몽실 이제야 깨어나는 흰진범이다.▲

석룡산 화악산에는 그냥 진범은 자생하지 않는다.

 

 

 

 

고산식물 세잎종덩굴 열매.▲

 

 

 

 

송이풀.▲

최고의 야생화 산지라는 수식에 걸맞게 발에 채일 정도로 꽃들의 연속이다.

 

 

 

 

아~윤기도 좔좔, 덜렁 하나 남은 것이 탐스럽게도 생겼다.▲

그래서 야한 성인 영화에서도 산딸기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했었나~^^

여튼 먹음직스럽게도 생겼어라. 정작 맛을 보면 좀 떫은 맛이 난다.

 

 

 

 

산에서 자라는 해당화라 부르는 인가목 열매다. ▲

해당화 열매는 둥글고 퉁퉁한데 비해 인가목 열매는 길쭉하다.

주로 지리산이나 중북부 산중턱 이상, 높은 산중에서 자란다.

 

 

 

 

층층나무.▲

 

 

 

 

서덜취다. (무슨 서덜취인지는 구별하지 않음)▲

산나물을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봄날의 곰취를 반갑게 뜯었다가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서덜취의 새 순을 만나는 순간 뜯었던 곰취를 모두 버리고 내려올만큼

서덜취는 높은 산중에서 볼수 있고 맛을 본 사람들은 그 향에 취할만큼 좋다고 한다.

 

 

 

 

모시대의 화관이 도라지만큼이나 크고 빵빵하다.▲

도라지모시대에 관해서는 모시대의 연속적 변이일수 있다는 견해도 많아 굳이 구별하진 않으려 한다. 

 

 

 

 

아구~이게 무엇이래.▲

보자마자 입맛이 다셔지니 먹을게 분명하여라.~^^

꽃자루와 꽃받침에는 붉은 기운이 있고, 열매 모양으로 볼때 개다래가 아닌 쥐다래겠다.

개다래는 끝이 좀 더 뾰족한 편이다. 쥐다래는 개화시 잎에 흰색 무늬가 생겼다가 붉게 변한다.

개다래 역시 흰색 무늬가 생기는 건 비슷하지만 붉게 변하진 않는다.

 

 

 

 

우리 어렸을땐 깨금이라 불렀었다. 시골 살았지만 거의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나무였고 열매였다.

딱딱한 껍질속의 열매가 고소했던 기억이 난다. 개암나무다.▲

 

 

 

 

까치고들빼기다.▲

까치고들빼기 꽃잎은 보통 5장, 지리고들빼기는 6~8장.

엽축에 날개 있는 것은 지리고들빼기,엽축에 날개 없는 것은 까치고들빼기다.

지리고들빼기의 엽축(잎줄기)은 보자마자 확연히 구별이 될만큼 날개가 넓고 뚜렷하다.

 

 

 

 

꽃이 핀 바위떡풀도 만난다.▲

 

 

 

 

마치 산앵도나무에 피어난 꽃인듯~ 미역취가 산앵도나무 아래 숨어들었다.▲

 

 

 

 

미역취.▲

 

 

 

 

왼쪽 화악산 북봉이 가까워지자 공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화악산 정상이 보인다.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니 석룡산과 석룡산 우측으로 봉긋하게 솟은 봉우리는 수덕바위봉,

석룡산 뒤쪽으로 완만해 보이는 한북정맥 능선의 국망봉과 맨 좌측이 개이빨산(견치산)이다.

좌측 아래 조무락골에서 쑥 들어간 방림고개로 올라 석룡산에 들렀다 온 것이다.

가운데 뒤로 희미하지만 억새산행지로 유명한 명성산도 알아보겠다.

 

 

 

 

맨 우측이 국망봉, 그 좌측으로 개이빨산(견치산), 민둥산으로 한북정맥이 이어지고

가운데서 좌측으로 강씨봉,귀목봉, 맨 좌측이 명지산이다.

좌측 명지산과 귀목봉 사이 뒤로 운악산도 보인다.

 

 

 

 

군부대 시설이 있는 화악산 정상부에서 그 바로 우측으로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하는 중봉,

그리고 가운데 명지산과 우측으로는 귀목봉과 강씨봉이다.

흐린 날이지만 지리했던 장마가 끝을 보이고, 이런 날을 만난 것 만으로도 더없이 감사한 일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찜통더위가 시작되겠지만 길고도 꿉꿉했던 장마에 더위라도 그리웠음이다.

 

 

 

 

좌측 뒤로는 명성산에서 각흘산으로 이어지고, 가운데는 광덕산과 상해봉

우측으론 회목봉과 하오현 복주산으로 이어진다.

 

 

 

 

이미 산구절초도 피어났으니 어느새 가을 냄새마저 퍼져난다.▲

하기야 이미 입추도 지났고 일주일 후면 처서니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겠다.

 

 

 

 

유후~그렇게 북봉을 바로 앞두고 오늘의 주인공 닻꽃을 만난다.

용담과 닻꽃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닻꽃은 멸종위기종 2급에 지정되어 있는 귀하신 몸으로 설악산 대암산 등 몇몇곳에 자생지가 있지만

이젠 거의 보기가 어려워졌고

닻꽃 하면 화악산을 떠올릴만큼 실질적으로 이곳 화악산이 가장 큰 규모의 자생지라 보면 되겠다.

 

주로 산지의 양지바른 풀밭이나 반그늘에서 자생하고 잎은 마주나고 크기는 10~60cm 정도로 자란다.

귀한 꽃이니 이쁘게 보일수도 있지만 첫눈에 정말 이쁘다라는 느낌은 받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노란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회 초년생처럼 순수해 보이기까지 하다.

의외로 많이 퍼져 있어 어렵지 않게 눈맞춤할수 있었다.

 

 

 

어떤 모양으로 보이는가. 닻꽃은 꽃이 닻 모양으로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닻꽃은 다른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강하지 못해 다른 식물이 가득 자라나는 초원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하고 절멸하는 경향이 있다 한다. 예전에는 한라산에 말과 소가 있어 닥치는대로 식물을

먹어 버려 바닥이 드러날때는 그래도 닻꽃이 드물게 자생했지만 다른 생명체들로 채워진 지금은

멸종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다.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인데 한라산의 골칫거리 조릿대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다시금 소와 말을 방목하는

방법 등도 모색을 해보았다 하니 그들이 먹어치우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짐작할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소와 말 때문에 다른 귀한 식생들마저 다 사라질 위기에 처할수도 있으니

한가지를 살리자면 또 다른 한가지를 잃게 될수 있으니 무엇을 택하기도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 화악산이나 대암산 등에서 만날수 있었던 닻꽃은

2019년 유전자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신종으로 밝혀져 참닻꽃으로 국명이 변경되었다 한다.

구별 방법, 동정 포인트는 거 모양(SPURS)이 닻꽃보다 길고 좁고 안쪽으로 굽는다 한다.

그렇다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닻꽃을 보지 못한 결과가 되므로 참닻꽃과 직접 비교할수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화악산이나 설악산 대암산 등에서 만났던 닻꽃은 참닻꽃으로 봐야할것 같다.)

 

 

 

 

과남풀도 곧 피어나겠다.▲

 

 

 

 

몇년만에 화악산 북봉(1435m)에 오른다. 중봉보단 북봉이 조망도 더 나은 편이다.

오늘이야 그렇지만, 시야가 좋은 날엔 설악산까지 보이니 명품 조망을 볼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나온 길과 석룡산. 맨 가운데 뒤가 명성산, 그 우측으로 각흘산과 광덕산으로 이어진다.

왼쪽 맨 뒤로 한북정맥인 개이빨산(견치산)과 국망봉이다.

 

 

 

 

좌측 명성산에서 우측 하오현 고개와 맨 우측 끝 복주산까지. 우측 하오현 아래 마을이 사창리겠다.

사창리는 군부대가 많은 지역이고,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갈수 있는 곳이라 익숙한 지명들이다.

 

 

 

 

우측으로 지나온 석룡산과 방림고개.

아래로는 조무락골 계곡이 흐르고, 맨 뒤로는 한북정맥인 민둥산,개이빨산, 국망봉 라인이다.

맨 좌측으로 귀목봉과 강씨봉이다.

 

 

 

 

명지산에서 귀목봉 강씨봉 민둥산 개이빨산까지~

시야가 탁 트이는 날엔 왼쪽 희미한 운악산 너머로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도 만날수 있다.

 

 

 

 

북봉에 서면 가장 먼저 응봉으로 시선이 가게 된다.

역시나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좌측 봉우리는 이칠봉이다.

나는 응봉을 볼때마다 어느 유럽의 목 굵은 귀부인이 진주 목걸이를 칭칭 감은것처럼 느껴졌다.

노안이 온겨~아님 헛것이 보이는겨.

 

여튼 여기 왼쪽 길 따라 임도로 내려서면 실운현이 있는 화악터널로 내려설수 있다.

요즘은 차를 가지고 와서 화악터널에서 오르는 경우가 많고 훨 수월하게 산행을 마무리할수가 있다.

특히나 야생화 탐방 위주로 하는 분들이 많이 애용하는 코스기도 하다.

저긴 대중교통이 없어 사창리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하산때라면 다른 분들 도움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다.

실운현 방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온다.

 

 

 

 

응봉과 촉대봉으로 향하는 화악지맥이다. 좌측이 응봉, 우측으로 뾰족봉이 촉대봉이다.

촉대봉 뒤로는 춘천과 가평의 경계를 이루는 몽가북계가 라인을 형성한다.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화악산 정상의 시설물들과 그 바로 우측 봉우리가 중봉이다.

시설물 우측 아래 철조망을 돌아 중봉으로 가다가 고생을 한 적도 있다.

맨 우측 희미한 곳이 명지산이다. 명지산에도 지금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났겠다.

명지산은 이제 몇개체 남지 않은 광릉요강꽃을 볼 수 있는 보물같은 숲이기도 하다.

 

 

 

 

잎이 줄기를 감싸는 개시호.▲

 

 

 

 

북봉에서 정상 방향으로 더 다가오니 역시나 참닻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큰 나무나 숲이 우거지지 않아 참닻꽃이 자랄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응봉을 향한 까실쑥부쟁이. 바야흐로 까실쑥부쟁이 전성시대가 도래하였다.

 

 

 

비슷한 참취다.▲

참취는 아래쪽 잎이 둥글넓적 심장형으로 길쭉길쭉한 타원형인 까실쑥부쟁이와 구별된다.

곧 참취는 시들해질 것이고, 까실쑥부쟁이는 이제부터 한창때가 시작될 것이다.

 

 

 

잘 마른 고급 소금을 보는듯한 참나물.▲

 

 

 

 

산구절초와 참닻꽃.▲

 

 

 

언제봐도 앙증맞은 난쟁이바위솔.▲

 

 

 

잎이 큼지막한 도깨비부채다.▲

 

 

 

아직 피지 않았나 조바심을 내었더니, 어느 순간 그 진한 빛이 숲 전체에 퍼져 나간다.

금강초롱이다.

석룡산과 화악산의 금강초롱은 다른 곳의 금강초롱보다 색감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북부와 강원도 고산에서 자라는 금강초롱은 처음 금강산에서 발견되어

금강초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우리나라 1속 1종의 특산식물이고 귀하신 희귀식물이다.

꽃말은 각시와 신랑. 청사초롱이라 할만큼 화사함이 뿜어져 나오니 

이맘때면 설악으로 그리고 석룡산 화악산으로 오르는 이유다. 

이제 하나 둘 피기 시작했지만 내린 비에 쭈그러진 모습들도 보인다.

 

 

 

 

금강초롱은 실운현쪽으로 가다보면 더 많이 만날수가 있다.

실운현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정상 넘어 중봉으로 가보고 싶다.

사실 중봉엔 특별한 게 없으니 가지 말자 했으면서 순간의 선택을 따르고 있었다.

이번엔 예전과는 반대쪽 건물 좌측 철책을 끼고 도는데 다닌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길은 뚜렷하게 이어진다.

물론 수풀이 길을 막고 우거지지만 못 다닐만한 그 정도는 아니다.

 

 

 

 

그 길에 붉은 공처럼 둥근 참당귀도 만나고▲

 

 

 

 

이젠 꽃이 진 곰취도 만난다. 잎이 정말 곰처럼 크기도 하다.▲

 

 

 

 

그렇게 공군부대 정문으로 올라와 임도 따라 중봉 갈림길로 내려간다.

그 우렁차고 풍부했던 조무락골과 복호동폭포를 잊지 못해 실운현이 아닌 이 길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저 봉우리가 중봉이다.

군 시설이 있으니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좌측 아래쪽으로 돌아서 올라야 한다.

 

 

 

 

군사도로 옆으로는 쉬땅나무가 가득 피어났다.▲

 

 

 

 

도로를 향해 얼굴을 내미는 까실쑥부쟁이가 오늘의 주인공인가 보다.▲

잎이 까실까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임도를 내려와 우측으로 코너를 돌면 중봉(0.2km) 이정목이 세워져 있고 다시 산길로 이어지게 된다.

왼쪽 도로는 화악리 건들내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건들내는 천도교 수련원이 있는 곳이다.

그 곳 역시 가평에서 바로 오는 버스가 사라져 더욱 불편하게 되었다.

좌측 뒤로는 몽가북계(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의 북배산 계관산이다.

 

 

 

 

군 시설물밖에 없는 정상부와 응봉이지만 쉬땅나무와 저 녹음이 어우러지니

어디 알프스라도 온 듯 눈이 맑아지는것만 같다.

 

 

 

중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0.2km로 아주 짧지만 가파른 바윗골을 지나는 것이라 조금 힘을 들여야 한다.

그 길엔 배초향이 배초향만의 독특한 향을 퍼트리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걸쳐 있는 화악산(1468m)은

경기 제1봉이자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하는 야생화 많기로 유명한 산이다.

지금은 화악산 중봉(1446m)이 실질적인 정상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예전의 중봉은 협소해 인증 한장 남기기도 힘들었는데 참 많이 변했다.

나도 이제 자꾸만 라떼(^^)가 되어가는지 지난 이야기들을 참 많이 한다.

나 떄는 말이야~를 커피 라떼에 빗대어 하는 말이다.

 

 

 

 

하산하면서 본 북봉과 정상 시설물, 그리고 우측으로 중봉이다.

 

 

 

 

하산길에도 종종 보이는 큰세잎쥐손이.▲

 

 

 

 

그렇게 급경사를 따라 복호동폭포로 내려서는 길, 질퍽한 길에 미끄럼이 심하다.

마치 동물 몸에 붙은 진드기 같은 삿갓나물 열매도 만난다.▲

 

 

 

 

그렇게 다시 조무락골 계곡으로 내려서니 물살이 딱 보기 좋을만큼 흘러주고 있다.

초입때 제대로 보지 못했던 복호동폭포에 다시 들렀다.

복호동폭포는 보통때는 물길이 너무 약해 사실 좀 밋밋하다 느낄때가 많았다.

그러니 오늘 적당히 남아준 물길에, 딱히 떠나지 못하는 휴가를 대신하는 마음도 있었다.

 

 

 

계곡은 더없이 깨끗해졌다. 어찌나 물이 차갑던지 얼음물에 담그고 있는것만 같다. 

조무락골 하류로 내려서니 벌써 어둑해지려 한다.

이젠 목동으로 나가 다시 가평으로 가야 하니 교통편도 더 불편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인기 많은 산지를 오가는 버스라 버스편은 그닥 나쁘지 않다.

 

용수동에서 6시 20분 차를 타고 목동으로, 그리고 가평으로 나간다.

가평터미널에서 동서울행 버스가 많이 줄어 가평역으로 가서 전철을 탔다.

모든 것에 조금 무기력해질 무렵, 참닻꽃을 비롯해

수많은 식생들와의 조우에 모처럼의 활력으로 다가왔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