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년

문경 공덕산~ 천주산 (암봉과 조망이 좋다.)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중부지방에 이어 전국 곳곳이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해를 입는 곳은 늘 자연과 가장 가까이 있는 분들이 많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경북쪽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 내린 편이고 집중적으로 비가 시작되기 전, 문경 공덕산 천주산에 다녀왔다.

 

등산코스 : 전두구암 버스정류장~대승사~사불암~윤필암~묘봉~공덕산~천주산~천주사~천주사 입구

(약 13km로 대승사나 윤필암으로 차를 가지고 오른다면, 그리고 천주사까지 차를 가지고 오른다면

거리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30분차를 타고 문경 점촌터미널로 간다.

문경터미널은 문경 읍내에 있는 것이고 점촌터미널은 문경 시내에 있는 것으로

초행자라면 무지 헤깔릴수도 있는 일이다. 나도 처음 방문때는 그랬었다.

8시 45분쯤 점촌터미널에 도착해 시내터미널로 이동해

시내버스터미널에서 9시 25분 산북행 버스를 타고 대승사 전두구암으로 간다.

 

처음엔 천주산부터 시작할까 했는데 천주사쪽으로 가는 버스는 9시 50분에 있어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미리 얘기하자면 차량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두구암 하차해

대승사까지는 무려 4~50분을 걸어야 한다.

 

 

전두구암 대승사 초입에서 내려  포장도로를 따라 간다.

대승사까지는 3km라 쓰여 있었는데 구불구불 오름길이라 더 길게 느껴졌다.

문경은 사과가 유명하듯 가는 길엔 길게 사과밭이 이어졌다.

포장 임도길이 좀 지루할수도 있지만, 그 지역만의 색다른 풍경을 접하며 걷는 것도 행복이다.

 

 

 

 

산 초입이나 들에서 만날수 있는 이질풀 그리고 가막살나무다.

이질풀은 산 초입이나 들에서 만날수 있다면 둥근이질풀은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꽃이다.

가막살나무 열매는 점점 붉게 익어갈 것이다.

열매는 과실주도 담그고, 효소를 만들기도 하고, 열매를 이용해 다양하게 즐기기도 한다.

 

 

 

임도따라 헥헥거리고 오르다보니 윤필암 입구의 주차장이 나온다.

바로 윤필암으로 간다면 더 수월하겠지만 대승사부터 둘러보려고 임도를 마저 더 따라 올라간다.

켁켁거리고 오르는 사람이 안쓰러워 보였던지, 올라가던 차량이 주춤주춤

태워주려 멈추기도 했지만 이 길이 궁금하기도 해서 사양하고 마저 더 걸었다.

 

 

 

일부러라도 이런 한적하고 울창한 숲을 찾아 산림욕을 하는 마당에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가 너무 감미로워 더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서울에서 가끔 한강이나 집 주변 공원을 걷기도 하지만, 주변엔 어찌나 차량이 많이 다니던지

온전히 숲을 느끼기엔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으니 이런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그렇게 대승사 일주문에 이른다.

공덕산을 사불산이라 칭하는 이유는 중턱에 사불암(사면석불)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유산이니 공덕산에 왔다면 꼭 들러보면 좋을 곳이다.

 

 

 

공덕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대승사는 신라 진평왕 9년인 587년에 창건하고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한 14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년 고찰이다. 공덕산은 산행을 하지 않아도

대승사와 윤필암 사불암 일대를 오솔길 따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여정이 될 것이다.

 

 

 

대승사 대웅전에는 2017년에 지정해 옛 자료만 보신 분들이라면 잘 모를수 있는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국보 제321호로 지정되었고

대승사목각불탱 및 관계문서(보물 제575호) 와 사적비 및 아미타불사에서 나온 화엄경, 불사리 등

여러 문화재가 남아 있다.

부속암자인 묘적암에는 기화가 《금강반야경오가해설의》(1415년)를 지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승사를 둘러보고 윤필암으로 가는 길, 며느리밥풀속이 햇살을 받으며 여기저기 많이도 피어났다.▲

 

 

 

너는 망태버섯이라냐.▲

꼭 우리집 수세미를 닮았고 고급 향수병처럼 우아하게도 생겼다.

 

 

 

대승사 둘러보고 윤필암으로 가다가 사불암을 보러 잠시 올라간다.

2015년쯤에 왔을땐 주어진 시간이 쪼들려 사불암을 보지 못했었다.

400m 올라갔다가 윤필암과 마애불을 보려면 다시 내려와야 되고,

사불암에서 바로 쌍연봉 능선으로 올라 공덕산 정상으로 갈수도 있다.

 

 

 

사면석불 가는 길에 만나는 이 바위는 

어느 석공이 다듬다 만 동물 형상처럼도 보였다.

 

 

 

사면석불이 있는 바위지대로 올라서니 연세 드신 부부가 앉아 쉬고 계셨고

혼자 왔느냐, 어떻게 혼자 걷느냐, 사람 별로 없는 산인데~ 하신다.

어르신들 생각엔 여자 혼자 이곳까지 온 것만으로도 놀라울 일일텐데 

천주산까지 간다 하면 걱정의 말씀들을 하실것 같아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네면에 석불이 그려져 있는 문경 대승사 사면석불(경북 유형문화재 제403호)이다.

공덕산을 사불산이라 불렀던 이 산의 모태가 되는 석불인 것이다.

일연의 삼국유사에 의하면 "죽령 동쪽 백리쯤 되는 곳에 우뚝 솟은 산이 있었는데

진평왕 9년(587년)에 갑자기 사면이 한 길이나 되는 큰 돌이 나타났는데

거기에는 사방 여래의 불상을 새기고 모두 붉은 비단으로 싸여 있었는데 하늘에서 그 산마루에 떨어진 것이다.

진평왕이 그 말을 듣고 그곳으로 가서 그 돌을 보고 나서 그 바위 주변에 절을 세우고

절 이름을 대승사라 했다. 여기에 이름은 전하지 않으나 연경을 외는 중을 청해 이 절을 맡겨

공석을 깨끗이 쓸고 향화를 끊이지 않게 했다. 그 산을 역덕산이라 하고, 혹은 사불산이라고도 한다.

그 절의 중이 죽어 장사지내니 무덤 위에서 연꽃이 피었다"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산중에서 이런 자연 그대로의 문화재를 만날때만큼 가슴 뿌듯할때도 없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진평왕의 이야기가 정설이든 전설이든 

그 옛날 석공이 한땀 한땀 정성을 기울였을 모습을 막연히 떠올려보면 괜히 벅찬 마음마저 든다. 

지금도 첩첩산중인 이 곳인데 그 시절이야 오죽했겠는가.

그 산중에 누군가 올라 이런 바위를 발견했을 것이고, 마음을 다해 석불을 새겼을 그 하루 하루가 스쳐 지나는것만 같다.

 

 

 

마모가 되었지만, 그래도 각각의 불상을 알아보기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다.

가까이서 볼수 있어 더욱 감동이다.

 

 

 

반대편 절벽쪽의 불상은 비바람을 더 많이 받은 영향인지

마모가 심한데 오히려 다른 형상으로 깍인 모습에 더 눈길이 갔다.

불상 아래쪽으로 째진 눈과 강인한 코와 삐죽 앙 다문 입술이 마치 심술이 난 남자 형상으로 보였다.

진시황의 무덤에서 나온 병사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 뒤로는 이따 오르게 될 묘봉 능선이다.

 

 

 

아래쪽의 윤필암과 위쪽의 조그만 암자가 묘적암이다.

묘적암은 646년 부설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고려말의 나옹선사가 출가하여 수행했던 곳이다.

묘적암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묘적암쪽으로 가다보면 마애불도 만날 것이다.

 

 

 

아래 마을은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 일대와 우측 뒤로 운달산이 보인다.

좌측은 배나무산과 단산이다. 활공장이 있는 단산 능선도 눈에 훤하다.

운달산 아래에는 김룡사가 자리하고 있는데, 일대를 지나다보면 김룡사 표지판이 곳곳에 있어

더욱이나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김룡사 분위기도 대승사와 좀 비슷하다 느꼈다.

좀 더 해발을 높여가면 황장산과 황정산, 대미산, 포암산, 주흘산도 만나볼수 있을 것이다.

 

 

 

윤필암 앞마당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96호인 문경 윤필암 삼층석탑도 보인다.

통일신라시대 석탑에서 확립된 전형적인 양식에서 고려시대 특유의 창작성과 예술적 특징이 가미된 석탑이라 한다.

 

 

 

사불암에서 바로 오르면 쌍연봉 능선을 만나 공덕산으로 갈수도 있지만

이왕 온거 마애불도 보고 싶어 윤필암으로 내려왔다.

윤필암을 가볍게 둘러보고 윤필암 뒤쪽 마애불을 보러 간다. 묘적암 방향으로 가면 된다.

산중엔 사람이 없었지만, 차로 올수 있는 윤필암 대승사를 둘러보는 사람들은 제법 오가고 있었다.

 

 

 

심어둔 삼잎국화는 벌써 열매를 맺는 녀석들도 보인다.▲

꽃이 겹으로 피면 겹삼잎국화다. 삼잎국화처럼 노란색 꽃을 피우는 황매화와 헷갈려 할수도 있다.

 

 

 

가는장구채.▲

 

 

이건 신감채일까. 묏미나리일까. ▲

꽃이야 다 그것처럼 비슷하니 잎의 특징을 알아두면 좋겠다.

묏미나리는 잎에 가는 톱니가 있고 잎이 두꺼워 보이는 반면,

신감채는 잎에 결각상 거치(큰 톱니)가 있어 구별된다. 잎이 깊게 패이는 이것은 신감채겠다.

 

 

대승사 마애여래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9호)이다.

이 불상은 윤필암과 묘적암 중간 길가 암벽에 조각되어 있다.

자연암벽을 이용하여 음각된 이 불상은 머리 부분엔 뿔 모양으로 연꽃 무늬를 새겨놓았고, 이중의 연화좌대위에 신광과 두광을 조각하였다.

양 어깨에 가사를 걸치고 오른손은 위로 올려 진리를 나타내는 손 모양을 하고 왼손은 복부에 놓았다.

불상의 전체 높이는 6m, 어깨폭은 2.2m로서 조각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한다.

 

마애불을 내려와 임도 따라 걷다가 능선길로 올랐다.

부도전을 지나고 능선에 올라서니 역시나 바위와 소나무가 풍취를 더한다.

임도를 이르게 버리고 능선으로 올랐으면 안장바위도 만날수 있었을 것이고, 더 스릴감을 즐길수도 있다.

 

 

 

서로 마주보며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것 같은가. 그래서 일명 부부바위다.

왼쪽 아이가 뽀뽀하자고 입술을 내미니 오른쪽 바위가 정색하며 뒤로 고개를 빼는듯 보였다.

 

 

 

조금 더 올라서니 우측 마전령 너머로 백두대간 포암산이 빼꼼 보이기 시작했다.

 

 

 

희귀식물이지만 충북이나 경북의 바위 산지에선 흔하게 만날수 있는 꼬리진달래다.▲

 

 

 

잎줄기에 붉은 반점이 있는 기름나물이다.▲

 

 

 

온갖 바위들 구경하며 묘봉으로 가는 길이 즐겁다.

마지막 바위는 벙어리장갑인듯 엿장수 가위인듯 독특한 바위가 많다.

 

 

 

손과 발을 모두 이용해 슬랩지대를 오른다. 바위 오르는 묘미가 상당히 좋다.

 

 

 

그렇게 묘봉 전망대에 오르니 조망도 시원스럽다. 내 머리위의 봉우리가 단산이다.

단산 능선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배나무산과 그 뒤로 희미한 오정산도 보인다.

 

 

 

왼쪽 뒤로 월악산의 조망처이자 백두대간인 포암산이다.

그리고 가운데서 우측으로 두번째 봉우리는 백두대간 대미산이고,

그 우측 맨 뒤로는 문경 최고봉인 문수봉(1162m)이 아닌가.

아직 우측으로 있을 황장산과 황정산은 보이지 않는다. 조망은 공덕산보다 천주산에서가 좋다.

 

 

 

좌측 뒤 포암산에서 우측 뒤 대미산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대미산이 있는 문경은 백두대간 구간 중 가장 긴 110km의 거리를 가지고 있고

남한의 백두대간 중간 지점이 있는 곳이다.

 

 

 

가운데 운달산, 맨 우측 포암산, 맨 좌측으로는 단산이다.

 

 

 

우측 운달산에서 단산과 배나무산(선암산)을 지나고, 좌측 맨 뒤로 희미한 오정산이다.

유명한 명산들은 아니니 어색한 지명들일수 있지만, 굳이 어디에 정해진 100명산 200명산이 아니어도 

전국 곳곳 수려한 산들은 많고도 많다. 한두번쯤 다녀와도 좋을 문경의 산지들이다.

 

 

 

왼쪽이 공덕산이고, 공덕산 우측으로는 반야봉 능선이 이어진다.

우측 뒤로는 국사봉이다.

 

 

 

맨 앞줄 능선 가운데쯤에는 아까 다녀온 사불암이 있고 우측 아래에 윤필암이 보인다.

사불암에서 저 능선 따라 계속 오르면 쌍연봉과 만나게 된다.

두번째 줄, 좌측 봉우리가 반야봉이다. 공덕산에서 뻗어내린 줄기다.

 

 

 

딱히 봉우리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곳곳에 세워둔 쌍연봉,대승봉을 지나 공덕산으로 간다.

공덕산 일대는 작물 재배지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세워 두었다.

심어둔 작물 뿐 아니라 송이버섯이나 산삼도 많이 난다 하니 더욱이나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을 것이다.

 

 

 

 

뚝갈과 마타리. 둘 다 마타리과에 속한다.▲

 

 

 

잎이 단풍 모양인 단풍취.▲

 

 

 

어느새 조금씩 청보라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진하게 익은 열매에선 영롱함이 묻어 나오는 노린재나무다.▲

 

 

오이풀. ▲

 

 

산박하.▲

 

 

삽주와 고추나물.▲

 

 

이곳에서 공덕산(연화봉) 정상까지 100m 들어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뒤돌아 나와야 한다.

공덕산은 반야봉 가는 길이기도 하다.

 

 

 

공덕산 정상에 이르니 이정목에는  공덕산을 아까 그곳을 가리키고 있다.

서로 정상 하기 싫어서 양보하는겨~^^

경북 문경시 산북면과 동로면의 경계에 있는 공덕산은 아직도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산꾼들에게는 천주산과 연계하는 산행지로 더 각광을 받고,

역사 이야기와 더불어 대승사의 사불암이나 윤필암 묘적암을 돌아보기 좋은 산지다. 

공덕산 정상은 조망이 막혀 잠시 쉬었다가 바로 천주산으로 향한다.

 

 

 

공덕산을 내려오며 바라본 천주산은 여기 공덕산과 달리 바위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하늘을 받드는 산이라더니 딱 그런 모습이다.

공덕산에서 천주산까지는 1.8~1.9km로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급경사로 내려섰다가

다시 바닥부터 깔딱을 올라서야 하니 체력소모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숲이 이리도 좋으니, 돈 주고도 하는 힐링체험을 거저 즐기고 있는게 아닌가.

 

 

 

나무가 옆으로 쓰러져 있는 서낭당재다. 이곳에서 노은리나 수평1리 방향으로 하산이 가능하다.

 

 

 

다시 치고 올라야 하는 긴 계단길이 좀 지치게 할수도 있다.

 

 

 

오르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공덕산은 제법이나 멀어졌고

몇년전만 하여도 이곳에 계단이 없었으니 가파름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게 계단만 오르다 싱겁게 끝나면 재미가 없다.

계단을 올라서고 나면, 막바지 바위구간을 지나고 또 다시 조망이 트이는 큰 바위 두개를 오른듯 하다.

 

 

 

벌써 구절초 하나가 피어났다.

이르게 피어준 이 녀석 때문에 바위 오르며 쉬어갈 명분이 주어졌다.

흔하게 피어날때는 그냥 스치고 지나칠 구절초가 첫 눈맞춤이니 더욱이나 이쁘게 보이는 이유다.

 

 

 

조망처 바위로 올라보니 가운데 뒤로 단양 황정산과 그 바로 우측으로 작은 톱니처럼 꿀렁꿀렁한

문복대가 시원하게 드러나고 우측으론 촛대봉 시루봉으로 이어지게 된다.

맨 좌측으로는 황장산의 치마바위다.

 

 

 

가운데서 우측은 황장산과 치마바위다.

그러니까 황장산은 백두대간으로 문경에 속하고, 황정산은 도락산과 연계할수 있는 단양의 산이다.

맨 좌측 뒤는 문경 최고봉인 문수봉이다.

 

 

 

아래의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은 문경시 동로면 일대다. 그냥 보기만 하여도 절로 편안함이 감도는 마을이다.

좌측 뒤로 세 봉우리가 황정산 남봉과 신선봉 수리봉, 그 바로 우측으로 꿀렁꿀렁한 문복대,

가운데부터 우측과 뒤로는 촛대봉이며 시루봉 도솔봉 삼형제봉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뒤로는 백두대간 죽령과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찔한 바위에 올라 지나온 공덕산 능선을 바라보니

공덕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특별히 튀어나온 바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젠 정상인가보다 싶은 순간, 와우~진짜 정상이 드러나니

정상 아래 전위봉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천주산의 위용이 대단하다.

깍아지른 절벽 그 자체가 봉우리가 된 것이다.

 

 

 

 

천주산 정상의 산불감시초소도 보이고 

이곳 바위에서 바라보는 맛이 너무 좋아 정상을 지척에 두고도 쉬 올라가지 못했다.

 

내가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습관적으로 아침에 눈을 떠 처음 하는 일은

에어코리아와 기상청 예보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왕이면 미세먼지와 날씨로 인한 산행의 질과 위험 요소로부터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하는 거였다.

계속된 집중호우에 어디로라도 떠나기 마땅치 않은 요즘,

예보에 집중하면서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을 추리면서 어렵게 떠나온 길이었다. 

 

 

자연은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기운들 뿜어내지만

또 한편으론 인간이 어쩌지 못할 거대 재앙이 되기도 한다.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났고, 인명피해가 들려올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대부분은 자연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커지게 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니 이런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런 날을 만난것 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햇살이 더없이 그리운 요즘이다.

 

 

 

천주산 아래쪽의 전위봉 바위.

 

 

 

정상으로 오르는 길, 역시나 사람은 없고 조용하다.

곡성 동악산 정상 올라가는 목책길을 닮았다고도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길, 이 자체로 호화로운 길이 되었다. 

 

 

 

 

좌측은 하산할 천주사 방향이다.

 

 

 

지나온 공덕산과 우측 바위가 좀 전에 쉬어왔던 전위봉 바위지대다.

가운데 뒤로 둥그스름한 대미산과 그 바위 우측 뒤는 문수봉, 맨 우측으로 황장산이다.

 

 

 

좌측 뒤 문수봉, 가운데는 황장산과 치마바위, 우측은 황정산이다.

황장산과 황정산을 혼동하기 쉬운데 좌측 황장산은 문경의 백두대간 능선으로

예부터 궁에서 쓰던 나무 황장목으로 인해 생겨난 이름이고

산 아래에는 동로면 안생달길에 와인동굴로 유명한 카페가 있다.

또한 문경은 오미자가 유명해 저 일대에 오미자밭이 많았던 기억도 있다.

맨 우측 황정산은 도락산 옆에 있는 단양의 산이다.

 

 

 

당겨 본 황정산 남봉과 신선봉 수리봉, 그리고 우측은 문복대다.

 

 

 

그렇게 천주산 정상(836m)에 올라서니 한쪽엔 한자로, 반대편엔 한글로 쓰여져 있다.

새로 만들어진 정상석이고 뒤쪽으로 조그만 원래의 정상석이 있다.

천주산은 하늘 높이 솟아 기둥처럼 보인다 하여 하늘받침대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지형도에는 공덕산 천주봉이라 표기되어 있어 전에는 천주봉이라 많이 불리웠던 곳이다.

그러나 옛 기록에는 천주산이라 되어 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큰 붕어가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이라 붕어산이라고도 부른단다.

맨 좌측 뒤로 이제 주흘산도 보여진다.

 

 

 

가장 높은 바위위에 세워진 원래의 정상석이다.

안전 시설이 생긴 뒤로 애매한 위치에 있어 조금은 밀린듯한 느낌이다.

정상석 뒤 바로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국사봉이고, 우측으로 한반도 모양의 경천호도 들어온다.

좌측 뒤로는 예천군과 안동 방향, 우측 뒤로는 문경 점촌 방향이다.

 

 

 

가운데 경천호와 그 좌측으로는 국사봉, 경천호 우측으로는 정침봉과 맨 우측 뾰족봉은 숫돌봉이다.

이름들이 생소하게 들릴수도 있을 것이다.

 

 

 

문경 산북면 일대와 맨 우측 뒤로 주흘산이다. 

흐리다가 햇살이 어설프게 비춰 그렇지, 시야도 참 좋은 날이다.

저 울링이는 너울들을 자세히 이름 붙이긴 어렵겠지만

속리산과 민주지산과 덕유산까지 보인다니 좋은 렌즈라면 당겨볼만도 하겠다.

좌측 뒤로는 문경 점촌 시내 방향이다.

 

 

하산할 천주사까지는 0.8km로 그래도 거리가 짧아 다행이다.

물론 천주사에서 버스를 타는 큰 길까지 2km 이상 걸어 내려가야 한다.

뭐 2km는 뚜벅이에게 기본 중의 기본이니 큰 부담은 없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곳이 황장산과 황정산 방향이다.

저 푸른 들판과 하늘과의 조화가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

거기에 마을이 들어선 모습이 너무나 평온해 보이는 동로면이었다.

좌 황장산,가운데 황정산,우측으로 문복대.

 

 

 

보고만 있어도 눈이 맑아지는 것 같고, 기분이 좋은 장면이다.

가운데 세 봉우리인 황정산 신선봉 수리봉 능선 아래 가운데 푹 꺼진 곳이 벌재겠다.

 

 

 

예전엔 없던 정상부 데크를 따라 천주사로 향한다.

천주산은 바위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 어느 방향으로도 조망이 탁월하다.

내 우측으로 있는 봉우리는 매봉, 좌측 뒤로는 문복대에서 촛대봉 도솔봉 삼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소백 라인이다. 

 

 

 

우측 아래로 하산할 천주사가 보이고, 아래 도로 금천로까지 구불구불 걸어 내려가야 한다.

길 위로 좌측은 매봉,그 우측으로 용문산이다.

맨 뒤로 뾰족 올라온 산이 보이는가. 안동 학가산이 아닌가.

이렇게나 가까이 보일수가 없다. 당겨보면 정상부 통신시설도 보일듯 하다.

경북 산지엔 자주 올수가 없으니 늘 볼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든다.

 

 

 

양 사방으로는 모두 절벽으로 이어지니 그 스릴도 대단했던 곳이다.

안전 시설을 하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재미와 스릴이 죽지 않았다.

보통 연계산행은 공덕산~천주산보다는 천주산부터 시작해 공덕산으로 하산하는게 더 일반적이다.

어느쪽에서 올라도 좋지만 산 정상은 천주산이, 아래쪽 사찰은 공덕산이 더 볼만하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들국화의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노래로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다시 부른 곡이다. 

요즘은 문득문득 들려오는 노래 가사들이 가슴을 저미는 한편의 시가 되고

모두 나의 이야기가 되는것만 같다. 나이를 먹어가는 증거라 했다.

정말 그런 것인지 요즘은 사소한 일에도, TV를 보면서도, 노래를 들으면서도 눈물이 많아졌다. 

 

 

 

정상을 내려오면서 담은 정상부의 암릉과 건너편의 공덕산.

 

 

 

 

본격적인 하산길, 끝없는 계단길이자 대슬랩이 시작된다.

 

 

 

 

이제는 계단이 생겨 5년전의 그 온전한 슬랩은 아니지만 거대 암벽은 변하지 않았다.

미끄럽지 않은 바위라 그때도 어렵지 않게 오르고 내려올수는 있었다.

물론 안전시설이 생기기 전의 한 겨울 공덕산 천주산은 어디라도 조심해야 할 곳이었다. 

여튼 천주산은 대단한 암봉이다. 하늘을 받칠만한 산이라 이름 붙일만 했다.

 

 

 

돌탑군을 지나고

 

 

 

어렵지 않게 천주사로 내려설수 있었다.

 

 

 

천주사는 역사가 있는 오래된 사찰은 아닌듯 하다. 가볍게 둘러보고 바로 돌계단을 내려섰다.

성벽을 연상시키는 석축 아래로 주차장이 하나 있으니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온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산행을 시작할수 있을 것이다.

어느 산악회 버스 기사님은 대형버스는 이곳까지 올라오지 못한다고 초입이나 중간쯤 내려주시고,

어느 기사님은 이곳까지도 올라와 산악회 사람들의 발품을 덜어주기도 했다.

 

 

 

포장도로 따라 천주사 입구 큰 길로 나가는 길, 오랜만에 익모초도 한장 담아본다.

산모와 부인에게 좋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천주사에서 20분쯤 내려오니 천주사 초입이다. 3시 25분이다.

정확히 문경 가는 차가 몇시에 있는지 몰랐는데 운 좋게 3시 32분쯤 시내버스가 지나간다. 

점촌터미널에서 다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수 있었다.

공덕산 천주산은 한번쯤 꼭 가봐도 좋을만큼 암봉과 조망이 좋은 산지였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