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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관악산 등산코스-관악산 자운암능선 토끼바위. 대중교통.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오늘 소개할 자운암능선은 관악산 어느 코스 못지않게 암릉과 볼거리가 좋은 능선이다.

주 접하는 정상보다는 자운암능선에 비중을 둬 볼 생각이다.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학생들 길게 줄을 서 있는데

서울대 정문까지 가는 버스가 있고 공대로 들어가는 버스가 있다.

예전엔 서울대 정문쪽에서 호수공원 거쳐 산행을 했다면 요즘은 좀 수월하게

공대까지 버스를 타고 올라가 시작하는 편이다. 5511번 버스를 타고 서울대 공대(제2공학관)로 간다.

 

종점인 공학관 전인 건설환경연구소에서 내려 등로로 5~10분 올라서면

깔딱고개 가는 길과 나뉘어지는데 자운암능선은 좌측길을 따라 올라서면 된다.

따로 표시는 되어 있지 않지만 의자와 산불진화 장비함 그 윗길로 올라서면 자운암능선이다.

 

 

 

올라서자마자 바로 암릉이 시작되니 어느 다른 코스들보다도 더 이르게 암릉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서면 넓다랗게 세워진 바위 하나가 나온다.

흐린 날이지만 미세먼지가 아니니 상쾌해 좋고

바람까지 합세하니 시원하다 못해 가슴이 트이는게 정말로 살것만 같다.

지난주엔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하고 집 주변만 잠시 걷다보니 갑갑함에 숨까지 턱 막히는것만 같았다.

 

 

 

경사진 큰 바위로 올라서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만드는 바위 하나를 만난다.

침묵의얼굴바위다.

그러고보니 꽉 다문 입처럼도 보이고 여튼 가벼운 얼굴은 아니다.

어느 분들은 근심바위(고통바위)라고도 하였다. 보이는대로 보자구요.

 

 

 

반대편에서 보니 날카로운 주걱턱이었다.

토크쇼 진행자인 제이 레노를 보는듯도 했다.그러면 김구라와도 닮은 꼴이 되는 것인가.여튼

춘삼월, 간밤에 눈발이 조금 날렸었나 보다.살짝살짝 미끄러운 곳들이 있다.

 

 

 

역시 노간주나무다. 단단하기는 어느 나무를 압도함이고

미끄러워 아래로 흘러내릴것 같은 나의 지지대가 되어주었고

사철 어느때라도 그 굳건함을 드러내니 늘 칭송하는 소나무 부럽지 않다.

 

 

 

우측 건너편으로는 같은 관악산군인 삼성산이 철탑을 위시로 드러나고

좌측은 앞줄 버섯바위능선과 뒷줄 학바위능선이다.

버섯바위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학바위능선과 합류하게 된다.

버섯바위능선에서 바라보는 이곳 자운암능선이 또한 볼거리다.

 

 

 

아래로는 서울대가 자리한다. 우뚝 솟은 건물 일대가 공대(제 3공학관)다.

이따 하산도 여기 공학관 앞으로 할 것이다.

하산만큼은 가장 짧은 코스로 이동해 무릎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침묵의얼굴바위 지나서 만나는 바위들도 하나같이 듬직하다.

 

 

 

이 바위는 어느 괴생명체의 얼굴 같지 않은가.

벌린 입은 코와의 경계가 어디인지 모르겠고, 우측의 눈은 축 쳐지고.

한강에 설치되어 있다는 영화 괴물의 조형물처럼도 보였다.

 

 

 

좌측 봉우리가 자운암국기봉이고 가운데가 정상과 기상관측소 건물,

우측이 kbs 송신탑이다. 팔봉능선이나 육봉능선 관양능선쪽으로 가다보면 다 송신탑을 거쳐가게 된다.

 

 

 

자운암능선의 마스코트 토끼바위다.

예전엔 없었던거 같은데 붉은 눈알을 누군가 그려넣은듯 보인다.

사진 찍는 각도에 따라 이 토끼 한마리의 행동과 모양도 달라보였다.

나를 밀어내고 있어~

 

 

냄새를 맡으려 킁킁거리는 것도 같으니 예끼 그럼 못써요~^^

이 아이와 한참을 실갱이 벌이고 놀다가 간다.

우리가 순한게 토끼라고 생각하지만 토끼도 은근 무서운 동물이었다.

TV 동물농장인가에서 어느날 토끼농장에 토끼들이 죽어나고 있다해서

지켜본 결과 무섭게도 그 범인은 같은 동족을 죽이는 토끼였다.

이유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고 자기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귀여운 토끼에 대한 새로운 모습이기도 했다.

 

 

 

 

토끼바위 뒷모습은 화살표 같기도 하고,닻 모양처럼도 생겼다.

조금 방향을 틀어서 보니 흐믈흐믈 바다생물체 같기도 하고

하마 같은 모습도 있었네.

 

 

 

얘는 토끼가 아니라 꼭 쥐 한마리 같다.

 

 

 

지나서 보는 토끼바위가 있는 큰 바위군이다.

우측이 토끼바위인데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냥 바위군 자체가 아름답다.

 

 

 

제3왕관바위 아래를 지날때 자라처럼 생긴 바위도 만나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제3왕관바위라는 곳으로 올라 보았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있었다.

무엇을 두고 제3왕관바위라 하는지 좀 명확하진 않지만

마치 두 눈이 찍힌듯 보이는 바위군 일대를 말하는듯 보인다.

 

 

 

뒤쪽으로 돌아가보니 솟아 있는 바위들이 왕관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싶다.

좌측 바위가 남근석 같다 하시는 님들도 계시다.

그리 보면 또 그런것도 같고. 두갈래 머리를 한 여학생 같기도 하다.

 

 

 

제3왕관바위든 뭣이든 수려한 바위 무더기가 쌓여 있어

마치 어릴적 소꿉장난할적에 이만큼이 내 집이고 내 울타리다 했던 마음처럼

마치 바위 부자가 된것만 같았다.

여기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제3왕관바위도 패스 마시고 들렀다 가시와요~

 

 

 

조망 좋은 바위에 혼자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취해보는 것도 산중의 즐거움이다.

빛이나 시간대에 따라 사진도 크게 달라지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사진 연습한다 생각하고 다양한 각도와 시선에서 셀카도 원껏 날려본다.

이렇게 여유로운 것도 멀리 떠나지 않은 도심 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측 가야 할 자운암능선과 정상부,

그리고 좌측으론 수영장능선과 사당능선이 만난다.

관악산 많은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가 사당능선이 아닐까도 싶다.

그만큼 암봉 오르내리는 재미와 육산이 적절히 이어져 걷기에도 좋고, 조망도 훌룡한 능선이다.

물론 다른 능선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곳이 관악산이기도 할 것이다.

사당능선과 수영장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넘어가는 길엔 이제 계단길이 생겨

예전의 그 아찔한 스릴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대중적으로는 더 인기 있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수영장능선의 암릉도 제법이나 울퉁불퉁 그 근육 부족하지 않어라.

 

 

 

제3왕관바위를 내려오며 보니, 아까는 자라바위 같다 느꼈던 아이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중생대 공룡이 뛰어놀던 그 시대 어느 공룡 한마리,  

막 태어난 새끼 한마리를 품은채 그대로 화석이 된 것은 아닐지.

만나는 바위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딱 좋은 소재가 아닐수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암릉을 타고 자운암국기봉을 향해 간다.

 

 

 

저 앞에 바위 솟은 곳이 지나온 제3왕관바위다.

 

 

 

그냥 바위 하나인데 나는 누군가 누워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좌측이 얼굴 부분으로 솔잎 하나가 눈을 감고 있는 어느 미인의 눈썹처럼도 보였다.

누워 있는 미인 형상이라는 거창 합천의 오도산 미녀봉 숙성산도 거닐어 볼만한 좋은 산지다.

 

 

 

이 바위는 마치 부처의 머리 같았고,투구 쓴 병사 같기도 했다.

눈코입 옆모습이 뚜렷하지 않은가.

 

 

 

이 능선의 핵심인 자운암국기봉이다. 올라볼수 있을까~

 

 

 

이리저리 올라갈만한 루트를 찾아본다.

사진에서 보는것은 참 쉬워 보이는데 막상 마주해보면 오르기 쉽지가 않다.

뒤에서 딱 발 하나만 잡아주면 가능할텐데 늘 한발자국이 문제다.

군데군데 만만한 곳을 찾아 용을 써보지만 안되겠다 싶어 포기를 한다.

행여 올랐다 하여도 내려올때는 얼마나 더 무서운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아~그런데 너무 재미있어요.

육산이 걷기엔 편해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런 스릴 넘치는 바위산을 외면할수가 없다.

폼만 잡아보는 것으로도 이리저리 루트를 찾아보는 것으로도

다운되었던 기분은 어느새 절로 흥분으로 바뀌고 있었다.

 

 

 

국기봉 아래로 돌아가는 길,토끼는 토끼지만

아까 그 토끼와는 다른 무서운 심술보 토끼 같은 바위도 보인다.

 

 

 

 

너른 반석이 있는 자운암국기봉 아래에 선다.

산은 거닐때도 행복하지만 집에 돌아와 사진을 확인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 아닐수 없다.

그러니 한장한장 남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몇년 홀산의 큰 성과라면 삼각대 없이도 셀카 날리기의 귀재가 되었다는 것~^^

 

 

 

자운암국기봉은 쉬어가기 아주 좋은 곳이다.

관악산엔 사당능선,팔봉능선,관양능선,육봉능선,학바위능선, 버섯바위능선, 용마능선,

파이프능선,케이블카능선, 호암산과 삼성산까지 다양한 등산코스가 있어

안양이나 과천, 서울 사당동이나 신림동 시흥 등에서 들날머리를 삼을수 있으니

어느쪽에서든 손쉽게 접해볼수 있는 도심속의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누구라도 찾을수 있으니 큰 매력이 아닐수 없다.

 

 

 

바위엔 역시나 소나무가 있어야 제 맛이어라.

 

 

 

자연이 곧은것만 있다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바위도 소나무도 제 맘대로 굽어지고 자라난 아이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물론 곧은 나무는 그 나무대로 또 듬직한 맛이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자운암국기봉을 지나서니 정상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암릉산행지는 바윗길을 즐기고 걷자면 거리보다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는게 좋겠다.

 

 

 

가위 바위 보~주먹 내셨어라.

이리 보면 주먹을 쥔 손처럼도 보이고

 

 

 

조금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딱 야구글러브 모습이다.

그래서 글러브바위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전국의 많고 많은 산에는 인간사를 닮은 다양한 바위들이 만들어져 있으니

강조하고 강조해도 그저 자연은 신비로울 뿐이다.

 

 

 

좌측 정상으로 가는 자운암능선,우측은 송신탑과 버섯바위능선과 학바위능선 방향.

움푹 들어간 곳이 깔딱고개로 서울대나 서울대 공대로 하산할수 있는 곳이다.

 

 

 

자운암국기봉의 우람한 암봉을 내려선다.

 

 

 

지나 온 자운암국기봉이다.

 

 

 

 

아직 끝난게 아니다.

빨래판처럼 홈이 패이고 경사진 바위도 지나야 하고 마지막 밧줄 구간도 만나게된다.

 

 

 

비스듬히 세워진 사면 슬랩이지만 중간중간 틈새가 많아 지날만 하다.

약간 아래쪽으로 우회로도 있었다.일명 빨래판바위다.

 

 

 

지나온 길.

뒤로는 호암산과 장군봉 능선이다.

 

 

 

넘어와 본 빨래판바위에 슈가파우더라도 뿌린듯 하다.

눈이 없다 방심하는 요즘같은 계절을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할지도 모른다.

쌓인 눈보다 더 미끄러울수 있으니 말이다.

 

 

 

구름과 조금의 밝은 빛과 이글거리는 하늘도 너무 멋스럽다.

삼성산과 장군봉능선,그리고 호암산(민주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호암산 삼성산을 한바퀴 돌아보는 코스도 걸어볼만 하다.

보통 석수역에서 시작해 호암산(민주동산 국기봉) 거쳐 장군봉 능선과 삼성산으로 진행해

무너미고개에서 하산하거나 아님 관악산으로 크게 돌아도 좋은 하루 코스가 된다.

 

 

 

그런대로 무난한 코스였다면 그나마 좀 힘을 써야 하는 바위 경사 구간이다.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한건 없고 적당한 스릴이 함께해주니 이런 바윗길도 필요하겠다.

조용하던 곳에 하산객들 소리가 들려온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빨래판바위를 내려가는 사람들도 보이고

자운암국기봉의 태극기도 아주 늠름하기만 하다.

자운암능선, 생각보다 웅장한 것이 얕볼게 아니지유~

 

 

 

사당능선이나 수영장능선쪽에서 오르면 만나게 되는 솔봉쪽 바위와 소나무들이다.

이제는 계단이 월악산 영봉만큼이나 설치되어 있어 몇년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연한 먹구름의 수채빛 하늘이 아름다우니 자꾸 시선이 멈추게 된다.

나는 흐린듯 먹구름 몰려올듯한 이런 하늘을 참 좋아한다.

우측 삼성산과 가운데 뒤로 수리산이다. 수리산은 변산바람꽃의 북쪽 자생지이기도 하다.

남쪽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수도권 사람들에겐 변산바람꽃을 볼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이젠 너무 유명해져 사람들 몰리는지라 나도 가본지 몇년이 지났다.

 

 

 

어느 녹음 우거지고 단풍 물들고 눈 내리는 날,

안산에서 안양으로 이어지는 수려함을 다시 밟아볼 생각이다.

당겨 본 수리산의 태을봉 슬기봉 수암봉 봉우리 봉우리들이 그대로 전해진다.

수리산 변산바람꽃이 보고 싶은 님이라면 병목안계곡을 찾아가시면 되겠다.

 

 

 

이 자운암능선을 오르다 보면

우리가 보통때 정상에서 보는 군부대와 기상관측소 건물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수가 있다.

우측 파란색 칠한 곳이 헬리포트다.

 

 

 

그렇게 겨우 2km쯤 될까한 자운암능선을 꽤 오랫동안 올라온 느낌이다.

무려 두시간 반이나 걸렸으니 그럴만도 하였다.

셀카놀이도 많이 했을뿐더러 보이는 너른 바위마다 다 앉아보고 쉬었다 온 이유도 있었다.

허리통증을 악화시키지 않으려 일부러 천천히 걷는 이유도 있었다.

바위산은 거리가 중요치 않다. 게다가 좋은 암릉길을 즐기지 못하고 후다닥 지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언제봐도 관악산 정상은 참 멋드러지지요~

거대한 암벽에 비스듬히 곧 쓰러질듯 세워진 정상석까지.

정상마저 더없이 한산한 날이니 원껏 누려봐도 되겠다.

 

관악산(629m)은 서울 관악구, 동작구,금천구, 경기도 안양시와 과천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에 속했던 산이니 악산이고 암산인 것이다.

관악산이란 이름으로 인해 관악구가 생겨났고 관악구의 상징이자 자랑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바위산이 없는 도심이란 상상하기도 싫을만큼 자체가 그냥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정상부에서 바라본 기상관측소 건물과 뒤로는 방송송신탑.

왼쪽 아래로는 연주암과 십이지신탑과 정상석 뒤쪽으로 연주대 전망대도 보인다.

저 송신탑쪽으로 가면 8봉과 6봉으로도 관양능선이나 케이블카능선으로도 이을수가 있다.

연주암 뒤쪽 능선이 케이블카븡선이다.

 

 

 

S자처럼 휘감아 도는 사당능선이다. 우측으론 과천으로 용마능선이 이어지게 된다.

작지만 미흡하지 않은 암릉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

마지막 우회하지 않고 정상부를 넘어올적의 스릴과 심장 쫄깃거림을 경험할수 있던 곳이었지만

이젠 계단이 생겨 한결 수월해지긴 하였지만 살짝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무서워 이 길을 넘지 못하던 분들에겐

새로운 풍경 만끽할수 있는 좋은 시설이 생긴 것이다.

또한 계단은 패이는 산길을 방지하는 차원이기도 하니 좋은쪽으로 생각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정상 꼭대기 뒤편이 사당능선에서 넘어오는 길인데

여전히 못가는 길처럼 어수선하다.이미 계단들 생기고 많은 이들 넘나드는데 말이다.

 

 

 

늘 들르는 곳이지만 그냥 가기 서운하니 연주대도 잠시 내려가 본다.

멀리서 볼땐 아찔한 기암절벽이지만 안전펜스를 설치해 놓아서 위험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 스님은 관악산 올때마다 연주대에서 올라오시거나 또는 시간에 늦은듯 급히 연주대로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래도 연주대 응진전에만 계시는게 아닌 저 우측 연주암에 계신 스님이

정해진 시간에만 염불 외러 오시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된다.

 

 

 

 

좌측이 청계산,우측이 광교산 백운산이다.

청계산부터 광교산까지 잇는 청광종주(광청종주)도 산 좀 다니는 사람들에겐

한동안 유행처럼 인기인 적도 있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들어차 있을때는 안으로 들어올수도 없는 비좁은 연주대 응진전이다.

원래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관악사를 건립할때 함께 건립하면서 의상대라 불렀었다 한다.

관악사와 의상대는 연주암과 연주대로 이름이 바뀌는데

조선 개국후 고려를 그리워 한 사람들이 개성을 바라보며 망해버린 왕조를 연모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조선 태종의 첫번째 왕자인 양녕대군과 두번째 왕지인 효령대군이 왕좌에서 멀어진 뒤 

이곳에 올라 왕좌의 미련과 동경의 마음을 담아 왕궁을 바라보았다 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흐린날의 하늘색이 너무 매력적이어

나는 정상에 서서 한참을 보고 또 보아야 했다.

왼쪽의 저 바위를 횃불바위라 부르기도 하고, 제1왕관바위,미사일바위라 부르는 분들도 계신다.

 

 

 

 

전망대로 내려와서 본 정상부와 연주대 응진전이다. 관악산의 대표 풍경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겠다.

요즘처럼 길도 좋지 않았을테고 신발도,모든 조건들이 그러했을텐데 석축 쌓아 올린 정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전망대쪽이 아닌 말바위능선으로 해서 깔딱고개로 가도 좋다.

 

 

 

깔딱고개에서 서울대 공학관으로 하산하는 도림천계곡이다.

저기 좌측 끝이 들머리때 연주암능선으로 올랐던 갈림길이었다.

 

 

 

서울대 제2공학관으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한다.

자운암능선은 거리는 짧지만 온갖 바위들 응축해 놓은 것처럼

바위산의 묘미를 제대로 느껴볼수 있을 것이다.

 

멀리 떠날 수 없을때나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질때면 가까운 바위산에 올라보는것도 한 방법이겠다.

산중 바위에 앉아 맞는 시원한 바람은, 가슴 탁 트이는 후련함과 함께

무미건조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어수선한 요즘이니 건강 잘 챙기시구요.방문 감사합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