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에 그 꽃이 핀다.- 고흥 봉래산 복수초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모든게 새롭고 신비한 울릉도..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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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오른 마복산 산행을 마치고 내산마을로 내려오니 오전 10시쯤.

어르신들 말씀이 나로도터미널로 가는 10시차가 있다는데

10시 버스는 직행인지 그냥 지나쳐 버렸고 완행버스는 기다려도 오질 않았다.

멀리 고흥까지 어렵게 내려와 마복산만 다녀가는 것이 아쉬워 나로도에 있는 봉래산에 가려는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읍내나 시가지로 나갈때는 차를 얻어타기 용이하지만

시골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할때는 차편이 난감해지기 마련이다.

마을에서 차를 가지고 나오시던 분께서 감사하게도 나로도까지 태워주신단다. 나로도에 일을 가신다 했다.

마복산 입구 내산마을에서 나로도까지는 그래도 꽤나 가야 했다.

여기 내산마을은 고흥군 포두면에 속하고, 가야 할 나로도는 고흥군 봉래면 소재지다.

 

 

 

나로도 봉래교차로에 내려주고 그 분은 일터로 떠나셨다. 

교차로 앞에 호수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바닷물이 오가는 것인가 보았다.

그러니까 저 도로 끝에는 나로도 연안여객선터미널이 있고 다도해가 펼쳐지는 것이다.

 

 

 

봉래산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나로도(외나로도) 번화가 풍경이다.

저 앞 표지판 삼거리에서 좌측에 연안여객터미널이 있고,우측은 내가 온 내나로도와 마복산 방향이다.

건물들 사이에 나로도공용터미널이 있는 이곳은 내나로도가 아닌 외나로도다.

 

다 왔다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봉래산까지는 8km쯤 더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럴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거니와 자주 나서는 길에 택시를 이용한다는 것은 큰 사치다.

다급할때가 아니라면 걸어다니는게 뚜벅이의 기본중에 기본.

 

슬슬 걸어가다 터미널 근처에서 식당을 하신다는 분께서

손님들을 모시러 나로우주센터에 가신다며 봉래산 입구까지 태워주시고 가셨다.

몇년전까지 서울 살다가 내려오셨다고 했다.

하산해 나로도로 나갈때에도 서울서 내려와 낚시 다니는 재미로 사신다는 노신사께서 태워주셨으니

오늘은 서울 살다 내려오신 분들 도움을 많이 받는 날이었다. 

 

 

 

그렇게 송전탑(무선국)이 있는 봉래산 등산로 입구에 내려주시고

그 분은 손님들을 모시러 우주센터로 되돌아 나가셨다.감사했답니다.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다.

이미 주차장엔 관광버스가 여러대 들어와 있었고 봄을 맞는 향춘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봉래산인만큼 등산로 정비나 이정표도 잘 되어 있고

코스도 짧아 봄을 맞는 산객들 가볍게 다녀가기 좋은 곳이다.

 

 

 

등산코스는 아주 간단하다.

주차장에서 시작해 좌측 편백나무숲부터 가던지

아님 우측 능선부터 올라서 한바퀴를 돌던지 거리는 여기 이정표대로라면 약 6km 가까이 될듯 하다.

 

 

 

좌측은 편백숲 먼저,우측은 봉래산 암릉으로 먼저 오르게 된다.

우측 봉래 1봉과 2봉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택한다.

 

 

 

막 삼거리를 지나면서 노루귀를 만난다.

반가운 마음에 더 담아보려다가 이따 하산길이 더 많을것 같아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산행을 이어나가기로 한다.

이따 봐욤~

 

 

 

그렇게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가운데 아래 들머리였던 무선기지국이 보이고

그리 시야가 좋은건 아니지만, 좌측 맨 뒤로  팔영산과 우미산 라인도 들어온다.

 

 

 

아래로는 교동마을과 교동제가 자리하고 있고

그 바로 능선 뒤로는 나로도의 외나로도항이 보이고

내나로도를 지나면 가운데 맨 뒤로 아침에 다녀 온 마복산이 반갑기만 하다. 맨 우측 뒤로는 팔영산이다.

 

지난주 마복산기에 댓글을 남겨주신 님들, 중간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댓글이 모두 날아가 버렸답니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도 가득 전합니다~^^

 

 

봉래산 능선엔 이렇게 적당한 크기의 바위와 짧은 철계단이 간간히 놓여져 있었다.

그닥 힘들이지 않아도 되고, 거리가 긴 것도 아니니

서두르지 않고 다도해를 즐겨보기 참으로 좋은 산행지다.

 

 

 

봉래1봉에 서니 우측의 봉래2봉과 그 좌측으로 봉래산 정상이 보인다.

아래로는 편백숲과 삼나무숲이 울창하게 이어져 있다.

2봉과 정상에 올라서면 더 자세히 보여질 것이다.

 

 

 

무엇처럼 보이나요~

1봉에 있는 바위는 마치 자라나 거북이가 고개를 쑥 빼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마복산 거북바위보다 이 바위가 더 거북이처럼 보였는데 이곳엔 따로 이름은 없었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인답니까.

아기코끼리와 뒤에선 어미 코끼리가 뒤를 받쳐주고 있는 모습처럼도 보였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가 5~600m 밖에 되지 않아 부담이 없어 좋다. 봉래2봉에 세워진 이정표다.

봉래 2봉으로 올라서면 쉬어갈수 있는 바위 몇개가 있고

역시나 가운데 맨 뒤로 팔영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뾰족 올라온 우미산도 구별할수 있겠다.

팔영산은 기본인 여덟 봉우리 코스도 좋지만 선녀봉 코스도 암릉이 아주 좋다.

2~3월 산행지로는 남쪽의 바위 산지만한 곳이 없다.

그곳엔 이제 시작되는 봄꽃들의 눈부심도 함께하고 있을 것이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지나온 봉래 1봉.

저 산자락에 연분홍 봄꽃들이 올라올때면 그 화사함이 다도해와 어우러져 아주 절경을 이루겠다.

 

 

 

가야 할 봉래산 정상과 우측으로 보이는 산은 장포산이다.

 

 

 

마복산에서는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 괜찮았지만, 봉래산엔 산객들 오가고 있으니

잠시 셀카를 남길때만 빼고는 마스크를 쓰고 산행을 한다.

혹여라도 만에 하나라도 나 때문에 피해가 생길까 두려워서다.

산에서마저 이래야 하니 안타까운 요즘이다. 얼른 예전의 일상들로 돌아갈수 있었음 좋겠다.

 

우측은 봉래산 정상부, 가운데 내 머리 뒤로는 마치산이다.

봉래산과 마치산 사이 쑥 들어간 곳이 시름재다.

이따 저 시름재에서 편백숲 방향으로 내려설 것이다.복수초와 노루귀도 만날수 있을 것이다.

시름재에서 편백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말 그대로 산책이고 힐링숲이었다.

편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이 비슷해 혼동할수 있는 삼나무도 큰 볼거리고

생달나무며 참식나무 등의 상록수가 푸름을 유지하고 있으니 해외 어느곳이 부럽지 않다.

게다가 2월이면 복수초 군락지가 길게 이어지니 그 길을 걷는 기쁨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아래로는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과 예내저수지가 보이고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더없이 울창한 숲.

이 숲이 유명해진 것은 저기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고 바로 옆길로 이 봉래산 숲을 들어설수 있게 되었으니

관광삼아 오신 분들에게도 인기 좋은 산행지가 된 것이다.

곧 3월이면 아래 나무 형태 그대로 몽글몽글 연초록 연분홍이 올라올 것이니

생각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다 싱그럽고 뿌듯하다.

 

 

 

정상으로 오르다 뒤돌아 본 좌측의 2봉과 우측의 1봉.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봉래산 정상(410m)에 올라선다.

조그마한 산이지만 가볍게 오르내려야 하는 바위 능선도 있고 바닷가 산지답게

조망이야 시원스레 펼쳐지는 것은 덤으로 뒤따르게 된다.

 

그것만이었다면 여느 바닷가 산지와 큰 차별점이 없었겠지만

봉래산의 특징은 키가 2~30m에 이르는 삼나무숲과 편백이 넓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3만여 그루라 하니 그 속을 거닐때의 충족감도 크게 드러날 것이다.

삼나무는 1920년 일제강점기때 봉래산 자락에 20여만평 규모의 시험림으로 심어진 것으로 수령이 90~100년을 맞게 된다.

현재 삼나무와 편백숲의 총 면적은 21.6ha(9000본)이고,이 중에 삼나무는 4.5ha(2000본)

편백나무는 17.1ha(7000본)라 한다.

 

 

 

정상에서 바라 본 건너편의 마치산과 가운데 쑥 들어간 시름재도 보인다.

임도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편백숲으로 들어설 것이다.

복수초가 얼마나 피었는지 시름재로 가보자.

 

 

 

시름재로 내려가는 길엔 소사나무가 주를 이뤘다.

사실은 개서어나무와 많이 혼동스럽다.동아며 열매 등을 더 살펴봐야 하는데

소사나무 군락지라니 그런가보다 하며 지나친것도 있었다.

 

 

 

타고 감기 좋아하는 녀석들답게 송악과 마삭줄도 뒤섞여 있고

한판 씨름이라도 하는것만 같다.

 

 

 

너들도 씨름하는겨.입씨름~

쭉쭉~ 쪽쪽~입술 다 닮아 없어지겠다.

그래도 부럽넹.

입은 먹는데만 쓰는 것이 되었다는 어느 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아 웃퍼요~^^

 

 

 

시름재로 내려서기 직전, 숲이 갑자기 밝아진 느낌이다.

마치 심어둔듯한 복수초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복수초는 이따 다시 만나보기로 하자.

 

 

 

그렇게 시름재로 내려서니 너른 공터와 임도길 옆으론 군부대 철조망이 쳐져 있다.

저 임도길 따라 내려설 것이다. 복수초 노루귀도 원없이 눈맞춤할수 있을 것이다.

임도 따라 내려오다가 좌측 주차장이라 써 있는 편백숲 방향으로 들어서면 된다.

계속 직진은 우주센터 방향.

편백숲으로 들어서도 나로우주센터로 갈수 있는 갈림길이 있었다.

 

 

 

산호수와 비슷한 자금우다.

 

 

 

주로 남부지방의 그늘진 바위나 나무 줄기에 붙어 자라는

고란초과의 양치식물 콩짜개덩굴이다.

 

 

 

꽃잎이 어째 바람을 맞았다냐 바람개비처럼 돌고 있네.

남산제비꽃이 마치 가지 꽃을 닮았다고 느꼈다.

 

 

 

산자고도 어느새 이렇게나 풍성하게 활짝 피어났다.

산자고를 볼때면 고운 선으로 춤추는 모습이 연상되곤 한다.

산자고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야생 튤립쯤이라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중부 이남 특히 남부쪽의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산자고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까치무릇이라는 우리말도 가지고 있다. 꽃말은 잘 어울리게도 봄처녀다.

 

 

 

엄청 크게 피어난 아이들은

백합인듯~튤립인듯 한장 더 담아본다.

단순히 백색이 아닌 꽃잎 뒤태의 붉은 선이 럭셔리함과 고고함을 더해주는 산자고다.

 

 

 

막 움터 나오고 있는 아이.

큰천남성으로 자랄것 같긴 한데, 둥근잎천남성일지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큰천남성에 가까워 보인다.

 

 

 

남쪽에 오면 모든 나무가 어려워진다.

자주 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녹나무과 종류들은 정확히 알아두지 않으면 늘 그게 그것 같아 혼동스럽기 그지없다.

녹나무과의 생달나무 앞에서 다시는 헤깔리지 말자, 잊지 말자 다짐이라도 하듯 한장 남겨본다.

 

 

 

서남부 특히 남부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고사리과의 도깨비쇠고비도 종종 보인다.

1월 비진도에서 많이 봤던 기억이 있다.

 

 

 

어느새 보춘화도 피어났구나.

이 계절이면 여기저기 새싹들 올라오고

꽃 피운 아이들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니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다.

 

 

 

춘란이라고도 많이 부르지만 정명은 보춘화다.

봄에 빨리 피어나 붙여진 이름으로 난초과에 속하는 상록다년초다.

주로 남부지방이나 중남부 해안쪽으로 자생하고 있는데 개화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좋은 일인것인지 온난화를 걱정해야 하는 것인지

어쨌든 봄이 오는 길목 반가운 보춘화다.

 

 

 

삼나무와 편백숲이 어우러지고 작은 오솔길과 습지 같은 길도 지나고

더할나위 없는 2월의 산책길이다.

 

 

 

삼나무와 마삭줄도 어느 풍경이나 꽃 못지 않게 아름다워라.

삼나무와 편백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많은 않을수도 있다.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

좌측 위로 잎을 보면 삼나무는 저리 가시처럼 날카롭지만

그에 비해 편백은 찰랑찰랑 흐늘거리고 날카롭지가 않아 구별된답니다.

 

 

 

이것이 편백이다.

편백이든 삼나무든 피톤치드 그런거 잘 몰라도 이런 거목들의 울창한 숲을 거닐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속에선 치유의 엔돌핀이 나오고 있어라.

이런 길은 마라톤하듯 시간에 쫒겨 걷진 말자구요.

특히나 2~3월이면 막 올라오는 봄꽃들의 향연에 눈맞춤은 필수랍니다.

 

 

 

친절하게 이름표도 붙어 있으니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흔하디 흔해 잘 담지 않던 아이. 그러나 올해 첫 만남이니 이 어찌 반갑지 않을 것인가.

꽃잎이 7장이고 꽃잎 가운데 홈이 패이지 않는 큰개별꽃이다.

개별꽃은 꽃잎 5장에 꽃잎 가운데 홈이 패여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꽃잎의 개수도 홈이 패인 모습도

조금씩은 변이가 있기도 하다.

개별꽃 위로 당근 잎처럼 생긴것 보이시나요~

그게 복수초 잎이랍니다. 복수초도 이제 만나보자구요.

 

 

 

아~이 길의 주인공이여요.

그 노란빛으로 숲은 더없이 화사해졌다. 황금 술잔~봄의 전령사 복수초다.

이미 한달전쯤 곳곳에서 복수초(개복수초) 소식이 들려왔으니 이곳은 오히려 늦은 것이다.

복수초라는 이름은 복을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꽁꽁 언 땅을 깨치고 나올수 있는 생명력에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굳이 엄밀히 구별하자면 이것은 개복수초라 해야 맞을 것이다.

남쪽에서 이르게 피어나는 복수초는 개복수초라 해야 맞을 것이고

아무 수식 없는 복수초는 3월 중순 이후 4월까지 주로 경기북부나 강원쪽으로 피어난다.

풍성한 잎과 큰 키,그리고 무엇보다 꽃잎 뒤쪽 꽃받침잎이 복수초처럼 길지 않고

꽃받침수도 복수초가 8~9개 정도라면 개복수초는 5~6개 정도로 구별된다.

 

 

 

복수초든 개복수초든 아름답기 이를데 없어요.

봄이 오는 길목에 앞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이만한 선구자가 어디 있을라구요.

이미 1월 초중순부터 복수초가 피어났으니 2월 중순에 만나는건 이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르게 핀 녀석들은 꽃 안쪽으로 벌써 열매 형태로 변해가는 모습도 보인다.

 

 

 

종달새들 떠들어 대는듯한 현호색도 활짝 피어났고

 

 

 

역시 이른 봄에 노루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어라.

이곳엔 흰노루귀와 분홍노루귀가 많이 보였다.

키는 10cm나 될까. 이 자그마한 몸짓으로 꽃을 피운 것 자체만으로도 대견하기 이를데 없다.

어느새 활짝 피어난 노루귀도 많이 보였다.

 

 

 

꽃잎이라 말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꽃받침잎이고

뒤에 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라는 것이다.

잎은 꽃이 진 뒤에 큰 토끼풀 모양으로 나오는데 꽃과 차이가 느껴져 조금 충격적인 비주얼이기도 하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따로 꽃잎이 없고

6~9장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일 뿐이다.

가장 안쪽 암술과 암술을 감싸는 수술들로 이루어져 있고 꽃받침 아래로 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라는 것이다.

 

 

 

활짝 핀 복수초를 보니 웃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화답이라도 하듯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나 보다.

 

무선국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해 슬슬 나로도터미널을 향해 걸어내려갔다.

버스가 다니긴 한다지만 언제올지도 모르고 날이 포근하니 걷기에도 그만이었다.

차 없는 뚜벅이에게 웬만큼 걷는것은 기본인지라 산행뿐만이 아닌

도보여행도 얼마든지 즐거운 여정이 된다. 어느 노신사께서 나로도터미널까지 태워주신다 하신다.

 

 

 

나로도터미널까지 태워주신 강태공 노신사님 감사합니다.

나로도터미널에서 고흥 나가는 버스는 완행과 직행이 자주 있는편이라 어렵지 않게 고흥으로 나갈수 있었다.

고흥에서 광주로, 다시 광주에서 서울로, 조금 긴 여정이 되었다.

물론 고흥에서 서울 가는 버스가 있긴 하지만 자주 있지 않아 광주를 경유하는게 나았다.

 

2월과 3월이면 봉래산에는 노란 복수초가 숲을 밝혀준답니다.

어디 복수초뿐이랍니까. 온갖 봄꽃들로 봄 기운 가득하고

삼나무와 편백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의 기운은 또 어떠하답니까.

아직 푸름이 채 올라오지 않는 계절, 사계절 푸르른 남도는 어떠한가요.

 

이른 새벽 마복산부터 다시 봉래산으로~ 봄기운에 즐겁기는 하였지만

마스크 쓰기와 대중교통의 불편함이 더해져 몸은 천근만근 이미 녹초가 되었다.

다음주는 힘든 장거리 이동 대신, 조용한 날을 택해 서울 근교산행을 해야겠다.

집에 있으면 떠나고 싶어하고, 떠나오면 또 귀소본능에 시달린다.

초가삼간인들 내 집만큼 편한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얼른 서울 올라가 개운하게 씻고 눕고 싶다.

어수선한 요즘이니 님들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랄께요.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