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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 벽방산 거류산 종주 (대중교통 교통편)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모든게 새롭고 신비한 울릉도..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이 제목이 딱 어울리는 석병산이다.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2024년 2월 덧붙임)

 

 

~~~~~~~~~~~~~~~~~~~~~~~~~~~~~~~~~~~~~~♥♥

 

 

아주 오랜만에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산행을 하는 것이라

조금은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도 함께 했다.

그러나 그 긴장감도 수묵화 같은 아침 풍경에 사르르 녹을수밖에 없었다.

 

산행코스 : 광도초교 정류장~노산리 가족종친회관~매바위~천개산~안정재~벽방산~무애암~엄홍길전시관~

거류산~거북바위~동부농협 (약 19km로 7시간 30분쯤 소요.)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심야 12시 30분차를 타고 통영에 내려간다.

새벽 4시 20분쯤 통영터미널에 도착해 개방된 터미널에서 좀 쉬다가

5시 20분에 서호시장에서 출발한다는 664번 버스를 타려 했는데 그 차는 지나갔는지 소식이 없어

5시 45분쯤 536번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들머리인 노산마을까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교통편도 이른 시간부터 아주 좋은 편이었다. 버스는 터미널 건너편 정류장에서 타면 된다.

 

 

그렇게 광도초등학교에서 내려 들머리인 가락종친회관 건물 우측으로 등산로 초입이 보였다.

노산마을이라 하여 노산에서 내리는줄 알았는데 지도를 찾아보니 광도초등학교에서 내려야 했다.

광도초등학교에서 하차해 길 건너 쭉 따라오면 가락종친회관 건물이 보일 것이다.

 

 

 

6시에 출발해 20분쯤 올라서니 전두마을 갈림길이 나왔다.

이미 하늘엔 붉은 기운이 올라서고 있으니 마음은 급해지기 시작했다. 안정재 방향으로 간다.

조급해진 마음만큼이나 조금 빠르게 걸어 첫 조망처인 매바위에 도착해 계단을 올라선다.생각보다 큰 바위였다.

하늘이 어떠할지 계단을 오를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바위에 올라서니 두둥실 운해에 떠 있는 거제의 모습이 드러난다.

가조도와 거제의 대금산 앵산만큼은 구름바다속을 헤치고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저긴 정말로 바다다.

 

 

 

매바위를 내려와 더 진행하니 7시 25분쯤 거제 국사봉과 계룡산 뒤로 서서히 해는 떠올랐고

이 아침의 황홀함이 시작되고 있었다.

좀 더 밝아진 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로 한다.

 

 

 

통영시 도산면 한퇴뇌마을쪽도 서서히 아침을 맞고

독특한 바위들을 옆에 끼고 걷는다.

 

 

 

사진으로 다 전해지지 못함이 아쉬울만큼

해 뜨기 전후의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가다서다 멈추고 끝없는 감탄사를 내뱉어야 했다.

바다라는 느낌보다는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맞는 아침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다보면 아침의 그 너울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사진량이 너무 많아 비슷한 사진들 추려내기도 벅찬 여정이 되었다.

 

 

 

좌측 뾰족한 가조도에서 그 바로 우측으로 대금산과 앵산,

가운데서 우측은 계룡산 선자산 산방산으로 이어지는 거제의 산들이다.

이런 풍경을 얼마만에 보는지 가슴이 두근거려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가운데 뒤로 길다랗게 뻗은 사량도도 반갑고, 좌측으로 보이는 섬은 두미도인지 추도인지

아직 그 모습이 온전하지 않아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거리상으로는 두미도가 더 뒤에 있어야 하니 두미도는 아니겠다.

 

 

 

마치 돌다리를 건너야 닿을것 같은 많고 많은 섬들.

연도, 읍도, 비사도 등의 섬을 건너면 고성 봉화산과 뒤로 고성의 좌이산 무등산에 닿게 된다.

통영에서 고성으로 이어지는 경계의 섬들이다.

좌측으로 있을 남해 금산과 호구산 망운산은 보이지 않는다.

 

 

 

아~참으로 아름다운 아침이 아닌가.

지나온 길과 왼쪽 뒤로는 거제의 명산들이 길게 뻗어 있다.

왼쪽부터 계룡산 선자산 산방산 노자산 가라산으로~

 

 

 

왼쪽 볼록 올라온 산방산과 그 우측 뒤로 노자산 가라산도 조금씩 운해를  벗어내고 있다.

노자산 가라산 망산 연계산행도 인기가 좋다.

너무 아름다워서 저곳이 어디든 상관도 없겠다.

오랜만에 이런 감탄사를 끝없이 뱉어야 했으니 참으로 복 받은 날이었다.

 

 

 

조금씩 변해가는 아침의 색감에 나는 깊게 빠져버렸다.

감탄하고 사진을 찍느라 걸음도 제대로 옮기지 못할 지경이다.

마치 죠스 한마리가 등 지느러미만 내놓고 헤엄쳐 가는듯 했다.

왼쪽 뾰족 옥녀봉부터 우측 나즈막한 곳까지가 가조도다.

그 우측 뒤로 두 봉우리 뾰족 올라온 곳은 진달래로 유명한 대금산과 앵산이다.

 

 

 

가운데 계룡산과 맨 우측이 산방산이다.그 가운데로 완만하게 보이는 선자산이 자리한다.

어디라도 바다와 마주할수 있으니 조망 좋은 거제의 산들이다.

거제는 열십자 모양의 거제지맥이 있는데 거제지맥만 마치고 나면

어느 정도 산맥을 잡아보는데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지맥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한 산행일거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거제지맥은 워낙 명산들이 이어지는데다

모두 아름다운 산지들이라 지루할 틈은 없었다.

 

 

 

맨 왼쪽 산방산과 가운데 뒤로 희미하지만 볼록볼록 노자산도 알아볼수 있겠고

그 우측으로 둔덕 같은 가라산은 아직도 다 베일을 벗지 못했다.

어느 명인이 한지에 예술을 낚고 있어라. 감동스런 풍경이다.

 

 

 

드디어 올해 첫 봄 꽃, 현호색을 만난다.

예전엔 잎이 가느다란 현호색을 댓잎현호색이라 하였지만

지금은 통합이 되어 그냥 현호색이라 부르면 되겠다.

 

 

 

꽃이었을때 그 모습 그대로 머무른 층꽃나무도 보이고

 

 

 

원뿔형에 가까운 소사나무 열매다.

비슷한 서어나무 열매는 좀 더 길쭉한 원기둥 형태를 띤다.

소사나무는 서남해안 바닷가 산지쪽으로, 주로 남쪽에 자생지가 더 집중되어 있다.

 

 

 

지나온 능선과 가운데 볼록 올라온 매바위가 보이고,

매바위 맨 뒤로 뾰족 올라온 미륵산도 이젠 보이기 시작했다.

미륵산 우측으로는 연화도며 연대도 욕지도 등 통영의 섬들이 가득 들어선 곳이다.

아직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당겨보니 통영 광도면 죽림의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과 그 뒤로 통영 시내

그리고 한산도며 비진도, 통영의 많고 많은 아름다운 섬들이 포진해 있다.

우측 끝으로 뾰족 미륵산이다.

 

 

 

사실 낯선 지역에 와서 날이 새기도 전, 여자 혼자서 산행을 시작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예전의 그 활기를 되찾고 싶어 정말 오랜만에 나선 길.

초반의 그 두려움은 아침이 주는 상쾌함과 수평선인지 구름 물결인지 모를

저 산너울에 취해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 기분 좋음을 무어라 표현할 방법도 없었다.

마치 100m 달리기 출발점 앞에 선 사람처럼 가슴은 마구 두근거리고 있었다.

 

 

 

1월은 산행도 산행기 정리에도 조금 소홀했던게 사실이다.

아주 예전엔 그러지 않았지만 산행을 다니기 시작한 후로는

내가 유일하게 맥주 한잔이라도 맛있게 먹는 날은 산행을 다녀온 후 개운하게 씻은 뒤였다.

그 시원한 첫잔을 위해서 나는 하루종일을 쫄쫄 굶기도 했다.

최상의 맥주 한잔을 위해서 말이다.

 

한듯 만듯 1월 산행이 미비해서인지 입맛도 맥주맛도 나지가 않았다.

물론 한해한해 나이를 먹어간다 느낄때는 예전처럼 술맛이 없어지고

점점 그 빈도나 양이 줄어든다 느낄때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너무 오랜만에 맛있는 맥주 한잔을 마실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야후 신나요.

 

 

운해에 묻혔다가 빠져나오는 가운데 점 하나.

정교하게도 누군가 일부러 찍어 놓은듯한 점이 되었다.

일출 전부터, 해가 떠오르고, 조금씩 운해가 걷혀가는 모습까지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거제의 모습이 너무 황홀하여 그저 셔터만 누를 뿐이었다.

 

 

 

마치 먹그림을 그리다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어 놓은듯

이제야 모든게 완성되어 절정으로 치닫는듯 했다.

좌에서 우로 길다란 가조도도 연륙교가 생겼으니 더 이상은 섬이 아니었다.

 

이 모습을 보니 종편 어느 역사 재연 프로그램인지 천일야사인지에서

내레이션 중간중간에 꼭 비춰주던 산너울이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우리 산하의 풍경이다.

 

 

좌측으로 길다란 곳에 칠현산이 있고, 가운데서 우측으로 떨어져 보이는듯 한 곳에 지리산(지리망산)이 있다.

좌우 모두가 사량도다.

이제는 상도와 하도가 하나로 연결되어 한바퀴를 모두 돌아볼수가 있으니

큰 맘 먹고 어렵게 내려가는만큼 만족도도 큰 사량도가 되었다.

사량도 뒤로는 수우도도 자리하고 있을 것이고

남해 금산과 망산도 있을 것인데 잠겨 보이지 않는다.

 

 

 

아~가다말다 계속 멈추지 않을수가 없다.

이런 풍경을 두고 어찌 잰걸음을 옮길수 있겠는가.

아까 봤던 풍경이 맞나 싶을만큼 또 다른 수묵화로 변해 있었다.

그저 먹 하나만으로 농담을 표현하고 깊은 맛을 냈던 우리 선조들의 작품이 되었다.

거기에 살짝 색을 가미하면 훌륭한 수묵담채화가 되는 것이다.

 

 

 

아래로는 통영시 광도면 일대와 우동저수지가 계속 뒤따라오고

거제쪽은 햇살이 강렬히 올라오자 조금씩 그 너울은 약해지고 있다.

조금 더 지나면 이마저도 사라질수 있으니 원껏 즐겼다 가기로 한다.

모든 인물 사진은 셀카랍니다.

글을 잘 읽지 않고 사진만 보시는 님들은 홀산이 아니다,

사진은 누가 찍나 라는 말씀을 여전히 하시는데 몇년 산행의 결실, 대충 올려두고 찍는 셀카가 제일 쉬웠답니다~^^

 

 

 

가야 할 천개산이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천개산은 마치 경주 오봉산의 여근곡을 보는듯도 했다.

벽방산은 아직 잘 보이질 않는다. 갈 길이 먼 것이다.

 

 

 

천년송 바위라고 만나지만 소나무는 고사했는지 보이지 않고

사람의 옆모습인듯 쭉 째진 눈과 주걱턱 모양의 입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그 주변으론 바위손이 붙어 있다. 바위손을 부처손이라 많이들 부르는데 내륙에서 보이는 대부분은 바위손이다.

 

천개산으로 가기 전,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돌탑 너머로는 희끗한 벽방산이 보이고 그 우측 돌탑 뒤로 천개산이 보인다.

이곳에서 좌틀을 하면 시루봉으로 가는 통영지맥 길이다.(마지막 사진)

돌탑 있는 이곳을 대당산이라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대당산은 천개산 가기전에 코팅지를 걸어둔 곳이 있었다.

 

 

 

얼레지도 어느새 잎 올라온 아이가 보이고, 남도에 오면 사방오리나무는 흔하게 접할수가 있다.

 

 

 

 

그렇게 철탑과 정자 평상이 있는 천개산에 오른다.

보통 안정사와 안정재에서 벽방산으로 바로 오르는 경우가 많아 천개산 이쪽은 상대적으로 더 조용한 편이다.

여기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바로 안정재로 내려간다.

아침의 그 산너울에 취해 오는 길, 끝없이 멈추기를 반복하였으니 시간도 많이 지체가 되었다.

 

 

 

안정재로 내려서니 이제야 벽방산이 그 모습 위용도 당당히 드러내니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조금 깝깝하게도 느껴진다. 저기 정상 거대 암벽 아래 조릿대숲도 보여진다.

우측 은봉암과 안정사쪽으로 임도길이 잘 연결되어 있어

오늘 종주코스 들머리였던 노산보다는 주로 안정사에서 오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 한명 볼수가 없더니 안정재부터는 몇몇분들이 오가고 있었다.

 

 

 

벽방산 오르면서 보니 가운데 우뚝한 가조도의 옥녀봉과

그 앞으로 이젠 어의도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아래의 시설은 안정 국가산업단지다.

 

 

 

 

대나무 숲으로 올라서니 맨 뒤로 사량도가 길게 뻗어 있고

통영과 고성, 남해가 경계를 이루며 수려한 바닷길을 이끌고 있다.

우측의 징검다리 같은 연도 읍도 비사도를 건너면 고성땅 봉화산에 닿는다.

그러니까 이쪽은 통영땅인 것이다.

 

 

 

와우~정상으로 오르는 막바지 길에 너덜과 함께 단애를 이룬 암벽은

만리창벽이라 하여 벽방8경중 제1경이다.

예전에 만리암이 있던 자리로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절벽은 가히 벽방산을 대표할만 하였다.

멀리서 봤던 벽방산의 위용은 이 암벽으로부터 나왔다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너들도 조망 감상한다냐. 참 좋제~

산중에서 갑자기 목줄을 안한 개들을 맞닥뜨리면 특히나 이렇게 큰 개들은 좀 무서운게 사실이다.

주인은 괜찮다 하지만 남에겐 언제든지 위협적으로 변하기도 하니 말이다.

태연한척 최대한 자연스럽게 으~그래~중얼거리며 자릴 떠난다.~^^

내려오시는 어르신께 개 주인인지 여쭈니 아니라며 산객들을 잘 따르고

마치 안내라도 하는듯 오르내리는 개라고 하셨다. 다행이다.

 

 

 

좌측부터 오늘 지나온 능선과 우측으로 천개산.

그 뒤로는 원없이 감동을 주었던 거제와 통영시내 방향이다.

알고보니 오늘 해무로 시야가 좋은 날은 아니었다.

그러니 그 아침의 너울들이 더욱이나 감동이었던 것이다. 요즘 쨍한 날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워야 말이지.

 

 

 

천개산과 그 아래 안정재가 보이고 좌측으론 안정사로 가는 임도도 보인다.

 

 

 

그렇게 벽방산(650.3m)에 올라서니 한두분 계시던 분들도 모두 내려가시고

이제 정상은 나만의 공간이 되었다.

벽방산은 통영과 고성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한려해상의 수많은 섬들과 산,

가야산과 지리산, 황매산은 물론 거제도와 남해,부산, 창원의 산들까지 두루 조망할수 있는

전망 좋은 산지일뿐더러 통영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봄이면 진달래 산행지로도 각광받는다 하니 남해의 푸른 비경과 더불어 화려함이 더해질 것이다.

 

벽방산의 다른 이름으로는 이 산이 석가의 십대 제자 중 한 사람인 가섭존자가

벽발(바리때)을 받쳐 든 모습처럼 생겼다고 하여 벽발산이라고도 불린다.

벽방산 아래로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안정사가 자리하고

산자락에는 은봉암,무애암,의상암,천개암,벽암사,가섭암 등의 6암자가 터를 잡고 있다.

 

은봉암은 성철스님이 머문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의상암도 있다.

늘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 많은 산의 암자엔 원효대사 의상대사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수가 없다.

물론 그 중엔 후세에 와서 그분들의 유명세를 좀 이용한 곳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안내도와 함께 앞쪽으론 고성만이 펼쳐지고

우측으로 고성시내가 보이고 가까이 뒤로 있을 와룡산과 연화산은 해무가 깊어 뚜렷이 보이질 않는다.

고성 시내 바로 뒤로는 무이산 수태산 대곡산과 우측 끝으론 무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시야가 조금만 더 트여도 시내 뒤로 하동 금오산과 광양 백운산이며 지리산이 시원히 보이는 곳이다.

 

 

 

가야 할 거류산이다.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쪽보다는

고성들판에서 봤을때 뾰족 솟은 모습이 더 그럴싸하게 보였다.

전국 방방곡곡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산과 봉우리들은 많다.

거기에 정답은 없으니 어느곳이 맞다 논쟁은 벌이지 말아 주시라.

 

선명하지는 않지만 거류산 정상 뒤로는 방어산,적석산, 우측 뒤로는 희미하게나마 서북산 여항산으로 이어지고

좌측 뒤로는 한우산 비계산 가야산이 자리하고 있지만 시야가 좋지 못하니

그저 가늠잡아 위치만 잡아볼 뿐이다.

 

 

 

좌측이 거류산,우측 당동만 뒤로 구절산이다.

거류산과 구절산을 연계해 산행하기도 한다. 우측에 구절산과 겹쳐보이는 산은 매암산(응암산)이다.

구절산 뒤로는 창원의 광려산 무학산쪽이 어렴풋 들어오지만 시원스럽지는 못하다.

시야 좋은 날엔 정병산이며 장복산 운문산 가지산 신불산까지도 시원하게 펼쳐질 것이다.

 

이곳에서 보면 거류산으로 바로 연결될 것 같지만 고속도로와 도로들이 얽혀 있어

좌측으로 내려가 도로따라 걸어 올라가야 한다.

 

 

저기 의상봉이 보이는 길로 내려서다가 바로 아래에서 

우틀해 진행하면 의상암으로 가게 되고 좌측은 무애암 방향이다.

의상암 이정표를 만나면 좌틀하면 된다.

저 뒤로는 창원 지나 부산이 보이는 곳인데 천사의 강림처럼 흰 빛으로 대신해 준다.

 

 

 

내려선 벽방산도 반대편 못지않게 대단한 암벽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의상암 0.23km지점에서 의상암 반대편으로 내려선다.

이정표가 사라지고 없지만 좌틀해 내려서면 무애암 방향이다.

의상암 갈림길에서 15분쯤 내려서니 가정집 같은 무애암이 나오고

물 한잔 얻어 마시고 임도 따라 하산한다.

 

 

 

올해는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서인지 봄도 빨리 찾아왔다.

조금 이르게 피어난 홍매화가 눈부시다.

부산에는 이미 보름전쯤에,그리고 광주에도 홍매화가 피었고

남쪽 산지의 봄꽃들이 이미 개화를 하기 시작하였다니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거류산을 향해 핀 붉은 기운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무애암 입구로 나와 도로를 만나 내려서면 굴다리 두세개를 통과하고

큰 느티나무 앞에서 우틀해 계속 도로따라 올라서야 한다.

벽방산만이라면 여기에서 끝이 나겠지만 이제 거류산을 가기 위해 엄홍길전시관으로 가는 것이다.

저기 이정표에 거류라 써 있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마을 앞 느티나무에서 10여분 도로따라 걷다보면 엄홍길전시관이 나온다.

정면에서 봤을때 우측으로 등산로 초입이 있다. 가볍게 엄홍길전시관을 둘러보고 간다.

 

 

 

엄홍길 대장은 1960년 고성에서 태어나 

3세때 경기도로 이주해 자랐기 때문에 생활터전은 수도권이었다 한다.

그래~산이 거기 있으니 산에 오른다.

최근 트레킹에 나섰던 분들의 안타까운 실종 소식에 거대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은 아름답고 위대하지만 또한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거스르지 않으면서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것일뿐.

 

 

 

등산로 초입,

조성해 둔 것으로 보이는 파릇파릇 잎에 상큼함이 밀려온다. 개량종인 영산홍쯤으로 보인다.

영산홍은 상록성이라 겨울에도 잎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속에서 피어난 아이들도 몇 보인다. 그렇다고 야들도 영산홍이라구요~ 아녀요.

꽃이 산철쭉이나 영산홍과 다를뿐더러 자세히 보면 잎이 보이지 않을거예요.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이 올라오는 것에 비해

철쭉이나 산철쭉은 잎이 먼저 피거나 꽃과 동시에 잎이 올라온다.

조성해 둔 영산홍 중간중간 진달래가 섞여 있었는데 벌써 한두녀석 꽃몽오리를 터트린 것이다.

 

 

 

그렇게 거류산 중턱쯤 올라 뒤돌아보니 벽방산도 저만치 멀어졌고

아래 엄홍길 전시관과 도로 따라 올라온 길도 보인다.

 

 

 

좀 맑은 날이라면 당동만이 아주 푸르게 보일텐데

천연의 색은 살아나지 못하지만 물결따라 주변으로 완만하게 형성된 거류면 소재지와 마을들,

주변의 산군들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청명한 날이라면 아주 그림처럼 다가오겠다. 어느 해외 바닷가 마을 풍경처럼도 느껴졌다.

 

아래 장의사도 보이는데 장의사로 이어지는 둘레길도 잘 되어 있었다.

장의사는 신라 선덕여왕 1년(632년)에 역시나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하는데

원래는 벽방산 아래의 안정사의 산내암자였다고 한다.

 

 

면화산이다.

여기서 볼땐 참 편안하고 한번쯤 올라보고도 싶은 산인데

다녀오신 이 지역의 산꾼님, 야산처럼 잡목이 우거지고 조망도 트이지 않는 곳이라 하셨다.

산 아래 농경지와 당동만 가장자리의 곡선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아구~어느새 개암나무도 꽃을 피웠다.

바람 때문에 촛점 맞추기가 힘들어 손을 부들부들 떨어야 했다.

길다란 밀웜처럼 생긴것이 수꽃,조그맣고 붉은게 암꽃이다.

 

 

 

거류산 오름길은 돌과 바위들이 많이 섞여 있었고 벽방산에서

많은 에너지를 쓴 탓인지 거류산 오르는 길은 좀 힘들게 느껴졌다.

뒤따라 오시던 분들이 추월해 지나가는 동안 켁켁거리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보이더라니.

그래도 너른 쉼터에 고성 들판으로 조망이 자주 트이니 쉬어가기엔 아주 좋았다.

 

 

 

그렇게 힘겹게 조금 더 올라서니 장의사(1km) 갈림길 이정표와

안내 지도가 나오는 이곳이 문암산이라는데 따로 문암산이라는 안내문이나 정상 표시는 없었고

막 지나설때 돌탑 하나만이 세워져 있었다.

거류산 정상과 그 우측으로 거북이 한마리 오르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두번째 사진)

이따 정상에서 저 거북바위를 거쳐 감동마을과 동부농협으로 내려설 계획이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90호인 거류산성은 약 2천년전 소가야시대에

신라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석성으로 원래 둘레는 1400m에 이르지만

많이 훼손되어 현제는 둘레 600m, 높이 3m, 폭 4m정도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복원 된 모습들과 산성 위로 바위들도 보인다.

 

 

 

정상을 앞두고 거류산성 위쯤에서 뒤돌아보니 우측 뒤로 벽방산,앞쪽에 문암산도 보인다.

좌측으로 보이는 산은 면화산이다

 

 

 

거류산 정상으로 올라서니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벽방산보다는 거류산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벽방산은 너무 이른 시간에 오른 이유기도 했을 것이다.

 

 

 

거류산 정상(571.7m)으로 올라서니 산불감시초소 어르신은

산객들에게 여기저기 조망 안내도 겸해주고 계셨다.

거류산 정상석 앞으론 약 300년 되었다는 소사나무가 마치 분재라도 해 놓은듯

정원수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정상석 뒷면엔 고성군민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고 적혀 있으니

지리산 천왕봉 정상석에 새겨진 문구가 생각나는 글이었다.

 

 

거류산을 소가야때는 태조산이라 불리웠고 조선 초기에는 거리산이라고도 불리웠다가 거류산이 되었다 한다.

해가 질 무렵 밥을 짓던 처녀가 밖으로 나와 보니 커다란 산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

부지깽이를 두드리며 저 산이 걸어간다 라고 세번을 외쳤더니

그 자리에 멈췄다는 전설로 걸어산이라 불리다 거류산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따 하산하면서 만나게 될 거북바위도 거류산의 명물 중 하나고 거류산성이며 장의사 등

볼거리 많고 조망 좋은 고성의 대표 명산이다.

아까 엄홍길 전시관에 고성 10대 명산이라 하는 안내도가 있었는데

오늘 밟은 거류산과 벽방산,구절산,좌이산,무이산,연화산,적석산,선유산,천왕산,향로봉이

그에 포함되었다. 아직 서너곳은 가보지 못했다. 

 

 

층을 이뤄 형성된 어느 고대 유적지를 보는듯한 암석위로

자리 잡고 식사를 하는 단체객도 보인다. 

거류산은 고성읍에서 동쪽으로 3km가량 떨어진 들판 가운데 솟아 올라

그 모습이 마치 알프스의 마터호른산을 닮았다 하여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불리는 곳이다.

그 형태뿐만이 아니라 바위산의 위용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으니 어디에 견줘도 부족하지 않겠다.

 

 

 

때론 편안한 육산도 좋지만 역시 정상에서 맞는 바위산의 쾌감은 따라올수가 없다.

건너편이 구절산이고 구절산과 겹쳐 우측 뒤로 보이는 산은 철마산 매암산(응암산) 능선이겠다.

내려설 거북바위와 목교도 보인다.

 

 

 

우측이 아까 지나왔던 문암산이고 좌측이 면화산이다.

많이 흐리지만 곳곳 둘러보기 참 좋은 산 맞지요~

 

 

 

통영대전고속도로도 보이고, 고성들판과 당항포,당항포 관광지,낙남정맥과

많은 명산들이 펼쳐지는 곳이지만 시야는 더 흐려졌으니 아쉬움이다.

 

고성의 무량산에서 여항산 서북산 광려산 등의 낙남정맥과 뒤로는

광양 백운산과 지리산, 웅석봉, 둔철산, 황매산, 한우산, 자굴산, 가야산 등

수많은 명산들이 펼쳐지는 곳이라 알면 되겠다.

거류산은 남쪽의 산, 지리 공부하기 딱 좋은 곳임이 분명하다.

다음에 시계가 좋은 날 다시 한번 찾아오려 한다.

 

 

 

더 당겨보면 누구네 집인지, 면사무소와 보건지소, 우체국, 입간판들까지도 뚜렷이 보일것 같다.

고성군 거류면과 당동만이다.

쾌청한 날의 당동만과 거류면의 조화로움이 참 아름다울 것이다.

당동만 뒤로 아침에 황홀하게 보았던 가조도 옥녀봉도 보인다.

 

 

 

오늘 걸어 온 뒤 벽방산과 앞 문암산도 마지막으로 담아본다.(첫번째 사진)

막연히 바라볼땐 어찌 저곳까지 갈수 있을까,또는 저곳에서 어찌 왔을까

놀라기도 하지만 걷다보면 다 걷게되어 있었다. 이제 저 거북바위로 내려가보자.(두번째 사진)

 

 

 

거북이가 산을 향해 오르는듯한 모습 때문에 이름 붙여진 거북바위로

자손이 귀한 집안의 여인네가 거북바위에 오르면 자손이 번창하고 수명도 길어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곳을 지날때 보니 고성과 창원의 적석산이 생각났다.

작년 진달래가 필때쯤 한번 다녀왔는데 조그맣지만 산중의 구름다리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내려선 거류산 정상이다.

저기 산 아래 중턱을 가로지르는 둘레길도 보인다. 전망데크로 이어져 있다.

 

2019년 4월 신문 일면을 장식했던 내용 중 하나.

학계에도 등록되지 않았던 고려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좌상이

거류산 중턱에서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이미 2017년 한 개인 블로그에 올려진 사진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우연히 보고 마애약사불 존재를 확인하였다 하니 사진 한장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대책을 마련중이라는 기사를 접한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찌되었나 모르겠다.

 

 

 

거북바위 뒤쪽 평편한 암반위에서 당동만도 바라보며 좀 쉬었다 간다.

통영과 고성의 벽방산 거류산은 이 지역민이 아니고

산행에 크게 관심 있는 분이 아니라면 여전히 생소한 곳일수도 있다.

 

산과 바다와 천년사찰 그리고 이르게 들려주는 봄소식까지.

삼위일체, 아니 사위일체가 된 아름다운 산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야가 뿌연 날인데도 이 정도라면 쾌청한 날의 경관은 어떠하겠는가.

 

 

 

우측 건너편엔 구절산.좌측으로는 당항포와 당항포관광단지, 그리고 우측 아래쪽으로

파란색 지붕이 있고 운동장이 있는 내려설 동부농협과 동광초등학교가 보인다.

저 앞에서 버스를 탈 것이다.

 

하산은 감서리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되겠다.

선명하진 않지만 좌측 뒤로 여항산 서북선 능선도 보인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봉화산과 광려산 줄기로 이어질 것이다.

 

 

아무리 따뜻한 겨울이었다 하여도 북쪽에선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남쪽에서도 이 아이가 서둘러 핀 것이다. 생강나무다.

산수유는 꽃이 성기게 벌어져 있다면 생강나무 꽃은 보기에도 더 촘촘한 걸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이건 동네로 내려와 어느 집에서 담은 산수유다. 아직 조금 이름에도 한 그루 피어났으니

아유~ 이 산뜻한 색감에 괜히 기분도 상큼해진다.

 

위의 생강나무와 다른 점을 찾아보자.

일단 산수유는 수피가 각질처럼 너덜너덜 일어나지만 생강나무는 벗겨지지 않는다.

산수유는 원가지에서 1~1.5cm쯤 떨어져 꽃을 피우는 반면

생강나무는 원가지(줄기)에 바짝 붙어 꽃을 피운다.

산수유는 꽃 한송이 사이사이가 넓게 벌어진다면 생강나무는 촘촘.

이도저도 귀찮고 어렵다면 그냥 산중에서 만나는 건 생강나무.

아파트나 공원,가로수,민가에서 키우는거라면 산수유라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당항포가 내려다 보이는 감서리로 내려선다.

이곳이 남쪽이었고 바다와 이어지는 곳이란 사실을 잊고 있었는지 새삼 너무도 신기하게 보였다.

당항포가 있는 저 건너편이 고성군 회화면 배둔이라는 곳인데

작년에 시내버스를 타고 창원 고성 일대를 몇번 다녀오니 배둔이라는 지명이 아주 친숙하게 느껴졌다.

 

 

 

벌써 사방이 다 푸르르니 역시 남도는 남도였다.

매화가 막 피어나는 집도 보이고 이미 수확을 거둔 시금치인지 어쨌든 다른 세상을 만난듯한 풍경이다.

눈 없는 겨울이라 하였더니 뒤늦게 눈 소식들이 들려와

행여 이제 피어나는 아이들 상해 입을까 걱정이다.저 뒤로 뾰족 거류산도 보인다.

 

 

 

마늘쫑만 보면 왜 고추장 생각이 나는지. 고추장에 마늘쫑 찍어 막걸리 한잔 캬~^^

정작 술도 잘 못하면서 늘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냥 이 신선한 작물을 보는 것으로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아~너무나 아름답다. 자운영이다.

이렇게나 화사하고 귀티까지 줄줄 흐르니 어느 꽃집의 값비싼 꽃들을 압도함이다.

 

 

 

흔한 잡초지만 자세히 보면 이 아이도 아름답다.

봄까치꽃이라는 우리말이 있긴 하지만 정명은 큰개불알풀이다.

열매의 생김새가 개의 생식기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게 감서리 감동마을로 내려서니 구절산으로 이어지는 들머리가 보이고

동부농협과 주유소가 나온다.

한 어르신 무작정 농협 앞 도롯가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시는데 몇 시 차인지도 모르고

바쁠것 없고 언젠가라도 올것이라며 햇볕도 쬐며 무작정 기다리는거라 하셨다.

다른때였다면 지나는 차를 얻어타고 나갔겠지만 할머니는 느긋하시고 나 혼자 가기도 그렇고.

 

어쨌든 그 옆을 지키는 든든한 멍멍이 한마리는 대견하기까지 하다.

할머니가 집에 가라고 쫒아내니 도로 한가운데를 어슬렁어슬렁 도무지 차 무서운지를 모른다.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오고 개를 쫒아냈지만 다시 껌딱지처럼

할머니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쫒지 않는게 차라리 더 안전할것 같았다.

30분 정도 기다리니 고성 가는 버스가 들어왔다.

 

 

 

이번 산행기를 쓰면서는 정말 힘이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지역이라 보이는 산과 지형이 맞는 것인지

여러차례 확인을 하고 또 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긴 산행과

멀리 내려온 대중교통의 여정에 힘은 들었지만 수려한 경관은 큰 보상으로 돌아왔다.

한번쯤 꼭 찾아봐도 좋을 아름다운 남쪽의 산지, 벽방산과 거류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