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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둔덕산~대야산 (대야산 등산코스, 대중교통,교통편)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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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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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내 초행길,길을 잃고 헤매었던 그 대야산에 간다.

이만하면 대중교통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6시차를 타고 점촌으로 간다. 2시간 소요.

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바로 가은으로 가는 8시 20분 버스를 타도 되지만 둔덕산을 연계하자면 시간이 좀 촉박하다.

대야산만을 가겠다면 느지막히 가은으로 가도 좋겠다.

 

산행코스 : 벌바위 버스정류장~대야산자연휴양림~둔덕산~마귀할미통시바위~밀재~

               대야산~용추계곡~벌바위 버스정류장(약 15~16km)

 

 

 

점촌터미널(문경시)에 도착해 홈플러스 맞은편에서 8시 30분에 출발하는 33번 벌바위행 버스를 타면 된다.

벌바위 종점에 도착해 대야산과 용추계곡으로 바로 가지 않고

둔덕산을 먼저 가기 위해 대야산휴양림으로 간다.

 

국립 대야산휴양림은 입장료 천원이 있어 휴양림 입구 전에 들어가는 방법,

또는 용추쪽으로 가다가 댓골산장으로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그냥 편한길 따라 천원을 내고 올라간다. 휴양림에서 둔덕산까진 약 2.9km

 

 

 

희끗거리는 대야산 암릉과 하늘까지 맑으니 벌써부터 기대감에 들뜨게 된다.

얼른 둔덕산 정상에 올랐다가 대야산을 만나러 가리라.

 

 

 

물푸레나무인가.

휴양림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조금은 빡센 오름길이 이어진다.

정상을 위해선 언제나 밑밥은 깔려 있어야 하는 법.

 

 

 

얼핏 개옻나무와 비슷해 보이지만 잎줄기에 날개가 있는 붉나무다.

그 이름처럼 잎이 붉게 물들어갈 때면 단풍나무 부럽지가 않다.

 

 

 

둔덕산 정상에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댓골산장 방향으로 갈 것이다.

 

 

 

바람이 심해 야생화 사진 찍기 마땅치 않은 날이다.

어차피 특별한 야생화 없는 산지~몇컷만 남겨보려 한다.

같은 가지과의 배풍등이나 까마중을 닮은 좁은잎배풍등이다.

배풍등이 흰색꽃을 피운다면 좁은잎배풍등은 연한 자주색(보라) 꽃을 피운다.

곧 붉게 익어가겠다.

 

 

 

소엽이 세장씩, 얼핏 참나물이라 생각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언가 참나물이라 하기에 차이점이 느껴진다.

참나물 잎보다 뻣뻣해 보이고 날카로운 결각이 있고.

처음 일본 대마도에서 발견되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대마참나물이다.

바람이 심해 더 자세히는 담을수 없었지만 의외로 곳곳에 많이 보였다.

주로 지리산과 가야산 일대에서만 서식하는줄 알았는데 충북과 경북쪽으로도 이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뚝갈.

 

 

 

열매 맺은 기린초도 마지막으로 담는다.

 

 

 

 

그렇게 벌바위 입구에서 1시간 25분쯤

휴양림에서는 1시간 10분 걸려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둔덕산(969m) 정상에 도착한다.

휴양림 바로 뒷산인데다 해발은 대야산(931m)이나 조항산(951m)보다 높지만

다른 산들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음이다.

 

정상석 뒤로 희양산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지만 어차피 대야산 방향으로 진행하며 원없이 만날수 있을 것이다.

다시 아까 그 삼거리로 가서 댓골산장 방향으로 간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밀재 가기 전까진 대야산이란 이정표는 없으니

댓골산장 1.9km지점 삼거리에서 댓골산장을 버리고 좌틀해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바위가 이름도 어려운 손녀마귀통시바위라는데

조금 더 가면 마귀할미통시바위도 있을 것이다. 통시..뒷간을 뜻하는 말이 아닌가.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지 이따 다시 논해보기로 하자.

 

 

 

그렇게 손녀마귀통시바위 위에 서면 좌측의 둔덕산을 내려와 첫 조망처에 선다.

왠지 능선을 내려오면 안될것 같아 우측 능선을 따라 갔었으나

대야산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지는것 같아 되돌아 나와야 했다.

나같은 사람이 있었던지 길이 좀 나 있었고 누군가 막대로 막아 둔 것도 나중에 보여졌다.

 

 

 

그 길에 잠시 들어섰다가 모기떼들의 밥이 되었으니 나 오늘 완전 보시한 것 맞쥬.

얼마나 물렸던지 여기저기 가려움증이 밀려든다.

긁어대니 옷에 쓸려 더 가려워지고 생각 같아선 반바지로 갈아 입고 싶다만

대야산권에 들어서기까진 참아보리라.

아까 말했듯 댓골산장 1.9km 지점까진 쭉 따라 진행해야겠다.

 

 

 

진행방향 좌측으로는 백두대간 조항산도 가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조항산 우측으로는 속리산 조망처인 백악산도 훤히 그 모습 드러냈고

조항산과 백악산 사이 뒤로 보이는 산이 속리산이고 조금 더 가다보면 제대로 보여질 것이다.

 

 

 

소나무가 바위를 가른 것인지

갈라진 그 틈으로 소나무가 자란 것인지 어쨌든 소나무도 바위도 대단하여요.

볼록 튀어나온 모습 때문에 젖꼭지바위라 한다는데

하트 같고 이쁜 엉덩이 같기도 하고 얼핏 연적 주딩이 같기도 했다.

 

 

 

이제부턴 마귀할미통시바위권에 들어서는 것이다.

저 속엔 기기묘묘한 다양한 표정의 바위들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가운데 너부데데하면서도 우뚝 솟은 바위를 마귀할미통시라 부르는것 같다.

저곳을 마귀할미가 뒷간으로 썼을까.

일대엔 통시에서 떨어져 나간 똥이 바위로 변했다는 떡바위 전설까지.

 

 

 

어쨌든 멋지쥬~

정작 저 속에 들어서 보는것보다

이쯤에서 바라보는 마귀할미통시바위 일원이 더 근사하게 느껴졌다.

마치 운악산 그 기암들의 나열인듯 가야산 만물상인듯

바위에서 바위로 이어진 길들.저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런데 지난주 설악에 다녀오며 그 찜통 무더위가 다 지나갔노라

가을이 왔노라 설레발을 쳤음이다.

겨우 생수 한병만을 가져왔으니 갈길은 아직도 먼데 물은 벌써 바닥을 보이고.

그래도 조망만은 설악 못지 않으니 기분만큼은 날아갈듯 가볍다.

이곳엔 이렇게 엉덩이인듯 통시인듯 갈라진 바위들이 많이 보였다.

 

 

 

좌측으로 대야산과 그 옆 뾰족 올라온 산이 군자산 아니던가.

가운데 뒷줄 뾰족 올라온 산은 보배산이겠고

좀 더 올라보면 보배산 옆에 있을 칠보산도 훤히 보이겠다.

 

우측으로는 막장봉과 장성봉으로 이어지는

바위 좋고 조망 좋은 문경과 괴산의 산군들.

 

 

 

장성봉(가운데서 살짝 왼쪽)을 지나 우측 구왕봉과 희양산으로

장쾌한 백두대간이 지나는 것이다.

희끗거리는 희양산은 언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참 멋진 바위산이 아닐수 없고

희양산이 있음으로 주위 산들을 짚어볼수 있게 해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수 없다.

 

 

 

앙~그리 먹고 싶은겨.

어린 소나무인데 좀 봐주셩~목마른 나도 참잖여~

 

 

 

올챙이인듯 망둥어인듯

너들 연애하는겨~부럽당~^^

누군가 사랑할수 있다는 건 행복이지. 

그런 감정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원없이 즐겨보라고.

 

 

 

몇년후에도 이 가느다란 선이 붙어 있을까.

서로 접선하는 외계생명체인듯~ 돌고래의 그 신호음인듯

자연의 모든건 신비함이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온갖 바위들과 소나무가 함께 하는 길.

너른 바위 곳곳에서 자리 펴고 쉬어가니 신선이 부럽지 않다.

가야 할 마귀할미통시바위와 좌측으론 역시나 바위 좋고 조망 좋은 백악산이다.

 

 

 

내 머리 왼쪽으로 둔덕산에서부터 아기자기 암릉길을 지나왔다.

좌측 끝 뾰족 올라온 산은 백화산과 뇌정산이겠다.

 

 

 

고개 갸우뚱~

살 찐 가오리께선 뭐가 그리 궁금하다요.뒤로는 채석 현장 임도도 보인다.

 

 

 

중대봉과 대야산도 한결 가까워졌다.

대야산에선 우측 아래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지나 장성봉으로 대간길을 잇는 것이다.

대야산 뒤로는 남군자산 군자산이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보배산과 칠보산이 자리하는 곳.

온통 이 일대는 바위산의 집합체라 해도 관언이 아니겠다.

 

 

 

마귀할멈통시바위와 좌측으론 조항산.

백두대간은 대야산에서 저기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측 저 봉우리를 넘어서면 조항산과 대야산 갈림길을 만날 것이다.

가운데 뒤로는 속리산 그 봉우리 봉우리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천왕봉,문장대,관음봉,묘봉 상학봉으로~

 

 

 

이 산엔 웬 마귀가 그리 많은걸까. 마귀가 아닌 마고라 생각해보면 어떨까.

마고할미란 단군신화와는 다르게 한민족의 세상을 창조한 신으로 박제상의 부도지에도 표현되어 있다 하니

이곳 둔덕산과 이름이 같은 거제도 둔덕면에도

고려 의종때 쌓았다는 둔덕기성을 마고할미가 쌓았다는 전설도 있다.

밤새 성을 다 쌓고나니 오줌이 마려워 누었는데 그 오줌이 둔덕기성 안으로 물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문경 마원리에 있는 마고산성은 마고할미가 쌓았다고 전해져 오고

고모산의 고모산성 또한 고모할미와 마고할미가 경쟁을 하여 하룻밤에 다 쌓았다고도 한다.

그 문경의 마고할미가 마고산성과 고모산성을 쌓은 후 손녀를 데리고 이곳 둔덕산 능선으로 와서

오줌을 누었다는 이야기까지.그래서 생긴 이름 통시(변소)가 되었을지도.

마고할미는 몸짓이 어마어마하게 컸다고 하니 그 오줌발을 견딜 통시라면 제법이나 커야하지 않았을까.

그 오줌발에 태풍과 홍수를 불러일으겼던지 예전엔 산이 물에 잠겨 생긴 산 이름과 봉우리 전설들도 많이 남아 있다.

 

 

 

 

마귀할미통시바위를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갖가지 형상으로 변해 있다.

서로 은혜하는 사이인듯도

 

 

 

그 아래쪽에선 제3의 인물이 그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부터 허리 굽은 노파며

아직 온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다 나름 생명체임을 어필하는것만 같다.

마고할미든 마귀할미든 시원히 쉬하셨음 이제 비바람도 태풍도 잦아들게 하소서.

 

 

 

왼쪽 위로는 마치 기도하는듯한 모습처럼도 보이고

손 비비고 먹을걸 달라하는 동물원의 그 아이들처럼도 생겼다.

 

 

 

마귀할미통시바위와 지나온 둔덕산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담아보고 대야산과 밀재를 향해 간다.

 

 

 

희양산 뒤로는 월악산군의 조망 좋은 산지들이 빽빽히 나열해 있다.

왼쪽 뒤 쌍봉처럼 보이는 두 봉우리는 덕가산과 시루봉으로 보인다.

지난번 칠보산 갔을때의 조망도를 살짝 돌려 놓은듯 하다.

 

 

 

희양산을 호위하듯 앞줄 좌우로 구왕봉 이만봉이 자리하고

희양산 좌측 뒤로는 조령산과 신선암봉이겠다.

그러면 희양산 우측 뒤로는 주흘산이 아니겠는가.

꺄오~좌측 맨 뒤로 월악산 영봉도 보인다. 이 정도면 정말 멋진 날이다.

  

 

 

그렇게 밀재에 도착하니 이제 대야산권에 들어선 것이다.

제대로 된 이정목도 만나고 이곳에서 만난 분께 물 한모금을 얻어 마시니 이제야 살것 같다.

감사하게도 내 물병에 반을 더 나눠주셨다.

 

 

 

물병에 물이 채워지니 이렇게나 풍요로울수가 없다.

물은 넉넉히 갖고 다녀야 한다, 왜 준비성이 부족하냐 그런 말들 대신

묵묵히 물병 채워주신 님이 더 감사하게 느껴졌다. 중대봉의 기암을 병풍 삼아 이제야 편히 쉬어간다.

 

 

 

애정공세 퍼부었던 무기떼들의 습격에 가렵기 이를데 없다.

파스를 발라봐도 간지럽긴 마찬가지고 어찌나 독하던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너들 실컷 배채웠음 되었다.내가 물 고파보니 너들 마음도 이해가 된다구.

 

 

 

코끼리 코 같던 바위도 목책이 있어서인지 그 예전의 코끼리는 아닌듯 하지만

길이 좋아져서인지 용추 때문인지 더욱이나 많이 찾는 여름산행지가 되었다.

굳이 여름만이 아닌 단풍드는 가을의 대야산도 아주 멋질거란 생각이 들었다.

 

 

 

웃고 있는듯도,슬퍼 보이기도 하는 딱 백상아리 한마리일세.

친구들 우르르 몰고 산중엔 어인 일로 오셨을까.

설마 그 거인 마고할미 오줌 때문에 여가 바다인줄 알았는겨~

그래서 돌아가지 못한건 아닌지 마고할미 통시 얘기를 계속 되뇌어 보며 걷게 된다.

 

 

 

먹물 풀어 놓은듯한  저 먹구름과 소나무 하나와 바위가 어우러지는 풍경.

캬~멋드러진다.

 

 

 

집채만한 바위가 맞이해 주는 곳, 대문바위다.

 

 

 

마치 거꾸로 매달린 눈 퀭한 요괴를 보는듯 했고

우측 손가락처럼 튀어나온 것은 코주부 같기도 하고,남근석 같다고도 느껴졌다.

 

 

 

역시나 잘 정비된 길.

누군가에겐 스릴이 떨어져 불만인 암릉길이 되었겠지만

덕분에 누군가들에겐 쉬 이용할수 있는 대중적인 길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 참 힘들게 올랐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대팻집나무 열매가 다닥다닥 많이도 붙었다. 내 카메라론 당겨봤자 이게 전부.

대팻집나무는 자세히 보면 꼭 연말연시 사랑의 열매를 닮기도 했다.

 

 

 

왼쪽 둔덕산에서부터 마귀할미통시바위를 지나고 조항산 갈림길을 지나

이곳에 이른 것이다. 우측 뒤로 백두대간 조항산.

 

 

 

백두대간은 이곳 대야산에서 가운데 조항산으로

그리고 가려져 있던 우측 청화산으로 이어진다.

보통 대간을 할땐 무박으로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까지 연계해 진행하는지라

익숙하고 반가운 곳곳들이다.

 

 

 

중대봉은 대야산 정상 못지않게 멋드러진 암봉으로

멀리서 보면 중대봉이 있어 대야산을 더 쉽게 알아볼수 있기도 하다.

중대봉 좌측으로는 연계산행 많이 하는 가령 낙영 도명산이 물결치듯 손짓하는 곳.

 

예전엔 동서울터미널에서 당일로 다녀올수 있게끔 교통편이 되었는데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인지 이젠 차편이 확 줄어 청주로 미리 내려오지 않는 한 당일산행이 어려워졌다.

화북과 화양동, 자연학습원 모두 가령~낙영~도명산에 다녀오며 알게 된 지명들이었다.

 

 

 

가운데가 가령 낙영 도명산.좌측으로가 백악산이다.

속리산권의 많고 많은 산은 어쩜 그리도 하나같이 조망 좋고 바위 좋던지

좌측 백악산도 바위와 암릉, 조망이 일품인 곳이다.

 

6년전에 처음 이 대야산에 왔었다.

물론 그때 내가 간 곳들은 대부분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것이고 

계곡 좋다는 것을 어디서 주워들었던

무작정 버스 타고 가은으로 내려와 벌바위라는 곳에 내려섰었다.

 

 

 

그러나 정상에서 다시 원점회귀해 벌바위로 내려간다는 것이 어딘지도 모르는 암릉위를 걷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내가 내려간 곳은 저기 중대봉을 거쳐 그 아래 농바위 마을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이야 통제 표시가 있고 이정표도 좋아졌고 계단이며 목책이 설치되었지만 불과 2012년만 해도

어디가 어딘지 이정표도 통제 표시도 잘 되어 있지 않았고 초행자에겐 쉽지 않은 길이었다.

어쩌면 저 큼지막한 바위에 반해 무작정 따라갔을지도 모른다.

 

 

 

 

여긴 어딘겨~나는 누구.

무작정 바위들 넘고 넘으며 내가 어딜 걷고 있는지 미궁속에 빠져 있었지만

그 알수없는 곳에서의 호기심과 짜릿한 경험은 잊을수가 없다.

 

생소한 농바위란 곳에 내려서니 백두대간 중탈하셨다는 분들께서 이평터미널까지 태워주셨고

이평터미널에서 동서울 가는 버스를 탈수 있다 하셨다.

그러나 청주 버스만 지나갈뿐 동서울행은 오지 않았으니 아~ 나중에서야 청주를 경유해 동서울 가는

버스였다 알았으니 이 지역이 처음인 사람에겐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나의 무지와 둔한 지리감각이 문제였을 뿐이었고 관심도 없던 지도를 보기 시작한 것도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농바위쪽은 괴산 청천면이었는데 무작정 다시 문경땅 가은으로 돌아가

버스를 타야 한다 생각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

미숙했고 어리숙했던 그 시간들도 애틋한 자신이었다.

 

 

 

 

그 뒤로 백두대간 남진 북진을 하며 세번을 더 대야산에 왔지만

그저 전투하듯 둘러보고 빠르게 걷고 또 걷고..

그래도 이 대야산의 절경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목책과 나무 계단이 생겨 초행자든 누구든 쉽게 접할수 있는 대중적인 대야산이 되었다.

조망 좋은거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대야산 정상 우측으로는 희양산과 그 사이로 신선암봉과 조령산,주흘산 영봉이 자리하고

대야산 좌측 끝으로는 이제 희끗희끗 칠보산도 뚜렷해졌고 칠보산 우측이 덕가산 시루봉.

칠보산 뒤로는 지난번 칠보산에서도 보았던 박달산도 보인다.

 

 

 

하늘도 푸르고 흰구름 두둥실. 더할나위 없는 날, 대야산 정상에 선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에 걸쳐 있는 대야산(931m)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희양산과 속리산 사이 백두대간상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엔 선유동계곡과 용추계곡 화양구곡이 있어 여름이면 더 각광받는 산지인데다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트여 있으니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지는 것이다.

 

 

 

화강암반을 뚫고 나오는 폭포수 아래 하트모양의 용소대야산의 볼거리로 빼놓을수가 없다.

그 용추더욱이나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정상석을 사이에 두고 좌 조령산,우 청화산 그리고 우측으론 속리산으로 대간길이 연결된다.

 

 

 

 

예전에는 이런 철책마저 없어 사방이 훌훌 자유로웠으니

정상에 선 순간의 그 쾌감이 오죽하였겠는가.

마냥 앉아 망중한에 빠진들 이상한 일도 아니었음이다.

지금이야 가지 말아야 할 곳과 가야할 곳을 분리해놓은

이 모든 장치들이 조금 부담스럽게도 느껴지지만 이 또한 흐름이니 받아들이게 된다.

 

 

 

백두대간을 하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하는 곳.

가까이 감지가 되는 순간 되돌아가란 경고 방송이 나오지만 어두운 새볔에 진행하는게 대부분.

이 마지막을 올라올땐 백두대간 비탐중에 망대암산과 더불어 가장 위험한 순간이 되기도 한다.

거의 직벽을 타고 올라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넘나들었을 곳.

대간길은 저 아래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넘어 버리미기재와 장성봉 구왕봉 희양산 구간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뒤로는 좌측 칠보산에서부터 덕가산,시루봉,막장봉과 장성봉을 거쳐 우측으론 희양산과 이만봉이 보이고

가운데 장성봉 뒤로는 월악산 영봉도 걸렸다.

 

 

 

당겨 본 장성봉과 그 뒤로 뾰족 올라온 월악산 영봉. 우측은 신선암봉 조령산.

바로 앞 능선은 곰넘이봉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이다.비탐 구간이다.

 

 

 

좌측 뾰족한 보배산과 칠보산은 나란히 마주하고 있고

칠보산 뒤론 박달산과, 칠보산 우측 뒤론 덕가산 시루봉 악휘봉 능선도 반갑다.

 

 

 

가운데 군자산과 그 좌측으론 남군자산,

제수리재 우측으로는 나무가지 뒤로 세트 같은 보배산과 칠보산.

지난번 칠보산행을 다녀온 후라 그런지 주변 경관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벌써 갈잎으로 변해가는 정상부를 보니 성큼 가을이 느껴진다. 자연은 그렇게 계절을 찾아가고 있었다.

 

 

 

내 배낭 뒤론 살짝 가려졌지만

처음 들머리였던 대야산휴양림 건물도 들어오고 아래는 용추계곡 방향이다.

아~기분 너무 좋아욤.

아무도 없는 정상을 독차지 하고 마냥 둘러보고 감탄사도 내뱉어 보고~

 

 

 

벌바위에서 가은으로 나가는 6시 10분차를 타려니 시간이 널널함이다.

내려서다가 계곡에 발도 담가보고 쉬엄쉬엄 늑장도 부린다.

딱히 휴가가 정해져 있던가. 내가 쉴수 있고 가장 좋은 일을 하는 순간이 휴가 아니던가.

 

 

 

용추골의 핵심 용추폭포에 내려선다.

좀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하나둘 떠나고 미끄럼에 신난 아이들과 아빠만이 마지막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로 붐벼 내려설 엄두도 나지 않던 곳.

청아한 물색, 보기만 하여도 시원함이 전해진다.

 

 

 

하트 모양의 용소는 예전보다 물은 많이 줄었지만 그 독특한 생김은 가히 사랑받아 마땅함이 있었다.

위에서 보아도 그렇고, 아래에서 보아도 그렇고

여성의 음부 같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양 날개를 펴고 용이 하늘로 올랐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용트림을 하다 남긴 용비닐 흔적마저도 그 신비함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폭포수를 만날때면 무엇보다 저 물흐름의 흔적~

세월의 풍화에 변한 바위색에 더 매력을 느낀다.

 

 

 

들머리였던 벌바위에서 6시 10분차를 타고 가은버스정류장에 나오니

기사님들도 매표소 어르신도 참 친절한 곳이었다.

동서울행 6시 30분차를 탈수 있었다.

가은에서 막차를 놓친다면 점촌(문경시)으로 나가면 되겠다.점촌은 늦게까지 교통편 좋은 편이다.

 

단풍 물드는 가을날의 계곡은 더욱 아름다울 것으로 보인다.

암릉과 조망, 계곡까지 일품인 대야산과 둔덕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다. 티스토리 이동과 함께 그동안 아무런 친구 관계가 없음에도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젠 우연이라도 이 글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