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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백두대간 도래기재 선달산 고치령

 

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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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2일 토요일(금요무박)

백두대간 남진,

오랜만에 조금은 긴 무박산행인데다 최근 몸이 많이 무뎌져

조금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참석한다.

 

산행코스 : 도래기재~옥돌봉~박달령~선달산~갈곳산~마구령~고치령~좌석리

산행거리 : 약 30~31km(고치령까지 약 26~27km, 좌석리까지 약 5km를 걸어내려왔다.)

 

 

 

지난번 하산때 찍었던 도래기재(936m)

생태이동통로가 있는 도래기재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와

우구치리를 이어주는 고갯길로 88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조선시대 역이 있어 역촌마을이라 하여 도역리로 부르다가 변음이 되어 현재의 도래기재가 되었다 한다.

 

 

 

도래기재에서 새벽 4시가 되어 옥돌봉을 향해 산행 시작한다.

처음부터 조금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서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550년된 철쭉나무를 보고 다시 옥돌봉으로 오른다.

어차피 어두울때라 큰 의미는 없었다.

 

 

 

1242m로 이 구간 가장 높은 옥돌봉이다.

해발이 잘못 쓰여져 있는걸 누군가 고친 흔적이 보인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과 물야면의 경계에 있는 옥돌봉은

정상 아래에 하얀 바위가 있어 옥석산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바위는 햇빛을 받으면 예천에서도 보인다 하여 예천바위라고도 부르고

산 아래 마을은 그 빛이 비친다하여 서벽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다.

 

 

 

옥돌봉을 내려서면 바로 주실령삼거리가 나오는데

어느 님 직진이다 보니 주실령 방향으로 내려서고 있다.

님, 대간은 박달령 방향이예요~

 

 

 

주실령삼거리인 이곳이 문수지맥 갈림길이다.

문수지맥이란 백두대간상에 있는 옥돌봉에서 서남쪽으로 0.28m 내려서면

길이 나눠지는데 서북쪽 백두대간 선달산 갈곳산 방향과 

남쪽으로 문수산 갈방산 방향으로 분기되는 문수지맥이다.

문수지맥은 문수산과 갈방산, 만리산,용두산, 학가산,나부산을 지나

내성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114km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참고용 지도 하나 올린다.백두대간과 문수지맥이 갈라지는 옥석산(옥돌봉).

 

 

 

5시 45분,박달령(1009m)에 도착한다.

전국적으로 박달재 박달령이란 지명은 참으로 많다.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에 있는 박달령은 선달산과 옥돌봉 중간에 있는 고개로

고치령,마구령,도래기재와 함께 과거 보부상들이 경상도와 강원도 영월을 오갔던 고개라 한다.

 

 

 

조금씩 여명이 밝아오면서 주변은 붉게 물들어 간다.

아쉽게도 이번 구간은 온통 나뭇가지들에 가려 전망은 꽝이다.

게다가 해가 뜨는 동쪽방향을 등지고 진행하는지라

아침 일출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다.

그저 아침이 밝아오는 주변의 차가운 산군들을 즐길 뿐이다.

나는 푸르스름한 아침의 산군을 볼수 있그것으로 족한다.

 

 

 

문수지맥 문수산 방향으로 산군과 하늘색이 참으로 아름답다.

나뭇가지들이 없었다면 지난번 지리산에서 맞았던 아침의 차가운 색을

제대로 즐길수 있었을듯 하다.

조망은 아까 문수지맥길로 내려서 예천바위에서 바라보면 시원스럽단다.

문수지맥 하는날도 기대해보고 싶다.

아쉬움속에 오랜만에 무박산행의 아침을 맞는다.

이 구간 북진은 비가 억수로 내리고 태풍이 있던날 다녀간곳이라 인증사진 한장이 남지 않았다.

 

 

 

선달산 옹달샘이 있는 삼거리.

바람이 심하다.춥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날이다.사진도 이래저래 많이 흔들린다.

 

 

 

갑자기 좀 추워진건 사실이지만 바람 때문인지 더 춥게 느껴지는 날이다.

한겨울엔 당연히 추울거니 그러려니 했을텐데

봄기운 가득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적응하기가 힘들다.

 

 

 

머리칼엔 입김으로 찬서리가 얼어붙었다.

3일째 마신 술..그리고 무박산행.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쉬고 또 쉬고.. 산행중 이렇게 많이 쉬어가기는 또 처음일듯 싶다.

동행하시는 회원님, 앞으로 산행전엔 3일연속 술을 마시고 오라 하신다.

이제야 걷는 보조가 맞는다면서~ㅎㅎ.

예끼~이 사람아~ 남의 불행이 행복이란 말입니까 그래서 만족하신다면야 기끼어 그 정도는요 뭐~^^

 

 

 

은은하게 퍼지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선달산으로 간다.

창가에 들어오는 기분좋은 아침의 햇살을 받으며 커피한잔의 여유도 좋겠다.

오랜만에 봄맞이 대청소도 하고 화분에도 잊지않고 물을 준뒤

깨끗해진 거실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이면

절로 행복하단 생각이 밀려올지도 모른다.

그럴때면 누군가에게 그 기분을 전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늦은목이에서 이제야 1.8km 왔다.박달령까지는 5km.

 

 

 

아침 7시 30분이 가까워져서 선달산(1,236m)에 도착한다.

이 구간 유일한 정상석이지만

사방은 막혀있어 이곳에 더 머무를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선달산 정상에 설치된 백두대간 안내문.

백두대간을 홍보하고 권장하는듯 하면서도 중간중간 통제가 된 곳이 있어 개운치가 않다.

물론 보호해야할 동식물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하려는 사람과 하지 못하게 막는 사람,

하지만 무작정 막는건 이미 대간 뛰는 인구가 많이 늘어나서 마땅한 대책이 아닐듯도 싶다.

시기를 정해준다던지 무언가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대간종주를 하였다는 유명인사들은 과연 비탐구간들을 건너뛰었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선달산 바로 아래에는 어래산과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선달산과 어래산을 연계하는 산행은 평균고도 1100m의 마루금들로 이어진다.

6km의 거리로 회암령을 거쳐 어래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김삿갓문학관으로 연결되는 외씨버선길을 조성해두었다.

 

 

 

늦은목이로 내려서기전,뜻밖의 대간 북진을 함께했던 동지를 만난다.

우리와는 반대로 고치령에서 도래기재로 가고 있었다.

반가워서 앞뒤로 가시던 회원님들이 안보일 정도로 한동안 이야기를 하고 헤어져야 했다.

 

얼마전 다른 산악회의 백두대간 대장직까지 맡았는데

그 지리산 첫 구간 첫 시작을 함께하지 못해 마음 걸렸던차에 뜻밖의 만남에 반가움이 컸다.

지난 백두대간 북진과 특히 비탐구간은 님이 있어 큰 힘이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많고 많은날..다시 함 보자구요~ 반가웠어요~

 

 

 

늦은목이(800m) 전경.

 

 

 

 

가야할 갈곶산까진 1km.. 마구령까진 5.9km

 

 

 

 

곧게 뻗은 일본잎갈나무(낙엽송) 숲이 좋아 인증 한장 남기고

다시 갈곶산으로 출발한다.

 

 

 

갈곶산은 마땅히 쉬어갈만한 공간도 없어 바로 마구령으로 진행한다.

 

 

 

 

마구령 내려서기전의 헬기장.

 

 

 

 

마구령 임도다.

 

 

 

 

마구령으로 내려서는 회원님들.

늦은목이에서 마구령까지는 입산제한시간과 통제기간이 있나 보았다.

 

 

 

백두대간상에 있는 마구령(810m)은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와 남대리를 잇는 고개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고개라 마구령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경사가 심해 마치 논을 매는 것처럼 힘들다하여 매기재라고도 불렀다 한다. 

마땅히 볼거리가 있는 계절이 아니니 이정목과 정상석 사진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 고치령까지는 8km 남았다. 고치령에서 좌석리까진 마을주민의 트럭을 이용한다 하신다.

임곡리로 내려서면 부석사도 멀지 않겠다.

 

 

 

한회도 안빠지고 참석하시는 님들..

나도 첫 대간인 북진때는 그랬었는데 이제는 꽤가 나서

자주 갔던 구간이나 비가 오거나 날이 궂으면 자꾸 빠지게 된다.

 

~마구령 지나 3km 지점쯤부턴 걸음을 좀 빨리했더니

함께 걷던 회원님도 선두그룹이었던 분들도 뒤돌아봐도 보이질 않으신다.

멋칫멈칫 걸음을 늦추었다가 그냥 걷고싶은 속도로 진행한다.

 

고치령을 2.5km쯤 남겨두었을때 아무생각없이 걷는데

반대편에서 걸어오시던 어느 님,보자마자 효빈님 하신다.

나는 언뜻 누구신지 모르겠어서 어이없게도 누구신지~묻고 있다.

나는 한심할만큼 눈썰미가 없다.최소 두세번은 봐야 그분이 그분인가 한다.

맥주한잔이라도 기울인 님이라면 금새 알아보겠지만 말이다~^^ 기산의 님..반가웠답니다.

 

 

식목 복원지를 지나서 내려서면

 

 

 

이제서야 오늘 처음으로 하늘이 제대로 보인다.

고치령 바로 전이다.

 

 

 

 

산신각이 있는 고치령 전경.

 

 

 

 

다음구간 소백산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고치령.

어두운 밤,이곳을 내려오며 고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 곳이다.

 

 

 

국망봉에서 내려섰을때는 없었던줄 알았던 고치령석.

그때는 어둡고 춥고 맥이 있는대로 빠져 있을때라 이것에 관심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좌석리까지 길고도 긴 포장길을 걸어 내려갔던 곳이다.

 

 

 

산신각에선 꽹과리 소리가 크게 울려퍼지고 한창 제가 진행중이다.

이곳에서 트럭을 타고 내려간다 했는데 사람들이 내려와야 트럭도 올라올텐데..

그래서 님들도 기다릴겸 10여분 있었지만 가만히 있는건 너무도 힘든 일.

그냥 걸어내려가기로 한다.몸이 자동반사로 슬금슬금 움직이고 있다.

 

 

 

그러니까 고치령에밖에 내려오지 않은 것이다.

이제부터 시간은 널럴하고 딱히 급할게 없어졌다. 그러니 이러면서 놀다 걷다.

 

 

 

오랜만에 좀 긴 거리를 걸으니 이제서야 몸 구석구석 세포들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동안 너무 짧은 산행들만 해서인지 산행을 다녀와도 뻐근하단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모처럼의 긴 시간이 힘들다기보단 내려서는 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우체국택배 아저씨. 지나가다가 멈춰서신다.

좌석리까지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데 어쩔려고 그러느냐 하신다.

그러시면서 뒤에 택배함이라도 어떻게~ 하신다~

 너무 웃겨 나는 그 조그마한 택배함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탈려면 탈수 있겠지만 생각만으로도 우스운 일이다.

행여 걷기 싫다면 오고가는 차량에 손을 들었을 것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차들도 가끔 오고가고 있었다.

 

 

 

아저씨~말씀만이라도 감사하네요

매연 가득한 도심속의 길이라면 몰라도 저는 이런길 걷는것도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아직 죽을만큼 체력이 고갈되지도 않았구요~

 

 

 

파름한 소백산 자락들이 다음 구간 소백산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

 

 

 

 

신년초, 시야가 너무 좋은 소백산을 보고온지라

그리고 아껴두었다 가고싶은 소백산인지라 참석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제부터 좌석리까지는 긴 계곡길이 이어진다.8시간을 넘게 걷고 있다.

그리고 포장도로를 걸을때쯤이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싶어진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만으로도 봄이 느껴진다.

 

계곡에 내려앉아 바지를 걷어 올리고 가볍게 씻고 좀 쉬어간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많다.

30명이 채 안되게 참석했으니 선두쪽으로 10명쯤을 빼면 후미는 많이 늦어질게 뻔하다.

 

 

 

다시 끝없이 이어지는 포장도로.

산행이 힘들었다면 감히 도로따라 내려갈 엄두가 안나는 곳이기도 하다.

뚜벅이인 나에겐 버스 종점까지 이동하다보면 이런길은 비일비재한 일.

 

 

 

4~5km정도는 걸어도 무방한 길이라 인식이 되어서인지 굳이 트럭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물론 내려설때가 아닌 좌석리에서 고치령으로 올라서야 할때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 아이는 호랑버들인가 보다.

 

 

 

색감이 화려해진 버들이들과의 눈맞춤까지 더해지니

내려서는 길이 힘들지 않다.

오히려 사방이 막혔던 산에서보다 이 임도길을 내려설때가 한결 즐겁다.

 

 

 

갯버들과의 즐거운 데이트..긴 길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어쩜 이리도 색감이 고운지 그동안 꽃이라 보지 못했던게 미안할 정도다.

 

 

 

연화동 갈림길이다.

연화동에서 연화동삼거리로 올라서면 소백산 늦은맥이재와

고치령 사이 중간쯤 능선상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서 좌석리 종점까진 1km쯤 더 내려서야 한다.

 

 

 

소백산 자락을 뒤돌아보니

지금쯤 소백산에선 어떤 풍광을 자랑하고 있을지 궁금해지고 당장이라도 오르고 싶은 소백산이다.

 

 

 

5월말이나 6월초의 소백산은 진하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은

연분홍 철쭉이 온 산을 화사함으로 가득 채운다.

4~5월이면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모데미풀을 비롯 야생화 천국이 되는 소백산.

벌써 마음은 소백산으로 가고 있다.

 

 

 

좌석리에 도착.

보이는 이것저것 상관해 가면서 능시렁거리며 내려오니 오후 1시가 가까워졌다.

4시에 도래기재에서 산행 시작해 고치령에 11시 50분쯤 도착.

도래기재에서 고치령까지 7시간 50분쯤 걸렸다.

그리고 고치령에서 버스종점까지 55분쯤 걸렸나보다.오히려 좌석리까지의 포장도로 하산길이 오래 걸렸다.

 

 

 

버스종점까지 내려왔는데 산악회 버스는 아니 보이고

영주에서 운행중인 영주여객만이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1시 차인줄 알고 나도 모르게 급히 탈뻔 했다. 뚜벅이의 본능~^^

내가 산악회 따라온걸 잠깐 잊었을 것이다.ㅎㅎ

 

 

 

역시나 마을 앞에는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고 소백산자락길 안내도가 있고

소백산자락길, 자개봉과 도화봉에 대한 설명.

천도복숭아가 내려졌다는 전설과 무릉도원이 이곳 어디메쯤일 것이라는.

 

 

 

몇백년은 족히 되었을 당산나무.

마을의 안녕과 소백산자락에 대한 기원이 담겨있을 것이고

 

 

 

얼마 후 선두쪽 사람들을 태운 트럭이 내려왔다.

트럭은 그렇게 시간차를 두고 두번 더 올라가 회원들을 태우고 내려왔다.

그리고 버스는 3시가 넘어 서울로 출발했다.

 

 

 

마을을 어슬렁거려 본다.

어느 집 백구 한마리 어찌나 소심한지 밖에 있다가도 백구야~부르면 쏙 들어가 버린다.

 

 

 

백구야~하면

마치 밀당하는 여인네처럼 쳐다볼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

눈은 내려깔고 있지만 이미 곁눈질로 보고 있다는거 알고 있단다.

 

 

 

뉘집 개는 근처만 지나도 목이 터져라 짖어대는데

어찌나 순둥이인지 한동안 이 아이 옆에서 시간을 보낸다.

개를 무서워하지만 이런 아이라면 얼마든지 곁을 내줄수도 있겠다.

 

 

 

다른 집 앞으로 가보니

도심의 사철나무와는 달리 끝모르게 자라고 있었다.

늘 조경으로 반듯하게 잘려진 사철나무만 본지라 다른 무엇인가 의심을 하게 된다.

 

 

 

무엇이 올라오는 것일까

명자나무라 부르던 산당화다.

 

 

 

관상수로 많이 심는 장미과의 낙엽활엽관목의 산당화도

곧 붉게 개화를 할 것이다.분홍색과 백색꽃이 피는 산당화도 있다.

곧 톡 터트릴것 같은 꽃몽우리는 그 자체로도 신비로움이 느껴져 좋다.

만개한 꽃의 화려한 성숙미도 좋지만 이제야 그 만개를 위해 점점 부풀어 오를때의 느낌.

 

 

 

노박덩굴.

 

 

 

근처 밭으로 가보니 여기저기 꽃다지가 올라오고 있다.

저지대의 밭이나 들가 양지바른 곳에서 잘자라는 두해살이풀 십자화과의 꽃다지.

 

 

 

정말 오랜만에 고욤을 본다.

우리 어렸을때는 기염,겸이라 불렀던 고욤나무.예전엔 감나무 대신 시골에 흔했던 나무였다.

어느날부터 잘 먹지 않는 고욤을 감나무와 접을 부치면

감나무로 변했던 기억이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감처럼 생겼지만 맛은 떫은데다 씨가 채워져 사실상 먹을게 별로 없다.

감나무과의 고욤나무.

참으로 반가운 열매다.요즘은 시골에서도 보기가 힘들어졌다.

 

 

 

알맹이가 떨어져 나간 후의 모습이 오히려 꽃처럼 아름답다.

그래, 오늘은 너가 꽃.

 

 

 

갯버들은 암수 딴그루로 꽃이 잎보다 먼저 난다.

붉은색에 노란 꽃밥이 달린 화려한게 수꽃이다.

갯버들의 수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여기저기서 톡톡 터지는게 여간 어여쁜게 아니다.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의 갯버들.

 

 

 

암꽃화려함 대신 은은한 자태를 풍길 뿐이다.

암꿩 까투리처럼 말이다.

 

 

 

다수의 꽃이 모여 마치 동물의 꼬리처럼 보이는 버들강아지.

이런 꽃차례를 미상꽃차례(미상화서)라 부른다.

밤나무나 오리나무류,그리고 호두나무도 미상꽃차례에 속한다.

 

 

 

물오리나무와 갈대가 함께하는 물가.

이 산악회 분위기는 하산을 하면 라면들을 끓여먹는다.

근처에 간단히 막걸리나 맥주 한잔 할 매점이나 식당이 있다

나도 한잔씩 하는걸 좋아하지만 쪼그려 앉아 먹는것도 귀찮고 해 차라리 근처를 배회한다.

 

그러니 하산해 남은 두시간이나 근처를 돌아다녔지만

볼거리가 있는 기다림이라 지루하지 않았고 모처럼 여유있는 배회라 싫지 않았음이다.

그냥 슬슬 낯선곳을 거니는것도 즐거움이다.

 

 

 

오랜만의 무박 대간산행.

긴 거리였지만 모처럼 체력과의 싸움도 나쁘지 않았고

하산해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 큰 힐링이 되어주었다.계곡엔 봄소리가 가득한 소백산 영주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