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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내변산 등산코스- 내변산 남여치, 내소사, 직소폭포

 

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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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0일 토요일

아주 오랜만에 변산에 내려간다.

산행이 주목적이 아닌 봄을 알리는 첫 야생화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모처럼 여행 삼아 변산해수욕장도 채석강도 둘러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모 산악회에서 내변산 산행을 떠나길래 갑자기 합류하게 된다.

 

산행코스 : 남여치~쌍선봉~월명암~직소폭포~관음봉삼거리~관음봉~새봉~청련암~내소사(약 11km)

 

 

 

남여치 주차장에 도착해 직소폭포와 월명암 방향으로 이정표가 나 있다.

내소사나 내변산분소만큼은 번잡하지 않고 주차할 공간이 좀 있을 뿐이다.

 

 

 

등산로 초입.

월명암까진 2.2km 직소폭포까진 5.1km.

 

 

 

날망을 올라서니 진행방향 우측으로 조금씩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날은 흐리다 하더니 역시나~

 

 

 

변산면 운산 마을 일대도 이제 봄냄새가 가득하다.

 

 

 

쌍선봉삼거리로 간다.내 오늘 목적은 꼭 내변산 산행은 아니다.

내소사 근처의 이쁜이들을 보고자 함이다.

 

 

 

쌍선봉삼거리에서 잠깐 고민을 한다. 하산해 이쁜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려면

최대한 빨리 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막상 이곳에 서니

곳곳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쌍선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첫번째 헬기장 지나 두번째 헬기장 쌍선봉에 오른다.

5분에서 10분밖에는 걸리지 않는 조그만 봉우리를 넘으면 쌍선봉이다.

 

 

 

459m의 쌍선봉.

정상인 관음봉(424m)보다 해발은 이곳이 더 높다.

 

 

 

쌍선봉을 포기할수 없는 이유,바로 부안호를 제대로 볼수 있다는 것이다.

희미하지만 좌측 뒤로  신시도로 연결된 도로도 보인다.

새만금 전시장이 있고 마실길이 시작되는 곳.

몇년전 산행이란걸 제대로 처음 시작하기 전에 생긴지 얼마 안된 마실길을 걸었었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영향으로 흐린 날.

조금만 맑은 날이라면 서해의 푸른 바다와 김제와 부안의 드넓은 평야까지

부안호의 투명함까지도 아주 아름다웠을 것이다.

 

 

 

변산면 일대와 우측엔 새만금전시장에서 신시도 몽돌해수욕장으로 이어진 길이 나 있고

신시도도 흐릿하지만 잡힌다.

 

 

 

오늘은 그저 산행사진도 남기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진행만 하려 했다.

그래야 이쁜 봄 손님들을 만났을때 시간을 할애할수 있을것 같아서다.

 

 

 

그런데 막상 산중에 서보니 오랜만에 찾은 변산의 감회도 새롭고

하나하나 놓치기 싫어 또 늦장 본능이 꿈틀댄다.어쩔수 없다.

남들보다 더 많이 보려면 걸음이라도 좀 빠르게 놀릴수밖에.

그래야 남들 뒷꽁무니라도 따라잡지~

 

 

 

쌍선암 삼거리로 되돌아 내려와 월명암으로 간다.

 

 

 

 

월명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월명암은 신문왕 11년 691년에 고승 부설이 창건하였다.

조선 선조때의 고승 고승 진묵이 중창하여 17년 동안 머물면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고

1908년에 불탄것을 1915년에 학명스님이 중건하였다 한다.

 

 

 

월명암은 전국에서 몇 안되는 산상무쟁처의 한 곳으로

대둔산 태고사,백암산 운문암과 더불어 호남지방의 3대 영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부설전이 있는 관음전.

 

 

 

부실전에 대한 설명이다.

 

 

 

변산에 와보지 않았을때도, 월명암이란 곳을 잘 몰랐을때도

내 호기심으로 한번 와보고 싶던 월명암이었다.

조선시대 기생이자 여류문인 중 한명이었던 이매창.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었던 그녀가 썼던 시를 처음 접했을때부터였다.

 

 

 

 

월명암에 올라

 

卜築蘭若倚半空(복축난고의반공)

一聲淸磬徹蒼穹(일성청경철창궁)
客心怳若登兜率(객심황고등도솔)
讀罷黃庭禮赤松(독파황정예적송)

.

.

하늘에 기대어 절간을 지었기에
풍경소리 맑게 울려 하늘을 꿰뚫네
나그네 마음도 도솔천에나 올라온 듯
<황정경>을 읽고나서 적송자를 뵈오리다


-이매창-

 

 

한문,한시는 늘 어렵다.

그래도 이곳에 서서 느꼈을 그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노산 이은상도 이곳에 올라 아름다운 변산의 낙조를 보고 이런 시를 지었다.

 

변산의 마천대에 오른 듯 내려
저분네 바쁜행차 어디로 가오
물속에 불구슬이 빠진다기에
월명암 낙조대를 찾아간다오.

 

 

이처럼 유서 깊었던 월명암은 낙조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들로

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을 찾아 시와 기행문들을 남겼다.

 

 

 

내변산 최고봉인 의상봉도 확대해 보고.

 

 

 

 

월명암에 올라서면 월명암보다도 유명한

삽살개 두마리가 반겨준다.

 

 

 

이 아이들은 등산객들이 올라서면 바빠진다.저를 이뻐해 줄 사람~

맛난거 줄 사람을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

 

 

 

나한테는 먹을게 없다는걸 눈치 챘는지

몇번 꼬리를 흔들고 따라오다 간식을 먹으려는 아저씨에게로 가버린다.~ㅎ

 

 

 

때마침 뒷마당 장독대에선 고추장 담기가 끝나가고 있다.

절집에선 장 담그는 일만큼 큰일이 없을 것이다. 김장 못지 않게 중요한 먹거리인 고추장.

 

 

 

허리,어깨 목..아프지 않은곳이 없을 것이다.

보살님, 잠시 허리를 편다.

 

 

 

월명암에서 바라다 보이는 내변산 풍경.

기와 너머로 좌측의 의상봉과 그 우측으로 쇠뿔바위봉도 보이고~

 

 

 

이제야 직소폭포로 걸음을 옮긴다.

좀 빨리 이쁜이들을 보러 가겠다던 예초의 마음은 어디로 가고

거의 꼴찌가 되었다.

 

 

 

날은 따뜻하고 남녁은 이미 봄이 오고  있었다.

첫 야화를 보는 기쁨은 무엇에 비할게 못된다.

군락지가 따로이 있지만 혹시나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려 본다.

 

 

 

능선 아래로 월명암이 고즈넉히 자리 잡았다.

매창의 마음이 되어 월명암을 바라다 본다.

 

 

 

절집답게 석가모니가 득도했다는 보리수나무도 서 있고~

낙조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근처의 낙조대와 월명암.

언젠가 그 낙조를 맞아보고도 싶다.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좌측으로 관음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부터는 돌무데기 바위를 조심조심 내려서야 한다.

내변산 역시나 채석강의 바위들마냥 바람과 세월에 깍여진 흔적들이 이채롭다.

 

 

 

그 아래 산정호수인 직소보도 보이고

그 뒤로 곰소만 너머론 선운산 자락도 들어온다.

 

 

 

우측으로 걸린 봉우리가 새봉이던가~

 

 

 

변산의 채석강이 파도에 쓸리고 깍여 가로로 패였다면

이곳은 세로 방향으로 깍여져 세월을 이겨내고 있다.

조금만 만져도 부서져 내릴것 같다.

 

 

 

독특한 지형을 품은 내변산의 바위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공원으로

1988년 19번째로 국립공원이 되었다.

 

 

 

소나무가 걸린 이쯤 큰바위 조망처도 참 좋다.

 

 

 

 

조망 감상하시는 한 산객.멋지십니다.

덕분에 더 풍성한 사진이 되었다.

 

 

 

뾰족 삼각바위도 만지면 으스러질것 같아 조심조심 끝으로 가본다.

원래 새봉까지 돌아내려오는 것이 일정표였는데 산악회측에선

새봉쪽으론 위험하니 그냥 관음봉에서 되돌아 내려오라 한다.

 아마도 시간상 부족하다 느껴 그리 바꾼것으로 보인다.

5시간 30분이 주어졌으니 보통 이상의 걸음이라면 새봉까지 돌아도 무방한 시간이다.

이리 늑장을 부리다가는 새봉은 커녕 관음봉도 못오르고 내소사로 그냥 하산할 판이다.

 

 

 

내변산과 관음봉과 산정호수가 보이는 풍경.

뒤로 곰소만도 살짜기.

 

 

 

우측 뒤로 내려선 길.

 

 

 

많이 지체했다.

직소폭포와 직소보로 얼른 내려서자

 

 

 

가까워진 산정호수 직소보.

 

 

 

 

산중의 호수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내변산의 매력이기도 하다.

지금부턴 폭포와 계곡이 이어지는 그 길로 간다.

 

 

 

내변산분소 입구와 직소폭포 갈림길.

이쯤부터는 내변산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이 볼수 있다.

 

 

 

산정호수인 직소보다.

저 둑 아래로 넘치는 흰 물살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직소보는 과거 부안댐이 건설되기전에 부안군민의

비상식수원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다.직소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분옥담,선녀탕을 지나

이곳 직소보에 모이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재탄생되었다.

하기야 직소폭포와 선녀탕 분옥담 등에서 흘러 내린

제법이나 큰 물줄기니 호수를 만들어도 무방할 만큼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리 수려한 풍광으로 재탄생되었으니

인공과 자연이 결합해 전혀 손색없는 관광지가 되었음엔 반론을 제기할수 없을것이다.

 

 

 

전망대의 모양은 미선나무의 열매모양을 형상화하여 만들어졌단다.

하트 모양 같기도 하고 미선부채와도 닮은 미선나무 열매.

 

 

 

직소폭포로 가면서 본 직소보 전망대.

 

 

 

 

물 맑고 공기 좋은 제천이나 담양의 어느 강가를 닮은것 같기도 하고~

 

 

 

 

거대하다는 중국의 관광지들도 부럽진 않다.

 

 

 

 

학창시절 추억이 많은 변산..

격포 채석강 일대며 변산해수욕장, 그리고 내소사..

민박집 아주머니 따라 이른 새벽 해삼을 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정작 어른이 되어서는 한동안 변산에 찾질 않았었다.

 

 

 

몇년전에서야 오랜만에 변산을 찾아 변산마실길을 시작으로

내변산도 내소사도 다시금 보았다.

 

 

 

직소폭포로 올라가기 전에 잠시 선녀탕도 들른다.

선녀탕의 청아한 물줄기.

가까이 건너가 담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고 중년 남녀 단둘만의 데이트를 깨기가 좀 미안했다.

이제야 썸을 타기 시작한듯한 알듯말듯 가장 상대가 매력적으로 느껴질때~

정작 사귀고 난뒤보다 이때의 설렘이 가장 충만할때이기도 하다.

 

 

 

여름이라면 풍덩 들어가 선녀와 나뭇꾼 놀이라도 해보고 싶어지는

말 그대로 선녀탕이다.

나 잡아봐라~~

아~그건 바닷가 백사장에서 해야 하나~ㅎㅎ

많이 가물었다 하는데도 이 정도면 수량도 부족함이 느껴지질 않는다.

 

 

 

선녀탕 앞에서의 데이트..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순간일 것이다.

저 갑니데이~~데이트 열심히 하시이소~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본 아래의 분옥담과 위쪽의 직소폭포.

 

 

 

 

분옥담도 가까이에서 보면 참 아름다울것 같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중심인 내변산의 신선대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모여 이루는 직소폭포는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경관인 변산팔경중에

대표적인 탐방명소다.

 

 

 

폭포 높이는 약 30m 정도이며 폭포를 받히고 있는 둥근 못으로 곧바로

물줄기가 떨어진다고 해서 직소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새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직소폭포의 물줄기는 다시 제2,제3의 폭포를 이루어

계류를 흘러가면서 분옥담,선녀탕 등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낸다.

 

 

 

그 육중한 암벽단애 사이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쉴새없이 쏟아지는 물이

그 깊이를 헤아릴수 어려울만큼의 둥근 소를 이룬다 하니

그 절정기때의 직소폭포는 그 아름다움을 가히 상상할수 있음이다.

 

 

 

수량이 적은 요즘인데도 직소폭포는 여전히 건재하다.

풍덩하고 싶을만큼 물이 맑고 청량하다.

 

 

 

직소폭포에서 분옥담으로 흐르는 줄기.

산중의 계곡이라기보단 어느 주상절리가 있는 바닷가 풍경 같다.

 

 

 

직소폭포 전망대와 그 아래 분옥담.

 

 

 

 

맑고 깨끗하고 눈과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직소폭포.

변산을 대표할만하다 하겠다.

직소폭포를 지나 관음봉을 향해 간다. 내변산은 2편으로 이어져요~

올봄 첫 이쁜이들과의 황홀한 눈맞춤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