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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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1일 토요일(금요무박)
원래대로라면 2주뒤에 대관령~닭목령의 짧은 산행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한 겨울엔 좀 부담스러운 구간일 백복령~댓재 구간을 앞당겨 진행한다.
산행코스 :백복령~상월산~갈미봉~고적대~청옥산~두타산~댓재(약 29km로 느릿느릿 사진 찍어가며 11시간 10분쯤.)
강원도 정선군 임계군과 강릉시 옥계면에 걸쳐있는 백봉령에 도착해
인증샷 한장 찍고 4시 20분이 지나 느지막히 산행 시작한다.
사진이 모두 못쓰게 되었다.잘못 맞춰진 카메라 모드.
그것도 모른채 청옥산까지 올랐다. 지난주 비바람으로 정신 없었던 선자령에서
이미 모드가 바뀌었던걸 모른채 전날 북한산에서도 방치되어 있었다.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은 차마 올리지 못할 정도여서 대부분 다 버리고
덜 흔들리고 노이즈가 그나마 덜한 것으로 몇장 올린다.
여명이 유독 밝은날 붉은 띠를 옆에 낀채 원방재에 도착한다.
아침 6시 35분쯤.
일출이야 이미 끝났고 주변에 남은 빛을 담는다.
황홀해 가다가다 멈추었던 여명사진이 못쓰게 되버리니 허무한 마음 가득하다.
일부러 사진 찍겠다 천천히 뒤로 빠져 걸었는데 결과가 이렇다.
결과가 어떻든 이날 참 맘이 편했다.천천히 걸어선지 힘도 들지 않았다.
그래선지 후반부에 지치지도 않았다.
상월산 바로 전의 바위와 소나무 하나.
전망이 별로인 상월산보단 작년에도 이곳에서의 풍경이 좋았다.
임계면의 수병산(1,201m) 능선으로 보이는데 맞나
좁은 상월산 정상부에 도착.아침 7시 10분.
좀 지나 헬기장에도 상월산 정상이라 써 있었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소재의 상월산(970.3m)
기묘한 기암들이 곳곳에 있어 쉽지 않은 길에 볼거리가 풍성해 좋다.
이기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참 좋은 숲이었다.
영하 5~6도의 날씨.게다가 바람까지 있으니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쯤..그야말로 한겨울이다.
그래도 이기령 가는길엔 가을이 남아 있어 좋다.
꼴찌로 갈 생각을 하고 이곳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동행하신 님에게 드릴 사진이 몇장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이해해 주실거라 믿는다.
이기령으로 가는 길은 힐링의 숲이라 해도 좋겠다.
수령 오래된 잣나무 전나무 소나무,참나무등이 숲을 가득 메워
이 길을 걸을때 좋은 기운을 한아름 받는다.걸음이 좋은 날이다.
이기령에 도착. 인증샷을 남기고 계신 님들.
백봉령에서 10km 왔다.
삼분의 일 진행했는데 여기까지 특별히 힘든곳은 없다.
다음 고적대까진 6.6km.
아름드리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여유롭게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괘병산 갈림길이 있는 갈미봉(1,260m)에 도착.
갈미봉에서 고적대로 가는 길은 기암절벽의 연속이다.
뒤의 살짝 보이는게 고적대일까
이 곳은 한겨울이다. 춥고 이미 눈까지 내려 있다.
제대로 단풍구경도 못 갔는데 한겨울이라니~
하필 대간이 강원도에 맞물려 있으니 타지역보다 이르게 겨울을 맞고 있다.
그래도 이른 눈길을 걷는것도 나쁘지 않다.
올 가을, 눈 밟아 본 사람 있음 나와 보세요~ㅎㅎ
엉망인 내 카메라 대신 산우님이 스마트폰으로 찍어주신 사진이다. 오늘 산우님 스마트폰 덕을 많이 본다.
고적대 삼거리다.이곳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할수도 있다.
무릉계곡을 볼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작년 대간때
비 오는 날 이곳으로의 하산은 참으로 힘들었던 기억이다.
차라리 한번에 댓재까지 진행하는게 낫다 생각했었다.
지나 온 갈미봉.
갈미봉부터 고적대까진 여러번의 작은 언덕같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 한다.
뒤의 저것이 고적대~?
한번 넘을때마다 저것~ 다음에 또 저것~? 한다~^^
가을이 남아 있는 곳에선 어김없이 인증샷도 남발해 본다.
겨울속의 가을.강원도의 산속은 지금 그렇다.
기관지가 썩 좋지 않고 비염이 심한 나는 찬바람에 훌쩍거리느라 산행내내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
겨울산이 기다려지면서도 또 비염과 전쟁 치룰 생각을 하면 꺽정스러운게 사실이다.
이놈의 비염이란건 병원 다녀 낫는 것도 아니고 해마다 겨울은 끔찍하기도 하다.
뒤로는 정선군 임계면 방향이다.
누군가 균일하게 나누어 놓은듯한 바위.
무슨 풍화를 거치면 저런 바위가 만들어질수 있을까 싶다~
가야 할 두타산과 오른쪽 청옥산.
수려한 기암이 많은 백복령~댓재 구간이다.
그래서 힘든 산행에 쉬어 갈 이유를 만들어 준다.
그래요~~천천히 즐기면서 다녀보자구요~
지나 온 갈미봉과 기암들.
고적대(1353.9m)에 도착한다.
고적대는 삼척과 동해 그리고 정선을 잇는 산으로
기암절벽이 대를 이루고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수행하였다 전해진다.
동쪽으로 휘감는 청옥산과 두타산과 더불어 해동삼봉이라 일컬어진단다.
고적대에서의 전망은 아주 좋다.
사진이 좋지 않은 관계로 올리지 못함이 아쉬버.
내려서며 바라 본 고적대.
고적대를 내려서 청옥산 두타산으로~
지나 온 갈미봉부터 기암 능선들은 오른쪽 무릉계곡으로 모여든다.
신선이 산다는 무릉계곡과 삼화사가 있는 곳.
무릉계곡에서 두타산 정상으로 오르는 것도 만만한 산행은 아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은 원없이 볼수 있는 곳이다.뒤로는 동해 앞바다도 보인다.
청옥산 두타산도 가까워졌다.
청옥산으로 가는 곡선이 참 잘 빠졌다.
겨울 설산으로 덮힘 참으로 아름다울것 같다.각호산 민주지산 능선처럼~
산우님 스마트폰 작. 님~감사합니다
뒤돌아 본 고적대.
청옥산도 두타산도 좋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고적대가 가장 아름답다 느꼈다.
고적대 정상에서의 전망도 좋았다.
급경사 내림길을 이제보니 알만했다.
완전 뾰족 삼각형 고적대였다.
삼척 하장면과 동해시의 경계를 이루는 연칠성령.
고개가 험준하여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뜻에서 난출령이라고도 불렸단다.
동해 시가지쪽으로~
청옥산으로 가는 길은 기묘한 나무들이 많아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도 갈것 같다.
청옥산 정상에 올라서니 안보이던 회원들이 쉬고 있다.
11시 40분.어차피 느릿하게 걸어도 중간쯤이면 회원들을 만날수 있으니
앞으로 대간길은 최대한 즐기며 걸을 생각이다.
작년 대간을 했던 산악회와는 많이 다르다.
그때는 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시간이 빠듯하기도 했는데 여긴 시간이 넘쳐나 그것도 고민이다.
한편으론, 하산해 여유있게 식사나 하산주를 하는 분들에겐 딱 좋은 산악회.
청옥산(1,403.7m)의 해발이 잘 알아보지 못하게끔 새겨졌다.
청옥산 글씨는 큰데 비해 신경을 쓰지 못한듯 하다.
청옥산은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고
청옥산은 옥돌(청옥석)이 나왔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한다.
정상석 뒤편 숲으로 들어가면 한자로 된 예전의 정상석이 있다.
더 유명한 두타산(1,353m)보다 오히려 해발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
가야 할 두타산까지는 3.7km. 박달재까지는 1.4km 남았다.
청옥산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쉬어간다. 오랜만에 뵙는 님~~ 만드셨다는 떡 잘 먹었답니다
그런데 제 배낭엔 마땅히 드릴게 없으니 죄송하지요.
다시들 두타산으로 고고. 청옥산부턴 회원님들과 발맞추어 걷는다.
가끔은 혼자 걷고 싶을때도 있지만 가끔은 앞뒤로 걷는 님들이 힘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이런 긴 목적 산행땐 더욱 그렇다.
박달재.
사스래나무는 자작나무보단 수피가 더 많이 갈라졌다 보면 될것 같다.
겨울날의 흰눈 덮힌 사스래나무와 파란하늘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함백산과 태백산 일대에 맑은 날, 눈 쌓인 사스레나무~얼른 보고 싶어진다.
갈미봉부터 고적대 청옥산 두타산까지 빙 둘러 있는 산들이
기암의 절정 무릉계곡으로 흘러든다.
용추폭포,쌍폭,학소대등 많은 폭포와 소가 있는 무릉계곡은
여름산행지로 유명하고 더 각광 받고 있는 곳이다.
넓은 반석위론 유명 묵객들이 써 놓은 글씨들.
산에 오르지 않고 폭포 일대만 둘러 보아도 코스가 되는 곳.무릉계곡이다.
그렇게 어영부영 두타산(1,353m)에 이른다.
두타산은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 미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두타(頭陀)는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 수행을 닦는다는 뜻으로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의 불교용어다.
두타산 아래 무릉계곡 입구엔 삼화사라는 절이 있다.
삼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642년(선덕여왕 11) 신라시대 자장이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이 곳에 절을 짓고 흑련대라 하였다.
864년 범일국사가 절을 다시 지어 삼공암이라 하였다가
고려 태조때 삼화사라 개칭하였고 많은 부속 암자를 지었다 한다.
1369년 절을 크게 확장하였는데 임진왜란때 소실되어 중건하였고
1905년 의병이 근거지로 활약하다 1907년 왜병의 공격으로 또다시 소실되었다가 이듬해 중건..
1977년 이 일대가 시멘트 공장의 채광지로 들어가자 중대사 엣터인 무릉계곡의 현위치로 이동하였다.
대웅전 약사전을 비롯 신라시대의 철불,3층석탑및 대사들의 부도와 비 등의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참으로 곡절도 많은 삼화사였구나~.
산우님 언제 이런 사진도요~
능선따라 청옥산과 그 옆으로 뾰족 고적대와 그리고 갈미봉으로
지나온 능선들이 펼쳐진다.
저 파도치는 너울들..
저 겹겹의 아련함만으로도 산에 오는 이유는 충분해진다.
다음 구간 황장산과 삼척 덕항산도 저들속에 숨쉬고 있으리라~
해를 등지면 파란하늘은 더 돋보인다.
이 구간은 힘든 구간임에 틀림 없는데 오늘은 이상스레 힘이 들지 않는다.
초반부터 빠르게 걷지 않아선지 어쨋든 컨디션도 좋다.
물론 수시로 훌쩍거리니 신경 쓰이고 코 주변은 헐고 얼굴도 엉망~
그래도 정상에 올랐을때의 기쁨이 있어 힘든줄도 모르겠다.
두타산에서 많이 쉬었다가 댓재로 하산 시작.
하산하는 사람들 앞으로 다음 구간에 펼쳐질 귀네미 마을
고냉지 채소밭 위쪽으로 풍력발전기도 보인다.
나는 오늘 말이 하고픈데 다들 넘 조용하다.ㅎㅎ
님들이 기운이 빠진건지 내가 터무니 없이 팔팔한 날인지~
통골재 지나면서 뒤돌아보니 왼쪽으로 청옥산과 오른쪽으로 두타산.
깊고 험준한 두타산 능선~
그리고 동해바다와 파란 하늘이 맞닿아 있다.
오히려 이 대간보다도 무릉계에서 두타산 정상 오름이 더 힘들다 느꼈을만큼
두타산은 절대 쉬운 산은 아니다.
진하지 않고 은은한 빛바랜 수채화 같다.
두타산에서 댓재로 하산~
절대 하산이 아니다.오히려 가장 힘들게 느껴질수도 있는 시간일수도 있다.
작은 봉우리들을 여러번 거쳐야 했다.
마지막 햇댓등으로 가는 오르막,모두들 힘겨워 한다.
이젠 정말 하산이라 말할수 있는 햇댓등에 도착해서야
다 왔구나 싶다.
얼굴엔 지친 기색들이 가득..
뒷모습마저도 나 지쳤어요~써 있다. 오늘따라 나는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누구 말 좀 합시다..네~~^^
오후 3시 30분. 댓재에 내려선다.11시간 10분쯤 걸렸다.
다음 구간은 황장산과 환선굴로 유명한 삼척 덕항산으로 이어진다.
짧지 않은 산행,무난하게 잘 마쳤다.
초반, 천천히 걸어선지 막바지에도 그닥 힘에 부치지 않는 날이었다.
아름다운 무릉계와 전망좋은 고적대와 청옥 두타산은
한번쯤 꼭 가봐도 좋을 산행지임이 확실하다.
겨울과 가을이 공존하는 강원도의 백복령~청옥산~두타산~댓재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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