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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백두대간 진고개~대관령 (노인봉 매봉 선자령)

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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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4일 토요일.

이번 구간은 선자령으로 가는 대초지가 펼쳐지는 목장지대로

백두대간이 아니어도 한번쯤은 꼭 가봐도 좋을 곳이다.

 

등산코스 :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대관령 (약 25~26km의 거리가

알바를 많이 해 32km가 넘어 버렸다.소황병산 내려오며 알바의 연속.다시 소황병산으로 돌아와 다시 또 알바..)

산행시간 : 8시간 40분쯤. 7km를 더 헤맨것에 비하면 시간은 많이 앞당겨졌다.

 

 

 

진고개에 내려서니 바람은 심하고 날은 많이 쌀쌀해졌다.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진고개에서 산행은 시작된다.진고개에서 노인봉까진 4.1km

어두우니 그저 앞만 보고 진행한다.

 

 

 

노인봉 정상 바로 아래 이정표.

노인봉 정상에 올랐다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어둠속을 걷기만 하니 진고개에서 노인봉(1,338m)까진 1시간이면 족했다.

바람에 주체할수가 없으니 인증샷 한장만 간신히 남기고 내려선다.

노인봉에 서면

소황병산과 황병산(1,407m),용평리조트까지 조망할수 있고

시야 좋은 날엔 강릉 경포와 주문진 앞바다까지도 시원히 내려다 볼수 있는 조망 좋은 곳이다.

노인봉 정상은 거의 완만하고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계절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 같이 보인다 하여 노인봉이라 불렀다 한다.

 

 

바로 아래 노인봉 대피소에서 우측 목책이 쳐진길로 들어선다.

이제부터 잔잔한 알바는 시작.

그래도 소황병산 갈때까지는 무난하게 진행할수 있었다.

 

 

 

목책을 여러번 지난뒤 소황병산 감시초소를 만난다. 안개가 너무 짙어 렌턴 불빛마저도 분산돼 버린다.

안개와 어둠속에서 소황병산 찾는일은 쉽지 않았다.

트랭글을 켜놓은 많은 님들,그러나 가르키는 곳은 제각각이었다.

왔다갔다 같은곳을 되풀이하고 있다.

물론 이따가 어이없는 큰 알바로 이 감시초소로 또 와야하는 일도 생겨버렸다.

 

 

 

어둠속을 우왕좌왕..

어리버리한 내 눈에 소황병산 정상석이 가장 먼저 보였다.

너무 기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찾았다 외쳤다.

그리고 먼저 찾은 댓가(^^)로 인증샷도 일순위로 날려보고~

바로 목초지 임도 옆이었는데 안개 때문에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고 있었음이다.

 

작년에도 이 소황병산 정상석을 찾지 못해 인증에 실패했었다.

그때는 산악회 측에서 소황병산 정상석을 그냥 패스하고

동행했던 님과 둘이서만 허허벌판 어둠속에서 찾다보니 어쩜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오늘 또한 알바의 시작이다. 어두울때라 더욱 그러할 것이다.

선두대장님도 길을 확실히는 알지 못하는 상황. 우왕좌왕 여쨌든 여러번의 보호구역 목책을 지난다.

 

 

 

급경사 길을 한참 내려와서 만나는 보호구 목책.

이곳에서 그냥 바로 아래 우측으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선두분이 왼쪽 위로 올라서니 아무 생각없이 따라 오른다.

잠시 뒤,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앞서시는 님,자신있게 그곳이 맞다 하신다.

알바의 시작이다.이제부터 끝없이 돌고 돈다.

 

 

 

올라서 보니 이곳은 처음 소황병산 감시초소가 있던 곳이었다.

깊이 내려갔다가 다시 원을 그리고 올라온 것이다.

알았을때 이곳으로 바로 내려갔으면 됐는데

동행하신 님,어느 블로그에서 봤다고 임도따라 쭉 가면 된다 하신다.

많은 정보를 알아오셨다 여러번 말씀하신다.넘쳐나는 정보는 가끔 독이 될때도 있다.

야화를 알아가다 잘못된 정보에 더 이상 모든걸 믿지는 않게 되었다.

참고만 삼을뿐 맹신하지는 말자.그것이 타인의 블로그를 보는 방법~언제나 스스로 알아가야 정답은 나왔다.

 

소황병산 정상석이 있던 그곳을 지나 임도따라 계속 내려간다..

가다가다 더 가면 결국 대간 능선과는 평행선처럼 만나지 못할게 뻔하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올라선다.힘도 빠지고 맥도 쭉쭉 빠진다.

 

 

 

어둠속에서 잘못 시작한 지점으로 다시 되돌아 내려왔다.

날은 이미 샜다.날이 밝도록 뻘짓을 한것이다.

이 구간은 거리에 비해 무난하고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러나 이미 처음부터 무난은 물건너 갔고 괜히 마음만 바빠졌다.

 

 

 

쉼없이 부지런히 걷다보니 소나무 하나가 상징처럼 서 있는 삼양목장이 시작된다.

이보다 더 멋진 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오른다.

 

 

 

언제봐도 멋진 곳.

바로 이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이다. 아니..세 그루..

잿빛 하늘과 무채색. 이 또한 근사하다.

 

 

 

해를 등지고 반대 방향에서 찍으니 새로운 그림이 나온다.

작년과는 나무의 성장도 달라졌다.

누군가는 바람을 더 맞았을테고 누군가는 시련이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두 살아 남았다.살아 남은자가 강한자라 하지 않았던가.

 

 

 

작년만큼의 그림은 아니 나오지만 그래도

오늘의 포토존은 당연 이 나무 세 그루에서였다.

이 세 그루의 나무는 길따라 진행하다 보면 못 만나고

목초지 언덕을 조금 올라서야 볼수 있다.

 

 

 

가야 할 언덕위로 아침은 이미 밝았다.

 

 

 

삼양축산 일대.

 

 

 

부지런을 떨어봐도 산악회 후미는 보이질 않고 멀리 젖소들의 행렬만이..

아침이 되어 목초지로 이동하는 것인지 아님 이제야 귀가~~?

 

 

 

바람은 거세고 날은 춥고 가을비까지 합세한다.

가물었던 요즘 조금이라도 해갈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양이 택도 없이 적다.

 

 

 

아침 8시 35분쯤 매봉 정상에 도착.

매봉이라 적힌 글자는 지워져 알아보기도 힘들다.

 

 

 

이제부턴 선자령 하면 떠오르는 드넓은 초지와 풍차의 시작이다.

맑은 날의 이 풍차와 목초지의 전경은 가히 환상이겠지만

가끔은 이런 날도 운치가 있어 좋고..

 

 

 

동해전망대로 가는 마지막 언덕쯤 올랐을때 바람은 더 매서워졌다.

 

 

 

일출 명소 동해 전망대.

 

 

 

동해 전망대에서 본 무채색의 풍경.

동해전망대까진 차를 가지고 올수도 있고, 셔틀버스가 다녀 등산객이 아니어도

아름다운 일대를 즐길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바람의 언덕등 테마길을 곳곳에 만들어 두었다.

영화 촬영지나 드라마의 아름답던 장소들..

 

 

 

어느 왕릉에 온듯하다.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

이곳에서 우측 차단기가 쳐진 곳으로 진행해야 한다.

여기서 알바하신 분들도 많이 있다 했다.

계속 임도따라 직진하거나 또는 테마길로 빠졌거나~

 

 

 

동해 전망대에서 후미대장님을 만나고 나니 늦진 않았다 싶었다.

어차피 시간을 넉넉히 주는 산악회인지라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단지 정신없이 진행하니 내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다.

이 구간만큼은 제대로 즐기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멈추고 싶은 곳에선 실컷 멈춰서고 사진 찍고..다음 구간부터는 좀 더 여유를 부려보리라~

 

 

 

곤신봉을 향해서~

 

 

 

숱한 바람을 견디었을 홀로 선 나무 하나..

꿋꿋하게 여전히 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도길에 세워진 곤신봉(1,131m) 정상.

 

 

 

 

이곳을 지날때면 배경도 인증샷도 수없이 찍었을텐데

오늘은 그저 지나고 싶다.

 

 

 

드디어 선자령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끝 제일 높은 봉우리에 백두대간석 하나.사진상으로는 잡히질 않았다.

 

 

 

마지막 선자령으로 간다.

 

 

 

선자령으로 오르는 삼거리.선자령까진 300m.

우측은 대관령 순환로.

 

 

 

선자령으로 오르며 뒤돌아보니 아쉬움이다..

7월, 야화를 찾아 왔을때도 선자령은 안개에 쌓여 있더니만

이번에는 지독한 바람까지..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했다. 가끔 기분과 풍경은 비례했으면 싶었을 것이다.

 

 

 

백두대간 선자령(1,157m)은 강릉과 평창을 잇는 고개로 남쪽으로는 고루포기산과 발왕산이

서쪽으로는 계방산이, 서북쪽으로는 오대산이, 북쪽으로는 황병산이 장쾌하게 이어진다.

 

 

 

이곳의 단풍은 이미 지고, 낙엽만이 남은 가을을 대신한다.

 

 

 

말캉말캉해 보이는  참빗살나무의 열매가 반갑다.

예전에 입안에 넣고 가지고 놀았던 고무 깔때기와 닮았다.

(우리만 그걸 깔때기라 불렀는지는 모르겠다.)

 

 

 

간밤의 엄청난 바람을 어찌 버텼을꼬~

이곳에 서면 이른 아침의 오색 텐트가 진풍경인데 칼바람때문인지 텐트객도 이게 전부다.

텐트 색도 우중충한 것이 오늘을 대변하는것만 같고..

 

 

 

초지 따라 대관령으로 내려선다.건너편으론 다음구간 능경봉으로 이어지고..

그런데 다음 구간은 대관령~고루포기산~닭목령이 아닌

두타산 구간인 백봉령~댓재로 건너 뛴다.

곧 겨울로 들어서 있을 그 구간이 부담스러웠는지 산악회 측에서 부득이 앞당겼다 한다.

 

 

 

선자령에 자생하는 들풀꽃들을 울타리처럼 소개해 두었다.

하나씩 되내이며 걷는것도 이곳만의 즐거움이다.

 

 

 

첫 남진 진부령~미시령때, 이 대장님이 편해서였는지

이 산악회를 계속 다녀야겠다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누구랑 걷는지에 따라 그날 산행의 성격은 많이도 달라졌다.

 

 

 

풍차가 있는 바람의 언덕은 모두 아름답다.

태백 매봉산도 그렇고

용팔이 촬영장소로 더 이름난 거제의 바람의 언덕도 그렇다.

 

 

 

가을 들판과 자전거 탄 풍경...님~~멋져부려요~~

 

 

 

 

새봉에 올랐지만 정상 이정표식은 없었다.

노란 리본 하나가 표시리라 생각해 본다.

 

 

 

새봉 전망대.

올 여름 야화 찍으러 왔을때 오늘보다 더 안개가 자욱하던 선자령 일대에

앳띤 군인들처럼 보이던 예비군 훈련이 한창이었다.

산행인도 아니고 그 예비군중의 한 사람이

우연히 그 선자령기에 댓글을 남겼을때 나는 가장 신기해 했었다.

그 훈련받던 선자령이 어디인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다 한다.

같은 공간을,시간을 공유한다는건 반가운 공감대로 변하기도 한다.

 

 

 

대관령으로 내려가는 길.

흰눈으로 덮혔을때의 이곳 풍경은 사계절 중에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이 길을 걷고 싶어 대관령 눈 소식이 있을때면 달려오곤 했었다.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대관령 눈소식.그 겨울에 맞는 선자령 칼바람 역시도 좋다.정신이 번뜩~~

생각을 못하게 만들만큼 그 바람의 위력은 대단하다.

 

 

 

하산해 주차장으로 가는길.. 배추도 무도 아주 실하다.

 

진고개~대관령 코스는 25~26km의 조금은 긴 거리에 비해 다른 구간보다 수월한 편이다.

게다가 광활한 목초지와 풍렬발전의 어우러짐을 함께할수 있

백두대간중에 손꼽을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어두울때 비탐방길만 많이 헤매지 않는다면

그 하루가 뿌듯함으로 남을 것이고  대간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무채색의 하늘과 풍경.그것만으로도 다시 가고픈 진고개~대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