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 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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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야생화를 보겠다고 선자령에 가려 했지만
어쩌다보니 시기를 놓쳤다.
아직 여름 야생화를 보기엔 이르지만 궁금하던 차에 선자령에 가본다.
횡계에서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를 경유한다.
발왕산 갔다가 이 버스를 이용한적이 있다.
10시 30분, 대관령으로 가는 버스.
2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몇명이 전부.
아마도 양떼목장을 가려는듯 하다.
대관령 초입에 있는 낙엽송 군락지..
겨울 흰눈이 덮혔을땐 너무도 아름다운 곳..
오늘 대관령,선자령에서 가장 많이 보았던 범꼬리.
오리새에도 꽃이 피었다.
빨갛게 변한것이 제법이나 화려하다.
볏과의 여러해살이풀 오리새는 유럽이 원산지로 귀화식물이다.
목초,건초, 사료용으로 쓰이는 오리새가 이리 아름다울수도 있다.
보통 겨울엔 등산로 입구라 써있는 곳으로 올라 목초지가 있는 능선을 타지만
오늘은 왼쪽 순환 등산로 방향으로 오르기로 한다.
숲이 좋아 햇볕 한점 없는 길을 걸을수 있을 것이다.
큰뱀무.
개망초가 왜이리 예쁘노~
줄기를 잘랐을때 구멍이 뚤려 있음 봄망초라 한다.
줄기를 눌러보면 속을 대충 알수 있다는데 어쨌든 대부분은 개망초가 많다.
붉은토끼풀.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큰뱀무.
하늘목장이 있는 목초지로 오르는 선자령 방향과는 다르게
이 순환로는 온통 숲이고 좁다란 계곡이 있어
여름에 걷기 좋은 길이다.
전국적으로 가물어 농심이 타는 요즘.
간만에 살짝 내린 비가 땅을 촉촉하게 젖혀 주었다.
내 마음까지도 젖어드는 느낌..
투구꽃 전초.
서울엔 무더위가 기승이었지만 대관령면 횡계에 내려서는 순간
싸늘하다~소리가 절로 났다. 이런 날 숲은 그야말로 쾌적하기 그지없다.
피기 시작한 터리풀.
검은종덩굴.
요강나물과 좀 혼동스러운데 잎이 한줄기에 몇개가 나는지가
옆으로 퍼진 덩굴성인지가 가장 쉬운 포인트가 될것 같다.
이따 만나는 종덩굴때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화사하게 핀 터리풀.
숲에서 싱그러운 냄새가 난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여름 들꽃들과 내린 비로 상쾌함이 더해졌을 것이다.
요즘 한창인 광릉갈퀴.
양떼목장 옆길로 들어선다. 그 옆길로 순환 등산로~
안을 들여다 보지만 아무것도 없고 좀 썰렁하다.
이곳에도 요즘 사회 분위기 영향이 있는건지 사람도 양떼도 보이지 않는다.
청가시덩굴과 청미래덩굴과 차이점 중 하나는
청가시덩굴은 잎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으로 말린다는 특징이 있다.
줄기에 가시가 없으니 민청가시덩굴이 맞겠다.
백합과에 속한 낙엽 덩굴성 식물, 민청가시덩굴.
날이 많이 흐려진다.비가 좀 내릴것 같기도 하고..
산행하며 맞는 비, 좀 어설프기도 하지만
요즘 같아선 내리는 비 실컷이라도 맞아도 좋을것 같다.
양떼목장 안에도 밖에도 참조팝나무가 가득하다.
예전엔 무조건 참조팝나무라 생각했지만
참조팝나무와 너무도 비슷한 좀조팝나무일수도 있다.
고수들마저도 두가지에 분분한 참조팝나무와 좀조팝나무.
음~~나무 냄새 좋다~
참조팝나무
미역줄나무.
노박덩굴과의 갈잎 덩굴식물 미역줄나무.
그러고보니, 작년 4월쯤 이곳을 지나다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다.
산행이 아닌 우연히 들른 4월의 선자령은 봄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홀아비바람꽃이며, 다른곳에서보다 특히나 고왔던 얼레지며
동의나물과 노랑제비꽃과 현호색 등등..
피기 시작하는 노루오줌.
곧 일대는 노루오줌 꽃으로 가득할 것이다.
개쉬땅나무라고 불렀던 이름.
이제 통합되어 모두 쉬땅나무라 부르는게 맞다 한다.
푹신한 길, 촉촉한 길..이런길은 얼마라도 걷겠다..
낙엽송이 맞나~아니면 또 어떠랴~
내 지금 덕분으로 즐거운데 말이다.
나무는 어제 알것 같다가도 오늘 보면
또 다른 나무를 보는것 같다. 그러니 영원한 숙제~
매케한 자동차 가스와 담배연기로 찌든 도심에선
차마 맡아볼수 없는 냄새.잣나무숲도 좋다.
오늘만큼은 다 나의 것이 된것같다.
숨쉬는게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범꼬리 군락은 쭉 계속된다.
강원도 말로 바위라는 바우길..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걸을수 있는 총 350k에 달하는 길로 강릉바우길과 계곡바우길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를 보며 걷기도 하고, 산맥과 능선을 따라 걷기도 하는 아름다운 길..
그 하나로 지금 걷는 대관령 바우길
작년보다 많이 자란듯한 어린 소나무들.
딱총나무 열매.곧 붉게 익어갈테다.
송홧가루가 사방으로 흩날려 묻어났다.
가루의 주범~
이 소나무 역시도 제 역활을 충실히 하고 있을 뿐.
국수나무
나는 오래전부터 비염이 있고 기관지도 좀 예민한 편이라
사소한 공기의 변화에도 목이 좋지 않았다.
담배연기,매연,풀풀 날리는 마른 흙먼지 등등..
그런지라 예전부터도 나는 주변에서 하는 기침이며 공기에 늘 예민했었다.
요즘같은 사회 분위기상은 타인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조심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런 숲에 와서는 그 공기의 소중함을
일만배 느끼고도 남음이 있다.
괭이눈에 씨방이 맺혔다.
잎의 형태 등이 선괭이눈으로 보인다.
살찐 달팽이 한마리를 보는것 같다.
계곡 옆으론 습지식물인 속새가 많이 보인다.
규소 성분이 많아 불에 잘 타지 않아 연마제나 연필심으로 쓰이는 속새.
냄비 받침으로 쓰이기도 했단다.
길, 너무 좋다..
선자령은 늘 풍차와 목장의 목초지에만 시선이 집중 됐었다.
이렇게 좋은 숲이 가려 있었던게 사실이다.
여름이면 이 숲을 걸어보시라~~ 절로 숲과 호흡함을 느낄 것이다.
이 순환로는 조그만 계곡으로 이어진다.반가운 물소리..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비가 귀한 올봄 무던히도 느꼈을 것이다.
자작나무과의 거제수나무.수피가 황색에 가까워보이는 거제수나무.
이것은 자작나무 숲이다..
공기는 맑고 깨끗하고 땅은 촉촉해 좋고
사방에서 이름모를 새소리까지 청아한 소리를 보태준다..아~기분 좋아~~
광릉갈퀴.
작년에 나비나물과 한동안 혼동을 했었다.
광릉갈퀴.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박새.
이맘때면 덕유산 덕유평전에도 박새가 군락을 이뤄 피고 있을테다.
꼭두서니과의 선갈퀴.
이건 개갈퀴다.
꼭두서니과의 꼭두서니 종류와 갈퀴종류..많이 비슷해 볼때마다 비교를 해봐도 어렵다.
(일주일전 지리산에서 찍은 사진..)
대단한 님..
끌고 가다, 타고 가다, 짊어졌다를 반복한다.
저 분에 비하니 나는 거저 유람을 온 수준이다.
20대 젊음에게서 느껴지는 풋풋함.그 하나만으로도 열정이 느껴진다.
보기 좋아선지 자꾸 카메라가 따라간다.
박새잎 사이로 동의나물 씨앗이 보인다.
내년 봄이면 이 씨앗들의 새로운 생명들도 볼수 있겠다.
구실바위취가 꽃을 피웠다.
구실바위취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희귀식물 위기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보호해야 할 식물이다.
범위귓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구실바위취는
명지산 습한 곳에 가면 여러 개체를 만날수 있어 여름이면 찾게되는 계곡이기도 하다.
두루미꽃에도 내린 비의 흔적으로 흙탕물을 뒤집어 썼다.
오리새, 분홍빛이 도는게 제법이나 이쁘다.
소나무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
노루오줌.
고산에서 자라는 붉은인가목도 만난다.
산해당화라고도 불리는 장미과의 낙엽관목.
자작나무 잎.
노박덩굴 맞다지~
세갈래의 암술머리가 있는 노박덩굴.
정확히는 노박덩굴 암꽃이라 해야 맞단다.
노박덩굴 수꽃과 암꽃, 이제야 구분이 되는것 같다.
초롱꽃을 드뎌 만난다~
미나리아재비는 역시나 군락을 이룰때가 더 빛이 난다.
미나리아재비
하늘목장 갈림길. 5거리쯤..
차단막이 쳐진 임도를 따라가야 선자령 정상으로 갈수 있다.
순환로 따라 오다보면 늘 혼동이 되는 곳이다.
금마타리.
키가 30cm쯤 마티리에 비하면 많이 작은 편이고 개화도 마타리보다 이르다.
선자령 정상을 300m 남겨두고 매봉 갈림길.
생각 같아선 매봉 지나 소황병산으로 가고프다.
짙은 안개.한치앞도 보이질 않는다.
드넓은 목초지에 펼쳐질 풍차의 전경.
이곳에 서면 선자령의 정석을 볼수 있을텐데 안개가 가로막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쉽거나 속이 상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날만의 매력이 있다.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묘한 흥분이 있는 날이다.
선자령 정상 뒤쪽으로 오른다.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선자령(1,157m)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다.
선자령은 강릉과 평창을 잇는 고개로 백두대간상의 주능선에 솟은 봉우리다.
아까 그 자전거맨..
자전거를 치워주겠다 해서 난 괜찮다 했다.
오히려 선자령 정상석과 자전거 좋은데~
선자령의 하이라이트,
목초지가 시작되는 전망 좋은곳..오늘은 그저 이 안개 낀 선자령을 즐기기로 한다.
족제비쑥도 만난다.
넌 왜 또 족제비라는 이름을 달았다니~키가 15~20cm나 될까~
요강나물.
잎이 한줄기에 세개가 나고
또는 단엽으로 깊게 세갈래로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검종덩굴처럼 덩굴성으로 옆으로 퍼지지 않고 선다고 해서 선종덩굴.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낙엽 소교목 요강나물.
하늘목장을 따라 걷는길..
안개가 짙어 10m 이상은 분간도 되지 않는 날이다.
전망이 없어 아쉬울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날을 좋아한다.
안개 낀 날은 사진으로는 느낄수 없는 오묘한 무언가가 있다.
초롱꽃과의 초롱꽃.
자태가 아주 강직해 보인다.작은 꽃이지만 여려 보이지 않아 좋다.
감사와 충실,성실이 꽃말인 초롱꽃.
그래선지 야들야들 유혹하는 꽃이라기 보단 친구,동지같은 느낌의 꽃이다.
아직 터트리지 못한 기린초.
아구 ~놀래라~
숨은 그림 찾기...정말 깜짝 놀랬다.
움직이지 않았다면 정말 몰랐을 것이다.자세히 보시라.
군인들..
지금 예서 무얼 한답니까~ 빨간 띠, 저건 또 무어고요~
안개가 너무 짙어 알아보지 못했다.
맑은 날은 보호색을 띤 군복이 잘만 티가 나더니
정말 오늘은 움직이지 않으면 알수가 없었다.
게다가 야생화가 보여 내가 다가간 것도 있었다. 이분들,, 일부러라도 인기척을 했을 것이다.
숲 곳곳에 군인들로 메워졌다. 한 군인에게 물으니 예비군 훈련중이란다.
예비군 훈련을 선자령에서 ~~ 좀 의외다.
군인들도 놀랬을텐데 저는 이만 갑니데이~
나는 안개 낀 날의 이런 숲을 걸을때 뭔지모를 설렘과 가슴 두근거림을 경험한다.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것 같은 안개 자욱한 미지의 숲..
마음이 흐려지도록 홀려도 개이치 않을것만 같다.
새봉 전망대에도 예비군들.
예비군복은 군인들 입는 옷과 다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 눈엔 그 옷이 그 옷, 다 같아 보인다.
하산길,
십자화과의 노란장대 군락을 만난다.
십자화과의 식물중엔 그래도 구분이 좀 쉬운 노란장대.
짚신나물이 벌써 개화를 했다.
전호.
사상자와 달리 중앙 안쪽으로 갈수록 꽃잎이 작아진다.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 기린초.
꽃 피는게 돌나물이나 바위채송화와도 닮았다.
이런 날은 낯선 어딘가로 훌쩍 떠나보고 싶다.
그런 곳에서 낯선 누군가를 만나도 좋을것 같고~
조록싸리..
금꿩의다리다.
일대에 키 큰 금꿩의다리 꽃이 필때면 아주 장관을 연출한다.
대관령으로 내려와 횡계까지 걸어 나가기로 한다.
겨울에도 한번 그런적이 있었다. 그때는 설경과 파란하늘이 넘 좋아 걷고 싶었고
오늘은 안개 낀 날의 여운을 놓치고 싶지가 않아서다..
들판엔 무엇을 심는건지 일손이 바쁘다. 비가 좀 더 내리면 딱 좋겠다.
길 옆으로 핀 꽃..컴프리다.
예전에 컴프리차가 유행했었다는데 2001년도인가 미국 식품의약국에선 간 손상과
암유발물질로 입증돼 사용금지 시킨 컴프리다.
하지만 여전히 식품이며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사용되는 불편한 진실의 컴프리.
붉은토끼풀.
모처럼의 선자령.
그 목장의 광활한 목초지와 풍차가 잘 어우러지는 선자령.
하지만 오늘은 그런건 없었다.
그럼에도 조금의 미련도 아쉬움도 없는 날.
촉촉한 흙 내음 맡으며 걷는 길도 참 좋았고
이제 시작된 여름 야생화 살피는 재미에 그 시간들이 짧기만 했다.
특히나 안개 짙어진 숲길을 걸을땐 아~~ 다시 생각해도 짜릿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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