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31일 일요일.
각흘산과 명성산은 각각 따로따로 다녀왔던게 전부인지라
연계산행을 해보기로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와수리행 7시 10분 첫차를 타고 자등리에서 하차.
이곳에서 자등현 방향으로 왔던 길로 10여분 도로를 따라 걷는다.
각흘산에 가는 사람들은 기사님께 미리 얘기해 모두 자등현에서 하차했다.
각흘산은 자등현에서 오르는게 일반적이고 좀 더 수월하게 정상을 찍을수 있다.
하지만 좀 심심하고 재미는 없다.
그래서 오늘은 북릉으로 올라가고자 함이다.
좀더 드넓은 각흘산을 마주할수 있을 것이다.
민가앞에 벌써 톱풀도 활짝 피었다..
하기야 남녘에는 활짝 피고도 남았겠지만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가시가 위협적인 지느러미엉겅퀴도 제철이다.
이 시기 들가에 흔하게 보이는 족제비싸리.
꽃대가 족제비꼬리를 연상케 한다.
10여분 올라오다 보면 김가농장 팻말이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어렵지 않게 등산로를 찾을수 있다.
김가농장 차단막이 설치된 곳으로 들어가지 말고 바로 오른쪽에
조그만 등로가 보이는데 그곳으로 오르면 된다.
우려했던 것보단 등로는 확실하게 나있다.
할매,할배가 어디 마실이라도 나오셨나~~
떨어진 잣에서 또다시 새 생명은 시작되었다.
이 조그만 것이 언젠가 울창하고 열매 두둑한 숲으로 만들어 줄테다.
털중나리 맞다니~~
1시간이나 올랐을까~
나무가지들 사이로 조금씩 전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조그만 등로를 빼면 사람의 흔적은 거의 없다.
간간히 지저귀는 이름모를 새소리에 장단을 맞춰본다.
늘 흔하게 지저귀는 새 이름을 여전히 모르겠다.
무심코 지나치다 보면 말나리의 잎과 우산나물,삿갓나물의 잎이
헤깔릴때가 있다.
말나리와 삿갓나물은 잎이 매끈한 반면
우산나물은 잎에 톱니처럼 파여있어 쉽게 구분.
그러니 이건 우산나물이다.
말나리와 삿갓나물은 많이 비슷하다.꽃대가 올라오는것과 잎의 개수나 등등..
머리 아프니 내 눈에 보일때나 고민하련다.
잣나무숲에 들어선다.
어느 님, 이곳에서 멧돼지를 봤다 했던게 생각난다.
역시나 사방으로 파 헤쳐놔 좁던 등로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무작정 높은 곳으로 올라서니 다시 나타난 등로.
드뎌 능선이다.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도 파란하늘,..
하늘을 보니 멋진 날일게 분명한 날이다.
태화산과 대득봉으로 이어지는 대득지맥이라는데
많이도 만들어 낸 지맥들, 거기까진 모르겠다.
먼저 건너편의 광덕산부터 한장 담고.
좌측으로 뾰족한 상해봉도 뚜렷히 보인다.
광덕산에서 우측으로 눈을 더 돌리면 한북정맥이 이어진다.
광덕산과 백운산을 지나 도마치봉,신선봉으로
그리고 지난주에 지났던 국망봉으로~
좌측 뒤론 경기 최고봉인 화악산이 버티고 있다.
어디선들 화악산이 보이지 않으랴~~
보이는 곳은 철원군 서면이겠다.
그렇다면 우측 뒤론 대성산과 복계산일테구. 복주산으로 이어지고..
철원땅 김화를 지나면 멀리 보이는 산들은 북녘땅이 맞을테다.
버스를 타면 한시간 반이면 올수 있는 곳이라
그리 북단이라 느끼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눈을 조금 돌려보면 좌측 명성산 자락 뒤로 중앙 좌측 지장산과
중앙 우측으론 금학산이 보인다.
철원과 포천의 경계쯤으로 보면 되겠다.
거리상으로는 포천보다는 연천이 더 가까울수도 있겠다.
좌 지장산과 우 금학산.
그 너머의 고대산은 보이지 않는다.
겨울, 금학산에서 고대산으로 넘어갔으니까 벌써 몇개월이 지났다.
뒤로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이다.
처음 명성산에 갔을때 나는 적잖이 실망을 했었다.
간월~신불~영축산의 그런 억새 능선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마치 잘 가꾸어 놓은 밭같은 명성산..
그럼에도 수도권에선 가장 많이 찾는 억새 산인지라 늘 인산인해였다.
여름으로 가는 명성산은 어떤 모습일지 오늘 재평가를 해보고 싶어진다.
각흘산 정상에서도 이쪽이 바라보이지만
이곳으로 올라야만 볼수 있는 풍경들이다.
명성산과 우측 뒤로 지장산.
가운데 명성산 정상과 좌측으로 삼각봉.
우리가 알고 있는 억새능선은 삼각봉 지나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이런 능선을 걷는게 좀 덥다 느껴져
이 시기 산행을 기피할수도 있겠지만 이것 또한 괜찮다.
시원한 그늘대신 능선.. 멋진 조망을 안겨주지 않는가~
광덕산도 다시 함 잡아주고..
오늘 광덕산과 한북정맥은 명성산까지 함께 한다.
각흘산 정상부도 보인다.
어느 님들은 방화선으로 깍아놓아 산을 망쳤다고도 하지만
이곳은 최북단..
어쩌면 군의 특수상황때문이라도 필요한 조치였을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그런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사방에서 포탄소리가 들림에도 이곳을 개방해줌이 감사할 뿐이다.
정상이 지척.
자등현에서 오르면 좀 쉽겠지만
바로 저 정상 아래로 오르는지라 재미는 없다.
게다가 이 길을 모르는 님들은 그냥 왔던 길이나
약사령으로해서 용화저수지로 내려설테다.
오늘은 야생화 대신 인증샷 남발.
그래~ 오늘은 꽃보다 사람 해보자~^^
기린초가 맞다니~
곧 노란 꽃을 피워내겠다~~
나는 이런 작은 언덕을 오가는 길을 참 좋아한다.
대관령에 온 기분이다.
각흘산에 와서 대관령을 느낀다면 이미 성공한것 아닌가~~^^
지장산과 금학산 아래로 용화저수지도 들어온다.
약사령과 명성산으로 오르는 내내 하산표시가 있었던 용화저수지.
각흘산 정상부와 건너 우측으로 명성산.
다시 뒤돌아 봐도 좋다.
크지 않은 아기자기 바위들도 민둥산 같은 곳곳에 세워져 있다.
두쪽 바위~~ㅎ
내가 한소리는 절대 아니다~
쪼갠바위라 선답자가 얘기하는걸 본적 잇다.
조그맣지만 왠지 굴러 내려올것 같아 가까이 가지 않고 우회한다.
각흘산 북릉은 아기자기 언덕으로 이어진다.
걷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시상에나~
아까 같은 버스를 타고 자등현에서 내렸던 사람들이 벌써 정상 찍고
내가 올라섰던 자등리로 가고 있다.
내가 많이 헤찰을 하긴 했나보다..
저 구릉에 사람들이 지나니 더 멋진 풍경이 된다.
다섯명이네..
자등현에서 등산객 6명이 내렸으니까
한명은 아마도 약사령에서 용화저수지로 하산하거나
아님,명성산으로 갈수도~~
대머리 독수리처럼 바위위로 나무 하나 덜렁~~
가까이 와서 보니 또 다른 모습이다.
돛대바위라 한다고 했지만 어디 이름이야 내눈에 보이는대로 지으면 되지~
내 눈에는 상어 주둥이로 보이는데 ~~
시루떡 바위.
이제 바야흐로 미역줄나무 전성시대.
곧 개화를 하겠다.
정상을 향하여.
내 산행기가 길고 사진량이 많고 말이 많아지니
무지 긴 거리일거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짧은 거리다..
산행기가 길어지는 내 중병일 뿐이다.
그렇다고 없는 얘기를, 없는 지형을 만들어내는 천재는 절대 아니올시다~
부족한 머리 보충하려 남들보다 한번을 더 보고
한번을 더 느껴보고자 함일 뿐이다.
지나온 각흘산 북릉길.
내 눈엔 참 이쁜 길로 보이는데 사람이 넘 없으니 안타깝다.
정상 가기전의 헬기장과 그 뒤로 정상.
정상 300m전의 헬기장.
자등현에서 올라오는 길과 정상과 진입금지 표지판..
그러고보니 내가 올라온 길은 진입금지였다~~ 몰랐다.
첨부터 알았더라면 아까 그 구릉에서 맘편히 즐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철원,포천에 오면 산중에서 쉽게 볼수 있는 풍경.
요즘은 군인들 겨울에 비하면 덜 힘들수도 있겠다.
한겨울,내리는 눈이 원망스럽다고들 하던데..
지난번 금학산에서 고대산 넘어갈적에도 앳띤 군인들 쓸고 또 쓸었었다.
가운데 뒤쪽으론 화악산과
그 앞으론 한북정맥길이 신로봉 국망봉으로 이어진다.
몇년전에 이곳에 왔을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의 정상을 찍고 내려가는게 전부였을 뿐..
건너편에 화악산이 있는지도 한북정맥길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니,멀리 바라볼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젠 산이 보인다.
같은곳을 여러번, 또 근처의 산들을 모두 한바퀴 돌아본 뒤에야
알게되는 여유일것이다.
신로봉과 국망봉.
그리고 가리산..지난번 국망봉 산행기때 가리산 얘기를 했더니
홍천의 가리산인가 하신분이 계셨다..맞다. 홍천에도 가리산이 있다.
여긴 포천 이동면의 가리산~~
정상으로 올라가며 본 헬기장.
저 분들은 자등현에서 헬기장까지 올라오셔서
정상으로 올라서지 않고 다시 자등현으로 내려가셨다..
왜 그러셨을까~~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소재의
각흘산 정상(838m)
뒤로 보이는 용화저수지쪽은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 속한다.
그러니 포천과 철원의 신경전이 느껴진다.
명성산에서 오신듯한 산객.
긴 머리에 도사처럼 흰수염까지 포스가 좔좔~~
멀리서도 각흘산의 방화선이 보일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각흘산은 방화능선으로 이어진다.
명성산으로 가는 내림길과 용화저수지..
넘 많이 지체했다..
이제부턴 좀 부지런 좀 떨어보자구요~~
그게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
내려온 정상부.
지나온 북릉.
하늘이 좋으니 모든게 다 만족스런 날이다.
또 헤찰하고 있네 그려~~
언제 가려고 이러구 있는지 원~~
너 자신을 믿는다 이거지~~ 그렇담 할말 없구..
조심조심..조금은 마사토 같은 능선길을 걷는다.
이쯤에서 보니 마치 함양의 황석산을 보는듯도 하다.
보이는 저 언덕에서 조금 알바를 한다.
저곳의 풍경은 으뜸..
고사목 하나와 이정표와 깃발 하나.
정확히 어디로 가는 길인지 제시해주질 않고
등산로 입구라는 애매한 이정표.
아까 헬기장에서도 그랬다.
다시한번 지나온 길 담아보고..
이 능선을 한겨울 눈쌓였을때 걷는 맛은 더 황홀할테다.
근사한 나무하나.
용화저수지도 보이니 이쪽으로 내려가야 명성산 가는 약사령에 내려설거라 생각했다.
진입금지라 써 있었는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멋드러진 나무땜시 이쪽길로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진입금지라 써있던 곳으로 내려서면서 뒤돌아보니 각흘산에서부터
나무 한그루의 언덕까지 제법이나 근사한 풍경이다.
나만 착각을 한건 아니었다.
앞서시던 분들, 이 길이 아닌가벼 하면서 내려오지 말라 하신다.
분명 등산로 입구라 써있었지만 그 이정표를 신뢰하지 못했음이다.
다시 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돌아가면서..
알바하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풍경..
다시 올라오시는 분들.
마치 길처럼 다져져 있었다.
어쩌면 이 길로 용화저수지로 하산한 사람들도 있었을거로 보인다.
곳곳엔 경고 표지판,.
포탄 낙하지점~
약사령에 도착.
이곳에서 우측으로 임도따라 가면 용화저수지로 하산.
잠시 쉬어가면서 놀면 뭐하랴~ 고광나무도 한장 담는다.
지천인 국수나무도 마지막인 심정으로~~
다시 좌측 산길로~~
이제부턴 명성산으로 간다.
여전히 함께 온 가운데 화악산과 우측 끝 국망봉.
노린재 나무에 꽃이 져간다.
꽃이 필때면 그나마 알기 쉽던 나무들도 꽃이 사라지면
나의 시야도 좁아져간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계속 보이는 전차포 사격장.
멀리서도 명성산과 각흘산을 쉽게 알아볼수 있는 흔적.
뒤로 사향산과 여우봉도 보인다.
드디어 명성산 능선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창인 꿀풀도 보이기 시작하고.
뻐꾹채였다~
뻐꾹채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보이는
꽃봉우리 밑에 금테를 두른듯한 모습은 좀더 가다 만난다.
용화저수지로의 갈림길은 곳곳에서 마주한다.
아직도 명성산까지는 1.7km
삼각점과 명성산 정상 앞에서.
뻐꾹이가 울때쯤 핀다는 뻐꾹채..
꽃봉우리 아래의 비닐잎(?)이 좀 독특하게도 생겼다.
늘 보던 야생화도 몇주가 지나면 좀 관심도가 떨어진다.
이럴땐 짠 하고 나타나주는 센스~~
조금은 식상할수 있는 계절~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완만해 보이는 능선은 계속 이어진다.
어쩌면 저 완만함이 사람 은근히 잡을수도 있다는 점~~^^
다시 용화저수지 갈림길에 선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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