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일 금요일.(근로자의 날)
황금연휴의 시작.
그렇다고 딱히 무언가 계획도 없다.
이웃님, 계획 없으면 욕지도 가자는 얘기가 무지 반갑게 느껴진다.
저녁부터 심야 통영행 버스는 모두 매진인지라
욕지도행 배편을 알아보고 목요일 오후에 부랴 통영으로 출발한다.
아침 5시 35분쯤.
통영 여객선 터미널 주변으로 여명이 들어오고 있다.
통영항 주변 풍경.
통영 수협 어판장에선 이제 갓 잡아와 싱싱한 생선이 넘쳐난다.
거래가 한창이다. 가장 많이 잡혀온 생선.
무얼까 여쭤보니 볼낙이란다..(그런데 이 글을 보신 바다낚시가 취미신 님, 볼락이 아니란다.
왜 현지인은 나에게 볼락이라 하셨을까~
내가 어리버리 아무거나 믿을거라 농담이라도 하셨나~^^
어쨌든 통영엔 뽈락낚시도 유명하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른 아침을 여는 어판장에선 벌써부터 생동감이 가득하다.
열기라는 생선이란다.. 난 생전 처음 들어본다.
가자미 비슷한 넓적한 생선도 보이고..
여객터미널 앞으론 횟집들이 줄지어 섰고..
통영여객선터미널.
통영에서 욕지도에 가는 선박은 두군데. 이곳 통영항여객선터미널과 삼덕항.
이곳에서는 연화도를 거쳐가기 때문에 20분정도 더 소요되고
삼덕항에서는 욕지도로 직항한다.
하지만 삼덕항까지 가는 시간을 합하면 어느곳에서 출발하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통영항에선 6시 30분이 첫배.삼덕항에선 6시 45분이 첫배.
6시 30분 욕지행 욕지아일랜드.
행여 왕복을 끊었다가 돌아오는 배편을 삼덕항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취소를 하고 다시 끊어야 한다.
통영항과 삼덕항의 선박은 전혀 다른 회사이므로 꼭 유념해야 한다.
애완견도 탑승이 가능한 것인지~
선원은 안된다 하는거 같은데 어쨋든 탑승..
통영항을 출발해 욕지도로 간다. 욕지도..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욕지도라 함은 무슨 할머니들 나왔던 영화(물론 다른 섬이겠지만)에서처럼
나에겐 너무도 멀리 있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지금 그 섬에 가고 있다.
항구답게 선박들도 많고..
내가 배를 타고 섬에 가본건 석모도 몇번..
하기야 그곳은 기껏 5분정도 배편을 이용하는게 전부였지만..
1시간 배를 타고 섬으로 가고 있다. 조금은 흥분되고 살짝 긴장도 되고
이름모를 통영의 많은 섬들 사이로 아침햇살이 강렬하다.
가는 길,왼편으로 한산도도 지난다 했는데
눈이 부셔 반대편으로만 고개를 돌리게 된다.
만선의 꿈 그대로 배 이름이 만선이다.
네..오늘 꼭 한가득 넘쳐나길 바랄께요~
아련한 바다.
아침 바닷바람이 제법 차갑다.
그런데 어찌나 시원한지 차가운 바람을 그대로 맞아본다.
아~참~ 잊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섬으로 가는 배를 타면 늘 있는 풍경. 갈매기가 무섭게 달려들어야 했다.
그런데 통영항에서 출발할때부터 갈매기는 보이지 않았다.
30여분 지났을때쯤 겨우 몇마리가 나타나 이제야 생각이 났다
아이 한명 뿐, 석모도에서처럼 새우깡을 던지는 사람도 없었다.
받아먹겠다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갈매기 또한 없다.
아이가 던지는 새우깡에 관심없는척하며 다가올 뿐..
석모도 갈매기들은 사람들 손길에 익숙해진건지,
아님,통영의 어류 자원이 풍부해 갈매기들도 새우깡 따위엔 관심이 없는건지
여하튼 통영의 갈매기들은 아주 도도했다..
통영의 많은 섬들은 낚시꾼들에겐 천국의 섬이라 한다.
많은 시간 인내하면서 잡는 바다낚시..
나에겐 조금은 답답할것도 같다. 그것도 바다 한가운데서의 낚시라~
내가 본 낚시라고는 어렸을때 시골 냇가에 오빠들이 투망을 던지거나
된장 풀어둔 망을 물가에 넣어두는 것 뿐..
삶의 한가운데 있는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
관광객이 맞는 바다와 생존의 바다는 많이도 다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화도에서 내린다. 이곳에서 연휴를 보내리라.
욕지도 가는 사람들은 삼덕항을 더 많이 이용하는듯 하다.
돌아오는 배편은 나 역시도 삼덕항을 이용했지만 별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시외터미널까지 가는 교통은 통영여객터미널에서가 더 편리했다.
20분쯤 더 달려 욕지도에 첫발을 딛는다.
배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는 버스.
이 버스를 타고 등산객은 모두 야포로 간다.요금은 천원.
대부분은 차를 가지고 온 여행객이 많다.
야포 종점에서 본 욕지도.
한바퀴 돌아볼 대기봉(355m)과 최고봉인 천왕봉(392m)도 보인다.
야포 등산로 입구.
산으로 숲으로 바닷길로 천천히 욕지도를 한바퀴 돌아볼 생각이다.
멍석모양으로 넓게 뻗어간다는 멍석딸기.
이른 아침 이슬을 가득 머금었다.
살갈퀴.
밤새 이슬이 가득 내려 앉은 산괴불주머니도
오늘따라 청초해 보이기까지 하다.
방가지똥은 애기똥풀처럼 이름에 '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방가지똥은 줄기와 잎을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끈적끈적한 갈색으로 색이 바뀐다.
그것이 똥 색깔을 닮았다하여 방가지똥이라고 부른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엉겅퀴와 비슷하지만, 꽃은 민들레와 비슷하다.큰방가지똥이라 해야 할까~
이른 아침 욕지도의 숲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등산로.
장딸기 꽃이다.
욕지도 온 숲을 하얗게 뒤덮었다.
홀아비꽃대와 비슷하지만 옥녀꽃대가 맞겟다.
홀아비꽃대의 흰 꽃술은 좀더 굵고 짧고,옆으로 나란히 자라는 반면
옥녀꽃대는 꽃술이 가늘고 홀아비꽃대보다는 상대적으로 길고
머리를 풀어헤친 모양으로 어지럽게 자란다.
옥녀꽃대는 남부지방이나 제주도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홀아비꽃대처럼 노란 꽃밥도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니 옥녀꽃대임이 확실할테다.
용둥글레.
일출봉에 올라서 본 욕지도 전경.
건너편 가운데에 천왕봉이 뚜렷하다. 기다려라~내 한바퀴 돌아줄테니~
연화도가 가깝다.
헤엄쳐서도 갈수 있겠다~참고로 난 수영을 못함~^^
일출봉에 있는 안내도.
욕지도 한바퀴:
야포~ 일출봉~ 망대봉~출렁다리 ~대기봉~태고암 삼거리~천왕봉~ 약과봉~논실~ 부두.
길게 자라난 괭이밥도 멋지게 포착되었다
5월의 첫날.나는 지금 욕지도의 숲에 있다.망대봉으로 간다.
지치과의 반디지치다.
반딧불이의 불빛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파란 별하나.잎과 줄기엔 솜털이 촘촘히 박혀 있다.
반갑다~반디지치.
큰천남성이다.
안으로 돌려나는 독특한 꽃.
이 또한 생존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리라~
천남성은 조선 시대 사약을 만드는 재료였다..
사약의‘사’는 죽을 ‘死’가 아니라 임금이 내리는 약이란 뜻으로 내릴 ‘賜’를 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먹고 죽는 약 외에도 임금이 아끼는 신하에게 보약을 내려도 ‘사약’이었다.
사약은 임금이 정2품 이상에게 내리는 약이라 먹고 죽는 독약의 경우도 신분에 제약이 있었다.
두번째 봉우리 망대봉에 도착해서.
진행방향 좌측이니까 초도와 소초도쯤 되겠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모로 고마우신 이웃님이었는데
덕분에 욕지도를 다 와보구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다.
딱히 다른 계획없이 방바닥 신세였을텐데 말이다.
벌깨덩굴과 많이 비슷한 골무꽃이다.
떡골무꽃인지는구분하지 못하겠다.
꽃이 위쪽으로만 뭉쳐 핀것이 벌깨덩굴과 차이를 보인다.
노적고개 도착.젯고닥으로 간다.
공기정화 식물로 가정에서 많이 키우는 팔손이다.
마치 식물원에 와 있는듯 팔손이가 새롭다.
큰개불알풀이 가득.
옆쪽으론 얼치기완두로 봐도 될까~
젯고닥으로 가는 길.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기 길 가운데 좌측으로
욕지도에서 가장 유명한 출렁다리로 가는 갈림길이 보인다.
욕지도 산행은 산행이랄것도 없고
숲을 한바퀴 돌면서 욕지도를 구석구석 내려다볼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을과 바다와 숲이 함께 어우러진 길.
음~좋다..
바다도 어촌마을의 지붕들도 청량감이 돈다.
욕지도의 중심.
욕지면사무소와 욕지항 방면으로.
조그만 섬이지만 있을건 다 있다.
바다에서도 땅에서도 자연을 느낄수 있는 곳.
그 여유로운 섬에서 한달쯤 아님, 1년쯤 살아봐도 괜찮을것도 같다.
당장 일주일을 살아보면 답이 나올테다. 답답해 허벅지를 찌르고 있을지
그 자유로움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을지 말이다.
욕지도 한바퀴는 계속 산길을 걷는게 아니다.
도로와도 만나고 해안길을 걷기도 한다.
높은 봉우리.
저 곳이 최고봉인 천왕봉일거라 생각했는데 그 전의 대기봉이었다.
출렁다리로 간다.
이곳에서부터 해안길이 이어진다.
출렁다리로 가는 길,
가슴이 트이는 풍경앞에 선다.
욕지도에서 최고의 풍경이라면 단연 출렁다리 일원의 비렁길일 것이다.
출렁다리.
처음 본 순간, 애개~작네 했다.
하지만 그 다리를 건널적에
수직절벽 아래로 기암과 짙푸른 바다색에 반하지 않을수가 없다.
출렁다리를 건너와 마주하는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이게 바로 쪽빛이었구나~
정말 이쁘다.
청량음료를 마신듯 보는 눈도,가슴도 시원해지는 색.
최고의 색임에 틀림없다.
낚시배인듯,
물살을 가르는 배 한척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이런 풍경 앞에서 표정이 하나같이 왜이리 어설프다니~
활짝 웃던지 차라리 무표정하던지~ 입만 웃고 있는 꼴이라니~^^
이런 비경 앞에서도 환호할줄 모르는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무지 외로운 사람~
시인 이문재가 말했다..
멋진 풍경을 보거나,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은 정말 외롭거나 무지 강한 사람일거라고.
난 외롭지도 강하지도 못해요~
좋음을 숨기지 못하는 무지 단순한 사람일뿐~
넘 표현해서 문제일때가 많을 정도니 말이다.
야~후~~정말 좋다~~
좋아서 날아갈것 같다구요~
젯고닥까지 차를 끌고온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철썩 철썩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진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최남선 그가 친일이었던 어쨌든
주옥같은 한편의 시는 영원히 남는다.
바위틈의 키작은 소나무 하나.불로장생의 소나무 꽃.
소나무도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멋지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비경 그 자체다.
수직절벽 위에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서 보는 바다가
욕지도 최고의 절경이었다.
넓은 마당바위와 양쪽으로 펼쳐진 풍광에 압도되어 숨마저 멎을듯~
그럼 클나요~~ 쉼호흡 하면서 즐겨보기로~~
대부분의 인증샷은 이곳에서 찍은것 같다..
대부분의 시간도 이곳에서 보냈을테구.
기암절벽 아래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살짝 무섭기도 하지만
황홀한 바다앞의 낚시라면 한번쯤 도전해봐도 좋을것 같고..
님들, 들리십니까~~ 멋지십니다요~~
갯바위가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귓전을 때릴때
확트인 수평선 바다가 심신을 정화한다...캬~~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입구 큰 간판에 써 있던 글귀다.
누가 잔인한 4월이라고 봄타령을 했던가~지금 이곳은 해풍을 빼면 완전 여름 날씨다.
이제 봄은 끝났다. 더 이상의 앓이도 끝났다.
사랑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 하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김용택-
나는 김용택의 시를 좋아했다. 주옥같은 사랑시가 많다.
사랑을 하지 않고서는 느낄수 없는 구절들.
지금 그런 싯구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님이라면
아마도 누군가를 사랑한지 너무도 오래되었거나
아님,넘 오래전 일이라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욕지도 숲길 중 노적에서 혼곡으로 가는 길는 비렁길로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가는 비렁길 곳곳엔 쉬어갈수 있는 너른 바위가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아쉽다.
뭔가 이곳에 판이라도 벌려야 할듯 괜히 쉬었다 간다.
에메랄드빛인듯,쪽빛인듯 기암과 잘도 어우러진 욕지도의 바다.
나는 걷다가 여기가 어디지~ 라고 생각한다.
이런 섬 한가운데 그것도 비경 앞에 내가 서 있다는게 믿겨지질 않아 자꾸 반문한다.
여긴 통영시 욕지면 욕지도라우~
반갑데이~ 제비꽃..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훌쩍 자라 있다.
상큼한 열매로 변한 청미래덩굴(망개)
한입 먹어보구 싶다. 아직은 떨떠름할테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선씀바귀다.
노랑선씀바귀도 보이고..
강정고래라 써 있다. 그런데 무슨 뜻인지~
이왕이면 그것까지 써놓았더라면 좋았을텐데..
한마디로 굿이다..내 눈이 호강을 한다.
눈이 즐거우니 마음이야 말할 필요 없겠고..
유~후~~
마을과 푸른바다를 오갈수 있어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건너 보이는 대기봉으로 가는 길.
내 두 눈에만 담기에는 너무도 벅차 사진으로 수없이 남긴다.
그러다보니 벌써 밧데리가 간당간당.. 이제부터는 웬만하면 꺼내지 않으리~
그런데 바보같은 짓을 또 했다.
여분의 밧데리를 챙겨 갔는데 또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이러구도 어찌 살아가구 있누~~
산중,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그곳에 괭이밥.
염소떼를 만난다.
어찌나 웃기던지 걸으면서도 치켜 든 똥꾸에서는
쉼없이 똥이 나오고 있다.
노려 보는거~
야생이 아니어선지 무지 순하다.
가평 고동산 화야산의 야생염소는 자리도 안비켜주려 제법 기싸움을 했었다.
지금 욕지도엔 큰천남성이 지천..
뱀딸기도 보이고.
지나온 마을과 등선이들.붉은 황토 때문인지 욕지도엔 고구마가 아주 달단다.
이런 오솔길을 걷는 것도 즐겁다.
유명한 해안가 출렁다리 근처에만 사람들이 있을뿐 등산로는 한적하다.
첫배로 들어왔던 등산객들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 뒤
앞에도 뒤에도 등산객은 쉽게 찾아볼수가 없다..
무지 더운 초여름 같은 날이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
큰 냉이인 말냉이에도 벌써 씨방이 다닥다닥 붙었다.
멋진 걸~
해안 절벽을 향해 서 있는 유채.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는 것으로 볼때 갓으로 보인다.
남쪽이니 당연히 유채겠거니 했다가 나중에 갓인가 의심을 하곤 한다.
대기봉 올라 보니 욕지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덕항으로 가는 항과
건너편 통영여객터미널로 가는 항이 이제 구분이 간다.
비경..
사진이 좋지 않을뿐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순간이다.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야포 끝에서 한바퀴 돌아 왔다.
그 뒤로 연화도도 보인다.
황토가 선명한 밭.그 자체로도 훌룡한 풍경이다.
저 밭에서 자라나는 무언들 맛있지 않으랴~
저런 황토빛 들녘을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르단 말 이해가 된다.
나는 농부의 기질이 다분한가 보다.
실상은 하지도 못할거면서 보는걸로도 대만족이다.
대기봉을 지나 천왕봉으로 간다. 통신탑이 보이는 천왕봉.
천왕봉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태고암쪽으로 내려서면 된다.
미나리냉이일거라 생각하고 줄기와 잎 사진을 삭제해 버렸다.ㅠ
이럴때 나의 성급함과 무식이 탄로나는 순간이다.
미나리냉이 잎과는 차이가 있는데 말이다.
집에와 다시 살펴보니 미나리냉이가 아니다.
줄기에 미끈하고 가느다란 잎이 돌려나 있는걸로 보아 장대나물이 맞겠다.
천왕봉 정상부.
정상부는 군부대로 통제되어 있고 암각문 하나.
조선숙종 15년(1689년)에 제 65대 통제사 이세선이 욕지도에 진영을 설치하기 위하여
현지 답사한 것을 기념하고자 새긴 것으로 전해지고
규장각 도서 중 통영지 도서편 욕지도에도 강회 28년 기사년(1689) 이세선 공이
진영을 설치하는 것이 좋겠는가 여부를 살펴보고 조사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다.
세월에 풍화되어 지금은 알아보기 어렵지만
조선 수군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군부대 바위 아래 조망처가 실질적인 정상으로 보면 되겠다.
정상에서는 욕지면이 있는 항구쪽은 잘 보이질 않고
반대편의 한적한 욕지도의 풍경이 나름 괜찮다.
태고암에서 배 타는곳으로 내려서다 시금치재 지나 약과봉으로 간다.
바로 임도 따라 부두로 내려서도 된다.
긴사상자도 보이고.
주름잎.
언제봐도 이쁜 꽃..꽃마리.
욕지도 부두로 내려서면서 본 마을.
이 풍경 자체가 꽃보다 아름답다 느꼈다.
욕지도 최고의 번화가다.없는것 빼고는 모두 다 있다.
유명한 짜장면 집도 있을 것이고.
100년이 되었다는 욕지교회 주황색 지붕이
주변 풍경과도 잘 어우러진다.
그 유명한 욕지도의 중국집이다.
해물 잔뜩 들어간 짬뽕이 유명하다는데 짜장면이 더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 옛날 짜장면 시키신 분~했던 광고가 생각난다.
참고로 욕지도에선 맛있지 않을수가 없다는 점~
중국집이 여기 딱 한군데라 하니~ㅎ
어쨌든 줄지어 서있는걸 보면 욕지도의 명물이 된건 확실한가 보다..
삼덕항~욕지도 운항 시간표.
욕지도를 뒤로 하고 삼덕항으로 출발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욕지도를 둘러보기 충분했던 시간.
짙푸른 바다를 가르고 다시 뭍으로 나간다.
연화열도와 우도(구멍섬) 방향인가 보다.
멀어져가는 욕지도(欲知島) ..
욕지도 안녕~
쉽진 않겠지만 언젠가 다시 올날 있으리라~~
바다는 늘 아련하다. 꿈 같은 곳이다.
가끔은 공포로 다가올때도 있다. 이 한장의 사진이 답답할때마다 가슴을 식혀주리라~~
그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 다시 바다에 오고 싶다.
뭐 하는 짓~
1~2층의 시원한 매점과 휴게소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뿐,
3층 야외로 올라가보니 조용하다.
햇살이 어찌나 따뜻하고 포근한지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조금씩 흔들리는 배의 움직임도 좋다. 이대로 잠들어도 좋겠다.
더웠던 하루..그런데 배위에서 맞는 바람과 함께하니 햇살이 이렇게 좋을수도 있다~
배는 삼덕항으로 들어선다.
동행해 주신 이웃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늘 막연하기만 했던 욕지도 섬 여행. 조금은 멀고 고될수 있는 여정.
하지만 그 섬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는 순간
피곤한 하루도 저멀리 바람에 실려간다.
하고픈 일을 할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다.
그것이 산행이든, 여행이든, 야생화를 찾아 헤맬때건 .
쪽빛바다 욕지도. 그곳을 떠올리면서 나는 또 일주일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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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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