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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백두대간 작은 차갓재~저수령

2015년 1월 3일 토요일(금요무박)

지난주 대미산~ 포암산에 이어 백두대간 황장산 문복대에 간다.

지난주에 이은 비탐방 구간.그리고 나의 마지막 비탐방..

 

산행코스 : 안생달~ 작은 차갓재~ 황장산 ~폐백이재~ 벌재~ 문복대~저수령

산행거리 :  약 15km (접속거리 1.4km 포함)

산행시간 : 8시간 30분쯤.

 

 

 

지난주 대미산에 이어

경북 문경시 동로면 안생달 마을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어둠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이곳에서 차갓재는 좌측으로

우측은 작은 차갓재로..

 

 

 

지난주처럼 이정표 없는 작은 차갓재에 도착.

대미산은 좌측으로, 황장산은 우측으로 진행한다..

 

 

 

첫번째 밧줄구간 묏등바위다.

조금은 꺼려지는 어둠속의 밧줄..큰 숨 한번 몰아 쉬고~~

 

 

 

다시 만나는 밧줄은 옆으로 밧줄을 잡고 돌아가야 한다.

발 밑으론 날벽.

밧줄이 생각보다 느슨해 순간 움찔한다.

환한 날의 로프는 나 역시 스릴을 즐길수 있어 좋아하지만

어둠속의 밧줄이란 후덜덜~

 

 

 

밧줄을 건너온자의 여유.

보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둥근 달과 함께

이제 그 바위를 돌고 계시는 님들을 담아본다

다행히 크게 위험한 곳 없이 몇번의 오르내림을 한 뒤 황장산에 도착한다.

 

 

 

황장산(1077M)은 월악산 국립공원 동남쪽에 있는 산으로

조선 말기까지는 작상산이라 불리웠다 한다.

조선 숙종때 대미산과 함께 이 일대가

나라에서 궁전,선박,재궁등에 필요한 목재를 얻기 위해

나무를 심고 가꾸기에 적당한 산을 선정하여

국가가 직접 관리,보호하는 산(봉산)으로 지정된데에서

산 이름이 유래하였고 그 이유로 황장봉산이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지을때 이산의 황장목을 베어 사용하였다고도 전해진다.

고구려때 축성되었다는 작성산성과 고려 공민왕때 왕실의 비빈과 상궁들의

피신처이기도 했다는 문안골도 유명하다.

 

어둠속 아슬아슬하고 멋진 기암들을 지나면서도 어둠 때문에 그 어떤것도 볼수가 없었다..

달빛으로 진행방향 우측으로 안생달 마을이 보이고

멋드러진 바위들과 소나무 앞을 지난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 전망이 어떠할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대미산과 주흘산,도락산과 멀리 월악산과 소백산까지도 

전망이 확보된 곳이었을텐데 걷는내내  전망 좋겠다~하는 아쉬운 탄식만이 나온다..

언젠가 비탐방이 풀어지는 그 밝은날,자유로운 몸으로 이곳을 활보해 보리라~

 

 

폐백이재쯤 여명이 서서히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근사한 소나무가 있는 전망바위에 도착했을땐

밝은 빛과 함께 일대의 산군들도 그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벌재 지나 가야할 문복대 방향인듯 싶은데

정확히 찝어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가운데 뾰족한 천주봉과 우측으로 공덕산..

그리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쳐진 문경시 동로면.

지난주 대미산에서 멀찍이 보이던 곳,

그리고 막연하던 그곳이 이제 내 눈앞에 당당이 서 있다.

그 이름도 이제 생소하지 않다.막막하던 이름들. 한번의 눈맞춤으로 해소되버린다.

 

 

골을 그대로 드러내기 시작한 천주봉과 공덕산.

아름답기 이를데 없는 시간이다.

 

 

 

근사한 소나무 한 그루가  

야성미 넘치는 겨울 산군들과도 넘 잘 어우러진다..

 

 

 

멋드러진 소나무가 압권인 조망처..

난 이런 소나무가 있는 곳에선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뵙는 회원님~ 오늘도 제 사진 찍어주실라 고생하십니다.

 

 

 

벌재로 내려서면서 빽빽한 나무가지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아까 그 조망처에서 기다렸다면 깨끗한 일출을 볼수도 있었겠지만

마냥 기다릴만큼 일출을 보겠다 큰 의지는 없었다.

보이면 보이는대로~

 

그래도 아쉬운대로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한 셈이다..

2015년 우리에게 환한 빛이 되어 주실거지요~

오늘처럼요~

그렇담 우리 역시 밝은 사람,맑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보지요~

 

그렇다고 어찌 웃을수 있는 날만 있겠습니까.

그대가 구름에 가려 빛이 되지 못하듯이

우리네도 힘들고 어두운 날 있겠지요.

다음날, 아니, 그 다음날이라도

그대가 다시금 빛을 뿌려주듯  우리 역시 언제나 새롭혀 보겠습니다.

 

 

 

아침을 맞는다는건,

그리운 이들에겐 어둠에 가로막혀 갈수 없었던

그곳으로 달려갈 길이 생겼고

어둠속에서 방황하고 눈물짓던 이들에겐 빛 하나에 의지할 힘도 얻어본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벌재로 간다.

 

 

 

황장산 오르는 도중 렌턴에 문제가 생겼다.

어둠도 싫어하는 나에겐  힘든 시간이 아닐수 없었다.

뒤에서 우리 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눈 구덩이 속으로 꽈당하고

급경사 미끄럼지대에서 조금 위험한 순간도 지나야 했다.

그런데 눈속에 파묻히던 그 순간 왜그리 기분이

상쾌하고 시원했는지 모른다. 후련한 그 무엇이 있었다.

 

한 여자를 두고서, 어릴적부터 절친인 두 남자가 야밤 공터에서

주먹다짐을 한 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벌러덩 드러누워

하늘의 총총한 별을 보며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장면..

그 짧은 순간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두 남자의 기분이 그러했을까.

 

 

벌재로 내려서는 님들.

마치 등산복을 맞춰 입기라도 한듯~ 빨강과 파랑으로..

 

 

 

오전 8시 20분쯤..

벌재엔 비탐방구간이라 감시원이 있을까 산악회 측에선 걱정도 하였지만

연초라서 그런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누구도 만날수는 없었다.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 위치한 벌재.

 

                    

 

이곳에서 가볍게 요기들을 하고 우측 문복대 방향으로 간다.

 

 

 

나는 벌재부터 저수령까지는 이미 지나간 자리다.

각기 다른 산악회에서 대간을 하다보니 내가 마쳤던 구간에서 이어 하기가 힘들다.

어차피 나는 했던 구간도 상관없이 하는지라 큰 의미는 없다.

 

 

 

문복대까지는 3.5km.지나온 황장산은 5.5km.

 

 

 

벌재에서 저수령까지는 솔직히 전망보다는 낙엽송이 울창한 곳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는 있지만 나는 이런 숲길을 좋아한다.

화려한 볼거리엔 눈을 빼앗기지만 이런 솔길을 걸을땐 마음을 온통 빼앗긴다..

 

 

 

낙엽송 사이로 지나온 황장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옆으로 뾰족한 감투봉까지..오늘 제대로 된 황장산을 볼수가 없었다.

다시금 황장산을 밟게 된다면 나는 그 새로움에 환호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둠속 그곳을 지남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진행 방향 좌측으로 도락산도 보이지만 나뭇가지들에 걸려 시원하게 볼수는 없다.

도락산 우측으론 단양 황정산도 가까이에 잡힌다.

 

 

 

오늘 처음으로 앞뒤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다.

혼자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것인지

외로워 보이는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것인지..

나에겐 단체산행중 이런 시간이 더할수 없이 소중하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

 

 

 

드디어 전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선다.

우측 끝으로 공덕산과 천주봉.

오늘 진행내내 천주봉과 공덕산은 함께했다.

 

 

 

천주봉과 공덕산.

 

 

 

문경시 동로면 석향리 일대.

 

 

 

 

오늘 지나온 황장산과 지난주 걸었던 대미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장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문경의 대간길.

문경만큼 대간길이 길게 이어진 곳도 없을 것이다.

 

 

 

우측 끝으로 주흘산인가~ 아직도 주흘산이 잡힌다.

 

 

 

님들, 길 이쁘게 잘 내셨습니다.

거기에 하늘까지 받쳐주는군요~

 

 

 

문복대는 사방이 막혀있다. 뒤로는 소백산이 있지만

나무가지들에 가려 조망이 시원스럽지 못하다.

 

 

 

2013년 2월 28일의 문복대.

이날도 어김없이 매고 있던 카메라 가방.

그리고, 대간길을 걷고 있음도 잘 인지 못했던 어리버리 어설펐던 나.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백두대간에 관심도, 대간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대중교통으로 가야할 산행지를 더 이상 찾지 못해 시작한 대간.

 

그날 대부분은 저수령에서 시작한지라 모두들 일찍 하산을 하고

예닐곱 정도만이 벌재부터 사동리까지 진행~

그날 촛대봉, 묘적령을 지나 사동리까지의 길은 정말로 험난했고

어두워져서야 사동리에 하산할수가 있었다. 

 

 

소백산 연화봉이 들어온다.

하지만 내 카메라 55m 렌즈로는 어림도 없다..

 

 

 

줌 해 찍은 뒤, 다시 확대해 자르기까지 하니

화질이 떨어지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래도 가고픈 소백산을 조금이라도 볼수 있으니 다행~

 

 

 

옛 저수재로 내려서기전

다음 구간인 촛대봉도 보이기 시작한다.

 

 

 

저수령 길도 보인다.

 

 

 

옛 저수재에 도착한다.

이곳이 끝이 아니므로 다시 우측 산길로 올라야 한다.

오늘이 나의 비탐방 마지막이라고 선물까지 챙겨주신 님.

감사한 마음을 어찌 다 전해드리지요.그런데 어쩌지요~

저는 아무것도 해드릴것이 없어서요. 다음엔 제가 맛난거 사겠습니다~

백수인 점을 감안, 떡볶이 선에서 합의해 주시지요~^^

 

 

 

용두산 등산로 갈림길. 이제 저수령은 지척이다.

 

 

 

저수령에 내려서면서 보이는 풍경.

경북 예천군 상리면 일대.

멀리 가운데 계속 따라오던 우뚝한 산이 어딜지 넘넘 궁금해진다.

안동과 영주 방향인듯 한데.다음에 다시 짚어보리라.

 

 

 

이곳에서 해맞이 축제가 있는건지 해맞이 제단석이 있다.

님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어두운 무박길 무사히 마쳤답니다.

 

 

 

11시 30분쯤 저수령에 도착한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경북 예천군 상리면의 경계인 저수령.

경북 예천쪽 저수령석.

저수령석 뒤로 촛대봉과 묘적령으로 오르는 대간길도 보인다.

 

 

 

백두대간 저수령석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산행을 마친다. 8시간 30분쯤 걸렸다.

처음 황장산 오를때의 밧줄구간을 빼면 그리 위험한 곳은 없었다.

캄캄한 밤, 대야산 밧줄을 잡을적의 기분 나쁜 그 무엇도 없었다.

눈속에 파묻히고 넘어졌을때 요상하리만치 속시원한 묘한 기분도 좋았다.   

                  

아쉬운건, 황장산 암릉구간을 지나면서

탁 트인 사방을 두고도 그냥 지나칠수밖에 없었다는거.

그 아쉬움으로 나는 다시 찾을 황장산을 남겨두려 한다.

다시 찾은 그날,

2015년 1월 3일의 황장산과 그 길을 걷고 있

나를 돌아보고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지난 산행들을 보면서 그날의 나를 보고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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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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