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만큼이나 수수해 보이고 여성스러운 들장미님..
이 글을 보실런지요~
여름,산행을 같이 한후 님께서 여러번 산행 제의를 해주셨지요~
그럼에도 거넘의 대간을 한답시구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게다가 제 망가져가는 2G폰은
하루나 이틀 지나 문자수신이 되기도 하구요..
주말에 팔공산은 다녀오셨는지요~
앞으론 대간산행을 많이 줄이고 님과 함께
눈꽃산행이나 다니구 싶습니당~
오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남겨봅니다..
2014년 12월 4일 목요일.
며칠전부터 서해안과 호남쪽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어제 월악산을 가지 못한 아쉬움으로 오늘 대둔산에 간다.
물론 저녁때 대전에서 있을 친구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하다.
동서울에서 대전청사행 아침 6시 30분차를 탄다.
대전정부청사 근처의 이마트 앞으로 간다.
이마트 앞, 정확히는 하이마트 바로 앞에서 318번 버스를 타고
도마교네거리로 간다.도마교네거리에서 대둔산 휴게소, 배티재로 가는
34번 버스를 탈수가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는 분이라면 택시를 타고
서부터미널 앞으로 가심이 나을수도 있다.
도마교네거리에서 내려 바로 34번 버스를 탈수도 있지만
시간도 남고해서 5분거리인 서부터미널로 슬슬 걸어간다.
서부터미널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서부터미널 앞쪽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타야 한다는 점..
9시 45분차를 타고 배티재로 출발~
버스안에 있는 시간표.
올 1월에 왔을땐 2시 10분차를 타고 대전으로 나갔었는데
오늘도 잘하면 그 시간이면 하산할수 있을것도 같다.
산행코스 : 배티재~ 대둔산주차장~ 마천대~ 낙조대~ 배티재휴게소
10시 40분쯤,대둔산 휴게소가 있는 배티재에 도착한다.
전북 완주와 충남 금산의 경계인 배티재.
다행히 눈은 그쳤고 어제처럼 날씨도 춥지는 않다.
대둔산 암봉위로 눈이 녹지는 않을까 조바심이 생긴다.
오대산 방향 배티재 등산로 입구.
1월에 이곳에 왔을땐 바로 오대산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낙조대를 거쳐 마천대로 갔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대둔산 주차장에서 시작해보고 싶어졌다.
배티재에서 대둔산 입구까지 가는 마을버스 같은게 있다해
몇몇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둔산 입구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15분정도 소요~
하지만, 이렇게 하늘이 이쁜데
그리고 대둔산의 설경이 이리 고운데 그냥 지나치고 싶지가 않다.
오늘은 아스팔트길을 따라 대둔산 입구로 걸어 내려가기로 한다.
가끔은 아스팔트 길도 걷고 싶을때가 있다. 요런 날..
대둔산을 우측으로 끼고서 걸어본다.
오후에는 다시 눈이 내린다하니
이 하늘이 사라지기 전에 연신 찍어댄다.
어쩌면 나는 이날,
대둔산 주차장으로 가는 이 길에서 본 일대의 풍경들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이 아스팔트 위에서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대둔산에 올라가지 않았더라도 후회하진 않았을것 같다.
지난 지리산 동부능선에 갔다가 중산리로 하산했을때도 그랬다.
중산리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아스팔트길..
나는 두고두고 그날, 그 길위에서의 시간이 좋았다 생각했다.
좋음이란건 각자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거..
대둔산 줄기를 따라 걷는길,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난다.
지가 서울로 안올라오구 대전에서 약속을 잡은 친구가 고맙기까지 하다.
친구~ 덕분에 난 새로운 대둔산을 보구 있다우.
충청도니, 보고 있어유~ 해야하나~
지나온 대둔산 휴게소.
대둔산엔 많이도 와봤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니 새로운 산이 되어 있었다.
대둔산 삼거리.
중간에 용문골 올라가는 길이 있었지만
아무도 밟지 않았는지 길을 분간할수가 없었다.
대둔산 입구에 들어서니 가로수에 소북히 쌓인 눈과 그 길에서 멈춰서신 님들.
구두를 신을걸 보니 산행객은 아닌듯.
탐방센타 앞, 그리고 뒤로 케이블카 승강장.
1990년에 설치된 케이블카.
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전에도, 설치된 후에도 나는 이곳에 왔었다.
나는 뭐든지 타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산에 다니려 어쩔수 없이 자주 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음을 유독 견디질 못한다.
곤도라도 케이블카도 좋아하지 않는다.
발왕산 갔다가 용평리조트에서 시간을 단축하려 탔던 곤도라의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조금 편하자 했던게 두고두고 공포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버렸다.
동학농민혁명 기념비 앞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하늘이 넘 이쁘다.
난 무조건 하늘이 좋은 날을 좋아한다.
산이 절경이 아니어도 괜찮다.
파란 하늘, 운무가 장관인 날, 먹구름 가득한 날,
그런 하늘이 있는 날이라면 나는 무조건적으로 기분 업~~
케이블카를 타고 몇몇이 올라간뒤
하산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을뿐, 등산로는 썰렁해졌다.
처음에 엄청 빠른 속도로 올라가셔서 산꾼, 고수인줄 알았다.
그런데 한번 멈춰서더니 다시 걷는 걸음이
거의 움직임을 못느낄 정도로 더디시다~^^ 저 먼저 갑지요~
신라 문무왕때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바위 아래서 3일을 지냈다는 전설이 남았다고 하는
동심바위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금강구름다리.
날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한다.
이곳으로의 대둔산은 정말 오랜만이다.
우리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마이산에 자주 갔었다.
그리고 이곳 대둔산..
고1때도, 고2 여름방학때도,
막 대학 입학해 한달이 안되어서도 이 계단길을 오르고 있었다.
사소한 것에도 우리는 어찌나 즐거워 했던지
깔깔대고 웃던 그때는 이길이 힘든줄도 몰랐다.
등산의 개념이 없던 그때 대둔산이란
그저 유람이고 놀거리였다.
지역주민에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즐길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였는지도 모른다.
우측 구름다리로 간다.
구름다리로 가기전 전망대에 서니
대둔산 입구 상가지역과 케이블카가 보이고
멀리 지나온 배티재(대둔산휴게소)도 보인다.
대둔산 휴게소를 조금 당겨본다.
18~55인 내 렌즈로는 더이상 줌은 안돼욤~
금강구름다리다.
위로는 삼선계단과 마천대가 보이는 곳.
가을이면 단풍으로 장관인 곳이지만
눈쌓인 설경 또한 빼놓을수가 없다.
날이 흐려지지 않았다면 파란 하늘과 대비를 이뤄
멋진 대둔산을 볼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워진다.
전망대에 오래도록 계시는 님들..
어찌 이 풍경 앞에서 쉽사리 걸음이 떨어지겠습니까~
와우~
뿌연 하늘이 넘 아쉽지만 이런 무채색의 날은 이만의 매력이 있다.
삼선계단과 마천대 주위로 눈꽃이 장관이다.
하지만 저곳을 가려하니 벌써부터 가슴은 콩당콩당~
기암절벽 사이사이로 핀 눈꽃들.
구름다리를 건너와서..
암봉 하나하나에 밀가루를 꼼꼼히 뭍혀둔것만 같다.
설산 위를 오가는 대둔산 케이블카.
삼선다리로 가는 길,
임산부도 아니구, 노약자도 아니고, 음주자도 아니니
나는 꼭 올라야 한답니까~
지금 다리 후들거리는 사람은요~ ㅎ
127계단의 삼선다리와 삼선암.
고려말 한 재상이 세 딸을 데리고 나라가 망함을 한탄하여
이곳에서 평생을 보냈는데 재상의 딸들이 선인으로 변하여
바위가 되었다나.
그 바위모습이 삼선이 능선아래를 지켜보는 모습과 같아
삼선바위라 이름하였다는~
이리봐도 저리봐도 아찔하다.
갑자기 올라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많이 올라가 봤는데 그냥 돌아서 정상에 갈까 잠시 갈등을 해본다..
그래도 대둔산에 와서 삼선계단을 오르지 않은자
대둔산을 논하지 말라 하였거늘, 오른다..
중간을 지나면서부터 심장은 콩당콩당,
다리는 후들후들, 정신은 혼미..도대체 127계단이 왜이리 긴거야~
에휴~ 살았다.
뒤돌아 보니 더욱 아찔~눈발이 굵어진다.
마천대 바로 아래는 계단 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둔산 정상 마천대(878m)
대둔산은 충남 논산군, 금산군, 그리고 전북 완주에 걸쳐있는 산이다.
주로 산행은 케이블카가 있는 완주쪽에서 많이들 한다.
전라북도 완주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아름답고 충남쪽은 숲과 계곡이 좋다.
전북과 충남 모두 두곳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원래 대둔이란 명칭은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한 큰 산봉우리라는 뜻이다.
산 동쪽 2km 지점에 배티재는 과거 전라도와
충청도를 잇는 주요 통로였다고 한다.
현재도 여수~청주를 잇는 17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대둔산 근처로는 오대산과 천등산,월성봉 등과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산군을 형성하고
수많은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칠성봉과 낙조대 방향으로..
뒤로 연석산과 운장산이 보일텐데 너무 흐려 분간이 되질 않다.
날이 더 흐려지고 눈발마저 굵어져
바로 마천대를 내려선다.
낙조산장으로 가는길,
누구 하나 걷지 않았는지 아예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
마천대 아래 쉼터.
이곳은 땅콩을 받아먹는 곤줄박이가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해졌다.
용문골로 갈지, 배티재로 갈지
일단 직진해서 용문골 방향으로 간다.
낙조대 아래의 낙조 산장도 온통 흰 눈으로 쌓여버렸다.
낙조대로 가는길,온통 눈세상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날씨도 푹한데 털모자가 왠말이래~
군밤장수가 따로 없다.
그래도 기분은 날아갈듯 좋다구요.
소나무도 멋지고
아무 바위 위에나 올려두고 셀카도 마구 날려보고
살짝씩 흩날리는 눈송이들에 기분은 더욱 상쾌해졌다.
날이 흐려 아쉽지만 괜찮다.
우측 끝으로 마천대도 살짝 들어온다.
온통 하얀 세상.
어느 님은 겨울 설산이 왜 좋은지 모르겠다 하셨다.
흰색밖에 없어 답답하다 하셨다.
가끔은 그 말이 이해될때도 있다.그럴수 있다.
나는 그래도 설산이 좋다.
낙조대로 가는 길,한동안 산죽길도 이어진다.
낙조대에서 바라본
오대산과 배티골로 이어지는 능선길.
배티재로 간다.태고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
태고사 광장 갈림길.
이곳에선 오대산 방향으로 진행.
깔딱을 조금 올라 전망대가 있는 오대산 갈림길에 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배티재쪽이다.
오대산엔 들르지 않고 바로 배티재로 내려선다.
배티재로 내려가는 길은 한동안 계단길이 이어진다.
눈이 많아 계단인지 땅인지 분간이 되질 않으니 오히려 하산길이 더 편하다.
오후 2시 45분 배티재로 하산.
지난 1월에 왔을때보다도 40분이나 더 걸렸다.
처음 아스팔트길을 따라 대둔산 입구로 가면서 여유를 많이 부린 탓일테다.
3시 5분차를 타면 된다.
하산하니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기분 좋다.
눈 내리는 대둔산 휴게소.
이미 와 있는 34번 버스를 타고 대전 서부터미널로 간다.
친구야~ 5시에 보자.빨리 보고싶다
할 얘기 무지하게 많단다.
그리구 우리에게 남은 대둔산의 추억을 밤새도록 풀어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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