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이번주는 일요대간에만 참석하고 쉬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백화산 황학산 구간에 가고 있다.
코스가 길지 않고 평탄한 길이 이어져 편한 마음으로 참석한다.
더군다나 그 동안 계속된 어둠속 산행탓인지 대낮에 산길을 걷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야간산행도 날이 새면 밝아지는건 마찬가지고
새벽의 청아한 공기를 맡을수 있는 좋은점도 있지만
계속되는 어둠을 걷는것 자체가
조금은 우울해지고 다운되는 기분은 어쩔수가 없었다.
산행코스 : 분지리 안말~ 사다리재~ 평전치 ~백화산~ 황학산 ~조봉~ 이화령
산행거리 : 접속거리 포함 약 14km.
산행시간 : 놀며 걸며 5시간 좀 넘었나~ (시간엔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구간이다.)
오전 10시가 다 된 시간,
분지리 안말 마을로 들어가며 산행은 시작된다.
안말에서 사다리재까지는 접속구간인 것이다.
안말 마을 앞의 나무 한그루를 이정표 삼아 우측 계곡길로 들어선다.
사다리골로 들어서는 님들.
지리산 동부능선에 다녀온뒤 3주만에 만나는 님.
사다리재까지는 정체될게 뻔하니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올라간 뒤에 천천히 사다리재를 향해 올라선다.
얼마나 가물었는지 이끼가 있는 계곡에도 물방울을 찾아볼수가 없다.
사다리재 바로 밑.
40분이면 사다리재까지 오를수 있는 짧은 거리다.
우측으로는 백두대간 이만봉과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길,
백화산까지는 4,8km
걷다보면 좌측으로 부봉과 주흘산이 보인다.
생각도 못했는데 상고대가 피었다.
언니두 선그라스도 상고대도 멋집니다요.
뇌정산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가면 뇌정산.
언젠가 뇌정산으로 가서 백화산과 희양산 그리고 대야산 주흘산 조령까지
근처의 대간길을 모두 조망해보고 싶다. 뇌정산이 조망이 트이는 곳이라면
문경과 충북 일대의 아름다운 산군들을 모두 볼수있는 최고의 명당자리가 아닐까 싶다.
평전치.
이곳에서도 분지리로 내려서는 길은 있다.
예전에는 평발등이라고도 불렀고
문경시 마성면 상내리와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를 연결하는 통로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이는 백화산 정상부에 상고대가.
하지만 가는길 내내 상고대가 우수수 떨어져버리니 아무래도 보기는 힘들것 같다.
이 구간에도 밧줄을 두어번 정도 타는 곳이 있지만 그리 위험한 곳은 없다.
가볍게 눈 인사만 나눴을뿐, 작년부터 뵈었던 인상좋은 님도
오랜만에 본다.
우측으로 보이는 뇌정산 아래의 마을.
얼마 남지 않은 상고대가 아쉬워 우리는 사진을 남발해본다.
상고대와 님..
굿이예요~^^
만덕사 갈림길.
백화산은 이제 400m만 더 올라가면 된다..
뇌정산이 보이는 백화산 바로 밑 전망처에서..
아쉬운건 시계가 썩 좋지가 않다는 점이다.
찬바람이 한번 휘몰고 가면 좋으련만 좀 탁하다.
우측 희양산과 좌측 뇌정산.
희양산과 곰틀봉, 이만봉까지..
막상 백화산 정상에서는 이쪽으론 보이질 없으니
이곳이 최고의 전망처이기도 하다.
지나온 대간길과 희끗한 희양산 암봉..
요즘 어쩌다보니 희양산 얘기가 이어지는것 같다.
이길을 걷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예전부터 느꼈던건데 님은 선그라스를 끼시면
무슨 군조교 같습니다요~ 빨간 모자까지~멋지십니다요 .
한실골과 그 아래 마을, 그리고 만덕사.
백화산 정상부.
이미 상고대는 다 떨어지고 없다.
님,, 카톡~카톡하느라 바쁘십니다그려~
먼저 올라가 있겠습니다.
백화산 정상에 올라서니 아까 사진을 찍어주셨던 분이 올라와 계셨다.
산악회 분들이 많이 바뀌었다. 오늘만 그런것인지 여하튼.
평일임에도 젊은 분들도 많이 보였다.
백화산(1063.5m)은 충북 괴산의 많은 산들중 가장 높은 봉우리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잇는 백두대간 백화산.
겨울철 눈덮힌 산봉우리 모습이 하얀천을 뒤집어 쓰인듯 보여 이름 붙여졌다 한다.
백화산은 좌우로 대간을 따라 이화령과 시루봉으로 날개를 펼친 봉황의 형상이고
수컷 봉황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 밑으로 봉생과 봉황이 울었다는 봉명산도 있고
희양산 지날때부터 보였던 천년고찰 봉암사도 가까이에 있다.
정면으론 종지봉과 성주봉, 운달산이라는데 나는 아직 그건 모르겠다.
왼쪽으로는 주흘산 자락이 이어질테고
저 멀리로 보이는 곳이 아직 비탐방 하나 남은 포암산과 대미산 능선이겠다.
문경시 마성면 일대 뒤로 보이는 능선은
단산~ 선암산~ 오정산 능선이란다.
저곳은 언제 또 가보려나~~
블로그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도 요즘 모르는 곳 공부도 하게 된다.
뇌정산 뒤 좌측 중앙끝으로 속리산도 살짜기 들어온다.
직접 볼때와 사진으로 느낄때가 다른 순간이다.
숨은 그림을 찾는 느낌.
능곡산과 마성면 상내리 일대.
밧줄을 타는 한곳 더 있다.
님에게 이 정도 밧줄은 밧줄도 아니지요~
지나온 백화산..
따가운 햇살에 조금 남은 상고대가 희끗거린다.
오늘 지나온 완만한 대간길..
우측으론 오늘 가야할 황학산과 조봉에서 흘러내린 자락과
좌측 백화산 줄기아래 분지리골이 깊게 이어진다.
분지리골 끝으로 저수지도 보인다.
어딜가나 희양산은 곁에 있구..
흰드메 삼거리다.
누군가 옆쪽으로 힘드네 삼거리라 써 놓았다..ㅎ
다시 황학산으로 가는길.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낙엽이 너무 많아 푹푹 빠지면 걷기도 힘들텐데
오늘 이곳은 발길이 푹신해 걷기좋을 정도로 말 그대로 딱이다.
큰 무리없이 황학산 정상 (912.8m)에 도착한다.
지나온 백화산 줄기.
그렇게 맛있쪄요~~
대간을 하며 이렇게 걷기 좋고 평탄한 길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녹음이 짙을때 이곳을 지난다면 그 푸르름과 들길같은 편안함에 취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올것만 같다.
낙엽송길이 시작된다.
파란 하늘과 쭉쭉 뻗은 낙엽송, 다시 한번 느껴보려 한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기분좋은 낙엽송..
낙엽송 솔가루가 바닥에 떨어져
걷는 길이 어찌나 편하던지 기분마저 좋아진다.
작은 연못 습지앞에서..
뭐한다요~ 얼음을 깨겄다고요~ 그러다 풍덩하면 난 몰러요~
이 일대엔 가는잎그늘사초가 많이 있다.
여름이면 이 일대가 어떠할지 눈에 선하다.
그리고 습지 주변으로 가득할 야생화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좋은 호르몬으로 가득하다.
이 글을 올리기전, 몇장의 야생화 사진을 보내주신 님.
고맙습니다.
습지 앞쪽으로 이어지는 낙엽송 거리를 지나
마지막 조봉으로 간다.
낙엽송 낙엽으로 가득 깔린 헬기장.
양탄자를 깔아놓은듯 푹신하다.
넵~이리봐도 저리봐도 좋은 곳 맞지요~
사진이 좋지않아 그럴 뿐
올 가을, 나는 낙엽송이 이리 아름다웠다는걸 새삼 느끼고 있다.
목적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오늘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산행을 하고 싶다.
올 겨울에는 특히 그럴 생각이다.
빨리 걸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을때가 아니라면
나는 오늘처럼 느리게 걷고 싶다. 모든걸 느껴보고 싶다.
조봉(673m)이다.
우리가 너무 여유를 부렸나 후미 몇명도 모두 지나가 버렸다.
뭐 상관은 없다. 우리는 기분도 좋은데 버스 보내버리고
조령 지나 한코스 더할까 농도 해본다.ㅎ
오늘의 체력상 그래도 가능할것 같기는 했다.
길이 이리 좋아도 되는거야.
언니~ 노래한곡 부탁해요.
언니의 은은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길을 걷는다.
이화령으로 하산길.
산악회에서도 우회하라 표시해 놓았지만
동행한 이 언니가 그리고 내가 가지 못할곳은 없다.
예전 군부대가 있던 자리였는데 폐쇄되었나 보다.
철조망 안에 계시니 행복하십니까~
지나온 백화산 줄기가 그대로 들어온다.
바로 손에 잡힐듯 가까운 조령산.
우리는 이곳에 올라 완전 신났다.
백화산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조금은 답답했던 시야가
막상 이 군초소에 올라오니 모든게 시원스러워졌다.
바람도 살랑이고 기분마저 업~
언니~ 내가 언니에게 말했죠..
딱 조교라고요~ 이제야 임자를 찾았네요.
그 자리가 바로 언니자리~
저 혼자 이화령 내려가 언니는 말뚝 박았다 말씀 드릴께요~ ㅎ
군부대 앞 헬기장.
이 헬기장과 조령 능선이 이어지는 풍경은 어찌나 또 괜찮던지
이곳을 오르지 않고 말 잘들었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모처럼 우린 이곳에서 말그대로 놀고들 있었다.
싫은 계단길마저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 곳이다.
헬기장을 하나 더 지나고..
굳게 닫혀 있는 군부대 정문..
군부대 옆 철책을 따라 빠져 나온다.
이화령 휴게소 앞.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왜들 막걸리 한잔 안하시구 나와들 계시나~
나중에 보니 공사를 하려는 것인지 휴게소가 문을 닫았다.
에구~ 지루하셨겠습니다.
왜 이제서야 오는지 의아한 눈빛들로 우리를 쳐다보신다.
이화령 휴게소와 괴산 연풍 방향.
이화령 터널위를 건너 이화령으로 내려선다.
백두대간 이화령석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산행을 마친다.
한동안 이어진 야간산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날이다.
사다리재~ 이화령 구간은 특별히 힘든 구간도 위험한 곳도 없을 뿐더러
완만하고 편한 낙엽송길을 걸을수 있는 아주 여유로운 길이다.
그 길을 걸을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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