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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백두대간 우두령~괘방령 (김천 황악산)

 

2014년 11월 23일 일요일

k대간 산악회.

 

 

산행코스 : 우두령~ 삼성산~ 바람재~ 형제봉~ 황악산~운수봉~여시골산~ 괘방령

산행시간 : 5시간이 채 안걸린듯..

산행거리 : 약 13km

 

보통 다른 산악회에선 우두령에서 눌의산 지나 추풍령까지 진행하는 곳도 많지만

우리는 오늘 아주 짧은 길을 지난다.

더군다나 괘방령에서 추풍령 구간은 이미 두번이나 지난지라 긴 거리에 미련은 전혀 없다.

 

 

 

 

10시 20분쯤 우두령 입구에 도착해 산행준비를 한다.

우두령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경북 김천시 구성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고개다.

소의 등처럼 생겼다해 우등령이라 했다가 우두령으로 바뀌었다 한다.

 

석교산~삼마골재 구간에 가면서 왔던 우두령..

k대간에서는 북진이라고해서 꼭 북진만 하는것은 아니다. 사정에 따라 바뀔수 있으니

나역시 북진, 남진에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우측은 석교산과 삼도봉 방향.

좌측 황악산으로 간다. 7km.

 

우두령 도착해서 나는 내 카메라에 문제가 생긴걸 알게된다.

셔터가 아예 눌러지지도 않을뿐더러 어쩌다 눌러지면 촛점이 맞질 않고 빙빙

돌고만 있다. 보름전쯤 이상 신호가 왔을때 더 미루지 말고 바로

수리를 맡겼어야 했다.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에게 카메라가 문제라면 큰 낭패가 아닐수 없다.

하루를 어떻게 버틸지 벌써부터 온 신경은 카메라에 집중되어 있다.

내 게으름으로 오늘 험난한 하루가 예고된다.

 

 

 

 

늦가을산, 아니 이제 겨울산이다.

겨울산은 눈이 쌓이지 않으면  조금은 황량하게도 보인다.

날은 포근하고,삼성산까지는 이런 낙엽길로 힘든 구간 없이 오른다.

왔다갔다하는 카메라에 신경이 쓰여 어떻게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삼성산(986m)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수 있는 거리다.

삼성산에서 황악산까지는 5.8km

 

 

 

 

 

삼성산을 지나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이 사진은 말 안듣는 내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으로 찍어 한 회원님이 보내주신 것이다.

회원님.너무 멋집니다.스마트폰 성능이 아주 굿이에요~

산행 열심히 하시더니 살까지 빠지구, 사진도 잘 찍으셨군요~

 

 

 

 

삼성암이 있는 골짜기.

경북 김천 대항면 일대겠다.

좌측 뒤로 보이는 산이 덕대산인가 보다.

 

 

 

 

지나온 삼성산도 보인다.

 

 

 

 

 

여정봉 능선,  그 뒤로 황악산.

 

 

 

 

노박덩굴이다.

이 쉬운 아이 이름을 나는 늘 까먹는다.

직접 보지 못하고 내 손으로 남기지 못한 결과다.

책으로, 그림으로만 본 결과는 여지없이 드러난다.

많이 알고 싶거든 많이 떠나라 했다.

많이 만져보라 했다.내 카메라에 많이 담아봐라 했다.

 

 

 

 

여정봉(1030m)을 지나면서 억새길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힘든곳은 없다. 오히려 괘방령이나 직지사에서

오른다면 조금 숨이 찰수도 있겠지만 오늘 우리는 거의 유람수준이다.

 

 

 

 

 

나는 산에 다니며 카메라를 아주 험하게 쓴다.

내부치고 떨어뜨리고 바위에 구르고.

그러다보니 렌즈가 깨져 수리하고 바꾸기를 수차례.

그 비용이었으면 갖고 싶던 카메라 하나를 살수 있었을터.

 

늘 맘에 안들어 투덜대며 갖고 다니는 이 보급형 카메라가 사실은

만만해 바꾸질 못하는 것이다. 좋은 카메라가 내 손에 들어오는 날부터

그 수리비 나갈걸 생각하면 에구~ 못바꾸겠다.

 

 

 

 

백두대간 생태복원지 옆길을 지난다.

 

 

 

 

 

나는 오늘 사진을 맘대로 찍을수 없어 애는 타지만

그래도 회원님들 요래 사진을 많이 찍어주시니

가끔씩 카메라 망가지는 것도 괘안을 터~^^

 

 

 

 

신로봉과 바람재 도로는 고냉지 채소밭 운송로로 쓰인다 한다.

우리 회원님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니 풍력발전기가 세워져도 좋겠다 하신다.

그래서 생긴 도로라 하셔서 나는 진짜인가 했다.

 

 

 

 

 

 

 

 

 

 

 

 

그래도 오늘 시야는 좋은 편이다.

멀리 겹겹의 산그리메에 가슴이 뛰는 날.처음으로 산그리메라는 표현을 써본다.

원래 그리메는 그림자라는 옛말이니까  산 그리메는 산 그림자라는 뜻이다.

요즘 유행처럼 많이들 쓰는 산 그리메.

나는 왠지 간지러워 쓸수가 없었다.

아스라히 보이는 많은 산봉우리들을 그리메의 느낌때문인지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것 같다.

 

 

 

 

전망 담기 바쁘신 님들.

 

 

 

 

 

바람재로 가는길,좌측으로 전망이 트인다.

완전 맑은 날은 아니지만 오히려 나는 오늘이 넘 좋다.

민주지산에서 각기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그 뒤에 아련하게 이어진 산은 어딜까~

 

 

 

 

나는 이런 하늘과 산 마루금들을 볼때면 어찌나 설레던지

가던 길도 잊어버린다.

 

 

 

 

오른쪽은 곤천산과 황악산이 이어지는 줄기겠다.

회원님들 따라잡으려 걸음을 바삐 움직여본다.

 

 

 

 

바람재를 내려다보며..

 

 

 

 

 

좌측 뾰족한 봉우리가 형제봉.

이곳을 좀 지나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멋졌다.

 

 

 

 

 

가야할 형제봉과 황악산과 그리고 곤천산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바람재로 내려가는 모습이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 길을 걸어 내려가는 님들의 모습을 멀리서 찍으려 일부러 언덕위에서

기다렸지만 하필 또 카메라는 움직이질 않았다.

최고의 포토존이라 생각했던 그 자리에서 나는 정말 울고 싶었다..

나는 바람재 내려가는 그 길을 다시 보기 위해서라도

이 길을 다시 걸어야 할듯하다.

 

 

 

 

다시 좌측으로 트이는 전망.

멀리 민주지산 능선을 바라보면서 기분좋은 걸음을 옮긴다.

생각했던 것보다 황악산 가는길은 전망이 좋다.

 

 

 

 

 

오른쪽 황악산 아래 마을이 영화 ~집으로~ 촬영지란다.

그 할머니가 살던 집.. 그 할머니는 여전히 잘 계시는건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바람재로 내려선다.

위에서 바라본 바람재 가는길도 좋았지만

바람재로 혼자 내려설때의 기분도 요상하리만큼 좋다.

 

나는 언제부턴가 음악을 듣지 않았다.

들리면 듣겠지만 일부러 따로이 들으려 하진 않았던것 같다.

서울 올라와 회원님들과 가볍게 저녁을 먹으러 택시를 탔을때

라디오에선 박중훈의 비와 당신이 흘러나왔다.

한때 나는 이 노래를 좋아했었다.

이 노래를 부르던 사람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늦가을의 스산한 바람처럼 마음마저 스산해지는 노래..

 

 

비와 당신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것도 잊혀가네요. 조~용하게~

알수 없는건 그런 내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전 당신 떠나던 그날 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윈 저버렸는데

바보같은 난 눈물이 날까~

 

아련해지는 빛바랜 추억, 그 얼마나 사무치던지

미운 당신을 아직도 나는 그리워 하네.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나 눈물이 날까~

 

다신 안 울텐데

잊지 못한 내가 싫은데

언제까지나 맘은 아플까..

 

 

 

 

바람이 많이 불어 붙여진 이름 바람재(810m)다.

월출산에도, 진해 시루봉에도, 무등산에도 있는 바람재.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상촌면을 넘나드는 고갯마루다.

예전에는 목장으로 토지를 개간했다가 지금은 스산하게 억새만 우거졌다.

 

 

 

 

바람재 전경.

 

 

 

 

 

다시 형제봉으로 간다.

 

 

 

 

 

내려온 길도 뒤돌아보고..

 

 

 

 

 

보고 또 봐도 멋지다.

이런 장면을 보고자 산에 오는 이유다.

좋아서 하는 일, 감동을 받고자 함이다.

 

 

 

 

형제봉에 도착하니 석기봉과 민주지산 각호산 능선이 그대로 들어온다.

앞쪽으론 석교산 능선일테다.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무어라 표현해주지 못하겠다.

집으로 촬영지 지통마 마을 아래 저수지도 보이고..

 

 

 

 

오늘 지나온 길 뒤로

멀리 초점산과 대덕산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연무가 끼는것인지 시야가 조금씩 탁해진다.

 

 

 

 

황학산 정상(1,111m)

1,111m.. 해발의 높이는 절대 잊지 못하겠다.ㅎ

예전엔 이곳에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도 불렀단다.

악자가 들어간 산치고 험하지 않고 암릉이 없는곳이 없다고들 하는데

황악산은 악자가 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전형적인 육산이다.

 

 

 

 

직지사와 김천시내가 들어오지만 점점 시야가 탁해져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아침에 서울에도 미세먼지가 좀 있어

기관지가 예민한 나는 밖에 나가자마자 기침을 해야 했다.

 

 

 

 

헬기장 좌측 뒤로 백두대간 가성산도 보인다.

 

 

 

 

 

좌측 뒤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금오산이란다.

팔에 깁스까지 하고서 산에 오르신 어느 어르신께서 말씀해 주신다.

이곳이 김천이니까 맞다~ 금오산이겠다.

 

 

 

 

금오산을 당겨본다.

누워있는 사람의 옆모습 같다.

2년전 금오산에 가면서 사실은 이곳 황악산에도

오려고 노려봤었지만 결국 오지 못했다.

김천에서 직지사로 가는 버스도 많아 오는건 어렵지가 않다.

 

 

 

 

2년전 이곳을 오려 다른 님들의 산행기를 찾아 봤을땐, 정상석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인위적이지도 않게 딱 좋았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지막지한 정상석이 세워졌다.

인기있는 산이 되어 정상석도 따라 커졌나.

그래도 한북정맥의 볼품없고 크기만 한 정상석들보다는 낫다..

괜히 나는 한북정맥 정상석들을 두고두고 미워했다.

그날 나의 기분이 많이 반영되었다는걸 나는 알고 있음이다.

이젠 두번 다시 미워하지 않겠어욤..

 

 

 

 

정상석 아래 헬기장엔

명산답게 직지사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헬기장은 가득 찼다.

 

 

 

 

 

직지사로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운수봉으로 가는 대간길은 이어진다.

 

 

 

 

 

우리도 가볍게 식사도 할겸 쉬어간다.

 

 

 

 

 

억새가 있는 헬기장 주변 풍경.

억새 때문인지 아직 가을 냄새가 난다.

좌측 뒤로 가성산도 살짜기 들어온다.

 

 

 

 

직지사방향으로 내려서면서 전망좋은 바위에서.

지나온 형제봉과 신선봉 능선.. 

 

 

 

 

가운데 덕대산이라는 곳인데

언뜻 대덕산과 혼동될수도..

 

 

 

 

너무 뿌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직지사와 대항면 일대.

 

 

 

 

여기서부터 직지사 갈림길까지는 한동안 내려서야 한다.

중간에 백운봉 표지판은 보질 못했다.

우리가 못본건지 아님, 표지판이 사라진건지 여하튼..

 

 

 

 

직지사 갈림길이다.

직지사까지 700m를 남겨두고서 대간길은 갈라진다.

너무 많이 내려오는게 아닌가 싶어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발빠르신 님들은 직지사 들렀다가 다시 올라와도 될듯싶다.

 

 

 

 

직지사는 신라 눌의왕 2년(418년)에 이도화상이 창건하였다 한다.

이도화상은 묵호자라고 하는 고구려 선교사로

전교를 위해 신라에 들어와 눌지왕 1년(417년)에 신라 최초로 지금의 구미

상촌면에 있는 태조산에 도리사라는 절을 창건하였다.

도리사를 지으면서 이도화상이 황악사을 가리키며

저 산 아래에도 훌륭한 절터가 있다 했단다. 그래서 그 다음해 직지사를 창건했으니

우리나라의 두번째 절이 되었다.

 

 

 

 

운수봉(680m) 도착.

이곳에서 괘방령까지 3,1km 여시골산까진 1.6km

운수봉엔 무박을 하신 분들인지 베낭의 크기가 우리와는 다르다.

마치 우리는 얘기 코스를 밟는것처럼~

무박이 아닌 당일 배낭이라면 좀 줄일 필요도 있겠다 싶었다.

 

 

 

 

여시골산으로 간다.

 

 

 

 

 

여시골산 바로 밑에 있는 여시굴이다.

속이 보이지 않을만큼 깊어 보인다.

여우가 많이 출몰하여 여시골산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여시골산(620m)

전망이 없는 곳, 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괘방령을 700여미터 남겨둔 마지막 이정표 앞에서 님들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나도 한장.

 

 

 

 

 

회원님..

직지사 앞에서 한봉지씩 사주신 해바라기씨

정말 고소했답니다. 그냥 먹어두 맛있는데

양이 많으니 샐러드에 뿌려먹어도, 쌈장 만들때 빻아넣으면 짠맛도 잡아주고

괜찮았답니다~ 잘 먹겠습니다~^^

 

 

 

 

멋진 나무위에 말법집 하나.

멈춰선 님들.

 

 

 

 

무슨 농작물을 심었던 것일까.

님들 내려간 뒤에 다시 살펴보니 개망초밭이다.

올 여름, 밭을 놀렸다는 얘기일터.

 

 

 

괘방령에 거의 내려서니 가성산이 가깝다.

막상 가성산에선 전망이 트이지 않아 답답한 구간 중 한곳이었다.

 

 

 

 

 

처음 보는 열매다.

촛점이 맞지 않아 사진은 엉망이다.

무슨 열매인지 너무 궁금했다. 우리 회원님 또 나더러 맛간 여자라 할까봐

내려가신뒤 먹어보았다. 약간은 파프리카 같으면서 노각과 덜익은 토마토를

짬뽕해놓은 야리꼬리한 맛.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북아메리카산 외래종 도깨비가지였다.

일대가 노란 열매로 가득해 누군가 심어둔 작물인줄 알았다.

줄기엔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다.

 

 

 

 

 

그렇게 오후 3시 10분쯤 괘방령에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5시간쯤 걸렸나 보다.

 

괘방령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경계지역이다.

괘방령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때 과거를 보러 이 고개를 넘으면 급제의 방에

붙는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대간길 대신 직지사로 하산한 다른 님들을 태우러 버스는 직지사 앞 주차장으로 간다.

우두령~ 황악산~ 괘방령 구간은 편하디 편한 육산으로

힘든 구간은 없다 생각해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조망까지 트여있어 기대이상의 대간길이 되었다.

 

오늘, 카메라에 정신팔려 다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곳.

직지사도 들르지 못한 핑계를 늘려

올겨울 설경이 있는 황악산에 다시 찾을 생각으로

나는 벌써부터 설렘 가득한 기대에 차있다.

짧지만 알찼던 우두령~ 괘방령 산행기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