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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백두대간 미시령~ 마등령~백담사

 

2014년 10월 19일 토요일 (금요무박)

처음 가는 M산악회.

비탐구간, K대간 산악회 회원들이 거의 반 가까이를 채운다.

 

 

산행코스 : 미시령 ~ 황철봉 ~ 마등령~ 오세암 ~백담사

산행거리 : 약 17.5km (재는 사람과 방식에 따라 차이..)

산행시간 : 아주 느린 걸음으로  10시간 10분쯤.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 사이에 위치한 미시령(767m).

새벽 3시가 다되어 미시령에 도착한다.

지난번 미시령~진부령에 다녀온후 두번쩨다.

그때는 오전 9시가 넘어 미시령에 도착한지라 미시령 감시초소 옆쪽에서 출발해야 했다.

 

 

 

 

우거진 잡목을 헤치고 앞사람을 의지해 길을 나선다.

가는도중 길을 잘못들어 줄지어 뒤돌아 내려서기를 여러번..

나뭇가지에 걸리고 걸음은 더뎌져도 하늘의 별이 어찌나 많던지

자꾸만 하늘을 보게된다. 기분이 좋아진다.

 

 

 

 

울산바위 갈림길이다(1092m).

나는 어둠속에서 사진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위험해서가 아니라 사진에 자신이 없어서다.

자동으로 놓고 찍으면 후레쉬가 터져 빛이 너무 많고..

그렇다고 일일이 조정해가며 찍기에는 부족한 내 실력과 더뎌지는 걸음.

 

 

 

 

드디어 보이지 않는 너덜의 시작이다.

오늘 구간은 끝없는 너덜을 지나야한다 했다.

그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도 모르고 오르는 너덜은 조금 위험하게도

두렵게도 느껴질수도 있겠다.

게다가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자꾸만 몸이 휘청거린다.

그 바람을 위로라도 하려는건지, 한 회원님 지난 일요일 덕유산에서 만난 태풍의 위력을 얘기하며

이 바람은 바람축에도 못낀다 얘기하신다..

덕분에 위로가 됐답니다~~ㅎ

 

 

 

 

시선은 아래 너덜을 봐야하고 거친 바람도 이겨내야 한다.

그런데 왠지 기분이 좋다.

나는 가끔 이상하게도 기분좋은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렇다. 휘청거리게 하는 바람도 싫지 않고

하늘의 별도 초승달도 기분을 업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좌측으로 계속 보이는 속초 시내의 야경도 담아본다.

 

 

 

 

 

5시 45분쯤, 황철봉(1,381m)에 도착.

아주 협소한 공간이라 정체가 된다.

황철북봉을 거쳐 왔다는데 표지석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누군가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저 앞만 보고 진행한것 같다.

 

 

 

 

저항령을 얼마 남겨지 않고 어둠이 걷혀간다.

보이는 앞의 너덜산은 걸레봉이라는 이름을 가졌단다..

걷기 참 뭐시기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참 ~

 

 

 

 

멀리 대청봉과 중봉도, 앞쪽으로 마등봉도 세존봉도 들어온다.

 

 

 

 

 

마등봉 뒤로 대청봉과 중봉.

3주전 다녀온 미시령~ 진부령구간 글을 올리면서 

무의식중에 대청봉을 천왕봉이라 올렸는데

몇주가 지나도록 나는 눈뜬 장님처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틀전 어느님이 댓글에 올려주셔 그때서야 아차 왠 천왕봉~^^

 

 

 

 

저항령 지나 보이는 걸레봉으로 간다.

 

 

 

 

 

저항령을 지나 다시 너덜을 오를적에 동해쪽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이미, 달마봉 뒤로 일출은 시작되었다.

 

 

 

 

깨끗한 날이라면 속초 앞바다가 보이겠지만

일출을 볼수 있는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한다.

오늘 이 햇님이 우리를 밝은 빛으로 인도줄것이다~

 

 

 

 

아찔해 보이는 너덜겅.

하지만 어둠속에서 너덜을 지났을때에 비하면 힘든건 아무것도 없다.

황철봉 오를때보다 바위도 한결 작아져 위험은 많이

사라지기도 했다.

 

 

 

 

저항령 계곡길이 길게 내려뻗친다.

 

 

 

 

 

지나온 황철봉 능선..

 

 

 

 

 

이곳에 서면 죄측 끝으로 향로봉이 있을 자리 같은데

보이지 않으니 잘 모르겠다.

 

 

 

 

기암 꼭대기로 햇살이 들어 앉는다.

 

 

 

 

 

다시 마등령을 향해 가는길, 가을빛이 완연하다.

 

 

 

 

 

분명 좀전에 가을빛이 완연하다 했는데

철모르고 피어난 털진달래 하나..

 

 

 

 

 

시야가 탁한것이 아쉬운 날..

 

 

 

 

 

끝없는 너덜길의 연속.

 

 

 

 

 

마른 덤불을 조금 제치고 나니 개쑥부쟁이 하나가 나온다.

흔하던 개쑥부쟁이도 이 시기에 만나니 반갑기만 하다.

 

 

 

 

 

마등봉과 뒤로 희미하지만 대청봉과 중봉도 담긴다.

 

 

 

 

 

귀때기청봉과 서북능선..

 

 

 

 

 

 

이제 종자를 맺고 있는 배초향 군락을 만난다.

한참 꽃을 피웠을때보다도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새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은 홍자색 꽃이 폈을때도 지고 나서도 크게

달라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선지 구분이 어렵지 않다.

 

 

 

 

바람에 흩날리는 병조희풀 열매.

마치 백발마녀를 보는것 같기도 하고 혼불이 그려지기도 한다.

 

 

 

 

 

우뚝 솟은 암봉뒤로 마등봉이 멀지 않다.

 

 

 

 

지나는 길에 늦가을의 정취가 고상스럽다.

너무 화려하지 않아서 좋기도 하다.

 

 

 

 

기암봉 뒤로 황철봉 능선이 지나고..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까실쑥부쟁이.

까실~ 넌 꽃이 진뒤도 여전히 이쁘구나~

 

 

 

 

좌측에서부터 황철남봉, 황철봉, 우측으로 황철북봉, 우측 끝으로 울산바위 삼거리겠다.

어둠을 걷느라 산의 모양이 어떠했는지 알수가 없었다.

황철봉 오르면서 계속 전망되던 속초시내도 궁금하고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훤한날 저길을 다시 걸어보고 싶다.

언젠가 꼭 개인적으로 이 구간을 걸어볼 것이다.

 

 

 

 

마등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너덜겅.

 

 

 

 

 

황철봉 능선과  저항령 계곡이 흘러 울산바위까지

그리고 너덜과 사면.

 

 

 

 

반대편 귀때기청봉도 가까이에  잡힌다.

그 뒤론 가리봉일텐데 흐려 보이지가 않는다.

 

 

 

 

황철봉과 울산바위를 담으시는 님들.

 

 

 

 

 

아구장나무 열매다.

봄에 하얀 꽃이 폈을때는 알아보겠지만 열매를 맺고 나면

더욱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얼마전까지도 꽃으로 화려함을 뽐내더니 벌써 씨방을 맺었다.

산부추다.

 

 

 

 

마등봉 정상에 선다.

누군가가 써놓았던 정상석 글씨도 닳아 없어져가고.

 

 

 

 

울산바위 방향으로 한장 더 남기고, 마등령으로 향한다.

 

 

 

 

 

씨앗을 맺은 투구꽃도 보인다.

불과 일주일 사이, 산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구간엔 유독 씨앗을 날리는  분취가 많이 보인다.

 

 

 

 

 

마등령(1320m)에 도착해서 인증샷을 남긴다.

마등령에서 미시령구간은 자연휴식년제로 2026년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내가 준법 정신이 투철해져 지키게 된다면

다시 마등령~미시령을 찾았을때 내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에구~ 그때까지 산에 다니고 있을런지도 장담 못하겠다.

 

 

 

 

마등령 높은 바위에 올라서니 외설악의 곳곳이 들어온다.

뾰족 솟은 세존봉도 가까이에 있다. 

날이 흐려 권금성은 형체뿐 보이지 않고..

 

 

 

 

마등령 모습.

우측 계단길은 비선대로 향하는 길.

이곳에서 회원들을 기다리셨다는 님도 다시 만나고..

 

 

 

 

나한봉도 1275봉도 가까이에 있다.

공룡능선이 이어진다.

대청,중청도 지척으로 보인다.

 

 

 

 

공룡 뒤쪽으로 화채능선도 이어진다.

 

 

 

 

 

 

 

 

 

 

 

오세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풍경이 멋진 곳이지만

오늘은 역광에다 시야가 탁해 따로 찍지 않는다.

 

 

 

 

 

오세암으로 내려서는 길.

대간을 같이 해 온 반가운 님들이 역전의 용사들처럼 다시 만났다.

 

 

 

 

 

늘 뒷짐을 지고 걷는 님,뒷짐을 풀기도 하시는군요~ ㅎ

늘 선두로 내달리던 분이 오늘은 이리 천천히 걸으시니

조금 생소하기도 , 반갑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오늘 나는 무지 수다스럽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다.

산행내내 어찌나 말을 많이 했던지

좋아하는 건오징어를 며칠동안 씹은것처럼 입도 턱도 아프다.

 

 

 

 

오세암.

 

 

 

 

 

오세암 물맛은 어떻단가요 ~

물을 보니 나도 갑자기 갈증이 밀려온다.

 

 

 

 

오세암 앞으로 보이는 나즈막한 봉우리가 만경대인가 보다.

우리는 오늘 저곳에 올라볼 생각이다.

 

 

 

 

거기 펑퍼짐한 뒤태는 뉴구~

어쩐다니~ 얼굴을 감추어도 꼬리가 숨겨지질 않으니~~

 

 

 

 

 

낙엽길을 걷는다.

오늘은 모든게 다 좋다. 요 이상한 기분때문에 더 그럴것이다.

 

 

 

 

 

나뭇가지가 작살을 닮았다해 작살나무다.

조금 작은 좀작살나무도 있다.

 

 

 

 

만경대 오르는 길.

 

 

 

 

 

선두로 만경대에 오르신 님.

죄송한데, 옷 갈아입는 모습을 봐버렸답니다.

고의는 아니었고, 그닥 적나라하지도 않았으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깊은 산중 오세암의 모습.

나는 높은곳에 앉아서 보는 산사를 좋아한다.

기독교 신자라 혹, 산중의 산사마저도 부답스럽지 않느냐

어느 회원님께 물었다. 그렇지 않다 하신다.

 

어느 사찰 그림의 문화재에 누군가 십자가 표시를 하고 사탄아 물렀거라~하고 써놓았다.

그걸 본 유홍준 교수가 돌려준 말.. 당신이 바로 사탄.. 물렀거라~

기독교든, 불교든 역사와 문화재는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가치있는것.

그걸 잊는 순간부터 당신은 진정한 종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누구가 주인공이랍니까.내 뒤로 한 회원님의 모습도 들어간다.

일타쌍피?

 

 

 

 

만경대 끝 절벽으로 오르님.

 

 

 

 

 

차렷~

너무 모범생이 아니신지요.

 

 

 

 

 

끝으로 건너와서 반대편 모습도 담는다.

멋진 소나무들과 바위, 그리고 회원님까지..

 

 

 

 

 

 

만경대에서 바라본 이곳저곳을 담아본다.

탁한 시야가 아쉬운 날이다.

미세먼지 없는 날의 감사함을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절실히 느끼는 바이다.

 

 

 

 

 

오세암이 보이는 만경대 바위끝으로 개쑥부쟁이 하나.

 

 

 

 

 

소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오세암을 한번 더 담고서 내려선다.

 

 

 

 

 

 

 

 

 

 

 

나무 둘레가 얼마만큼인지 한번 안아달라 회원님께 청을 한다.

 

 

 

 

 

밑이 깊게 파인 고목.

일부러 파 집을 만들어 놓은것만 같다.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라는 회원님.

좀 유치한것 같아 사양하다가 추억이려니 한장 남긴다.

 

 

 

 

 

병조희풀 열매도 다시 만난다.

마등봉 오르기전에 봤던 것보다 아직 덜 여물었다

 

 

 

 

 

오지 않는지 한번씩 뒤돌아 보시는 회원님.

가고 있답니다.

 

 

 

 

영시암앞을 지날때

점심공양이 있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혼자라도, 둘이라도 좋은길.

좋은 님과라면 더 좋은 길..

백담사로 내려갈수록 단풍은 절정에 있다.

아니, 거의 마지막 단풍이라 보면 될것 같다.

백담사로 가는 단풍길을 잠시 감상해보자~

 

 

 

 

 

 

 

 

 

 

 

 

 

아이와 젊은아빠.

이 아이에게 아빠는 설악산을 함께 걸었던 다정한 아빠로 기억되겠다.

 

 

 

 

백담사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건 역시 계곡의 돌탑이다.

 

 

 

 

 

뛰어 노는 아이 위로 왠 사람들이 저리 많담~

그저 관광객이려니 했다.

 

 

 

 

 

아~끝없이 긴 줄,

용대리로 나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ㅠ

용대리로 나가려면 꼼짝없이 이 줄에 합류해야 한다.

미시령에서 황철봉, 마등령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선 시간이 오후 1시 10분쯤.

10시간을 조금 넘긴  짧지 않은 산행을 마친다.

 

나는 오늘 이 길을 걸으며 앞으로 내가 자주 찾을 설악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설악의 품에 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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