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5일 토요일(금요무박)
산행코스 : 늘재~ 밤티재~ 문장대~ 신선대~ 천왕봉~ 형제봉~ 갈령 삼거리 ~갈령
산행거리 : (약 20km)
산행시간 : 11시간 가까이 (휴식시간 포함 )
새벽 3시 10분쯤,
문경시 농암면 율수리의 늘재 바로 밑에서 버스가 멈춘다.
늘재로 조금 올라가는 길,안개가 자욱하다.
마치 보슬비라도 내리는 것처럼 촉촉함이 진하게 전해진다.
늘재앞의 이정표.
우리가 가야할 갈령까지 18km라고 써 있는데 재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는건지 19km라 하시는 분도, 20km가 넘는다 하시는 분들도 있다.
나는 거리에 무감각한지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늘재 비문
우복동(牛復洞)이란 병화가 침법하지 않는다는 상상속의 마을이다.
우복동은 어느곳으로도 들어가는 길이 없이 둘레의 산은 험준하나
그 길을 지나 우복동 지경내에 들어가면 질병도 기근도 횡포도 없는
평온한 살기좋은 지상낙원이라 한다.
언제 누구로부터 그 소재가 알려진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상주와 문경, 괴산,보은의
4군을 이룬 속리산, 그 어느 자락에 위치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k대간 회원님의 소개로 참석하게 된 O산악회.
k대간엔 연세드신 분들이 많은 반면, 이 산악회엔 젊은 분들이 많아서인지
분위기가 k대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모두 반갑습니다~오늘, 잘들 해보자구요~
어둠과 안개를 뚫고 늘재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길이 어찌나 잘 나있던지 비탐방이라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났다는 반증일것이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소재의 밤티재다.
밤티재를 지나 다시 숲으로 들어서서 선두로 가시던 분들의 알바로
늘 자랑하시던 우리 회원님 트랭글 덕분으로 다시 길을 찾아간다.
회원님.. 트랭글 덕 많이 봅니다~ㅎ
암릉구간 힘들게 밧줄을 타고 올라오니
드디어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구름속에 잠긴 속리산 일대의 산군들.
무박산행을 하면 당연히 일출을 볼수도 있겠지만
나는 늘 아무런 기대없이 나오는지라 이런 광경을 마주할땐 감동이 배가 된다.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되는 풍경이다.
오늘 곳곳에서 사진 찍어주신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다시 문장대를 향해 가는 길,
나뭇가지에 걸친 모습이 오히려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뒤돌아보니 백악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문장대도 들어오고 우측으로 관음봉도 보인다.
문장대로 가기 위해선 밧줄을 타고 암릉구간을 여러번 오르내려야 한다.
오늘 제대로 팔 힘을 쓰게 생겼다.
관음봉 줄기 아래 운흥리 두부마을 일텐데
안개인지 구름인지에 휩쌓여 분간이 되질 않는다.
내가 좀 미련한건지 이미
일출이 지나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도 못한 일출을 만난다.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수 없다.
아무 말도 내뱉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게 되는 자연의 위대함.
일출이 시작됨으로 속리산 칠형제봉 암릉과
수많은 속리산 일대의 봉우리들이 모두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기암 전시장같은 속리산의 암봉들이 아침햇살을 가득 받는다.
칠형제봉도 일일이 세어본다.
아까 일출을 보던 바위도 이젠 다른 님들의 차지가 되었다.
또다시 로프구간..
오랜만에 팔이 좀 당기겠다.
문장대 바로 밑, 헬기장에서 바라본 문장대.
강한 햇살에 눈이 부시다.
작년가을, 화북에서 올라온후 1년만에 다시 찾은 문장대.
문장대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속에 감춰져 있다해 운장대라
하였다가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할적에 꿈속에서 어느 귀인이 나타나
근처 영봉에 올라 기도를 하면 좋은일이 생길것이라는 말을 듣고 정상에 올라보니
오륜산강을 명시한 책한권이 있어 그 자리에서 세조가 진종일 책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는~~
문장대에 올라서보니 청화산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청화산 좌측 뒤론 둔덕산일테고 희양산과 조항산,
대야산등 충북의 산군들이 이어진다.
우측으론 시루봉 능선일테다..
그 앞쪽 안개가 가득한곳이 우복동천이라 하는데 나는 아직
우복동천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아침 따가운 역광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칠형제봉.
병풍바위 암봉 앞으로 백악산이 완만하게 늘어져 있다.
그 아래 운흥리 마을은 아직 아침 안개에 깨어나질 못했다.
관음봉과 병풍바위 능선.
그리고 관음봉 뒤로 금단산과 우측뒤론 도명산 낙영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론 가령산일테다.
관음봉과 묘봉 능선.
묘봉 상학봉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주능선의 모습도 볼만하다.
묘봉, 상학봉은 군데군데 해산굴같은 좁은 암릉을 지나야 하고
밧줄타는 묘미도 함께 있는 곳이다.
묘봉 능선과 문장대에서 법주사로 내려서는 계곡
천황봉 우측 뒤편으로 구병산 마루금도 아련히 보이고.
그 뒤론 백화산 줄기가 맞겠다.
묘
묘봉과 법주사 계곡 방향으로.
구병산과 백화산 방향으로..
문장대 밑의 휴게소는 사라졌고 넓은 쉼터로 탈바꿈했다.
천황봉으로 간다.
예전엔 분명 천황봉으로 알고 있었고 대부분의 지도에도
여전히 천황봉으로 표시된것이 많아 어느것이 맞는것인지.. 천황봉과 천왕봉..
확실히 하고자 이 글을 올리기 전, 속리산 사무소에 문의를 한다.
그러나 대답은 뻔하다.
원래는 천황봉이었는데 녹색연합의 주장에 의거 황자가 들어가면 무조건
일제의 잔재라 하여 국토지리정보원에 요청해 2007년에 변경된 것이다.
진안의 구봉산 천황봉과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여전히 천왕봉을 인정하지 않는측도 있다.
일제치하 이전부터 옥황상제나 환웅천황을 천황이라는 의미로 불렀으니 이제와
근본도 없는 천왕봉을 인정할수 없다는 말도 나는 수긍이 간다.
문수봉 안부에서 바라본 문장대.
신선대(1026m)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입석대로 가는길,
좌측으로 눈을 돌리니 가운데 완만한듯 우뚝 선 청화산과
그 좌측 뒤쪽으로 둔덕산과 희양산과 조항산으로 이어진다.
우측으론 시루봉 능선..
속리산 8석문중 하나인 비로석문을 지나는 회원님들.
역광을 받아 조금은 깨끗하지 못하지만
속리산과 충북 일대의 산들은 실루엣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우복동천과 도장산이 있는 풍경.
멀리 도장산을 옆으로 끼고 걷는다.
고릴라 바위 뒤쪽에서 바위가 아닌
파란하늘을 담고 싶어서 찍는다.
원숭이 두 마리가 앉아 있는것도 같고, 여하튼 뭐 보는 사람에 따라..
모든곳을 두루 비춘다는 비로자나불 비로봉(1,032m)을 지난다.
진표율사가 이곳에서 비로자나불이 암석에 앉아 있다가
서천을 향해 구름을 타고 떠나는 것을 보고
비로봉이라 이름 붙였다 한다.
나무가 자신을 희생해 바위를 보호라도 하려는듯..
이제 천황봉도 가까이에 보인다.
도룡농바위 앞으로 회원님들이 지난다.
기기한 모양의 바위들이 곳곳에 이어진다.
천황석문 앞을 지나고.
이끼 가득한 바위 앞에서 인증샷 한장 남기고.
천황봉을 바로 앞두고 뒤돌아본다.
오늘 지나온 속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묘봉도 관음봉도 그리고 문장대와 문수봉, 청법대, 신선대..
천황봉.
천황봉에 올라서서 ..
와우~~누가 속리산은 문장대밖에 없다 했는지.
겹겹의 산너울에 장관이 따로 없으니
조망이라면 난 앞으로 천황봉이 갑이로소이다.
역햇살이 강해 뚜렷히 볼수는 없지만 이것 또한 나쁘지 않다.
신선이 된것만 같다.
백두대간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좌측 도장산에서 이어지는 능선과 남산, 그리고 앞쪽 청계산과 대궐터산이겠다.
우측으론 오늘 우리가 굽이굽이 가야할 청계산..
구병산과 백화산 한성봉과 주행봉 방향으로.
저 산너울들 좀 보라.그저 바라만 봐도 좋다..
천왕봉에서의 조망이 이리 좋았는지 예전엔 느끼지 못했었다.
천왕봉(1,058m)
천왕봉이라 해야할지 천황봉이라 해야할지 아직도 나는
확실한 결론을 내릴수가 없지만 국공에서 천왕봉이라 정했으니 따르는 수밖에.
이제부터는 천왕봉이라 써넣으려 한다.
오늘 지나온 속리산 주능선 길도 선명하게 들어온다.
우측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것 같은 문장대부터 왼쪽으로 관음봉과 묘봉 능선.
쉬고 계시는 회원님들.
모르는 님에게도 정성껏 사진 찍어주랴 바쁘신 회원님.
오늘, 고전하던 암릉에서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충전을 하고 다시 형제봉을 향해 길을 나선다.
형제봉으로 가는 길,
이곳은 이미 가을이 훌쩍 지나간 느낌이다.
조금은 황량해 보일수도 있지만 낙엽길을 걷는 느낌도 나쁘진 않다
천왕봉에서부터 형제봉에 도착할때까지 우리 회원 다섯명외엔 앞에도 뒤에도
그 어떤 사람도 만날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간중간 길을 잘못들었나
의심을 해보기도 한다.
천왕봉에서 형제봉 가는길은 어쩌면 지루한 비슷비슷한 길의
연속이다. 그래서 힘이 든다 느낄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나는 괘안타~
회원님이 가져온 사과 하나씩을 먹으면서 이곳에서 재충전을 한다.
지나온 천왕봉과 속리산 주능선이 깨끗하게 보이는 전망대.
소나무 가지들이 서로 손을 뻗어 액자라도 만들어 주는듯 하다.
어디요~저기요~?
정말 거기가 형제봉이 맞답니까~
또다시 길고 긴 비스무리한 길을 내려선다.
시원한 맥주를 가져와 천왕봉에서도 형제봉에서도 나눠준 회원님..
갈증날때 시원한 맥주 한잔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한 한잔이 된다.무거운 걸 가지고 와 나눠주시니 아 살것 같아욤~
한고개 넘어 형제봉인가 하면 아니고
또다시 형제봉인가 하면 아니다. 모두들 지칠때가 됐다.
삽주가 씨앗을 맺었다.
다른 씨방과 열매들도 많이 담았지만 올리지 않으려 한다.
내년 야생화에 자신이 붙을때쯤 정리를 해보려 한다.
바람에 흔들려 촛점이 잘 맞질 않는다.
분취.
도깨비바늘 열매.
도깨비바늘 꽃.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는 큰낭아초.
피앗재에 멈춰선 님들.
설마 했는데 형제봉이 아직도 1.5km나 남아있다.
에구~ 모두들 맥이 빠지겠다. 힘들 내보자구요
햇살이 들어오는 길..
이젠 모두 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정말 마지막이랍니다~
드디어 형제봉에 올라선다.
힘들게 건너온 천왕봉 능선, 반갑기만 하다.
거기~ 속리산씨~ 우리가 보인답니까~
우리는 지금 형제봉에 섰답니다~야후~
벅찬 마음으로 일대를 둘러본다.
너머로 청화산도 다시금 들어온다.
회원님들도 이곳저곳 담으신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형제봉(832m) 인증샷도 한장.
속리산 주능선으로도..
오늘 내가 저곳을 넘어왔으니 대견할세~
갈령삼거리 지나 좌측 49번 국도로 내려서면 갈령이다.
우측으론 비재 대간길이 이어진다.
건너편 높은산이 두리산인지 대궐산터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백두대간 비재로 이어지는 갈림길.
시간 여유가 있으니 비재로 내려서도 되지만
갈령이 도착지니 그대로 갈령으로 간다..
뒤돌아서 본 형제봉.
형제봉에서의 전망이 없었더라면 힘들게 올라서서 허무 했을수도 있다.
힘든만큼의 보상이라도 해주듯 형제봉은 배신하지 않았다.
형제봉~ 안녕~~
언젠가 다시 한번 꼭 찾으리~
마지막 오름 한번 오르고..
부부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간을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해 보이는 님들이다.
멀리 청화산과 도장산 능선도 들어오고
안쪽으로 우복동천이 아주 평화스럽고 안락하게 자리잡고 있다.
양쪽으로 힘찬 산들로 둘러쳐진 우복동천.
상어 주둥이를 한 바위.
내려설 굽이굽이 49번 국도의 갈령.
아~드뎌 갈령이다~끝이 났다.
내 체력이 그리 저질체력은 아니었어~^^
상주시 화남면 소재의 갈령.
건너편으론 청계사와 도장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다.
갈령에 내려서서 픽업올 차량을 기다리고들 있다.
늘재에서 새벽 3시가 넘어 시작한 산행,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마친다.. 11시간 가까운 짧지 않은 산행,
조금은 힘든 구간도, 지리한 구간도 있었지만 이 또한
즐거웠던 추억으로 하루를 기억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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