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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백두대간 두로령~두로봉~응복산 ~약수산~ 구룡령

 

 

2014년 8월 2일 토요일

K대간 산악회.

 

밤 12시가 넘어 복정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 3시 30분이 지나

월정사 매표소앞을 지난다. 원래 계획은 구룡령에서 응복산,두로봉을 지나

상원사로 넘어오는 거였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반대로 진행한다.

사실, 이 구간은 비탐방으로 지정된 구간이라

참석을 하는것도, 이 글을 올리는것도 많이 망설여졌다.

 

새벽부터 매표소를 지키는 월정사 직원(?) 에게

입장료를 내고서야  버스는 통과할수 있었다..

 

 

 

산행코스 : 상원사 매표소 ~북대사길~두로봉~ 응복산~구룡령

산행시간 : 8시간 20분

보통은 무박으로 이곳에 갈때는 상원사가 아닌 진고개까지 진행을 하는데

K대간 산악회는 웬만해선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는다.

2시간만 더 붙이면 동대산 진고개를 마칠수도 있는데, K대간의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다.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어쩔수 없이 진고개가 아닌 상원사에서 시작한다.

 

 

 

 

4시쯤 상원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비로봉과 북대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상원사에서 4.7km, 두로봉까지는 2.9km

화장실에 들렀다가 제일 마지막에 출발해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고

늘 빠른걸음으로 걷던 분들을 만난다..

사진을 찍지 않고 이곳까지 오르니 걸음은 수월하기만 하다.

 

 

 

 

조금씩 나무가지 사이로 여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두로봉에서 일출을 볼수 있기를 바래본다.

 

 

 

 

렌턴 불빛이 앞사람을 말해준다.

항상 선두로 오르시는 님.. 언젠가 그 뒤를 걷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걸음에 맞춰본다.

나는 상원사부터 렌턴을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엔 다른 님들의 불빛이 많았고, 님들을 추월해 혼자 걸을때는

어두운 듯 하면서도 새어나오는 하늘의 여운을 즐기고 싶어서다.

 

 

 

 

5시 05분쯤. 두로령 도착.

인증샷을 남기고 두로봉으로 걸음을 재촉해본다.

 

 

 

 

5시 30분.. 두로봉 정상석 아래부분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떠올랐다. 말그대로 붉게 타오른다.

내 카메라의 줌이 많이 되지 않으니, 우거진 나무사이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너무 붉어 조금은 무섭게도 느껴지는 두로봉의 일출..

 

 

 

 

 

붉은 기운이 조금 가신뒤 하늘은 안정을 찾아가는 것만  같다.

같이 두로봉에 오른 발빠르신 님이

나무 사이를 비집고 사진을  찍을수 있게끔, 그리고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끔  나를  잡아 주신다..

고맙습니다.

 

 

 

 

감동 그 자체다.

그저 감상하고 또 만끽할 뿐이다.

자꾸만 봐도 좋다.. 내가 내일이면 달라지듯이

오늘과 같은  하늘도  두번 다시 볼수는 없다.

 

 

 

 

붉은 기운이 거의 사라져가면서 주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선자령이 보인다. 그리고 우측 나무가지 사이에 황병산 정상도 거기에 있었다.

 

 

 

 

 

그런데 이곳이 두로봉 정상이 아닌가보다.

조금 오르니 헬기장 공터에 덩그러니 두로봉 정상석과 H언니가 있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다.

 

 

 

 

언니.. 쏘리~~

내가 하늘에 미쳐서 이제야  제정신이 돌아왔답니다.

그리구 당연히 그곳이 정상인줄 알고 언니가 올라오면 만날거라 생각했지요 ~ ^^

언니도, 하늘도  넘  아름답네요~~

 

 

 

 

두로봉 정상석에서 활짝 웃는 언니 ..

 

 

 

 

 

 

오늘  이 하늘을 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두고두고 후회했을것 같다.

 

 

 

 

 

잠시후 회장님을 포함한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온다.

나는 얼른 자리를 뜬다.

 

 

 

 

일출 바로 직후의 모습도 좋았지만

나는 이 장면이 제일 맘에 든다. 아마도 뒤쪽은 설악산일텐데

정확히 어느쪽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막 찍어도 하늘은 충분히 아름답다..

 

 

 

 

두로봉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추월해 지나간다.

그러거니 상관없다. 오늘은 아예 천천히 가야겠다..

이 하늘을 두고 그냥 갈수는 없다. 몇발자국 지나 다시 멈춰서고 멈춰선다.

새벽산행을 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이런 아침의 하늘을 보고싶어서다.

 

 

 

 

 

황홀한 아침 시간이다.

아직 내 경력으로는 어디가 어디인지 잘 구별하지 못하지나 그저 보는 것으로 행복함이다.

 

다행인지 어쩐지 숲으로 들어가면서  더 이상은 하늘을 볼수가 없다.

부지런히 잰걸음으로 맨 후미를 따라잡는다.

 

 

 

 

 

모시대.

맨 마지막으로 가시는 회장님을 만나지만,

이제는 온통 야생화 때문에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참나물.

두로봉에서 응복산 가는길은 참나물꽃이 만발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어선지 끝도 없이 참나물이 이어진다.

대간을 하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도둑 산행을 해서인지 마음 한편은 조금 무거움이 있다.

 

 

 

 

참취꽃

 

 

 

 

모시대도 이렇게 많은곳은 본적이 없다.

확실히 다른 곳이다.

 

 

 

 

잠깐의 하늘뒤로 설악산쯤인 능선이 지나가고..

 

 

 

 

 

회장님은 걸으면서도 눈은 쉴새없이 바쁘다.

나는 야생화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회장님은 약초를 찾느라 둘러본다.

 

 

 

 

방금전까지도 놀고 있었을 멧돼지의 흔적이 생생하게 이어진다..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겠다. 우리가 불법 침입자니 할말은 없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참당귀.

멀리서도 회장님은 매의 눈으로 알아본다.

비슷하게 생긴 지리강활 일명 개당귀는 많이도 있지만

정작 참당귀는 깊은 숲, 잘 보전된 곳에서만 볼수있는 귀한 약재이다.

 

 

 

 

지리강활 군락지를 지난다.

독성강한 지리강활은 어디서도 잘 자라는건지. 아님 사람들이 손을 안돼 많은건지

쉽게 찾아볼수 있는 놈이다.

 

 

 

 

지리강활

 

 

 

 

 

흰송이풀

 

 

 

 

 

올 여름 금강초롱도 처음 만난다.

 

 

 

 

 

 

아침 해뜰때만 해도, 날씨가 좋을것 같더니만

태풍의 영향인지 안개가 밀려온다.

 

 

 

 

 

신배령에 도착하니 작년에 잠깐 뵈었던 님이 다리에 쥐가 난다며 좀 쉬고 계신다.

자신과의 싸움이므로 누군가가 도와줄 방법은 마땅이 없다.

힘내서 뒤따라 올라오세요~~

 

 

 

 

모시대는 끝이 없이 일대 산를 점령했다.

 

 

 

 

 

참취길도 이어진다.

 

 

 

 

 

잔대다.

모시대가 점령한 두로봉~응복산 일대에서 몇안되는 잔대를 만난다.

내 블로그에 몇번 들어오신 님이라면 이젠 왠만한 야생화는 꿰뚫고 있으리라 본다.

올 여름 질리도록 많은 야생화를 반복해 올렸으니 모른단 말씀은 안하시리라~~ㅎ

 

 

 

 

모시대..

 

 

 

 

참배암차즈기

 

 

 

 

 

요즘 산에 다니다 보면 흔하게 볼수 있는 멸가치다.

 

 

 

 

 

 

야생화와 안개에 쌓인 숲은 나에게는 낙원처럼 느껴진다.

 

 

 

 

 

단충취도 지천이다.

 

 

 

 

앙증맞은 금강초롱..

금강초롱과 모시대와 잔대..

아직도 헤깔리시는 분은 안계시겠지요~~ 무한반복.. ㅎ

 

 

 

 

여로

 

 

 

 

 

금강초롱

 

 

 

 

 

서덜취 종류.더 세세히는 구별하지 못하겠다.

 

 

 

 

 

만월봉으로 오르는 길.

 

 

 

 

 

지리강활

 

 

 

 

 

참취도 큰까치수염과 어우러진다.

 

 

 

 

 

병조희풀.

앙증맞게 입을 벌리고 있다.

 

 

 

 

 

이제야 주홍빛을 내밀고 있는 동자꽃.

 

 

 

 

 

짚신나물과 모시대.

앞뒤로 가시는 어르신들이 보이는 꽃마다 이름이 뭐냐고 물으신다.

 

 

 

 

 

만월봉엔 몇분이 휴식중이시다.

오늘은 완전 꼴찌로 내려가려 마음 먹었는데도

헤찰을 많이 하며 걷는데도 자꾸만 사람들을 추월하게 된다.

 

 

 

 

응복산 정상까지는 1.5km

 

 

 

 

주목나무도 만나고

 

 

 

 

 

어르신 ~  힘내십시요

 

 

 

 

 

개쉬땅나무

H언니는 조팝나무처럼 이렇게 부슬부슬 털이 난 꽃이 싫다했다.

아마도 복숭아털이 싫은 사람과도 같은 마음일수 있겠다..

개쉬땅~~ 그렇다고 너를 미워하는건 아니란다~

 

 

 

 

 

응복산으로의  마지막 오름길.

셀카를 찍는걸 보니 나는 아직 지치지 않았나보다.

무박산행의 힘든점은 잠과의 사투다. 차안에서라도 잠들면 다행이지만

잠시도 졸지 못하고 온터라 산행이 걱정되었다. 막상 산에 내려 놓으니

기분이 좋아선지 힘이 남아돈다..ㅎ

 

 

 

 

물레나물

 

 

 

 

 

산꼬리풀.

배초향이나 꽃향유로 착각할수도 있다.

 

 

 

 

어디 마법사의 나라로 들어설것만 같다..

 

 

 

 

 

응복산 바로 밑.. 온통 야생화 밭이다.

쉬시던 님들도 다시 만난다.

 

 

 

 

응복산 정상

 

 

 

 

 

긴산꼬리풀

 

 

 

 

 

다시 만난 종같은 층층잔대를 앞쪽의 아이들에게도

 

 

 

 

 

뒤쪽의 아이들에게도 촛점을 번갈아 줘본다..

 

 

 

 

 

가야할 구룡령은 아직 5km가 넘게 남아있다.

 

 

 

 

 

간식중이신  님들..

쉬어가라 하신다.. 저는 천천히 걷는게 쉬는거랍니다요.

 

 

 

 

 

      

 

뒤쪽으로 처지셨던 어르신이 뒤따라와 찍어주신다.

 

 

 

 

 

마늘봉.

 

 

 

 

 

동자꽃길이 이어진다.

 

 

 

 

 

 

 

 

 

 

안개와 동자꽃과 두메고들빼기.

마치 천상의 화원에 와 있는것 같다.

 

 

 

 

 

이길이 너무 이뻤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어르신들, 많이 힘드신가요~

그래도 더운 날씨는 아니니 다행이네요 ~

 

 

 

 

 

 

 

 

 

아미봉.

오늘 산행중 가장 힘든 구간이 아미봉과 약수산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체력들도 많이 떨어졌을 시간이다.

 

 

 

 

가도가도 약수산은 나오질 않는다..

 

 

 

 

 

약수산 가는길엔 새며느리밥풀이 지천.

 

 

 

 

저 위가 약수산일거라 생각했지만 전망대다.

막상 전망대에선 안개로 휩싸여 아무것도 볼수는 없었다.

 

 

 

 

바위채송화

 

 

 

 

 

 

 

 

 

 

드디어 약수산이다.

사방은 숲으로 막혀있고, 더군다나 안개로 전망은 제로다.

 

 

 

 

아미산 전부터 동행하게 된 40대 후반쯤의 회원님께서 찍어주신다.

 

 

 

 

 

 

 

 

 

 

백두대간 안내도. 현재 여기는 약수산.

 

 

 

 

 

이제 구룡령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안개 자욱한 구룡령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행하신 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두대간 구룡령에서 8시간 20분의 조금은 긴 산행을 마친다

산행하는 사람뿐 아니라 구룡령 일대는 휴일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제법 들썩였다.

두로봉의 일출 직후의 하늘과

온전히 간직된 응복산 일대는 야생화의 보고였다.원시림 같은 그 길에 있었음이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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