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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얼마전까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삼척 무건리 이끼계곡

요즘 여름이면 붐처럼 많이들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에서 시작해 육백산을 거쳐 이끼계곡으로 오르는 경우도 많아

나도 내심 그런 코스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끼폭포만을 들른단다.

지도를 보니 일주일전 다녀온 응봉산도 근처다.

 

 

 

 

삼척 도계읍 무건리 소재말이 트레킹 기점이 된다.

이끼폭포까지는 1시간 ~1시간 20분이면 충분히 오를수 있는

짧은 산행지다. 오고가며 9시간을 차안에서 보내야 하는게 좀 아쉬워

이왕 멀리 떠나는 길이라면 육백산 산행까지 겸했더라면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나로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무건리 이끼계곡으로 가는 초입엔 석회암 채굴 공사가 한창이었다.

트럭들이 석회굴을 오가며 날리는 석회 가루들로 주위는 온통 뿌옇다.

비염에, 기관지까지 약한 나는 산등성이에 오를때까지도 기침을 멈출수가 없다.

모두들 괜찮은건지 아무렇지 않게 그 길을 지난다. 부러울 뿐이다.

 

 

 

 

여기저기 채굴을 위한 광산들이 뚤려져 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 공기좋은 숲으로 들어서고 싶다. 임도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엔 비포장 임도길로 거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7월, 칡꽃이 향긋하다.

 

 

 

 

 

헛짓하다 지체했더니 오늘 내 옆자리님은 벌써 코너 돌아 가신다.

젊고, 발도 빠른 인상 좋은 님이다.

몇번 참석하진 않았지만 S산악회에 올때마다 나는 옆자리님 복이 있었던것 같다.

불특정 다수와 짝궁이 될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날의 짝궁은

피로를 조금 덜수도, 아님 더 쌓이게 할수도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날은 장마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다해서 산행이 취소된 곳도 많이 있었다.

무건리 이끼계곡으로 가는 길엔 하늘이 일품이었다.

흐린듯 구름이 가득 끼었다가, 다시 햇살이 따갑도록 내리쬐기도

하산을 할때엔 거센 바람이 불기도 했다.  여하튼 하늘은 더없이 이쁜 날이었다.

 

 

 

 

무건리 이끼폭포엔 출사를 가는 사람들이 많아선지 곳곳에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마치 테옆을 빨리 돌리기라도 하듯, 하늘의 구름이 순식간에 변한다.

구름이 흘러간다는 말을 느낄수 있을 정도로 구름이 훅훅 지나간다.

 

 

 

 

 

 

 

 

 

그렇게 임도 따라 걷다 보니 무건리 이끼폭포에 도착한다.

비가 거의 오지않은 탓으로 수량은 풍부하질 못했지만

이끼와  밑에 고인 용소의 색이  이온 음료처럼 청량하고 산뜻해 보인다.

 

 

 

 

이곳을 유행처럼 많이들 찾는 이유는 충분했다.

물살이 아주 좋아도 그닥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폭포들도 있다.

그러나 무건리 이끼폭포는 졸졸 흐르는 가느다란 물줄기임에도 이끼와의 조화 때문인지

더욱 예술적으로 보였다.

 

 

 

 

연녹의 이끼와, 가는 줄기의 폭포와 투명한 푸른 소의 조화가 

바라만 봐도 눈을 맑게 해준다.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수량이 많지 않은 날임을  감안하면

물줄기가 세찬날의 이끼폭포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할것 같다.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 옆자리 님이 찍어주신 사진이다.

 

 

 

 

 

출사 나오신 님들의 카메라도  담긴다.

 

 

 

 

 

 

겨우 1~2키로가 빠졌는데도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살이 빠졌다 한다.

몸만 빠진다면 좋은 일이지만 얼굴부터가 빠지니 눈이 퀭하다.

더군다나 잠까지 못잔 다음날이라면 내가 온몸으로 눈의 퀭함을 느낀다.

다음날을 생각해 입맛이 없어도 밤에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니 피곤한 일이 아닐수 없다.

나이 먹음의 증거이기도 하다..

내 인력으로 세월을 거스를수 없으니

이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테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흑.

 

 

 

 

그렇다고 뭐 좌절씩이나 그런건 아니여유.

행여 젊음과 미모를 위해 다시금 10년전으로 20년전으로 돌아가라 한다면 난 완전 사절이구만요.

나이 먹어감으로 편안함을 택할 것이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벌어야 하고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았던 젊음도 이제 버거워짐이다.

 

 

 

 

촬영 기법이 부족한 나 같은 사람이 막 찍어도

이끼폭포의 진면목 어딜 가지 않는다.

실물이 좋으니 어찌 담아도 한폭의 그림으로 남아준다.

 

 

 

 

 

 

 

 

 

 

 

 

 

 

 

물줄기를 실처럼도 잡아보고 사람이 많아지기 전까지

끊임없이 셔터를 눌러본다.

 

 

 

 

 

 

 

 

 

 

여기저기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임도길이 잘 나있어,트레킹이 아니어도  차를 가지고 폭포 조금 전까지도 진입이 가능하다.

나는 그게 좀 불만이지만 걷기 싫거나 힘든 사람에겐 더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그래도 먼지며 매연 뿜으며 차량 다니는게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이끼 폭포 좌측 모습.

 

 

 

 

 

 

이끼폭포 우측의 물줄기.

 

 

 

 

 

폭포 위쪽으로도 또 다른 폭포가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수량이

많지 않은것 같아 나는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 내 옆자리님도 오르고 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옆자리님이 동영상으로 찍은 위쪽의 폭포를 보여주었다.

밑부분보다 더 색감이 짙고 푸른 소가 있다.

올라가지 않음이 후회스러웠다.

 

 

 

 

 

아직 시간은 많이도 남았지만 복잡스런게 싫어

사람이 많아지면서 나는 얼른 자리를 뜨기로 한다.

성황골로 하산을 한다면야 좋겠지만 내가 주체가 아니니 산악회의 일정대로 따를수밖에 없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야 한다.

 

 

 

 

다음에 개인적으로 다시 찾아 위의 폭포까지 그리고 육백산으로 경유해 볼 생각이다.

 

 

 

 

 

 

고추나무

 

 

 

 

 

 

 

 

 

가는곳곳 칡꽃이 여름 향기를 가득 전하고 있다.

 

 

 

 

 

짚신나물.

 

 

 

 

 

 

다시 되돌아 나가는 임도길.

산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가볍게 주말 산책 트레킹을 한다 생각하면 무방할 것이다.

 

 

 

 

 

 

 

 

 

 

하늘이 너무 이쁘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을 다 가지고 있다.. 맑은듯 먹구름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비가 내릴것 같지는 않다.

 

 

 

 

나는 온통 하늘에 취해 있다.

산악회에서 주어진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아서인지

하산하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일부러 애초에 나는 사람을 피하려 빨리 올랐다가

하산길에 여유를 부려 볼 생각이었다.

 

 

 

                                                                                  

                                                                               좀깨잎나무.

 

 

 

 

 

 

 

 

오늘 이길에서 가장 많이 본 야생화다.

그런데 도통 무엇인지 모르겠다.. 무건리 이끼계곡에 다녀오신 님들중

이꽃을 담았을까 찾아봤지만  어느님도 폭포가 아닌

이 야생화를 담은분이 안계시니 나는 알수가 없다..

너 ~ 이름이 뭐니~

 

 

 

 

 

 

 

 

 

꿀풀과  질경이

 

 

 

 

 

잠자리떼가 한여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우측 1120봉과 육백산

 

 

 

 

 

편안한 황토길과 잘생긴 소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걷는 걸음이 여유롭다.. 혼자서 흥얼거려본다.

 

 

 

 

 

 

 

 

 

 

 

 

 

 

오랜만에 길가에 흔한 개망초도 담아본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다. 나는 누군가와 화해할 일은 없었던지 잠시 생각해본다.

한번 굳어진 마음은 쉽사리 화해의 손짓을 내밀진 못했던것 같다.

그게 어디 그리 쉬우면 사람이 번뇌할 이유가 있었겠는가.

 

 

 

 

 

궁금하기만 한 이 아이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9월 17일 우연히 장대냉이라 알게 됐다. 야~ 호~

이게 바로 장대냉이였구나~)

 

 

 

 

하늘이 장관인 날이다.

성황골로의 하산이 못내 아쉬웠던 마음도

하늘의 구름 움직임에 절로 녹아난다.

 

 

 

 

 

비가 올듯 그러다가 해가 쨍쨍한 파란 하늘을 드리우다

하늘이 아주 변화무쌍한 날이다.

 

 

 

 

 

누리장나무.

근처를 지나면 약간 큼큼한 냄새가 난다.

 

 

 

 

 

가볍게 산보 나오신 분들도 보인다.

 

 

 

 

 

이끼 계곡으로의 길에는 오래전부터 깍이고 다져졌을  석회암 퇴적층이 많이 보인다.

 

 

 

 

 

 

 

 

 

 

 

어딜가나 돌멩이가 있는 곳이면 누군가들의 소원들이 쌓인다.

퇴적층이 많은곳 답게 화강암 잘린 돌멩이가  넓은 밑둥이 되어준다.

 

 

 

 

 

 

 

 

 

 

이제 다시 콘크리트길이다.

 

 

 

 

                                                                               

                이질풀.                                                              

            

 

 

 

게 잎 중 가운데 잎이 유독 큰것은 세잎쥐손이라 한다.

그럼 이 아이는 흰이질풀이 아닌 세잎쥐손이라 하여도 무방할까.

 

 

 

 

 

 

 

 

 

 

너무 작아 처음엔 이슬이 맺힌줄 알았다. 가시여뀌다.

 

 

 

 

 

 

마지막 민가. 지도엔 이장댁이라 하는데

사람이 사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

 

 

 

 

 

 

 

 

 

 

민가앞의 해바라기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맑은 하늘과 시골마을의 정취가 너무 좋다.

 

 

 

 

산초나무.

 

 

 

 

물참대로 추정.

 

 

 

                                                                                                      파리풀

 

 

 

 

갱도안을 드나드는 트럭으로 석회가루가 흩날린다.

선그라스와 손수건으로 얼굴을 중무장해 본다.

 

 

 

 

 

 

무건리 이끼계곡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었다.

이제는 제법 유명해져서 숨겨진 오지의 계곡이라는 말도 더이상은

통하지 않을날이 다가올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하다.

언젠가 주말이 아닌  한산한 평일에 이끼폭포와 계곡을 찾아

오늘 제대로 보지 못한 신비로움을 담아볼 생각이다.오지속의 청량한 이끼폭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