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8일 토요일
K대간 산악회
산행코스 : 백복령~상월산~이기령~갈미봉~사원터 갈림길~무릉계곡
산행시간 : 8시간~ 8시간 30분. 후미 : 9시간~ 9시간 40분
강릉시 옥계면 소재의 백두대간 백봉령.
처음부터 싸우러 나가는 사람들처럼 앞뒤 살필새도 없이 쉼없이 올라간다.
이 속도면 좀 지나면 사람들이 한둘 쳐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남들 의식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24km의 긴 구간이고 시간도 빠듯해 어느 정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고 진행한다.
노루오줌
아니 이게 뭐야~
사람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가 부러지고 일그러진 나도수정초.
처음엔 투명비닐이 떨어져 있는줄 알았다. 관심을 가지니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전망이 트이기 시작하지만 날이 흐려 제대로 조망하기는 힘들다.
최근 대간때마다 날이 흐려 조망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1시 10분..원방재에서 점심을 드시는 산님들..↑
그냥 엉겅퀴와 달리 고개를 숙이고 피는 도깨비엉겅퀴.
큰엉겅퀴도 고개를 숙인다.
돌양지꽃↑
상월산 바로 전..
날이 흐려 멀리 볼수 있는건 없다. 그래도 고사목이 멋지다.
상월산 정상.
나뭇가지들로 거의 막혀있고 조금 트여 볼수있는 전망도 흐린탓에 아쉬울 뿐이다.
이기령으로 내려서면서 멋진 나무앞에서 멈춘다.
좀조팝이네 참조팝이네 하면서 말 많고 탈 많은 조팝나무속의 이 아이들.
그 구별점마저도 이랬다저랬다.전문가들마저 정확히 답을 주지 못하던 아이.
그저 참조팝나무라 명한다.
줄딸기.
이기령으로 가는길에서 나무가지 사이로 큰 바위산이 보이는데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기령으로 가는 길은 힐링의 숲이라해도 좋겠다.
수령 오래된 전나무 소나무,참나무등이
숲을 가득 메워 이길을 걸을때 좋은 기운을 한아름 받는다.
이기령 표지목. 고적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7시 30분까지 하산해야 한다.
앞쪽으로 10명 정도가 갔으니까 뒤에 30명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변수는 늘 있기 마련이니 너무 여유를 부리지는 않는다.
멋진 금강송 사이를 걷는 님..연세가 조금 드셨음에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오늘 참석자들은 백두대간을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여서인지 대부분 발도 빠르고 노련하다.
산꿩의다리.
요상한 사이
자작나무
날이 수상하더니 강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디가 어디멘지 알수는 없다.
오락가락하는 비때문에 앞서시는 님들,비옷을 입었다 벗었다 한다.
판쵸를 가져왔음에도 짐을 줄여보고자 차속에 놔두고 내린덕에 비를 흠뻑 맞는다.
어차피 젖은거 느긋하게 가야겠다.
어느 남자분이 하산하며 비옷을 주셨지만 누군지 알수가 없어
돌려드리지도 못했다.. 난 요렇다.. ㅠ
뉘신지 말씀을 해주시와요~
나는 이런날을 넘넘 좋아한다.
비온뒤의 숲은 안개로 가득하다.
갈미봉..↑ 괘병산 갈림길.
비가 그치고, 다시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변덕스런 날이 될것 같다.
그 이후로도 서너차례의 소나기가 지나간다.
어딘가로 빨려 들어갈것 같은 미지의 안개낀 숲..
나는 지금 이 숲이 좋기만 하다.. 맑은 날이 부럽지 않다.
고적대 삼거리. 사원터 갈림길이다.
고적대까지 다녀왔음 싶지만 시간이 맞질 않는다.
어느 발빠른 산님들은 고적대를 다녀왔겠다.
고적대와 청옥산,두타산으로 이어지는 길..
2년전 혼자서 두타산을 찾았다가 청옥산을 거치지 못하고
박달재로 하산해야 했던 힘든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무릉계곡으로 하산한다.
고개를 숙였다 해서 숙은노루오줌인데 비까지 맞아 더 축 처져있다.↑
큰뱀무꽃.
무릉계곡길로 들어선다.
생각 같아선 이쯤에서 씻고 싶지만 아직도 한참을 더 내려가야 한다.
깍아놓은 듯한 바위가 이끼와 더불어 멋스럽다.
이곳에서 씻을까 고민한다. 어차피 비에 젖어 옷을 갈아 입어야 한다.
시간 관계상 용추폭포와 쌍폭포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이 조그마한
물줄기들도 큰 폭포 못지않게 시원함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다.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은 많이 부족했다.학소대에도 무릉계곡에도 바짝 말라 있었으니
차라리 위쪽의 이 소소한 물줄기에서 노닐수 있었음이 감사한 날이었다.
무릉계 넓은 반석이 이어진다.
수많은 유명한 묵객들이 써놓은 글씨들..
요즘에 이러면 클나요
가운데 검은 줄은 용오름의 흔적이라 전해진다.
7시 20분.. 사진 찍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간 맞춰 내려왔지만
삼분의 일도 하산하지 않았다한다.ㅠ
답답한 차속에 있을수 없어 근처를 배회한다.
어둠은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언제쯤 다 내려오시려나.
대간산행을 하다보면 힘든 구간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오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님들.
그렇게 마지막 한사람까지 다 하산한 시간이
8시 40분이 넘고 있었다. 에~고..
할일없이 목빼고 마냥 기다리는 시간이 산행 8시간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조금은 긴 산행시간과 내리는 비때문에 체력이 많이 고갈됐지만
그래도 안개 자욱한 숲길의 여운은 오래도록 기억될것 같다.
1년만에 찾은 대간길. 다음주에 다시 이어질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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