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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오대산 선재길

 

 

2014년 6월 6일 금요일 (현충일.)

s산악회.

산행코스 : 진고개~ 동대산~두로봉~상왕봉~비로봉~ 상원사

 

원래 일정은 이랬다.

비로봉 상왕봉 코스는 여러번 다녀와,따로이 가고싶진 않았지만

동대산을 아직 가지못했던 아쉬움이 있어 참석하게된 하루의 시작은

오늘을 여러가지로 잊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연휴 첫날 아침. 어느정도 막힐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건 전혀 상상밖의 일이었다.

신사역에서 7시에 출발한 버스는 이미

오대산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10시가 넘어서야

여주휴게소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문막휴게소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어있었다.

 

작은 내분이 생긴다. 몇몇은,

차가 너무 막히니 오대산에 가지말고 그냥 가까운 치악산에 가자한다.

다른 아저씨가 말한다. 무슨 소리냐..

종주를 못하게 될판이서 아쉬워 죽겠는데 원래대로 가야한단다.

웃음이 나기도하고,

답답함이 한계에 온다. 머리가 아프다.

어차피 진고개에서의 종주는 물건너갔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월정사. 3시 30분. 나포함 네명이서 월정사에서 내린다.

한시라도 빨리 차에서 내리고픈 마음도 있었거니와

비로봉만 올라 다시 내려와야 하는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직 가지 못했던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만들어진 선재길을 걷기로한다. 

 

 

 

 

오대산 선재길.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9.3km

 

 

 

 

월정사 입구 다리에서 본 계곡길의 시작.

 

 

 

 

 오늘은 월정사에 들르지 않기로 한다.

천왕문만 들어섰다 다시 나온다..

 

 

 

 

 

 

 

 

 

 

수령 오래된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반대편으로 이어지지만,

선재길도  전나무가 가득하다.

 

 

 

 

 

 

 

 

 

 

 

월정사 부도전을 지난다. 저 두분이 버스에서 같이 내린분인지 헤깔린다

여하튼  오늘 같은 동선으로 움직인다.

 

 

 

 

천년의 숲, 선재길은 60년대말 도로가 나기전까지 스님과 신도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가던 옛길이다.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 살것 같다.

8시간 30분을 차속에 갖혀 있어야했다.

두세시간 차를 타도 나는 몸을 비틀고 몸살을 한다. 

그럼에도 오늘 답답한 차속에서 버틸수 있었던것은 아마도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긴 시간을 한결같이, 팔도 편히 의자에 기대지 못하고 팔짱을 끼거나

반대편 팔쪽에 얹어 놓는다.

의자에 편히 기대면 나에게 많이 닿는다는것을 알았을 그분의 배려였다.

 

키마저 큰 그분은 그 흔한 쩍벌마저 내쪽으로 한번도 하질 않는다.

오히려 몸살을 하고 비틀고 짜고 움직이는건 내쪽이다.

 

신기했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그런 자세로 눈을 감고 자는건지

마치 학교때 좋아하던 강직한 선생님의 모습같기도 했다.

나는 그분을 올려다보고 혼자서 웃었다.ㅎㅎ

 

 

 

하늘매발톱

 

 

 

 

 

 

 

 

한가로운 휴일 오후의 선재길..

 

 

 

 

 

 

 

 

 

6시 반까지 상원사로 가야하는데

비로봉에 올라간 사람들보다는 아마도 내가 시간적으로 여유로울 것이다.

그러니 조금은 여유를 부려본다.

 

 

 

나무 다리위 두분은 아까부터 계속 봐왔던 분들이다.

사진찍기 바쁘시다.

 

 

 

 

 

누군가 세워둔 돌탑 뒤로 다정한 연인.

 

 

 

 

선재길은 맑고 깨끗한 계곡길이 이어져있어, 한여름 길을 걷다

쉬어가기 좋은 여유로운 길이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런 물줄기를 나는 좋아한다.

너무 큰 폭포와 물줄기는 두려움이기도 하다.

 

 

 

 

 

 

 

 

 

 

 

 

 

 

 

섶다리위의 아이와 두 여인.

 

 

 

 

 

 

상원사로 가는내내 맑은 계곡물은 이어진다.

조금 늦었을지 걱정도 되지만 그냥 지나치기도 아쉽다.

 

 

 

 

 

 

 

그렇게 숲 좋은 선재길은 길게 이어졌다.

그냥 걷는 자체가 힐링이 되는 길이다.

 

 

 

 

 

선재길은 상원사가 얼마남지 않아 황토가 깔린 차도로 이어진다.

 

 

 

 

 

시간이 좀 많이 남았다.

손도 씻고 시간도 때울겸, 상원사 밑 계곡으로 내려온다.

 

 

 

 

 

 

상원사 주차장에 6시 10분쯤 가보았지만, 아직 산에서들 내려오질 않았다.

7시가 되어서야 서울로 출발할수 있었다.

 

내 자신이 처음으로 용감했다고 생각했던건 2년전  혼자서 무작정 베낭메고 

전국으로 떠날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차안에서 처음 본 옆자리 남자에게

어깨에 기대겠다고 말한 것이다.

너무 긴 시간을 차안에 있어선지 머리가 아팠다.

그렇다고 해도 쉽게 하지못할 말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 생각할 여지도 없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너무 골머리가 아팠던 것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황당한 일이었다.

 

그분은 아무렇지 않게 그러시라고 한다.

12시간이 넘는 차안 고행의 시간.

그 상황이 힘들어서 그랬을거라고 그분은 이해하셨을거라 생각한다.감사했답니다.

얼떨결에 선재길을 대신한 날이었지만 넓어 보이는 그분의 어깨만큼이나

선재길 편안한 길은 풍만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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