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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고동산~화야산~뾰루봉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오늘은  꼭 쉬겠노라고  점심먹자는 y의 제안마저 거절했지만

막상 나는 아침 8시 5분차로 청평에 가고 있었다. 몸이 근질거려  집에 있을수 없었음이다.

 

 

 

산행코스: 사기막~고동산~화야산~뾰루봉~뾰루봉식당(약 14km)

산행시간 : 6시간 30분.

 

 

          

 

청평에서 삼화리행  9시 10분차를 타고 사기막골에서 하차한다.

아주머니 둘,  남자 둘  그리고 나.. 다섯이서 버스에서 내려 사기막골에서 고동산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초입 가정집 담벼락밑에서

지느러미엉겅퀴,끈끈이대나물,수레국화,초롱꽃이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남자두분이 잠깐 길을 찾는다. 좌측은 화야산으로, 우측이 고동산 방향..

고동산 정상까지 가면서 이정표는 한번도 보질 못했다.

 

 

 

여자분 둘은 뒤로 쳐저서 그 뒤로 볼수는 없었다..

난 저분들 뒤로 걷는다.

다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다, 우측의 조그만 길로 들어서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아 왠지 잘못 들어선것만 같다.. 풀숲을 헤치고 거미줄에 수도없이 걸린다.

하지만, 여러번 확인하고 오셨다니 저분들 말이 맞을것도 같다..

그곳을 지나면서 많은 벌레와 모기에 몰려 아직도 온몸이 가렵다.

 

 

 

 

등산로는 봄이나 여름이라기 보다는, 늦가을처럼 낙엽만 수북하다.

한분은 이미 한참 가셨지만, 뒤에분은 많이 힘들어 보이신다.

앞서 갈수 있지만 고동산까지는 천천히 가기로 한다.

 

 

 

 

정상전, 야생 염소들을 만난다.. 경계하는듯, 우리를 힐끔거린다..

올라오며 계속 있던 염소똥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야생염소가 있다고는 얼핏 들었지만, 그 수가 만만치 않은것 같다.

 

 

 

고동산정상.. 사기막 입구에서 9시 40분 출발해 11시 10분쯤

정상에 도착한다.

 

 

 

아직 남은 미세먼지로 북한강 일대가 잘 잡히질 않는다..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지나는 서종대교 일대도 뿌옇기만 하다.

 

 

 

가야할 화야산이 3.1km

 

 

 

고동산 일대는 온통 염소똥이다. 영역을 표시라도 하듯, 유독 등산로 가운데로만 이어진다.

 

 

 

헬기장도 지나고.

 

 

 

또다른 염생이들.. 길을 비켜주지 않을 작정인가 보다..

한참을 기 싸움을 하다, 염소는 염소였다. 스틱을 한번 바위에 두드리니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고 자리를 비켜선다.

 

 

 

 

고동산을 지나면서는 앞서 걸으셨던 남자분과 같은 속도로 걷는다.

 

 

 

 

 

 

 

화야산 정상. 12시 45분..

정상엔 그나마 고동산에서처럼 전망도 전혀 없다.. 그늘도 없다.

정상 1.5km전쯤에서 쉬시던 두분과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더는 기다릴수가 없어 바로 뾰루봉 쪽으로 길을 잡는다..

고동산쪽에서는 하산하는 한팀을 봤을뿐이고,

그래도 화야산쪽에는 다른 올라오는 길들이 있어선지 간간이 사람들이 보인다.

 

 

 

뾰루봉으로 가는길, 이 아이에겐 Y라고  불러준다..

 

 

 

너는 X

 

 

 

그리고 이 아인  V라고 이름을 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김춘수님의 말처럼  나는 외롭고 쓸쓸할때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길 바랬고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그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전할수 있었을까

 

 

 

사람 발길이 많지 않아선지, 자연 그대로의 숲 그자체다.

볼거리를 찾고자 이 산을 찾은 사람이라면 실망을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숲의 울창함이 고마울 뿐이다.

 

 

 

 

화야산에 올라오는 삼회리 큰골과, 크리스탈생수 갈림길이다.

 

 

 

 

 

 

고동산,화야산에서 뾰루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어쩌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것도,탁 트인 전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저 산길을 걷고 싶은 자들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은 얼마든지 있다..

 

 

 

 

 

뾰루봉 정상.. 뾰루봉정상 역시 사방은 막혀있고 길위에 표식으로

뾰루봉이란걸 알수있을 정도.. 청평댐 방향 뾰루봉식당으로 내려선다.

 

 

 

 

 

마치 백덕산의 유명한 나무를 닮았다..

 

 

 

 

 

화야산에서 뾰루봉 가던길에 만난 님들이,

뾰루봉식당길로의 하산은 만만치 않을거라 하시더니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제대로 된 등산로를 찾기도 어려웠고,

바위너덜길과 험한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멀리 청평댐도 보이지만, 날도 안좋은데다, 나무가지들이 많아

제대로 청평댐 일대를 전망할수도 없다..

2014년은 정말 최악의 미세먼지를 맞고 있다.

 

 

 

북한강을 시원히 달리는 보트들..

 

 

 

 

 마지막 내려오면서까지 잠깐 길을 헤맨후에 잣나무 가지치기가 한창인 밭으로 내려선다

 

 

 

 

 

몇개 따서 입안에 넣으니 너무도 시게 느껴진다.

줄딸기가 많이도 달렸다.

 

 

 

뾰루봉 식당에 내려서니 4시가 넘어서고 있다.

편의점에서 물 하나를 사마시고, 청평으로 가는 차시간이 3~40분 간격으로 다닌다는데

무작정 기다리기 지루해 걸어가다 타기로 하고

북한강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삼아 5분쯤 걷고 있는데

차가 옆에 선다.. 청평 나갈거면 타라하신다..

뾰루봉 식당 사장님이시다..내가 하산해 근처 있던걸 보셨단다..

오랜만에 보는 큼지막한 금목걸이와 반지에 눈길이 간다..

청평터미널에 내려주셔, 4시 40분 동서울 버스를 바로 탈수 있었다.

뾰루봉 식당 사장님~ 덕분에 잘 올라왔답니다.. 고맙습니다.

 

뭔가 밀린 숙제를 하고난 기분이다.

고동산~화야산~뾰루봉산행은 큰 볼거리는 없지만,

조용히 숲길을 걷기 원하는 자들은 떠나보셔도 좋을듯하다..염생이들이 당신을 맞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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