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산행코스: 북한산우이역~백운대탐방센터~하루재~유방바위~만경대~백운산장~하루재~백운대탐방센터~
북한산우이역으로 원점회귀하였다.
비탐구간이라 그리 마음이 편한 곳은 아니지만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다.
여러번을 주저하다가 벼르고 벼르다 만경대에 간다.
북한산우이역 밖으로 나오니 우람한 암봉들이 자태를 드러내니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북한산을 만나게 될지 도선사(백운대탐방센터)로 가는 길이 설렘으로 가득하다.
도선사로 가는 길, 오랜만에 강북구 우이동 254번지 봉황각(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호)에도 잠시 들러본다.
이곳은 1912년 천도교에서 교역자를 교육하기 위해 건립한 수련장으로 의창수도원이라 불렀다.
천도교 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1861~1922년)는 한일합방 이후 종교 수련을 통해 국권 회복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이곳에 봉황각을 세워 전국의 고위교역자 483명을 대상으로 연성수련을 시행하고
이들은 3.1운동 당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봉황각 현판은 오세창의 글씨다.
의암 손병희 선생과 독립을 위해 애썼던 애국지사들의 말씀들도 진열되어 있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애국이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북한산우이역에서 도선사 입구인 백운대탐방센터까지는 약 40분이 걸린것 같다.
백운대탐방센터에서 하루재로 오른다.
하루재에서 영봉 오르는 반대편 저기 사람들 뒤편이 만경대 오르는 길이다.
죄책감에 눈치를 봐야 하고, 큰 맘 먹어야 다녀올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비탐 구간만 다니시는 분들도 있을만큼 길은 잘 나 있었다.
좁은 길이지만 길은 선명히 나 있었고, 흙길 따라 조금 오르다 보니
바위 조망처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전경이 기가 막히다.
무엇보다 저 깨끗한 하늘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인수봉과 뒤로는 백운대다.
인수봉 아래쪽에 길쭉한 바위는 잠수함바위라고 한다.
아직 저 곳을 가보지 못했다. 분명 사람들 한두명 오르내리는걸 보면 루트는 있을 것이다.
북한산의 원래 이름은 삼각산이다.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가 삼각 모양으로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좌측이 올라야 할 만경대, 가운데가 백운대, 우측이 인수봉이다.
북한산의 기둥이자 핵심 봉우리들인 것이다.
만경대 가는 저 길을 곰바위능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럭저럭 잘 찾아갈만 하였지만 딱 한군데 대슬랩 앞에서 혼자서는 올라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우회로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해야 했다. 무인감지카메라 옆을 지난다.
어느새 열매로 익어가는 당단풍나무는 꽃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보통 단풍나무는 잎이 5~7개로 갈라지고, 당단풍나무는 9~11개로 갈라지는 편이다.
다친 사람 신고가 들어온 것인지, 물건을 나르려는 것인지 여러차례 헬리콥터가 빙빙 돌고 있다.
하기야 가장 사고 많은 곳이 북한산이라 할 정도이니
온통 다 암봉과 암반으로 이루어진 거대 바위산의 위엄일 것이고, 도심 산에 이만한 산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측 지나온 무인감지카메라와 그 뒤 봉우리가 영봉이다.
처음 계획은 도선사로 올라가던 중에 합궁바위를 경유해 저 영봉을 넘어와
만경대와 용암봉 거쳐 입술바위 김상궁바위로 한바퀴를 돌아보려 했다.
그러자면 너무 내용도 길어지니 다음에 따로 기록을 남기려 한다. 가운데 뒤로 도봉산의 오봉이 뚜렷이 보인다.
저 하늘의 깨끗한 구름만으로도 괜히 설레는 풍경 아닌가.
우측은 도봉산 오봉과 좌측으로는 북한산 상장능선이다. 우이령을 사이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갈리는 것이다.
맨 좌측 뾰족봉이 고령산, 가운데 뒤로 볼록 올라온 곳이 구름다리가 생긴 파주 감악산이겠다.
언제나 세트처럼 따라붙는 수락산과 불암산이다.
뒤로는 화악산 명지산 서리산 축령산 철마산 능선에서 천마산으로 그리고 용문산으로~
다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수도권의 수많은 명산들이 포진해 있다.
가운데서 좌측으로 쑥 들어간 곳이 팔당댐과 두물머리가 있는 한강이다.
한강 좌측으로는 운길산과 예봉산, 한강 우측으로는 검단산과 남한산성으로 이어지고
검단산 앞라인 길다란 능선은 아차산과 망우산이다. 그 우측으로는 어디에 서도 만날수 있는 잠실타워도 보인다.
스릴감 넘치고 조금은 긴장되기도 한 바위 구간으로 접어든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두리번거리면 다 길은 있었다.
와우~하늘은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 인수봉 자체만으로도 빛이 났을텐데
하늘마저 받쳐주고 있으니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도 부러울게 없다.
주로 인수봉은 백운대에 올라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 만경대에 오르며 만나는 인수봉은 내내 감탄사를 연발시키고 있었다.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이 형 비류와 함께 올라 도읍을 정했다고 전해지는 인수봉은
산 전체의 형상이 어린아이를 업은듯 하다 하여 부아산 또는 부아악이라 불리운다는데
온조가 올랐다는 부아악은 인수봉이 아닌 용인의 부아산이라는 이야기에 설득력이 실리기도 한다.
그 옛날에 저 곳을 어떻게 올랐을까.
예전엔 땅이 많이 꺼지지 않고 인수봉도 저리 뾰족 솟지 않아 올라갈만 하였을까.
무엇이 되었든 저 화강암 덩어리의 위엄은 현재를 사는 도시인의 큰 위안이 되었다.
인수봉 아래의 잠수함바위다.
가운데 뒤로 고령산 앵무봉, 우측이 상장능선이다.
이런 날 상장능선에 서도 그 봉우리들과 하늘은 가히 일품이겠다.
다리는 후들후들~ 심장 쫄깃거리는 곳을 지나면서도 카메라 올리고 셀카를 날릴만큼
건너편 인수봉과 하늘의 조합이 너무나 아름다워 무심히 지나칠수 없었다.
물론 늘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걷는 길이다.
한두명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루트가 어찌 되는 것인지 다음엔 저기 인수봉 아래도 꼭 가보고 싶다.
정말 재미난 길이다.
서두르는게 문제일뿐, 바위산은 느긋하고 여유있게 거닐면 위험은 반이 되고 만족도는 배가 된다.
무엇보다 자주 와보지 못한 곳은 길을 찾는 재미도 한몫한다.
금마타리가 어느새 이렇게 활짝 피었구나.아니 늦은건가.
이젠 꽃 피는 시기도 모르겠고, 올해는 꽃이 피는지 어쩐지 모르고 지나갔다.
지난주도 그렇고 블로그 개편 후 웬만한 야생화는 올리지 않고 있다.
블로그 홈도 마비가 되고 어수선해 그런지 영 산행기 쓸 맛도 나지가 않는다.
그래도 북한산행은 자체로 즐겁다.
일대에서 열매로 변한 처녀치마가 자주 보인다.
바위를 우회할때 잠시 습한 흙이 섞인 골로 들어서면서다.
북한산 119산악구조대에서 백운봉암문 방향으로 오르는 산객들 모습도 잡힌다.
그렇게 바위 우회로를 잠시 지나니 커다란 바위 아래에 선다.
이곳에서 어찌 올라야 할지 용을 써봐도 도저히 혼자 힘으론 어려워 그냥 되돌아가야 할까
고민을 하던 중에 바위에 아주 능숙하신 산객께서 먼저 올라가 로프를 내려주신다.
딱 이 곳 한 곳이 문제였다. 바위가 그리 무섭지 않거나 릿지화를 신으신 분이라면
문제 없이 오를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몇번을 시도해봤지만 엉덩이가 무거워서인지
좀체로 한발 떼기가 무서워 포기해야 했다.
덕분에 무사히 올라왔답니다.
나 역시 간단한 줄을 준비하고 왔지만 정작 마땅히 줄을 연결할만한 곳을 찾지 못했고
내려갈때라면 모를까 혼자서 오를때는 밧줄도 있으나마나였다.
이 바위를 곰바위라 칭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곰바위능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식 이름은 아니니 편한대로 부르시길 바란다.
와우~
하늘과 인수봉의 만남.
그야말로 대자연의 끝판왕을 보는것만 같다. 정말 축복 받은 날이고 축복 받은 북한산이다.
좌측 뒤로 도봉산 주봉들과 그 앞으로 북한산 영봉과 하루재에서부터 지나온 길이다.
가운데서 우측으로 수락산과 뒤로는 국망봉 화악산 명지산 서리산 축령산 철마산 능선으로
명산들의 릴레이가 이어지는것만 같다.
나는 사진 찍기 바쁘고, 감탄하느라 정신 없는데
도움을 주신 산객께서는 빠른 걸음을 옮기시며 기다리시니 마음이 편치는 않다.
나는 놀면서 천천히 가겠다 양해를 구하고 마저 늑장을 부려보기로 한다.
저분께서야 워낙 걸음도 빠르고 자주 오는 길이라 하시니 이런 멋진 풍경을 굳이 담지는 않으셨다.
감사했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바위는 족두리봉의 족두리바위 또는 신랑신부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저 곳에 오르면 유방바위(쭈쭈,찌찌, 유두)도 만날수 있을 것이다.
백운대와 인수봉
인수봉은 올라가며 보니 모양도 조금씩 달라보인다.
새의 머리처럼 튀어나온 바위는 이제 옆으로 세워진 남근석인듯, 도포를 걸친 옆모습처럼도 보였다.
그리고 조금 당겨보니 여기저기 그 루트를 찾아 오르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인수봉은 암벽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암벽 훈련장이 되어 준다.
장비만 잘 갖추고 지켜야 할 내용만 숙지를 한다면 오히려 더 안전할수도 있다 한다.
복주머니나 만두 같기도 하고, 족두리 같기도 하다 하여 족두리봉 또는 족두리바위라 부르기도 하고
신랑신부바위의 신랑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족두리봉이라는 진짜 이름은 북한산 비봉능선에 있다. 역시 바위 좋은 능선이다.
무엇이 되었든 듬직한 바위 하나가 서 있는 곳이 이 길의 하이라이트다.
물론 만경대 가기전까지 말이다.
꼭 돌고래 한마리 하늘을 향해 웃고 있는 모습. 이것을 신부바위라 부른다.
어디에서 신부의 모습이 보였을까.
조금 아래쪽에서 담은 신부바위 일대다.
주변을 살펴보다가 그 아래로 내려와본다.
북한산은 어디라도 쉬어갈수 있는 명품바위들의 연속이니
모두 내 것이 된것처럼 자리 펴고 잠시 앉았다가 유방바위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처음에는 이것이 유방바위일거라 생각했다.
그럴싸하다. 양주 불곡산에서 봤던 엄마가슴바위와 닮았다 느꼈다.
그러다가 백운대를 올려다보니 그 형태 제대로 잡힌 진짜 유방바위가 보이는게 아닌가.
젖꼭지가 마치 옛 도자기 주둥이 같아 조금은 딱딱해 보이고 너무 각져 보이긴 한다만
젖무덤이 확실하구만요.
두개의 가슴이 함께 있었던 것이다.
아래는 처음에 유방바위라 생각했던 찌찌, 위는 진짜 유방바위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날수 있는 또 하나의 명물, 코끼리바위다.
가운데 길다랗게 코를 늘어트린 모습이 보이는가. 꼭 두루미처럼도 생겼다.
그리고 좌측으로 또 하나의 코끼리도 보인다. 맨 위가 만경대다.
보이나요~
작은 코끼리와 코가 긴 커다란 코끼리가요.
위로 올라와서 아래로 향한 젖무덤을 다시 한번 담아본다.
위에서 봤을때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풍만한 것이, 만지면 보드라운 피부결이 느껴질것만 같다.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가진 마시와요. 아래로는 급경사~꼴까닥할수도 있시요.
어디라도 조망처, 어디라도 쉼터가 되어주니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살지만
도심에 이런 산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북한산은 그야말로 멀리 떠나지 않고도 만족도 급상승시킬수 있는 최고의 명산인 것이다.
만경대 가기전에 저 코끼리바위로 향하는 달맞이길도 있다. 구석구석 다 연결이 되어 있었다.
좌측 봉우리는 용암봉이다.
인수봉 암벽엔 아까보다 사람이 더 늘어나 있다.
개미들이 매달려 있는것만 같다.
만경대가 가까워지자 이제 백운대도 함께 가까워졌다.
다른 방향에서 보던 백운대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다.
만경대에 올라 보는 백운대는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지나온 족두리봉의 신랑신부바위를 뒤로 하고 만경대로 간다.
아래로는 지나온 능선과 건너편엔 수락산 불암산과 뒤로는 수도권 명산들이 포진되어 있다.
5월말에는 오랜만에 주금산~철마산도 다녀왔는데 블로그와의 사투로 올리지 못했었다.
역시 경기 북부답게 야생화도 지천으로 피어나 있었다.
맨 좌측 뒤로 불록불록 올라온 곳이 화악산 명지산, 가운데 일자를 그린 라인이 주금 축령 철마 천마 라인이다.
아래로는 도선사가 내려다 보이고 좌측 뾰족 올라온 천마산에서부터
우측으로는 운길산 예봉산 검단산 방향이다.
가운데서 살짝 좌측 뒤로는 은행나무가 상징인 용문산도 솟아 있다.
저 사이사이 다 나열하지 못했지만, 희야산 고동산 봉미산 중미산 고래산 문안산 청계산 해협산 양자산 앵자봉 등등
수많은 산들이 확대해보면 보일만큼 참으로 시야도 좋은 날이다.
용문산 정상부와 그 우측 뾰족 올라온 백운봉이 뚜렷이 잡힌다.
용문산 한바퀴를 크게 돌아보는 산행도 참 괜찮다.
좌측 뒤 용문산, 가운데서 우측으로는 운길산과 예봉산 예빈산 그리고 두물머리가 있는 팔당댐 주변의 한강,
한강 우측으로는 검단산이다.
당겨보면 예봉산도 새로 생긴 기상레이더 관측소가 보이겠다.
요즘 가끔 한강 나가 걷다보면 예봉산의 관측소 건물이 가까이 보였다.
자주 보이는 처녀치마 씨방.
참조팝나무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팝나무속이었는데
덤불조팝나무는 줄기에 능각이 있고, 참조팝나무는 줄기에 능각이 없이 둥글기만 한 것으로 구별하고 있다.
도봉산부터 상장능선, 우이능선, 영봉과 오늘 지나온 곰바위능선까지
하나로 이어진 능선인듯 유려하기만 하다.
곳곳 조망처 바위에 서면 일대를 둘러보는 맛에 감탄사만 연발을 하고 있다.
내가 올라온 만큼 우측 인수봉은 이제 아래쪽으로 내려갔고
백운대를 대면하고 마지막을 오른다. 꺄오~
참으로 멋진 날이다.
흐리거나 날이 탁해도 북한산은 이 암봉 자체만으로도 빛이 나는 곳인데
하늘까지 저리 푸르러 주니 기분이야 날아갈듯 상쾌하기만 하다.
그렇게 마지막을 한바탕 치고 올라오니 만경대 바로 아래다.
바위 하나하나는 무엇이다 딱히 말할수는 없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만경대여라~멋지지유.
눈과 입이 딱 생선 한 마리를 닮았다.
만경대의 명물인 도미바위다.
바위 자체만으로도 멋스러운 만경대다.
가운데서 좌측으로 돼지 발톱 같은 용암봉으로 향하는 만경대 릿지길이다.
하산을 저쪽으로 해도 되고, 바로 백운산장쪽으로 내려가 하루재 거쳐 도선사로 가도 된다.
물론 용암봉으로 가는 바위 능선은 쉬운 길은 아니므로 주위가 필요한 곳이다.
만경대 릿지길과 좌측 용암봉, 우측 뒤로는 보현봉 문수봉이다.
만경대 정상부엔 너르고 평평한 바위가 있어 자리 펴고 조망 감상하기 그만이다.
아래로는 염초봉과 원효봉도 보인다.
유후~
참조팝나무와 어우러진 건너편의 백운대는 그야말로 한폭의 액자처럼 걸렸다.
줄줄이 백운대로 오르는 사람들.
북한산 최고의 봉우리임을 이곳 만경대에서 바라보니 더욱이나 입증이 되는것만 같다.
만경대 뒤쪽 용암봉 방향의 기암들이다.
아래쪽으로는 아주 아찔하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의상봉과 용출봉 용혈봉으로 의상능선이 이어지고
그 뒤로는 비봉능선도 보인다.
맨 오른쪽 염초봉, 그 좌측 아래가 원효봉이다.
아래로는 상원사와 대동사도 보이고 산성탐방센터 초입도 보인다.
맨 좌측이 의상능선의 의상봉이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백운대와 더없이 깨끗한 하늘.
산성의 성벽을 보수한 흔적도 마치 시멘트 땜빵처럼 그대로 전해진다.
아무도 없는 만경대를 독차지하니 바위 부자가 된것만 같다.
살짝 먹구름 낀 하늘도 너무나 멋스럽다.
잠시 후, 자일을 준비하고 릿지산행하시는 분들이 올라왔다.
만경대 선바위다. 뒤쪽으로 돌아가면 조금 완만한 경사가 있어 올라갈수도 있다.
사자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올라오셨던 분들은 내려가시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나는 이 하늘과 풍경에 취해 만경대에 더 머무를수밖에 없었다.
아까 바위 오를때 도와주셨던 분은 이미 저기 용암봉을 훌쩍 지나고 계셨다.
날다람쥐처럼 성큼성큼 가고 계셨다.
처음엔 저기 용암봉으로 거쳐 가려고도 했었다.
그래서 그 아래로 내려왔는데 정상에서 만난 분들,
준비를 많이 하고 오셔서 능숙하게 잘 가실줄 알았는데 험한 것인지
생각보다 늦어지니 뒤에서 기다리다 그냥 백운산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용암봉 가는 길의 로프길.
어쨌든 조심해야 하는 길이니 초행자나 자신 없으신 분이라면 백운산장 방향으로 하산하심이 좋겠다.
만경대 기암들을 뒤로 하고 왔던 길로 조금 내려가
좌틀을 하면 백운산장으로 길이 연결된다.
아까 올라온 방향 어디로든 빽해 좌틀하면 백운산장이나 그 아래 산악구조대나 하루재 가는 길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백운산장으로 내려왔다.
말 많고 탈 많았던 백운산장의 국유화 문제로 서명 운동까지 했지만
결국 작년 12월, 100년 가까이 운영했던 산장이 문을 닫게 되었으니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젠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몇년후의 모습도 또 기대를 해보게 된다.
그나저나 주인장 부부는 이젠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실지도 궁금하다.
거의 한 평생을 산장지기로 지냈는데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으실지도 걱정이다.
북한산엔 산딸나무가 참 많다.
꽃잎처럼 보이는 바람개비 같은 흰색은 꽃잎이 아닌 포라는 것이고,
꽃잎은 그 안쪽에 너무 조그마해 잘 보이지 않으니 대신 벌과 나비를 유인해주고 있는 것이다.
각 생명체마다 생을 연장시키고 종족을 번식시키는 노하우가 놀라울 뿐이다.
이미 열매를 달고 있다.
119산악구조대 앞 인수암을 지날때 보니
아까 만경대 오를때 보이던 인수봉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옆으로 툭 튀어나오던 남근석 같던 바위는, 이제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오리나 기러기가 되었다.
그렇게 처음 들머리였던 백운대탐방센터 도선사 앞으로 내려왔다.
여기에서 북한산우이역까지는 2km를 조금 넘게 걸어야 하지만
도심길이 아니라서 슬슬 걸어내려가는 것도 즐거운 길이다. 택시는 기본 요금 정도가 나온다.
계곡길 따라 내려서는 길, 이미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었으니
졸졸 흐르는 물소리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북한산우이역으로 내려와 뒤돌아보니
좌측의 용암봉부터 가운데 만경대, 우측으로 백운대와 인수봉이 저리도 듬직할수가 없다.
백운대와 인수봉에 비하니 만경대는 조그마한 바위들의 조합 같지만
그 안에 들어서 보면 그 수려함은 백운대 인수봉 부럽지 않다.
끝없이 솟아나는 샘물처럼 무궁무진한 북한산은 오늘도 그렇게 위용 가득 당당하게 서 있었다.
~다음 블로그 체계가 변경되고 한달이 지나고 있지만 블로그 홈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글은 올라가지도 않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블로그 홈에 글이 실리든 실리지 않든 상관없이 방문주시고 함께 공감해주시는 님들께는
늘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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