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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동 성제봉(형제봉) 철쭉.최참판댁.박경리문학관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산과 여행지 등 숨은 명소가 너무나 많다.

그곳에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가 더해지는 순간 더욱이나 특별한 장소가 된다.

이번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에서는 희귀식물,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생하는 산과 여행지 위주로

탐방을 하였고 싣게 되었다.

 

 

 

목차는 해발 높은 산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과  가벼운 트레킹 정도로도 볼 수 있는 탐방지로 나눠 구성했다.

 

**식물의 분류체계에 있어서는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을 기본으로 따랐지만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분류체계를 따른 것도 있고 둘을 같이 표 기한 것도 있음을 일러둔다.
환경부와 산림청에서 지정·관리하는 국가보호종에 대해, 그리고 문화재 지정번호에 관한 이야기,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뀐 내용 등은 본문에 삽입했다.
전작들에 몇 차례 소개한 들풀꽃나무는 간단히 소개하거나 넣지 않았고, 대신 그 탐방지를 대표하는

야생화 위주로 실었다. 사진은 비슷한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게 그 특징을 담으려 했고,

꽃만 봐서는 세세한 구별이 어려운 식물은 잎까지 함께 담았다. -머리말 중에-

 

 

 

2부 첫 목차인 대청도 편은 무엇보다 풍광이 절경이라는 점이다.

서풍받이와 조각바위 언덕, 농여해변과 나이테바위, 미아동해변, 모래울해변, 옥중동 해안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고

원나라때의 순제가 귀향 와서 머물렀던 장소 등에 대한 이야기 등도 흥미롭다.

대청도에는 삼서트레킹이 유명하다. 산과 해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트레킹으로 삼각산과 서풍받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질명소와 서해5도인 대청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대청도에서 가장 돋보인 야생화는 단연 서풍받이 언덕을 장식한 금방망이와 당잔대

그리고 처음 대청도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게 된 멸종위기종 대청부채다.

 

특이한 것은 꽃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과는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청부채는 보통 오후 3~4시에

꽃을 피우고 밤 10시쯤에 오므라든다.

꽃봉오리 상태인 3시부터 그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거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된 듯 변해 가는 찰나를

기대와 설렘으로 채우고 있었다. -본문 중에-

 

 

 

높은 수직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뿐, 관심을 가져 보면 그래도 한탄강 곳곳에서 눈 맞춤 할 수 있다.

기후나 환경보다도 사람들 발길과 눈길이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쉽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이 조건이

분홍장구채가 살아가기에는 오히려 좋은 서식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엔 귀하다는 꼬리표 대신 군락으로 유명할 만큼 한탄강을 분홍빛으로 수놓길 바라 본다.-본문 중에-

 

 

 

험지를 찾아다니며 발품도 팔아 보고 하나의 대상을 보기 위해 수차례 같은 장소를 오가기도 한다.

나날이 변해가는 식생과 식물체계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아쉬움이 또 한 해를 채운다. 

올해 남겨 둔 숙제들이 내년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끝맺는다. -본문중-

 

2025년 신간, 풍경과 산행이 어우러진 《멸종위기 야생화 탐방》은 시원한 풍경과 산길,

역사와 문화 유적 등도 함께해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https://0709im.tistory.com/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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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 : 노전마을 입구~ 노전마을회관~청학사~수리봉~성제2봉~성제1봉~철쭉제단~구름다리~신선대~

               최참판댁~주차장 (약 11~12km로 5시간 40분 소요. )

 

지리산 남부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하는 성제봉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철쭉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 아주 유려하다. 하동 성제봉에 간다.

 

산행은 노전마을 입구 1047번 도로에서 시작하게 된다.

이곳에서 노전마을을 지나고 청학사까진 35~40분쯤 걸린듯 하다.

청학사까지 3.7km 형제봉까진 6.7km

승용차로는 청학사까지 갈수 있을테니 좀 수월하게 오르지 않을까 싶다.

 

 

 

노전마을로 들어서는 길,

가운데 툭 튀어 나와 암벽형태를 띤 봉우리가 보일 것이다. 구름다리가 있는 신선대다.

 

 

 

 

가운데 황토색 벽돌 노전마을회관을 지나 청학사로 간다.

맨 우측이 처음 올라갈 수리봉이고, 그 좌측으로 전깃줄이 지나는 성제2봉과 성제1봉이 바로 옆으로 나란히 있다.

성제1봉과 2봉 모두를 성제봉이라 정상석을 세워둬 좀 애매한 곳이다.

 

가운데가 헬리포트가 있는 철쭉제단,그리고 왼쪽으로 구름다리와 신선대 암봉이다.

철쭉제단에서 구름다리로 내려설때가 철쭉이며 전경이 가장 볼만하다.

맨 왼쪽 앞쪽은 호봉이란 봉우리다.

 

 

 

유채꽃이 부럽지 않다. 고들빼기가 논두렁 하나 가득 피어났다.

 

 

 

메꽃도 오랜만에 한장 담아보고

 

 

 

 

보기만 하여도 입안에 신맛이 돈다. 마디풀과에 속하는 애기수영이다.

 

 

 

 

어느새 지칭개도 피어났고, 노란 뽀리뱅이도 지천이다.

 

 

 

 

잘 가꾸어 놓은 정원 청학사를 가볍게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든다.

 

 

 

 

불두화다.

암수술이 없는 무성화로 부처님 머리처럼 골슬거려 보인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열매를 맺지 않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유독 사찰 주변에 많이 심는 꽃이기도 하다.

요즘은 수국이나 백당나무 불두화를 교잡해 다양한 품종들이 나오고 있다.

 

 

 

 

청학사에서 형제봉까지는 3km.

이제부터는 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지만 소나무 숲이 좋아 절로 쉼호흡하기 좋은 길이다.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고 꽃잎이 5~6장인 이건 그냥 씀바귀다.

같은 조건으로 꽃잎이 많으면 노랑선씀바귀.

 

 

 

줄기에 뱀 허물같은 무늬가 있는 점박이천남성이다.

일주일 일주일 새로운 들꽃들이 피어나는걸 볼때마다 숲에 들어서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런 맛에 산에 오른다.

 

 

 

 

꽃 아래 포가 꽃보다 길면 은대난초, 포가 작으면 은난초.

두개가 애매한것들도 많은데 야들은 구별도 확실하게 포의 길이가 차이가 난다.

은대난초는 흔하게 자주 만나는 반면 은난초는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더니만

두가지를 함께 만나는 기쁨도 크다. 잎도 은대난초가 더 길쭉길쭉해 보인다.

 

 

 

 옥녀꽃대와 애기나리 열매, 아래는 금창초와 선밀나물.

 

 

 

그렇게 수리봉에 거의 다다르면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건너편 가운데 칠성봉 봉우리 아래로는 그 이름만으로도 괜한 들뜸이 있는 하동군 악양들판이다.

악양이라는 지명이 유명해진 것은 아무래도 박경리의 ‘토지’ 영향이 클 것이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의 주 무대였던 악양면과 평사리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우측으로는 이따 하산할 최참판댁과 고소산성 일대가 들어오고

마치 도로처럼 보이는 섬진강이 굽이져 흐르는 곳.

소설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처럼 이곳에 서면 괜히 흥분이 되기도 한다.

악양면 소재지 왼쪽 봉우리가 구제봉. 섬진강 건너 우측 봉우리가 백운산의 억불봉이다.

그러니까 섬진강 좌측은 경남 하동군이고 섬진강 건너 우측은 전남 광양시에 속한다.

 

 

 

우측으로 백운산 정상인 상봉과 가운데가 억불봉이다.

저 섬진강 따라 좌측으로는 홍쌍리 여사의 청매실농원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좌측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쫓비산쯤 되겠다.

보통 청매실농원에 매화가 피어나고 축제가 있을때쯤이면 백운산~쫓비산 종주산행이 인기이기도 하다.

최고의 매화단지가 아닐까 싶다. 올해는 축제가 취소 되었지만 그래도 인파는 몰렸다 한다.

 

 

 

조금 당겨본다.

아래의 최참판댁과 평사리들판 그리고 광양 다압면의 매화농원을 향해 섬진강이 흐른다.

좌측 뒤의 봉우리가 쫓비산으로 추정해본다.

정상부에 올라 서면 좀 더 시원한 악양벌판과 섬진강 일대를 만나볼수 있을 것이다.

 

 

 

 

840m 수리봉으로 부르는 곳이다.

 

 

 

 

수리봉에 서면 앞쪽으로 가야 할 성제봉(형제봉) 능선이 너무 가까이 펼쳐지니한 샷에 다 담기가 부담스럽다.

마치 물건 하나를 눈 앞에 바짝 가져다 놓은 그런 느낌이다.

능선 따라 오르다 보면 우측 맨 처음 만나는 봉우리가 삼각점이 있는 곳이고

그 좌측으로 성제2봉, 성제1봉인데 지금 정상석엔 하나같이 성제봉이라 되어 있어

무어라 불러야할지 좀 애매한 곳이기도 하다.맨 좌측이 철쭉제단이 있는 봉우리다.

 

 

 

우측 철쭉제단과 사면 따라 내려오면 가운데 쑥 튀어나온 신선대가 보인다.

뒤로는 좌 억불봉. 우 백운산 상봉, 상봉 우측으로 있을 따리봉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아휴~넘넘 앙증맞다.

이제야 피어나려 하는 정금나무가 주변으로 참 많이 보인다.

 

 

 

벌써 팥배나무도 꽃을 피웠다.

팥배나무가 필때쯤이면 초여름이 시작되었구나 느끼곤 하였는데 벌써 그리 되었나보다.

 

 

 

마가목.

 

 

 

가운데가 성제2봉,좌측이 성제1봉이다.

성제1봉이 더 낮지만 1봉을 정상으로 치는것 같다.

그러나 우측 삼각점봉이 해발은 가장 높게 표기되어 있고 옛 지도와 요즘 지도의 표기도 제각각이다.

 

 

 

통천문(석문)이다.

성제봉에는 두개의 통천문이 있는데 이따 하산길에 또 다른 통천문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좌측에서 두번째 봉우리 맨질해 보이는 활공장을 지나면 가운데서 살짝 우측으로 거사봉,

그 바로 우측 아래 조그만 뾰족봉이 시루봉.

그리고 너머로는 삼신봉이 있는 지리산 남부능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활공장까지는 차량을 가지고 올라올수도 있어 한결 수월하게 산행를 할수도 있고,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 조망도 더 가까이 즐겨볼수 있을 것이다.

뒤로 천왕봉이 보이는듯 하다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 내내 구름과 씨름을 할 것이다.

 

지리산 남부능선은 주능에서 T자를 이루어 영신봉(또는 세석)에서 남쪽으로 뻗어나와 삼신봉을 거치고

형제봉을 거쳐 신선대에서 섬진강을 만나 맥을 다하는 것이지만 보통은 세석(영신봉)에서 삼신봉과 청학동까지,

또는 쌍계사까지의 산행을 남부능선이라 칭하고 산행을 하고 있다.

지리산 국립공원에 형제봉이 들어가지 않는 이유도 한몫 했을 것이다.

 

 

 

삼각점봉(1100m)이라 부르는 삼거리를 지나 형제봉으로 간다.

 

 

 

능선부에 올라서니 성제봉(형제봉) 가는 길은 순탄하다.

연분홍 철쭉도 피어났고 길은 촉촉해 걷기엔 더할나위가 없다.

바닥이 촉촉한걸 보니 비가 좀 내렸던가 보다.그래서인지 철쭉도 좀 처져 있다.

 

 

 

성제2봉 바로 직전의 바위 하나와 좌측으론 지나온 수리봉,

그 아래로는 오늘 원없이 만날 악약들판과 건너편 그 위로 칠성봉이다.

 

 

 

악양벌종주라 해서 구재봉에서 칠성봉 깃대봉 시루봉 거쳐

이쪽 형제봉 신선대 평사리로 한바퀴를 돌아보는 환종주도 해볼만하다.

그 일부인 좌 깃대봉. 우 칠성봉이다.

 

 

 

우측 깃대봉에서 내 머리 위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악양벌환종주 능선이다.

너머로는 외삼신봉을 넘어 삼신봉 세석으로, 그리고 천왕봉으로 이어질 것이다.

흐린 날이지만 미세먼지가 아닌 먹물 흘린듯 수채물감을 섞은듯한 이런 하늘을 나는 참 좋아한다.

철쭉은 꽃봉오리 상태도 많았는데 다 피어서 졌나 싶을만큼 냉해를 입은것들도 많이 보였다.

비가 온 후라 더욱 그리 보였을수도 있다.

 

 

 

산행을 잘 하고 돌아와도 유독 산행기 정리하는게 힘들게 느껴지고

쓰기 싫은 산지도 있기 마련이다. 오늘 성제봉은 산행기를 쓰면서도 즐겁다.

지리산이라는 큰 틀에 있어서도 그러겠지만 보이는 풍경들이 하나같이 낯설지 않고

막힘 없이 그저 바라보는 맛이 좋아서기도 하다.

 

 

 

첫번째 성제봉(1112m)이다. 예전엔 성제봉 그러다 형제 2봉(1117m)이라 정상석이 바뀌었는데

다시 또 바뀌어 성제1봉과 2봉 모두를 다  성제봉이라 하였으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어쨌든 이 곳을 성제2봉이라 칭하는데 이곳이 성제1봉보다 4m가 더 높고

여기 정상석 해발들과 지도의 해발들이 다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가야 할 성제1봉과 헬리포트가 있는 철쭉제단 봉우리다.

아래에서 봤을때는 밋밋해 보이더니만 막상 능선에 올라서면 뾰족하게 날이 서 있다.

2봉에서 바위 내림길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철쭉 하나 들어오니 같은 풍경이 확실히 화사해졌다.

좌측 깃대봉,우측 칠성봉이다. 악양벌을 사이에 두고 성제봉과 마주하는 봉우리들이다.

 

 

 

올라선 노전마을 일대와 이제야 악약벌판이 막힘없이 모두 들어온다.

우측 구제봉 좌측 뒤로 뾰족 높게 솟은 산은 하동의 금오산이겠다.

어디서나 금오산은 그 모양새로 존재를 부각시킨다.

 

 

 

우측 관음봉 너머로는 지리산 천왕봉부터 연하봉,촛대봉, 영신봉,덕평봉,명선봉,토끼봉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쫙 펼쳐질텐데 그저 라인만 잡아보고 대충 짐작만 해볼뿐이다.

관음봉에서 뻗어내린 저 가운데 능선을 지네능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지리산 남부능선을 저 지네능선 따라 쌍계사에서 마무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앞 좌측 뒤로 쌍계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락가락 흐린 날이지만

좌측 뒤로 구례쪽 지리산 왕시루봉과 문바우등이 보인다.

좌측 왕시루봉부터 노고단, 반야봉, 토끼봉,명선봉,덕평봉, 영신봉과 세석대피소로 주능선을 그려가는데

한 순간 드러났다 덮혔다를 반복하지만 사진엔 보이지가 않네.

가운데 뒤로 반야봉이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태운다.

 

 

 

사람들 쉬고 있는 성제봉에 이른다.

뒤로는 광양 백운산 라인이다. 억불봉과 백운산 상봉, 그리고 우측으로는 따리봉, 도솔봉

백운산은 매화가 필때쯤이 가장 인기가 좋지만 사계절 어느때라도 참 좋은 산지다.

특히 다양한 희귀식생들이 자라는 곳으로 노란 생강나무가 필때쯤이면 생강나무라 착각할수 있는

히어리를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기쁨도 맛볼수가 있다.

 

 

 

그렇게 성제봉에 이른다.

해발은 성제2봉보다 더 낮지만 이곳을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

철쭉군락지가 더 가까워서일까. 어쨌든 성제1봉(형제1봉)으로 많이들 부르는 봉우리다.

부르고 있는 나도 헷갈린다. 아무리 같은 형제라도 형 아우를 확실히 구분해줘야 싸움이 안나는거 아나랍니까.

 

 

 

경상도에서 형을 성이라 부르고,형제를 성제라 부르듯 형제봉이 성제봉이 되었는데

정작 정상석엔 어질고 덕이 뛰어난 임금을 뜻하는 성제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어느 기관에서 정상석을 만드신 것인지 1,2봉 둘 다 똑같이 한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 구별을 해주는게 낫지 않을까도 생각을 해보면서..

지나온 성제2봉은 형제봉, 이곳은 성제봉으로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성제봉은 지리산 주능선을 옆에 끼고, 섬진강과 백운산, 악양벌을 바라보며

걸을수 있는 조망 좋고 수려한 산지다.

 

 

 

지나온 삼각점봉과 성제2봉.

뒤로는 지리산이 쫙 펼쳐질텐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걷혀주질 않는다.

그런데 나는 이런 수묵담채화 같은 하늘을 좋아하는지라 그닥 아쉬움은 없다.

 

 

 

좌측,산정이 평평해 보이는 산은 수박산 능선으로 형제봉과 연계산행하기도 한다.

가운데 뒤가 지리산 왕시루봉 문바우등이고 우측은 노고단으로 이어지게 된다.

 

 

 

혀를 낼름거리는 두꺼비를 보는것만 같다. 벌깨덩굴이다.

 

 

 

새싹 돋아난 길을 따라 철쭉제단으로 간다.

누군가 봄의 융단을 깔아둔것만 같다.

 

 

 

아름다운 길이다.

비교하기 좋게 철쭉과 산철쭉이 함께 피어났다. 연분홍이 철쭉,진한 분홍이 산철쭉이다.

 

 

 

형제봉 철쭉제단으로 내려서니 철쭉보다 저 이글거리는 하늘이 너무나 멋스러워

시선을 사로잡아 버린다.

섬진강을 사이로 이쪽은 경남 하동, 건너는 광양시 다압면 일대다.

좌측 뾰족과 그 바로 우측이 악양벌종주의 시작인 구재봉과 분지봉이다. 

좌측 뒤로 하동 금오산도 존재감 뿜뿜이다. 섬진강 건너로 야트막해 보이는 쫓비산.

 

 

 

철쭉군락과 구름다리가 있는 신선대가 내려다 보인다.

이 곳이 성제봉 철쭉산행의 백미가 될 것이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걸을수 있어 가슴 시원함도 덤으로 따라오는 곳이다.

아래로는 조성해둔 최참판댁과 박경리 문학관,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악양면 평사리 일대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는 조선후기 동학혁명부터 1945년 광복을 맞은 근대사까지 저기 너른 평야 평사리의

전형적인 한국 농촌을 중심으로 지리산과 서울, 간도, 일본, 러시아, 진주, 부산 등 

광활한 국내외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집안의 비극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주인공이자 최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가 된 서희를 몰아내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일본인들을 앞세워 재산을 손아귀에 넣던 조준구라는 인물도 생생하게 그려지는듯 하다.

고난의 삶을 생생히 그려낸 역사소설을 넘어 인간사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처럼도 보였다.

대작이었고 후세에도 회자되고 이어갈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그 암울했던 시대였지만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일대는 얼마나 또 평온함이 감돌았을까.

그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했던 민초들의 삶이 그려지는듯도 하다.

 

 

 

더 없이 평온해진 악양면 평사리 일대와 섬진강.

 

 

 

덜 핀듯 그러면서도 핀 곳은 이미 마른 느낌이 강하다.

하기야 철쭉산행지 가보면 이제 해마다 듣는 소리긴 하다.

그래도 상관없다.그저 연초록이 올라오는 악약벌을 마주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형제봉에 오른 이유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내가 삐딱한 것인지 카메라가 삐딱한 것인지

다시 한번 10초 타이머도 맞추고 요이~땡~^^

 

 

 

신선대로 내려가는 이 길이 가장 아름답다 생각했다.

아직 완전히 다 개화를 하지 않았지만 조금 덜 채워진듯한 느낌도 오히려 답답하지 않아 좋다.

저 구름다리 건너편 봉우리가 신선대다.

 

 

 

철쭉산행지라 하는 곳에 가보면 산철쭉이 많은데

성제봉의 특징은 철쭉과 산철쭉이 보기 좋게 공존한다는 것이다.

 

 

 

내려선 철쭉군락지에 연분홍과 진분홍이 섞여 울긋불긋 만개를 할때면

이 길이 얼마나 아름다울지는 그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길이 된다.

 

 

 

강선암에서 오르면 조금 더 수월하게 철쭉군락지에 이를수 있고

강선암으로 내려가면 악양면소재지에 닿게 된다. 신선대로 가려면 외둔 방향으로 간다.

 

 

 

이곳이 구름다리가 아니라 그냥 철다리, 구름다리는 조금 더 가야 한다.

위에 봉우리가 짤렸잖여요. 바쁠것도 없으니

철쭉군락과 철쭉제단이 있는 봉우리까지 한 장 더 담아보고 실컷 놀다가 간다.

 

 

 

구름다리가 보이고 저 끝이 신선대겠다. 제법 암벽을 올라야 한다.

좌측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호봉이다.

 

 

 

구름다리와 신선대 가면서 뒤돌아보니

내려선 철쭉군락지와 또 다른 구름다리가 있던 암벽이 봄 정취와 절경을 이룬다.

철쭉이 더 진하게 피어날때면 아주 볼만하겠다.

 

 

 

내가 같은 산악회팀인줄 아셨나 보다. 일행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듣지 못하셨는지

한장 찍어달라 하신다. 여러장을 찍긴 하였지만 아쉽게 전해주진 못한답니다~^^

신선대 구름다리다.

 

 

 

와우~근사하다.

신선대에 올라 지나온 길을 한번 담아보고 이젠 하산길을 서둘러 본다.

놀다 쉬다 너무 지체했다.

 

 

 

신선대를 내려서는 길.

은근 신선대는 암봉이 우람한 바위군이다.

 

 

 

내려가야 할 능선과 계속 직진해 가면 고소산성과 한산사도 만날수 있을 것이다.

고소산성쪽은 지금 통제를 해놓았다 한다. 고소산성은 가야때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단다.

박경리문학관과 최참판댁쪽으로 빠지려 한다.

 

넓은 의미의 남부능선은 세석(영신봉)에서 삼신봉,성불재,성제봉,신선봉과 고소산성 거쳐

저기 섬진강으로 맥을 다하는 능선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보통은 세석에서 삼신봉 청학동에서 끝을 내거나

세석~삼신봉~쌍계사로의 구간을 남부능선이라 말하고 그쪽으로 산행을 하는 편이다.

여기까지 오기엔 거리가 너무 길기도 하거니와 삼신봉과 청학동, 쌍계사나 불일폭포만 둘러보아도 

볼거리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겠고 국립공원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도 클 것이다.

성제봉 역시 그 어디에 뒤지지 않을만큼 볼거리 많고 조망이 좋다.

 

 

 

길이 잘 나 있어 느끼지 못했을뿐 와우~신선대가 제법이나 커다란 암봉이었다.

좌측이 신선대,우측으로 철쭉제단이 있는 철쭉 군락지다.

 

 

 

하산하면서는 또 새롭게 보이는 섬진강과 건너편으로 백운산.

백운산 앞쪽으론 백운산 줄기에서 흘러내린 매봉 자락이다.

 

 

 

비슷한 가막살나무와 많이 혼동하는 덜꿩나무다.

가막살나무에 비해 잎자루가 짧고 잎끝 점차 좁아져 길게 뾰족한 편이다.

 

 

 

노린재나무다.

숲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수 있는 나무 중 하나지만 쓰임새 많은 나무였다.

 

 

 

마치 연말연시 사랑의 열매처럼 붉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

충청도 이남, 주로 경상남북도나 전라남북도 산행때 만날수 있는 대팻집나무다.

나무 다듬는 기구중에 표면을 마무리해주는게 대패의 몫이다.

대팻집나무는 대팻날을 보호해주고 깎을 나무와 바로 맞닿는 대팻집을 만드는 나무란 뜻으로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하고 건조후에도 갈라지지 않아 대팻집으로 쓰기 적당한 나무라

예부터 목수들이 가장 아끼는 나무중에 하나였다 한다.

 

 

 

한 사람 빠져나갈수 있는 통천문이다.

 

 

 

밖으로 나와 바라 본 통천문은 마치

가벼운 재질로 만든 커다란 세트장 같다 느껴졌다.

윗부분은 의성 금성의 용문바위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악약들판 풍경이다.

네모 반듯 저 들판만 봐도 그냥 기분이 좋고 배가 부른 느낌이다.

악양이란 원래 중국 후난성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악약벌과 평사리도 담아보고

 

 

 

박경리문학관과 최참판댁도 당겨본다.

 

 

 

 

벌써 반팔을 입으신 분도 보인다.

잠시잠시 땀이 날듯 하지만 나이를 먹는지 나는 춥다.

 

 

 

멀리서부터 그 익숙한 향이 퍼진다.

찔레 향이 정말 진하다.

 

 

 

오래된 줄기는 국수 가닥처럼 하얗게 보여 이름 붙여진 국수나무와

 

 

 

쥐똥을 닮은 쥐똥나무도 곧 개화를 하겠고

 

 

 

할미꽃과

 

 

 

붓꽃도 싱그러운 5월을 맘껏 발산한다.

왜 붓꽃이 되었는지 피기 전의 꽃봉오리를 보면 알게 된다.

붓처럼 끝이 뾰족하고 정갈하게 모여 있다.

 

 

 

바람개비 같은 마삭줄도 꽃을 피웠다.

백화등이라 하기도 했고 말 많고 탈 많았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백화등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비가 내린뒤라 더욱이나 싱그러워진 길,

그 길을 따라 박경리문학관과 최참판댁으로 내려온다.

 

 

 

박경리문학관과 김평산 함안댁, 김훈장댁, 오서방네 등

토지속의 등장인물 집들도 둘러보고 그 인물들이 그려냈던 시대에 빠져보기도 한다.

1969년에 시작해 1994년에 완간 탈고한 26년간에 걸친 대단한 역작을 남긴 것이다.

살아 움직이듯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으니 단순한 소설이 아닌 역사를 그린 새로운 역사가 된 것이다.

 

 

 

상점과 식당들도 한옥 모양으로 깨끗하게 조성해 두었다.

이곳은 산행이 아니어도 둘레길처럼 조성된 일대만 슬슬 산책 삼아 거닐어 보아도 좋겠다.

지리산을 옆에 끼고 탁 트이는 섬진강과

푸른 악양 들판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시원한 일이다.

악양벌에 금빛물결 출렁일쯤 다시 와보고도 싶고, 괜한 울렁거림이 느껴지는 성제봉이었다.

 

~블로그가 개편되고 한달이 지나고 있지만 다음 블로그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엉망이다.

저는 매주 월요일이면 새 글을 올린답니다.

효빈 길을 나서다를 검색하시거나 즐겨찾기로 추가해 방문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어수선한 블로그가 얼른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다. (2020년 6월 16일에 덧붙임.)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