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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구 비슬산 등산코스. 대중교통. 비슬산 참꽃. 앞산 비슬산 종주(앞비종주)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연초에 앞비(앞산~비슬산)종주를 계획하고 날짜를 잡아놨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야 실행에 옮기게 된다.

참꽃으로 유명한 비슬산은 사람들 발길 끊이지 않을게 분명하니 최대한 다른 사람들 동선과 겹치지 않게끔 평일에, 

그리고 오후 늦게서야 비슬산에 도착하게끔 시간을 맞춰본다.

내가 다녀온 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비바람에

그 많던 참꽃은 모두 냉해를 입어 떨어지거나 꽃봉오리채로 얼어버려 볼 수 없었다 한다.

 

등산코스 : 안지랑역~안지랑골~앞산 전망대~앞산~청룡산~비슬산 천왕봉~조화봉~대견봉~비슬산휴양림 버스정류장

(약 28~29km로 힘든 산행은 하지 않는 요즘이라 30km에 달하는 긴 거리를 잘 마칠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늦어도 안전하게 마칠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정 힘들다면 중간에 빠지거나

천왕봉에서 바로 유가사로 하산하려 한다. 옛 지도에는 천왕봉이 대견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들머리는 안지랑역에서 곱창골목 지나 안지랑골 입구 공원안내소를 지나 안일사 방향으로 올라서면 된다.

안지랑골이라는 이름에 대한 다양한 유래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에게 패한 후 이 골짜기에 숨어 편안하고 안일하게 지내고 갔다는데서

유래되었다는 설부터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안일사라는 이름도 왕건 이야기를 뒷받침해 준다.

 

 

 

노란색의 산괴불주머니와 흰색의 미나리냉이가 지천인 임도길을 따라 산길로 진입한다.

 

 

 

어느새 고추나도도 꽃을 피웠네.

 

 

 

그렇게 전망대에 올라서니 겹벚꽃이 보기 좋게 피었으니 연인들 사진 찍기 바쁘다.

이 곳을 비파산 전망대라 부르기도 하고 대구시 야경 전망대로도 유명한 곳이다.

 

 

 

와우~조망도 좋을뿐더러 요즘 보기 드물게 깨끗한 하늘을 만났다.

이런 하늘도 좋고, 평일이라 사람도 많지 않아 좋다.

좌측부터 유학산과 가산, 우측 뒤로는 대구 하면 떠오르는 팔공산이 완만하게 펼쳐진다.

가팔환초의 가산과 팔공산이다.

 

 

 

8~9년전쯤 대구에 내려왔을때 처음 받은 느낌은 정말 복잡한 도시다 였다.

서울이나 부산보다 더 복잡하고 더 어렵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물론 그때 첫 발을 디뎠던 동대구역 주변이 너무 어수선했고 길 찾기도 어려워 그런 생각이 더욱 짙었을 것이다.

이제는 동대구 환승센터를 새로 지어 지하철과 코레일, 고속터미널 등 한결 쾌적하고 길 찾기도 수월해졌다.

 

가운데서 우측으로 길다랗게 이어지는 팔공산이다.

팔공산은 좌측부터 파계봉,서봉,비로봉, 동봉,관봉(갓바위) 순이다.

파계사부터 파계봉~갓바위까지 팔공산 한바퀴를 돌아보는 산행도 팔공산을 좀 더 폭넓게 마주할수 있는 좋은 코스다.

 

 

 

그리고 팔공산 우측으로는 나머지 환성산과 초례봉으로 가팔환초가 이어지게 된다.

가팔환초(약 40~43km) 역시 산 좀 다니는 사람들에겐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종주산행일 것이다.

남들 뒤를 따라 걷는 것이라면 내 체력만 신경 쓰면 되겠지만

여자 혼자 개인적으로 어둠속에서 길을 찾아 가기엔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다.

트랭글이고 뭣이고 스마트폰 기기 없이 오로지 감으로 찾아가는 길은 더욱이나 그러했다.

작년에 큰 맘 먹고 가팔환초를 어렵게 마치고나니 마지막 숙제처럼 남아 있던 체증 하나가 내려가는듯 했다.

 

 

 

도심속 가운데 두류공원이 내려다 보이고, 가운데 제일 뒤로 희미하지만 구미의 금오산도 잡힌다.

맨 우측이 칠곡 유학산이다.

유학산도 조그마하지만 볼거리 많고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산이다.

근처 사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멀리 내려와 유학산만을 다녀오기가 아쉬워

이왕이면 구미쪽 천생산과 연계산행들을 많이 하는데 중간에 길 찾기 애매한 부분이 있어 애를 먹었던 기억도 있다.

 

 

 

두류공원과 가운데 맨 뒤로 금오산.

금오산 좌측으로 볼록 올라온 산이 성주 선석산 영암산쯤으로 보인다.

 

 

 

맨 우측이 경북 성주의 선석산.

좌측으로 볼록 올라온 가야산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수 있으니 이 정도면  정말 시야도 좋은 날이다.

 

 

 

당겨 본 가야산.

그리고 가야산 좌측으로는 우두산 비계산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나같이 좋은 산군들이다.

 

 

 

케이블카는 평일에도 활발히 운행중이었다.

전망대 위쪽 케이블카 시설을 지나면 대덕산성 흔적도 남아 있고

 

 

 

올라야 할 앞산이 보인다.

완전히 녹음으로 우거지기 전인 지금의 연초록이 더 아름답고 설렘을 준다.

 

 

 

정말 깨끗한 날이다.

전망대와 케이블카와 쉼터를 지나 이 길을 오르면서부터는 어찌나 쾌청하고 상큼하게 느껴지던지

시내 곳곳의 건물들이며 건너편의 산마루금도 그 형태 그대로 전해지는듯 했다.

외지인에게 앞산은 아직 이름조차 생소할수도 있겠지만

시민들에겐 오히려 비슬산보다 편한 산책길일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데크로 길은 잘 정비가 되어 있고, 이렇게 깨끗한 날 조망이야 덤으로 따라오니

참꽃 군락지엔 참꽃이 없어도 좋겠고 굳이 비슬산을 가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겠다.

 

 

 

우측 끝으로 항공무선표지소가 있는 산성산도 보인다.

이따 청룡산 갈적에 잠시 들러도 되고 바로 청룡산으로 넘어가도 된다.

저 뒤의 뾰족봉은 수성구 방향의 용지봉 그 좌측으로 대덕산이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앞산(658.7m)에 오른다.

1985년 대구지방 경찰청 통신중계소를 설치하게 되면서 34년동안이나 보안 문제 등으로

통제해오다 작년 2019년에 개방을 맞게 되었다.

작년에 왔을땐 정상석은 따로 없었는데 정상석이 세워졌고 주변도 새로 정비가 되었다.

 

앞산은 대구 남구,달서구,수성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일제강점기때 전산(앞산)으로 표기되었단다.

대구읍지 산천편에는 앞산이 성불산임을 말하고 성불산에 대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여지도서,대동지지,증보문헌비고 등에도 나와 있다 한다.

앞산은 비파산의 한 줄기로 대구시가지 앞쪽에 있다하여 앞산이라 부르게 되었고

일제시대때 대덕산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산 모양이 벼슬과 같다하여 비슬산이라 혼용되어 오다가

1975년 앞산이라 정하게 되었다 한다.

 

 

(정상석이 세워지기 전인 작년 모습이다.)

 

 

 

좌측으로 진행할 길과 우측으로 진하게 빼꼼 보이는 봉우리가 청룡산이다.

가운데서 좌측 뒤로는 최정산이겠다.

 

 

 

대덕산과 달서구 방향이다.

뒤로는 가야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 낙동강 줄기도 보인다.

조금만 더 선명하다면 가야산 뒤로 덕유산도 잡힐 것이다. 가야산 좌측으로는 우두산과 비계산으로 이어진다.

 

 

 

앞산 전망대에서부터 케이블카와 휴게 매점들을 지나온 능선.

뒤로는 팔공산과 우측은 환성산과 초례봉이다.

 

 

 

좌측 앞쪽으론 달서구,좌측 뒤쪽은 서구, 우측은 남구 방향이다.

좌측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있는 두류공원과 저 뒤로는 유학산과 가산도 마지막으로 담아본다.

 

 

 

내려선 앞산과 희끗희끗 하얗게 피어난 꽃이 많이 보인다.

 

 

 

산중에선 아주 드물게 볼수 있는 멸종위기종인 가침박달이다.

장미과에 속하는 가침박달은 세계적인 희귀수종으로 씨방이 바느질할때 감치기 모양으로 생겼고

단단하기가 박달나무 버금간다 하여 감치기박달에서 변하여 가침박달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는듯 작년엔 큰 묘목을 심으려 가져다 놓은 모습도 보였다.

전북 임실군 관촌면의 가침박달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387호로 보호받고 있다.

 

 

 

상인동 삼국시대 고분 유적지도 지나고 앞산순환도로를 만난다.

임도따라 조금만 올라가다 보면 산성산 갈림길이 나온다.

 

 

 

계속 임도따라 직진하면 산성산으로 갈수 있다.

우측 달비고개와 비슬산 청룡산 방향으로 빠진다.

이곳에서 비슬산까지는 무려 14.9km라 쓰여 있으니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앞산과 앞산순환도로까지는 시민들 산책나온듯 여유롭게 거닐었지만 

달비고개 지나고 청룡산 방향으로 접어들면서는 거의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10분뒤 정자를 하나 만나고

 

 

 

이 계절엔 어딜가나 각시붓꽃이다. 이미 다 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병꽃나무

 

 

 

무엇일까 올려다 보니 비목나무 꽃이었구나.

꽃이 작으니 다 진 모습처럼도 보이나 자세히보면 올망졸망 앙증맞게 피어났다.

 

 

 

철쭉도 많이 피어나고 있다. 이게 진짜 아무 수식 붙지 않는 철쭉이다.

철쭉 축제를 하는 곳의 진한 색의 철쭉은 산철쭉이라 불러야 맞겠다.

 

 

 

청룡산 전, 바위 조망터에 서니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그 우측으로 성서산업단지도 들어오고

야트막한 와룡산 줄기로 이어진다. 와룡산은 진달래와 영산홍 군락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왼쪽 아래로는 삼필봉 능선과 도원지도 보인다.

 

 

 

노란 꿀샘이 보이는 홀아비꽃대다.

옥녀꽃대는 노란 꿀샘이 안보이거나 거의 보이지 않고,수술도 좀 더 가늘고 긴 편이다.

 

 

 

산일엽초.

 

 

 

헬리포트가 있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 소재지의 청룡산(794m)에 올라선다.

청룡이 하늘로 올라갔다가 청룡굴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란다.

정상부 바위를 배방우라 하는데,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려 마을과 산들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을 대비해

이 바위에 배를 매어 놓은 바위라 하여 배바위,배방우 라고 하였단다.

 

 

 

배방우를 내려가며 담아 본 우측으로 삼필봉,

가운데 뒤로는 비슬산 천왕봉과 좌측으로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있는 조화봉.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것이다.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조화봉도 대견봉도 모두 올라보려 한다.

물론 힘이 든다면 천왕봉에서 바로 유가사로 하산할 것이다.

 

 

 

은방울꽃도 곧 올망졸망 꽃을 피우겠다.

 

 

 

애기나리.

 

 

 

쥐똥나무.

 

 

 

가창 정대리 가는 임도길을 가로 지르고 용연사 약수터 갈림길도 지난다.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올라야 하니 이쯤부터 비슬산 오름길은 많이 지치고

끝없이 힘들다는 소리를 연발해야 했다. 예전의 체력이 아님을 실감하는 날이다.

몇사람이 용연사로 하산하는 것을 빼고는 이 시간에 오르는 사람은 볼수 없었다.

비슬산 5km라 써 있는 것은 천왕봉까지를 말한다.

 

 

 

묵은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 매화말발도리다.

새 가지에서 나면 바위말발도리.

 

 

 

청룡지맥이 이어지는 길, 노랑제비꽃과 고깔제비꽃이 함께 한다.

길이 다 환해진다.

 

 

 

곳곳 개별꽃은 지천으로 피어났고.. 꽃잎 7장인걸 보니 큰개별꽃인가 했다.

그러나 큰개별꽃과는 분명 차이를 보인다.

얼핏 큰개별꽃과 비슷하지만 수정을 하고 나면 꽃자루가 길어지고 아래로 꺾여지는 특징을 가진

태백개별꽃(석죽과 개별꽃속)이다.

큰개별꽃과 비교했을때 꽃자루가 잎보다도 긴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도성암 갈림길을 막 지나서고 진달래 핀 길에 비슬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니

꺄오~ 없던 힘도 다시 솟아요.

가운데 뒤로 뾰족봉은 관기봉이겠다.우측 아래로는 비슬산휴양림 방향이다.

보통은 유가사를 들날머리로 많이 삼는 편인데 오늘은 휴양림으로 하산하려 한다.

 

 

 

몇년만에 다시 밟아보는 비슬산 천왕봉(1084m)이다.

천왕봉을 예전엔 대견봉이라 하여 새로 생긴 대견봉과 좀 혼동스럽기도 했다.

우리나라 많은 산 정상 이름들은 하나같이 천왕봉이 많어라~^^

바위들은 마치 그 위로 정상석을 세우라는듯 솟구쳐 올라 있고

과하지 않은 진달래와 억새가 함께하니 천왕봉 정상은 그 자체로 한폭의 그림이어라.

산수화를 완성시키려는듯 그 뒤로 정자 하나까지.

 

청도군과 대구 달성군의 경계에 있는 비슬산은 1000m가 넘는 평탄면에

30만평 규모의 참꽃군락지가 펼쳐지니 많은 인파가 찾는 봄꽃축제장이고

비슬산휴양림에서 전기차를 타고 오를수 있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다녀갈수 있는 대표할만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가을의 억새뿐 아니라 참꽃이 진 뒤의 녹음 올라오는 모습도 가히 절경인 곳이다.

 

 

맨 좌측 나즈막한 봉우리가 월광봉,그 우측으로 강우레이더가 있는 조화봉,

가운데가 대견사 위의 대견봉,우측으로는 관기봉과 비들산으로 이어진다.

다음엔 관기봉과 비들산쪽을 한바퀴 돌아보고 싶다.

이미 울긋불긋 조화봉과 대견봉 아래 진달래 피어난 모습도 들어온다.

 

 

 

늦은 오후이 햇살이 강렬하다.

아래로 유가사가 보이고 뒤로는 대구의 신시가지라 표현해도 될까.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와 현풍의 건물, 그리고 낙동강 물길도 굽이져 흐른다.

테크노폴리스에서 대구 대곡역 가는 급행8번 버스가 자주 다니고 있어 교통도 예전보다 훨 좋아졌다.

 

 

 

대구 달성군 현풍읍과 유가읍 방향의 테크노폴리스.

뒤로는 지리산과 황매산 오도산 우두산 비계산도 쭉 보여졌을텐데

늦은 오후의 강렬한 햇살에 가까운 시가지마저 뿌옇게 보인다.

 

 

 

가운데서 바로 좌측으로 주암산과 최정산이 한 라인처럼 보여진다.

좌측 뒤로는 초례봉과 환성산에서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억새가 피지 않은 봄날에도 이 길은 자체로도 운치가 있다.

벌써 텐트 칠 시간이 되었나보다. 단속하는 관리인분들과 쫒고 쫒기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텐트를 치지 않고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야 할 조화봉과 대견봉 아래로 진달래가 넓게 퍼져 있다.

1000m에 펼쳐지는 것이니 해발이 낮은 산지의 진달래보다 개화시기가 늦는 편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참꽃군락지로 들어서니 그 명성처럼

대규모 진달래밭이 장관을 이룬다. 저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대견봉이다.

지난해보다 별로라는데 나는 정작 비슬산 참꽃이 한창일때는 처음 오는 것이라

이 정도면 넘치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나 올해 진달래는 하루이틀 사이에 실망과 환희 사이에 있었다 하니 어쩌다보니 날도 잘 맞춰진 것이다.

 

 

 

 

많은 산객과 관광객들로 붐볐을 길이 시간과 동선을 달리하니 

간간히 한 두명을 만났을 뿐, 온전히 나만을 위한 길이 된듯 평온하기만 하다.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산책로로 더할나위 없고 진달래가 다 진 뒤

녹음이 올라오는 이 길도 꽃길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이었다.

 

 

 

텐트를 걷으라 호루라기를 분다. 비박을 하다보면 불을 사용해야 하니

요즘같이 건조하고 바람 많이 불때 산불이 가장 걱정이긴 할 것이다.

 

 

 

말 그대로 꽃길을 걷는다.

조화봉과 대견봉 방향으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천왕봉과 참꽃군락이 한폭의 그림이다.

이미 만개를 넘어가고 있지만 군락지의 위엄을 따라올자 없겠다.

 

 

 

좌 천왕봉,우 월광봉이다.

시간이 꽤 늦었는데 이러고 있다. 이러다 정말 어둠속에 하산할수도 있다.

한번 오기도 힘들거니와 특히나 이렇게 진달래가 피어날때면 인파가 무서워 오지 못했던 곳,

모두가 빠져나간 조용한 비슬산을 만났으니 서두르지 말고 두루두루 돌아보기로 한다.

다녀온 뒤에서야 내가 최상의 참꽃을 만난걸 알게 되었다. 하루이틀 사이에 냉해로 다 얼어버리고 떨어졌다 했다.

 

 

 

비슬산의 기를 품은 기바위로, 한번 안고 나면 소원성취 및 무병장수를 할수 있다 전해진단다.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안고 올걸 그랬나~^.^

복권당첨이라든지 뭘 이룰수 있게 해달라던지 특별히 바라는 소원 그런건 없다.

건강의 소중함을 더없이 느끼는 요즘이라 그런지, 사는 날까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거 하나.

 

 

 

등로 곳곳에 이름 붙여진 바위가 많다.

 

 

 

능선으로 올라와 바라보니 와우~

역시 진달래 산행지로 많은 관광객들 몰리는 이유가 있었다.

1000m 높은 봉우리를 끼고 분지처럼 움푹 패인 그 곳에 대규모의 참꽃으로 채워진 장관을 마주하는 것이다.

물론 참꽃이 진 뒤에 연록이 올라오는 모습도 가히 절경이라 느꼈으니 비슬산은 참꽃이 아니어도 아름다운 산이었다.

 

 

 

대견사다.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2호인 대견사3층석탑은 언제봐도 백미 중에 백미다.

크게 보고, 크게 느끼고, 크게 깨우친다는 뜻의 대견사는 신라 810년 보당암으로 창건해

대견사로 개칭하였고 일연스님(1206~1289년)이 22세때 승과 장원급제후

초임지 주지로 22년간 주석하셨단 곳이라 한다. 창건자는 미상이다.

 

당나라 문종이 절을 지으려 사찰을 찾고 있었는데 어느날 세수를 하려 떠 놓은 물에 산이 비쳐 그 산을 찾아보니

조선의 비슬산이었다 하여 이곳에 사찰 하나를 지었는데 대국에서 보였던 절터라

대견사라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2014년 건물을 짓고 복원하기 전까지는 석탑과 석축,마애불만 남아 있어 대견사지로 불렸었다.

 

 

 

건너편 봉우리가 관기봉, 그 우측으로는 비들산 라인이다.

시야 좋은 날은 석탑 뒤로 황매산과 지리산이우러져 운치가 대단한 곳이다.

대견사와 3층석탑 절벽을 배경으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많이 한 곳이기도 하다.

 

 

 

이미 어둑해지고 시간이 늦어 그냥 하산할까 하다가

이왕 어렵게 온거 임도따라 강우레이더 관측소와  해맞이 제단이 있는 조화봉에 올라

잠시 주변 조망을 살펴보다 내려간다.

 

 

 

오늘 걸었던 앞산과 청룡산이 저만치 멀어져 있다.

가운데서 좌측으론 청룡산과 그 바로 겹쳐보이게 뒷라인 앞산이 보이고

맨 뒤로 팔공산도 알아볼수 있겠다.

가운데서 우측 완만해 보이는 능선은 최정산과 주암산이다. 군시설이 있는 곳이다. 철탑 세워진 것이 보일 것이다.

 

 

 

 

다시 대견사로 내려가는 길엔 이미 어둠이 내려서고 있었다.

어두워지고 나니 강렬한 햇살에 사라졌던 가야산도 다시 되살아났다. 좌측이 대견사와 대견봉,우측이 천왕봉.

 

 

 

대견사와 대견봉,그리고 우뚝 솟은 가야산.

가야산은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희귀 식생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올 여름엔 오랜만에 가야산도 잊지 않고 다녀오고 싶다. 백리향도 한라송이풀도 만날수 있을 것이다.

 

 

 

임도 위로 뾰족뾰족한 바위군이 하나 보인다.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라는 주빙하기후대에 비슬산의 암괴류와 애추,토르 등이 형성되었다 한다.

이 톱(칼)바위는 암석조각들이 급사면으로 떨어져 내려가 절벽 밑에 부채꼴 모양으로

각진돌의 집단으로 형성된 애추다. 돌멩이 하나에도 기나긴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대견봉으로 가면서 한장 더 담아본다. 어두워지니 참꽃도 더 진해진듯 하다.

보통은 4월 중순이면 참꽃문화제가 열리고 50만명이 찾는다는 거대 행사가 취소되고 나니

조금은 한산해졌을수도 있지만, 휴양림에서 대견사까지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어 찾는 인원은 만만치 않았다 한다.

좌측 월광봉과 그 바로 우측 뒤로는 주암산과 최정산이다.

 

 

 

송해 선생님 다녀가신 흔적도 남겨두었네.

90이 넘은 저 연세까지 정정하게 일을 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복이 아닐수 없다.

늘 활동하시던 분이 갑자기 일을 멈춰버리면 오히려 몸이 아프다 하였는데 건강하신지 모르겠다.

 

 

 

 

텐트를 치려 어두워질때까지 주위 눈치를 보고 계시는 분들도 보인다.

일몰이 가까워지는 시간, 저 뒤로 겹겹의 산너울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하다.

 

 

 

대견봉(1035m)에 올라서니 뒤로는 좌 구구봉과 우 관기봉이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만들고

너른 대견봉 정상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모두 내 차지가 되어버렸다.유후~

 

 

 

고릴라 한마리 엎드려 있는 모습처럼도 보였다.

대견사와 조화봉의 강우레이더 관측소다.

안쪽으론 참꽃을 감싼 육산인듯 하지만 그 바깥으론 견고한 바위들이 감싸고 있다.

자칫 꽃밖에 없는 산은 밋밋할수 있지만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군락을 이룬 참꽃도 좋지만, 저물어가는 풍경과 어우러진 참꽃이 더 매력적이기도 했다.

우측은 가야산, 가야산에서 좌측으로는 우두산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수도지맥 라인이기도 하다.

맨 좌측 뒤로 있을 황매산은 보이지 않는다.

 

발 아래로 좌측이 비슬산휴양림,우측이 유가사다.

현풍과 대구 테크노폴리스 대단지가 조망되고 말발굽 같은 낙동강도 굽이져 흐른다.

마지막 해도 넘어가고 있는데 이러고 있다.

정말 늦었다. 이러다간 정말 길을 못찾고 헤맬수도 있다.

우리동네 뒷산이 아니다. 북한산 내려서듯 어둠속에서 길을 확실히 찾을 자신은 없다.

그런데도 아름답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한동안 보고 또 바라봐야 했다.

 

 

 

이 한장이면 비슬산을 모두 대변하고도 남겠다.

대견봉 바로 아래의 정각과 참꽃군락지 풍경이다.

진달래꽃은 먹는 꽃, 진짜 꽃이라는 의미로 참꽃이라 부르기도 하고

철쭉이나 산철쭉은 못 먹는 꽃이라 하여 개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조화봉과 참꽃군락.

 

 

 

마지막으로 천왕봉과 월광봉을 향한 참꽃을 담아본 뒤 휴양림으로 내려섰다.

대견사를 내려설때 어둠이 깊게 시작되었으니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지만

렌턴을 켜고 소재사를 지나 휴양림 정류장까지 잘 찾아 내려설수 있었다.

 

 

 

무려 산행시간 10시간을 훌쩍 넘겼으니 헛짓을 많이 하며 걸었고,

비슬산에 와서 참꽃과 주변 경관에 취해 많은 시간을 써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괜찮다. 이 풍경을 두고 어찌 어둠이 두려웠겠는가.

이 시간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한산하고 조용한 비슬산을 만날수나 있었겠는가.

 

딸리는 저질 체력에 조금은 길고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깨끗한 하늘과 인파 없는 비슬산 참꽃을 누려볼수 있었으니

모처럼의 긴 산행과 온 몸의 뻐근함도 잘 마칠수 있었다는 뿌듯함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많은 댓글과 공감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