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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영광 장암산~태청산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 이은

2023년, 효빈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스가 되는 산행지들이 인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신작에서는 강이나 천을 따라 산줄기가 아름다운 산지,

산중 출렁다리가 생긴 후 유명세를 타고 이슈가 된 산지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대슬랩 산지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물론 그 산에 피고 지는 다양한 야생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담았다.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새롭게 개장하거나 달라질 정보들도 많이 담겼고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고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과 자연, 여행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동안의 성원에도 감사드립니다.

저서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 이 있다.

(2023년 1월 덧붙임)

 

https://0709im.tistory.com/774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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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 :석전마을~매봉재~활공장~장암산~마치재~태청산~남산저수지~대마면 대마슈퍼(약 13~14km)

              석전마을로 원점회귀(약 10km) 하는게 가장 일반적이고

               대부분 그렇게 걷는 코스인지라

               나 역시 처음엔 그럴 계획이었지만 태청산 내려와 궁금한 다른 방향으로 빠져보게 되었다.

               아래 지도 붉은 점선이 내가 걸은 코스다.

 

오래전부터 가보자 했으면서도 발걸음하기 쉽지 않았던 곳.이제야 실행에 옮겨본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센트럴시티 서울)에서 영광 가는 8시 20분 버스를 탄다.

너무 늦게 출발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어차피

영광 가는 7시 첫차를 타더라도 군내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3시간 45분쯤 걸려 도착한 영광터미널은 시외와 군내버스 타는곳이

마당을 사이로 마주보게 위치하고 있었다.

장암산과 태청산 교통편을 찾아보면 하나같이 석전마을 가는 버스를 타라 하는데

정작 버스시간표엔 석전이라고 나와 있지 않으니 이 지역에 살지 않는 외지인라면

알아 듣기 쉽지 않을수 있다.

어디행~어디 가는 버스를 타고 어디 하차하라 해주는게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니까 들머리인 석전마을을 가려면 영당(묘량)행을 타고 석전에서 내려야 한다.

영당행은 6시 30분,7시 55분,9시 55분,11시 55분...

이 정도면 교통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11시 55분 버스를 타고 장암산 들머리 영광군 묘량면 삼효리

전마을에 도착하니 12시 20분이 넘어선다.

마을버스는 차를 돌려 급히 나갔고 마을은 온통 흰눈으로 뒤덮혔다.

눈 없는 요즘,내리자마자 기분 좋은 반김이 아닐수 없다.

 

 

 

마을 뒤로는 영광의 최고봉인 태청산(593m)이

안정적으로 마을을 감싸주고 있고

지붕위에 얹힌 눈들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연말연시 연하장이나

크리스마스 카드 그 풍경이 되어 있었다.

 

 

 

아무리 춥다고 하지만 남도는 남도.이미 눈꽃들도 녹아내리고 있었으니

다 사그러지기 전에 눈 덮힌 마을을 마저 더 둘러본다.

호남서해쪽으론 그래도 눈 소식이 잦지만

서울과 강원도쪽으론 그럴싸한 눈은 고사하고 건조주의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첫눈이 유독 많이 내리더니 총량의 법칙처럼 그러고 마는건 아닌지

북쪽으론 눈 귀한 요즘, 그러니 이 남도에서 맞는 설경이 더욱이나 반갑지 않겠는가.

 

 

 

작은마치재쪽으로 가서 태청산부터 올라도 되고 장암산이나 태청산만 올라도 된다.

우측 매봉재로 가서 장암산을 먼저 오르기로 한다.

태청산 장암산은 가는내내 이정표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초행자도 어렵지 않게 산에 오를수 있을 것이다.

 

 

 

매봉재 방향으로 가다가 뒤돌아 본 석전마을(석전모정)과

눈을 쓸고 계신 주민분들도 계셨다.

외지인에겐 아름다운 풍경이 되겠지만 잦은 눈소식이 주민들에겐 성가신 일일수도 있겠다.

 

 

 

 

석전마을에서 장암산까진 3.1km.

전주이씨묘와 대나무숲을 들어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상석삼거리와 매봉재 임도를 지날때마다 이정목은 곳곳에 충실히도 세워져 있었고

저 매봉재 임도를 가로질러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1분이면 충분할 아이젠 하는게 귀찮아 버텼더니

닳아빠진 등산화 밑창으로 바닥은 맨질거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백스텝을 밟고 있는지 몇배의 힘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뒷걸음으로 스키를 타는것만 같다.그래도 재미나다.

 

 

 

그렇게 눈 쌓인 깔딱을 오르고 또 오르니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활공장이다.

눈 보기가 힘든 요즘,깨끗한 눈길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다.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올라서면 추모비 하나와

이름마저도 활공정인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이 장암산 특징 중 하나라면 임도가 많은것과 곳곳에 쉬어갈수 있는 정자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가야 할 장암산 정상에도 장암정이란 정자가 먼저 반기게 된다.

큰 풍경 없어도

눈부신 백설과 두둥실 흰구름과 파란하늘만으로도 참 좋은 날이다.

 

 

 

힘차게 발돋움하였을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이다.

서해답게 비상하며 바라보는 풍경은

걸릴것 없는 평야와 바다가 더욱이나 시원스러울 것이다.

 

 

 

대마면의 너른 들판과 가운데 마치 활주로처럼 라인이 형성되어 있는 곳은 대마일반산업단지,

그 바로 좌측 나즈막한 산줄기는 무제봉.

장암산 바로 아래는 묘량면 소재지에 속하게 된다.

우측은 묘량면 삼효영마저수지와 들머리 석전마을이다.

무제봉 저 뒤로는 법성포, 우측으로는 고창 방향이겠다.

 

 

 

보통 장암산~태청산은 석전마을에서 시작해 석전마을로 원점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가장 무난한 코스가 된다.

오늘 계획은 분명 발 아래 영마제로 하산해 좌측 석전마을로 원점회귀 하는 것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아무 사전 정보도 없는 남산저수지와 대마면에서 끝을 맺고 있었다.

이따 태청산 아래 태청산주차장이란 이정표가 너무도 궁금한 이유였을 것이다.

 

 

 

차가 저곳에 세워져 있는것도 아니고 누군가 기다리는것도 아니다.

어차피 원점회귀 할 필요 없는 자유로운 걸음이었으니 어디로든 발 닿는대로 가보자.

내 등뒤로 보이는 산들은 월랑산,고성산,고산으로 영산기맥이 이어지는 것이다.

영마저수지 뒤쪽으로 내가 하산한 남산저수지가 조그맣게 보인다.

 

 

 

벌써 1시 20분이다.

하산하는 서너분을 만날수 있었지만 이제야 태청산 가기에는 해 짧은 요즘,조금 늦은 시간일수도 있다.

마냥 이곳에 죽치고 앉아 있을수만은 없겠다.

이제 그만 장암산 정상으로 가보자.

 

 

 

활공장 아래에도 정자가 하나 있고

활공장 오르기 위해 만들어진듯한 임도가 저기까지 이어졌다.

 

 

 

몽글몽글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티라미슈 초코가루처럼 부드러운

목화솜 눈송이를 따라 장암정으로 오른다.

보기만 하여도 기분이 상쾌해지지 않은가.

 

조성해둔 철쭉군락지에 설화가 피어나니 꽃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다.

철쭉축제로 유명한 곳 답게 꽃이 필때면 아주 장관이겠다.

그냥 철쭉은 아니고 개량종인 산철쭉이나 영산홍 종류인듯 보인다.

 

 

 

그렇게 장암정에 올라서니 누군가 음식을 먹다 어딜 가신 것인지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코펠이랑도 있는데 설마 이대로 가신건 아니겠지.

 

 

 

장암정 바로 위로 장암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열기가 넘치시는지 파란 반팔을 맞춰 입으신듯한 세분이서 인증샷을 찍고 계셨다.

그래~그냥 가셨을리 없지.뒷처리도 잘 부탁드립니데이~^^

 

 

 

정상에서 바라본 장암정과 왼쪽 불갑산.

정상에 서면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역시나

왼쪽에 우뚝 솟은  꽃무릇 축제로 유명한 불갑산이다.

 

 

 

불갑산 앞줄 나즈막한 능선이 영광군 묘량면 월암리 월암산,

가운데 죽림저수지와 그 우측의 산이 대왕산(대왕봉)으로 보인다.

장암산 태청산과 저 보이는 일대는 영산기맥 장암지맥 태청지맥 등이 지나는 곳곳들이다.

 

 

 

꽃무릇만을 떠올린 불갑산은 의외로 조망도 아주 좋은 곳이었다.

오늘 가는내내 가운데 저 불갑산과 함께할 것이고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시간, 가장 아름다운 방향이기도 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불갑산 연실봉일테다.

 

 

 

가운데 뒤로 길다란 산은 영광의 구수산으로

다음 영광은 저기 구수산이 될 것이고 멀지 않은 법성포에도 들러보리라.(위 사진)

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탁 트이는 대마 들녘과

우측 아래로는 들날머리가 되는 석전마을과 영마제다.(아래 사진)

 

 

 

마치 쑥버무리를 해놓은듯한 영마제 주변의 풍경이다.

그래서인지 영마제는 더욱이나 푸른 빛이 돋보이고 있었다.

저 영마제 옆길로 하산하는것이 이 장암산~태청산의 일반적인 산행코스다.

농경지가 많다보니 이름을 다 나열하기 힘들만큼 보여지는 저수지도 많았다.

 

 

 

장암산(482m)은 전남 영광군 묘량면과 장성 삼서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철쭉이며 페러글라이딩,숯가마 쉼터,팔각정 정자 등을 잘 조성해 두어

쉼터로서도 제격이고 임도도 잘 정비되어 있어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도 제격이겠다.

 

 

 

장암산 정상엔 널따란 너럭바위(마당바위) 하나가 있는데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 농부의 딸이 가족의 반대와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도망쳐 3일동안 진달래를 먹으며 연명한뒤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전설이 내려 온단다.

 

 

 

두 연인이 사랑을 속삭일수 있을만큼 원래는 작은 크기였으나

산신령이 바위를 세번 치자 10여명이 앉을수 있는 크기로 커져 마당바위가 되었고

선남선녀가 앉게 되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니

일부러라도 연인들 찾아와 앉아보기도 한단다.

 

 

 

장암이란 이름도 이 너럭바위에서 생겨났을 것이다.

너럭바위에 올라서 본 정상 풍경과 가운데 뒤로 뾰족 솟은 가야 할 태청산이 보인다.

청태산 바로 우측 뒤론 담양과 장성의 병풍산과 불태산이겠다.

태청산 좌측으론 월랑산 고성산 고산으로 이어지고. 

 

 

 

예전엔 영광 하면 무조건 법성포 영광굴비를 떠올렸고 요즘엔 그래도 불갑산 꽃무릇축제 정도.

장암산~태청산은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조망도 좋거니와

사방으로 펼쳐지는 너른 평야에 편안함과 안정감이 느껴졌다.

 

 

 

사실 쉽게 접근할 주변의 지역이 아니라면 고만고만한 산들은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

장암산~태청산은 꽃 피는 계절에 다시 와봐도 좋을 산이라 여겨졌으니

장성군과 함평의 경계를 따라 불갑산이며 고성산,월랑산,태청산,군유산,

월암산 등 해발이 그리 높진 않지만 영광을 성곽처럼 에워싸고 있는 산들의 아늑한 포위도

영광의 포근함이라 느껴졌다.

 

 

 

모처럼의 눈밭에 기분이 좋아 장암산 정상에 한참을 머물렀다.

이제 태청산을 향해 가보자.

우측 정자가 있는 샘터삼거리에서 좌측 태청산으로 진행할 것이다.

그 가운데 뒤로 병풍산 불태산이 태청산 가는 길을 함께할 것이다.

저 우측 샘터삼거리에서 상무대가 있는 사동으로 하산할수도 있다.

 

 

 

우측이 영광 최고봉인 태청산,

그리고 그 좌측으로 고성산,고산,월랑산으로~

좌측 끝 월랑산까지 시간이 난다면 이어봐도 좋겠지만 조망은 없다.영산기맥이 이어지는 봉우리들이다.

그러니까 화면 가운데가 고성산이겠다.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은 온통 은빛속에 있습니다.

깃털로 내려앉은 하얀 세상.

먼 하늘 전설을 물고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

따끈한 차 한잔을 나눌수 있다면

예쁜 추억 다 꺼내질 것 같습니다.

 

하얀 눈 속에 돋아난 기억 위로

다시 수북히 눈 쌓이면

다시 길을 내며 나눌 이야기들.

 

오늘 같은 날에는

가슴으로 녹아드는 눈 맞으며

보고싶은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목필균의「겨울일기~함박눈」-

 

 

오늘같은 날은 누군가를 그리워해도 좋겠다.

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과 차 한잔 나눠도 좋겠다.

계속 끼고 걷는 불갑산 일대와

좌측 뒤로는 영암과 강진 장흥 방향으로 끝없이 지평선이 이어지는것만 같다.

 

 

 

나무 아래는 상무대와 장성땅.

그리고 좌측 광주 무등산은 어디에서나 그 존재 부각시키고,

누군가의 녹고 있는 고드름마저 같은 그림에 들어왔다.

나무 우측 뒤로 볼록 올라온 곳은 나주 금성산이 아닐까 싶다.

 

 

 

기록을 남기지 않으니 다녀왔는지도 잊고 있었던 가운데 나주 금성산과

우측 끝으로 영암 월출산.

 

 

 

처음엔 우측 뾰족뾰족이 월출산인지 그 바로 좌측 마주보고 있는 뾰족이 월출산인가도 했다.

우측은 별뫼산~흑석산 라인,

그 좌측(화면으론 가운데)이 월출산이라고 지리에 밝은 영광의 님께서 하신 말씀이니 믿음이 간다.

 

지난번 별뫼산~흑석산에서 바위들의 위용을 봐서인지

저 기암들의 꿀렁거림이 월출산과 견줄만큼 높아 보였다. 의외로 조망도 아주 좋은 곳이었다.

좌측 나주 금성산은 산악자전거로 유명하고 한수저수지 벚꽃 산책로도 좋은 곳이다.

 

 

이제부터 저기 태청산으로 넘어가는 이 길이 참 아름답다 생각했다.

태청산은 딱 하나의 봉우리만 넘으면 된다 생각하였는데 겹쳐져 그리 보였을뿐

나즈막한 봉우리 3~4개를 넘어야 태청산에 이를수 있었다.

다 왔나 싶으면 아니고 또 다왔나 싶으면 아녀.

나처럼 초행이신 분이라면 눈앞에 하늘이 보인다 하여 속지 마시와요~~^^

 

 

 

이렇게 멋진 날, 속아준들 또 어떠한가.

좌측으로는 담양과 장성의 병풍산과 불태산,우측으로는 무등산을 이리 훤히 끼고 걷는데 말이다.

삼인산과 연계할수 있는 담양 병풍산도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무등산이나 모후산은 기본이고 내장산이며 방장산 추월산,강천산 등 일대 산지들은

눈도 자주 내려 겨울산행지로 손색없는 곳이다.

올 겨울엔 강원도보다 남도 특히 서해에서 눈 구경 할일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좌 태청산과 그 우측으로 병풍산 불태산,우측 끝으로 무등산.

등급을 매길수 없을만큼 고귀해 무등이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무등산 주상절리대에 눈꽃이 필때면 가히 환상일 것이다. 

 

 

 

아직 열매를 달고 있는 쥐똥나무도 반가워요~

 

 

 

 

마치재다.

육군보병학교에서 세워둔 것까지 곳곳에 이정표는 아주 잘 되어 있어

중간중간 중탈하여도 되고, 길 잃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태청산(593m) 정상에 올라서니

장암산과는 다르게 암산의 형태를 띠고 있고

원래 있던 가느다란 정상석 옆으로 큼지막한 정상석도 새로 새워져 있었다.

 

 

 

태청산은 전남 영광군 대마면과 장성군 삼서면,삼계면의 경계에 솟은 산으로

산세는 얼핏 육산처럼 보였지만 정상부의 바위지대가 돌출되어

한층 다이내믹하고 풍성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거기에 탁 트인 조망은 영광 최고봉의 위엄마저 느낄수가 있겠다. 

 

 

 

정상 아래 전망대와 장성과 담양 광주 일대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좌측 병풍산 불태산 좌우 뒤쪽으로 당겨보면 방장산이며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등에서

무등산 주변으로 백아산 모후산으로 속속들이 그 형태들 보여질 것이다.

내 싸구려 18~55렌즈론 당겨봐도 깨끗한 사진을 얻을수 없으니 그저 한바퀴 빙 둘러보는 것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곳이다.

멀리서도 그 넘실거림이 사람을 흥분시키기 충분한 곳곳들이다.

 

 

 

장성군 삼서면의 수양저수지와 광주시내 그리고 무등산.

우리가 도심속에서 볼때는 오로지 빌딩들밖에 없는 삭막함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높이 올라와 봐도 구조물들은 그저 일부일 뿐이었다.

태초에 자연이 주인이었다는걸 말해주듯 말이다.

 

 

 

우측 장암산에서부터 걸어온 길이다.

좌측으론 불갑산도 역시나 최고의 풍경으로 뒤따라와줬고

조금씩 저물어가는 시간, 사진에서보다 하늘빛은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자연스러운 붓터치로 그려낸 듯~하늘빛이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선운사와 더불어 꽃무릇(석산)으로 유명한 우측 불갑산과

아래로는 상무대가 자리한다.

오늘 석전마을 버스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저기 상무대를 끼고 오르려고도 했었다.

 

 

 

이젠 슬슬 내려가야 어두워지기 전에 산행을 마칠수 있을텐데

눈 내린 겨울풍경 앞에 서면 쉬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만 내려가자.

 

 

 

그렇게 헬기장과 쉼터 정자를 지나 산림도로로 내려온다.

산림도로(상평임도)로 내려오지 않고 계속 직진하면 몰치재와 월랑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임도에서 우측 마치입구로 가서 영마저수지로 가야한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좌측 태청산주차장이란 이정표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보통이 그러하듯 주차장이라 하니 왠지 마을 초입이나 도로 입구에 있는 주차장일거라

막연히 생각하고 그쪽으로 가보고 싶은 것이다.

 

 

 

몰치 방향 임도를 따라 걸어 내려간다.

주차장이 0.77km라 쓰여 있었는데 쌓인 눈 때문인지 정보없이 걷는 길이라 그런지

왜 그렇게 임도가 길어 보이던지.

도착한 태청산주차장엔 초록색 지도가 하나 세워져 있었는데

생각했던 마을 초입의 주차장은 아니었고 차 없이 걸어 들어와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할만한 곳은 아니었다.

 

 

 

 

다시 마치입구와 석전마을로 돌아갈까 몇번을 갈팡질팡 하다가 

차량 바퀴 자국이 있는 임도따라 1시간 정도 걷고 또 걸어 나오니 저수지 하나가 보인다.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남산저수지다.

 

 

 

 

생각도 못한 곳으로 걷고 있었지만

덕분에 새로운 풍경을 접할수 있었으니 이 또한 귀한 경험이 되었다.

겨울 저수지는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남산저수지와 위로는 내려선 태청산이다.

그러니까 저 태청산에서 산림도로로 내려와 우측으로 갔으면

원래 들머리였던 석전마을로 가는 것이었고

임도따라 좌측으로 돌아왔더니 몰치재 입구와 태청산주차장이 나오고 

쭉 내려오니 이곳 남산저수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남산저수지 뚝방길을 걸으며 담은 영광군 대마면 남산리의 겨울풍경이다.

끝없이 펼쳐질듯한 들녘.

전형적인 서해의 시골풍경답다.

 

 

 

5시 15분.

어느새 무제봉 뒤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저물어가는 마을풍경과 주변이 아름다워 자꾸만 멈춰서게 된다.

이젠 조금 서둘러야겠다.

 

 

 

뒤돌아 본 우측이 장암산,좌측이 태청산.

 

 

 

 

그렇게 남산 초입으로 나와

마을 어르신께 영광 나가는 버스는 어디에서 타느냐 여쭈니 10여분 걸어가면

대마면 대마슈퍼 그곳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하신다.

 

 

 

대마면 전경은 마치 눈이 많이 내리는

러시아 어느 광활한 시골 마을을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그랬는지 어쨌든

이 길을 걸어나갈때 기분이 너무도 좋았다.

단순한 산행이 아닌 여행을 떠나 온 느낌이라 더 그러했을 것이다.

 

 

 

대마면으로 나와 대마슈퍼 앞에서 영광 나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엔 3시 35분,6시 30분.7시 55분.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니 시간이 애매하다.

바로 앞 제일 슈퍼에 택시 한대가 있길래 가보니 기사님은 아니 계시고 전화도 받질 않으신다.

왜 택시가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나중에서야 알았다.

요즘은 일반전화를 많이 걸지 않다보니 지역번호가 헤깔렸던 것이다.

전북이 063,광주가 062,전남이 061이었는데 062로 계속 걸었으니 연결되었을리 만무하다.

 

 

 

다행히도 영광 나가신다는 분께서 태워주셔 영광터미널에서 하루 두대밖에 없는

동서울행 막차 6시 20분차를 탈수 있었다.

물론 강남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1시간 2~30분 간격으로 심야 10시까지 운행되었다.

 

늘 하산시엔 다른 분들 도움을 많이 받곤 하지만

시간도 늦었거니와 차량도 많이 다니지 않아 영광까지 태워주신 님이 더욱이나 감사하게 느껴졌다.

영광의 님~감사했답니다.

밤새 찬서리 고스란히 맞을 월랑산도 잘 있어라.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좀 더 이르게 좀 더 무난하게 일정을 마무리할수 있었겠지만

새로운 길,새로운 마을에서 느낄수 있는 적당한 긴장감과 설렘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 옛날처럼 어느 집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해질녘의 시골마을은 충만함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우연이라도 이 덧붙임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