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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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행기를 작성한 2018년과 달리 현재 용궐산은 하늘길이 생겨 새로운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 에는 산중 출렁다리가 생긴 뒤 새로운 풍경과 조우할 수 있는
절경 산행지에 대해서도 담았다.
요강바위도 궁금하고 미답지라 가보고 싶었던 곳.
처음 가는 길만큼 설렘이 따를때도 없다. 순창 무량산과 용궐산으로 따라가보자.
산행코스 : 구미리 용동마을~각시봉~무량산~어치계곡~용골산~요강바위~내룡마을(약9.5~10km로
산악회 주어진 시간은 6시간. 웬만하면 5시간이면 마칠 거리지만
헛짓거리 많이 해가며 느적거리고 맨 후미로 걷다보니 5시간 30분 정도로 마친것 같다.
마을 초입 버스정류장 뒤로는 410여년 되었다는 느티나무가 서 있는 곳.
산행들머리는 전북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용동마을이다.
시골 어느 마을이나 수호신처럼 서 있는 오래 된 정자나무와 정각 하나.
언젠가부터 정자나무 있는곳엔 정각들이 거의 같은 모습으로 세워져
우리 고향 동네에 가도 그게 그것인 것처럼 조금은 특색이 사라진 느낌이다.
그래도 정각과 정자나무는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정겨움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
오늘 가야 할 용궐산이 초입부터 시원히 드러나 있으니
많이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큼한 기분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
가운데 노란 건물의 마을회관에서 직진하지 않고 우측 길로 접어들어 산행은 시작되었다.
얼핏 좌측이 용궐산이고 우측이 무량산인가 하였는데
좌측은 섬진강 건너에 있을 벌동산(두류봉),우측이 무량산 아직 용궐산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따 조망처에서 보면 벌동산과 두류봉, 용궐산 실체가 확실해질 것이다.
뒤돌아 본 느티나무엔 이제 마른 잎 하나 붙어 있지 않고
까치집만이 덩그러니 남았지만 저 자체만으로도 여운 가득한 겨울풍경이 되었다.
용동마을에서 0.5km를 올라오면 첫 이정목을 만나고
처음엔 육산인듯 솔길이 편하게 이어지다
이내 곳곳 조망처들과 함께 암릉과 암벽을 지나고 각시봉(큰각시봉)에 이르게 된다.
그 길에 가장 인상적인 바위는 입이 너부데데~ 금붕어를 닮은 바위였다.
모 방송에서 박수홍과 그 어머니가 좋아한다는 뽕돌이라 하는 물고기가 연상되기도 하였다.
머리엔 치장을 한 듯 화려하고 사람을 잘 따라
손짓하는대로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성격이 강하고 사나워 동종끼리는
죽을때까지도 싸워 주로 홀로 키우는게 좋다 했다.
그래~꼭 뭐 동종끼리만 정을 나누라는 법 있단가.
공생하는 바위손도 있고 소나무도 있고 또 가끔씩 지나는 산객들,
너의 수려한 외모에 발길을 멈춰서고 실없이 중얼거리는 나 같은 사람도 있잖여.
그렇게 큰 우주선 같은 각시봉(큰각시봉)에 이르면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아주 좋다.
정작 무량산 정상은 조망이 막혔으니 이곳 큰각시봉이 더 시원스럽고
너른 바위가 있어 쉬어가기도 이곳이 좋았다.
들머리에서 30분 정도 올라서면서부터는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니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일대와 섬진강을 원없이 느끼며
산행을 즐길수 있을 것이다.
가운데 뒤로는 사진상으론 아직 잘 보이지 않지만
광주 무등산이 자리하고 가운데서 살짝 우측으로 젖꼭지 같은 순창 아미산도 보인다.
이따 용궐산에 가면 모든게 더 선명해질 것이다.
멋드러진 소나무들과 엎어진 자라 한마리 같은 바위.
큰각시봉 전경이다.
바로 위쪽으로 올라가면 산불감시초소도 있다.
뒷줄 좌측부터 남원 문덕봉과 고리봉, 곡성 동악산 화순 백아산으로 이어지고
내 머리위로 가운데줄 V자로 패인 산이 책여산이다.
순창의 산 하면 옆 지역과 경계를 이루는 내장산과 추월산,강천산 정도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의외로 조망 좋고 바위 멋드러진 산군들이 많다.
가운데 뾰족 남원의 고리봉과 그 좌측 문덕봉,
가운데서 우측으론 곡성이란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곡성 동악산이다.
초악산(최악산)과 연계산행하기도 하는 동악산은
공룡능선이란 이름으로 알 수 있듯 암릉과 계곡도 좋은 산행지로 여름 피서지로도 많이 찾는 곳이다.
앞줄,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옆모습처럼도 보이는 순창의 책여산(체계산)도 알아볼수 있겠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책여산도 칼바위능선이 매력적인 산군으로 조망도 아주 일품인 곳이다.
옆동네 고창과 서해쪽으론 많은 눈이 내렸다고 했고 흐리다고도 했다.
그러니 시야가 트일 것이라고는 그닥 기대도 없이 나선 길이었다.
아직 다 걷히진 않았지만 겹겹이 보일만큼 시야는 트이고 있었으니
이 정도라면 절로 흥얼거림 터져나오지 않을수가 없어요.(3~4장의 인물사진은
산행대장님 카메라로 담아주신거고 포토삽을 덧입히셨다 하니 색감 차이가 느껴진다.
포토샵을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부러운 얘기기도 하다.)
착시일뿐 위험한 곳 아니랍니다~^^
뒤로 길다란 능선은 순창의 풍악산이고
그 뒤로는 사진에 잡히지 않았지만 지리산이 길게 이어질 것이다.
이따 용궐산 오르며 더 살펴보기로 하고 무량산으로 향한다.
뾰족 용궐산과 완만하게 보이는 무량산이 잠시 보인뒤(위 왼쪽)
다시 숲길을 한동안 거닐게 된다.
무량산으로 가는 길엔 장수와 진안 함양 방향으로도 조망이 트이니
성수산과 팔공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일대 유명산군들을 옆에 끼고 걷는다.(아래)
가운데 볼록 올라온 장수 팔공산과 그 좌측으로 성수산 선각산으로 이어질 것이다.(아래 오른쪽 사진)
그렇게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무량산 정상에 올라서니
잔설이 남아 있는걸로 보아 새벽녘 잠깐의 눈은 내렸었나 보다.
무량산은 한량(일정하게 한정된 분량)이 없다는 의미로 물산이 헤아릴수 없이 많음을 뜻한다.
과거 멧돼지를 잘 잡는 소년이 그 돼지의 창자에서 무량이란 글자를 발견한 다음에
열중해 책을 읽음에 문과에 급제하고 대대손손 과거에 급제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고도 하고
현감 양산보가 멧돼지를 잡았는데 뱃속에 무량이란 글자가 있어 무량산으로 불렀다고도 한다.
무량산 정상엔 조망이 트이지 않고, 바람도 차가워 바로 어치계곡을 향해 내려선다.
온통 다 설경으로 뒤덮힐때는 감사한줄 모르다가 오히려 이 미약한 잔설 앞에
새삼 눈길을 걷는다는 실감을 하니 아이러니함이 아닐수 없다.
아이젠을 하기도 애매할때,
낙엽과 눈길이 섞인 이런 길엔 미끄러움이 배가 될수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겠다.
대장님 이하 님들 뒷모습도 많이 빌리겠습니다~양해해 주실거지요~
그렇게 어치계곡으로 내려오면
만두나 복주머니 같은 큰 바위가 아주 인상적이다.
한문 공부를 해야할것 같고 마치 도를 깨쳐야 할것 같은 계곡이었다.
아마도 사자성어가 적힌 바위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곳엔 누군가 기도처로 삼았을듯한 바위 내부가 보이고
그 앞엔 수승화강이라 새겨져 있다.
물 수,오를 승,불 화,내릴 강.
차가운 수기운은 위로 올리고 뜨거운 화기운은 아래로 내려라.
한의학에서 말하는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해야 한다는 두한족열과도 일맥상통하겠다.
한자만 봐도 가슴이 덜컹.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물 수자를 물 수자로 부르지 못하와요.
그 쉬운 수(水)자마저도 흘려쓰니 그 자가 맞나 싶으니 에구 무셔븐 한자~^^
그 암벽을 크게 돌면 이번엔 상선약수라 쓰여 있으니
일대엔 누구의 글씨인지 알수 없지만 사자성어가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 일부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몸을 낮추어 겸손하며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삶이란 뜻이다.
티 내지 않고도 그런 삶을 살수 있다면 그야말로 성인군자겠지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저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으며 사는 삶 정도가
어쩌면 요즘의 우리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도 싶고.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폐를 끼치지 않는것이 가장 큰 이로움일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 이치를 깨달으며 걸어야 할것 같은 어치계곡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어치계곡이 중간지점으로 무량산이나 용궐산만을 따로이 갈때 들날머리로 삼아도 되겠다.
어치계곡에서 산길로 20분쯤 오르다 보니
달구벼슬능선의 날렵한 암벽과 함께 무량산에서 다 보지 못했던 섬진강이 드러난다.
섬진강을 따라 섬진강 자전거길도 만들어져 있다 하니
자전거에 취미 있으신 분들에겐 또 다른 섬진강 즐기는 방법이 되겠다.
건너편 섬진강마실휴양숙박단지에서 캠핑을 하는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겠다.
눈이 소복히 쌓인 날, 저 곳에서 바라보는 무량산 용궐산의 설경도 참으로 아름답겠다.
굽이 도는 섬진강과 우측 나즈막한 봉우리를 벌동산,
뒤로 겹쳐 보이는 바위지대를 두류봉이라 따로이 칭한다는데
저곳에서 바라보는 용궐산 무량산 및 일대 조망권도 좋다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밟아봐도 좋겠다 싶다.
하산할 내룡마을과 장구목 방향이다.
그 앞을 흐르는 섬진강과 다리 하나.그곳에 있을 요강바위도 기대를 해보게 된다.
가운데서 살짝 우측 뾰족 봉우리가 회문산이고 중앙에 여분산이다.
산의 형세가 장군대좌형이라 장군목이라 부르기도 하고,
장구 형상으로 잘록한 곳이라 저 일대를 장구목이라 부르기도 한다는데
오히려 목을 쭉 뺀 거북이 모양처럼 생겼다고도 해
조선시대에 용궐산(용굴산)에 대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아도 귀암이라는 지명은 나와 있다 한다.
거북이 모양이든 장구 모양이든 님들, 참 멋진 조망이지요.
미세먼지만 걷혀도 감지덕지하는 요즘,
이렇게 쾌청한 날을 만났으니 이보다 더한 감동이 어디에 있단가요.
곧 쓰러질듯한 바위 하나하나마다에도 살아 있듯 표정이 숨어 있고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지켜보는 맛도
오랜 세월 이 바위들의 특권이 되었을 것이다.
이름이 정겨운 느진목과 된목을 지나고 조망이 좋은 달구벼슬(닭벼슬)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오른다.
뒤돌아 본 우측의 무량산과 맨 뒤로 지리산 너울들이 넘실거린다.
가운데 볼록한 반야봉과 그 우측으로 노고단쪽으로 보여지고
앞라인 바래봉에서 만복대로 이어지는 서북능선도 겹쳐 보인다.
길다랗게 선명히 보이는 앞줄은 순창 풍악산 라인이다.
맨 뒷줄,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운데서 바로 좌측 뒤로 천왕봉이 희미하게 보여지고
우측으로는 반야봉으로 이어진다.
가운데 아래 하산할 장구목재 임도가 보이고, 왼쪽으로 장구목가든이 있는 내룡마을이다.
요강바위라는 독특한 바위가 있어 산에 오르지 않고도 알음알음 찾아들 오는 명소였다.
장구목재 임도 뒤로 나즈막한 삼각형 모양의 산은 기산이다.
시간이 나면 저곳을 다녀와도 되겠다.
그리고 왼쪽 뒤로는 유명한 추월산이며 강천산 병풍산 등이 쪽 이어진다.
가운데서 우측으로 평평하면서도 톱날 모양으로 이어지는 산이 추월산이다.
좌측으론 강천산과 광덕산으로 이어지고
가운데서 살짝 좌측 뒤로 뾰족 올라온 산은 병풍산일테다.
햇살에 반사되니 구별이 되지 않지만 전남북 서해쪽으로 눈이 제법 내린다 하더니
하얗게 쌓인 모습도 볼수 있었다.
아~아름다워라.
아래로는 섬진강이 굽이 돌고 겹겹이 수많은 산너울들은 무등산을 향해 간다.
내 바로 앞쪽으론 벌동산과 두류봉,좌측 뒤로는 화순 백아산에서 가운데 뒤 모후산과 무등산으로~
이젠 무등산도 알아볼수 있겠지유.
정 가운데 뒤로 우뚝 솟아 오른 무등산은 역시나 겨울 설경산행이 으뜸이라 느낀다.
주상절리대에 피어나는 흰 꽃은 환상이란 말을 감히 써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잦은 걸음에 행여 물릴세라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
올 겨울엔 오랜만에 그 설화 만나러 무등산에 꼭 다녀와야겠다.
무등산 일출을 본 뒤 안양산이나 만연산으로 이어봐도 좋겠다.
우측 끝으론 강천산과 연계산행하는 광덕산 줄기도 보여라.
가운데 뒤로 무등산과 우측으론 소심한 젖꼭지 같은 아미산도 보이고(군위에도 당진에도 아미산이 있다.)
좌측 뒤로는 모후산이며 백아산 등으로 이어질테고
일일이 다 집어보지 못함은 아쉬움이지만 저 물결치는 산너울을 보는것으로 이 순간이 행복한 것이다.
일망무제로다.
너무 아름다워 바로 오르지 못하고 한없이 멈춰서고 또 뒤돌아봐야 했다.
오늘 걸어 온 좌측 무량산과 각시봉 뒤로 문덕봉 고리봉 동악산 백아산에서 우측 무등산까지.
저 사이사이 일일이 다 집어볼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놀며 쉬며 오래도 걸려 용궐산 정상(646.7m)에 오른 기분이다.
너른 바위에 전망대가 있는 용궐산 정상 자체도 아주 멋드러지게 생겼다.
저 전망대라면 분명 백패킹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너머로 떠오를 아침 해돋이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내년의 작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면 한번도 해본적 없는 백패킹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전북 순창군 동계면 소재의 용궐산 원래 이름은 용골산이었는데
기가 너무 센듯한 어감이 좋지 못해 주민들 의견을 받아들여
2009년에 용궐산으로 개명되었다 한다.
순창군에서는 용궐산 치유의 숲을 조성하여
많은 수목과 화초류 데크로드와 정자, 탐방로 등을 새로이 정비하여
쉼터로서의 용궐산의 면모도 갖추어가고 있다.
670m의 산지라기엔 조망도 아주 훌룡하고
뒤로는 지리산과 호남의 모든 너울들을 거느렸으니 그 충만함은 덤이 되는 곳.
그러니 어디에 선들 그림이 되지 않겠단가요.
직접 내 눈으로 마주하는 순간에 느끼는 환희에 비한다면
사진은 그저 흔적일 뿐이지만
남김은 또한 언젠가 우리 자연과 풍경과 사람 사는 이야기까지
더듬어보고 싶은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독일 지리학자가 담은 한국의 도시화와 풍경(에카르트 데게 지음,김상빈 옮김) 이라는 책을 보면
소소하게 담아 두었던 한장의 사진과 작은 기록들이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큰 자산인가를 엿보게 해준다.
그 시절만 해도 신기하게 보였을 파란 눈의 외국인,
그 독일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70년대 우리나라 자연과 농촌과 도시가 2000년대로 오면서
변화하는 모습들은 이 땅에 사는 우리네가 남기지 못한 또 다른 역사가 된 것이다.
그 자료들을 사장시키지 않고 세상에 나오게끔 힘을 쓰신 님들도 감사함이다.
해외에 우리 자연과 산행지에 관한 정보는
관광지 몇군데를 빼고는 거의 전무한 상태니 아쉬운 대목이 아닐수 없다.
작은 꿈을 꿔본다면 오늘의 내 소소한 걸음들이 훗날 누군가들에겐 작은 지침이 되기를 바래본다.
용궐산을 내려오면 둥그렇게 돌담을 쌓아놓았는데 무슨 용도인지 잘 모르겠다.
봉수대~아님 산성터 아님 무슨 기원처..
아니면 돌이 많은 산지니 그저 보기 좋게 쌓아놓았을지도..옛 기록들이 없으니 그저 상상에 맡길 따름이다.
아직 녹지 않은 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좌측 아래 삼형제바위를 지나갈 것이다.
좌측 뒤로 순창 회문산과 이젠 우측 뒤로 임실의 백련산도 보인다.
백련산 뒤로는 붕어섬으로 유명한 옥정호가 자리할 것이다.
설경으로 뒤덮혔을때는 얼마나 아름다울지 우리가 다 알지 못해 그렇지
유명 산군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은 아름답고 조망 좋은 산군들이 즐비한 것이다.
삼형제바위 윗부분과 내려선 용궐산..(위 )
선각 덕태 성수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장수와 진안의 산군들을 옆에 끼고 걷는 길도 좋고.
맨 아래 사진은 임실 백련산과 섬진강 우측은 순창 원통산이다.
삼형제바위 아래를 지날때 보니
위로 눈코입을 조각해 놓은듯한 모습도 들어왔다.
미국에 만들어진 큰바위얼굴이 있다면 여기 용궐산엔 자연스레 생겨난 표정이 살아 있답니다.
잔설과 낙엽이 뒤섞여 미끄러운 길, 조심해 장구목재로 내려선다.
3시 20분. 기산 위로 강한 햇살이 넘어온다.
가을길인양 아름답다.
편해진 길, 임도따라 요강바위와 내룡마을로 슬슬 걸어간다.
주어진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내 뒤로 아무도 없는 완전한 꼴찌가 되었으니
이젠 마냥 늑장을 부릴수만은 없게 되었다.
가장 뒤에서 관망하듯 걷는 길은 마음이 편해 좋다.
내룡마을로 내려서며 본 용궐산과 그 좌측으로 삼형제바위.
내룡마을로 내려와 현수교 아래쪽 요강바위 있는 곳으로 와 보니
요강바위 자체도 볼만하지만 세월에 패이고 깍인 다양한 바위들도 큰 볼거리다.
거인이 밟은듯한 발자국이며
사람 얼굴,선그라스 모양, 줄줄이 하트 등 보이는대로 이름 붙여보는 재미도 좋다.
마치 기계로 돌려 깍아놓은듯한 요강바위다.
가로 2.7m, 세로 4m, 깊이 2m, 무게는 무려 15톤.
요강처럼 가운데가 깊이 패여 요강바위라 이름 지어졌는데
요강이라 하기에는 들어가도 나오지 못할만큼 커도 너무 큰 것이다.
1993년 중장비를 동원해 요강바위를 싣고 가버리는 도난사고가 일어났고
그 이후에 주민들의 노력으로 1년 6개월만에 되찾았다고 한다.
그만큼 수석가격이 어마했단 뜻일 것이고 그 자태가 신비로웠음이다.
그런 귀한 요강바위니 주민들이 수호신처럼 받들지 않을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국전쟁때는 마을주민이 바위속에 몸을 숨겨 화를 모면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용이 승천하며 용틀임했던 용틀바위라는 이름으로도~
장군자리라는 장군목의 지명답게 건장한 아들을 갖기 원하는 여인이
이 바위에 앉아 정성스럽게 지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도 전해진단다.
나는 그저 요강바위 크기를 가늠해보려 하는 것일뿐
아들을 갖자고 지성 드리는거 아니여유~^^
아들을 낳고자 하는 옛 여인들의 영험한 소원지킴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요강바위였다.
이렇게나 붉을수가 있을까.
급히 떠나지 마시라 수정과에 나뭇잎 한장 띄웠을까.
오묘한 바위 모양에 붉은 물색까지 가미해지니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내 뒤로 보이는 바위가 자라바위다.
요강바위는 인간의 요강이라기 보다는 뭔가 상징적인 의미였다면
나는 차라리 이 자그마한 구덩이가 요강으로 적격이다 싶었다.
등받이까지 있으니 볼일보다 힘들면 기대고
비우지 않아도 아래로 흘러내려가니 귀차니즘 강한 나에겐 아주 그냥 딱이구만요.
요강바위 말고도 강가에는 온갖 재미난 표정들이 넘쳐난다.
귀여운 요괴 얼굴도 보이고~
으미야~무셔라. 내 다리 내 놔~
피로 물든듯한 누군가의 한쪽 발도 인간이 흉내낼수 없는 기묘한 전시작품이 되었다.
단순히 철분이 많아 이리도 붉게 보이는 것인지 어쨌든
기괴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지 않을수가 없다.
지리산이며 무등산, 추월산, 강천산 등등..다 나열하지 못할만큼 조망 좋은 순창의 무량산과 용궐산이었다.
요강바위와 신비로운 핏빛 구덩이들 보러 순창으로 놀러오세요.
잃어버린 붉은 양말 한짝과 귀여운 요괴도 만나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젠 우연이라도 이 글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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