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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도봉산 망월사 등산코스,다락능선, Y계곡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 이은

효빈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2023년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스가 되는 산행지들이 인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신작에서는 강이나 천을 따라 산줄기가 아름다운 산지,

산중 출렁다리가 생긴 후 유명세를 타고 이슈가 된 산지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대슬랩 산지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그 곳에는 어떤 들풀꽃들이 자라고 있을까.

그 산에 피고 지는 다양한 야생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담았다.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새롭게 개장하거나 달라질 정보들도 많이 담겼고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고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과 자연, 여행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동안의 성원에도 감사드립니다. (2023년 1월 덧붙임)

 

https://0709im.tistory.com/774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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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Y계곡도 보고싶고 다락능선에 올라보고 싶다.

망월사역 3번출구로 나와 대원사와 심원사 방향으로 가면 되겠다.

도봉산 일대는 조그만 사찰들이 참 많다.

산행코스 : 망월사역~심원사~다락능선~포대정상~Y계곡~신선대~도봉산역

 

원도봉 쉼터에서 준비를 하고 다락능선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우측은 포대능선과 망월사 방향으로 이어지고 직진(좌측)은 다락능선과 심원사 방향.

 

 

 

단풍 절정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수도권은 이미 가을이 다 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을이 아니단가.

아무리 말라 비툴어진 단풍이래도 그 진했던 빛이 어디 가겠는가 말이다.

 

 

 

다락능선은 그리 호락한 코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닥 또 힘든 코스도 아니다.

밧줄을 자주 잡아야 하고 바위가 많은 코스지만

이날 오르신 분들중엔 평소 산행을 하지 않으신다는 60대 전후의 분들이 많았으니

다른 코스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뿐 그리 힘든 코스도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이마를 맞대고 있는듯한 첫번째 통천문을 지난다.

이런 석문은 한번 더 만날 것이다.

 

 

 

마치 막 반죽한 시멘트나 찰흙에 힘을 주어

눌러 놓은것 같은 독특한 형태의 바위를 지나면

 

 

 

이 길의 마스코트 다리미바위를 만난다.

화로에 불을 피워 그 숯을 넣어 다리던 옛날식 다리미 같기도 하고

우리 어렸을때 좀 무겁던 전기 다리미 같기도 하다.

 

 

 

그 날렵함이 요즘의 최신식 다리미 부럽지 않고

그 옆으로 있는 저 아이는 다리미 친구 인두라도 되는겨~

 

 

 

이 커다란 다리미바위가 시작되면서 조망이 트이고

본격적인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암릉산행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

시간에 쫓기는 산행보단 주변 경관도 넉넉히 둘러볼수 있는 여유로운 일정이면 더 좋겠다.

 

 

 

포대능선과 원도봉계곡쪽으로 시야가 트이고

포대능선 좌측 바로 아래로는 망월사도 자리하고 있다.

 

 

 

마치 막 깨어나 털이 듬성한 새끼 공룡들이 움트고 있는것만 같고

망월사로 오르는 저 바윗길들도 스릴 가득할것만 같다.

두꺼비바위라 했던가~

자세히 보면 툭 튀어나온 눈은 살아있는듯 생명력마저 느껴진다.

마치 어떤 이의 눈동자를 보는것만 같다.

 

 

 

원도봉계곡과 안골 방향,그리고 의정부시내다.

좌측 뒤로는 양주 불곡산이 보이고 가운데 천보산과 뒤로는 소요산 라인도 보인다.

 

 

 

다리미바위에서 한동안 바위 감상을 하다

다시 포대 정상을 향해 다락능선을 오른다.

 

 

 

마치 우주선이라도 내려앉을듯~

그 빛이 너무 찬란하여 차마 쳐다볼수가 없다.

평일이라 붐비지 않아 좋고 곳곳은 바위조망처가 이어지니

어디라도 자리펴고 앉으면 내 명당이 되는 곳~

 

 

 

근교산행은 부담이 없어 좋다.

굳이 주말산행의 일정을 잡지 않아도

평일,갑자기라도 나설수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게다가 사방팔방 코스도 다양한 도심속에 이런 명산이니 말이다.

 

 

 

이런 커다란 바위산이 도심을 휘감고 있으니 하루 재충전하기 이만할수가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고 바쁠것도 없으니

올라가 볼수 있는 바위는 조심조심 모조리 올라본다.

 

 

 

연잎으로 싼 연밥을 닮았네~

온갖 기암들이 이어지고 서울외곽순환도로 뒤로는 수락산이 함께한다.

 

 

 

둘을 갈라놓고 말할수 없는 좌 수락산과 우 불암산.

시야가 그리 좋은 날은 아니다.

가을 미세먼지로 요 며칠 또 하늘이 탁하다.미세먼지가 웬 말이냐~웬 말이냐~

피켓 들고 1인시위라도 해야할까 부다~^^

그러니 쭉 펼쳐질 수도권의 많은 산들은 굳이 담지 못하겠다.

 

 

 

대신 괴기한 바위들 보는것으로도 족하요~넌 누구냐~~움푹 패인건 콧구멍인지 두 눈인지~

가오리 같기도 하고 입을 크게 벌린 뉴트리아 이빨 같기도 하다.

 

 

 

포대능선과 망월사도 한결 가까워졌다.

망월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 해호가 신라 왕실을 위해 창건하였다 한다.

대웅전 동쪽에 토끼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이 있어

마치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것 같은 모습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다락능선 위로 이제 정상부의 암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좌측부터 선인봉,만장봉,자운봉,우측 끝으로 포대 정상이다.

 

 

 

당겨 본 선인봉과 만장봉,자운봉.

 

 

 

좌측 포대정상에서 우측은 포대능선으로~

길도 나지 않았을때 그 옛날,

저 험준한 바위산을 누가 처음 오를 생각을 한 것인지.

낭떠러지 같은 그 기암들 아래 망월사라는 절은 또 어찌 세운 것인지~

생각해보면 옛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들과는 비할게 아니었다.

요즘처럼 등산화나 운동화가 있었던 시절도 아니고 쉽게 주고받을수 있는 통신도 없었을때 말이다.

 

 

 

폰을 배낭 옆에 넣어두었더니 빠져 나뒹군다.

나는 여전히 2G폰을 쓰고 있다.

이것마저 늘 분실해 올해만도 여러번~이번 폰은 문자기능도 원활하지가 않다.

남들은 불편하지 않느냐 하지만 SNS 카톡이나 밴드 등의 교류를 피곤해하는 나에겐

통화가 되는 이 정도의 폰이면 족하고도 남음이 있다.

 

 

 

어르신들도 다 쓰는 스마트폰을 아직 사용하지 않는건

시대에 뒤떨어진다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 그럴수도 있다.

정보화시대에 그 스마트폰 하나엔 많은 기능들이 들어있고

걸어다니며 모든걸 다 할수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 기능들과 정보들도 꼭 필요한 사람에겐 필수품이 되겠지만

나같은 사람에겐 피곤한 그저 무거운 짐이 될수도 있다.

 

 

지하철을 타도,버스안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스몸비(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좀비)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고

넘쳐나는 정보와 많은 기능의 홍수속에 사실 좀 혼란스러울때도 있다.

폰이 없음 잠시도 불안해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남들이 하는걸 하지 않으면 소외될까 두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고가 아닌 다름의 문제이고 선택의 문제일 뿐

남들과의 비교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함도 정보의 미비도 느끼지 못하고 산다.

어차피 집과 사무실 등에서 피곤할만큼 컴 앞에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러니 2G폰을 쓴다하여 왜~라는 질문은 이제 던지지 말아주시와요~

신기해 하실 일도 아니구요~사회에 불만도 없답니당~^^

 

 

 

말이 길어졌다.

여튼, 이제 포대정상을 앞에 두고 Y계곡과 함께 멋드러진 기암들이 쫙 펼쳐진다.

우측으론 희끄므리 한것이 마치 인절미 같기도 하고

듬직한 남성상 같은 바위도 떡 버티고 섰고~

 

 

 

좌측 연기봉과 겹친 자운봉과 우측으로 포대정상이다.

포대정상에서 좌측으로 뻗은 저 바위계곡이 Y계곡이다.

도봉산에서 가장 험하다 하는 곳. 험하다기 보단 밧줄 구간이 깊어 팔의 힘을 좀 요하는 구간이다.

그만큼 스릴도 함께하는 곳.

 

 

 

좌측 선인봉부터 만장봉,연기봉과 겹친 자운봉까지~

날씨가 좀 더 깨끗했다면 선명한 화면을 만날수 있었겠다.

여튼 곳곳은 조망 감상하며 쉬어가기 그만인 곳들이 이어진다.

 

 

 

가운데줄 우측 뾰족 우이암과 뒤로는 북한산 주봉들이 실루엣을 드러낸다.

우이암 뒤 우이령을 사이에 두고 도봉산과 북한산이 나뉘게 된다.

 

 

 

다 말라버린 단풍도 이 느낌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너무 싱그럽고 파릇한 것에선 차마 다 느끼지 못할 차분한 완숙미 뭐 그런거 말이다.

가을은 하루도 허투로 보낼수 없다 한 어느 님의 말처럼

다가오는 겨울이 반가우면서도

가는 계절이 아쉬운건 인간이기에 느낄수 있는 당연한 감정이었나 보다.

 

 

 

포대정상으로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로 바로 암릉을 따라 올라가든지,

아님 조금 우회해 돌아가는 길.

그런데 낙엽 많은 지금은 미끄러워 바위 능선을 타는게 더 나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바위능선도 난간과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포대정상이 가까워지자

망월사 위쪽의 포대능선도 한결 가까워졌고

 

 

 

포대정상 조망처에 서니 도봉산의 주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만장봉부터 연기봉,가장 높아보이는 봉우리가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739.5m)

우측 끝이 우리가 오를수 있는 실질적인 정상 신선대(726m)다.

 

 

 

포대정상에서 본 사패산과 사패능선을 돌아 포대능선으로~

저기 사패산(가운데서 살짝 왼쪽으로 둥그런 바위)을 거쳐 오려면

송추나 의정부역,회룡역을 이용하면 된다.

 

 

 

망월사역에서 올라온 다락능선이다.

왼쪽으로 원도봉계곡도 보이고 다리미바위가 있던곳은 초입에 나즈막하게 보인다.

 

 

 

만장봉과 연기봉.

바위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암봉이 달라져 보여

이따 신선대에 올라 보는 만장봉과 연기봉은 또 다른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포대정상엔 예전에 없던 전망데크와 긴급피난처란 구조물도 생겨났다.

예전 그 바위가 맞나싶게 생소하게 보인다.

 

 

 

포대정상을 지나면 바로 Y계곡으로 이어지는데

우회로도 있으니 자신의 체력에 맞게 무리할 필요는 없겠다.

이 계곡으로 내려가기 전, 다들 숨을 고르고 긴장들을 하지만

새끼 고양이들은 그 마음을 아는지 어쩐지 그저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

 

 

 

주말엔 사람들로 한동안 정체가 이어지는 곳이 오늘은 한산하기만 하다.

5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두분은 결국 내려오지 못하고 우회로로 돌아가셨고

앞선 여산우님 혼자만이 휑했던 곳을 채워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밧줄 잡는 팔 힘이 필요하지만

철난간이 되어 있어 그닥 위험한 구간도 아니다.도봉산에 이만한 스릴 체험장도 없음이다.

뒤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면 나 때문에 지체될까 살짝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 소나무가 서 있는 곳에 올라서면 아~넘어 왔구나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제법 뿌듯함이 밀려오는 곳.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 넘어온 포대정상과 Y계곡.

Y계곡.왠지 이름이 좀 멋스럽지 않은가.

다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다 채워넣지 않으려는 듯, 

Y 한자만의 여운 때문인가~

B사감과 러브레터에서 왠지모를 궁금증이 있던것처럼 말이다.

 

 

 

Y계곡도 넘었겠다~이제 정상도 코 앞이겠다~

바위조망처에서 마지막 숨을 돌리고 쉬어간다.

내 머리위로 자운봉과 그 좌측으로 만장봉과 연기봉.

 

 

 

자운봉과 신선대. 저 사이를 지나 우측 신선대로 오를 것이다.

자운봉의 곧 떨어질것 같은 바위 조각들.

그러나 마치 잘 맞춰 쌓은것처럼 정교하기 이를데 없다.

 

 

 

북한산국립공원의 화강암 지대는 무려 쥐라기(1억 8천만~1억 3천만년전)에 형성된 것이다.

땅속 깊은 곳에 있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중생대와 백악기,그리고

신생대를 지나면서 땅 위에 드러난 것이다.

서울 주변의 화강암 산지는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어

이 산지를 서울 화강암이라고도 부른다.

 

 

이 땅위에 드러난 거대 암봉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이 도심에서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었을까~

헬스를 하고 조깅도 하고

영화를 보고 공원을 좀 거닐고 그러고도 다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러니 이런 거대 화강암 덩어리가 생겨난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가 말이다.

 

 

 

자운봉 옆,실질적인 정상 신선대로 오른다.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들,

여기를 어찌 오른대~두려워 하면서도 결국은 다들 잘 오르신다.

철난간이 있으니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북한산 도봉산은 평소 산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가까이 접할수 있다는게 큰 매력이고 장점인 곳이다.

 

 

 

신선대에 올라서 본 Y계곡과 포대정상.

안테나가 세워진 포대 정상에서 Y계곡 저 바위들 깊숙이 내려갔다 올라온 것이다.

그림자가 깊은 오후시간이라 사진이 썩 이쁘지가 않다.

 

 

 

깊은 골들이 송추로 흘러든다.

예전엔 송추유원지가 꽤나 유원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않는 오래된 연인과 계곡에 발 담그고 백숙을 먹었던~

 

자연훼손 등으로 철거 및 새단장이 되어

지금은 깨끗해진 반면 정감은 사라졌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무슨 일이 되었든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가운데 뒤로 양주 고령산도 보인다.

 

 

 

신선대에서 바라 본 뜀바위와 칼바위.

신선대에서 뜀바위 구간은 안전사고 다발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가운데 뒤로 인수봉과 백운대,숨은벽,설교벽 등 북한산 정상부의 위용도 그대로 드러난다.

좌측 앞 뾰족 튀어나온 우이암도 보인다.

 

 

 

조각조각 맞춰진 퍼즐 같기도 하고 미래의 희귀새 모습 같기도 하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로봇 같기도 하고~

잘 짜여진 천연석탑 그 자체다.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740m)이다. 

 

 

 

자운봉에서 만장봉 선인봉으로 이어지는 우람한 기암들.

거대함을 말해주듯, 한꺼번에 다 담기도 힘들다.조물조물 조물주가 주물러 놓은것만 같다.

쥐라기가 어쩌구 화강암이 어쩌구~그런 말들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세월의 위대함과 자연의 신비로움에 늘 존경의 마음 가득 담을뿐~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날이 많이 쌀쌀해졌다.

추위 때문인지 오늘은 좋아하는 맥주 대신

따뜻한 지짐에 막걸리 한잔이 땡기는 날이다.

마음 여유도 시간 여유도 있으니 오늘은 꼭 한잔 하고 갈테닷~

 

 

 

신선대를 내려가 도봉산역으로 하산 시작한다.

우측이 도봉산역 방향,좌측은 아까 올라온 포대능선이나 오봉,우이암으로 가는 길.

 

 

 

어젯밤에 누가 살짜기 올려다 놓으셨나~

자운봉은 잘라놓은 엿의 단면을 보는것만 같고

누르면 눌러질것 같고 쭉쭉 늘어날것만 같고 엿만큼이나 달달할것 같고..

 

 

 

찌뿌둥하던 하늘도 빛을 뒤로하고 방향만 좀 바꾸어 담으면

이리도 진하디 진한 하늘색을 얻을수 있다.

하늘이라기 보다는 기상예보할때 뒤에 깔리는 블루스크린 같다.

 

 

 

잊고 산다.

도심에 이런 산이 존재하고

얼마나 축복 받은 일인지를 말이다.

게다가 지하철과 버스가 사방에서 이어주니 이런 명산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나라가 좋은 점 중 한가지를 뽑으라면 이렇게 가까이 자연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외엔 잘 가꾸어진 유명 공원들이 많이 있지만

도심 한가운데 자연 그대로의 산이 있기 어디 쉬운 일인가 말이다.

 

 

그것도 수천~수만년전 형성되어

인위적으론 만들수도 없는 거대 암봉들이 즐비한 산이 말이다.

거기에 사계절이 뚜렷해 싱그러운 새싹이 일어나 녹음으로~단풍으로~

곧 다가올 설경으로~

이미 강원도엔 많은 눈이 내렸고 서울에도 가을이 빠르게 가고 있지만

벌써 겨울이라 하기엔 이 남은 붉음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에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에는 극장이 좋다.
몇 발자국 물러서기에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 좋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로받기엔 바람 부는 날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선 한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장의 지도를 갖는게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기 위해선 높은 곳 일수록 좋다.
세상 어떤 시간보다도 지금 우리앞에 있는 시간이 좋다.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에는 두근거릴수록 좋다.
고꾸라지는 기분을 이기기 위해서는 폭죽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전이 좋다.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중에-

 

 

그래~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느끼기 위해선 조금 높은곳이 좋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전이 좋다.

 

오늘이 다 가기전 사랑이란 감정을 나누고 싶고~

이 가을길 함께하고 싶고~

두근거림으로 가을날을 마무리하고 싶고~가을이란 그런 계절인가 보다.

 

 

위로받고 싶은날은 바람 쌩쌩한 날이 좋다..

처음 산이란걸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상에서 맞는 그 사나웠던 바람을 잊지 못한다.

그 매서운 바람맛을 보고나면  다시금 살아갈 힘이 되어주던 느낌~

그 한순간의 기억들이 다시금 산으로 가게 했을지도 모른다.

 

 

 

아구~무셔워라~해골씨.아님 그 스크림 가면~

북한산 도봉산엔 풍화와 침식에 의해 파여져 생성된 독특한 바위가 참 많다.

숨은벽의 해골바위나 족두리봉의 나마가 있고

바위 옆쪽으로 구멍이 슝슝 난 타포니 지형도 있고

지표면에 연결되어 독립적인 형태로 노출된 바위덩어리인 토어지형도 많이 있고~

 

 

 

새끼 물개 한마리. 어미품으로 찾아든다.

 

 

 

일명 인절미바위다.

박리작용에 의해 풍화가 진행중으로

암석표면이 양파껍질처럼 떨어져 나오는건 가열과 냉각에 의한 것이라 한다.

뭔가 숨겨진 보물지도라도 품고 있는것만 같다.

 

 

 

하산하니 5시 30분쯤~ 벌써 어둑해졌다.

등산복 매장과 먹거리촌이 이어지는 길에도 늦은 가을의 여운이 묻어나고

이 저녁,왠지 센티함에 빠져야 할것 같은 거리를 지난다.

 

 

 

만추의 도봉산은 오늘도

그 기암들을 위시로 기세등등하고 위용이 넘쳐났다.

도심속의 명산~늦가을의 정취 가득한 도봉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티스토리로 옮기니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혔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