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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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 마지막날에~
며칠째 먹고 마시고 자고 살만 뒤룩뒤룩..몸이 찌뿌둥하다.
한북정맥 중 빠트리고 지나지 못했던 첫구간 수피령~하오현(하오재).
벼르고 있던 그곳으로 간다.
예전엔 무작정 혼자 떠나는 산행에서 요즘은 산악회며 동행이 있을때가 많아졌다.
많이 게을러졌음이다. 아님,사람이 좋아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 30분 다목리행 첫차를 탄다.
일동과 이동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백운산과 광덕산을 지나 버스는 사창리를 지난다.
두어명 있던 등산객은 사창리에서 내린다.
아마 택시로 수피령에 갈 확률이 높을듯..
사창리에서도 20대 어린 아가씨들이 몇 내리고 종점 다목리까지 아가씨들이 많다.
군대 간 남친을 면회가는 친구들이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종점.서울에서 2시간 걸렸다. 9시 30분이다.
사창리를 지나면서는 온통 부대로 이어진다.
단체로 어딜 가려는건지 군인들이 많이 보인다.
여친을 마중나온 장병들도 보이고..이런날은 택시가 불난다.
같은 부대로 가는 면회객은 합승을 하고 나머지는 택시를 기다린다.
뾰족구두 신은 아가씨들도 아닌데 나야 뭐 걷는게 당연하다.
군인들에게 수피령 방향을 물어 길을 잡는다.
수피령까지 3.8km쯤 된다고 어느 선답자의 글에서 봤다.
그럼 3~40분 거리..수피령을 가기 위해선 사창리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하는게 대부분..
그래서 다목리에서 수피령 가는 선답자는 쉽게 접할수 없었다.
밭 주변으로 털독말풀.
열대 아메리카 원산지로 귀화식물인 가짓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자줏빛 줄기는 올라가면서 굵은 가지를 많이 친다.
잎과 종자,꽃은 약재로도 사용하는데 중독되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한단다.
천사의 나팔꽃이라 부르는 엔젤트럼펫과 많이 닮았다.
나팔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독말풀을 개량한 것으로
독말풀과 달리 꽃이 땅을 향해 피고 독말풀은 냄새가 역한데 비해
천사의 나팔꽃은 백합꽃 같은 향이 나지만 독말풀과 마찬가지로 독성을 가지고 있어
먹거나 만지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딱 봐도 웬지 독이 있을것만 같다.
아~ 산국을 만나니 가을이 실감난다.
쑥부쟁이 종류들.구절초가 자리를 내어줄 무렵 활짝 피어나는 산국.
이보다 더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꽃이 없다.
향긋한 내음이 퍼진다.이게 바로 어렸을때 느꼈던 국화 향기였다.
감국과 많이 닮았지만 감국은 꽃잎이 2~2.5cm로
1~1.5cm인 산국보다 더 크다고 보면 될것 같다.
차를 끓여 마시는건 산국이 아니라 감국이다.산국은 독이 좀 있고 맛이 쓰고 맵다.
대성산 회관. 장성면회소다.
주변으론 온통 부대.이런 면회소가 있는게 이상한게 아니었다.
광덕산이나 명성산. 각흘산 주변에서 느꼈던 부대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정말 최전방 어디메쯤 와 있는것 같다.
단풍잎돼지풀과 둥근잎돼지풀이다.
북미 원산지 귀화식물로 길가나 빈터에 잘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돼지풀 식구들이다..
이건 지난번 지리산 음정마을 내려서며 만난 그냥 돼지풀이다.
잎이 단풍잎이나 둥근잎과는 다른걸 알수 있을 것이다.
미국쑥부쟁이.
수피령으로 가는 길은 부대들의 연속이다.
차량은 거의 지나지 않고 간간히 부대로 오가는 차량들이 있을 뿐이다.
내 생명 전차와 함께~이 곳은 전차부대인가 보다.
용맹함의 상징처럼 수피령 호랑이 부대도 지난다.
다목리나 수피령을 검색해보니 군인들과 부대,그리고 수피령호랑이가 많이 떴다.
마지막 이남땅 김화까지는 17km.
육단리는 철원땅에 속한다.
조밥나물의 잎에 변이가 되는 것인지 갈라짐이 심하다.
사람들도 나날이 변할진데 이네들이라고 가만히 있을라구.
줄기와 잎에 소 혀의 돌기처럼 가시가 있는 쇠서나물.
색이 참 이쁜 개쑥부쟁이.
꽃도 이쁜데 개~는 왜 붙여서는~~ 이쁜 꽃이 평가절하 되는것만 같다.
산형과를 만나면 가슴부터 두근거린다.
이 아인 또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바짝 긴장~
산형과는 늘 어렵다.흰바디나물로 추정.
뿌리잎과 줄기 밑 부분의 잎은 삼각 모양의 넓은 달걀꼴이며 긴 잎자루의 밑 부분이 잎집으로 된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깃 모양으로 2~3회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3쌍이며
맨 아래에 있는 1쌍은 바로 위에 있는 제2쌍과 보통 10cm 정도 떨어져 있다.
잎의 길이는 5~10cm인데 끝이 날카롭고 밑은 좁으며 골질로 딱딱한 가장자리에 거의 고른 톱니가 있다.
- 백과사전 인용-
갈퀴나물에도 꼬투리가 맺혔고 개미취는 이제 시들어간다.
사위질빵 열매와, 야성미 넘치는 수리취.
수피령 600m 지점.정상이 780m니 조금만 더 오르면 된다.
이렇게 들꽃풀들을 보며 오르는 길은 힘든줄도 모르겠다.
택시로는 5분거리..
먼 거리라면 몰라도 이런 볼거리들을 놓치고, 굳이 택시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큰엉겅퀴가 가득.
이걸 조뱅이라 하신 분들이 있어 작년에 무지 혼동스러웠었다.
여전히 검색을 해보면 이걸 조뱅이라 올려 놓으신 분들이 있다.큰엉겅퀴다.
꽃향유의 계절이 돌아왔다.
배초향(방아잎)과 헤깔린다 할수도 있지만
꽃향유는 꽃이 한쪽으로만 치우쳐 피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진 않다.
한쪽만 바람 맞은 고산의 나무들처럼 한쪽으로만 치우쳐 피는 꽃향유.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 또는 좁은 타원형.가장자리엔 이 모양의 톱니가 있다.
오늘은 꽃향유와의 달콤한 데이트~
새로이 피어나는 야화들이 있어 주마다의 산행에 활력이 생긴다.
매주 같은 꽃과 풍경만 본다면 싫증도 빨리 느끼는 나는 아마 산행도 그만두지 않았을까 싶다.
늘 주마다 근교의 같은 산행지만 찾는 지인이 있다.
대단하기도 하고 나로서는 절대 하지 못할 일.
코스가 가장 다양한 북한산도 매주라면 나는 권태로움을 느낄것만 같은데 하물며.
운동만을 위한 산행이라면 이해할수는 있겠다.
멀리 나가는게 부담스러워 그런다면, 근교에도 갈곳은 얼마든지 많다는걸 알려주고도 싶고~^^
향긋한 약초내~~ 이게 내가 알고 있는 국화내~
산국을 보니 눈도 즐겁고, 걷는 길도 즐겁다.
수피령에 도착하니 대성산 전적비가 먼저 보인다.
한국전쟁 당시 대성산지구 장병들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
조국수호를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넋을 추모하고 후대에도 전하고자 세워진 전적비.
가볍게 목례를 하고 산행 시작한다.
아버진 이번 목함 지뢰 폭발후에도 열변을 토했었다.
목숨 바쳐 싸우는 젊은 군인들..
나라에서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나라 위해 싸울 것이냐고..
전적비 주변으로 백당나무 열매가 풍성하다.
아휴~촉촉한 저것이~~
탐스러워 훔치고 싶게끔 자꾸만 유혹을 한다.안돼요 난 갈길이 바뻐요.
새삼 이곳이 최북단이구나 느끼게 해준다.
무인기가 날아와 한동안 시끄러웠는데 이곳에 오니 실감이 난다.
내가 걷는 이곳 어딘가엔 북의 흔적이 있을수도..
혹 간첩을 만나면 어찌하나~순간 그런 생각도 스친다.^^
참 가물었다.
미꾸리낚시도 억지로 꽃을 피운듯 너무 말라 있다.
마디풀과의 미꾸리낚시.
며느리배꼽처럼 잎이 줄기를 감싸고 난다.
고려엉겅퀴도 보이고..
수피령 정상(780m)
무엇이라 해야 맞을까~
봄에 피는 솜나물과는 다른 가을형의 솜나물로 추정해본다.
이고들빼기가 한창~
미역취와 오리나무.
수피령에서 조금 오르니 전망이 트인다.
억새가 함께하니 가을 냄새가 확 스며든다.
말로만 듣던 대성산이다. 우리나라 마지막 산..
저곳이 그곳이었구나~~연말연시면 TV에 자주 나오던 곳..
군인들이 계단 오르내리며 보초를 서던 곳..
복계산 정상에 가서 다시 보기로 하고..
단풍도 제법이나 많이 들었다.
붉나무에도 이름만큼 붉게 물들어 가고..
지금쯤 설악의 단풍은 어느정도 올라왔을거나~
이곳보다는 조금 늦을듯도 하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좌측 끝이 복계산이려나~
저곳인가 했는데 복계산 정상은 더 가야 있었다.
이쁜 것~
나 좀 봐주세요~ 하고 이리 빤히 쳐다보는데 어찌 외면한다니
투구꽃도 이제 한물 가고 있다.
맹독을 품고 있는 초오속의 투구꽃.
피기 전의 옆모습이 참 신기하게 생겼다.
닭 모래집 같기도 하고, 머시기가 저렇게 생겼나~~^^
이쁜 꽃을 두고 참~
투구꽃 열매.
복계산 갈림길.
복계산은 한북정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아니가면 섭하다. 0.7km면 금방 다녀올수 있겠지~
복계산을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복주산으로 가면 된다.
복계산으로 가는 길은 그리 호락하지는 않다.
물론 길이 두군데..
아까 갈림길에서 우측,위쪽이 아닌 좌측 아래쪽으로 빠지면
좀 수월하다는 걸 돌아오면서 알았다.
오~~그림 좋은데.
암굴 사이로 보이는 단풍.
곳곳에 철원소방서에서 설치한 안내 지점.
좀 있다가 저 119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결국 나도 복주산으로 진행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됐지만..
노린재나무.
노박덩굴 열매,많이도 열렸다.
가지가 찢어질 정도다.
열매껍질 끝으론 뾰족 심지.
이것만 기억해도 노박덩굴 열매는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노란 껍질을 벗고 붉은 속살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병꽃나무도 한장.
좀 시들해지니 모형의 병모양보다는 바나나를 더 닮았다.몽키바나나쯤.
정상 전, 헬기장에서 바라본 건너편의 대성산.
복계산에선 직선거리로 4km밖에 되지 않는 곳..
그 뒤로는 북녘의 산하가 가까이로 다가왔다.
휴전선 최전방을 소개할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 대성산이다..
대성산은 중부전선의 군사요충지로 6.25때 격전지로 유명했던 산이기도 하다.
겨울 혹한속에서도 철책선따라 앳띤 군인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던 그곳.
연말연시,성탄절날이면 이 대성산과 그 군인들의 모습이 비춰지곤 했던 곳..
내가 지금 그 앞에 섰다.
오늘도 저 철책선 따라 외로운 길을 걷고 있을 군인들.
한북정맥이 이어지는 수피령~대성산은 지금은 우리가 밟을수 없다.
대성산 따라 옆으로 화천 백적산의 모습도 오늘 새로이 담아본다.
수피령은 철원과 화천을 잇는 고개로 백적산 너머론 화천 읍내쪽이겠다.
한북정맥이 이어지는 복주산.
오른쪽으론 다음 구간 광덕산 백운산으로 이어질테고..
멀리 복주산 왼쪽 뒤가 경기 제1봉 화악산과 응봉이겠다.
멀리 화악산도 당겨본다.
군 통신시설도 잡힌다.
복계산(1,507.2m) 정상.
복계산은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에 위치한 산으로
38선에서 북쪽으로 22.5km 거리로 수도권에서는 휴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산행지이다.
복계산 일대엔 매월대와 매월폭포가 있어 알려지지 않은 산행지에
볼거리가 되어 준다.
비무장지대와 가장 근접한 최북단의 산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겐 생소하게 느껴질수 있는 산행지기도 하다.
하지만 매월대란 이름에서 알수 있듯
생육신의 한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1435년~1493년)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비분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이곳 복계산 일대에서 은거하며 지낸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의 호를 따라 매월대란 이름이 생겨났다.
복계산만 산행할 경우 복주산으로 가지 않고
칼바위봉 지나 원골계곡으로 해서 매월산장으로 하산하여도 된다.
오른쪽 끝으로 천문대며 군통신 시설이 어렴풋 보이는 광덕산.
광덕산도 당겨본다.
한북정맥은 상해봉 광덕산에 닿고 다음구간 백운산으로~
각흘산~명성산은 어디인고~
포천과 가평의 산들로 이어질텐데 처음 서는 이곳에서 맞는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다시 대성산이 보이는 헬기장을 지나 삼거리로 내려간다.
복주산으로 가야 하니까~
구절초와 개쑥부쟁이.
주아가 뚜렷하게 달린 새끼꿩의비름.
시들어가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부케 한다발인양 제법 꽃 모양을 갖추었다.
바위떡풀.
올해는 제일 먼저 보는 단풍이 복계산이 되었다.
단풍이 제법 많이 들었다.
아직 남부쪽엔 이른 시기일텐데 여긴 강원도 최전방..
다시 삼거리로 내려오니 복계산에 다녀오려는 사람들이 베낭을 벗어두고 갔다.
복주산으로 갈 사람들일 것이다.
나와 마주치지 않은걸로 보아 더 험했던 윗길로 간게 분명하다,.
이들도 내려서다 더 쉬운 길이 있다는걸 알 것이다.
송장풀 열매
천남성 열매.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와 결실로서 보여주고 있다.
잎이 줄기를 감싸는 개시호.
시호는 줄기를 감싸지 않는다.
동자꽃에도 앙증맞게 종자가~
일주일 넘게 운동은 커녕 하루에 천보씩도 움직이질 않았던것 같다.
살은 뒤룩 쪘을 것이고 몸은 더디기만 하다..
그래선지 움직임은 둔하고 호흡도 거칠다.언제나 몸은 거짓이 없다.
그 무딘 몸의 첫 걸음이 단풍 든 숲이란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가물어 말라가는 느낌이 아쉽지만 그래도 단풍은 곱다.
당연 가을인데도 나는 이런 단풍을 볼때마다 가을이구나 한다..
가을이라고 딱히 달라질것도 없는데 뭔가 좋은일이라도 생길것 같은~~
뭔가 새로운 일,가슴 뛰는 일이라도~~
그런 기대라도 해야 이 가을이 그나마 위안이 될것 같다.
~~
삼거리에서 복주산 방향으로 한 1km쯤 진행 했으려나~
아까 복계산 오르면서 먼저 내려섰던 젊은 남자 두명이 되돌아오고 있다.
등로 한가운데 벌들이 새까맣게 진을 치고 있단다.
손가락이 퉁퉁 부었다. 통증이 심하다 했다.
말벌집인지 여하튼~ 그 뒤를 따르던 다른 사람들도 된통 쏘였다 한다.
일반 벌에 쏘였을때완 그 붓는 정도가 달라보였다.
119에 신고를 하고 수피령으로 내려선다 한다.
나에게,
꼭 오늘 가야 하는거 아니라면 그냥 되돌아 가라 권한다.
건드리지 않아도 무조건 떼로 공격한다니..
모르고 쏘였을때라면 몰라도 바로 전방 500m 쯤에 있다하니 선뜻 나서질 못하겠다.
굳이 가지 않기로 한다. 꼭 오늘 저곳을 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시 두 산객과 삼거리로 돌아 나오니
아까 배낭을 두고 복계산으로 올랐던 사람들도 내려와 있다.
젊은 남자 두명은 수피령으로 내려가고, 세명은 복주산으로 갈지에 대해 고민한다.
말벌은 생명까지도 위험하다 하던데, 벌에 쏘인곳은 괜찮은것인지 심히 걱정이 된다.
수피령으로 다시 가는건 너무 허무하고 결국 다시 복계산 정상으로 오른다.
매월대쪽으로 하산하려 한다.
이렇게 될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매월대에서 시작했더라면 싶다.
말 그대로 if일뿐 앞날을 알면 얼마나 재미 없을라구~
잘 되었지 뭐~ 복계산하면 김시습이 은거했던 매월대 일대를 보구 가야지~
다시 복계산(1,057.2m) 정상에 오른다.
굳이 인증샷을 찍지 않으려 했는데 두번이나 오른 기념으로
나무 기둥에 카메라를 올리고 셀카를 날린다.
숨이 가쁠만큼 일주일새 체중이 늘었다.매월대 방향으로 하산한다.
꽃잎이 벌어지지 않고 봉우리째로 있음 과남풀,뒤로 젖혀지면 용담..
꽃받침이 입을 다물듯 꼿꼿이 서 있으면 과남풀,
꽃이 활짝 피고 꽃받침도 활짝 열려 있고 흰 반점이 있으면 용담..
노린재나무.
비가 좀 내려야 할것 같다.
흙먼지는 풀풀 날리고 나무의 열매들도 억지로 익고 있는 느낌이다.
가운데로 빠지는 등산로가 있지만 어차피 매월대를 보는게 목적..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가을 냄새가 가득하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올법한 나무도 있고..
노송쉼터에 도착하니 뿌리까지 드러낸 금강송이 자태를 뽐낸다.
뿌리에 더 시선이 가는 노송.
이제 매월대폭포까지는 400m만 내려가면 되는지라
이곳에서 한동안 쉬어 간다.
복주산 지나 하오현까지 가는 계획은 어긋났지만
그래도 복계산을 두번 오르락내리락 하고 나니, 조금 서운했던 산행이 채워졌다.
어쩌면 꾀가 나던 차에, 복주산으로 가지 말라는 얘기가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매월대폭포로 내려서는 길은 한동안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이곳으로 올랐음 더 좋았을 뻔 했다.
조용하던 산지가 폭포 근처에 다다르자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
매월대폭포에 내려선다.
지금은 가물어 그렇지 수량이 많을때라면 장쾌한 모습을 볼수 있을 것이다.
저 단풍이 물들고 수량이 더 많을때의 매월대폭포를 상상해본다.
매월당 김시습선생이 이 곳에 은거하며 많은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단종의 복위를 꾀하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호를 따서 마을 이름을 매월동이라 하였고
매월대 폭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금오신화..
어렵고 딱딱할것만 같은데 이미 선생은 사랑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듯~
이생규장전에 보면 이생이란 청년이 글공부를 다니다 아리따운 처녀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자유연애가 금기시되었던 시대.
이생은 아버지에게 크게 꾸짖음을 당하고 시골로 쫏겨 내려가게 된다.
이생을 기다리던 처녀는 병이 나고~
생각만해도 사랑이란건 가슴 벅찬 일이다.
이보다 삶에 활력제가 될 무엇이 또 있으려고~~
꼭두서니에도 열매가~
도깨비바늘과 참 닮았다. 같은 도깨비바늘속이니 그럴수밖에~
줄기에 자줏빛이 도는 미국가막사리다.
산장이 있는 초입으로 내려선다.
왕고들빼기도 아직이다.
오후 2시 45분..
느적느적 걸었고 복계산을 두번 오르내리다 보니 시간이 꽤 되었다.
원래 계획은 한북정맥 1구간 수피령에서 하오현까지였다.
어쩌다보니 정작 한북정맥이 아닌 복계산만 다녀오는 결과가 되었다.
도로따라 조금 내려선다.교통편이 좋지 않은 곳.. 걸어서 갈 거리가 아니다.
내려서는 차량에 손을 드니 바로 멈춰주신다.아까 하산해서 봤던 분들이다.
철원에 사시는 분들이란다.
사투리를 쓰지 않아 물으니 철원쪽엔 강원도 사투리보단 경기도 말씨와 비슷하단다..
덕분에 와수리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동서울행 3시 10분차를 바로 탈수 있었다.
철원분들,감사했습니다~^^
처음 계획대로는 아니었지만 남겨두려 한다.
언젠가를 계획하며 준비할때만큼 들뜨는 시간도 많지 않음이다.
수피령에서 하오현은 아직 미답으로 남았다. 이 또한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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