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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매봉산 바람의 언덕

 

전날, 울진 응봉산에 다녀온뒤

울진군 북면에서 소주와 회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이름이 북면 부구였다.

북면은 조그만 면일 뿐인데 의외로 차량이 많았고 읍 이상의 식당과 상가 유흥시설도 많았다.

어젯밤 횟집에선 회가 없어 팔지 못할 정도였다.

유명한 해수욕장도 지금은 비수기일텐데 그리고 평일..왜그럴까

 

거대한 한수원의 원자력발전소가 이곳 울진군 북면에 있었다.

대부분의 수요가 그곳 관계자들에 의해 일어난다 해도 과언은 아닌듯 했다.

늘 세상은 양날의 칼로 공존하고 있다.

원자력이 들어설때면 늘 있는 반대.

또 한편으론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는게 사실이기도 하다.

여하튼 이 조그만 동네는 살아 있었다.

 

 

 

울진군 북면 부구에서 맞은 아침.

하늘이 정말 좋은 날이다.

벌써부터 저 하늘에 가슴은 두근거리고~

 

 

 

 

부구의 마을풍경과 부구 앞바다가 보이는 정각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신다.

 

이 마을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짐 캐리가 나왔던 영화가 생각났다.

아주 어렸을때부터 각본에 짜여진채 산 한 남자의 이야기..

모든게 쇼였다.그 남자만 모른채 모든게 평화롭고 행복한 어느 바닷가의 마을.

이웃사람도,친구도, 동네 슈퍼도,자기 직장도 모두가 꾸며진 각본이었던 것이다.

마지막 바다 끝으로 나가 그 모든게 짜여진 세트위의 쇼였다는걸 아는 남자..

트루먼쇼~였던가 그랬다.

 

 

 

 

어제 마신 술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기분은 좋다.

지기와는 자주 볼수 없으니 한번 만나면 2차는 기본,

회를 먹으러 가기 전,

고소한 냄새가 일품이었던 지짐집이 늦게까지 문을 열었더라면

우린 아마 3차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고, 하늘도 맑고

근처 바닷가를 한바퀴 돌고 가까운 삼척 환선굴과 덕항산을 가보기로 한다.

그러다 갑자기 매봉산 바람의 언덕이 생각나서 차를 돌려 급 태백 삼수령으로 간다.

차를 갖고 다니면 이런 점은 참 좋다.

아무곳이나 아무 시간에나 갈수 있다는 것~~

 

 

 

 

삼수령(피재).매봉산 바람의 언덕 초입이다.

백두대간 매봉산과 덕항산을 잇는 고개이기도 하다.

 

 

 

 

바람의 언덕 위쪽부터가 아닌 아래쪽에서부터 걷는다.

 

 

 

 

 

하늘이 어찌나 좋은지 벌써부터 기분은 날아갈듯~

지기는 또 나의 미친짓을 많이 볼것이다~^^

 

 

 

 

고랭지 채소밭.

정확히는 고랭지 배추밭이라해야 맞겠다..

1000m가 넘는 백두대간상에 배추밭이 장관처럼 펼쳐지는 곳.

 

 

 

 

수확은 이미 대부분 끝난지라 절정기의 모습은 아니다.

8월에 이곳에 오면 가히 환상적인 모습을 볼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제 다시 김장용 배추를 심는지도 모르겠다.

맨 아래에서 배추밭을 따라 바람의 언덕 끝으로 오르는것도 만만치는 않다.

산 하나를 넘는 기분~

 

 

 

 

 

바람의 언덕 제일 윗쪽 길로 올라섰다.

 

 

 

 

 

바람의 언덕답게 바람은 섭하지 않게 불어주고

화원이란 이름을 붙여줘도 아깝지 않을만큼 꽃들은 만발했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굳이 야화를 찍겠다고 힘을 들이진 않을 생각이다.

그저 어우러진 풍경들과 하나로 바라봄이 더 좋은 날이다.

 

 

 

 

 

평일,조용한 이 언덕을 걷는 기분이란 말로 형용할수가 없음이다.

 

 

 

 

 

 

어제 응봉산 포함 최근 다녀온 많은 곳들중

가장 좋은 날이란 표현을 쓰고 싶어졌다.

어찌나 기분이 날아갈것 같은지 나는 절로 흥얼흥얼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그리 크게 웃음 금니 보여요~

 

 

 

 

건너편의 함백산도 함 담아보구

 

 

 

 

 

 

늘 많이도 찍던 야화 사진을 아니 찍으니 정말 놀러온 기분 그대로다.

최근 좋지 않은 허리 때문에도

앉았다 일어섰다 무한정 반복해야 했던 야화 찍는것을 조금 멈출 필요도 있었다.

 

 

 

 

 

그저 풍경속에

각시취가 함께해주니 이 또한 아름답지 않을수 없고..

 

 

 

 

 

지금 매봉산 바람의 언덕엔

각시취의 끝없는 행렬에 시선을 압도당할수 밖에 없다.

 

 

 

 

 

개쑥부쟁이는 어쩜 이리 또 많은지~

아무 곳에나 서도 이곳은 그림이다.

 

 

 

 

바람의 언덕과 풍차.

이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어 우리가 사는 곳으로 전기를 보낸다 한다.

 

 

 

 

 

지기,

무지한 내 앞에서  전기 지식을 뽐낸다~ㅎ

남자는 웬지 전기,기계,컴퓨터엔 능할것만 같은데

다 그런것은 아니라는걸 나중에 알았다.

기계와 컴퓨터에 능한 남자가 멋있어 보이기는 한다.

컴이 말을 안들을때 입으로만 이론을 늘어놓고 실상은 못하는 사람과

그런 말 없이도 정말 뚝딱 손봐주는 사람~~

 

 

 

 

나는 가끔 컴을 잘 다루었던 사람이 생각났다.

그때는 모든 남자가 그런줄 알고 당연한거라 생각했고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요즘 말을 잘 안듣는 컴..

무엇이 원인인지도 모르겠고, 어찌어찌하라는 어려운 말을 들을때면

알아서 다 해결해 주었던 그 사람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나의 첫 백두대간 신고식이 두문동재에서 시작한 이곳 매봉산 구간이었다.

백두대간이 무언지도 모르고 갈만한 산행지를 찾다 무작정 따라온 곳..

 

 

 

 

 

그 겨울,이 배추밭을 오르며 설경에 취하고

광활한 배추밭의 풍경에 압도 당했었다.

만약 이 풍경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백두대간을 시작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매봉산.

진짜 매봉산 정상은 조금 언덕을 더 올라야 있고

전망 좋은 이곳에 대간석을 세워두길 잘한것도 같다.

대간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폼나지 않는가~~나 오늘 한 대간 했다~하면서~^^

 

 

 

 

실력 좋은 진사님이나 화가님을 모시고 이곳에 와야할듯~

그리고 한번에 쓰러뜨릴 문장가까지 오셔야 할듯하다.

나는 더이상 이 풍경을 표현해 줄수가 없다.

 

 

 

 

우측 어두운 작은 언덕쯤..

그곳이 진짜 매봉산 정상이다.이따가 잠깐 올랐다 내려설 생각이다.

 

 

 

 

 

비단봉과 대덕산 방향.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금대봉과 은대봉으로~

금대봉과 은대봉 사이가 두문불출이 시작된  두문동의 두문동재다..

 

 

 

 

 

금대봉과 은대봉 지나 백두대간은 함백산으로 이어진다.

 

 

 

 

 

 

그저 대간석 하나가 덩그렇고

인공구조물 거대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데도

왜 거부감은 커녕 멋진 풍경처럼 압도되는 것일까~

 

 

 

 

 

그래~~

이런 하늘과 화원과 저 드넓은 채소밭을 앞에 두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니 내 어찌 미친 짓 아니하겠는가~~

빙글빙글 돌아보구 실성한 여자처럼 웃어두 보구~

기분은 완전 업이다..

 

 

 

 

그 두툼한 배는 어쩌자구 내놓구 난리랍니까.

완전 부끄부끄

 

 

 

 

 

 

햐~~저 하늘을 어쩌면 좋다니~~

최근 본 하늘중에 최고라고 감히 나는 말한다.

 

 

 

 

 

나만 저런 하늘이 좋은거라면 나는 당장 안과에 가보든

정신과에 가보든 둘중 하나는 해야할듯 하다~^^

 

 

 

 

 

지기는 저 하늘보다 어제 보았던 응봉산 용소폭포가 더 좋았다한다~

세월에 움푹 패인 그 용소폭포의 바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한다.

용소폭포가 좋긴 하다만

나는 그래도 이 하늘이 더 좋은데~~

 

 

어찌 사람이 다 같을수 있냐만은 그렇다구 이 하늘이 안좋은거야~? 

라고 나는 자꾸 캐묻는다.ㅎㅎ

둘 다 너무 좋은데 그 용소가 쬐끔 더 좋은거야 말하는 지기~

치~ 앞으론 좋은데 안델꼬 가겠어~~완전 삐짐~ㅎ

 

 

 

 

나는 물보다는 산과 들이 더 좋다.

바다도 하루나 이틀쯤 거닐면 좋을것 같고, 그날 밤 회와 쇠주를 곁들이면 더 좋고~

강도 계곡도 잠깐이 좋다.

물은 낭만이 있어 좋지만 한편으론 무서움이 곁들기도 한다.

 

 

 

 

참 근사한 날이다.

하늘과 저 야화들과의 어우러짐도 좋고~

 

 

 

 

 

지기에게 살짝 삐진척 하다가도 다시 웃지 않을수가 없다.

이리 좋은데 억지로 화난 표정 짓기도 어렵다.

이놈의 얼굴을 숨길수가 있어야 말이지~ㅎ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비는 곳~

시간이 가능하다면 한번쯤 평일의 산책..

말할수 없는 여유와  평온함을 가져다 줄것이다.

 

 

 

 

그래도 바람의 언덕하면 배추밭인데

배추밭 사진 한장 정도는 있어줘야 맛이 나지~~

 

 

 

 

 

시골 아낙같다 말하는 지기~

님들~ 꽃보다 아름다운 배추 사이소~~

 

 

 

 

 

매봉산 정상으로 가면서 ..

 

 

 

 

 

 

증말 좋다~~

이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이렇게 조화로울수도 있다.

뭐든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공존하며 살수 있다는 것이다.

 

 

 

 

저 언덕 위,철탑이 보이는 곳이 매봉산 정상이다.

 

 

 

 

 

그 옛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배추밭이 풍경이 될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 풍요로운 길을 걷는 지금이 행복하지 않음

도대체 무엇이 행복인지 다시 배울 참이다.

 

 

 

 

1000m가 넘는 대간길에 배추밭이라~ 그 자체로도 이미 이슈가 되는 곳..

저 노란 속살에 양념 잘된 돼지숯불갈비를 싸먹었다..서울 집근처에 돌아와서..

풍요로운 배추를 원없이 봐서인지 그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또 먹고 잡다~~ 그런데 요즘은 삼겹살도 돼지갈비값도 넘 비싸졌다~ㅠ 

 

 

 

 

화원이란 이런거다~

이곳은 지금 각시취의 향연에 다른꽃은 보이지 않을 정도~

굳이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는다.

찍지 않아도 마음이 풍성한 날이다.

 

 

 

 

백두대간 매봉산(1,303.1m) 정상에 도착.

앞쪽엔 매봉산 정상이라 써 있고 뒤쪽으론 천의봉이라 써 있다.

 

 

 

 

 

 

햇살이 강렬하니 인증샷은 천의봉쪽에서~~

참 감회가 새롭다.

대간길이 아닌 그저 지나는 여행길에 들른 매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함백산과 좌측의 태백산.

늘 겨울의 함백산 풍경만 봤던지라 좀 낯설기도 하다.

 

 

 

 

 

바람의 언덕과 분주령과 대덕산 방향.

그리고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비단봉 방향으로~

 

 

 

 

 

백두대간 금대봉 은대봉을 지나면 함백산에 닿는다.

언제라도 다시 밟고 싶은 곳들이다.

 

 

 

 

 

가만보자~

어제 다녀온 응봉산이 어디쯤이려나~

 

 

 

 

 

우측 태백산과 그 아래 태백시 일대~

 

 

 

 

 

다시 바람의 언덕으로 내려오면서~

가을하늘과 가을들녘..

이 사진 한장으로 모든게 대변되는 느낌이다.

 

 

 

 

백두대간 매봉산과 금대봉..

당장이라도 금대봉으로 은대봉으로 두문동재로 달려가고 싶다..

오늘같은 하늘이라면 어디에 선들 환호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그곳이 지금 이곳이라는게 더 좋지만 말이다.

 

 

 

 

카메라 든 지기의 액션에 따라 유치한 짓도 실컷 해보고~

 

 

 

 

 

 

ㅎㅎ..별짓 다 한다~~

 

 

 

 

 

사진 한장에 이 모든걸 다 담지 못함이 아쉬울만큼이다..

무슨 말이 필요 있는가~~

 

 

 

 

 

내 이런 풍경을 첫 대간때 보았으니 대간을 시작함이 이상한게 아니었다.

 

 

 

 

 

 

고랭지 배추밭이 가장 잘 보이는 전망대에서..

배추밭이 아닌, 잘 꾸며진 대정원에 선듯하다.

 

어느 님,지난 국망봉 글에 말했었다.

당장 그 고운 억새길 내림길로 달려가 거짓말처럼

우연인 처럼 바람을 마주하고 서고 싶다고~~
바람의 언덕에 서니 그 말이 떠올랐다.

정말 우연히라도,아님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곳이다..

 

 

 

 

 

눈도 마음도 평온해지는 느낌.

논과 밭..

농작물에서 만들어낸 풍경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

땀의 결실이 있어 더 그런지도 모른다.

 

 

 

 

 

고냉지 배추밭과 풍차가 어우러진 한폭의 그림같은 곳,

바로 매봉산 바람의 언덕이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산행에 관심 없는 분도

가볍게 한바퀴 돌아볼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될 것이다.

 

가을이다.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함께 또는, 홀로 고독을 즐기는 바람의 언덕은 어떠한가

떠나보시라~

그 바람과 광활한 배추밭과 드높은 가을하늘 아래 서면 절로 두팔 벌려 환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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