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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백두대간 조침령~구룡령

~찍은 사진이 몇 안되어 쳐박아 두었다가 이제서야 올려본다.~

 

2015년 9월 19일 토요일.

백두대간 남진 5구간 조침령~갈전곡봉~구룡령 구간이다.

이 구간은 크게 전망이 트이는 곳도 없고 큰 특징이 없는 구간이다.

조금은 지루할수도 있는길이 22km에 이른다.

당일 산행도 가능한 곳인데 무박산행에 시간도 많이 주어졌다.

거리에 비하면 힘도,시간도 덜 드는 구간이기도 하다.

 

등산코스 : 조침령터널~조침령~갈전곡봉~구룡령옛길 정상~구룡령 (약 22km으로 6시간 30분

미친 짓이다.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평소대로 사진을 찍지 않다보니 넘 빨리 진행을 했다.)

 

 

 

조침령터널에서 비포장 임도따라 조침령에 오른다.

내려설땐 편한길이 거꾸로 남진을 하다보니

1.8km쯤 제법 임도따라 올라야 조침령석을 만난다.

 

 

 

저 출입금지 안내도가 있는곳 좌측이 지난번 하산한 곳이다.

북암령과 단목령 방향.

 

 

 

 

구룡령으로 간다.어두우니 뭐 보이는것도 없고..

 

 

 

바람불이 갈림길도 지나고.. 조침령 4.1km 지점도 지나고

 

 

 

날이 밝아오고 있지만 숲에 가려 조망은 할수없는 구간이다.

나무 사이로 일출직전의 그 붉음을 찍을수 있었겠지만 그 모든게 귀찮게 느껴지는 날이다.

언제는 뭐 대간길이 늘 전망좋은 곳만 있었으리 만무하거늘,

전망 상관없이 크게 사진에 의욕이 없는 날이다.

 

 

 

어둠속에서 쉼없이들 진행을 하다 잠깐 휴식들을 취한다.

날이 밝으면 언제나 그랬듯 나는 뒤로 쳐지려 했다.

 

 

 

임선봉을 지나고..

 

 

 

 

이 구간은 곳곳에 휴식처가 많다.

특별히 알바할 구간도 없다.위험한 구간도 없고 뭐 특이사항이 있는곳도 아니다.

어마무시한 멧돼지의 출몰이 좀 무섭긴 해도 개인산행이 아닌지라 괜찮다.

날이 밝아오면서 거의 500kg에 달하는 멧돼지를 만났다.

그 형체를 보기전부터 그 울음소리가 예사 멧돼지완 차원이 달랐다.

 

 

 

연가리골 갈림길.

조침령에서 9.2km 지났고 갈전곡봉까지는 7.1km 남은 상태.

좀 빠르게 진행을 한듯하다.

 

 

 

자주 트이지 않는 조망..

그리고 처음부터 포기를 해서인지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오늘은 이 정도면 훌룡한 수준이다.

 

 

 

함께 진행한 선두 두세분과 호흡을 맞추다보니

좀 둘러보고 천천히 진행하려던 계획도 점점 수포로~

 

 

 

오늘 가평휴게소에서 보았던 다른 산악회분들도 보인다.

반대로 구룡령에서 올랐다 하신다.

우리가 이분들보다 훨 많이 진행한 것으로 보아 빠르긴 했나보다.

 

 

 

조경동과 왕승골 갈림길.

갈전곡봉 이정표가 떨어져 손으로 들고 인증샷~

이곳에서 회원님이 주신 빵과 과일을 먹고 쉬어간다.

 

 

 

진행방향 좌측이니까 마천골 계곡쯤 되려나~

양양의 바닷가가 하늘과 맞닿아 어느게 하늘인지 바다인지~

 

어쩌다보니 같이 진행하시던 선두분들이 뒤로 쳐지시면서 나 혼자 걷게 된다.

오늘은 아무것도 찍지 않는다.

보이는 열매들에게도 야화들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걸음은 절로 빨라지고, 딱히 지체할 일이 생기질 않는다.

 

 

 

반대편에서 한무리의 초등.중학생들이 지난뒤 갈전곡봉에 도착..

다른때 같음 날이 새면 사진찍겠다 뒤로 빠지는게 당연했는데

새로운 들풀꽃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건 핑계고

내 의지가 반영되었으리라.

지난주 보지 못했던 나래회나무에도 결실이 맺혔고 회잎나무에도 열매가

그리고 이제 피기 시작한 꽃향유도 보였지만 모두 지나쳤다.

 

 

 

갈전곡봉(1,204m)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소재.이 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하산해 동행하신 님이 갈전곡봉 정상에선 기다려야 하는거 아니냐 하셨다.

그런데 이곳에서 제법 많이 기다리다 아니 오셔서

그냥 하산하였다는 사실을 아실랑가 모르겠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을테니 가칠봉에 다녀올까 하다

가칠봉에도 특별히 조망이 좋은건 아닌지라 가지 않는다.

가칠봉까진 한시간이면 갈수 있는 거리.

 

 

 

오늘은 야화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강초롱에게만은 잠시 멈춰본다.

 

 

 

사람이 왜이리 변덕이 심한지 모든게 별로인것처럼

아님 일부러 외면하려는 것인지 그냥 지나쳐 갔다.

 

 

 

 

그러다 발길에 채이는 금강초롱과 투구꽃은 어쩔수 없다는듯

정성스럽지 않게 담고 있다.

나는 잘 알고 있다.

사진엔 마음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그래야 힘든것도 잊고, 찍고자 하는 생명들에게도 애정이 담긴다는 걸 말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사진에도 이 아이들에게도 마음이 담기지 못했다.

 

 

 

꿩의다리아재비는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

 

 

 

 

이쁘다고 요란을 떨때는 언제고 이리 사람이 무심해졌다니~

앞으로 너의 고운 자태 숨겨버려도 난 할말이 없단다.

뒤늦게 후회하겠지~

그때 좀 관심을 더 줄것을~ 내 마음 더 표현해 줄것을~

상대는 나에게 표현해주길 바라면서 나는 정작 먼저 말하지 못했다.

늘 그랬다.돌아오는건 늘 후회였다.그럼에도 여전히 그러고 있다.

 

 

 

올해엔 마지막일테니

발길에 채이는 금강초롱이라도 몇장 더 담는다.

 

 

 

 

이대로라면 넘 일찍 하산할것만 같다.

속도를 좀 늦춰본다.

 

 

 

이번 구간엔 흰고려엉겅퀴가 많이 보인다.

우리가 곤드레로 알고 있는 그 나물이다.

 

 

 

비슷한 정영엉겅퀴는 정녕 잎이 엉겅퀴처럼 가시가 날카롭다.

 

 

 

 

이런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어느 님들에겐 좀 지루한 길이 될수도 있

어느 님들에겐 그게 그것같은 길이 이어져 어렵게 느껴졌다고도 한다.

그런데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좋은지,힘든지..그냥 걸었다..

 

 

 

붉게 익은 산가막살나무의 열매가 그나마 숲에 활력이 되어준다.

 

 

 

 

오늘은 내 소홀했다.

내년에 다시 만남 오늘 못한만큼 몇배는 더 이뻐해 주겠어~

너무 늦는다구~?

그때 나를 외면한대도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2.2km 남았다.구룡령까지..거의 다왔다.

이곳에 한시간이라 써 있음 3~40분이면 충분히 갈수 있는 거리다.

 

 

 

작년 8월초, 반대로 구룡령에서 조침령으로 이 구간을 지날적엔

전망은 없지만 그래도 천미터가 넘는 강원도 고산임을 증명하듯

야생화만큼은 풍년이었다.그 재미로 지루한줄도 몰랐다.

거의 꼴찌로 작년에 8시간 걸렸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좀 이르게 하산할듯 하다.

 

 

 

등로 옆으로 자주 눈에 띄는 흰고려엉겅퀴.

이 구간에 많았다.그래서 강원도엔 곤드레 나물이 유명하다.

 

 

 

구룡령옛길 정상을 지나고.

 

 

 

바위떡풀도 이제 귀한 시기가 되었다.

 

 

 

 

마지막쯤인 바위떡풀.

 

 

 

 

습한 바위에 잘 자라는 새끼꿩의비름도 보인다.

 

 

 

 

잎 겨드랑이에 구슬눈(주아)가 있는 새끼꿩의비름.

 

 

 

 

조침령까지 21km.

시작점, 접속구간인 조침령터널까진 22km가 넘는다.

 

 

 

 

다 왔다.

 

 

 

 

작년엔 북진으로 이곳에서 시작했던 구룡령(1.013m)

모든게 그대로다.

 

 

 

 

백두대간 구룡령석..

다음 구간은 약수산 응복산 거쳐 오대산에 속하는 동대산 진고개까지 가는 구간이다.

헉..이제서야 10시 20분이다..

조침령터널에서 3시 50분 시작했으니 6시간 30분 걸렸다.

서울 출발 시간은 오후 2시 30분.네시간이나 남았다.휴..

 

 

 

주말이라 이것저것 파시는 분들도 나와 계시고 그래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서 좋다.

기사 아저씨.

나에게 손가락을 펼쳐 보이시더니 1등이라 하신다.

이건 내가 할 짓이 아닌데 무언가 잘못되었다.

근처 샘에서 씻고 옷도 갈아입고 같이 진행했던 선두 두어분을 기다려봐도 소식이 없다.

11시가 넘어서야 선두 두분이 내려오신다.

 

 

 

집에 돌아와 석양이 아름다워 몇장 찍어본다.

 

 

 

좀 허무한 날이다.

이 산악회는 시간을 여유롭게  주는 편이다.

그러니 하산해 식사나 하산주에 큰 뜻이 없는 사람이라면 

산에서 볼수 있는것 즐길수 있는건 최대한 모두 뽑아내고 하산해야 맞을듯 싶다.

 

인삼주에,소주,동동주,맥주,또 담금주까지..

한잔씩만 받아 먹었는데도 너무 많다.

뭔지 할일을 하지 않은것마냥 입맛이 없다.내 자린 언제나 꼴찌다.

그 꼴찌의 할일을 다했을때라야 술맛도,입맛도 땡길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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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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