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4일 목요일
지리산 주능선 종주를 위해 구례로 내려간다.
주말이면 무박으로 산악회에서 진행하는 종주 코스가 많이 있지만
주말엔 일이 있어 안되고
여유있게 지리산을 즐겨보고자 전날 대피소 예약까지 마친 상황.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면 성삼재 가는 첫차 시간에 맞출수 있음에도
나는 기차 타기가 싫어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밤 10시 버스를 탄다.
성삼재와 화엄사 버스시간표.
첫차는 3시 50분.
1시가 좀 넘어 구례터미널에 도착하니 지리산 등산객들을 위해 터미널이 개방되어 있어
찜질방이나 PC방에 가 있지 않아도 됐다. 물론 24시 찜질방도 PC방도 없었다.
안쪽으로 쉴수있는 의자도 많아 누워서 잠들도 청해보고
터미널에서 씻고 산행준비들도 한다.
이곳에서 만난 님들의 기분좋은 꾐(ㅎ)에 빠져 주능선 종주가 아닌,
서북능선 바래봉으로 급 산행지를 변경한다. 대피소 예약이 무색하게도 말이다~
산행코스 : 성삼재~만복대~정령치~세걸산~팔랑치~바래봉~덕두봉~구인월~인월터미널
산행거리 : 약 25km.
산행시간 : 여유있게 쉬는시간 포함 10시간 정도.
서북능선 성삼재 입구 이정표. 만복대까지 5.3km다.
성삼재에 도착한 버스엔 평일이었음에도 거의 만석이었지만
대부분 노고단 주능선 방향으로들 올라가고
만복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네댓명이 전부였다.
첫번째 작은 고리봉(1.248m)에 도착한 시간이 5시쯤.
성삼재에서 30분쯤 걸렸다.
정령치 지나면 또 다른 고리봉이 있다. 왜 같은 이름이 붙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날이 새지 않으니 인증샷만 남기고 바로 자리를 뜬다.
조금씩 어둠이 걷혀 가면서 골짜기 골짜기 위용이 들어나기 시작하는 지리산.
나는 이 새벽의 아침 하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두운 무박산행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날이 새가는 아침 하늘이 보고 싶어서다.
헬기장이 있는 상위마을 갈림길 묘봉치다.
만복대로 가는 길,
등로 주변으론 쥐오줌풀이 가득하다.
오늘 서북능선길엔 쥐오줌풀밖에 안보일 정도다.
뿌리줄기에서 쥐오줌 같은 강한 냄새가 난다해서 쥐오줌풀이라 하였지만
그 이름과는 달리 꽃은 참 예쁘다. 진정 효과가 있어 천연 수면제로도 쓰였다는 쥐오줌풀.
작년 가을, 짚신나물의 노란 꽃으로 가득했던 곳에
이제는 미나리아재비가 대신 메우고 있다.
쥐오줌풀과 미나리아재비가 있는 햇빛 좋은 공터.
새순이었을때 독특한 모습에 알아보기 쉬운 다릅나무다.
노랑제비꽃을 시작으로
어려운 제비꽃들을 만난다.
몇해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로 김춘수님의 '꽃'이 선정된적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나도 언젠가는 자신있게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누군가 나의 이름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제비꽃은 변이가 너무 심해 이름을 불러주기가 참 어렵다.
날씨가 하수상하다.
분명 맑은 날씨라고 들었는데 바람이 불고 짙은 안개까지..
만복대로 오르는 길,..
만복대에서 일출 직전의 멋진 하늘을 맞겠다 생각했지만
징크스처럼 나는 만복대에서 좋은 날을 만난적이 없다.
좋았던 날씨도 만복대만 오르면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고
오늘도 생각도 못했던 바람과 안개로 한치앞이 보이질 않는다.
만복대(1.438.4m)에 오르니
바람이 너무 거세서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다.
해마다 만복대에선 제대로 주위를 둘러본적이 없다. 오늘도 어김없이~
일단 바람때문에라도 얼른 정령치 방향으로 이동한다.날씨가 좀 가라 앉기를 바래보면서..
지난주 경기 북부에서 보았던 금강애기나리.
해발 높은 산지와 대간길 위주로 만날수 있는 희귀식물이다.
다시 만나 반갑데이~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금강애기나리.
볓처럼 도도한 녀석~
옆에서 질투라도 하고 있었다니.
고산이든 낮은 산이든 그게 무슨 소용이라구~
고개를 떨군 애기나리가 왠지 애처로워 보인다.
흔하다구 귀하지 않은건 아니라구~
그러니 애기나리, 기죽지 않기~~
작년 5월에도 이 꽃을 보고 이름이 궁금한적이 있었다.
그러고는 또 잊었다. 나래완두다.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콩과의 나래완두는
콩과식물이지만 덩굴손이 없고 턱받침에 털이 아주 많은게 특징이다.
가야 할 길.
다행히 짙은 안개도 구름도 조금씩 걷혀가고 있다.
구름이 조금씩 물러가면서 지리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 뒤쪽으로 중봉과 상봉의 모습이 뚜렷하다.멋진 하늘이다.
키가 큰 졸방제비꽃이다.
제비꽃 중,그나마 구분이 쉬운 아이다.
이런 하늘, 참 근사하지 않은가. 해가 질 무렵의 하늘 같기도 하다.
풀솜대도 지리산이어선지 더 깨끗해 보인다.
지리산에 대한 애정이 편견으로~
다시 보이는 쥐오줌풀 군락.
꿩의밥도 노란 꽃밥을 드러내고~
얼레지가 지고 난 후의 열매는 골프채인듯, 콩나물인듯~
정령치로 내려서는 길엔 졸방제비꽃이 한가득..
작년 9월엔 물봉선이 계단을 침범할만큼 많았었다.
정령치 휴게소에 내려선다.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하고 백두대간을 잇는 정령치(1,172m) ..
편의점은 평일이어선지,계속 그런것인지 문이 닫혀 있다.
하기야 이곳에 평일.얼마나 사람이 지날거라고..
바래봉 철쭉을 보려는 사람들은 용산마을에서 쉽게 오르는게 대부분이고..
이날도 바래봉 철쭉군락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오가는 사람 몇명을 본게 전부였다.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바라 보이는 정령치.
짝궁딩이로 보이던 반야봉도 이곳에서 보니 그저 품넓은 이웃집 아줌마 같다.
오른쪽 완만하고 푸짐한 반야봉부터 삼도봉 그 뒤로 살짝 토끼봉도 보이구,
내 머리 왼쪽 뒤로 살짝 내려선 연하천 대피소와 형제봉으로 이어지고
그 뒤로 세석과 촛대봉으로 이어진다.
정령치 생태밭에 심어진 할미꽃이다.
우리 어렸을때만 해도 할미꽃은 무덤가나 볕 좋은곳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꽃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처럼
쉽게 찾아볼수 없는 귀한 꽃이 되어가고 있다.
신랑 신부 맞절이라도 하시나~
굽이굽이 정령치로 이어지는 길. 남원시 주천면 방향에서 오르는 길이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보이는 마을.
짧은 대간을 할적에 고리봉에서 하산한 마을.고기리다.
그리고 노치마을과 수정봉,여원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오랜만에 올라서는 이 길이 그렇게 새로울수가 없다.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지리산 주능선은 언제라도 다녀올수 있는 곳인지라
바래봉행을 제안한 그 님들의 회유에 잘 넘어왔다 싶었다.
정령치에서 바래봉까지는 9.4km로 그렇게 힘이 드는 코스는 없다.
오르락 내리락 여유롭게 걸어봐도 무방하겠다.
드디어 나는 콩제비꽃을 처음 만난다.
늘 졸방제비꽃을 보고 콩제비꽃이 아닐까 의심을 했었는데
직접 보고나니 이제야 알것 같다. 하산하면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딱총나무.
지나온 만복대와 정령치.
고리봉(1,305m) 정상이다.
짧게 진행했던 산악회에서 고기삼거리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가야할 서북능선길.
반야봉.
철쭉과 지리산과 이글거리는 하늘.
그 앞에 선 나는 감동에 마지 않는다.
구름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는 지리산 주능선.
좌측 뒤가 중봉과 천왕봉.오른쪽이 반야봉.
중봉과 천왕봉을 당겨본다.
지나온 만복대와 정령치, 그리고 고리봉.
남원 고기리와 노치마을과
수정봉,여원재 방향으로 가는 백두대간.
바위떡풀도 제 모습을 드러내고.
촉촉히 물기를 머금고 있음 좋으련만 사방이 가물었다.
너도 지리산 바라기라니~
내 오늘 못간 대신 실컷 봐주라구~
세걸산(1,216m)에 도착하니
간간히 피어 있는 철쭉이 활력소가 되어준다.
지나온 만복대와 그 아래 정령치와 그리고 고리봉에서 세걸산까지..
오늘 걸어온 서북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걸산 정상부와 그 뒤로 반야봉과 구름에 가린 노고단 모습.
드디어 좌측 뒤 뾰족하게 보이는 바래봉이 보인다.
지리산은 어딘들 꾸미지 않아도 된다.
그 계곡마다의 깊이가 있고
드넓은 품이 있어 그곳에 들면 언제라도 포근히 감싸줄것만 같다.
없는 인성마저도 새로이 샘솟을 것 같은 곳..
이름만으로도 벅찬 곳, 지리산이다.
오늘따라 벌깨덩굴이 참 맑고 깨끗하다.
지리산의 힘인가~
뭐든 지리산에서 보면 달라 보이니 그것도 병이라면 병.
미나리아재비 군락도 다시 만난다.
이 시기 서북능선에서 가장 많이 볼수 있는건 쥐오줌풀과 벌깨덩굴.
그리고 미나리아재비..
돌배나무일까~아그배나무일까~
참 어려운게 이 배나무 종류들이 아닐까 싶다.
고수님들께도 문의해 봤지만 정확한 답을 얻진 못했다.
잎의 불규칙한 톱니로 볼때 아그배나무로 보인다.
부운치 지나면서 시작되는 철쭉 군락.
꽃은 많이 졌지만 그래도 군락의 위용은 남아 있다.
부산에서 오신 님들, 사진 인심이 엄청 후하시다.
군락이 시작 되면서는 몇걸음 안가 사진을 찍어주시니
덕분에 꽃속에서 유치한 사진들도 많이 남긴다.
1000m가 넘는 고지에 이런 평지길이 있을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곳에 온 산을 물들이는 고운 철쭉까지 말이다..
나는 이럴때 늘 궁금하다.이 길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그 옛날에도 이 길을 오고갔을 것이다.
지리산 주능선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이 길을
누가 등산이라는 이름으로 걷기 시작했을까~~
선구자들 덕분에 나는 오늘 이 아름다운 길을 편히 걷는다.
마치 목초지라도 오르는듯~
양떼목장이라도 나오려나~언제 뒷모습도 많이도 찍으셨다.
무지 더운 날,
즐겁게 쉼없이 사진 찍어주시던 부산분들,,감사했습니다~
2013년 5월 25일.
이날도 철쭉은 끝물이었지만
오늘보다 열흘 늦게 찾았음에도 지금보다야 꽃은 많았다.
이 날,꽃이 다 졌다고 아쉬워 했었는데 오늘에 비하니 완전 꽃밭이다.
2013년 이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지나고 보면 그때는 그래도 좋았다.
아니 지금이 평온하다.
언제나 되풀이 되는 질문의 답은 그렇게 저렇게..
팔랑치로 가면서.
다시 조그만 구릉.
마치 목초지 같은 언덕이 있어 이곳이 참 좋다.
서북능선만이 가진 지리산의 매력이다.
철쭉보다도 좋았던 이 길..
참 여유로워 보인다.
파릇한 초지위의 점심과 휴식.
운봉읍과 수정봉 여원재 방향.
시계가 좋은날은 장안산과 영취산,백운산도 보일텐데
오늘은 앞산만으로 만족~
저 언덕에 사람이 오가는 모습이 있을때 더 그림이 되어주는 곳.
솔직히 난, 다 졌는지 날이 안좋아 탄건지
여튼 크게 이쁘지 않다 생각해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는데
동행하신 님들은 꽃을 보고 나보다 감동하시고 환호하신다.
그 마음이 참 순수해 보여 좋았다.
부산 장산 아래 사신다고 부산에 올때 장산도 꼭 한번 들르라 하신다.
가이드 해 주신단다.네~장산 꼭 한번 가고 싶답니다~
이곳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오신 분들도 있다.
하기야 훨씬 않 좋은 조건에서도 산악 자전거를 타는데
여기야 뭐 평지 수준일테다.
ㅎㅎ..한살이라도 더 어릴때 실컷 찍으라구.
가끔 거울보기 무서울 때도 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그럴수도 있겠다.
사진 안찍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나는 말한다.
오늘이 가장 젊을때라고~
일년뒤,이년뒤 보신다면 그 한장의 사진이 엄청 소중할수도 있다고~
2013년 5월 25일.
이 사진도 몇년 지나 다시 본다면 젊었구나 느낄날도 있으리라~
저 언덕이 보이는 이 자리가 가장 좋았었다.
얼굴엔 달걀 하나를 품었다.ㅎ
병꽃나무.
바래봉이 가깝다.
이곳이 천고지의 산이라고는 느껴지질 않는다.
누구라도 걸을수 있는 참 좋은 길이다.
더군다나 정비까지 잘 해좋은지라 이제부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부분은 운봉 용산마을에서 올라왔을 것이다.
철쭉이 있든 없든 크게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막상 꽃밭에 오니 좋긴 한가보다.
용산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바래봉에 쉽게 접근할수 있는 들머리다.
오늘은 풍경사진보다 내 사진이 더 많을것 같다.
바래봉 아래는 철쭉도 좋지만
그보다 더 눈이 맑아지는 곳.잘 뻗은 나무숲이 좋아서다.
바래봉이 좋은점 중 하나는
바로 구상나무와 쭉쭉 잘 뻗은 나무들이 있어서다.
잘 뻗은 울창한 나무 아래를 걸을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할수 없이 좋음이다.
한마디로 이곳에 와서 느끼는 건 꽃보다 숲~
절로 그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우리가 숲에서 얻는만큼 이 숲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이곳을 찾은 우리들이 지켜야 할 몫도 클 것이다.
바래봉 아래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바래봉으로 오른다.
서북능선 종주를 하시는 님들에겐 참으로 유용한 샘터가 될것이다.
바래봉 정상으로의 오름길도 참 멋지다.
바래봉까지는 용산마을에서 포장도로가 이어져 누구라도 쉽게 오를수 있는 코스다.
그래서 철쭉철이면 사람들로 바글.평일이 이러니 주말이야 오죽하겠는가.
구상나무 군락과 철쭉이 어우러진 바래봉.
구상나무를 복원해 놓은 흔적들이 보인다.
구상나무는 한라산이나 지리산 덕유산 등 고산지대에서만 자생하는 상록수다.
국내 자생수종인 구상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길의 구상나무도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
국공측에서도 복원 노력등 보존대책을 내놓고 있다 알고 있는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바래봉은 구상나무가 울창한 숲이라는 수식이 따를때까지
이 숲에서 무사히 잘 자라주길 바래본다.
반야봉과 노고단과 오늘 지나온 만복대가 고스란히 들어온다.
그리고 고리봉까지..
이곳에 서니 지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이 한 눈에 있다.
정상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정상이 예전과 달라진것 같다.
바래봉(1,165m)
전북 남원시 운봉읍.
바래봉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아 불리웠다 한다.
둥그렇고 완만한 산릉에 마치 일부러 심어 놓은듯한 철쭉의 화려함까지..
정상석과 정상석 주변으로 나무데크가 새로이 생겨났다.
2년전 바래봉 정상은
돌무데기에 꽃힌 정상목이 전부, 단촐했다.
인파를 피해 덕두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덕두봉 가는길에 본 오봉산과 앞쪽으로 삼봉산.
꽃잎 다섯장이 갈라진 것이 벼룩나물과도 닮았다.
별꽃이나 쇠별꽃과도 닮았다.
석죽과의 두해살이풀 점나도나물이다.
양지꽃도 종류가 많은지라 자세히 보면 모두가 다르게 생겼다.
잎에 털이 없고 꽃잎 안쪽에 붉은 빛이 돌아
일반 양지꽃보단 훨씬 이뻐 보인다.민눈양지꽃이다.
양지꽃도 화사하다 느끼게 한 민눈양지꽃의 향연.
큰구슬붕이도 만난다.
이름과 달리 아주 자그마하다.
작은지라 관심을 안주면 자칫 지나치기 일쑤다.
왜 등을 지고 있다니~
가끔은 얼굴 보기 싫을때도 있겠지..
그래두 더 늦기전에 얼른 돌아서라구..
덕두봉(1,150m)
바래봉에서 구인월까지 3.8km
덕두봉에서 구인월까지 2.4km라 하였지만 가는동안
거리 이정표는 오락가락~~ 제각각이었다.
으름덩굴은 언제봐도 신기한 꽃이다.
암꽃이 더 크고 풍성,수꽃은 여왕벌 받드듯 주변을 감싸고 있다.
구인월 마을로 하산하는 길,울창한 숲이 시작된다.
어디 피크닉이라도 오셨나~ㅎ
같이 동행하신 님의 가방을 잠시 들어준 것일뿐..내 가방은 텅텅 비었는데
덕분에 맛난것도 많이 얻어먹었다.
멋드러진 나무가 서 있는곳,
이곳이 아름재라 하신다. 고무재라 하시는 분들도 있다.
무슨 나무일까~서어나무로 보인다..
제법이나 크고 멋드러져 안아보고 싶은 나무다.
아름드리 나무가 있어 아름재라 하였나..
이게 콩제비꽃이었다.
한번도 본적없는 콩제비꽃을 글과 설명,사진으로만 보고
유추해 보았으니 알수가 없었다 역시나 한번의 눈맞춤보다 좋은건 없었다.
콩제비꽃은 잎이 심장형,콩팥처럼 생겼고
졸방제비꽃과 달리 잎은 털이 없이 반질거렸다..
드뎌 나는 졸방제비꽃과 콩제비꽃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다~후후
경험보다 좋은 선생은 없다.
글로,사진으로 수회를 보고 또 봐도 감이 잡히지 않던것이
콩제비꽃을 보는 순간 이거였구나~ 싶었다..
콩제비꽃처럼 키는 크지만
잎에 털이 있어 구분이 가는 졸방제비꽃.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솜방망이.
햇볕좋은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꽃잎이 10장 같아 보이는 쇠별꽃.
5장의 꽃잎이 깊숙히 갈라져 10장으로 보인다.
벼룩나물이나 점나도나물처럼..마치 별처럼 보인다해서 쇠별꽃이라 하였다는~~
구인월 마을로 내려서며 보이는 애기똥풀.
며칠전, 아직도 애기똥풀을 모르느냐고 이웃님에게
괜히 했던 소리가 마음에 걸리던 차에 애기똥풀을 만나니 생각이 난다.
농이었는데 마음이 상하셨을까..
그 이웃님에게
안도현님의 애기똥풀이라는 좋은 시 하나 띄워 드린다.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아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마을로 내려서는 길, 광대수염도 지천이다.
운치 있는 담장길 따라 마을을 빠져나간다~
성삼재에서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한 산행은 구인월마을에서 2시 30분쯤 끝이 난다.
10시간 걸렸다.
10시간..
좀 긴 시간이었지만 크게 힘들다거나 어렵지 않은 산행이었다.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의 시작점이다.
나는 언제쯤이면 지리산 둘레길도 걸어볼려나~
인월에서 원지터미널로 나가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백무동을 오가는 동서울행 버스가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여러차례 전화벨이 울렸다.
대피소였다.. 저녁 7시가 되도록 나타나지 않으니 확인 전화를 한 것이다.
대피소에 취소 전화 해준다는걸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지리산 주능선은 또 언제나 갈꺼나~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지리산을 그리면서 서북능선 정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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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6월 덧붙임.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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