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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종주, 두륜산 등산코스

2015년 4월 11일 토요일(금요무박)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종주 1편에 이어서~

오소재에서 오심재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처음 보는 너덜길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어느 봉우리 밑에 도착한다..

 

한마디로 맥이 있는대로 빠졌다.

어디일까~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케이블카 아래 헬기장이 있는 오심재가 보인다.

헬기장 우측으로 올라오는 등로가 확실히 보인다.

이제야 생각이 났다.작년 여름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땅끝기맥에 쫓아왔다가 단체로 알바를 해서 저기 오심재로 올라왔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올라온 길이 제대로 된 기맥 길이었나 싶다.

그렇다면 오늘과 그날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혼자서 생쑈를 한 것이다.

그런데 결론은, 덕분에 그날 가지 못했던 기맥길로 오른 것이다.

내가 올라온 길이 기맥길이 맞다면 말이다.

혼자서 마구 웃어댔다.누가 봤더라면 손가락을 돌렸을수도~ㅎㅎ

 

 

 

어쨌든 나는 올랐다.

 

 

 

노승봉(685m)이다.

위치상으로 케이블카 내려와 오심재 지나면

첫번째 봉우리가 노승봉이 맞는데

길을 헤매고 밑에서 바라보니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다.

덕분에 새로운 길 하나를 알았다.

알바해 빼 잡쉈던 그 길이었다.이런 호재가~~

누구한테 말하기도 창피해 나는 입을 꽉 다물었다~오심재로 올라온 척~^^

 

 

 

해남 대흥사 방향으로 좋은 자리 차지하신 님~

밥맛이 꿀맛이겠다.

 

 

 

이젠 두륜봉도 가까이에 보인다.

그 뒤론 대둔산도 보이고.

 

 

 

노승봉의 너른 바위.

 

 

 

왼쪽의 최고봉 가련봉과 두륜봉으로 넘어가는 만일재도 보인다.

 

 

 

노승봉에서 암벽을 내려서면 있는 이정표.

처음 3년전,

두륜봉,가련봉 지나 이곳에서 길을 헤매다 천년수로 내려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산에 대해 지리에 대해 지금보다도 더 무지했을때다.

 

 

 

연무때문에 파릇한 들판을 제대로 보질 못함이 아쉽다.

해남 일대의 이 들판도 원래는 바다였다고 한다.

 

 

 

두륜산 최고봉인 가련봉이다. 703m.

해남의 진산이자 100대 명산으로 손색없는 곳..

그 아래 대흥사라는 천년사찰이 있어 두륜산을 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

역시나 이곳에서의 조망이 좋을뿐더러

가련봉 정상석도 무작스럽게 인위적으로 크지만은 않아  멋스럽다..

 

 

 

땅끝기맥으로 이어지는 대둔산과 도솔봉 중계탑.

 

 

 

멀지 않은 거리의 주작 덕룡과는 그 암벽 생김부터가 다르다..

 

 

 

그러고 보니 이 사진은

백두대간을 같이했던 산악회에서 뵈었던 님이 찍어주신 거다.

가련봉에서 우연히 만났다.. 같은 산악회 버스로 오셨다 한다는데 이제야 알았다.

 

 

 

3년전 처음  대중교통으로 이곳에 왔을때

이 가련봉에서의 시간이 어찌나 좋았던지 정말로 신선이 된 기분이었다.

산에는 등산객도 없었을 뿐더러

진불암 지날적에 앞서시는 스님 발자국만 따랐을 뿐이었다.

이런 먹구름이 지나는 하늘도 좋았다..

 

 

 

멀리 케이블카가 있는 고계봉과 지나온 노승봉..

 

 

 

노승봉에서 만난 님.

가련봉에서 인증샷을 찍어주겠다 했는데 순간 아는 분을 만나 잊고 있었다..

인증샷 찍었냐 물었더니 안 찍고 내려오셨다 한다.

에~구~~ 말씀 좀 해주시지요~

아님,다른 분들 많았으니 부탁 좀 하시죠~~ㅠ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나 역시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 부탁 잘 안하게 되니~차라리 셀카가 편할때가 많다.

미안해요~ 제 정신머리가 또~~

 

 

 

가야 할 두륜봉과 그 아래 만일재.

저곳에서 바로 천년수나 대웅전으로 갈수도 있다.

두륜봉의 모습이 참 독특하게 생겼다.

 

 

 

내려서는 가련봉.

 

 

 

만일재 쉼터의 이정표.

 

 

 

 

가련봉과 만일재.참 아름답다.

 

 

 

구름다리다.

코끼리 코같은 구름다리.

몇년전엔 저 위로만 길이 있는줄 알고 아찔한 위를 건너야 했었다.

이곳에서 두륜봉 찾는것도 초행길엔 어렵기만 했었다.

 

 

 

두륜봉에 올라서 본 가련봉과 노승봉.

그 뒤로 케이블카 전망대.

 

 

 

두륜봉(630m)

뒤로 가련봉 대신 님들의 뒷모습만 가득 잡혔다.

 

 

 

대흥사로 하산하며 만나는 진불암.

 

 

 

지난번 달마산 산행때도 이름 생각이 나질 않아 머리를 쥐어짰었다.

이번에도 또 잊었다면 사람도 아녀~~ 그럼 선녀~ㅎ

자금우다.

 

 

 

대흥사로 하산 길,

조금씩 녹음이 물들고 있다.

 

 

 

용담과의 큰구슬붕이.

가을에 피는 용담과도 많이 닮아 있다.

용담보다도  작은지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수 있다.

구슬붕이의 꽃말 또한 넘 좋다..

기쁜 소식..

 

 

 

황새냉이.

 

 

 

동백꽃과 사람이 함께하는 길..

참 아름다운 길이다.

 

 

 

대흥사 일주문..

대둔산 대둔사라 해야 맞다고도 하고,대흥사라고도 하고

한동안 좀 헤깔렸었다.

오늘은 들리지 않는다.

대신 상가입구까지 길게 이어진 십리 숲길을 천천히 즐겨볼 생각이다.

 

 

 

2012년의 대흥사 대웅전..

신라의 승려였던 정관이 서기 426년에 창건했다는 설도 있고

544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것을 자장과 도선이  중건하였다고도 전해진다.

 

대웅보전 현판은 명필 이광사의 글씨다..

김정희가 제주도 귀양길에 들러

조선의 글씨를 망친사람의 것을 현판으로 걸수 있냐며

호통치며 신경질적인 그의 극성에 못이겨

초의선사가 현판을 떼고 추사의 글씨를 달았다고 한다.

9년만에 그의 유배가 끝나고 서울가는 길에, 대흥사에 다시

들러, 원교 이광사의 현판을 다시 달아달라고 했단다..그때는 잘못 보았노라고..

 

 

 

호국의병 대사인 서산대사와 그의 문도들 중 13분의 사리가 안치된 부도전과

북미륵암 여래좌상,삼층석탑,웅진전 삼층석탑등 ,

문화재에 무지한 내가 봐도  소중한 유물들이 많음을 알수 있는 대흥사..

또 초의선사가 오랬동안 머물렀던 일지암도 빼놓으면 안될곳 중 한곳..

대흥사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본다.

 

 

 

초입으로 내려가는 길,

흐르는 물 위에 뿌려진 붉은 낙화.동백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의 낙화-

 

 

욕조에 뿌려진 장미와 좁은 또랑에 절로 떨어진 동백.

오늘은 누가 뭐라해도 동백이 더 곱다.

분분한 낙화.. 그동안은 동백이 왜 아름답다 느끼지 못했던건지

오늘에서야 나는 동백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

 

 

 

유홍준 교수때문에 더 유명해진 유선여관이다.

드라마나 영화, 1박 2일 프로까지 유명세를 톡톡히 치뤘다.

모든 상가가 집단시설지구로 나와있음에도

유일하게 유선관만은 역사를 말해주듯, 오늘도 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93년도쯤..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라는 

이제까지 보아온 기행문이나 문화재 해설서와는 다른 책이 한권 나왔다.

우리 국토와 문화재에 그의 애정이 담긴 답사기에 

역사나 문화재에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에게도

그곳으로 떠나가보고픈 충동을 일으켰던 획기적인 책이었다.

그 이후, 대흥사라는 곳을 언젠가 가보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 찾게 되었던 곳.

 

 

 

언제나처럼 뒷마당엔 여관임을 말해주듯 수건이 널려 있고..

 

 

 

안으로 들어가본다.

오래된 고택이 주는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

유명세로 일부러 들어와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고 대흥사 못지않게 명물이 되었다.

 

 

 

등산객과 관람객으로 유선관은 성황이었다.

이제는 숙박과 음식점을 겸하고 있는듯 하다.

전 부치는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파전에 막걸리 한잔~캬~~

 

 

 

이곳에서 맞는 하룻밤도 꽤나 고즈넉하고 운치 있을것 같다.

총총한 밤,툇마루에 앉아 별하나 나하나를 세어가며

유치한 사랑놀음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고~~

 

 

 

하룻밤을 이곳에서 묵고 이른 새벽 대흥사에 오르는 기분은

무어라 표현 못할만큼 황홀하리라~그건 그렇고 스틱 빠지겠수다.

 

 

 

아기자기 설향다원도 그대로다.

 

 

 

고목뒤로 핀 큰개불알풀..

이곳에 오니 흔하디 흔한 큰개불알풀도 곱기만 하다.

 

 

 

긴병꽃풀이 지천이다.

남녘에 오니 서울근교에서 아직 보지 못한 야생화가 활짝~

 

 

 

긴병꽃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전라도와 제주에 많이 서식하는 개구리발톱이다.

 

 

 

사실 개구리발톱 처음 본다.

관심이 없으니 보고 지나쳤겠지만 오늘에서야 눈에 들어온다.

사진으로 본적은 있지만 쉽게 잊혀졌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내 카메라에 담으면서야 오롯이 내것이 된다.

 

 

뿌리의 잎이 개구리발톱을 닮았다나 어쨌다나~

개구리발톱을 봤어야 맞는지 어쩐지나 확인해보지~^^

넘 신기하고 매력적인 풀꽃,

개구리발톱을 본것만으로도 오늘은 대만족이다..

 

 

 

구림리 장춘동 숲길..

아홉숲에 긴봄이라는 이름처럼 ,계곡을 타고

대흥사로 들어가는 십리길은 소나무, 벗나무, 단풍나무며,해묵은 노목들이

하늘마저 가리는 나무터널로 이어진다..

 

 

안쪽으로 걸을수 있는 숲길이 따로 조성돼 있지만 난 이 길이 좋다.

아침의 고요한 숲이 오래도록 기억되서일 것이다.

걷는걸 좋아하시는 님이라면 대흥사 상가지역이 있는 관리사무소부터

대흥사까지의 십리길을 걸어보시라. 절로 행복에 겨운 흥얼거림을 경험할 것이다.

 

 

 

2012년 6월 3일..

혼자 떠나는 길, 네번째 여정이 바로 두륜산이었다..

해남에서 첫차를 타고  두륜산 관리사무소에서 대흥사로

걸어 들어와야 하는 이 길이 너무 좋아 

나는 두고두고 이곳에 다시 오고 싶었었다.

상가가 모두 밀집지역으로 빠지고 숲을 보존할수 있었던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간간히 대흥사를 오가는 차량이 있을 뿐..

 

한동안 나는 생활에도, 산행에도 염증이 찾아왔다.

조금은 억지로 찾은 덕룡~주작~두륜산 종주를 하고서야

권태스럽던 산행도 제자리를 찾은듯 하다.

암릉의 묘미를 즐기고 싶은 님이시라면 진달래까지 덤으로 얻을수 있는 덕룡~주작산으로~

역사와 숲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자 하신다면

조망 좋은 두륜산과 대흥사로 떠나보심이 좋겠다.

 

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 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