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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년

백두대간 차갓재~하늘재 (대미산 포함산)

2014년 12월 27일 토요일(금요무박)

2014년의 마지막 산행이다.

 

산행코스 : 안생달 마을 ~작은 차갓재~ 차갓재~ 대미산~부리기재~ 포암산~ 하늘재

산행시간 : 11시간 30분쯤

산행거리 : 약 20km (대간거리 : 19.2km. 접속구간 : 1.4km)

                     이 대간 거리란게 사람마다 기기나 방식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다.

 

 

경북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 안생달 마을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이곳에 왠 와인공장이 있는지 의아하지만

와인저장창고 앞을 지난다.

어둠속인지라 어느곳인지 분간하지 못한채

작은 차갓재에 도착했지만 예전에 있었다던 이정표는 보이질 않았다.

                 

 

작은 차갓재 지나 첫번째 백두대간 중간지점이라는 표지석 앞이다.

중간지점은 좀더 가면 진짜 중간 지점이라 하니

어느곳이 진짜 중간인지..

각기 다른 단체에서 서로의 기개를 내세우고 싶었던 것인지..

 

 

 

백두대간 중간지점..

우리나라 남한의 백두대간 처음과 끝인 천왕봉과 진부령이

각각 367.325km씩 남은 중간 지점이다.

이곳은 백두대간을 하는 이들에겐 의미있는 곳일테다.

언젠가 백두산에서 시작해 새로이 만들어질 중간지점을 기대해보구 싶다..

이 구간만큼은 훤한 대낮에 지나고 싶었는데

어둠속에서 사방 분간도 못한채 인파에 휩쓸려 다시 길을 나서야 했다.

 

그렇게 대미산에 올라서면서 붉은 기운이 온 하늘에 퍼지고 있다.

그러나 대미산은 나뭇가지들에 가려 조망이 시원하지는 못하다.

 

 

대미산(1.115m)은 원래 黛眉山(대미산)이었다. 검은 눈썹의 산~

퇴계 이황이 대미산을 보고 아름다운 산이라 하여 大美山이라 불리웠다 한다.

크게 조망이 되는 것도 아니구,그리고 왠지 눈썹미가 들어간

대미산이 나는 더 운치있어 보인다.. 포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또한

눈썹처럼 연결되어 보이기두 하고.,.  여하튼 뭐 대미산의 유래는 그렇다.

 

대미산이 있는 문경은 백두대간 구간 중 가장 긴 110km의 거리를 가지고 있고

문경의 많은 명산중 가장 높을뿐더러 그 중심에 있는 산이 바로 대미산이다.

 

 

 

동트기 전의 차가움과

밝아오는 온기가 뒤섞여있는 일출 직전의 하늘..

돼지등 능선과 중앙의 천주봉과 공덕산이라 들었다.

 

 

 

붉은 해가 구름을 뚫고 올라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짙은 구름에 가리워 동그랗고 뜨거움에 이글거리는 일출은 볼수가 없었다.

나무가지에 걸리니 줌이라고 해보니 내 성능 딸린 카메라로는 감당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황장산 위로 태양은 떠올랐다.

 

 

 

나는 이상하게도 그 붉은 태양보다도 조금은 서늘해 보이고 차가워보이는

이 하늘에게 더 눈길이 갔다. 오묘함이 느껴지는 색..

내 눈에는 매력적으로 보인다. 나는 태양을 벗어난 이 하늘이 좋았다.

 

 

 

보이는 저 산이 어딜까 계속 궁금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운달산이었다.

 

 

 

대미산을 바로 내려가면서 보니 이곳이 제대로 된 일출자리였다.

대미산은 나무가지들에 걸려 어쩔수 없이 줌을 하다보니

성능 안좋은 카메라가 감당해내질 못하였다.

 

 

 

포암산을 향해 간다.

이제부터가 긴 산행이 될 것이다.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진두 많이 찍어주시고 감사했구요~

 

 

 

 

 

영하 10도정도 되는 날씨지만 바람이 없어 춥게 느껴지진 않는다.

잎도,눈꽃도 없는 나무들은 조금 황량하게도 쓸쓸하게도 느껴진다.

이런 날은 이런날대로 걷는 재미는 있다.

볼거리가 없는 날은 그저 걷는다.

생각을 하면 하는대로,멍하면 멍한대로

걷기에는 화려하지 않은 날이 딱이기도 하다.

 

 

 

내려온 1032봉.

길이 안좋아선지 길게 느껴지는 날이다. 그래도 끝은 나리라.

그렇다고 엄살피울 정도는 아니다.

 

 

 

드디어 진행방향 좌측으로 조망이 트인다. 주흘산이다.

2012년 5월,

혼자서 무작정 떠나기 시작한 첫 산이 주흘산이었다.

주흘주봉에 한참을 앉아 있었던 그때가 떠오른다...

지금 같으면야 영봉 거쳐 부봉을 돌았겠지만

그때 나는 산에 대해서도 그 무엇에 대해서도

크게 의욕이 없던때라 주흘주봉에 앉아있다 터덜터덜

문경새재내려온게 전부였다. 그게 내 산행의 시작이었다.

 

 

 

가야할 포암산도 보이기 시작한다.

바위 경사면이 이어지는 포암산.

 

 

 

주흘산 좌측뒤론 백화산이 맞겠다.

 

 

 

운달지맥이 이어지는 곳.작약지맥이 함께 있는 풍경.

그리고 오정산.

하지만 아직 대간도 다 파악하지 못한 내가 지맥을 알기에는 무리다.

언젠가 나는 자신있게 가리키며 말할것이다.

저곳이 그곳이었노라고~

 

 

 

포암산이 제대로 들어온다.

하늘재를 건너면 다음 백두대간 구간 탄항산과 마역봉(마패봉)으로 이어진다.

 

 

 

대미산에서의 조망대신 포암산으로 가는도중

건너편 주흘산의 전망이 일품이다.

나에게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개인산행과산악회로 가는 산행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개인산행을 갈때는 많은 정보를 찾아 준비하고

산행지와 그 현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산악회로 가는 산행날엔 사실은 지도 한번도 검색하지 않고 가는 날이 많다.

그러니 개인산행이 애착이 가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건 당연한 일일것이다..

 

 

주흘산 주봉과 영봉, 우측엔 주흘산과 부봉사이에 조령산도 불록하게 보인다.

 

 

 

운달지맥.

 

 

 

 

 

성황당 돌무데기 같은 나무아래

조그맣게 관음리라 써놓았다.

 

 

 

가끔씩 주흘산이 보이는 전망을 빼면 볼거리가 많지 않은 구간,

다행인건 이런 하늘을 볼수 있다는 거다.

 

 

 

끝없는 눈길,

중간에 부리기재 이정표가 있는걸로 알고 있지만

눈때문에 선두 그룹에서  길을 잘못 들어선건지

보지 못했던건지 여하튼 부리기재 이정표는 만나지 못했다.

 

 

 

 

모두 힘겨울때가 되었다.

님들, 너무 무리는 말자구요~

하산해 버스안에서 내 건너편으로 앉은 님께서 남덕유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기사를 보여주셨다.

나이도 40대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산에 다닌다는거,,

사실은 늘상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갈수밖에 없는 곳.

 

가끔보면 처음부터 속도를 너무 내는 님들이 있다.

정말 걸음이 빠른 분이라면 몰라도

거의는 중간에 뒤로 빠지기 마련이다..

마라톤을 처음부터 치고 나와 선두로 가던사람, 좋은 결과 낸것을 본적이 없다.

남들 신경 안쓰고 자기 페이스대로 걷는거,

그것보다 좋은 산행방법은 나는 아직 보질 못하였다.

 

 

 

다시 멋드러진 소나무 사이로 전망이 트인다.

 

 

 

좌측 끝부터 조령산, 가야할 포암산과 군자산과 깃대봉이 겹쳐지고

지난 탄항산 구간때 갔었던 가운데로 마패봉과 신선봉도 보이고  

우측으로 살짜기 박달산도 보인다.

 

 

 

마패봉, 신선봉에서 마주보이는 우측의 만수봉.

 

 

 

만수봉 갈림길 마골치다.

마골치 와서야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난다. 포암산까지는 2.9km

 

 

 

계속되는 눈길. 예상 시간보다 훨씬 많이 걸릴게 뻔한 날이다.

그래도 길은 좀 편해졌다.

 

 

 

포암산을 900m 남겨두고서 가장 힘들게 느껴졌을 것이다.

가도가도 정상이 나오지 않는 지리한 느낌..

 

 

 

그나마 중간중간 이런 전망이 있어 힘든것도 잊는다.

대미산에서 여우목고개 지나 운달산으로 이어지는 운달지맥.

산행내내 뒤돌아보면 이어지는 풍경.

 

 

 

지나온 대미산 .

 

 

 

드디어 힘겹게 포암산 정상에 선다..

하늘재에서 올라오신 두 남자분도 꽤나 힘들었는지

짐을 내려놓고 바로 드러누웠다.. 짧은 거리가 그리 힘들었을까 의아했는데

내려서면서 알게 되었다.. 짧지만 힘든 길이었다는 것을..

 

 

 

포암산(962m)

제를 지낼것처럼 쌓여 있는 돌무데기와 밤톨처럼 생긴 포암산 정상석.

 

 

 

만수봉에서 월악산 영봉으로 이어지는 만수릿지도 뚜렷하다.

월악산 정상에 섰을때 보였던 포암산을 드디어 오늘에서야 밟아본다.

이곳에서 바라본 월악은 또 다른 모습이다..마치 중국 어느 산을 보는것도 같다.

 

 

 

월악산~

왜 월악산에 그렇게 가고 싶은진 모르겠다.

산에 가고 싶은데 딱히 그 이유를 댈수는 없다.그저 가고 싶다.

 

 

 

메두박에서 대미산에 이르는 능선 뒤로

살짜기 소백산 줄기도 들어온다. 맞다.. 저 너머가 소백산이 맞겠다.

 

 

 

좌측 뒤로 볼록 나온 조령산과  여섯 부봉, 가운데 뾰족한 깃대봉

그리고 우측으로는 마패봉과 신선봉.

신선봉 우측으로 박달산도 희미하게 들어오고..

 

 

 

우측의 주흘산 주봉과 영봉

그 아래로 뻗어내린 줄기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살아있다.

 

 

 

포암산에서 하산하며 바라본 전망은 꽤나 괜찮았다.

우측으로는 월악이 버티고 서 있고 월악에서 흘러내린 송계계곡과 북바위산이.

좌측으로는 주흘산에서 뻗어내린 백두대간이 

길게 늘어서 있어 하산길이 지루하지 않다.

 

 

 

좌측으론 월악산 자락에서 흐러내린 북바위산과

송계계곡  우측의 용마봉과 가운데 박쥐봉.

송계리 동창교,한수면 면사무소에서 친절을 베풀어 주었던 님도 기억에 있다.

나는 다시 찾았을때 음료수 한상자를 전했지만 그분은 뵙질 못하였다.

 

 

 

박쥐봉과 우측뒤로 월악산 영봉과 만수봉이 한눈에 보이는 곳..

 

 

 

주상절리같은 바위도 지나고..

 

 

 

이제부터 하늘재로의 하산은 멋드러진 소나무가 가득하다..

 

 

 

이런 소나무앞이 나는 멋진 기암괴석이 있는 곳보다 좋다.

질리지 않아 좋고,

그닥 진하지 않으면서도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는 향이 있어 좋다.

 

 

 

하늘재로의 급경사 하산길, 다른 완만한 길이 있다 들었지만

찾지 못하였다. 이 길로의 하산도, 오름도 만만치는 않은 길..

 

 

 

 

포암산,

볼거리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월악산과 주흘산 일대를 모두 조망할수 있고

특히 하산길엔 멋드러진 소나무가 좋은 곳이었다.

 

 

 

 주흘산을 앞에 두고 멋진 소나무길을 걸으시는 님들.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소재의 하늘재에 하산한다.

포암산까지 1.6km.부봉삼거리까지 4.6km.

올 8월, 이곳에 찾았을땐 미륵리에서 산책삼아 걸어 올라오는 사람도 많이 보였다.

미륵사지는 충주시 수안보면에 속해 있으니 충북과 경북의 경계지점이라 보면 되겠다..

 

 

 

 백두대간 하늘재석 앞에서 마무리를 한다.

 

 

 

포암산 암벽지대와 멀리 대미산에서 걸어온 능선도 보인다.

 

 

 

안생달 마을에서 새벽 3시 20분쯤 시작한 산행은

하늘재에 2시 50분쯤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나에게 백두대간 비탐방은 이제 다음주에 마저 이어질 황장산 구간 하나만을 남겨 두었다..

푹푹 빠지는 눈길.. 처음 예상보다 산행시간은 한참이나 더 걸렸다.

마지막 포암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더디고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겨울에 비탐방 구간 하나를 끝냈다는 뿌듯함으로 대신하려 한다..

 

한해가 지났다. 그리고 또다른 시작.

힘들었던 이들에겐 길었던 한해였고, 아쉬운 이들에겐 붙잡고 싶은 한해였다..

그 무엇이 되었든, 어김없이 새로운 해는 시작되었다.

지난 해,

아쉬움이 남기도,미흡하기도 했다.

얼굴 들기 싫을만큼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물릴수도 되돌릴수도 없는 시간들, 붙잡으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밝아온 새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겨보려 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사랑으로 보듬어보려 한다..2014년 ~ 사느라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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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어느때라도 경외하며 감탄하며 걷는 길,〈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두번째 책,《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꽃무릇과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행과 여행, 자연에 관심 있는 분들께 선물해 보세요.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을 검색해 보세요.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답니다. (2020년 10월 덧붙임.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