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5일 목요일(수요무박)
지리산 종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겨울의 지리산 종주란
많은 눈과 날씨의 변수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모 산악회에서 지리산 종주를 간다는 소식에
앞뒤 볼것없이 무작정 따라나선다.
하지만 성삼재의 도로 결빙으로 차량이 통제되는 바람에
결국 음정마을에서 벽소령 대피소로 급 선회해야 했다.
산행코스 : 음정마을 ~벽소령 대피소 ~ 세석대피소~ 장터목~ 천왕봉~중산리
산행시간 : 여유있게 11시간
산행거리 : 약 23km
음정마을에서 새벽 3시 40분쯤 산행을 시작한다.
가야할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6.7km.
음정마을에선 처음부터 시멘트 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시멘트 길이 끝나면서부터 비포장 작전도로가 이어진다.
물론 눈이 쌓여 차단기가 설치된 것을 보고
작전도로가 시작됨을 알수 있었다. 사진 양이 많은 관계로
모두 올리지는 못할것 같다.
대부분은 백무동에서 시작하는지라
이길을 걷는 사람은 총 9명.
오늘 모르는 서로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줄것을 알고 있다.
얼마전,
우연히라도 뵐 기회가 안생긴다 답글에 남겼었던 님을
우연히 버스에서 만나게 되었다.
다른 산악회에서 두번 산행을 같이 했었던 늘 웃음이 좋으시던 님..
그 분은 백무동 한신계곡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터라 같이 할수는 없었고
하산후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대신하였다.
11시간의 산행후, 배고프고 목마른 자에게
시원한 막걸리 한잔은 어느 보약이 부럽지 않을만큼 달콤했다.
님, 고마웠습니다.
연하천 대피소 갈림길도 지나고..
끝없는 작전도로.
조금은 지루할수도 있는 길.
하지만, 하늘의 별이 어찌나 많던지 지루할 틈이 없다.
이보다 더 총총한 별을 본적도 없다.
차분하게 말없이 걷는 길,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외엔 그 어떤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성탄절 새벽.
노래 가사 그대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뭍힌 밤이었다.
나는 그 조용한 평화스움을 즐기고 있었다.
새벽 5시 45분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해
추위를 잠시 피한뒤 다시 세석을 향해 길을 나선다.
폭설로 통제되었다 개방된지 하루.아직 누구도 지나지 않은 길..
앞선 한두분이 길을 만들어 지나고 난후..
동이 터오기 전까지는 험난한 길이 이어졌다.
선비샘에 도착했을 무렵
붉은 기운이 하늘 전체에 퍼지기 시작한다.
잠들어 있던 지리산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일출을 맞아볼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러기엔
바람이 너무 거칠다. 잠시의 멈춤도 셔터 몇번에도 손가락이 얼얼하다.
굳이 일출을 보려 노력하진 않으려한다.
가다가 보이면 보이는대로, 지나가면 지나간대로
나는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느껴보려 한다.
앞서신 님들이 만들어낸 길.
오늘 이 길을 걷게 될 다른이들은 알게 되리라~
앞선이들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그나마 편안한 길을 만들었노라고..
진하지 않고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색감이 나는 참으로 좋다.
붉음이 많이 가신걸로 봐서는
가려진 언덕 뒤쪽으로 이미 일출은 시작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이 자체로 아름다웠다.
이른 아침의 차가운 청색과
강렬했던 일출에서 뿜어나온 따뜻한 온기가 섞여있다.
추위도 잊은채 한동안 지리산의 아침을 공유하고 있다.
늘 그리운 곳, 지리산이었다.
오늘,우리 9명을 조용히 이끌어주신 대장님의 모습도 담아본다.
티내지 않고 요란하지 않게 임무를 다하신 모습이
멋지다 생각했다. 물론 하산해서야 대장님인걸 알았다.ㅠ
나는 시력이 좋지만 사람을 벌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별한 관심사가 아니라면
사람도 사물도 보았지만 보지 못하였다.
그렇게 눈을 뜨고 나는 또 하루를 살고 있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지리산.
왕시루봉 능선도 들어온다.
와~ 이게 무슨 일이래~
촛대봉 우측으로는 눈부신 태양이 떠올랐고
지리산 주능선 위론
아침의 강렬함을 이기지 못함이었는지회오리 구름이 휘몰아 치고 있다.
천왕봉과 연하봉 위를 훑고 지나가는 회오리 한판.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봉과 제석봉 그리고 천왕봉과 그 아래로 희끗하게 들어오는 장터목과
연하봉.. 평평한 능선을 따라가다 만나는 영신봉과 세석평전.
그리고 뒤쪽으로 고개를 내민 촛대봉.
바람이 거세다.
지리산의 겨울바람, 어디 각오없이 떠났겠는가~
이정도 바람엔 이제 엄살도 부리지 못한다.
지리산,
생각만으로도 가슴 뛰는 곳.나는 지금 그곳에 서있다.
차가운 아침 공기와 바람을 맞으며
이 길을 걷고 있음이 뿌듯할 뿐이다.
가는 도중 계속되는 우측의 풍경.
고사목과 아침의 여운이 일렁이는 하늘.이런 길을 나는 지금 걷고 있다.
사랑을 할땐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던
시인 블레이크의 ‘사랑의 비밀’ 에 나는 동감하지 못한다.
참을수 없는 재체기처럼 터져나오는 감정을 숨길수 없을것만 같다.
누군가 붙잡고 말하고 싶을것이다.
나~ 지금 사랑에 빠졌노라고~
나 지금 이런 길을 걷노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멋지다는 말로 표현하고 말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힘든 만큼의 보상을 가득 안겨주는 지리산.
이 지리산을 잊지 못해 늘 이곳으로 달려올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세석을 향해 가는 길.여전히 길은 이렇다.
한발한발 걷는 길이 만만하지는 않다.
아마도 세석까지는 계속될 것이다.
겨울 지리산은 언제나 변수를 갖고 있고 누구에게나 아무때나 그 길을 허하진 않는다.
그래서 지리산은 더 매력적이다.
쉽게 허하지 않는 그 도도함과 까칠함.하지만 때로는 더없이 부드럽고 감미롭다.
사랑에 애타는 줄다리기라도 하는 듯.
바람에 흩날리는 눈 언덕과 그 너머로 산 마루금들도 멋지다.
대성골 방향으로만 바람이 불었던 것인지 모양이 잡혀 버렸다.
아침 일출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그 여운은 두고두고 이어진다.
내 마음을 모조리 빼앗아간 구름하늘의 요동.
대성골 방향의 산군들.
이른 아침만의 특권,파릇한 산군이 무엇보다 마음을 요동치게 하기 충분했다.
색감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철 난간과도 전혀 손색없이 어우러지는 풍경들.
이곳이 지리산이기에 가능함이다.
차가워 보이는 대성골의 깊이가 가늠된다.
뒤돌아본 모습.
녹음으로 채워졌을땐 아기 엉덩이 같기도 하던 반야봉이
이젠 골이 드러나서인지 조개 껍데기 같기도 하다.
보티첼리의‘비너스의 탄생’에서처럼 반야봉에서 비너스라도 튀어나올것 같다.
사물을 본뒤 느낌은 각자의 몫.
타인의 생각을 무조건 흉내내는건 바보같은 짓이라 생각한다..
좌측 뒤로 노고단도 들어온다.
노고단의 야생화~ 말그대로 야생화 밭이었다.
이런 멋진 날을 보고 있으면서도 또 야생화가 가득할 지리산이 그립다.
그래서 꽃피는 봄이면 여름이면 또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보이는 마천면 일대와 멀리 덕유산과
함양과 장수 방향의 산군들.
영신봉을 지나서..
와~ 정말 멋진 날이다.
저 요동치는 구름도, 구름뒤로 숨어있는 태양도
차가운 이 바람도 모두 오늘 내가 받고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떠나온 자만이 느낄수 있고
받을수 있는 자연의 힘, 그리고 지리산의 드넓은 포용..
나는 두팔 벌려 맘껏 누릴 것이다.
모두 가져가겠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올 지리산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세석으로 가는 마지막 길.
그렇게 세석 대피소에 도착한다. 오전 9시 30분쯤.
하늘도 청명한 아침이다.
오늘 하루가 기대로 가득하다.
거림과 청학동 방향.
백무동으로 넘어가는 길과
오늘 걸어온 벽소령으로 가는 갈림길이 만난다.
세석대피소에서 오래 지체할수는 없다.
올라가며 뒤돌아본 세석대피소.
봄이면 연분홍 철쭉이 가득한 곳 세석평전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어느곳을 둘러봐도 그림이 되는 풍경들.
촛대봉에 올라서 바라본 풍경.
촛대봉은 막힘없이 사방이 트여있어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 그리고 양 옆으로 멀리의 산군들마저
모두 전망할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임을 주저하지 않는다.
정령치에서 바래봉으로 뻗어내린 능선과
마천면 일대가 시원스럽다.
덕유산과 장수 장안산과 백운산
황석 거망 금원 기백산도 저 너른 품안에 포진해 있으리라.
좌측으로 노고단과 삼도봉 반야봉이 선명하게 들어오고
우측으로는 만복대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뚜렷하다.
가야할 천왕봉과 제석봉이 보이고 그 뒤로
푸른 빛이 도는 산군들.
일직선을 그어 놓은듯한 산 마루금들과
그 위를 채색한듯한 구름의 삐침 또한 일품이다.
한폭의 산수화 같다.
푸른 빛만으로 농도를 조절한듯한 수묵화 같기도 하고.
겹겹의 산너울 좀 보라.
가슴이울렁거려 미치겠다.
먹물 풀어놓은 저 색은 또 어떠하고.
이런 풍경앞에 압도를 당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 순간만큼은 나를 옭아매어도 괜찮답니다.
모두 내어드리지요~
멀리 덕유산의 모습도 들어온다.
맞다.. 끝으로 흰눈이 많은 그곳은 덕유산이 분명할테다.
천왕봉이 보이는 촛대봉(1,703m) 이정표.
앞으로 삼신봉이 보이고 뒤로 제석봉과 천왕봉.
황홀함에 눈을 뗄수가 없다.
어떻다라고 평을 할수도 없다.
저 하늘의 운무와 애써 감추고 있는 빛의 도도함.
그리고 멀리 산그림자까지..그러니 내 걸음이 빨라질수도 없다.
감탄하고 나는 또 감탄한다.거림골 방향이겠다.
세석부터는 제법 길다운 길이 만들어졌다.
시골 깡촌에서 도회지에 나온 기분이다..
나는 길을 좋아한다.길이 없는 산은 상상할수도 없다.
길을 찍다보면 자연스레 그 길을 걷는 사람도 잡히기 마련이다.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 또한
길의 일부라 생각한다. 나는 그 뒷모습을 좋아한다.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저 고고한 나무 한그루..
지리산의 구상나무다.
지리산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수종으로 멸종위기에 놓였다 한다.
고유종 보존과 복원방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알고있다.
고사목이라 할뻔 했다.
그런데 옆에서 줄기가 뻗어나오면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
멋지다~ 너를 잃고도 너는 살아있어~
누군가들도 그런 사람이 있지..
자신을 잃고도 어느 이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그런 사람..
드디어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연하선경이다.
연하봉과 이 길의 이름을 알지 못했던 그때부터
나는 이 길을 좋아했다. 걷고 싶은 길 하면 떠오르는 곳이었다.
어느 계절이든 나는 이 길을 걸을때
그 기분좋은 충만함을 잊을수가 없었다.
뒤돌아본 모습.
다시 걷고싶은 이 길뒤로 반야봉도 들어온다.
삼신봉 오름에 있는 바위다.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은 이어진다.
오늘은 파란하늘까진 바라지도 않았는데 꿈같은 지리산이다.
저 나무위로 눈꽃까지 피었다면.
에구~ 미쳤나보다..나는 더 감당할 자신도 없다.
더군다나 싫증도 잘 느끼는 내가 눈꽃도 자주 보다보면
그 식상함을 견디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루한줄도, 시간 가는줄도 모르게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한다.
장터목에서 얼얼한 속도 달랠겸 쉬어 간다.
이제 천왕봉까지는 1.7km 남아있다.
거리는 짧지만 만만하게 정상을 내어줄리 없다.
제석봉 오르면서 본 우측의 산그리메.
더 좋은 마땅한 말은 없을까..
산그리메, 산그림자라는 한단어로 칭하기는 너무도 아쉽고
다 표현하지 못하는 미안함이, 부족함이 남는다.
파란하늘까지 일품인 날이다.
왜이리 많이도 주셨답니까
가슴 넓지 못한 저는 다 품기에 벅차답니다
그렇다고 반납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요~ㅎ
제석봉 고사목길을 오른다.
파란 하늘과 제석봉 오르는 흰 눈길이 대비를 이뤘다.
그곳에 어설픈 사람 하나~
살아 백년, 죽어 천년이라 하는 제석봉 고사목.
1950년대 숲이 울창하던 그때,
도벌꾼들이 도벌의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러
제석봉이 불에 타 나무들의 무덤처럼 변하게 되었다 한다.
탐욕에 눈먼 사람들의 부끄러운 자취.
이젠 지리산의 상징이 된 고사목.
이 고사목이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 매김한건 분명한 사실이다.
멀리 겹겹의 산너울과도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지리산 하면 나는 제일 먼저 제석봉 오르며
고사목이 어우러진 춤추는듯한 이 산너울이 떠오른다.
바로 이곳이다.
저 능선 하나하나마다 그리움도 실어 보고
그 골 사이사이에 원망도, 할수 없었던 이야기도 모두 풀어본다..
아름다움을 넘은 삶의 일부처럼 애틋하다.
제석봉 전망대에 올라서서..
가느다란 고사목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눈꽃
살짝 웃음이 난다.그래~ 너도 눈꽃이었지~
오늘은 너가 위너다.
썬그라스는 콧등이 간지러워 자꾸 벗게 되고
강렬한 태양이 흰눈에 반사되어 더욱 눈이 부시다.
제석봉 전망대를 지나 천왕봉으로 간다.
중산리 방향.
산세가 깊고 넓음이 한눈에 드러난다.
파도치는 저 너울의 아련함을
카메라에, 내 눈에 다 담을수나 있을까~
눈꽃이 피었을때 저 바위앞의 나무는
마치 인삼 튀김을 한것처럼 우아했다.
그 가느다란 가지 하나 하나의 눈꽃이 정말
고급 일식집의 막 튀겨 고소하고 바삭한 인삼튀김같다 느꼈었다..
천왕봉으로 올라가면서 참, 당황스럽고 민망한 만남이 있었다.
이틀전 동지팥죽을 같이 먹었던 지인을 생각지도 못하게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된다.
성탄절 약속을 했었지만 나는 급한 사정이 생겼다며
약속을 깨버렸다.영 거짓말은 아니었다.
사람과의 약속이 아니었을 뿐,
나는 지리산에 올 일이 중요하고 큰 약속이었던 것이다.
정말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산에 다니고 있음을 지인에게 말하지 않았다.
왜, 어떻게.. 등등 육하원칙을 내세우며
폭풍 질문을 할게 뻔했으니까..
산에 다님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사람과는
더이상 교류하지 못할것임을 나는 알고 있었을 것이리라.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지리산에 오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아무 이유 없이도 떠나오고 싶은곳.
눈속에 서있는 표지목마저도 그림이 되어주는 곳..
냉기 가득한 얼음동동 동치미를 마신것처럼
가슴이 시원해지는 그런 풍경들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자 지리산에 오는 것이다.
드넓은 지리산을 뒤돌아보면서 정상으로 간다.
천왕봉으로 가는 마지막 오름길.
이쯤이 제일 힘든 지점이 되지 않았으려나
그럼에도 힘든줄 느낄새가 없다.
지리산 구상나무 군락 앞에서..
뒤돌아본 지리산..한마디로 장쾌함이다.
가까이에는 제석봉과 장터목 지나
연하봉과 영신봉 .. 멀리 반야봉과 노고단..
그리고 노고단 앞 좌측으로 이어지는 왕시루봉 능선까지.
반야봉 우측 뒤로 만복대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이제 정상이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1915m)에 선다.
형용못할 벅참이 있는 곳.
단순한 명산이 아닌 우리의 혼이 느껴지는 곳.
살아있는 역사의 산증인 같은 곳.그 이름 지리산이다.
정상에 도착해서 바라본 중봉과 하봉.
그 멀리 흰 구름떼처럼 보이는 덕유산.
덕유산의 설산이 길게 이어진다.
중산리 방향.
그리고 뒤로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하동과 통영 거제까지
육지와 바다의 명산들이 포진해 있음이다.
좌측 사량도 지리망산과 가운데 뾰족 하동 금오산이 눈에 띈다.
그저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이다.
그 감동에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광양 백운산의 형태도 알아볼수 있겠다.
한신계곡도 칠선계곡도
중봉에서 흘러내리는 산줄기 하나하나에도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천왕봉에 서다.
복잡한 정상 대신
지난번 동부능선 다녀오며 쉬었던 중봉이 보이던 그 자리로 간다.
서울 출발 시간이 오후 5시.
현재시간은 12시 20분.
천천히 하산한다해도 두시간 이상이나 남을것 같아
이곳에서 지난 동부능선을 그려본다.
중봉과 하봉, 그리고 비탐방으로 이어지던 왕등재, 도토리봉, 밤머리재까지..
정상 일대엔 여전히 사람들과 그날처럼 까마귀도 날고 있다.
달라진거라고는 하얗게 뒤덮힌 세상과 까칠한 바람과
그리고 조금은 변하고 있을 나의 마음.
중산리로의 하산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미끄러운 경사길, 내림도 오름도 고전해야 하는 길이다.
성탄절이라고 양옆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라도 만들어 주셨나~
개선문도 지나고..
하나도 버릴게 없는 날이다.
하산길은 바람도 없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파란 하늘까지 덤.
로터리 대피소를 내려가 중산리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의욕이 생겨나는 산이 있다.마음이 편해지는 산이 있다.
속이 후련해지는 산도 있다.그곳에 그리움이 있는 산도 있다.
그곳에 서면 펑펑 눈물이 나는 산도 있다..그 모든 산이 지리산이다.
늘 그리운 곳,
설렘으로 가슴 뛰는 곳..바로 지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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