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그 산에 그꽃이 핀다, 남군자산~군자산 (군자산 솔나리)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7월이면 군자산엔 솔나리가 볼만하다.

조망과 바위로는 군자산보다 남군자산이 더 나을수 있다. 그러니 오랜만에 두 산을 연계하기로 한다.

아주 천천히 걸을 생각이다. 사방으로 열린 조망이 아주 압권이었다.

오랜만에 사진량이 너무 많아 추리는데 시간을 들여야 했고, 조망 설명에도 일일이 공을 들일수밖에 없었다. 보시는 분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한 공부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때 참고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산행코스 :하관평~삼형제바위~칠일봉~남군자산~도마재~군자산~소금강(약 12~13km)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어느 곳이나 버스 시간이 많이 변경되었다.

그러니 여기 기재한 시간을 무조건적으로 참고하진 마시길 바란다. 수시 변경될수 있으니 말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7시 20분 차를 타고 증평으로 가서 9시 10분 청천행 버스를 탄다.

증평터미널에서 사거리 대각선 방향으로 증평우체국 앞에서 차를 타면 된다.

물론 괴산에서 청천 가는 버스를 타도 되지만 증평은 거의 내려올 일이 없어 일부러 증평으로 온 이유도 있었다. 지역 산들을 대중교통으로 다니다 보니, 이젠 괴산하면 아성교통이 먼저 떠오를만큼

아성교통은 익숙한 괴산의 군내버스다.

 

청천에 도착해서 관평행 10시차를 타고 하관평으로 간다.

요즘은 시골도 안내방송이 나오는 지역이 많지만, 여전히 방송이 없어 낭패를 보는 일도 생기게 된다.

방송이 나오지 않는건 초행자에겐 불안 요소이기도 하니 꼭 기사님께 어디에서 내린다 미리 얘기를 하는게 좋을듯 하다.

 

 

 

하관평에서 내려주시고 버스는 상관평 종점으로 향했다.

여기 하관평이 충북 괴산군 청천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경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엔 여기 교통편이 좋지 않으면 가은쪽 대야산휴양림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할까도 생각해 봤었는데 다행히 청천에서 관평행 버스가 다니고 있다.

 

 

 

 

이 안내도 뒤 마을길 따라 들어가면 된다.

저기 희끗 바위 보이는 곳이 코끼리바위가 있는 삼형제바위, 그 좌측 솟은 봉우리가 남군자산이다.

 

 

 

하관평마을에 들어와 깃발 3개가 펄럭이는 마을회관이 나오면 마을회관 맞은편(정면에서 좌측으로)으로

녹색 펜스 쳐진 곳으로 올라서면 된다. 리본들이 달려 있다.

그런뒤엔 계속 임도를 따라 직진하면 된다. 물저수탱크도 하나 지난다.

 

 

 

마을 뒷편 임도길로 들어서면 마치 메밀밭을 연상시키는

개망초 군락이 장관을 이루는데 일부러 심어둔 것이 아닐테니 밭을 놀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라가 망할때 들어왔다, 이 식물이 외래에서 들어와 나라가 망했다 등등

그래서 이름이 붙게 된 망초다. 흔히 만나는게 개망초다.

 

 

 

저 가운데 쑥 들어간 곳은 버리미기재라는 곳이다.

북쪽으로는 장성봉과 희양산, 남으로는 대야산 청화산을 잇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이다.

 

 

 

그렇게 쭉 따라 끝까지 올라오면 저 앞에 묘소가 나오고, 

우측으로 물은 거의 찾아볼수 없는 작은 개울을 건너면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어렵지 않게 들머리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자잘한 돌과 잡목이 많은 숲을 지나고

삼형제바위가 가까워지니 큰 바위들이 저마다의 표정으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이 바위는 어미 돼지가 새끼를 입으로 물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려는 몸짓처럼도 느껴졌다.

아님 식빵이라도 입에 물으셨나 어쨌든 돼지 형상으로 보였다.

 

 

 

그 흔하던 일월비비추도 너무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흔하디 흔한 것들도 부지런해야 담을수 있던 것이었으니, 새삼 그동안의 여정에

게으름이란 없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열정도 애정도 줄만큼 다 줘봤으니 이젠 마지막이라 하여도

후회도 부족함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경사진 곳을 한바탕 치고 너른 바위 따라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이제부턴 한시도 눈을 뗄수 없을만큼 조망이 기가 막히다.

산 좋아하는 님들이라면 다 알만한 산들의 나열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주변은 문경과 괴산을 경계로 좋은 산군들이 밀집해 있는 것이다.

건너편엔 앞쪽 대야산과 중대봉, 그 뒤 좌로는 둔덕산, 우로는 조항산과 청화산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것이다.

 

 

 

앞쪽 가운데 죠스의 지느러미인듯 꼬리인듯 독특한 대야산과 중대봉,

좌측 앞 낮은 뾰족 봉우리는 촛대봉, 좌측 뒤는 둔덕산이다. 우측 맨 뒤는 조항산이다.

 

 

 

좌측 뒤 청화산과, 가운데 뒤로는 뾰족뾰족 날카롭게 일자를 그리는 속리산과 그 우측으로는 묘봉 능선,

맨 우측으로는 계곡 좋기로 많이 알려진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의 시작인 가령산도 보이기 시작한다.

속리산 앞쪽으로는 속리산 조망처이자 또한 암릉이 좋은 백악산이다.

 

 

 

언제 어디서나 알아보기 쉬운 속리산의 날카롭고도 안정감 있는 라인을 좀 보라.

좌측 뒤로 속리산이고, 좌측부터 천왕봉, 문장대,관음봉 순이다.

가운데가 백악산이다. 바위산을 좋아하는데 아직 백악산이 미답이신 분이라면 

백악산을 적극 추천한다. 돔형바위, 대왕봉, 고래바위 등 볼거리도 많고 

무엇보다 속리산을 가까이 조망하기 너무도 좋은 산이다. 시원한 옥양폭포도 만날수가 있다.

맨 우측 뒤는 속리산 묘봉 상학봉 능선이다. 묘봉,상학봉이야 워낙 암릉 좋기로 알려진 곳이니

속리산군은 어디라도 암릉산행 즐기기 제격인 것이다.

 

 

 

속리산과 백악산 우측으로는 가령산 무명봉 낙영산 도명산 조봉산 라인도 보이기 시작한다.

요즘은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을 무영봉까지 넣어 가.무.낙.도(가령산 무영봉 낙영산 도명산)라 부르기도 한다. 좀 더 올라서 보면 시원스럽게 조망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망에 취해 느적느적 올라서니 

한 샷에 다 담기도 부담스러운 커다란 삼형제바위에 이른다.

어미 바위가 입술을 내밀어 아기 엉덩이에 뽀뽀하는 모습처럼도 보였다.

 

 

 

세개가 나란히~삼형제바위다. 뒤로는 속리산과 백악산, 그리고 우측으로는 한 세트로 많이들 산행하는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라인의 시작이다.

 

 

 

그리고 삼형제바위의 하이라이트,바로 코끼리바위다.

기다란 코주부와 팔랑거리는 넓은 귀가 정말 코끼리를 닮았다.

코 옆으로 소나무 하나 자라고 있으니 얼마나 간지러울까.

코끼리는 마치 강아지 비글처럼도 보였다.

 

 

 

두 눈을 내리깔은 옆모습은 마치 능실능실, 서두름이란 1도 찾아볼수 없을것 같은 

느긋함의 끝판왕을 보고 있는것만 같다.

 

 

 

채색을 더한것이 아니다.

셀카를 날린것치고는 푸르딩딩한 산의 색이 유독 잘 잡혔다.

아주 미세한 각도에 따라 색감도 빛도 달리 들어오니 사진이란 늘 어려우면서도 신비의 영역이다.

바위와 산 마루금밖에 없지만 뜨거움도 이길수 있을만큼 환호하며 감탄하게 된다.

어느새 얼굴은 붉게 익었다.

 

 

 

삼형제바위 위쪽으로도 커다란 바위들로 연결되어 있어 조심하면 올라가 볼수도 있을 것이다.

우회로로 돌아 조망바위로도 올라갈수 있다. 물론 조심해야겠다.

이리도 올라가 보고, 저리도 올라가 보면서 마치 암벽등반 하는 시늉도 내보고 

이 바위를 온통 다 차지한 기쁨을 누리다 뒤늦게 자릴 떠야 했다.

 

 

 

지나온 길과 아래는 삼형제바위가 있는 위쪽 바위다.

가.무.낙.도는 가운데서 우측으로 더 나지막하게 겹쳐보이는 바위산들이다.

그러니까 가령 낙영 도명산은 맨 뒷줄이 아닌 그 아래쪽 바위산들이라 보면 되겠다.

 

 

 

맨 우측 끝으로 높이 솟은 봉우리는 조봉산이다. 그 아래줄에 도명산이 위치한다.

가령 낙영 도명산이 조금 나지막하게 보이니 폼이 안날수도 있지만, 괴산의 산이 어디 실망을 주는 일 있던가. 또한 그 아래로는 화양계곡이 위치하니 등산객 뿐 아니라 여름이면 물놀이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엔 동서울터미널에서 가는 버스가 있어 가령~도명산 당일산행이 가능했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버스는 점점 줄어들더니 이젠 당일 대중교통 산행이 어려워졌다.

찬란한 산군들, 속리산 백악산 가무낙도를 뒤로 하고 이젠 칠일봉으로 간다.

우측 앞으로 길다란 능선은 갈모봉으로, 선유동계곡과 남군자산만을 한바퀴 돌때 많이들 이용하는 봉우리다.

 

 

 

칠일봉으로 가는 길, 이젠 좌측 뒤로 빼꼼 고개를 내민 흰 바위산의 대명사 희양산이 보여지고

그 우측으로 바로 붙어 보이는 막장봉 장성봉이다. 

가운데에서 우측 뒤로는 나지막한 곰넘이봉과 맨 우측 둔덕산으로~

장성봉과 곰넘이봉 사이에 버리미기재가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중에 길이 막힌 몇군데가 있는데 그 중 한 구간이 버리미기재 일대다.

 

 

 

칠일봉에 오르니 조망은 딱히 없다.

조금 더 진행하니 청소년수련원인 보람원에서 오르는 갈림길이 보인다.

님군자산 들머리는 보통 세군데로 오늘 오른 하관평마을과, 하관평마을 옆으로 있는 보람원,

그리고 고도가 높아 조금 더 수월하게 오를수 있는 제수리재가 있다.

하관평이나 보람원에서 삼형제바위와 남군자산 정상 찍고 갈모봉과 선유동계곡으로

남군자산만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좌측의 희양산도 조금 더 드러나고, 그 바로 우측으로 볼록 올라온 산이 백화산이겠다.

맨 우측으로는 막장봉과 장성봉이다.

 

 

 

한차례 바위지대를 더 지나고 한바탕 치고 올라서니 남군자산(872m)에 이른다.

한국의산하, 다음 지도 등 옛 지도에는 해발이 827m로 표기되어 있어 좀 혼동스럽기도 하다.

군자산에 비하면 덜 알려졌지만 오히려 조망은 군자산을 능가한다.

남군자산 정상에 있는 저 바위는 머리 부분이 사라진 어느 불좌상이 아닐까도 생각해본적이 있다.

통닭 한마리 앉아 있는것처럼도 느껴졌다.

 

관평 사람들은 남군자산을 소군자산,또는 남봉으로도 부른단다.

남군자산 올라오면서는 장성봉과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 속리산과 백악산,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이 주로 보였고 희양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면 남군자산을 지나면서는 더 폭넓어진 주변 경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괴산에는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유명한 3대구곡이 있는데 화양구곡, 쌍곡구곡, 선유동구곡이

그것이다. 남군자산~군자산 건너편엔 길 하나 사이로 보배산과 칠보산이 위치하는데

그 아래 10여Km에 이르는 계곡에 아홉 볼거리가 있으니 쌍곡구곡이다. 

그리고 남군자산 갈모봉 아래에 위치하는 선유동구곡과 도명산 아래에 화양구곡이 있다.

하나같이 여름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룰만큼 절경이 이어지고 계곡이 좋은 곳이다.

 

 

 

 

남군자산에서 잠시 쉬었다가 군자산을 향해 간다.

남군자산까지 함께 온 좌측 막장봉 장성봉부터 곰넘이봉과 가운데 둔덕산,

내 머리 뒤로 대야산도 마지막으로 담는다.

좌측에서 3분의 1지점쯤 쑥 들어간 곳이 제수리재다. 막장봉 장성봉과 여기 남군자산 들머리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부턴 새로운 풍경이 추가된다. 우측 막장봉 장성봉부터 희양산,

가운데서 좌측으로는 주흘산과 조령산, 신선암봉 마패봉으로 대간길을 잇고

앞줄은 좌측부터 덕가산, 시루봉, 악휘봉으로 이어지고

맨 좌측 덕가산 아래쪽 바위지대가 칠보산인데 더 진행하며 짚어보자.

맨 좌측 뒤 뾰족 올라온 봉우리는 월악산 영봉이 아닌가. 참으로 시계도 좋은 날이다.

 

 

 

맨 우측 뒤부터 관봉 주봉 영봉으로 주흘산이 그 형태 그대로 전해진다.

주흘산 바로 앞 그리고 가운데 볼록 솟은 조령산과 그 좌측 신선암봉의 암봉 형태 돋보인다.

앞줄은 좌 시루봉, 가운데 악휘봉이다.

좌 시루봉 뒤 좌우로 있는 산은 마패봉과 메두막봉이다.

 

 

 

어디서라도 알아보기 쉬운 가운데 희양산과 그 우측으로 볼록 올라온 백화산,

좌측으로는 이만봉과 시루봉이다.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능선들이다.

아까 덕가산쪽에 시루봉이 하나 있고, 여기 희양산에도 시루봉이 있다.

 

 

 

가운데 뒤로 월악산이 보이는가.

월악산 앞줄 우측으로 덕가산과 시루봉이고 그 뒤로 신선봉과 마패봉이 위치한다.

우측 덕가산 아래 바위들이 희끗거리는 곳이 칠보산이다.

칠보산이 있다면 보배산도 있어야겠다. 좌측 볼록 솟은 산이 보배산이다.

 

 

 

월악산과 그 우측으로는 신선봉 마패봉이다.

조령산 주흘산 일대에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모두 익숙한 이름들일 것이다.

일곱 보물을 품고 있는 칠보산 역시 쌍곡계곡과 쌍곡폭포가 있어 여름산행지로 제격이다.

우측으로 바위산이 칠보산이다. 

 

 

 

조망에 취해 아래쪽엔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고 걸었다.▲

터지기 직전의 일월비비추 꽃봉오리에 잠시 쉬어본다. 

 

 

 

바위 산지답게 곳곳엔 바위채송화가 지천으로 피어났고

 

 

 

바위 있는 곳엔 돌양지꽃도 빼놓을수 없겠다.

 

 

 

습한 바위 주변으로 잘 자라는 일엽초와 같은 서식지를 둔 바위채송화.

 

 

 

찢어진 우산들, 우산나물이다.

삿갓나물이나 말나리와 혼동될수 있는데 잎이 찢어진 것이 우산나물이다.

 

 

 

숲에 없어서는 안될 흔하지만 굳건하게 잘 자라는 노린재나무다.

나무를 태우면 잿물이 약간 누런빛을 띠어서 노린재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지금이야 숲속의 수많은 나무중의 하나지만 예전엔 염료로도 좋은 재료가 되었던 나무다.

 

 

 

개옻나무.

 

 

 

걷는 길, 한창인 백운산원추리에게서 산뜻함이 묻어난다.

밝은 꽃이 피어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숲의 활력이 된다.

 

 

삽주와 둥굴레 열매.

삽주는 백출,창출이라는 생약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가끔 보다보면

그 자연인들이 가장 흔하게 채취하고, 많이 알고 있는 약재가 삽주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 보배산부터 가운데 칠보산까지, 형태도 조금씩 달라지면서 나와 발맞춰 걷는것만 같다. 가운데 뒤 월악산과 우측으로는 조령산 주흘산군이다. 

 

 

 

어느새 열매로 익어가는 참빗살나무다.

 

 

마치 주먹을 꽉 쥐고 있는듯한 참회나무 열매다.

참회나무는 5수성으로 날개 없이 공처럼 둥근 모양을 띤다.

회나무는 5수성에 얕은 날개가 있고, 나래회나무는 4수성에 깊은 날개가 있다.

 

 

 

곧 피어날 속단이다.

속단은 부러진 뼈를 잘 이어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며느리밥풀속. 꽃며느밥풀이 아닌가 싶다.

 

 

 

돌무더기가 흘러내린듯한 길을 지나고 발바닥이 그리 편치는 않으니

남군자산 지나 군자산으로 가는 등로는 조금 거친 편이다.

돌길이 섞인데다 아무래도 남군자산 따로 군자산 따로 산행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 길이 그리 윤택하진 않은 것이다.

 

 

 

남군자산에서는 보이지 않던 군자산이 이제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나고,

 

 

 

군자산 좌측 능선으로 솟은 봉우리는 비학산이다.

 

 

 

그리 썩 좋지 않은 등로를 따라 도마재로 내려온다.

도마재는 도마골에서 군자산 오르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는 등로도 좀 안정적이 된다.

 

 

 

아구~이뻐라.

이제부턴 거친 등로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곱디 고운 솔나리의 향연에 빠져 걷게 된다.

그냥 바라만 보아도 기분 좋은 꽃이다. 

 

 

 

저 들어차는 찬란한 빛과 이 연하디 연한 핑크와의 만남은 이 숲에 어둠이란 찾을수가 없을것만 같다.

모두 같은듯 하지만 사람도 얼굴이 모두 다르듯 이 아이들도 저마다의 생김새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솔나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보호해야 할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아무곳에서나 쉽게 만날수 있는 아이가 아니니

이 무더운 날, 높은 산을 걷고 또 걸어 만날수 있는 기쁨을 준 것이다.

어디 평지의 그 꽃들이 아무리 이쁘기로서니 발품 팔고,땀 흘리며 맞는 이 이쁜이들과 비할수나 있겠는가.

 

솔나리라는 이름은 아래쪽 잎을 보면 바로 알수 있듯

솔잎처럼 가느다란 잎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군자산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솔나리 자생지로 알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의외로 많이 자라고 있다.

관심만 가지면 솔나리는 이제 곳곳 산지에서 볼수 있을만큼 개체수가 늘어난 편이다.

남덕유산을 비롯 명지산과 충북권 강원권 백두대간 고산에서 만날수가 있다.

 

 

 

기린초가 많이 보이고, 기린초에 섞여 피어난 분홍색의 병아리난초도 하나 만난다.

기린초는 속리기린초가 아닐까 싶다.

 

 

 

이제 칠보산 형태가 뚜렷해졌다.

여기 남군자산 군자산과 쌍곡계곡을 사이로 길 건너편에 위치하는 좌 보배산과 우 칠보산이다.

두 산을 연계하기도 하지만 역시나 보배산이 비탐으로 묶여 있다.

뒤로는 덕가산 시루봉 악휘봉 희양산으로 이어진다.

 

 

 

볼록 솟은 보배산 아래 쌍곡계곡에는 주로 펜션과 민박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좌측 뒤 봉우리는 박달산으로 보인다.

 

 

 

 

이 봉우리를 667봉이라 하던가. 660봉이라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해발은 지도마다 다르고, 사람들마다 다르게 부를수 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봉우리에 올라서면 해태 같기도 하고

형상화시킨 미지의 동물상 같은 바위 하나가 지키고 섰다.

 

 

 

지나온 능선과 아래 쑥 꺼진 곳이 도마재다. 아직 남군자산은 보이지 않는다.

 

 

 

만날때마다 참 어려운 아이다.

이 아이는 갈매나무과의 갈매나무일까,짝자래나무일까.

물론 참갈매인지,좀갈매인지,털갈매인지 구별해야겠지만 당장 갈매인지 짝자래인지부터가 혼동스럽다.

다른 차이점들도 많이 있겠지만 짝자래나무 잎은 어긋나고, 갈매나무 잎은 마주나기한다.

워낙 자주 보여서 혹여 군자산 다녀오신 분들중에 이 나무를 담은 분들이 계실까 찾아보았지만

군자산 야생화를 담아오신 분들은 많았지만 갈매나무과에 대해선 찾을수가 없었다.

자신 없으니 좀 더 살펴봐야겠다.

 

 

 

좀꿩의다리.

 

 

 

그리고 다시 또 시작된 솔나리와의 만남. 이 도도하면서도 품위 있고

그러면서도 정갈하고 맑아 보이는 이 아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보통의 나리 종류가 황적색 또는 주홍빛을 띤다면 이 솔나리는 연한 분홍빛인듯~

파스텔톤의 그 오묘함으로 무장한듯~

솔나리의 매력이란 직접 마주한 순간 두근거리는 가슴이 말해준다.

 

 

 

가는 길 내내 어렵지 않게 솔나리를 마주할수 있으니

그냥 꽃길이 아닌 귀한 꽃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반대편 소금강휴게소로 넘어가는 길보다 도마재에서 군자산 오름길에 가장 많이 보였다.

 

 

 

 

이동할수록 산의 위치도 산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지며 따라붙는다.

가운데 칠보산과 맨 우측으론 초반엔 겹쳐보이던 막장봉 장성봉도 한결 가까워졌고 형태도 뚜렷해졌다.

가운데 뒤로 희양산이다. 희양산 좌측으론 주흘산과 조령산 신선암봉으로 이어진다.

칠보산 아래에는 쌍곡휴게소와 쌍곡계곡이 흐른다. 칠보산은 쌍곡휴게소에서 버스가 있지만

이따 하산할 소금강휴게소에는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 아니다. 버스 시간도 맞지가 않는다.

 

 

 

이제 우측 지나온 남군자산 능선이 모두 보여진다.

우측 세 봉우리중 가운데 가장 볼록 올라온 봉우리가 남군자산이다.

좌측은 막장봉과 장성봉, 가운데 둔덕산, 그 우측으로 대야산과 중대봉,조항산, 청화산으로~

좌측 장성봉 아래는 제수리재로, 남군자산 들머리가 될수도 있고, 막장봉과 장성봉 들머리가 되기도 한다.

제수리재에서 막장봉과 장성봉 오르는 길도 이빨바위,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가 많고 조망 역시 좋다.

물론 장성봉은 버리미기재가 대간길 들날머리이긴 하지만 비탐이다.

 

 

 

날카로운 상어 이빨 같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문장대 관음봉, 가운데서 우측으로는

스릴 넘치는 묘봉 상학봉 능선이다.

수려함을 느끼기엔 속리산이 나을수 있지만, 야생 같은 재미나 스릴은 묘봉과 상학봉 능선이 나을수 있다.

앞쪽 중앙으로는 속리산 조망처 백악산이다.

 

 

 

우측으로 뻗은 비학산은 군자산과 연계산행하기도 한다.

뒤로는 옥녀봉, 아가봉, 사랑산, 가령 낙영 도명산 등 산 많기로 유명한 괴산답게

수많은 명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주흘산, 조령산, 신선암봉, 마패봉,신선봉 등 다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바위산의 진수들이 한데 모였다. 

우측 아래 함지박 엎어놓은것 같은 산은 보배산이다. 좌측 뒤로 월악산도 따라왔다.

 

 

 

참으로 자연은 보배롭다.

이런 기적 같은 자연이 없었다면 무엇으로 이 헛헛하고 2% 부족할 마음들을 채울수 있었을까. 

성내지 않아도 되고, 욱하는 마음 없어도 되고,

괜히 후회하지 않아도 되고, 서운함에 눈물 짓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조망에 취해 군자산 정상에 오른다. 정작 정상은 조망이 막혀 있다.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군자산은 예전엔 군대산으로도 불리웠고,큰군자산이라 표기하기도 했다.

갈은구곡과 쌍곡구곡을 거느린 괴산의 제1명산으로 쌍곡계곡을 사이로 보배산 칠보산과 마주하고 있다.

군자산이란 이름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들이 있는데, 「한국지명총람」에서는

산세가 군자의 풍모를 닮아서라고 적혀 있다 한다.

쌍곡구곡의 제2경인 소금강을 품고 있는 산자락에는 노송과 기암절벽이 즐비하니

가히 옛 군자들이 노닐만하였어라.

 

무엇보다 군자산이 더 유명해진 것은 쌍곡계곡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쌍곡계곡에는 9곡의 절경이 있으니 쌍곡구곡이라 한다.

1996년인가, 충북의 유명 계곡을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한 결과 쌍곡계곡의 물이

최고의 물로 판정 받았다하니 그 깊은 골짜기의 청량함이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물론 이제는 너무 유명해졌으니 예전만 할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청정지역의 물맛이 어디 가겠는가.

 

 

 

소금강으로 하산 시작한다. 소금강까지는 2.5km다.

늘 이 자리에 서 있는 부서질듯한 뾰족 바위 하나를 지나고

 

 

 

날카로운 바윗길을 지나고,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계단길을 따라 내려선다.

소금강으로 하산길은 2.5km로 거리는 짧지만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니다.

하기야 요즘은 어느곳도 쉬운 산행이 없다.

이렇게 천천히라도 거닐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 길엔 어여쁘고 귀하신 솔나리가 아무렇지 않게 피어 있으니 아무렴 어떠하겠는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자태에 수없이 멈춰서고 셔터를 누른다.

 

 

 

어디 솔나리만 있겠는가. 

소나무는 기본이고, 하산하다 만나는 하늘벽 위용에 시선을 빼앗겨 버린다.

하늘과 절벽이 맞닿아 하늘벽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하니 가히 암벽의 풍모 알만하여라.

소금강으로 하산해서 보면 그 절경이 군자산을 대표할만하다.

 

 

 

하산길이 좀 힘들게 느껴졌던지, 소금강으로 내려서니 안도의 한숨과 함께 괜한 뿌듯함마저 느껴졌다.

오후 4시 20분이 가까워졌다. 6시간쯤 걸렸나 보다.

 

 

 

쌍곡계곡의 2곡인 소금강이다.

예전에는 쌍곡을 쌍계라 불렀는데 이황, 정철 등 조선의 문인들과 유학자들이

이 곳의 경치에 취해 노닐었다 하니 군자산이라는 이름에도 영향을 미쳤을거라 보인다.

소금강의 기암절벽인 하늘벽은 깍아지른듯 날카롭게 세운 고양이의 털 같다 느꼈고

얼음이나 유리로 만든 예술작품 같다고도 느껴졌다.

 

 

 

소금강휴게소에선 버스가 서지 않고, 행여 칠보산 쌍곡휴게소에서 나오는 버스가 선다 하여도

오후 7시가 넘어야 있다. 쌍곡삼거리 외쌍이라는 곳까지 나가면 괴산으로 나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슬슬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하산길에 만났던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괴산터미널까지 태워주신다.

덕분에 불편한 교통편에도 잘 마무리할수 있었다. 감사했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남군자산 군자산은 온갖 바위 형상들과 기암절벽, 

사방으로 막힘 없는 명품 조망과, 흐드러지게 피어난 솔나리의 향연에 걷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해야 했다.

역시 괴산의 제1명산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남군자산~군자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소중한 공감과 댓글도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