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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3년

백두대간 두문동재~삼수령

 

2013년 2월 7일 목요일

백두대간 두문동재~ 삼수령

 

 

산행코스 : 두문동재 터널~두문동재~ 금대봉~ 쑤아밭령~비단봉~매봉산~피재(삼수령)

산행거리 : 약 14.5km(두문동재부터는 10.5km쯤)

 

 

 

 

 

두문동재 터널 앞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이 쌓여 차가 들어설수 없어 이곳에서 두문동재 정상석이 있는 곳까지 걷는다.

 

나는 백두대간을 하겠다고 나선 길도 아니었다.

그저 갈만한 산행지를, 대중교통으로 갈곳을 찾지 못하다가

며칠전 주말 오후,  친구와 사부작 청계산에 다녀오면서

걸려있던 전단지를 보고서 무작정 찾은 산악회를 무작정 따라 나선 길이었다.

 

 

 

 

태백과 고한을 잇는 두문동.

 

 

 

 

 

며칠째 강원도의 폭설..

눈이 엄청 내린뒤라 개인산행은 엄두도 못낼 상황이었다.

나는 산악회라 함은 동호회에서 하는 친목쯤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같이 산에 가는 산악회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

조금은 충격이었다.

내 생의 첫 산악회 출정이었다.

 

 

 

 

평일이었음에도 자리는 거의 만석이었고

나는 이 신기한 광경을 처음 접하는지라 어리둥절 하기도 했다.

개인산행을 하면서 제일 피곤할때가 단체를 만날때였다.

그런 단체에 오늘은 내가 끼어 있다.

그래도 많은 눈 때문이었는지, 평일이어서였는지 다른 등산객은 누구도 만나질 못했다.

 

 

 

 

태백시 삼수동.

용연동굴로 가는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이 아스팔트 도로였는지는 저 이정표만이 말해준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를 알수 있겠다.

보통때는 차량으로 두문동재 터널앞에서 들어올수 있는 길을 걸어온 셈이다.

 

 

 

 

백두대간 두문동재(1,268m)

두문동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서 태백시 화전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지금이야 아래의 터널이 있어 예전의 고개는 아니리라~

 

두문동은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유래가 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고려의 충신 조의생, 박침,신규등 72명이

조선의 임금을 거부하고 경기도 광덕면의 광덕산에 모여들어 생활하게 되었는데

이성계는 이들의 학식을 높이 사 회유하여 일부는 조선의 관직에 들어갔으나

대부분은 이성계의 제안을 거절하고 계속 광덕산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결국 이성계는 1397년 이곳에 불을 지르고 고려 충신들을 몰살시킨다.

이때 살아남은 7명이 백두대간을 따라가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위치한

현재의 두문동에 터를 잡는다. 그 7인이  杜門不出(두문불출)한채 숨어살다 생을

마감했다는 데서 두문동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안타까운 역사의 흔적이 남은 곳이다..

 

 

 

 

금대봉으로 가는길..

첫 단체 산행이 생각보다는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큰 목소리로 떠들거나 지나치게 오지랖 넓은 사람이 없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날 첫 산악회 산행이 피곤하다 느꼈다면

나는 아마도 산악회로 해야할 백두대간을 시작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금대봉에 도착해서 본 풍경.

굽이굽이 강원도의 산군들이 시원스럽다.

민둥산과 지억봉

그리고 멀리는 가리왕산 방향일텐데..

 

 

 

 

금대봉(1.418m)

 

 

 

 

 

수아밭령 사거리.

용연동굴과 검룡소, 그리고 지나온 두문동재와 가야할 삼수령.

 

 

 

 

 

비단봉(1,281m)

 

 

 

 

 

비단봉에서의 전망은 좋다.

좌측으로 함백산이 가까이에 보인다. 정상의 군 통신기지도 보이고 우측으로 중함백..

가운데 은대봉과 우측 끝으로 오늘 지나온 금대봉..

함백산 좌측 뒤로는 태백산으로 이어진다.

 

 

 

 

좌측부터 함백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은대봉과

은대봉 내려서서 오늘 시작점인 두문동재와 지나온 금대봉.

 

 

 

 

 

금대봉에서  내려선  분주령.

그리고 대덕산.

 

 

 

 

드디어 매봉산의 풍차와

고랭지 채소밭이 시작된다.

 

 

 

 

이곳에 서는 순간, 가슴 시원함이 온몸에 전율처럼 퍼져난다.

 

 

 

 

 

아무생각 없이 첫 산악회와 백두대간의 첫 산행이

기대이상으로 다가왔다.

 

 

 

 

백두대간을 이어가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다.

이 풍경을 본 순간의 영향이 지대했을 것이다.

 

 

 

 

바람의 언덕을 향해 배추밭을 가로질러 오른다.

겨울이니 밭 주인도 조금은 이해해 주시리라~

이곳을 잊지못해 같은해 여름

싱그런 배추가 가득할때 이곳을 다시 찾았다.

겨울풍경 못지않게 배추밭은 장관이었다.

한동안 나는 매봉산의 풍력발전단지와 배추밭에 매료되어 있었다.

 

 

 

 

선자령과는 또 다른 느낌.

고랭지 채소밭 때문이었는지  나는 오히려 선자령보다도

더 가슴 시원함을 느끼고 있었다.

선자령은 이미 유명한 곳이라 기대로 떠나는 반면

이곳 매봉산은 전혀 무지한 상태로 찾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선자령에도 또다른 매봉이 있어 혼동될수도 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언젠가 TV로 봤던 고랭지 채소밭의 광활함.

 

 

 

 

백두대간 매봉산 .

그러나 진짜 매봉산 정상은 조금 더 가야한다.

아마도 전망좋고 바람의 언덕을 좀더 부각시키고 싶어 이곳에 세워둔 것이리라~

뒤쪽으로는 육백산과 응봉산쯤 되겠다.

 

 

 

 

우측 끝으로 보이는 나즈막한 산이 매봉산 정상.

 

 

 

 

 

어색할수도 있었던 첫 산악회 산행..

그럼에도 편하게 마칠수 있었던 것은 앞뒤로 걸으시던 님들의

불편하지 않을만큼의 친절이 있어서다.

곳곳에서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천의봉(1303.1m).

뒤편엔 매봉산이라 써있지만 눈속에 뭍혀

사람들이 천의봉쪽으로만 눈을 파헤쳤다.

 

 

 

 

매봉산에서 내려와 작은피재 방향으로 간다.

 

 

 

 

 

나의 첫 백두대간 산행이라 기억에 남는것도 있지만

누구라도 매봉산 풍차와 배추밭을 지날때면 절로 탄성을 지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풍차 밑의 시원한 칼바람도 좋았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갈림길, 매봉산.

낙동정맥의 분기점인 매봉산.

오늘 의도치 않았지만 의미있는 구간을 지난 것이다.

 

 

 

 

삼대강의 분수계.

빗물이 떨어져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에 따라

한강으로 흐르면 서해로~

오십천으로 들어가면 동해로~

낙동강으로 흐르면 남해로 들어간다..

우리의 인생도 한순간의 선택으로 또는 의도하지 않게 흐르는 것처럼~

 

 

 

 

피재(삼수령)에 내려선다.

 

 

 

 

 

낙동정맥 분기점인 삼수령(피재)에서 산행은 끝이 난다.

여기서 우측으로는 백두대간 건의령과 구부시령에서 덕항산으로 이어진다.

 

나의 첫 백두대간길.

새로운 것과의 만남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설렘이 앞선다.

앞으로도 이날 느꼈던 신선함이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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