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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3년

지난 산행기 정리 계방산, 설악산

 

지난 시간들을 정리하려는 작은 흔적일뿐

남아 있는 사진도 정보도 많지 않답니다~

꼭 필요한 정보는 다른 님들의 글을 참고하심이 좋겠습니다~ 꾸벅~^^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설악산 대승령.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 한계령,오색행 버스를 타고

장수대에서 하차한다.

 

 

 

장수대분소에서 9시쯤 산행을 시작한다.

무지 추운날 때문이었는지 토요일임에도 올라가는 사람을 볼수가 없다.

6시 30분 첫차에  등산객은 많았지만

대부분 한계령이나 오색에서 내리는지라

장수대에서 내리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대승폭포로 올라가는 길엔 멋드러진 금강송이 가득하다..

날은 흐리고 바람은 심하지만

이 금강송들 보는 재미로 오늘 집을 나섬을 후회하진 않는다.

 

 

 

 

한여름의 시원한 흐름 대신

대승폭포도 꽁꽁 얼어 있다.

 

 

 

 

 

장수대분소에서 대승령까지는 기껏 2.7km밖에 되질 않는다.

그러니 누구나 오를수 있는 짧은 거리다.

대승령을 지나 십이선녀탕이 있는 남교리로 넘어갈 생각이다.

 

 

 

 

 

 

 

 

 

쭉쭉빵빵 금강송길을 걷는다.

솔길을 걸을때만큼 기분좋은 길은 없다.

은은한 솔내음을 맡으며 걷는 기분이란 그 어떤 화려함 다도 좋다.

 

 

 

 

 

 

 

 

 

 

 

대승령 가까이 오를수록 눈은 많이 쌓였고

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대승령(1,210m)에 도착.남교리까지는 8.6km.

 

 

 

 

 

 

가야할 안산 방향이지만 날이 넘 흐리다.

점점 더 안개가 몰려온다.

 

 

 

 

 

 

 

 

 

 

 

 

먼저 올랐다 다시 장수대로 내려선 두 사람을 빼고는

아무도 만나질 못했다.

십이선녀탕, 남교리와 한계령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길은 아예 길도 사라지고 없다.

통제가 되었다 풀린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 지난 사람이 없는것 같다.

남교리 방향으로 300m쯤 힘겹게 가다가 도저히 진행이 안되어 대승령으로 되돌아 온다.

 

 

 

 

겨울엔 아직 남교리로 내려선 적이 없는지라 꼭 지나고 싶었는데 맘처럼 되질 않는 날이다.

주말이니 혹 이길을 지날 사람이 있을거라 기다려 봤지만

대승령까지 오는 사람도 찾을수가 없다.

물론 십이선녀탕이야 이왕이면 여름이나 가을에 가는게 답일수도 있다.

 

 

 

 

어쩔수없이 다시 장수대로 하산을 한다.

남교리로 못간게 조금 서운할순 있어도 그닥 아쉽진 않다.

섭섭함 따위는 금방 잊어버리고 이 눈길이 나는 즐겁다.

 

 

 

 

 

나는 보통때 잘 웃는편도,말이 많은편도 아니다.

그럼에도 산에서는 사소함에 기분이 업되고

그 좋은 감정을 감추지 못할만큼 기뻐한다.

장수대로 내려서면서도 그랬다.이런 설경 앞에 왜 아니그러겠는가.

 

 

 

 

올라오는 님들이 있다면 미끄럼 타는게 방해가 되겠지만

아무도 없으니 그냥 주저앉아 미끄럼을 타고도 내려가 본다.

오늘 나의 특권이다.

 

 

 

 

 

다시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내려설 무렵부터

한둘씩 대승령으로 오르고 있다.

혹시나해서 한계령이나 남교리로 가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지만

모두 대승령까지만 간다 한다.

혹여 진행하는 사람이 있다하면 다시 오를 생각이었다.

 

 

 

 

대승폭포 전망대인데 정작 폭포 사진이나 풍경사진은 사라진지 오래다.

뒤쪽으로  가리봉과 주걱봉, 삼형제봉도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힝~제대로 보이는게 없는 날이다.

 

 

 

 

장수대분소로 내려와서.

오후 1시가 넘은시간..

이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도 좀 늘어났고

산행 대신 근처에서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장수대분소 직원분께서 나와 찍어주신다.

조금은 미흡한 대승령 길.

그럼으로 다시 남겨둔다.장수대~남교리의 겨울산행을.

 

 

2013년 1월 24일 목요일.

혼자 떠나는 길, 아흔 두번째.

계방산.

 

 

산행코스 : 운두령~ 계방산~ 주목군락지~ 이승복생가터~계방산주차장

 

 

 

 

 

진부에서 9시 30분 내면행 버스를 타고 운두령에서 내린다.

평일임에도 눈꽃산행지로 이름이 난곳이라 그런지

버스에서도 10명 가까이 내렸고 주차된 차량도 여러대 있었다.

 

운두령(1089m),.말그대로 구름과 안개가 넘나드는 고개..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 내면의 경계에  걸쳐 있는 곳이다.

 

 

 

 

올라서며 뒤돌아본 운두령.

운두령은 함백산 만항재 다음으로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라 한다..

그래서 계방산 정상까지는 

표고차(488m)가 높지 않아 초보자도 오를수 있는 조금은 쉬운 산이다.

그렇다고 만만히 보는건 금물~

힘들지 않은 산은 없다는 거~~^^

 

 

 

 

정말 차림도 자세도 웃기다.

설경을 보기 좋은 날은 눈이 내린 다음날 적당히 춥고 맑은 날이다.

그런데 눈발이 계속해 날리고 있고 날은 흐리다.

 

 

 

 

운두령에서 오르는 길은 돌이나 바위가 거의 없어

걷기에도 피로감이 없어 좋은 길이다.

 

 

 

 

2012년 여름, 한가하기만 하던 이곳에 온적이 있었다.

그때의 숲이 어찌나 좋던지 공휴일이었음에도 사람이 없음에 놀란적이 있다.

겨울산행지로도 좋지만

여름의 원시림같은 숲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었다.

 

 

 

 

특히 물푸레나무 군락이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기 충분했었다.

원시림이란 말이 절로 나올만큼 숲이 울창했다.

 

 

 

 

 

눈꽃산행지로 이름 난 만큼 나무가지에 쌓인 눈들은

아름답기만 하다. 그런데 눈은 내리고 날이 개이지 않으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설경에 아쉬움이 웬 말인가.

어디 겨울산이라고 아무때나 눈꽃을 볼수 있었던가.

눈송이들이 입으로 눈으로 들어와도 솜사탕처럼 부드럽기만 하다.

 

 

 

 

여름엔 그저 싱그러운 나무 군락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자신을 빌려줘 눈꽃이라는 덮개 하나를 쓰고 있다.

자신을 내어주고도 이리 아름다운 것은 나무 너가 으뜸~

 

 

 

 

사계를 꼿꼿이 지키고 있는 나무와 숲.

그 위로 내린 눈이 눈꽃이라는 합작품으로 황홀하게 태어났다.

 

 

 

 

 

정말 멋진 숲이다.

이름값 제대로 한다.

 

 

 

 

운두령에서 계방산까지는 4.8km.

하늘은 잿빛이고 눈발마저 계속 날리고 있다.

 

 

 

 

시야가 좋든 안좋든

눈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날아갈듯 하다.

대간을 몇개월 함께했던 대간동지께서  

잊고 있던 김진섭의 백설부를 꺼내주셨듯이 눈이란 그런거다.

 

 

 

 

 

~눈 오는 날에 나는 일찍이 무기력하고

우울한 통행인을 거리에서 보지 못하였으니
부드러운 설편이 생활에 지친 우리의 굳은 얼굴을 어루만지고 간지를 때,
우리는 어찌된 연유인지, 부지중 온화하게 된 색채를 띤 눈을 가지고
이웃 사람들에게 경쾌한 목례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김진섭의 백설부 중에~

 

 

 

 

계방산 정상에 도착했지만

날은 흐리고 보이는건 없다.

 

계방산 정상에 서면 오대산 비로봉과 설악산까지도 볼수 있는데

참 아쉬운 날이다. 그렇지만 아쉽지만은 않다.

그 아쉬움이 다시금 나를 이곳으로 달려오게 할테니까 말이다.

 

 

 

 

계방산(1.577m)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덕유산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다.

오대산(1,563m)보다도 좀더 높다는 사실에 처음엔 좀 의아하기도 했다.

 

 

 

 

 

계방산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주목 군락이 있는 자동차 야영장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5,4km.

 

 

 

 

 

하늘이 트이지 않아 못내 서운하지만 

기분만큼은 상쾌함의 절정에 서 있었다.

가을엔 단풍과 낙엽이 없음 허전하듯이

겨울엔 눈 내리는 날만큼 운치 있는 날도 없다

 

 

 

 

주목이 마치  노각으로 담근 오이지처럼 생겼다.

구수하게 끓여낸 옥수수차에 밥 말아

잘 버무려 무친  오이지 하나 걸쳐 먹고 싶당~

보리굴비 대신~ㅎ

 

 

 

 

눈은 1m가 넘게 쌓인것 같다.

주목이 많이도 잠겼다.

 

 

 

 

 

머리마저 백발마녀가 되었다.

그만 눈이 그쳤으면 좋겠는데 끝도 없이 내리고 있다.

벌써부터 교통편이 걱정이다.

 

 

 

 

대충 바닥에 카메라 놓고 막 누르는 셀카도

온통 흰세상 때문인지 그런대로 봐줄만하다.

하산길, 멋드러진 주목이 한동안 이어진다.

 

 

 

 

 

노동계곡으로의 하산길은 돌과 바위길이 이어지는 곳이지만

눈이 어찌나 쌓였던지 주목 군락 지나면서는

아예 주저앉아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는게 더 편했다.

 

 

 

 

 

이승복 생가터을 지나 계방산 주차장 밑에서

3시 50분 차를 타려 했지만, 아침에 버스를 같이 탔던 사람들이

눈 때문에 버스가 못다닌다 한다.

기다리던 사람들 서너명씩 택시를 같이 타고 진부로 나가야 했다.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혼자 떠나는 길, 아흔 여섯번째.

설악산.

 

산행코스 : 오색~ 대청봉~ 희운각 대피소~소공원

산행시간 : 8시간쯤.

* 내 인증샷 사진 몇장만 남아 있는게 전부다.*

 

 

 

오색 버스터미널에서 오색 탐방센터로 가는 길..

강원도의 계속된 폭설로 설악산도 통제가 돼 있다가

오색과 소공원, 백담사에서만 통제가 풀렸다.

그걸 모른채 한계령에서 내리려던 사람들도 어쩔수 없이 오색에서 하차한다.

 

 

 

 

이날 사진은 정말 없다.이미 싸그리 뒤바껴 삭제된지 오래~

남아있는 내 어설프고 애매한 사진들이라도 모두 올린다.

어설프나마 소중한 기억이, 자료가 될테니 말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사진 중 근사한 나무가 있는

이 사진 한장이라도 건졌으니 됐다.

 

 

 

 

 

점봉산 자락이 들어오지만 흐린탓에 제대로 보이진 않는다.

 

 

 

 

 

대청봉 바로 전..

 

 

 

 

 

대청봉(1.708m)

가을 이후 삼개월만의 대청봉.

한 철에 한번씩만 찾기로 했다.

 

 

 

 

정상도 한산하다.

계속된 폭설로 통제가 반복되기를 수차례.

 

 

 

 

 

그러나 정작 산에 들면 폭설이라 했던것에 비하면 눈은 그닥 많게 느껴지지 않았다.

빠르게 녹거나 고산답게 바람의 영향을 받거나..

중청과 서북능선과 귀때기청봉이 흐리게 들어온다.

 

 

 

 

 

화채능선 방향이다.

좌측으로 울산바위가 맞겠지만 차라리 사라진셈 쳐야겠다.

 

 

 

 

 

화채능선이 이어지고

뒤로는 속초시내지만 아예 보이질 않는다.

어느 계절 상관없이 나는 시계가 좋은 날이 최고의 날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공룡능선과 울산바위도 운무에 답답하기만 하다.

2013년 1월, 거의 운무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서해뿐 아니라 동해까지도 미세먼지 영향을 받는건 충격적이었다.

 

 

 

 

중청대피소로 내려선다.

소공원으로 하산할 생각이다.

 

 

 

 

공룡능선의 장쾌함을 제대로 볼수 없음이 아쉽지만

내가 이곳에 있고, 떠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이미 충분히 보상 받은 느낌이다.

 

 

 

 

중청대피소.

 

 

 

 

 

중청대피소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어쩌다 한두명이 보일뿐,

그러니 소공원으로 가는 사람은 당연히 찾을수가 없다.

 

 

 

 

끝청 갈림길이다.

언뜻 눈이 많이 없는걸로 보이지만

며칠동안 내린 눈으로 한계령에서는 출입이 통제가 되었다.

한계령에서 오르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오색에서 시작하게 되었던 이유기도 하다.

 

 

 

 

소공원으로 가는 회운각 대피소까지도 험난했다.

소공원에서 대청까지의 길도 통제가 풀린지 하루.

 

 

 

 

소청(1,550m)

좌측의 희운각 대피소 방향으로 간다.

 

 

 

 

소청에서 하산하며 본 공룡능선.

설악산은 끝내 시원한 전망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 계절에 한번씩만 찾겠다 했지만

결국 나는 겨울이 가기 전 화창한 날 설악을 다시 찾게 된다.

 

5시 30분이 안된시간, 소공원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속초로 가는 버스를 탈수 있었다.

하산길, 험난한 눈길을 뚫고 8시간만에 산행을

마칠수 있었음이 대견하기만 했다.나는 설악에 빠질것 같은 예감을 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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