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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관악산 사당역 등산코스 -관악산 등산코스-관악산 사당능선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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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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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에 멀지 가진 못하겠고 오랜만에 관악산 사당역 코스를 밟아보려 한다.

사당역 4번출구로 나와 관음사 방향으로 오른다.

 

산행코스 :사당역~관음사~마당바위~관악문~연주대~서울대 공대

              (약 7.5km의 짧은 코스지만 아기자기 암릉 오르내리는 재미가 좋은 코스로

               여유롭게 한바퀴 돌아보면 좋겠다.)

 

 

사당역에서 1.3km 10분 정도 오르면 관음사 입구에 닿는다.

이곳에서 연주대까진 3.8km,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든다.

 

 

 

이게 무엇으로 보이는가.

덜 익은 바나나처럼도 보이고 무언가의 결실처럼 보이는~

바로 때죽나무의 충영(벌레집)인 것이다.

충영치고는 형태가 너무 독특해 예전 이 모습을 처음 접했을땐 약간 충격이기도 했다.

 

 

 

이게 때죽나무 열매다.

비슷한 쪽동백나무와 달리 잎이 작은 편이고

꽃(열매)이 두줄로 나란히 피는 쪽동백나무와 달리 때죽나무는 중구난방식으로 달리는 편이다.

꽃이 피었을땐 더 정신없어 어지럽게 보이더니

그래도 열매를 맺으니 제법이나 의젓한 느낌이 든다.

 

 

 

첫번째 관음사 국기봉으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관악산과 한 몸인듯 길다랗게 녹음을 만든 까치산공원도 보이고

가운데서 우측으로 서달산과 녹음속의 국립현충원 일대도 들어온다.

가운데 서달산 왼쪽 뒤로 63빌딩도 보인다.

 

 

 

비좁은 첫번째 관음사 국기봉을 뒤로하고 전망대로 올라선다.

 

 

 

 

관악산엔 팥배나무가 참 많다.

몇년전 관악산에 오르면서 팥배나무와 야옹이들만 보인다 느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전망대에 올라서면 가야 할 건너편 봉우리들과 정상 철탑을 마주할수가 있다.

장마철이 시작되었다.날은 많이 흐리지만

미세먼지 없고 오존이 없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날이다.

 

 

 

사당역코스가 좋은 이유는 아기자기 바위 넘나드는 묘미와 함께

조금만 올라서도 이리 조망이 훤히 트인다는 점이다.

오늘은 흐려 곳곳이 다 들어오진 않지만 시야 좋은 날 이곳에 서면

어찌나 가슴이 후련한지 그래서 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번째로 갈 왼쪽의 선유천 국기봉도 보이고

뒤로는 장군봉 능선과 아래론 서울대 공학관도 들어온다.

이따 가장 빠르게 하산할수 있는 저 서울대 공대로 내려가 버스를 탈 것이다.

 

 

 

올라선 철계단길과 까치산공원과 뒤로 가운데서 우측 녹음속으로 국립현충원.

그리고 가운데서 좌측 63빌딩까지.

예전엔 어디에 서나 63빌딩만이 보일 정도였는데

이젠 비슷비슷한 높이의 건물들이 많이 생겨 그 존재 많이 묻혀 버렸다.

그래도 누래 보이는걸 찾으면 그게 63빌딩. 우측 끝으로 희미하게 남산도 보인다.

 

 

 

도대체 누구의 소행인지.

조망좋은 바위 곳곳엔 큼지막한 검은 글씨들로 도배를 하였다. 정말 눈엣가시가 아닐수 없다.

 

 

 

사진 찍는 곳곳에 저 검은 글씨가 따라 다닌다.

언젠가 숭례문이 불탔을때 그 분노를 생각하면 이런 행태 또한 그냥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겠다.

다른 능선부에도 붉은 페인트로 쓰여 있었는데 글씨체나 내용이 한 사람의 것으로도 보여졌다.

지운다고 지웠지만 어찌나 흉물스럽던지.

괜히 외로운 분일거 같아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세상의 불만을 부디 이렇게 풀지는 마소서.

 

 

 

바쁠것도 없고 시간제약도 없으니

마냥 인증놀이도 해가며 바위란 바위는 모두 점해보고 가겠어요~

도심 산에 오는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곧 쏟아질듯 말듯~이런날은 핑계김에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해야겠당~

 

 

 

듬직한 바위 따라 다음 봉우리로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좀 전의 전망대도 보이고

주변엔 온통 아파트와 건물들속에 갇힌 느낌이다.

그러니 이 녹음과 바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짐은 당연한 세상이 된 것이다.

 

 

 

좌측 뒤로는 몇년전 큰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었던

우면산과 남태령 전원마을도 보이고

우측 뒤로 있을 청계산은 아예 숨은라인 찾기를 해야할 판이다.

뭐 오늘같은 날은 굳이 멀리까지 보지 않아도 된다.

미세먼지와 오존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지.

 

 

 

일명 거북이바위다.

거북이는 날고 싶어하는데

뒤에선 묵직한 바위가 가지 말라 누르고 있는것만 같다.

 

 

 

나는 사당역코스를 밟을땐 저기 선유천국기봉을 꼭 들러본다.

바위가 엄청 멋스러운 곳이다.

저곳으로 가보자.

 

 

 

선유천국기봉 오르는 길의 바위는 소나무들 분재처럼 자라고 있고

마치 만들어낸 속이 빈 바위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선유천국기봉에 올라서니 20대 초반의 아가씨들~ 인증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동남아에서 온 아가씨들로 한동안 이 국기봉을 떠나지 못했고

여기저기 전화해 지금 이곳을 비춰주고 있었다.

먹구름 낀 하늘도 참 근사하다.

 

 

 

해외 유명 산지들 많고 많다지만

도심속에서 만날수 있는 이런 바위산이 어디 흔한 일일라구요.

맘껏 원껏 즐기다 가시와요~

그리고 서울엔 이런 멋진 명산이 있다는 것도 잊지말고 전해주시구요~

 

 

 

첫번째 전망대부터 지나온 암봉들.

여름엔 나뭇잎들이 울창해

저 바위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는건 아쉬움이지만

저 갈기갈기 잔근육들의 숨은 포효는 어딜가지 못한다.

 

 

 

왼쪽 까치산공원과 뒤로 서달산,그리고 숲 안에 동작동 국립현충원.

우측으론 방배동과 반포 방향이다.

가운데 뒤로 한강 너머로는 남산이 보이고 흐려서 북한산은 보이지 않는다.

 

 

 

철탑이 있는 가야 할 정상부 방향이다.

관악산은 서울대 입구에서 바로 연주대로 오르는게 가장 일반적이고

많이 찾는 코스이긴 하지만 사당역,낙성대,안양,과천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뒤로 삼성산과 호암산, 장군봉 능선. 아래로는 서울대학교다.

관악산은 서울대입구에서 시작해 장군봉 넘어 삼성산으로도 갈수도 있고

팔봉이나 학바위 능선, 육봉 코스를 밟아도 좋다.

무궁무진한 관악산 등산코스.

얼마든지 가볍게도 묵직하게도 돌아볼수 있는 도심속의 명산이 아닐수 없다.

 

 

 

3~4시간의 짧은 산행에서부터 6시간 8시간까지 긴 코스를 만들어 낼수 있으니

도심에서 이만한 산이 없음이다.

관악산(삼성산 포함)엔 11개의 국기봉이 있고 국기봉 종주를 하여도 괜찮다.

약 20km쯤 되지 않으려나 싶다.

스릴 넘치는 코스로는 6봉과 8봉도 좋고, 안양쪽 과천쪽 어느곳인들 부족하지 않은 관악산이지만

그 중에 이 사당능선 코스의 장점은 위험하지 않으면서

아기자기 암봉과 육산길을 고루 접할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나는 이 선유천국기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좋아라 한다.

아무리 숨기려해도 드러나는 저 암봉의 찰진 근육들.

야성미도 좋구요~부드러운 섬세함도 좋구만요. 딱 내 스타일이여요~

 

 

 

정상으로 가는 길,

아직은 몽키바나나 같지만 그래도 병의 형태 다잡아 가고 있다.

조금 더 무르익으면 딱 맥주병 모양을 만들어 낼 것이고

무더운 여름,그 길에 시원한 맥주 한잔 땡기게 하는 병꽃나무다.

 

 

 

이 계절 흔히 만날수 있는 큰까치수염.

잎자루엔 붉은 무늬가 있고 잎엔 잔털이 거의 없어 광택이 있다.

 

 

 

너른 바위 곳곳엔 담쟁이덩굴.

 

 

 

하마바위도 지나고~

 

 

 

마당바위에 올라서면 소나무 하나와 독특한 조개 모양의

바위가 시선을 붙잡는다.

이 바위를 볼때마다 어느 초콜릿 회사(길리안)에서 만든 조개를 닮았다 생각했다.

 

한때는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주는 날이면

무슨 초콜릿을 선물할까 설레는 고민을 하곤 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런 감정도 조금씩 무뎌져 가는 것인지 그것이 당연한 이치인 것인지

조금은 서글픈 일이기도 하지만 또한 편한 일이 되었기도 하다.

 

 

 

마당바위 전경. 쉬어가는 산객에게서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도심 산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홀산객이 많다.

약속 없이 갑자기라도 어느때라도 오를수 있으니 이만한 휴식처가 없음이다.

뒤로 우면산과 남태령마을도 들어온다.

 

 

 

마당바위는 자라 한마리 엎드려 있는것도 같고

네모 반듯 양철 도시락을 보는것도 같다.

우리때는 둥그런 순정만화 그려진 도시락이 유행이었다.

 

 

 

땅비싸리,참싸리,조록싸리 등 콩과에 속한 싸리들이 많지만

이것이 아무 수식 붙지 않는 그냥 싸리다.

이와 비슷하지만 꽃차례가 짧아 줄기에 바짝 붙어 꽃을 피우는 것이 참싸리다.

 

 

 

노랑선씀바귀도 보이네.

꽃잎이 4~8장 정도면 그냥 씀바귀.

워낙 고들빼기와 씀바귀류 잎의 변이가 심한지라

고들빼기 종류와 헤깔릴때는 잎이 줄기를 감싸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잎이 줄기를 감싸는건 고들빼기류,감싸지 않는건 씀바귀류.

 

 

 

꽃에서 열매로 변하는 미역줄나무.

 

 

 

곳곳엔 바위들의 단짝 멋드러진 소나무가 한자리씩 차지하고

뭔가 생각에 빠진 어르신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정년을 마치고 나면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자신만의 특기나 취미가 확고히 있다면 좋겠고

여유가 있는 분들은 해외여행들도 많이 떠나고 산악회 따라 전국의 산에 다니시기도 한다.

동네 산에 매일 오르시는 분들도 계시고

땅이 있다면 텃밭 일구는 재미도 한몫하겠지만

이도저도 아니라면 긴긴 시간 어떻게 보내야할까.종종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멀지만은 않은 미래~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고 있을까.

조금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해마다 같은 자리 피고지는 돌양지꽃, 너가 가끔은 부럽기도 하단다.

 

 

 

특별히 꽃 핀 모습 찾아보기 힘든 바위 산지에

털중나리 화사함은 일대를 모두 평정해 버리는 듯 하다.

뒷 배경으론 노간주나무가 가득하고~

 

 

 

척박한 바위틈 어디라도 잘 자라는 노간주나무다.

소의 코뚜레나 활, 회초리 등으로 쓰일만큼 줄기가 질기고

두송실이라는 발효액을 만들기도 하고

열매는 향이 진해 양주 진의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는 노간주나무.

 

 

 

잎은 마치 개암나무를 닮기도 했다.

이 길에 물오리나무가 많이 보인다.

 

 

 

열매에 4개의 능각이 있는 회목나무도 실하게들 달렸다.

독특한 모양으로 붉게 익어갈 것이다.

 

 

 

연주대 우회로 표시길.

겨울엔 이 길이 위험하다 생각해 우회하기도 하였지만

지금이야 오를만 할 것이다.

그래도 이 곳은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데

의외로 오르는 사람들도,심지어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그 이유를 알았다.

예전에 없었던 계단들을 새롭게 정비해 놓은 것이다.

관악문 이곳을 오를때 밧줄을 잡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조금 아쉬운 마음도 어쩔수가 없나보다~잉

 

 

 

2015년 11월의 관악문은 밧줄 두개가 전부였다.

작년 1월에도 사당능선을 밟았지만 이 길을 우회해 알지 못했는데

그 사이 계단이 생겨부린 것이다.

 

 

 

관악문을 넘어서니 새로운 세상과 대면한 듯.

아련히 떠도는 안개구름 때문인지

마치 어느 낯선 밀림지에서 신세계를 새로 접한 느낌이랄까.

 

 

 

날씨 탓인 것인지 그동안 봐왔던 관악산이 아닌듯

정상부의 기상관측소 건물과 연주대도 어느 미지의 세계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왼쪽 내 뒤의 바위는 얼핏 한반도 지도처럼도 보일 것이다.

예전에 지도바위라 표기된 것이 있었는데 이젠 보이지 않았다.

아래쪽에서 보니 웃고 있는 가오리처럼 보이네~

계단까지 생기고 나니 혹여 너무 밋밋한 코스가 되었을까 걱정한것도 잠시

바위 오르내리는 묘미는 여전하니 사당능선 중 가장 재미난 구간이 아닐까 싶다.

 

 

 

거기가 아니라 관악문 아래로 내려가야 길이랍니다.

넘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오신 님들. 원래 가까이에선 잘 보지 못할때가 있다.

한발짝 떨어져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우리네 사는것도 마찬가진가 보다.

몇발짝 뒷걸음 쳐서 바라보면 그때서야 느끼는 것들이 많으니 말이다.

 

 

 

아~시상에나~

정말 예전의 그 길이 맞나 싶을만큼 변해 있었다.

조금은 아찔한 마지막 저 정상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 조망처에서 숨을 고르고 핑계김에 쉬어갔던 기억이 생생한데

마치 월악산 영봉 오르는 길처럼 지그재그 계단이 설치되었다.

 

 

 

멋드러진 암봉에 소나무까지 자리하니

이곳에 선 순간은 늘 신선이 된 기분으로 멈춰 바라보던 곳.

 

세상에 절대란 것은 없었다.

통제로 절대 열리지 않을것 같던 곳들도 하나둘 개방을 하였고

이곳도 우회하라 하였지만 결국 길을 만들어 놓았다.

못다닐만큼 위험한건 아니니 사람들 왕래 끊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차라리 데크를 설치해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건너와서 뒤돌아 본 소나무 조망처는

바위와 소나무의 전형적 케미를 보여주는 듯 한폭의 동양화가 되었다.

 

 

 

예전에 정상을 넘어가던 길이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밧줄은 그닥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데

옆으로 타고 도는 밧줄은 유독 아찔하게 느껴졌다.

겨울엔 특히나 조심해야 할 구간이었다.이제는 그것도 추억속으로 사라지나 보다.

 

 

 

지나온 조망처 바위와 뒤로는 사당능선.

 

 

 

그렇게 새로 생긴 계단따라 암봉을 넘어서니 너른 바위가 있는 정상부 뒷편이다.

시간에 늦은 듯 급히 연주대로 내려가시던 스님은

잠시 뒤 염불을 외시고 계셨다.

 

 

 

정상부에서 바라본 정상석 뒤편과 기상관측소 건물과 뒤로는 KBS 송신소 철탑.

왼쪽으로 연주암도 보인다.

 

 

 

지나온 사당능선과 데크길의 새로운 풍경들.

탁 트인 날이라면 서울시내며 과천 곳곳들도 선명히 들어오겠다.

 

 

 

홀산의 여유로움을 즐기시는 님.

어느 님들은 계단으로 스릴이 많이 줄었다 아쉬워 할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무서워 이 길을 넘지 못하던 분들에겐

새로운 풍경 만끽할수 있는 좋은 시설이 생긴 것이다.

또한 계단은 패이는 산길을 방지하는 차원이기도 하니 좋은쪽으로 생각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언제봐도 너른 관악산 정상은 참 멋드러지지유~

거대한 암벽에 비스듬히 곧 쓰러질듯 세워진 정상석까지.

북한산 도봉산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바위산이

도심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는건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안식처가 아닐수 없다.

 

관악산(629m)은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남현동과 금천구,

경기도 안양시·과천시 관문동에 걸쳐 있는 산이다.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에 속했던 산으로,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고, 그 줄기는 과천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에 이른다.

 

 

 

바로 아래 연주대에 잠시 내려가 본다.

임신을 한건지 살이 찐건지 유독 배쪽으로만 불러 있는 아이.

피부병에 걸린 것인지 여기저기 붉은 피부가 드러나고 연신 온몸을 핥고 또 핥는다.

그래도 동네 떠돌이 고양이들에 비해 여기 냥이들은 안정적인 편이다.

오가며 먹을걸 주기도 하고 당연히 이 자리 있다는 걸 아는지라 딱히 헤코지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절벽위로 세워진 연주대의 웅진전.

비좁은 공간이라 자리 펴고 기도하는 사람이라도 있음 저 안쪽으론 들어가 볼수가 없다.

 

원래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관악사를 건립할때 함께 건립하면서 의상대라 불렀었다 한다.

관악사와 의상대는 연주암과 연주대로 이름이 바뀌는데

조선 개국후 고려를 그리워 한 사람들이 개성을 바라보며

망해버린 왕조를 연모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조선 태종의 첫번째 왕자인 양녕대군과 두번째 왕지인 효령대군이 왕좌에서 멀어진 뒤 

이곳에 올라 왕좌의 미련과 동경의 마음을 담아 왕궁을 바라보았다 하여 연주대라 하였다고도 하고~

 

 

 

서식지가 비슷한 바위채송화와 돌양지꽃.

 

 

 

큰꿩의비름은 8~9월이면 연분홍과 홍자색으로 채워갈 것이다.

남한산성 성벽의 큰꿩의비름도 유명하다.

 

 

 

 

열매 하나하나마다 표정이 살아 있는것만 같다.

가을이면 붉게 익어 터트릴 참회나무 열매다.

 

 

 

전망대로 내려와서 본 정상부와 연주대.

말 그대로 깍아지른 절벽이다.

그냥 절벽 자체도 멋드러졌을텐데 아찔한 그곳에 암자라니~

요즘처럼 길도 좋지 않았을테고 신발도,모든 조건들이 그러했을텐데

석축 쌓아 올린 정성도 놀라울 뿐이고

저곳에 암자 지을 생각을 한 의상대사도 새삼 대단한 분이셨나 보다 생각해보게 된다.

 

 

 

복잡한 며느리밥풀속이 깨어나고 있다.

포의 삼분의 일정도만 가시같은 털이 나는걸로 봐서

며느리밥풀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꽃며느리밥풀로 보인다.

 

 

 

온갖 벌이며 나비들 꼬여드니 진정 기린초 너는 제 일을 다 하고 있구나.

오는 이 막지 말고,가는 이 잡지 말라 하였거늘

그런데 어디 세상사가 그리 말대로만 되어야 말이지.

가는 이는 잡고 싶고, 오는 이는 더이상 오지 못하게 막고 싶은 사람 심리라니.

 

 

 

말바위능선 따라 깔딱고개로 간다.

깔딱고개에서 우측 서울대 공대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저 송신탑쪽으로는 8봉과 6봉으로도~

무너미고개와 삼성산으로~학바위능선으로도 다양한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설악에 갈때면 귀하디 귀한 몸짓들에 치여

눈길 한번 주지 않던 돌양지꽃이 오늘은 주인공이 되었다.

자주 보는 이는 친근해서 좋고, 희귀한 존재들은 그 자리에서만 볼수 있으니 또 반가운거구.

설악 얘기하니 또 설악 가고프다. 바람꽃,솔체꽃,왜솜다리도 피어나겠다.

가고플때 보고플때 내가 할수 있을때 실행에 옮겨보자.

 

 

 

뒤돌아 본 기상레이더관측소와 연주대 모습.

말바위 능선을 타고 연주대로 이어지는 이 길도 암릉길로 손색이 없다.

처음 관악산에 왔을때만 해도 이 길은 무서워 우회해 다녔었는데

바위 무서워 하는 나도 이제는 바위가 재밌어지고 있나 보다.

멀리서 볼땐 저길 어떻게~하지만 길은 다 있었다.

그러나 어느 길도 방심은 금물이여요~

 

 

 

기상관측소 건물과 기암 위에 세워진 연주대.

우측으론 사당능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새로 만든 데크길도 만날 것이다.

빌딩들 속에 이런 암릉길이 있다는게 서울 사는 위안이기도 하다.

늘 이사를 꿈꾸고 계획해 보지만 아무래도 나는 한동안 서울에 살것만 같다.

 

 

 

자기 안식처인듯 바위 아래 자리 잡은 야옹이 한마리.

관악사지 공사로 인해 헬리콥터 분주히 오가니 

신경이 쓰이는지 연신 소리를 따라 고개를 움직인다.

 

 

 

관악산의 상징이 되기도 한 야옹이들.

아구 그랬쪄~

그럼 화답이라도 하듯 야옹거리고 눈을 깜빡거리고~

야생이 된 들개들은 사나워진 반면,냥이들은 오히려 더 순해졌다.

 

잘 있어라~

사는게 뭐 별거더냐.

어찌 보면 잘 자고 잘 먹는게 삶의 최고 행복일수도 있지.

이쁜 짓 많이 해 맛난것도 많이 얻어 먹으라구~

 

 

 

배낭이며 카메라 다 풀어 제쳐두고

한동안 나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천천히 쉬었다가 간다.

 

 

 

각자만의 시간에 취해 보시는 님들.

한가한 망중한이 느껴지는 편안한 시간이다.

아래로는 점심공양 하기로 유명한 연주암과 십이지신탑이 내려다 보인다.

 

 

 

서울대 방향으로 하산 길,

조금씩 내린 비가 제법이나 계곡의 형태 갖추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어느 여성산객님 이곳에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셨는데

어느새 계절은 바뀌어 더위를 식힐 장소가 되어 있었다.

 

 

 

서울대 제2공학관 버스정류장으로 하산해 산행은 마무리가 된다.

이곳에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가 곳곳으로 연결되고

하산길도 짧아 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다.(깔딱고개에서 1.9km)

다행히 버스를 탄 뒤에야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름 냄새 퍼지는 허름한 집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잔하면 딱이겠다.

 

 

 

 

관악산 어디든 바위 좋고 스릴 넘치지 않겠느냐만

이 사당역 코스의 장점이라면 육산과 암산이 조화로워 누구라도 거닐수 있고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스릴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올라도 조망이 트이는 매력적인 산군~관악산 사당역 코스였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지만 수백명씩 남겨주신 댓글과 공감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젠 우연이라도 이 글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에서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