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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담양 순창 추월산 (호남정맥 밀재~천치재)

이제는 야생에서 거의 보기 힘들어진 멸종위기 1급인 광릉요강꽃을 비롯, 싱그러운 이른 봄의 야생화 산지부터

전국 봄꽃축제 산지와 남녘의 섬여행지, 지리산, 북한산, 한라산, 두륜산,영남알프스 등의 명산들과

불갑산 꽃무릇과 관악산 남근석 이야기 등 볼거리도 풍성해졌답니다.

《효빈 길을 나서다》 또는《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을 검색해 주세요.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동감 있게, 재미나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인터넷 주문이 10% 저렴하고 선물용으로도 추천합니다. (2020년 10월 효빈)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 이어 '효빈 길을 나서다'의 세번째 책,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이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인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에서는 야생화 부분에도 할애를 좀 했었다면

이번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서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바다산지와 트레킹지에도 비중을 두어 소개하게 되었다.

물론 암릉 산행지와 여름 산행지, 단풍산지, 강원도를 대표하는 설경산지 등

사계절 아름다운 산야를 두루 소개하였고, 새로운 정보들도 꼼꼼히 체크해 담았다. (2021년 5월 덧붙임)

 

《설악산의 사계와 야생화》 《 아름다운 산행과 여행 》 《힐링되는 트레킹과 산행》에 이은

효빈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2023년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스가 되는 산행지들이 인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신작에서는 강이나 천을 따라 산줄기가 아름다운 산지,

산중 출렁다리가 생긴 후 유명세를 타고 이슈가 된 산지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대슬랩 산지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그 곳에는 어떤 들풀꽃들이 자라고 있을까.

그 산에 피고 지는 다양한 야생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담았다.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새롭게 개장하거나 달라질 정보들도 많이 담겼고

사진과 글을 곁들여 함께 거닌듯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거랍니다.

인터넷 구매가 10% 저렴하고 

떠나지 못하는 님들께, 산과 자연, 여행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동안의 성원에도 감사드립니다. (2023년 1월 덧붙임)

 

https://0709im.tistory.com/774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

2023년 1월, '효빈 길을 나서다'의 네번째 책 《오늘의 명산, 절경따라 걷는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산에도 유명세를 타고 유행을 쫒는 산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사진 스팟이나 핫 플레이

0709i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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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회 새로운 추월산에 간다.

정확히는 호남정맥을 잇는 것이지만 그저 추월산의 여름을 느껴보고자 함이다.

 

산행코스 : 밀재~추월산~수리봉~깃대봉~가인연수원~천치재

               (약 10~11km 짧게 잡힌 코스로 어렵지 않게 마칠수 있는 날이다.

              하지만 산행에 있어 쉬운 날이란 없다.더위에 지치기 쉬운 계절이고

              헛짓을 많이 하다보면 주어진 4시간 50분이 빠듯할수도 있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전북 순창군 복흥면 대방리의 밀재다.

추월산과 천치재 이정표를 따라 진행하면 되겠다.

 

 

 

밀재에서 몇분 안올라와 조망 트이는 곳에서 보니 가운데 뒤로 삼인산과 병풍산이 보인다.

올겨울에 다녀온 곳인데 의외로 조망이 아주 좋았다.

 

 

 

담양땅이 시야에 들어오고 뒤론 광주와 무등산 방향이다.

날이 흐려 무등산도 내장산도 션하게 드러나지 않는 날.

이런날은 이런날대로 가까이의 것들과 교감해도 좋겠다.

시계가 좋은날엔 사방으로 아주 시원스러울 것이다.

 

 

 

야생화가 많지 않은 산지,그리고 좀 애매한 시기.

하지만 그 안에도 다 생명들은 숨쉬고 있었다.

꽃이 지고 열매를 준비중인 은난초가 보이고,딱총나무는 벌써 붉게 익어가고 있다.

부러진 뼈를 잘 붙게한다해서 옛날 사람들은 딱총나무를 접골목이라 부르기도 했다..(위)

 

이젠 바야흐로 씀바귀의 계절. 꽃잎은 보통 5~8장에 꽃술이 검은게 특징.

아무 수식 붙지않는 그냥 씀바귀다.같은 조건에 흰색이라면 흰씀바귀.

같은 모양으로 꽃잎이 더 많으면 선씀바귀 종류.

이제부턴 변이가 많아 구별하기 애매한 산씀바귀와 두메고들빼기도 피어날 것이다.(아래) 

 

 

 

흔한 엉겅퀴도 여기저기 꽃을 피웠고, 줄기에 마치 물고기 지느러미 같은 날개에 가시가 달려있다.

지느러미엉겅퀴다. (위)

 

아래는 열매 맺은 층층나무. 층층나무 잎맥의 수는 보통 6~8쌍 정도.

비슷한 층층나무과의 말채나무는 잎맥이 4~5쌍으로 층층나무보다 적다.

층층나무 잎은 어긋나고 말채나무는 마주난다.

 

 

 

맛을 보면 텁텁하기도 하고 약간 시큼하기도 하고 스펀지 씹는것 같기도 하고~

여튼 우리 시골에선 맹감이라 불렀던 아이.

요즘은 좀 뜸하지만 늦은 밤이면 어디에선가 ~망개떡~

하면서 외치는 소리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경상도에선 망개라 불렀고 바로 이 아이의 잎이 재료가 된 것이 망개떡이다.

잎에서 나오는 고유의 향과, 떡이 잘 쉬지 않게끔 한다는 것을 우리 조상네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명은 청미래덩굴이다.(첫번째 사진)

 

올해는 꽃핀거 한번 보지 못했는데 벌써 큰꽃으아리가 열매를 맺었다.(두번째 사진)

꽃이 워낙 크니 열매는 상대적으로 작다 느껴지기도 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가야할 수리봉과 뾰족 튀어나온 촛대바위도 보이고(가운데)

그 뒤로 살짝 깃대봉도 드러난다.

오른쪽 바위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736봉.

유후~기대감 폭발 어여 가보자구요.

 

 

 

그 흔한 바위채송화도 날절벽 사이에서 요로코롬 귀티나게 피어났다.

바위들과 뒤로 보이는 녹음이 좋은 배경이 되어 주었다.

 

 

 

밀재에서 그렇게 45분쯤 올랐나~

추월산 정상에 선다.

몇년전엔 나무 이정표식만 있었는데 정상석이 새로이 생겨났다.

 

추월산은 전북 순창군 복흥면 대각리와 전남 담양군 용면 월계리에 경계를 둔 산으로

가을의 보름달이 산에 닿을것 같이 드높아 보였다하여

추월산이란 이름을 얻었다 한다.

추월산 아래엔 고운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 산행지로 많이들 찾는 곳이고

보리암 일대의 암봉도 아주 볼만하다.

그리고 전북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해 내장산을 지나고

광양 백운산으로 흐르는 호남정맥의 한 봉우리이기도 하다.

 

 

올라선 밀재 방향 조망바위에 한 회원님,

흐린날의 약간 텁텁함을 저 원색의 의상이 보충해주고 있었다.

 

 

 

일단 정상석은 다른분들에게 내어주고

정상에서 100m만 내려오면 보리암 갈림길 바로 위로 쌍봉 같은 조망터가 있다.

그래서 멀리서보면 추월산 정상부는 M자 모양을 띤다.

조난을 당했을때 태양광으로 위치를 파악하게 해주는 무선기지가 있는 곳~그곳에 올라본다.

우리가 가야할 수리봉과 정맥길은 월계리,견양동 방향이고

보리암을 가려면 보리암 정상(상봉)으로~쌍봉같은 조망처에 올라서니

담양호 주변으로 조망이 트이지만 이따 더 폭넓게 보기로 하고~

 

 

 

상봉(보리암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저 끝 상봉에서 아래 보리암으로 이어지는 길.

추월산은 보통 저 아래 관광단지에서 보리암을 거쳐 오른다.

추월산엔 보리암과 비슷한 이름 복리암도 있어 그쪽으로의 산행도 가능하다.

보리암으로 올라 상봉과 정상,수리봉 찍고 복리암으로의 하산도 괜찮겠다.

 

 

 

가야할 수리봉과 깃대봉 방향.

바로 앞 봉우리가 수리봉이 아닌 736봉이고 그 좌측 뒤로 수리봉과 깃대봉이겠다.

 

 

 

가는 길엔 산딸나무가 한가득.

꽃이 크다보니 몇송이만 피어도 주변이 다 환해진다.

바람개비처럼 보이는 흰색은 꽃잎이 아닌 포라는 것이다.

진짜 안쪽으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꽃을 대신해 벌과 나비를 유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흰 십자모양의 포 한가운데 동그랗게 보이는 것이 꽃.

하나하나의 꽃엔 네장의 꽃잎과 4개의 수술과 하나의 암술로 이루어진

엄연한 꽃이란걸 보여주고 있다.

가을에 붉은 열매가 익었을때도 참 신기하게 생긴 층층나무과의 산딸나무.

 

 

 

주변에 생강나무는 참 많이 보이는데 열매 맺은 나무는 드물다.

수꽃이 피던 나무는 결실을 맺지 못할터~

음~그리 화려하게 유혹만 해대더니 결실 맺는건

조그마하고 초라해 눈길 가지않던 암꽃이었다.

 

우리가 보통, 꽃 이쁘네~하고 다가가는건 꽃이 크고 화려한 수꽃이다.

그에 비해 암꽃은 피어도 덜 핀것같이 작아 시선을 잘 받지 못한다.

그러다 역전~나 결실 맺었어요~이제 나만 보여~~^^

 

 

다른 아이들 많이도 피어나는 7월이 되면

바위채송화에게는 눈길조차 아니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싱그럽게 막 피어나는 6월의 바위채송화만큼은 외면하지 않기로~

 

 

 

이제 여물기 시작한 참회나무 열매다.

곧 붉게 변하면서 오른쪽 모습처럼 다섯갈래로 벌어질 것이다.(작년 9월에 담은 모습)

비슷한 회나무과의 회나무는 같은 5수성이지만 얕은 날개가 있고~

나래회나무는 4수성에 깊은 날개가 있어 구별된다.

 

 

 

갑자기 바위 위쪽으로 주변이 환해진다.

길은 바위 아래쪽으로 나있지만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올라본다.

 

 

 

요즘 한창인 털중나리다.

참나리는 보자마자 주근깨 투성인 모습에서

아~이게 참나리구나 싶게끔 꽃 안쪽에 진하고 선명한 무늬가 있다.

또한 잎겨드랑이 사이사이에 검은색 주아(살눈,구슬눈)가 자라는게 특징.

그 주아가 떨어져 또 다른 생명이 탄생하니 종자로 보면 되겠다.

 

 

 

잎겨드랑이에 검은색 주아가 달려 있고, 주근깨 같은 반점이 선명한 참나리.(첫번째 사진)

두번째 사진 털중나리는 전체에 잔털이 밀생하고 꽃은 중간쯤을 본다고 털중나리.

살짝 아래쪽을 보기도 한다.

 

중나리는 쉬 만날수 없고 오히려 털중나리보단 문양이 참나리와 더 닮았다.

주근깨 같은 반점들이 참나리와 닮았지만

주아가 없는 것으로 참나리와 구별된다.

중나리는 경기북부 이북과 강원도 일대 그리고 소백산 등 높은곳에서 만날수 있지만 흔치 않다.

 

 

그 털중나리를 보고 바위따라 올라가 본다.

우측 밀재 방향에서 올라와 왼쪽 추월산 정상을 밟았다.

 

 

 

우측 추월산 정상에서 좌측으론 상봉,그러니까 보리암 정상이 저곳이겠다.

보리암에서 오를땐 저 상봉인 보리암 정상을 찍고 추월산 정상으로 진행하게끔 되어 있다.

호남정맥은 반대편 밀재에서 올라 여기 736봉을 찍고

수리봉 깃대봉으로 이어진다.

 

 

 

활짝 개이지 않은 날이지만 이런 흐린 날의 운치도 괜찮다.

좀 더 먹구름이 끼어도 멋스럽겠다.

추월산 상봉 아래론 담양호가 흐르고

그 뒤로는 호남정맥이 이어질 강천산과 산성산이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 뒤 완만한 능선이 강천산,그 바로 오른쪽으로 둥글게 볼록 올라온 곳이 산성산.

 

 

요즘같이 가물때엔 저 물줄기만 보아도 괜한 뿌듯함이 있다.

조망이 트이지 않아도 좋고, 쫄딱 젖어도 좋으니 비라도 한바탕 쏟아졌음 좋겠다.

 

그러고보니 이곳이 무명봉인 736봉 조망터였다.

736봉이 추월산 정상이나 수리봉, 깃대봉보다 높지만

736봉은 길이 우회하게 되어 있어 보통은 놓치고 지나칠수 있는 곳이다.

 

 

 

바위에 카메라 올리고 셀카도 날려보고

이곳으로 오르는 님들이 보이지 않으니 나만의 아지트가 된듯

조망도 느긋하게 즐겨보다 아예 꼴찌로 가는것도 괜찮겠다.

 

 

 

몇년전, 무작정 찾았던 추월산과 보리암.

방랑하듯 천관산과 강천산을 다녀오며 담양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첫차를 타고 아무 정보도 없이 찾았던 추월산이었다.

 

보리암도 상봉 가까이까지 올라야 해 제법이나 힘을 들여야 했고

보리암 정상으로 가는 저 암봉은 꽤나 웅장하고 가파르다 느꼈었다.

하기야 산행이라곤 그때 막 시작한 해였으니 힘들지 않은게 이상한 일이었을터~

 

 

 

추월산 입구 담양호 국민관광단지에서 시작해 가다쉬다 저 보리암을 들르고 상봉을 오르고

그렇게 마지막 추월산 정상에 올라 개운했던 가슴은

지금도 부는 바람만큼이나 그 시원함을 잊을수가 없다.

지금은 많이도 게을러졌고 용기도 안나 쉬 떠나지 못하는 여정들.

이때의 이 사람은 참 용감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견하기도 했다.

참고로,

담양에서 추월산 가는 용면 가마골행 버스는 첫차 06시 35분부터 08시 20분,10시,12시...

 

 

가물었지만 제 역할 톡톡히 해주고 있는 담양호와

담양호 뒤로 순창, 담양의 또 다른 명산인 강천산과 산성산이 보이는 풍경..

가운데 완만하게 뉘여진 강천산과 우측이 산성산이겠다.

맑은날 산성산 뒤로는 곡성의 동악산이 넘실거릴 것이다.

 

 

 

736봉에서 많이 머물렀다.

다시 수리봉으로 가면서 만나는 정금나무.

아주 자그마한것이 여간 앙증맞은게 아니다.

주로 남부지방에 와야 만날수 있는 우리나라 토종 블루베리격인 정금나무는

곧 붉게 그리고 분가루 가득 품은 검은색으로 익어갈 것이다.

 

 

 

한동안 정금나무가 길게 이어진다.

담기가 힘들어 그렇지 담고보면 이렇게나 어여쁠수가 없다.

딱 사진 크기 이만하거나 이보다 좀 작거나~ 

같은 산앵도나무속의 산앵도나무나 모새나무와도 많이 닮았다.

 

 

 

 

온 산을 다 노박덩굴과의 미역줄나무가 점령한듯~

사방에서 피어나는건 고마운 일이지만 또 한편으론 덩굴식물이라 다른식물 자리마저 다 접수해버릴까

살짝 경계심이 생기는 아이이기도 하다.

 

가는 길,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다.(오른쪽)

열매인척 이젠 안속는다구요~ 이건 열매가 아닌 감태나무에 달린 충영(벌레집)이다.

마치 감태나무 열매인것처럼 모양새도 크기마저도 비슷하다.

생소한 열매를 만나면  무엇인지 궁금해 살짝 씹어보기도 하지만

아휴~~안먹어보기 정말 잘했다고요~

 

 

보통 산에서 자주 보던 산딸기나 줄딸기완 잎이나 뾰족한 열매 모양에서 차이를 보인다.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는 수리딸기다.

남도 땅끝기맥쪽은 온통 다 수리딸기밖에 안보일 정도였는데

중북부사람들에겐 자주 접할수 없는 딸기라 신기하게 보일수도 있다.

 

 

 

수리봉의 촛대바위가 이 능선 최고 볼거리가 아니었나 싶다.

수리봉과 촛대바위와 뒤로 깃대봉.

촛대바위를 수리바위라고도 부르고 깃대봉은 심적산이라고도 부른다.

 

 

 

깃대봉 너머로는 추령천이 흐르고

우측 끝으로는 이따 내려서게 될 가인연수원도 살짝 걸렸다.

한참 진행중인 호남정맥팀에 뜬금없이 처음 참석한 날이다.

호남정맥도 꾸준히 이어하지 못했고 정리도 하지 못했지만

한듯 안한듯 어영부영 벌써 4~5구간만을 남겨두었다.

 

 

 

나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떠돌이다.

그러니 규칙적으로 정해놓고 하는 산행은 엄두도 못내고

맥잇기 산행도 꾸준히는 이어가지 못한다.

문득 떠나고 싶을때 가고싶은 곳으로 가는게 내 자신에게 주는 유일한 보상이기도 하다.

호남정맥 남은 몇구간도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누려볼 생각이다.

 

 

 

이따가 깃대봉에서 저기 왼쪽 가인연수원으로 내려섰다가 

그 위 북추월산과 산신산으로 다시 올라야 한다.

그 너머로는 다음 구간 용추봉으로 이어지고 뒤로는 순창 여분산과 회문산 방향이다.

우측 아래로는 담양군 용면 일대로  29번 국도가 지나고 수리봉 자락 아래로는 복리암이 자리한다.

 

 

 

오른쪽 밀재 방향에서 올라 가운데 추월산을 지나고

아까 내 쉼터였던 뾰족 736봉을 지나 이곳 수리봉 오름에 섰다.

좌측 뒤가 상봉이고 그 우측 중절모 비슷한 소심한 m자 모양의 쌍봉이 추월산 정상.

 

 

 

그렇게 암봉인 수리봉으로 올라 사법연수원 방향으로~

사법연수원은 가인연수관을 말한다.

가인연수관에 대해선 그때 다시 애기하기로 하고~

 

 

 

이제 저기 심적산이라고도 불리는 깃대봉으로 간다.

깃대봉은 조망이 없고 호남정맥은 깃대봉 바로 아래에서

우측 연수관 방향으로 내려서게 된다.

그리고 연수관 뒤 북추월산과 나즈막한 산신산으로 다시 올라서야 한다.

 

 

 

조금씩 알이 커지기 시작하는 노린재나무.

가을이면 노린재나무 열매의 청보랏빛 유혹이 시작될 것이다.

 

 

 

말나리가 될건지~하늘말나리가 될건지 꽃이 펴봐야 알겠다.(왼쪽)

도토리에 모자 씌운것 같은 은방울꽃 열매도 익어가고.(오른쪽)

 

 

 

깃대봉(710m) 조망처에 올라

우측으로 오늘 지나온 길을 짚어보니 계속 똑같은 풍경인듯 하면서도

추월산은 이제 736봉 뒤로 빼꼼 얼굴만 내밀었다.수리봉과 촛대바위도 저만치 멀어졌다.

 

 

 

좌측 깃대봉과 우측 아래로는 계속 이어갈 북추월산과  산신산 일대.

깃대봉 너머로 추령천도 들어온다.

 

 

 

이제 노란꽃이 숲을 점령해간다.

기린초가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고 뒤로 바위채송화도 가득.

 

 

 

아구~며칠 사이로 곧 팡팡 터지겠다.일월비비추 꽃망울이 이리도 어여뻤던가~

일월비비추는 꽃이 꽃대끝에 한곳에 뭉쳐 피어나지만

비비추는 꽃대를 따라 층층이 총상꽃차례로 한곳을 향해 피어난다.

비비추는 산중에서보다 공원에서 쉬 만날수가 있다.

 

 

 

일월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 지어진 일월비비추와 (왼쪽)

약간 습한 곳을 지나니 옥잠난초를 만난다.(오른쪽)

긴 타원형의 두장의 잎은 주름이 많고.꽃 같지 않은 독특한 자태도 매력적이다.

 

 

 

이젠 바야흐로 노루발풀 전성시대.온 숲이 노루발풀로 가득하다.

한겨울,눈밭에서도 혼자 꿋꿋하던 잎.긴 겨울을 지나고 이른 봄,

다른 아이들이 고운 자태로 마구 피어날때도

혼자서 그 무겁고 두터운 잎만을 지키고 있었다.

 

 

 

소나무나 큰 나무밑에서도 잘 자라는 늘푸른 상록식물 노루발풀이다.

그 두터운 잎으로 이런 이쁜이들을 탄생시켰으니

준비기간 그리 허투로 쓰인건 아니잖여요~

 

 

 

산행내내 털중나리와 함께한다. 숲에 큰 활력이 아닐수 없다.(위)

털중나리의 꽃은 옆을 향하거나 살짝 땅을 향하거나~

곧 피어날 하늘나리와 하늘말나리도 참고 자료로 올린다.(아래)

잎의 차이점이 느껴질 것이다.

하늘나리(아래 왼쪽)는 잎이 선형이면서 조밀하게 달리고

꽃은 하늘을 보고 있고~

하늘말나리는(아래 오른쪽) 잎이 크게 아래쪽에서 6~12정도가 돌려나기 하고

줄기 위쪽으론 작은잎이 어긋나기 한다.하늘말나리와 잎은 비슷한데 꽃이 옆을 향하면 말나리로~

 

 

 

큰까치수염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하니 본격적으로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큰까치수염은 잎자루에 붉은 무늬가 있고 잎과 줄기에 잔털이 거의없이 매끈한 편이다.

그에 비해 까치수염은 잎과 줄기에 잔털이 밀생해 구별이 된다.

 

 

 

깃대봉을 내려와 조망처에서 마지막 쉼을 가져본다.

한번의 걸음에 모든것이 나에게로 들어오진 않는다.

북추월산을 지나면 조그맣게 나무에 걸린 산신산(390m) 표식이 있다 했는데

시그널은 보지 못했다.내년쯤 다시 이 길을 차분히 되짚어 볼 생각이다.

 

 

 

가인연수관으로 내려간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역임한 가인 김병로 선생의 생가터인

이곳 순창군 복흥면에 가인연수원을 세웠다 한다.

김병로 선생은 1919년 경성지방법원 소속의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정투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인물로 그의 성품을 기린 사법연수원이다.

 

세상이 시끄러워지면서 사법제도와 사법관에 대해 생각케 하는 요즘

우리가 믿고 존경할수 있는 법관이 많은 세상도 기대해보고 싶다.

 

 

 

가인연수원을 지나서면 쫙 펼쳐지는 보리밭길.

이 길을 걸을땐 마치 어느 유명한 관광지라도 온 듯~

청산도 어느 모퉁이를 돌것만 같고~저 구불구불한 길도 어느 영화속의 한 장면인듯 정겨움 가득하다.

파릇한 보리밭일때도 장관이겠다.

 

굳이 호남정맥을 밟을게 아니라면 연수관에서 바로 하산하는 길을 택해도 되겠다.

연수관 안엔 김병로 선생 전시실이 있고, 딱딱해 보일것 같은 연수관을 일반에게도 개방해

여름이면 행사를 하기도 하고 휴가를 이곳에서 보내기도 한다하니 

담양,순창 여행때 들러보아도 좋겠다.

이른 새벽, 아침이슬 머금은 이 길을 걷는것도 참 기분좋은 일이 될것만 같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이지 않고

저녁놀 뵌 하늘만 눈에 차누나~~♪♬

 

한번쯤은 흥얼거리게 되는 가곡 보리밭이다.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보리들의 움직임만이 손짓하듯 흐느적~

 

 

 

뒤에서 부르는 이 없어도~ 행여 부르는 이가 그 사람 아니어도~

이런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가끔은 눈물겹게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임도길 따라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그렇게 가인연수원에서 올라 고만고만한 두 봉우리를 지난다.

예전엔 이쯤 북추월산이라 표식이 걸려 있었다 하는데

지금은 북추월산 대신 몇미터봉으로~

어느 님들은 개인산행자가 이런 표식 걸어두는걸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선답자의 표식이 있어 확실하지 않은 초행

찾아갈수 있는 고마운 지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산길을 넘어갈때 독특한 풍경 하나.바로 U자 도로다.

담양군 용면 용치리의 U자 도로는 좌측의 천치재를 넘어

순창군 복흥면으로 이어지는 29번 도로다.

 

 

비슷한 인동과의 두 나무를 만난다.

이건 들의 꿩이 좋아하는 나무열매라 해서 이름 붙여진 덜꿩나무다.

아래의 가막살나무와 꽃만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만큼 닮았다.

 

덜꿩나무는 가막살나무에 비해 잎끝이 가늘고 길게 뾰족해지는 반면

가막살나무는 둥근 잎이 끝에서만 급격히 뾰족해진다.

덜꿩나무는 잎자루가 거의 없이 짧아 줄기에 바짝 붙어 있고

그에 비해 가막살나무 잎자루는 긴 편이다.

 

 

잎자루가 길고, 잎이 둔하고 둥글다가 끝이 급하게 뾰족해지는 가막살나무다.

잎끝이 더 뾰족한걸 산가막살나무라 구별하고 있다.

덜꿩나무는 잎겨드랑이에 가시처럼 생긴 탁엽이 있고 가막살나무는 없고~

붉게 익었을때 보면 가막살나무는 열매가 약간 길쭉납작하다면

덜꿩나무는 동그랗게 익어간다.

 

 

 

벌목현장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저 왼쪽 뒤로 추월산 상봉이 보이고

추월산에서부터 북추월산을 지나 오늘 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올라설때 키가 껑충 큰 골무꽃이 군락을 이루었다.

다른때 보던 산골무꽃, 그늘골무꽃, 떡잎골무꽃과는 차원이 다르게

키가 30cm는 족히 넘어 보이니 행여 다른 무엇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골무꽃에 비해 잎이 삼각상이고 엽이 두껍고 잎맥의 함몰이 뚜렷한 떡잎골무꽃에 가장 가깝겠다.

 

 

 

아래쪽으로는 날카로운 톱니가 가시처럼 위협적인데

결실은 아궁~이뻐욤~~

후~한번 불어주면 멀리로 날아갈것만 같은 큰방가지똥의 씨앗 맺은 모습이다.

 

 

 

그렇게 전남 담양군 용면 천치재에 내려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어느집 견공,큰 덩치와 다르게 쭉 내민 혀가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계속 보고 있으니 나도 자꾸 혀를~^^

나 그만 간다.잘 있거래이~

 

 

 

가을산행지로 더 유명한 추월산이지만

담양호를 끼고 탁 트인 능선을 걷는것도 추월산의 매력이고

아기자기 암봉 오르내리는 묘미까지~

싱그러운 녹음으로 덮힌 또 다른 추월산을 만날수 있을 것이다.

우연히 산행길 만날때마다 맛난거,션한 맥주 사주시는 산행 선배님 반가웠답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공감과 댓글도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