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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태기산 등산코스~태기산 드라이브 코스

2024년 신간 《그 산에 그 꽃이 핀다》가 출시되었다.

 

‘산’이라는 캔버스 속 

‘꽃’이라는 팔레트

아름다운 천연의 빛깔을 만나 보자.

 

 

 

필자의 산행과 여행에는 늘 들풀꽃나무와 함께했지만

이번 《그 산에 그 꽃이 핀다》에서는 특히나 그 산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에 초점을 맞췄다.

 

몇 년 뒤면 공항이 생겨 접근성이 좋아질 울릉도는 특산식물과 희귀식물의 집합체로

그 모든 것이 고유종과 희귀함으로 연결된다.

이른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가덕도와 비금도는 바다를 낀 그림 같은 풍경에 압도당하게 된다.

가덕도 역시 신공항이 생길 지역이라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뒤따르게 된다.

야생화로 유명한 석병산과 보현산, 덕유산과 소백산, 화악산 등 그 산지마다의 시그니처 같은

야생화 이야기 그리고 미스터리한 숲, 높은 산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식생이 즐비한

평창 대덕사 계곡도 담겼다.

 

- ‘책을 내면서’ 중

 

 

 

 

어느 곳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야생화 만발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비중을 두어 엮은 것은 울릉도다.

성인봉과 나리분지, 그리고 독도와 관음도 일대를 4월과 6월 두 차례 다녀오며 

육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울릉도만의 특수한 매력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울릉도 하면 떠오르는 호박엿이 원래는 호박엿이 아닌 이 나무 이름이 잘못 알려진 유래와

보지 못할 뻔했던 헐떡이풀을 어렵게 만난 사연도 전한다.

 

멸종위기종 만큼이나 만나기가 어려워진 우산제비꽃과

울릉도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채취가 허용된 울릉산마늘에 대한 이야기

나리분지와 섬말나리 이름이 생기게 된 이야기 등도 실렸다.

울릉도만으로 책 한권을 따로 만들어야 할만큼 이야기가 풍성하다.

 

 

 

 

희귀식물의 보고, 석병산은 한 계절만으로 표현하기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

4월의 석병산 그리고 꽃쟁이들이 가장 많이들 찾는  여름 야생화 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나 여름철 석병산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의 교본이고 집합소를 이룬다.

 

책을 내고나면 늘 아쉬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2024년 신간《그산에 그꽃이 핀다》는 그런 아쉬움을 채우려 최대한 불필요한 요소들은 줄이고,

나날이 달라지는 식물체계에 대해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야생화 이야기에 집중하려 했다.

산과 여행, 야생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24년 2월 덧붙임)

 

~~~~~~~~~~~~~~~~~~~~~~~~~~~~~~~~~~~~~♧♥

 

드라이브 삼아 들를수 있는 곳~

가볍게 차를 타고도 정상까지 오를수 있는 곳.. 평창과 횡성의 경계 태기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과 횡성군 둔내면의 경계인 6번 국도 양구두미재(980m).

양구두미재는 한국전쟁때의 치열한 격전지로 쉼터엔 경찰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코스는 아주 간단하다.

양구두미재에서 임도따라 정상까지 올랐다가

군부대를 끼고 돌아 산길을 잠시 내려오면 다시 임도길과 만날수 있다.

제대로 산행을 원한다면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 신대계곡에서 시작해도 된다.

 

 

 

태기산 정상이라 써 있지만 이곳은 양구두미재(980m)고

태기산 정상은 우측 도로따라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차를 가지고 오를수 있다.

정상(1261m)까지 표고차가 높지않아 슬슬 놀면서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고

중간중간 차를 세워둘 공간들이 있어 걷고 싶을땐 내려 걸어도 무방하겠다.

 

 

 

양구두미재를 올라서자 이곳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풍차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 태기산이 더 이름을 얻게 된 계기.이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서다.

차를 가지고 오르려면 사륜구동이거나 바퀴에 체인을 하면 더 안전하게 오를수도 있겠다.

어차피 편한 길이니 슬슬 걸어가보려 한다.

 

 

 

임도따라 걷는게 좀 피곤한 일일수 있겠지만

겨울, 눈으로 뒤덮힌 길을 걷는건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올 겨울 날은 따뜻했고 눈은 많이 내리지 않고~

강원도땅에 들어서 평창과 횡성 일대를 지나올때도 눈이라곤 찾아볼수가 없었다.

겨울산으로 이름 난 태기산답게 양구두미재를 올라서면서 이제야 강원도를 실감하게 된다.

 

 

 

곳곳엔 이렇게 나들이 나온 20대 청춘들 눈썰매도 즐기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나들이객들도 오가고 있었다.

 

 

 

왼쪽의 휘닉스파크와 오른쪽은 올라섰던 양구두미재 방향이다.

양구두미재에서 봉평 방향으로 내려서다 보면 휘닉스파크 초입을 만날 수가 있다.

 

이름도 어려운 양구두미재란 지명은 어찌 생겨났을까~

옛날 어느 가난한 선비가 묘를 잘 쓰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듣고

용한 지관을 통해 아버지의 묘를 쓴 곳이 이 고개였다 한다.

시간이 지나도 재산이 늘어나지 않자 묘를 이장하려 관을 들어올리자 땅속에서

두마리의 황금비둘기가 나와 고개너머로 날아가 버렸다 한다.

그 후로 사람들이 이 고개를 양구(兩鳩)데미로 불렀다는~~

 

 

 

저 구불구불 임도를 돌아 오른쪽 위 군부대가 있는 정상으로~

마치 어딘가로 이어진 도로같지만 오로지 끝은 군부대.

 

 

 

물론 우측의 철문으로 바로 올라도 되지만 임도따라 오르려 한다.

그곳에서만 만날수 있는 또 다른 풍경과 그림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하산은 이 철문이 있는 등로로 내려설 생각이다.

형식적인 철문이 된지 오래~ 

이미 이 등로로 다들 이용하는 상황이고 군부대측에서도 굳이 만류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4년만에 찾은 태기산.

차로 오를수 있는 산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산에 좀 다닌다는 사람들은 썩 내켜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태기산은 영춘지맥(영월지맥)의 한 구간이고 백덕지맥 분기점이 있는 곳이고

얼마든지 폭넓은 산행을 할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행히 오를수록 날은 조금씩 개이기 시작하고

간간이 드러나는 하늘색이 반갑기만 하다.

 

 

 

 

윙윙 그 소리 한번 우렁찬 풍차 위로 더 큰소리로 잠재우겠다 뱅기 한대 지나간다.

어느게 비행기 소리고 어느게 풍차 소리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빠르게 돌고있는 풍차에 비해 바람은 의외로 고요하기만 하다.

오늘 풍속이 상당하다 하였는데 어찌된 것인지 저 풍차가 바람을 다 흡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 80m,날개 길이가 무려 40m라 하니

그 돌아가는 소리 웅장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태기산의 풍력발전기는 2011년 1월에 설치된 것으로 총 발전량이 40,000kw로

우리나라 풍력발전단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라 한다.

발전기 수는 20개로 포스코건설에서 시공하였다.

 

 

 

그 아래를 걷는 사람은 그저 눈길을 밟고

눈길에 들떠 있고 그저 이 날을 즐기기만 하라는듯 말이다.

길 너머의 하늘빛마저도 무언가 기대를 가지게 하는 마력이 있다.

색이란 ~자연의 힘이란 그런것이었나 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꽃은 활짝 피어났고

폴싹거리는 마음도 들썩이기 충분했다.

 

 

 

군부대 바로 아래 안내도와 정상석이 설치된 곳.

연한 수묵담채화 같은 풍경도 은은해 좋고

 

 

 

순간순간 화사함을 보여주는 하늘빛도 설경과 더불어 곱기만 하다.

 

 

 

 

예전엔 없던 큰 정상석이 새로 세워졌다.

아마도 옛 정상석 찾기 어려운 탓일수도 있었을 것이다.

조그만 옛 정상석은 풍차 아래쪽에 숨어 있어 겨울철 눈에 덮혔을때는 더 찾기가 애매해진다.

그러니 이런 큼지막한 정상석을 떡 하니~~^^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과 횡성군 둔내면을 경계에 둔 태기산(1261m)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에 설욕을 하기위해

이 산에 성을 쌓고 저항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그래서 일대엔 태기산성과 태기산성비가 남아 있다.

 

 

 

양구두미재에서 임도따라 걸어온 길.

 

 

 

하늘이 걷혔다 닫히기를 반복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다.

이리도 부드럽고 고운 설경 앞에서 무언들 어떠하겠는가~

 

사실은 원래 백덕산을 가겠다고 나선 길이었다.

문재터널 옆에서 산행을 시작해 2km쯤 올랐다가 그냥 내려오는 좀 어이없는 뻘짓을 했다.

날은 우중충하고 기분마저 꿀꿀한지 영 오르고 싶지가 않았다.

어디 그런날 한두번 접했겠느냐만 어쨋든 걷기 싫은 길을 억지로 걷는건 못할짓이기도 했다.

 

 

 

오늘은 좀 사방이 트인곳을 걷고 싶었던 모양이다.

물론 백덕산도 정상부에 조망이 참 좋고 눈꽃도 볼만했겠지만

오늘따라 왜그리 걷기가 싫던지~

다행히 멀지않은 태기산을 생각하고 방향을 틀어 온 길~

이런 설경으로 화답해주니 이 어찌 기쁨을 감출수 있겠는가.

 

 

 

백덕산은 봄이나 여름쯤 법흥사에서 구봉대산과 사자산을 한바퀴 도는 종주코스를 밟아보려 한다.

그때까지 딱 기둘리세요~~

 

 

 

정상석과 안내도가 세워진 곳을 지나 군부대가 있는 진짜 정상으로 오른다.

부지런한 군인들 쓸고 또 쓸어 길은 매끈해졌다.

 

 

 

풍차마다 번호가 있어 옛 정상석 찾는 분들은

8번 풍력발전기 아래쪽에 조그만 정상석이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겠다.

굳이 그 정상석을 찾아야 한다면 말이다.

 

 

 

겨울 밤

빈 가지에 피어나는 흰 눈꽃

지상에서 한번도 피지못한 자들의

차가운 한숨과 울분과 슬픔의 비나리만 같은

 

눈꽃

하늘꽃

눈물꽃

 

언 바람 우는 빈 가지에

순백의 알몸 던져 피워 올리는

상처 난 것들의 눈물

뜨거운 새싹의 흰 눈꽃

 

 

-박노해의 눈꽃-

 

 

누구나 살다보면  힘없는 억울함에 눈물을 흘릴때도 생길 것이다.

요즘 어수선한 세상을 보면 한숨과 울분은 힘없는 사람의 당연한 전유물이었던가 싶고~

최소한 그런 사회는 아니길 바래본다.

 

 

 

더이상 차가운 한숨과 울분과 슬픔의 비나리는 아니기를~

 

 

 

모든것이 다 깨끗해진 세상.

그러니 눈(雪)이란 순수하고  세상을 모두 정화할것 같은 대명사로

우리들 마음속 무의식속에 내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빨래판 같은 길마저도 은은한 수채화 한폭과 더불어 정겹기만 하고~

저 볼록거울마저도 풍경이 되는 시간.

 

 

 

너머로는 봉복산 덕고산 줄기가 오늘 산행을 쭉 함께한다.

신대리 버스종점에서도 오를수 있는 봉복산 덕고산은 태기산과도 연계산행하고

봄.여름 산나물채취산행으로도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덕고산은 한강기맥 줄기이기도 하다.

 

 

 

하나 둘 서이 너이~~

파릇함이 올라오는 계절엔 신대리에서 올라 저기 20기 끝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온갖 야생화들이 손짓을 해댈것이고~

 

 

 

너도 꽃이다.

너도 아름다움이고~

 

 

 

군부대가 있는 진짜 정상부에 올라서니 철조망마저도 온통 흰 세상.

이러니 눈 내린 날의 모든건 꽃이 될수밖에 없고

시설물인들 아름답지 않을수 없음이다.

 

 

 

태기산 정상에 서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

나열된 풍차의 배열마저 겨울풍경이 된 곳~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라고 굳이 자연과 어우러지지 말란 법 어디 있던가~

이리도 아름답게 재탄생되었는데 말이다.

뒤로는 덕고산으로 한강기맥이 지나고  영춘지맥이 분기하는 곳이기도 하다.

 

 

 

잠깐 또 추위가 온다 한들 어디 요즘 겨울이 겨울같아야 말이지.

눈 많은 강원도에도 눈소식이 귀하고 남도엔 벌써 봄꽃들이 개화하고 있으니

이런 설산을 만나는건 마치 행운처럼도 느껴지는 요즘이다.

 

저 어마무시한 바람소리가 그저 포근한 자장가 같고

연인의 속삼임처럼 달콤하다. 평온함이란 이런거예요~유혹하는것만 같다.

 

 

 

 

가운데 맨 뒤로 계방산이 살짜기 드러나지만 보일듯 말듯~

일대엔 오대산과 방태산 가리왕산과 발왕산 노추산 백덕산

아름다운 산군들이 포진해 있지만 오늘은 그저 가까이의 것들 보는것만으로 만족해야 할것 같다.

 

 

 

보초서는 군인이 된것처럼 철책을 옆에 끼고 한바퀴 돌아본다.

아까 임도길에서 보았던 그 철문 앞으로 내려설 것이다.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순백.

렌즈 안쪽에 먼지가 붙었던지 땡그란 덩어리 하나 따라와싼다.

 

 

 

우측으론 휘닉스파크 스키장이 보이고

가운데에서 좌측 뒤로는 평창올림픽 활강경기장이 생긴 가리왕산은 희미하게 보일뿐이다.

휘닉스파크 우측으론 청태산 대미산이 이어지겠고

그 너머로는 오늘 갔다가 다시 내려온 백덕산이 자리하겠다.

 

 

 

아~그저 전깃일 뿐인데 이리 아름다워도 되는 것인가~

저 블루와 화이트의 조합이라면 무언들 아름답지 않은것이 이상한 일이다.

 

 

 

늘 뚜벅이인 나에게 오늘은 편한 차량으로 함께해주신 님들도 감사하고~

흐린 설경위로 피어나는 구름과 하늘빛도 운치 가득 실었다.

 

 

 

어느 궁전의 예술작품이다.

이게 어찌 전봇대고 전깃줄이고 철조망과 철탑이겠는가~

 

 

 

마치 고급선박의 돛대 같고 유럽 대가문의 화이트하우스가 되었다.

 

 

 

 

봉복산 덕고산과 아까 올라섰던 반대편 풍차들이 보이는 풍경.

이제 군부대를 내려서면 임도길 철문과 만난다.

 

 

 

추운 겨울산을 왜 가느냐 그랬던가~

이런 천연의 색이 있는 겨울산인데 왜 어찌 마다하겠는가~

 

 

 

철문을 내려와 처음 그 임도길을 만난다.

좌측 임도길 따라 정상으로 올랐다가 가운데 우측 산길로 내려선 것이다.

 

 

 

처음 올라설때보다 날씨도 많이 화창해졌고

기분마저 많이 업되었다.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 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 할 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 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아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 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 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보리라.

 

-서정윤의 눈 오는 날엔-

 

 

참으로 오랜만에 꺼내보는 서정윤의 시다.

우리 학교때 서정윤의 시가 한참 유행이었다.

 

 

                    

 

카드나 그림엽서들을 많이 주고 받았었는데

매력적이던 더벅머리 총각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엽서에도 서정윤의 홀로서기가 있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로 시작되던 싯구.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로 길게 이어지던.

 

 

 

며칠전 아버지 생신으로 고향에 다녀오면서 잠깐 시간이 나서 학교앞을 거닐어봤다.

그리 커보이던 학교가 작아보인다는 것 뿐 더벅머리 선생님과의 많은 추억만이 그 시간들을 메우고 있었다.

그 매력 넘치던 선생님의 변했을 모습 볼 자신이 없어

이젠 그저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겨두려 한다.

 

 

 

봉복산과 덕고산 방향.

 

 

 

뒤로 양평의 용문산도 보일텐데 그저 마음속으로 그려넣어 본다.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공터는 비박객들에게 인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윙윙 소리 내며 돌아가는 풍차소리도 자장가처럼 들릴 깊은 오지의 밤.

일몰과 함께 밤을 맞았다가 여명이 터올라올때의 그 션한 감정은

주체하지 못할만큼의 뭉클함으로 다가올것만 같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눈썰매로 신이 났다. 재밌으시답니껴~ㅎㅎ

안들지~ 매끈한 눈길이 있지~이만한데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운전 자신없는 분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욤.

커브돌다 낭떠러지로 꼴까닥 할수도 있시요~~

 

 

 

많이 놀았다.

빡센 산행지 대신 즐길수 있는 하루였다.

양구두미재 아래 봉평 한우마을에서 맛난걸로 마무리하기로 한다.

 

 

 

무엇보다 반찬이 정갈하게 나와 좋은 집이었는데

막 버무린 상큼한 겉절이가 입맛을 돋구기 충분했다.

 

 

 

고소한 기름이 지글지글~

오랜만에 먹어보는 차돌배기맛도 일품이고~

또 먹고싶당~

 

 

 

태기산은 산행이 아니더라도 여행중에 들러보면 좋겠고

설경이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겠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긴 여운~  태기산이었다.

 

**다음 블로그가 2022년 9월이면 영원히 종료된다는 통보에 수많은 자료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하게 낯선 티스토리로 옮기니 수백명씩 남겨주신 소중한 공감과 댓글도 영원히 날아가 버렸다.

                 이젠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음 블로그를 통해 응원주시고 함께해주셨던 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